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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정의선, '트럼프 2기' 대비 과감한 인사 단행...장재훈 부회장 승진, 첫 외국인 CEO 선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과감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최대 실적을 견인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고, 모빌리티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해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처음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외교 전문가 성 김 고문도 사장으로 영입했다. 신뢰 굳건 장재훈, 부회장으로 승진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은 15일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토대를 구축하고자 2024년 대표이사·사장단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이번 인사는 우수한 성과 창출에 부합하는 성과주의 기조를 이어감과 동시에 미래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내부 핵심역량을 결집하고 성과·역량이 검증된 리더를 그룹사 대표이사에 과감히 배치하는 등, 조직 내실 강화 및 미래 전환 가속화를 함께 고려한 점이 주요 특징이다.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사업의 근본적 체질개선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차 대표이사인 장재훈 사장을 완성차담당 부회장으로 승진, 임명할 예정이다. 장재훈 부회장은 2020년말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래, 지정학 리스크 확대, 제품/기술 패러다임의 변화, 팬데믹 등 그 어느 때 보다도 복잡하고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공격적인 사업전략 실행과 기민한 시장 대응, 다양한 수익성 개선 활동 등을 통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향후 장재훈 부회장은 상품기획부터 공급망 관리, 제조·품질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을 관할하면서 완성차 사업 전반의 운영 최적화·사업 시너지 확보를 도모하고, 원가/품질혁신을 위한 기반체계 구축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주도할 예정이다.글로벌그룹 지향, 첫 외국인 CEO 선임현대차는 글로벌 관리체계 고도화 및 고객 중심 모빌리티 리더십 확보를 지속하기 위해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인 호세 무뇨스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에 보임할 예정이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2019년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 및 미주권역담당으로 합류한 이후 딜러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 경영 활동을 통해 북미지역 최대 실적을 잇달아 경신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2년에는 미주 권역을 비롯한 유럽, 인도, 아중동 등 해외 권역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 보임과 더불어 현대자동차 사내이사로 역할이 확장됐다. 이어 현대차의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공헌함으로써 글로벌 자동차 업계 내에서 검증된 경영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에 성과/능력주의, 글로벌 최고 인재 등용이라는 인사 기조에 최적화된 인재라는 판단하에 현대자동차 창사 이래 최초 외국인 CEO로 내정됐다. 향후 글로벌 경영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브랜드로서 현대차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트럼프 2기 대비 외교 전문가 성 김 영입글로벌 경제안보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그룹 싱크탱크 수장에 성 김(Sung Kim) 현대차 고문역을 사장으로 영입, 임명할 예정이다. 성 김 사장은 동아시아·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의 최고 전문가다. 부시 행정부부터 오바마·트럼프·바이든 정부에 이르기까지 여러 핵심 요직을 맡아 왔다. 미국 국무부 은퇴 후 2024년 1월부터 현대차 고문역으로 합류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통상·정책 대응 전략, 대외 네트워킹 등을 지원해 왔다.우수한 사업 실적 달성 및 중장기 관점의 사업·조직체질 개선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기아 국내생산담당 및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 최준영 부사장과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이규복 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한다.기아 최준영 사장은 기아 국내생산담당으로서 노사 관행 개선을 통해 우수한 생산성·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며 기아의 역대 최고 실적 달성을 견인했다. 또한 전기차 전용 공장 준공 등 미래차 중심 오토랜드(AutoLand) 전환 전략을 가시화하는 등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의 근원적 제조 경쟁력 강화를 지속 추진해 왔다.아울러 기아타이거즈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2024 KBO 정규리그 및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현대글로비스 이규복 사장은 글로벌 외부 악재 및 변동성 심화에도 불구하고 재무 건전성을 대폭 개선하고, 창사 이래 첫 인베스터 데이 개최 등 시장·고객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주도해 왔다. 또한 미래 E2E(End to End) 종합 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핵심 설비·거점 투자를 확대하는 등 현대글로비스 기업 경쟁력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해 왔다. 내실경영 강화 및 사업전환 가속화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대트랜시스 백철승 부사장, 현대케피코 오준동 부사장을 각각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현대트랜시스 대표이사 백철승 부사장은 현대차 체코법인장 및 구매본부 주요 보직을 거쳐 2023년 현대트랜시스에 합류해 사업추진담당을 맡아 왔다. 향후 백철승 부사장은 PT, 전동화 및 시트 등 핵심사업 추진을 위한 연속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노사관계 안정화 등 주요 현안 해결 및 관리체계 내실화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현대케피코 대표이사에는 오준동 상무(기아 전동화생기센터장)가 부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오준동 부사장은 제조기술 분야 내 탁월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전동화 기술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왔으며, 향후 현대케피코 운영체계 고도화를 통해 자동차 부품사업 최적화 및 전동화 중심 미래 신사업 전환에 보다 주력할 전망이다.건설업 불황에 따른 위기 극복 및 근본적 체질 개선 가속화를 위해, 현대건설 이한우 부사장, 현대엔지니어링 주우정 사장을 각각 대표이사에 내정했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는 역량·성과를 중심으로 글로벌 차원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며, “대표이사·사장단 인사에 이어 12월 중순에 있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성과 중심의 과감한 인적 쇄신뿐 아니라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 육성 및 발탁 등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1.15 10:38
프로축구

