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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미완의 거포 터뜨린 김태형의 '눈'…한동희·고승민에겐 어떨까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눈'이 부산에서도 그 빛을 발할 수 있을까.롯데는 20일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사령탑에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이다.단국대를 졸업하고 1990년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김태형 감독은 2001년 선수 생활을 일찍 마감했다. 이후 지도자에 입문했고, 2015년 두산 사령탑에 부임했다. 강력한 카리스마의 김태형 감독은 재임 8년 동안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김태형 감독의 두산 재임 시절은 한두 개 키워드만으로 정리할 수 없다. 전임 감독들이 만든 화수분 야구와도 달랐다. 감독 커리어 초중반은 압도적인 1군 로스터를 구축하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2020년 이후 팀 전력이 떨어지던 시기에는 언더독 전력으로 가을야구 기적을 일으켰다. 취임 선물로 장원준(두산)을 영입했던 두산 구단은 김재호, 오재원, 김재환 등 여러 선수들을 붙잡았으나 더 많은 선수를 놓쳤다. 그런 가운데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과 세 차례 우승을 거뒀다. 장점도, 단점도 복잡다단한 리더다. 하지만 그 모든 걸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 '눈'이다. 김태형 감독은 적어도 대외적으로는 세밀한 데이터로 선수를 분석하고, 평가하지 않았다. 대신 경기 흐름과 선수를 보는 자기 기준이 분명했다. 자신감 있다고 답하면서도 마운드에 올라가면 주저하는 선수들의 속마음까지 꿰뚫어 봤다고 전해진다.김태형 감독 부임 당시 두산은 세대 교체의 한가운데 있었다. 2013년 KS 준우승을 거둘 때만 해도 두산은 리드오프 이종욱, 유격수 손시헌, 1루수 최준석 등의 존재감이 컸다. 모두 김경문 전 감독 시절 주축으로 성장한 이들이었고, 그해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타자들이었다.시즌 후 이종욱과 손시헌이 NC 다이노스로 이적했고 최준석은 그해 부진에도 포스트시즌(PS) 활약에 힘입어 롯데로 갔다. 그러나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세 사람의 자리는 1군 백업으로 자리잡던 김재호, 민병헌, 허경민, 오재일 등으로 대체됐다. 세대 교체 과정은 계속됐다. 두산은 2015년 첫 우승을 거두고도 다음 해 정규시즌 우승을 확신하기 어려웠다. 팀 내 최고 타자 김현수가 메이저리그(MLB)로 떠났다. 2015년 타율 0.328 28홈런 121타점, 출루율 0.438과 장타율 0.541을 기록한 김현수는 대체 불가 자원이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꾸준히 기회를 줘 온 자원들이 2016년, 김현수가 떠나자 마자 잠재력을 만개했다. 김재환이 37홈런 124타점을 쳤고 오재일은 전년도 14홈런의 두 배 가까운 대포(27개)를 쐈다. 2015년 70경기 타율 0.342로 가능성을 보여준 박건우도 2016년과 2017년 모두 풀타임을 뛰면서 리그 정상급 타자로 변신했다. 1년 만에 성공한 이는 없었으나 김 감독의 눈에 들고 1군에서 기회를 받은 선수들 다수가 끝내 자리 잡았다. 두산이 6년 넘게 전력을 유지해 온 비결이다. 롯데의 야수 자원은 당시 두산 못지 않다. 올 시즌'만' 부진했던 한동희, 상무 전역(11월 예정)을 앞둔 나승엽, 지난해 압도적인 타구 속도를 보여준 고승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윤동희, 올해 교타자로 가능성을 보여준 김민석까지 20대 초중반 선수로만 타선을 짤 수 있을 정도다. 지난해 기준 강한 타구(스포츠투아이 기준 150㎞/h 이상) 비율만 봐도 한동희(39.5%) 고승민(43.1%)은 최상위권에 위치했다. 터지기 전 김재환, 박건우 등을 연상하게 한다.그러나 이들 모두가 잠재력을 터뜨렸다면 올해 롯데 순위가 7위가 아니었을 거다. 한동희(OPS 0.583) 고승민(0.649) 윤동희(0.683) 김민석(0.652) 모두 기대 대비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OPS 0.869를 기록한 나승엽 정도가 기대치를 채웠으나 1군 성적이 아니다.재료는 충분하다. 김태형 감독이 믿음을 주기 충분한 재능이다. 1년 안에 자리를 못 잡을 수도 있다. 그래도 성공한다면 충분하다. '포스트 이대호'를 향한, FA 영입에 대한 롯데의 갈증도 빠르게 해소될 거다. 그리고 그렇게 가을야구에 오른다면 비로소 승부사 기질로 큰 꿈까지 꿔볼 수 있다. 그때가 비로소 '김태형의 시간'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2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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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6년 전 추신수 대체자, 이제는 '현역 타율 2위'로 세계무대 서는 박건우