‘3G 연속골’ 아사니 앞세운 광주, J리그 챔피언 고베 상대로 ‘4연승’ 도전

광주FC가 비셀 고베를 상대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4연승 도전에 나선다.광주는 오는 5일(화) 저녁 7시 미사키공원 경기장에서 비셀 고베를 상대로 ACLE 리그스테이지 4차전 원정 경기를 펼친다.광주는 현재 ACLE에서 놀라운 경기력으로 3전 전승을 만들어내며 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매 경기 화끈한 공격력과 탄탄한 빌드업으로 아시아 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광주는 모두가 우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아사니의 활약이 눈부시다. ACLE에서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단독 득점 선두(6골)에 오른 아사니는 알고도 막지 못하는 왼발 슈팅으로 폭발적인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부상에서 회복한 원더골 제조기 베카까지 가세한다. 베카는 지난 ACLE 2경기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요코하마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에이스 아사니와 돌아온 베카의 콤비 플레이로 상대 골문을 계속해서 위협할 전망이다.또한, 지난 ACLE 3차전 조호르 전에서 엄청난 슈퍼세이브로 광주의 골문을 든든히 지킨 김경민의 활약도 기대요소다. 특히 김경민은 4일(월) 발표된 11월 A매치 국가대표에 생애 최초로 발탁되는 영광을 안으며 국가대표라는 이름에 걸맞은 뛰어난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상대인 비셀 고베는 2023년 J리그 우승 팀이자 올 시즌에도 1위를 달리는 일본 최강팀이다. J리그를 넘어 아시아 무대까지 제패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는 ACLE에서도 2승 1무(승점 7)로 광주를 2점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고베는 울산 HD 원정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K리그 팀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울산전 2골을 몰아넣은 미야시로 타이세이와 일본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오사코 유야는 광주 수비진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피지컬이 뛰어난 베테랑 공격수 무토 요시노리 역시 광주에게 부담스러운 존재다.광주 이정효 감독은 "전력 분석팀과 함께 비셀 고베의 주요 선수들을 면밀히 파악해 대비책을 마련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이어 J리그의 강팀들을 격파하며 일본에 이름을 널리 떨친 광주는 ACLE 3연승을 기록하며 동아시아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광주가 J리그 1위 팀 비셀 고베까지 꺾고 ACLE 4연승을 기록함과 동시에 일본팀을 모두 격파하는 기염을 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희웅 기자 2024.11.05 09:53
스포츠일반

[경마] 한국경마 ‘전설' 김영관 조교사, 역대 최초 1500승 달성

김영관(64) 조교사가 한국경마 최초로 1500승을 거뒀다.김영관 조교사가 관리하는 원더드래곤은 지난 23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열린 제6경주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 우승을 차지했다.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에 진입한 뒤 앞서 달리던 오텀브리즈를 제쳤다. 김영관 조교사는 통산 1500승을 기록했다. 2004년 데뷔한 김영관 조교사는 대상 경주에서만 68번 우승마를 배출했다. 역대 최단기간 100승을 거뒀고, 조교사 다승 순위에서 17년(2006~2022) 연속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우수 조교사도 12번이나 수상했다. 그야말로 '기록 제조기'였다. 그가 ‘현대판 백락(명마를 잘 알아보고 천리마로 키워내던 중국 주나라의 인물)’으로 불리는 이유다. 김영관 조교사는 선천적 다리 장애가 있었던 루나를 극진히 돌보고, 훈련을 소화할 수 있도록 이끈 뒤 경주까지 출전시킨 일화로 유명하다. 루나는 영화 ‘챔프’의 실제 모델이다. 루나는 김영관 조교사와 호흡해 총 33경기에 출전했고, 대상 경주에서만 3회 우승하는 등 7억5000만원이 넘는 수득상금을 기록했다. 마주들에게 수차례 구매 취소 시련을 겪으며 외면받은 미스터파크도 김영관 조교사의 손길로 성장해 17연승을 거뒀다. 대통령배 4연패를 해낸 트리플나인, 국내 첫 통합 삼관마에 오른 파워블레이드, 한국경마 대표 경주마들 대부분 김영관 조교사가 배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안목이 뛰어났고, 말을 향한 애정도 남달랐다. 김영관 조교사는 1500승을 확정한 순간, 함께 이 경주를 지켜보던 소속 관리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김 조교사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그동안 내 모든 것을 경마를 위해 바쳤다. 함께 동고동락하며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최선을 다해준 소속 조(19조) 팀원들 덕분에 1500승이 가능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김영관 조교사는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전성기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경마팬들은 김 조교사가 관리하는 경주마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할 때마다 그의 다승 기록을 확인할 것이다.1500승 시상식은 내달 1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열린다. 당일 열리는 5개 경주에 김영관 조교사가 관리했던 명마의 이름을 딴 명칭 부여해 기념할 예정이다. 안희수 기자 2024.08.30 11:00
프로야구