박건우(33·NC 다이노스)가 자신의 두 번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를 밟는다. 하지만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2017년엔 누군가의 대체 선수로 합류했다면, 이번엔 외야수 ‘베스트 5’로서 당당히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6년 전 WBC 최종 명단엔 박건우의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당시 미국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었던 추신수(41·SSG 랜더스)가 소속팀 반대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박건우가 대체 발탁됐다. 당시 두산 베어스 소속이었던 박건우는 2016년 132경기에 나와 타율 0.335 20홈런 OPS 0.940으로 맹활약했다. 대표팀에 뽑혀도 손색이 없는 성적이었지만, 당시 대표팀엔 2016년 타격왕 최형우(삼성·현 KIA)를 비롯해 이용규(한화·현 키움), 손아섭(롯데·현 NC), 민병헌(두산·은퇴) 등 쟁쟁한 베테랑 외야수들이 있었다. 이제 막 꽃을 피운 박건우가 들어가기엔 자리가 너무나 비좁았다. 하지만 6년 뒤 박건우는 당당히 첫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그때의 설움을 날렸다. 지난해 박건우는 111경기에 나와 타율 0.336 10홈런 61타점 OPS 0.866을 기록하며 타고투저 시절이었던 2017년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타율과 출루율은 리그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고, 국내 우타자로 범위를 좁히면 1위에 해당한다. 6년 전보다 리그 성적이 훨씬 좋다. 아울러 박건우는 6년 전보다 훨씬 성장했다. 2017년 타율 0.366 20홈런 OPS 1.006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그는 2022년까지 3할 타율을 꾸준히 기록하며 리그를 호령하는 외야수로 성장했다. 특히 박건우는 2022시즌을 마치고 현역 통산 타율 2위(0.327, 1위는 이정후 0.349)에 오르며 KBO리그 최고의 타자 반열에 올랐다. 2017년 발탁 당시 0.288의 꼬꼬마 타자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박건우는 6년 사이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이제 박건우는 한국 최고의 우타자 자격으로 세계무대를 누빈다. 이정후(키움)과 김현수(LG), 나성범(KIA), 박해민(LG) 등 쟁쟁한 외야수들과 경쟁을 치러야 하지만, 박건우는 대표팀 내 유일한 우타자 외야수라는 장점이 있다. 좌완투수를 상대로 한 장점이 분명한 데다, 지난 시즌엔 우완투수를 상대로 더 좋은 성적(타율 0.335, 좌타자 상대 0.330)을 기록한 바 있어 활용가치가 높다.그동안 박건우는 2017년 WBC를 비롯해 세 차례 국제대회에 나섰지만 모두 백업 역할만 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대회를 치를수록 존재감은 커졌다.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일본전에서 국제대회 첫 선발 기회를 받은 박건우는 안타와 볼넷으로 멀티 출루하며 활약했고,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미국전과 동메달 결정전 선발로 나서 추격의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박건우가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이번 국제대회에서 지난 대회에서의 설움을 극복하고 현역 타율 2위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2.24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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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타석서 벨트 끊어진 황성빈, 외야 경쟁도 끊을까?

이제 막 1군에 데뷔한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25)의 첫인상은 아주 강렬했다. 새로운 활력소로 기대를 모은다. 우투좌타 외야수 황성빈은 지난 14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처음 선발 출전했다 1-4로 뒤진 3회 초, 데뷔 첫 타석에서 투수와 1루수 사이에 기습 번트를 했다. 1루로 전력 질주한 황성빈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번트 안타를 완성했고, 이어 상대 실책이 겹쳐 2루까지 진루했다. 곧바로 그는 슬라이딩 과정에서 허리 벨트가 끊어진 것을 확인, 이를 교체했다. 롯데는 3회 선두 타자 황성빈의 출루 덕에 3점을 올려 4-4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8-5로 역전승을 거뒀다. 황성빈은 8회 또 번트 안타를 만들었다. 프로 데뷔 첫 타석에서 기습 번트 안타도 흔치 않지만, 처음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2개의 기습번트 안타를 뽑는 것은 정말 보기 드물다. 이날 멀티 홈런을 기록한 이대호는 서준원, DJ 피터스와 함께 황성빈을 집어 "이들이 중요할 때 활약해 이겼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15일 한화전에도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황성빈은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전날 번트 안타로 센스를 뽐냈다면, 이날에는 단타와 내야 안타·3루타까지 타격 재능을 선보였다. 소래고 출신의 황성빈은 경남대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전준우-손아섭(현 NC 다이노스)-민병헌 등 외야가 탄탄했던 롯데는 대졸 황성빈에게 현역 입대를 권유했다. 좋은 잠재력을 지녀 전역 후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황성빈은 지난해 10월 제대했다. 올해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진 못했지만 5월 초 육성 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전환됐다. 서튼 감독은 자신의 야구 색깔을 선보이기 위해 주루가 좋고 센스를 갖춘 선수를 찾고 있다. 롯데는 타격 기량이 뛰어난 선수는 많지만, 짜임새는 다소 떨어진다. 팀 도루는 15개로 지난해에 이어 꼴찌다. 황성빈이 서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 활약을 펼쳤다. 14~15일 두 경기에서 번트 안타에 도루까지 기록했다. 그는 경남대 시절 리드오프로 활약하며 4년간 통산 50경기에서 타율 0.407·61도루를 기록했고, 2019년 대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때는 태극마크도 달았다.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 야구를 잘하고 싶은 의지가 엿보인다. 이런 물건이 어디 있다가 이제 나타났는지 모르겠다"며 칭찬했다. 롯데는 손아섭이 떠난 우익수 자리에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고승민과 추재현, 신인 조세진까지 번갈아 기용했지만 타율 2할을 넘긴 선수가 없다. 외야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중요하다.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황성빈이 타격과 함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다면, 롯데 타선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형석 기자 2022.05.1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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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공백? 김평호 코치 "경쟁 구도 희망적"

2022년 롯데 자이언츠 외야에는 대변화가 이뤄진다. 사직야구장 외야가 넓어진다. 담장은 4.8m에서 6m로 더 높아진다. 외야수의 수비력이 더 중요해진 가운데, 외야진의 구성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이 '경남 라이벌' NC 다이노스로 4년 총액 64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다. 중견수 민병헌은 은퇴했다. 좌익수 전준우는 1루 겸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전준우는 스프링캠프에서 1루 미트를 착용하고 훈련 중이다. 구장 변화에 대비해 새로 데려온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는 중견수를 맡을 것이 유력하다. 손아섭의 빈자리 1명, 많게는 전준우 포지션까지 더해 코너 외야수 두 명까지 새 얼굴이 필요하다. 올 시즌 롯데에 합류한 김평호 코치가 올해 외야 수비 지도를 책임진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 박해민과 김상수 등 도루왕을 배출하며 '발야구 전문가'로 이름을 떨친 김 코치는 외야 수비 지도에도 정평이 나 있다. 김평호 코치는 "팀 내 경쟁 구도가 형성돼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손아섭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대단하다는 의미다. 