또 최초 영역 진입한 양현종 "꾸준히 마운드에 올라...자부심 있다" [IS 피플]

'대기록 제조기'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6)이 또 한 번 최초 영역에 발을 들였다. 양현종은 지난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1실점 호투했다. 타선이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득점을 지원하지 못해 승리 투수 요건은 갖추지 못했지만, LG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KIA의 5-2 역전승 발판을 만들었다. 양현종은 이날 통산 400번째 선발 등판에 나섰다. 이는 역대 최초 기록이다. 2007년에 입단하고 데뷔해 6번 선발로 나섰고, 이듬해도 9번 1회부터 마운드에 섰다. 2009년부터 선발 임무를 수행해 30대 중반을 넘어선 올 시즌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양현종은 이날 LG전 4회 말 2사 상황에서 오스틴 딘을 범타 처리하며 올 시즌 100이닝을 채웠다. 11시즌 연속 100이닝도 달성했다. 이 기록은 송진우(전 한화 이글스 코치) 장원준(은퇴)에 이어 역대 세 번째였다. 양현종은 KBO리그 통산 다승 2위(174승) 최다 탈삼진 2위(2016개) 최다 이닝 2위(2249)에 올라 있다. 롱런했을 뿐 아니라 항상 정상 자리를 지켰다. 경기 위 양현종은 "100이닝은 알고 있었지만 400경기는 등판하고 나서 알게 됐다. 아프지 않고 꾸준히 던져 온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그게 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선수 생활 하는 지금까지 계속 이것을 유지하다 보니 통산 기록들도 자연스레 따라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양현종은 "항상 하는 얘기지만 기록을 의식하고 있진 않다. 팀이 이기는 데에 더 집중하고 있고, 그렇게 내 역할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그래도 170이닝 달성은 욕심이 난다. 올 시즌에도 도전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는 목표를 전했다. KIA는 이날 LG전에서 승리하며 50승에 선착했다. 단일 리그 기준으로 50승을 선점한 34팀 중 24팀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KIA는 2017년에 이어 다시 한번 통합 우승을 노린다. 양현종은 "부상 복귀 뒤 몸 상태는 매우 좋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도 충분히 잘 쉬었기 때문에 앞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빠지지 않고 던지려고 한다. 체력 관리도 잘 되고 있고, 팀이 1위를 쭉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달릴 일만 남은 것 같다. 홈·원정 할 것 없이 항상 큰 응원 보내주시는 팬 여러분 덕에 무더위에도 경기에 임하고 있다.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라고 각오와 KIA팬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11 08:04
스포츠일반

[경마] 퍼거슨의 ‘퍼기타임’, 경마에서도 통했나

축구 영웅 박지성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전설의 맨유 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 축구계의 현인답게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명언 제조기로도 유명하다. “트인낭(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다)”이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가치관을 보다 정확히 표현한 명언은 “난 인생에서 비기기 위한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 일 것이다.‘승부의 신‘ 답게 침체기에 빠져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다 우승팀으로 이끌었던 그는 지난 2013년 72세의 나이로 은퇴를 선언했는데, 이후에도 종종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목격됐지만 맨유가 부진할 때마다 표정이 급격히 굳어지며 그 표정 또한 축구팬 사이에서 회자되곤 했다.그런 그가 마치 맨유가 우승한 마냥 함박웃음을 지어보이며 친구들과 얼싸안는 장면이 오랜만에 목격됐다. 그곳은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압둘아지즈 경마장. 뼛속까지 경마팬이자 마주이기도 한 퍼거슨의 ’스피릿 댄서‘가 현지 기준 지난달 24일 열린 사우디컵 제7경주 네옴 터프컵(G2, 2,100m)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결승선 약 300m 전방에서 추입하기 시작해 리안 무어가 기승한 룩셈부르그, 빈 파이살 사우디 왕자 소유의 그로서잭 등을 모두 제치고 짜릿한 역전승을 이뤄냈다. 2위는 딥임팩트의 자마로 역시 추입에 능했던 일본의 ’킬러 어빌리티‘. 우승마에게 주어진 우승상금은 총 상금의 절반인 100만달러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3억4000만원이다.지난해 바레인 국제 경마대회에서도 퍼거슨에게 우승과 함께 약 7억원의 상금을 안겨다 준 ’스피릿 댄서‘. 바레인 인터내셔널 트로피컵(G2, 2,000m) 우승 당시 친구이자 공동마주인 게드 메이슨이 퍼거슨을 너무 세게 껴안고 점프하는 바람에 갈비뼈가 부러지는 일도 있었는데 “스피릿 댄서가 우승했으니 내 갈비뼈 정도는 부러져도 괜찮다.”라며 웃어 보일 정도였으니 퍼거슨의 경마 사랑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듯하다.이번 사우디 네옴 터프컵에서도 우승소감 인터뷰 내내 친구이자 공동마주인 게드 메이슨, 피터 던과 어깨동무한 채로 웃음 짓는 그를 보며 팬들은 “이 분은 여기서도 우승 하시네”, “말도 라커룸 들어갈 때 긴장할 듯” 같은 재밌는 반응을 내놓으며 이제 경마팬이자 마주로서 즐거운 노후를 보내고 있는 퍼거슨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안희수 기자 2024.03.07 14:34
스포츠일반

'인간계 최강' 킵초게 넘어 '서브2'에 도전하는 키프텀

'꿈의 기록'으로 불리는 마라톤 2시간 장벽이 무너질 수 있을까. '기록 제조기' 켈빈 키프텀(23·케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키프텀은 지난 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2023 시카고 마라톤에서 우승했다. 지난 4월 런던 마라톤에 이어 메이저 대회를 연이어 제패, 종목 최강자로 떠올랐다. 우승만큼 눈길을 끄는 건 키프텀의 기록이었다. 키프텀은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00분35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지난해 베를린 마라톤에서 엘리우드 킵초게(케냐)가 세운 세계 기록(종전 2시간01분09초)을 34초나 앞당겼다. 미국 CNN에 따르면 세계 육상 연맹은 세계 기록 비준 절차를 밟고 있다.키프텀은 레이스 내내 페이스를 조절했다. 반환점을 돌 때만 하더라도 1시간00분48초의 기록으로 세계 기록 페이스에서 벗어났지만, 마지막 10㎞ 구간에서 치고 나갔다. 30~35㎞ 구간을 13분51초에 주파하며 무서운 뒷심을 보여줬다. 결국 후반부 하프 코스를 59분47초에 마무리, 킵초게의 기록을 넘어섰다. 미국 NBC스포츠는 '키프텀은 지난 10개월 동안 3번의 마라톤을 완주했다. 마라톤 역사에서 가장 빠른 6개의 기록 중 3개'라고 전했다. 키프텀은 지난해 12월 스페인 발렌시아 마라톤에서 2시간1분53초를 기록한 데 이어 런던 마라톤에선 앞선 기록을 28초 단축했다. 시카고 마라톤까지 뛰는 대회마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키프텀의 다음 목표는 '서브2(2시간 이내 완주)'가 될 전망이다. 마라톤 풀코스 2시간 내 주파는 많은 이들이 도전했으나 실패한 목표다. '마라톤 최강자' 킵초게가 2019년 10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이벤트성 대회에서 1시간59분40초 만에 42.195㎞ 코스를 주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당시 레이스에는 7명의 페이스 메이커가 함께했고 앞서 달린 차가 빛을 쏘며 킵초게의 속도 조절을 도왔다. 자전거를 탄 보조 요원들이 필요할 때마다 음료를 전달하는 등 기록 경신에 목적을 두고 최적의 환경을 만들었다.1984년생인 킵초게의 나이를 고려하면 키프텀은 '서브2'를 깰 새로운 대안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에 따르면 키프텀은 시카고 마라톤이 끝난 뒤 "(세계 기록을 경신해) 너무 행복하다. 눈앞에 시간이 보였는데 2시간 미만으로 달릴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키프텀의 훈련을 돕는 저베이스 하키지마나 코치는 "킵초게는 매주 180~220㎞를 달린다. 키프텀은 250~280㎞, 때로는 300㎞ 이상을 뛴다"며 "런던 대회를 준비하면서는 3주 동안 매주 300㎞ 이상을 달렸다. 엄청난 양이다. 쉬는 게 없다. 피로나 통증의 징후가 보이지 않으면 계속한다"고 놀라워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0.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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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리포트] 홀란드부터 '살림의 여왕'까지…우리도 몰랐던 삼성 홍보대사들