김 코치는 발 빠른 장두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외야수로 뛰어, 내야에서 외야로 전향한 다른 경쟁자보다 수비력과 감각에서 앞서있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해 1군 타율 0.222에 그친 공격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한다. 2022년 롯데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입단해 신인으로 유일하게 1군 캠프에 합류한 조세진도 타격에 소질을 보여 기대를 갖게 한다. 구단에서도 키워야 할 선수로 분류한다. 지난해 외야수로 기회를 받은 김재유는 타율 0.287로 쏠쏠한 타격감을 자랑했다. 수비와 센스도 갖췄다. 추재현은 타격에 소질이 있고, 신용수는 유틸리티 자원으로 분류된다. 4년 차 고승민도 코치진의 시선을 받고 있다. 모두 외야수 경쟁 후보다. 김평호 코치는 "활용도 높은 선수가 다양하게 포진해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나름대로 손아섭의 빈 공간을 메워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비 코치를 맡는 김 코치는 수비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공격력이 받쳐줘야 주전으로 나설 수 있다고 내다본다. 점진적인 리빌딩을 하고 있는 롯데로서는 주전급 외야수 발굴이 꼭 필요하다. 김 코치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선수들의 의욕이다. 김 코치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다 보니 서로 수비와 주루 연습을 시켜달라고 한다. 얼리 워크(Early Work) 또는 추가 훈련까지 요청한다. 팀에 굉장히 플러스 요소"라며 웃었다. 이어 "코치와 선수가 1대2로 훈련하고 있을 때 '저도 함께 훈련하면 안 되냐'고 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전준우까지 추가 훈련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총액 68만 달러(8억원)에 피터스를 영입하면서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정도의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자랑한다"고 평가했다. 김 코치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수비 범위는 넓다. 키(1m98㎝)가 커서 성큼성큼 뛰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새 공을 쫓아가 있다. (수비력은) 괜찮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형석 기자 2022.02.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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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진 롯데? 롯데 주장 전준우의 도전

2022년 롯데 자이언츠 주장 전준우(36)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개인과 팀, 그리고 선배 이대호(40)를 위한 도전 과제가 수두룩하다. 롯데의 2022시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이 4년 총액 64억원에 '경남 라이벌' NC 다이노스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다. 외야수로 함께 나선 민병헌은 은퇴했다. 국내 선발진은 불안정하고, 포수 전력은 여전히 약한 편이다. 외국인 선수는 3명 모두 바뀌어 물음표투성이다. 지난해 8위였던 롯데가 올해 우승권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하는 이는 거의 없다. 체질 개선을 통해 팀을 만들어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대호는 "3~4위 팀도 보강을 하는데, 우리 팀은 보강도 없었다. 주축 선수 손아섭이 빠져나갔다"고 아쉬워했다. 롯데 주장의 역할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기대보다 걱정이 많은 상황에서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야 한다. 코치진과 선수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선수단을 이끄는 리더십도 필수조건이다. 인기 구단 롯데의 주장은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더 무겁다. 전준우는 조성환(2009~10)과 이대호(2017~18)에 이어 2000년대 이후 2년 연속 주장을 맡은 세 번째 선수가 됐다. 리더십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3년 만에 최다안타 1위 자격으로 참석한 지난해 KBO 시상식에서 전준우는 "상을 받는 건 언제나 기분이 좋다. 하지만 2021시즌 우리 팀이 끝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있다. 2022년에는 다시 이 자리에 오고 팀도 포스트시즌, 그리고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달 초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두고도 그는 "팀이 꼭 5강 안에 들어서 포스트시즌에 올랐으면 좋겠다. 그래야 더 높은 곳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아섭이 이탈한 부분에 대해선 "젊은 선수들이 손아섭이 떠난 빈자리를 차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준우는 말수는 많지 않다. 대신 뒤에서 묵묵히 주장 역할을 수행한다. 비시즌 한동희와 장두성에게 합동 훈련을 제안해 노하우를 전수했다. 후배들이 주장을 믿고 따르도록 하려면, 리더십뿐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활약도 중요하다. 