내달 첫 국내 갤럭시 언팩을 앞둔 삼성전자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폴더블폰의 원조' 이미지를 각인하기 위해 과감하게 한국 개최를 결정했지만 해외 팬들을 겨냥한 홍보도 게을리할 수 없어서다.이런 상황에서 우리도 몰랐던 삼성 홍보대사들이 곳곳에 숨어있어 눈길을 끈다.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축구 스타부터 미국의 억만장자 인플루언서까지 회사의 브랜드 파워를 실감케하는 대세들로 가득하다.차세대 '축구의 신'도 갤럭시 팬25일 업계에 따르면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에 이어 차세대 '축구의 신'으로 떠오른 엘링 홀란드(22·맨체스터 시티)는 고국인 노르웨이에서 삼성 스마트폰 홍보모델을 맡고 있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홀란드는 2022~23시즌 36골을 터뜨리며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을 썼다. 리그·FA컵·UCL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구단의 첫 트레블(3관왕)을 이끈 주역이다.홀란드는 영국으로 넘어가기 전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팀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뛸 때부터 '갤럭시S21'과 '갤럭시S22', '갤럭시Z플립·폴드4'의 광고에 등장했다.삼성전자 노르웨이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서 홀란드는 갤럭시Z플립4의 카메라 기능을 소개했다. 캠코더처럼 90도로 접은 상태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멀리서 손동작으로 셀피를 찍는 장면을 연출했다.삼성전자 관계자는 "국가별 광고는 현지 법인들이 자체적으로 기획한다. 본사가 컨트롤하는 구조가 아니다"며 "글로벌 마케팅 조직이 해외에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면, 이에 따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최근 홀란드가 압도적인 기량을 앞세워 축구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삼성전자가 광고 계약 연장에 성공했을지 주목된다. 현재도 삼성전자 노르웨이 홈페이지에서 홀란드가 갤럭시의 경험을 소개하는 영상과 사진을 만나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과거 축구와 연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선보인 바 있다. 메시와 호날두가 한 팀에서 뛰는 역사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브라질 월드컵과 '갤럭시S5' 출시가 겹쳤던 2014년 '갤럭시11' 팀을 만들어 전 세계 축구 팬들을 공략했다.메시와 호날두는 물론 영국 대표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 스페인의 전설적인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 미국 레전드 랜던 도노반 등 각 나라를 상징하는 선수들이 총출동했다.우리나라에서는 EPL 볼튼 원더러스에서 전성기를 누린 이청용(35·울산 현대)이 출격했다.영상은 갤럭시11과 지구를 노리는 외계인 간의 경기를 콘셉트로 했다. 루니의 경우 따로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캠페인 의상을 입은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려 화제가 됐다.당시 스마트폰 후발주자였던 삼성전자가 애플과 동등한 수준의 입지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한 프로젝트다.미 TV 행사서 '아줌마 스타' 화제삼성전자 미국 법인이 운영하는 홍보대사 '팀 갤럭시'에도 낯익은 이름들이 대거 포함됐다.할리우드 유명 배우 윌 스미스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디자이너 겸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그가 2010년 론칭한 의류 브랜드 MSFTSrep와 협업하기도 했다. 지구의 달을 맞아 올해 4월 친환경 액세서리를 내놨다.'명승부 제조기'로 잘 알려진 UFC 라이트급 더스틴 포이리에도 팀 갤럭시의 일원이다. 갤럭시S21로 가족과 영상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갤럭시워치3'로 훈련 성과를 측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삼성전자 미국이 콘텐츠 창작자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지난 3월 개최한 '갤럭시 크리에이터 컬렉티브'에서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법'을 주제로 대담에 나서기도 했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삼성 가전·TV 홍보를 지원한 글로벌 인플루언서들도 있다.삼성전자 미국 법인은 2023년 TV 라인업을 공개하는 '언박스 앤 디스커버' 행사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열었는데, 이 자리에 특별한 손님을 초대했다.미국 유명 사업가이자 '살림의 여왕'으로 이름을 날린 마사 스튜어트가 그 주인공이다.폴란드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정원 가꾸기 기술을 가진 아버지와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조부모 밑에서 살림과 관련한 모든 것을 배웠다.증권 중개업으로 큰 수익을 올리다 1970년대 석유 파동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케이터링(출장연회) 사업을 목표로 요리에 다시 집중했다.이후 요리책과 TV 쇼 등이 잇달아 흥행하며 '아줌마 스타'에 등극했고, 자신의 노하우를 녹인 미디어 회사까지 설립한다.2000년대 초반 내부자 거래 위증 혐의 등으로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여전히 현지 주부들의 워너비로 꼽힌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팔로워가 각각 412만명, 330만명에 달한다.특히 이번 행사에 참여한 그의 모습은 틱톡에서 25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온라인에 빠르게 확산했다.공개석상에서 칵테일의 한 종류인 마르가리타를 계량컵에 담아 홀짝이는 모습이 젊은 세대에게 강렬하게 남은 것이다. 해당 영상 게시자는 "나도 81세가 되면 저렇게 당당하게 살겠다"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많은 공감을 샀다.삼성전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마사 스튜어트가 틱톡에서 유명해진 이유를 찾아보라'는 메시지와 함께 행사 영상 링크를 공유했다. 마사 스튜어트는 지난달 최고령 수영복 모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글로벌 톱5' 입지 굳히기이런 전방위 노력에 삼성전자는 '글로벌 톱5 브랜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올 하반기 소비 심리 회복으로 업황 개선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해외 마케팅에 더욱 고삐를 조여야 하는 상황이다.브랜드 컨설팅 전문 업체 인터브랜드의 2022년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브랜드 가치가 17% 상승하며 5위를 차지했다. 토요타와 코라콜라, 메르세데스 벤츠 등 쟁쟁한 브랜드들을 여유롭게 제쳤다.삼성전자는 매년 미국에서 진행했던 스마트폰 언팩 행사를 내달 말 한국에서 개최하는 승부수를 뒀다.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한 상황에서 자사 제품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팀을 상징하는 '보라 퍼플'이라는 전용 색상까지 내놓으며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는 K팝 그룹 BTS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기대된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26 07:00
스포츠일반