전준우는 올 시즌 타격과 수비 모두 업그레이드에 도전한다. 전준우는 지난해 최다안타 1위(192개) 타율 2위(0.348)를 기록했다. 하지만 장타력은 감소했다. 2루타 리그 1위(46개)에 올랐으나, 홈런은 2020년 26개에서 지난해 7개로 급감했다. 전준우는 "선수는 만족하면 안 된다. 지난해에 안타 8개를 더 쳤으면 200안타였다. 올 시즌엔 지난해보다 홈런을 더 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33홈런까지 때린 바 있다. 수비는 도전의 연속이다. 올겨울 사직구장은 외야를 확장하고 4.8m였던 담장을 1.2m 더 높여 6m로 만들었다. 외야 수비가 더 중요해진 가운데 외야수 전준우의 수비력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는 "더 열심히 뛰어다닐 생각"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또한 "우리 팀에 뜬공 투수가 많아 (와야 확장이)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루수 겸업도 준비하고 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전준우는 외야수"라면서도 "전준우가 1루 수비를 본다면 더 강해진 라인업을 꾸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요즘 전준우는 1루 미트를 끼고 내야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외야와 1루 모두 잘 소화하면 선수 가치가 높아진다. 마음 편하게 임하겠다"고 도전장을 던졌다. 전준우에게 2022시즌은 대선배를 떠올리면 특별하다. '거인의 심장'으로 통하는 이대호의 은퇴 시즌이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1년 전 롯데와 FA 2년 계약을 맺고선 "롯데에서 팀 동료들과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마음을 계약서의 '우승 옵션'으로 표현했다. 현재 롯데에서 이대호와 가장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은 선수가 바로 전준우다. 이대호는 올 시즌 팀 전력 약화를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우승을 갈망하고 있다. "지난해 (KT 위즈 한국시리즈 우승 후 은퇴한) 유한준 형이 정말 멋있어 보이더라"고 했다. 전준우는 "대호 형이 마지막을 멋있게 장식하고 싶어 한다. 대호 형이 잘해서 멋있게 은퇴식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거인 군단의 구성원과 팬들은 주장 전준우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2.02.2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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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주 포함, 롯데 2022 캠프 명단 확정…서튼 "위닝 모멘텀 발전"

롯데 자이언츠가 2월 2일부터 김해 상동구장에서 2022시즌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이번 캠프에는 래리 서튼 감독 등 코치진 10명과 선수 45명이 참가한다. 지난 24일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롯데로 이적한 이학주가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됐다. 유격수 경쟁자 김민수와 배성근 등도 이름을 올렸다. KT 위즈에서 방출돼 입단 테스트를 거쳐 롯데에 합류한 박승욱도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신인 중에는 외야수 조세진이 유일하게 명단에 포함됐다. 조세진은 2022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에 지명된 유망주다. 롯데는 손아섭이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하고, 민병헌의 은퇴로 외야진 보강이 필요하다. 서튼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팀 정체성을 더 확고히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훈련을 진행할 것"이라며 "또 개막전을 준비하며 우리가 지난 시즌 후반기 동안 만들어 낸 '위닝 모멘텀(winning momentum)'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롯데는 1군 구장인 부산 사직구장 보수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2군 구장인 상동구장에서 1·2군 선수단이 시간대를 나눠 훈련에 나설 예정이다. 이형석 기자 2022.01.2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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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유출 끝 두산, 리툴링 준비 완료