살아있는 전설 '경마대통령' 박태종 2200승 달성

한국경마의 살아있는 전설 박태종 기수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박태종 기수는 개인 통산 2200승을 달성했다. 데뷔 38년 차로 ‘경마대통령’이라 불리는 박태종 기수는 한국경마 역사상 가장 많은 승리를 기록 중이다. 만 57세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눈부신 활약을 이어가는 박태종 기수는 본인의 다승 기록을 매번 경신하고 있다. 지난 19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10경주에 경주마 ‘슈어윈’과 함께 출전한 박태종 기수는 초반부터 선두를 바짝 추격하며 2~3위권에서 경주를 전개했다. 마지막 코너에서 박차를 가하며 탄력적인 걸음으로 선두로 치고 나온 슈어윈은 그대로 거리를 넓히며 가장 먼저 결승선에 닿았다. 이에 박태종 기수는 통산 2200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결승 통과 직후 경마팬들은 박수갈채로 2200승을 축하했고, 경마 관계자들 역시 대기록에 박수를 보냈다. 기록 달성의 부담감 때문인지 6주간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던 박태종 기수였지만 우승 직후 편안한 표정으로 말에서 내렸다.그는 “늘 기록 달성을 목전에 두면 부담감을 느끼지 않으려 해도 주위의 기대를 의식해서인지 경주가 잘 풀리지 않는다”며 “최초라는 수식어는 항상 부담되지만 그저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며 경주에 임하며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키 150m, 몸무게 47kg로 왜소하지만 다부진 체격의 박태종 기수는 고등학교 졸업 후 굴삭기 기사 조수로 건설 현장을 누비기도 했다. 친척의 권유로 기수후보생에 도전한 그는 재수 끝에 1986년 정규 13기 기수후보생으로 합격했고, 이듬해인 1987년 4월 뚝섬경마장에 데뷔했다.데뷔 4년 차인 1991년에 48승으로 최다승을 기록한 박 기수는 1991년 최우수 기수에 선정되며 파란을 예고했다. 당시 ‘무서운 아이’라 불렸던 박 기수는 1992년 무궁화배 우승을 시작으로 대상경주 사냥을 시작했고, 1995년에는 대망의 그랑프리까지 품에 안았다. 박태종 기수는 ‘기록제조기’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1996년 ‘최초 한 시즌 100승 기수’, ‘최초 억대 연봉 기수’ 등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갔다. 파죽지세로 경마장을 휘어잡은 그는 2000년 데뷔 14년 만에 김명국 기수가 수립한 722승 역대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그의 다승 행진은 파죽지세였다. 2009년에는 1500승, 2016년에는 2000승을 기록한 그는 대상경주 48회 우승, 5번의 최우수 기수 선정 등 누구도 넘보기 어려운 활약을 보였고, 이제는 ‘경마대통령’으로 불리고 있다.올해로 57세에 접어든 박태종 기수는 현역 기수 중 두 번째로 고령이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승률을 선보이는 백전노장 박태종 기수는 자신과의 싸움에 여념이 없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은퇴 전 2500승 달성도 가능해 보였지만 은퇴를 몇 년 남기지 않은 요즘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성적이 좋건 나쁘건 늘 응원해주는 팬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기수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매 경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담담한 포부를 밝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3.24 05:26
프로축구