두산은 지난해 12월 17일 “김재환과 총액 115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 4년에 계약금 55억원과 연봉 55억원, 인센티브 5억원 등 총액 115억원 규모다. 김재환의 잔류로 오랜 기간 이어진 두산 발 FA 엑소더스는 일단락됐다. 2014년 이종욱, 손시헌(이상 NC), 최준석(롯데)의 이적을 시작으로 총 11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고 두산을 떠났다. 특히 김현수(LG), 민병헌(롯데), 양의지(NC),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박건우(NC)는 두산의 클린업 트리오를 맡았던 중심 타자들이 대형 계약을 맺고 둥지를 옮겼다. 이들의 계약 금액 합만 512억원이다. 연평균 금액 합계도 약 120억원에 달한다. 계약금을 합한 액수라고는 해도 두산의 지난 시즌 팀 연봉인 70억1400만원의 1.7배에 달하는 거액이다. 모든 내부 자원을 붙잡지 못했지만, 팀의 뼈대는 남겼다. 5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선수들이 나가고도 두산의 현 상황이 리빌딩(rebuilding. 성적 대신 유망주 육성을 중시하며 팀을 완전히 재건하는 작업)이 아닌 리툴링(retooling. 일정 이상 성적을 내면서 전력 일부를 교체하는 작업)인 이유다. 두산은 이미 꾸준히 리툴링을 진행했다. 이적한 11명의 선수들이 대부분 주전급이었지만, 그때마다 대체자를 찾아내면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창단 후 처음으로 100억원 이상을 들여 잡은 4번 타자 김재환은 타선의 중심이다. 잠실구장에서도 30홈런이 가능한 김재환의 장타력은 역대 두산 선수 중 으뜸이다. 허경민과 정수빈은 각각 내야와 외야 수비의 중심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되는 5년 계약을 맺었던 정수빈은 김재환과 같은 해 계약이 마무리된다. 같은 때 7년 계약을 맺었던 허경민은 계약 4년이 마무리된 후 선수 옵션으로 3년을 더 뛰거나 FA 권리를 다시 행사할 수 있다. 고액 계약 3명을 비슷한 시기에 묶은 두산은 앞으로 4년 동안 우승을 향해 달릴 수 있게 됐다. 4년 후 상황에 따라 투자나 리빌딩을 선택할 자유가 생겼다. 당분간 대형 계약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지난해 주전 중 FA를 앞둔 이는 주전 포수 박세혁뿐이다. 지난 시즌 91경기에 출장한 박세혁은 수비는 뛰어나지만 타격이 따라주지 못했다. 시즌 OPS가 0.566에 불과했다. 데뷔 이래 최저 성적을 기록했다. 대체자가 없는 박세혁은 두산이 잡아야 하는 자원이다. 박세혁의 백업 포수인 장승현과 최용제는 각각 공격과 수비에서 박세혁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대형 계약을 기대할 성적이 아니라 두산의 여력으로도 잔류를 기대해볼 수 있다. 채워야 할 빈자리는 있지만 자원은 갖췄다. 내야에서는 기존 주전 유격수 김재호와 2루수 오재원이 노쇠화로 사실상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 시즌 꾸준히 기용 받았던 안재석, 강승호, 박계범이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100억 타자’ 박건우가 빠진 외야의 빈자리에는 지난해 133경기 418타석에 나왔던 김인태, 박건우의 보상 선수 강진성이 기용될 예정이다. 휘문고 3학년 때 타율 0.500을 기록하며 1차 지명으로 입단했던 외야수 김대한도 2월 군 복무를 마친다. 아직 박건우에 비견될만한 후보는 없지만, 외야 리툴링을 위한 최소한의 재료는 갖춘 상태다. 차승윤 기자 차승윤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1.0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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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의 마지막 소원은 우승…그러나 롯데는 물음표 투성이

2021년 1월 29일, 이대호(39)는 롯데 자이언츠와 FA(자유계약선수) 협상 진통 끝에 2년 총액 26억원에 사인했다. 이 계약에는 연간 1억원씩 우승 옵션이 포함됐다. 그는 "2년 내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뒤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우승 시 받는 1억원은 지역 불우이웃을 위해 100% 기부하겠다"며 "팀의 우승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하겠다"라고 강조했다.사흘 뒤인 2월 1일 스프링캠프 첫날 인터뷰에서 이대호는 '우승'이라는 단어만 12차례 언급했다. 2001년 롯데에 입단해 타격 7관왕 등 최정상에 올랐던 그였지만, 롯데에서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프로야구 원년 구단 롯데의 한국시리즈 마지막 우승은 1992년이었다. 10개 팀 중 우승을 못 한 지 가장 오래됐다.이대호가 현역 최고령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뛰는 내년 시즌에도 크게 다르진 않을 전망이다. 8위(65승 71패 8무)에 그친 올 시즌과 비교해 여태껏 뚜렷한 전력 보강은 이뤄지지 않았다. 냉정히 말해 2022년 우승을 다툴 전력은 아니다. 구단의 시선도 비슷해 보인다. 지난 17일 서튼 감독과 2023년까지 1년 연장 계약을 발표하면서 롯데 구단은 계약 이유에 대해 "서튼 감독의 체계적인 경기 운영과 육성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볼 때 팀의 체질 개선을 완성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2022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물음표투성이인 포지션이 많다.먼저 외국인 선수 3명의 얼굴이 모두 바뀌었다.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된 댄 스트레일리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재진출 의지 속에 팀을 떠났고, 앤더슨 프랑코(투수)·딕슨 마차도(내야수)와 재계약은 포기했다. 외국인 선수 교체로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로 리스크도 존재한다. 스트레일리는 2년 동안 25승을 거둔 '효자 투수'였고, 마차도는 공격은 기대에 못 미쳤으나 수비력은 팀의 오랜 약점을 메웠다.특히 확실한 선발 투수 자원이 박세웅밖에 없어 새 외국인 투수 찰리 반스와 글렌 스파크먼의 활약이 중요하다. 새 외국인 선수의 성공 여부는 기량 못지않게 한국 무대 적응력에 달려 있다. 새 외국인들의 적응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미지수다.2018년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이후 롯데는 여전히 '안방 고민'을 안고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 FA 포수가 많았지만, 롯데는 데려오지 않았다. 결국 내년 시즌에도 주전 포수는 안중열과 지시완 체제가 유력하다. 둘 다 공격과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타 팀에 비하면 안방이 약해 보인다.롯데는 내년 시즌 부산 사직구장 그라운드를 확장한다. 외야 펜스를 기존 4.8m에서 6m로 더 높이고, 홈플레이트를 백스톱 쪽으로 이동시킨다. 타자 친화 구장에서 투수 친화 구장으로 변모하면서 외야수의 수비가 더 중요해졌다.수비력을 갖춘 DJ 피터스를 새 외야수로 맞았으나 불안 요소가 발생했다. 민병헌이 은퇴하고, 손아섭은 NC 다이노스로 떠났다. 손아섭이 수비력은 다소 약하지만, 역대 개인 통산 타율 3위(0.324)에 오를 정도로 공격력이 뛰어나다. 롯데는 김재유와 추재현, 신용수 등으로 손아섭의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은 올 시즌 많은 경험을 쌓았음에도 1군 출장 기록이 각 195경기·109경기·93경기에 그친다. 단기간에 손아섭의 빈자리를 메울 것이라고 기대하기 쉽지 않다.마차도가 떠난 유격수의 빈자리는 더 커 보인다. 새 유격수로 후보로는 김민수와 배성근이 떠오른다. 롯데는 지난 몇 년간 내야 불안이 지속돼 마차도를 영입했다. 김민수와 배성근이 수비 물음표를 완벽하게 지워갈지는 미지수다. 내·외야에 신인 유망주가 많이 들어왔지만,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에 외국인 선수 교체를 제외하면 특별한 전력 보강이나 변화 없이 손아섭의 FA 이적만 발생했다.또 롯데는 내부 FA 정훈과의 계약 협상을 남겨두고 있다. 정훈은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로, 올해 135경기에서 타율 0.292·14홈런·79타점을 기록했다. 4번 타자로 가장 많이 나섰고, 팀 내 타율 4위·홈런과 OPS(0.818)는 3위였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12.3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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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방아쇠, FA 시장의 숨은 승자 손아섭

4년 전에도, 올해에도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의 숨은 승자는 손아섭(33)이다. 손아섭은 지난 24일 NC 다이노스와 4년, 최대 64억원(계약금 26억원, 연봉 30억원, 인센티브 8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2007년부터 몸담았던 고향팀 롯데 자이언츠를 떠나 지역 라이벌 NC로 이적, 프랜차이즈 스타 타이틀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하지만 두둑한 금전적 보상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손아섭의 NC행이 발표된 뒤 야구계 안팎에선 “예상보다 높은 금액”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제 손아섭은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인기가 많지 않았다. 같은 외야수인 나성범(KIA 타이거즈) 김재환(두산 베어스) 김현수(LG 트윈스) 등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졌다. 앞서 세 선수가 100억원 이상의 잭폿을 터트릴 때도 행선지가 불명확했다. 롯데가 손아섭에게 제시한 조건(총액)도 NC와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결과적으로 손아섭의 몸값을 키운 건 박해민(LG 트윈스)이었다. 나성범의 잔류가 어렵다고 판단한 NC는 그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외야수 FA 시장에 주목했다. 그러나 첫 번째 영입 타깃이던 박해민이 지난 14일 LG와 4년, 총액 60억원에 계약하며 시장을 빠져나갔다. NC는 같은 날 두산에서 FA로 풀린 외야수 박건우를 영입하며 1차 전력 보강을 마쳤다. 하지만 외야수가 한 명 더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움직였고 손아섭에 거액을 투자했다. 박해민이 NC와 계약했다면 손아섭의 거취는 여전히 물음표였을지 모른다. 4년 전에도 손아섭은 다른 계약의 영향을 받았다. 첫 번째 FA 자격을 취득한 2017년 11월 롯데 주전 포수였던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 팀을 떠나는 돌발 변수가 터졌다. 순식간에 주전 포수를 잃은 롯데는 내부 FA 손아섭과 4년, 총액 98억원에 계약했다. 롯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외부 FA 민병헌과 4년, 총액 8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야구계에선 '강민호를 잃은 롯데가 '패닉 바이'를 했다'는 얘기가 꽤 많았다. 강민호 이적이 촉발한 FA 시장의 '방아쇠 효과'가 손아섭에게는 나쁘지 않은 결과로 연결됐다. FA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된다. 때론 어떤 선수가 먼저 계약했느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두 번의 FA 계약으로 162억원을 따낸 손아섭이 이를 증명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2.2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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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절반 이하로…거인의 ‘연봉 다이어트’