[프로축구 40주년 베스트11 ⑥] K리그 최초 60-60 리그 절대강자 신태용

초보 감독 시절 스스로 ‘난 놈’이라는 별명을 지은 주인공. 선수 시절 플레이메이커 역할과 골, 도움까지 다방면에 능한 만능 플레이어였고, 소속팀은 밥 먹듯이 우승하는 리그의 절대강자였다. 동시에 시대를 앞선 팬 서비스로 프로가 무엇인지, 상품성을 갖춘 스타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줬던 선수. 바로 신태용(53)이다. 일간스포츠가 선정한 프로축구 40주년 베스트11 미드필더진에는 신태용의 이름이 있다. 명단을 선정한 전문가 패널 중에는 11명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꼽으면 단연 신태용이라고 평가한 이들도 있었다.신태용은 K리그를 대표하는 기록 제조기이자 스타였다. 한국 프로축구 역대 베스트11을 꼽을 때는 리그에서보다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선수들도 자주 거론된다. 그런데 순수하게 리그에서의 활약만 놓고 봤을 때 신태용만큼 큰 자리를 차지하는 거인은 많지 않다. 현재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동시에 맡고 있는 신태용 감독을 전화 인터뷰로 만났다. 신태용은 영남대 졸업 후 1992년 일화 천마(현 성남FC)에 입단했다. 그리고 2004년까지 한팀에서만 뛰며 K리그 통산 401경기 99득점 6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금은 기록이 깨졌지만, K리그 최초로 60-60을 기록한 주인공이다. 100골 가까이 넣은 K리그 미드필더는 신태용이 유일하다. 데뷔 시즌 신인상을 탄 신태용은 3년 후인 1995년 20-20(20골-20어시스트 이상)을 달성했고, 그해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1995년 포항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큰 활약을 하고 MVP로 뽑힌 순간은 신태용 감독이 말하는 ‘선수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신태용은 1996년 득점왕에 오르고 2년 연속 MVP를 거머쥐었다. 그는 2001년에도 MVP에 등극했다. 루키 시즌이던 1992년부터 5년 연속 베스트11에 선정되는 등 총 9차례 베스트11로 뽑혔다. 신태용은 스타 군단 성남의 독주에 큰 힘을 보탰다. 신태용은 성남 입단 직후 고정운, 사리체프, 이상윤 등과 호흡을 맞추며 3년 연속 우승을 맛 봤다. 2001년부터는 김도훈, 싸빅, 이기형, 윤정환, 김대의 등과 함께 성남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신태용은 현역 시절 박종환, 차경복, 김학범 감독 등 리그 최고의 명장들과 함께 했다. 신태용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투톱에서 섀도 스트라이커를 서거나 공격 쪽으로 치우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주로 했다. 득점과 어시스트를 모두 할 수 있는 포지션이었다”고 회상하면서 “골 넣는 것을 좋아한다. 골 냄새를 잘 맡는 편이었다. 오히려 처음에는 어시스트가 어려웠다. 상황이 다소 애매할 때는 어시스트로 잡히지 않을 때도 많았다. 30-30을 달성한 다음에야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우리팀 멤버가 워낙 좋아서 그 덕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성남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K리그 우승을 휩쓸어갔던 팀이다. 신태용 감독은 “이런 말이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땐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고 회상했다. 20-20을 넘어 미드필더로서 60-60까지 신기록을 이어갔던 그는 “기록에는 늘 욕심을 갖고 뛰었다. 하지만 부담은 느끼지 않았다. 당시 미드필더로서 골을 많이 넣는 선수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내 기록을 이동국, 염기훈 등 후배들이 하나씩 깨 나가는 걸 보면서 섭섭한 마음은 전혀 없었다.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고, 후배들을 더 응원한다”고 말했다. 신태용이라는 선수가 더 특별했던 건 그가 과거 K리그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유머 감각과 톡톡 튀는 팬 서비스 마인드를 갖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신태용은 K리그 통산 99골에서 은퇴했다. 그는 선수 마지막이던 2004시즌에 “100번째 골은 반드시 필드골로 넣겠다”고 선언하고 이후 페널티킥 기회가 와도 차지 않았다. 사실은 이렇게 선언했을 때 시즌이 꽤 많이 남은 상황이어서 충분히 100골을 채울 거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지만, 결국 필드골을 추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신태용은 자신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99골에서 멈춰섰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한 인터뷰에서 “그냥 페널티킥을 찰 걸 그랬다”고 농담 섞인 고백을 하기도 했지만, 팬과의 약속으로 이슈를 만들어내고 이를 뚝심 있게 지킨 사실은 지금 돌아봐도 놀랍다. 2003년에는 또 다른 에피소드도 있었다. 성남과 수원의 경기 도중 코너킥을 차기 위해 잠시 서 있던 신태용이 수원 팬이 던진 물병이 날아오자 이를 주워서 태연하게 마신 장면이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신태용 감독은 “수원 팬들에겐 그때 내가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안그래도 더운데 물통을 던지길래 고맙다고 마셨다”라고 웃었다. 신태용은 2009년 성남 감독을 맡아 첫승을 거둔 직후 절친한 사이인 레슬링 대표 심권호의 ‘쫄쫄이 레슬링복’을 입고 심권호와 함께 물을 뿌리는 세리머니를 하는 등 지금도 화제가 되는 재미있는 장면을 직접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었다.그의 '팬 퍼스트' 행보는 시대를 너무 앞서간 나머지 당시엔 ‘가볍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분명한 철학을 갖고 진지하게 말한다. 신태용 감독은 “난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나쁜 게 80, 좋은 게 20이면 좋은 부분 20부터 보려고 한다”면서 “팬서비스에 관해서는 선수 때부터 지금까지도 늘 진심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팬에게는 ‘무한리필’을 해드려야 된다. 축구팬을 존중하고 성심성의껏 대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은경 기자 2023.03.13 07:10
프로농구

변준형·박지훈 "성격·생활 습관 정반대지만, 농구 열정만큼은 의기투합" [IS 인터뷰]