안 잡는 건가, 못 잡는 건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혹독한 ‘연봉 다이어트’ 중이다.롯데는 FA(자유계약선수) 손아섭을 ‘경남 라이벌’에 뺏겼다. 지난 24일 NC 다이노스가 4년 총 64억원에 데려갔다. 4년 전 처음 FA 자격을 얻었을 때 총액 98억원에 계약했던 손아섭은 15년간 몸담은 롯데를 떠났다. 손아섭 측은 “롯데의 제안이 선수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롯데의 제시액이 NC보다 크게 적었다는 의미다.롯데는 2019년 총연봉 1위 팀이었다.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총연봉이 101억8300만원에 이르렀다. 2020년 총연봉도 90억1600만원, 역시 10개 구단 중 1위였다. 이대호(4년, 150억원) 손아섭(4년, 98억원) 민병헌(4년, 80억원) 손승락(4년, 총 60억원) 등 대형 계약 영향이 컸다.투자 대비 효과는 적었다. 팀 연봉 2위-1위-1위를 기록했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팀 성적은 7위-10위-7위에 그쳤다. 구단 내부에서 “FA 계약 효과를 따져봐야 한다”는 회의론이 나왔다.롯데는 이후 몸집을 줄이고 있다. 2021년 롯데의 총연봉은 52억2000만원으로 많이 감소했다. 전년도 연봉 1위에서 8위로 떨어졌다. FA 재계약에 따라 이대호의 연봉이 25억원에서 8억원으로 줄었고, 손아섭과 민병헌이 FA 마지막 시즌 연봉을 전년 대비 75%(20억원→5억원), 60%(12억5000만원→5억원)으로 작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손아섭의 이적과 민병헌의 은퇴 등으로 팀 연봉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롯데는 1992년 이후 무려 29년 동안 한국시리즈 정상에 서지 못했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어느 팀보다 크다. 하지만 대형 FA 몇 명을 보유한다고 성적이 따라오지 않는 걸 경험했다. 합리적인 투자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을 놓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였다. 대어급 외야수가 넘쳤던 이번 FA 시장에서 나성범과 김현수, 김재환, 박건우, 박해민이 먼저 계약했다. 외야수로는 시장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손아섭의 몸값이 점점 올라갔다. 롯데가 이를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리하게 베팅하진 않았다. 4년 전 손아섭에게 수도권 구단이 달라붙자 더 좋은 조건의 계약을 제시했던 것과는 딴판이었다.1년 전 이대호와 FA 계약이 쉽지 않았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2월 스프링캠프 시작 사흘 전에야 2년 총 26억원에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대호의 FA 보상금이 최대 50억원에 이르러 다른 구단 이적 가능성이 작기도 했지만, 계약 규모를 줄이기 위해 롯데 구단은 최고의 스타와 마지막까지 줄다리기를 이어갔다.롯데는 2년 전 성민규 단장 부임 후 ‘영입’보다는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올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허문회 전 감독을 경질하고, 래리 서튼 퓨처스(2군) 감독에게 1군 지휘봉을 맡긴 이유다. 지난 17일에는 서튼 감독과 2023년까지 1년 연장 계약을 했다. 구단은 “서튼 감독의 체계적인 경기 운영과 육성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볼 때 팀의 체질 개선을 완성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롯데가 FA 시장에서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건 모그룹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롯데 구단은 올 시즌 종료 후 3개월짜리 내부 감사를 받고 있다. 구단으로선 여러모로 눈치를 보고,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형 FA 계약의 경우 모그룹의 지원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롯데그룹은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2022년 FA 시장에서는 총액 기준으로 877억원의 계약이 체결됐다. ‘오버 페이(overpay·지나친 지급)’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지난 24일 양현종이 KIA 타이거즈와 4년 총 103억원(옵션 48억원 포함)에 계약하면서 이번에만 ‘100억 클럽’ 가입자가 나성범(KIA, 150억원) 김현수(LG 트윈스, 115억원) 김재환(두산 베어스, 115억원) 박건우(NC, 100억원) 등 5명이나 나왔다.이런 분위기에서 올 시즌 8위까지 추락한 롯데는 몸집을 계속 줄이고 있다. 3년째 다이어트 중인 롯데가 2022년 어떤 결과를 낼지 팬들은 궁금해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12.2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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