“지훈 형은 방 청소를 깔끔히 해요. 저와는 다르죠. 아, MBTI(성격유형검사)도 완전 정반대에요.” (변준형)“준형이는 INTP이고, 저는 ESFJ예요. 생각해 보니 우리 둘은 성격, 생활 습관 모두 딴판이네요.” (박지훈)최근 안양체육관에서 본지와 만난 프로농구 안양 KGC 가드 듀오 변준형(27·1m85㎝)과 박지훈(28·1m84㎝)은 만나자마자 서로 티격태격했다. 박지훈이 한 살 많지만, 빠른 년생(1월 21일)이라 두 학년이 높다. 변준형이 박지훈에게 장난을 칠 만큼 격의 없이 지내는 사이다. 2018년 KGC 입단 동기인 둘은 숙소 룸메이트이기도 하다.성격부터 생활 습관까지 반대인 변준형과 박지훈이 통하는 부분이 있다면 ‘농구 열정’이다. 둘은 코트에 서기만 하면 의기투합한다. 물불 가리지 않고 몸을 내던진다. 현란한 드리블과 푸싱으로 수비를 무너뜨려 득점에 성공하는 하이라이트 필름 제조기다. 둘 다 올 시즌 커리어 하이(변준형 평균 14점 5.2어시스트, 박지훈 평균 6.6점 2.4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올 시즌 변준형과 박지훈은 경기 막판 결정적인 위닝샷(승리를 결정짓는 슛)으로 특히 조명받는다. 둘은 자신감 있는 공격 시도로 여러 차례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박지훈은 지난해 12월 27일 고양 캐롯전(84-82 승)에서 종료 18초를 남겨놓고 7점을 터뜨리며 화제를 일으켰다. 변준형도 승부처마다 돌파 득점과 3점 슛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4쿼터가 되면 득점력이 폭발하는 박지훈은 ‘4쿼터 사나이’라 불린다. 그는 “4쿼터에 많이 뛰어서 그렇게 된 거 같다”라며 손사래 친 뒤 “김상식 KGC 감독님께서 승부처에 나를 믿고 투입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변준형은 “지고 싶지 않은 마음 덕분이다. 상대를 이기고 싶은 마음에 시도했던 슛이 잘 들어가 위닝샷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KGC 변준형·박지훈 가드 듀오는 지난 시즌 도중 결성됐다. 박지훈이 상무 농구단에서 전역해 팀에 복귀한 이후다. 경기 스타일이 비슷한 둘의 만남에 적지 않은 우려도 있었던 건 사실이다. 둘의 생각은 어땠을까. 박지훈은 “준형이와 리딩과 공격에 각각 집중하는 방법으로 같이 뛴다. 경기 컨디션·작전 상황에 따라 역할을 맡는 편이다. 체력도 아낄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둘은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 듀오인 김선형·최준용(서울 SK) 이관희·이재도(창원 LG) 등과 경쟁한다. 변준형은 “힘은 확실히 우리가 이긴다. 우리가 가장 젊기도 하다. 지훈 형이 밀고 들어오는 힘이 강하다. 스피드는 SK, 슛은 LG가 각각 1위”라고 자신있어했다. 박지훈도 “우리가 힘이 좋다. 준형이와 부딪히면 ‘벽’ 같은 느낌이다. (KGC) 홍삼을 많이 먹은 덕분”이라며 웃었다. KGC는 시즌 초반부터 리그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9연승을 달린 KGC(32승 11패)는 2위 LG(27승 15패)에 4.5경기 차 앞서있다. 김승기 감독, 슈터 전성현(이상 고양 캐롯)이 동시에 팀을 떠났다. 그래도 기량이 좋고 활동량이 많은 선수가 똘똘 뭉쳤다. 변준형은 “경기하면 우리 팀은 나, 지훈 형, 오마리 스펠맨, 렌즈 아반도까지 농구공 4개가 필요하다. 보고 싶은 대로 골라보는 재미”라고 했다.변준형은 5월 상무 입대 전 우승해보는 게 목표다. 박지훈은 농구 인생 처음 우승하는 게 꿈이다. 변준형은 “지훈 형이 농구 시작하면서 우승한 경험이 없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올 시즌 형의 징크스를 깨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훈은 “(문)성곤 형에게 선물 받아 군대에서 사용했던 시계를 준형이에게 물려줬다. 우승 반지와 맞바꾸는 셈”이라며 생긋했다. KGC 상승세 비결은 ‘정신력’과 ‘승부욕’이다. 변준형은 “프로에서는 한 끗 차이인 거 같다. 다들 기술이 수준급이고 농구 잘하는 선수들 아닌가. 정신력에서 승부가 갈린다고 본다”고 짚었다. 박지훈도 “KGC 선수들이 승부욕이 정말 강하다. (다른 팀과) 승부욕 차이에서 KGC가 강한 이유가 드러난다고 본다”고 말했다.큰 경기 경험이 많은 KGC 선수들은 우승에 대한 자신이 있다. 박지훈은 “지금대로 하면 충분히 자신있다. 시즌 중반까지 ‘분위기가 꺾이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리그가 종반으로 향하는) 지금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든다”고 했다. 변준형도 “1라운드부터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더라. 지금처럼 하면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고 했다. 안양=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2.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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