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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영국 축구장에서 새우 샌드위치를 먹으면 안되는 이유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플라스틱 팬(Plastic Fan)’은 잉글랜드에서 가짜 축구 팬을 의미한다. 1960년대 좋은 성적을 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쫓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플라스틱 팬이 등장했다. 맨유에 이어 리버풀FC가 1970~80년대 자국리그와 유럽대항전에서 황금기를 보내자, 가짜 팬은 더 늘어났다.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플라스틱 팬의 절대적인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1992년 프리미어리그(EPL)가 출범했고, 몇 년 후 플라스틱 팬은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다시 한번 이러한 흐름을 주도한 클럽은 맨유였다. 맨유는 90년대 EPL의 절대 강자였다. 아울러 에릭 칸토나, 라이언 긱스, 데이비드 베컴 등이 가진 카리스마, 압도적인 실력과 멋진 외모로 인해 영국 전역에서 맨유를 응원하는 사람이 급속히 늘어났다. 이렇게 맨유가 전국구 팀이 되면서 팬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되자, 이에 따른 부작용도 등장했다. 새로 유입된 팬 중에 상당수가 플라스틱이었던 것이다. 1999년 퍼거슨 감독은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의 분위기에 실망했다고 밝히며, 홈 관중들이 더 큰 소리로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2000년 11월 맨유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우크라이나의 명문 클럽 디나모 키이우와 만났다. 맨유가 챔피언스리그 다음 라운드 진출을 위해서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a must-win game).” 경기는 팽팽히 진행된 끝에 셰링엄의 골로 맨유가 1-0으로 이겼다.하지만 경기 후 주장 로이 킨은 화가 단단히 났다. 그는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홈구장의 일부 팬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킨은 “맨유가 어웨이 경기를 가질 때, 원정 응원 온 팬들은 환상적이다. 하지만 홈에서 경기를 할 때 일부 관중은 경기에 관심도 없고, 응원도 안 한다. 단지 그들은 새우 샌드위치를 먹느라 바쁠 뿐이다”라고 밝혔다. 킨의 유명한 ‘새우 샌드위치’ 발언은 이렇게 탄생했다. 킨은 이렇게 새우 샌드위치를 ‘먹는 사람들(eaters)’과의 전쟁을 선언했고, 잉글랜드 언론은 이들을 ‘새우 샌드위치 여단(prawn sandwich brigade)’이라 칭했다. 다시 말해 새우 샌드위치 여단이란 축구에는 별 관심이 없으나, 경기장의 스카이 박스(sky box)에 앉아 접대를 즐기기 위해 경기장을 방문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다. 따라서 이들은 플라스틱 팬이다. 스카이 박스를 이용하려면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환대)’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일반 입장권보다 훨씬 비싼 이 티켓을 가진 관중은 여러 특혜를 누릴 수 있다. 축구를 보기에 최고의 좌석이 제공되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 중 다양한 음료와 고급 음식도 맛볼 수 있다. 기념품 판매대와 라운지 등을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들은 일반 티켓을 가진 팬보다 구장에 훨씬 오래 머물 수 있는 권리도 갖는다. 구단 입장에서는 새우 샌드위치 여단이 축구에 특별한 관심을 안 보여도, 일반 티켓 소지자들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안겨주기에 이들을 환영한다.로이 킨의 새우 샌드위치 발언이 나온 지 23년이 지났다. 그 사이 EPL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축구리그가 되었고, 맨유, 리버풀 같은 빅 클럽들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EPL 경기장은 더욱더 커지고, 현대화됐으며 입장료는 더 이상 잉글랜드의 노동자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았다. 축구장의 원래 주인이었던 노동자들이 쫓겨난 자리는 중산층과 호스피탈리티 패키지를 구입한 이들로 대체됐다. 해외에서 건너온 부자 관광객들도 이에 가세했다.EPL에는 더 이상 로이 킨 같이 진정한 축구 선수나 팬이 지켜야 할 덕목을 저버렸을 때 직설적으로 이를 비판하는 선수가 없다. 킨의 다혈질 적인 성격은 때때로 그를 곤경에 빠트렸지만, 그는 주장으로서 모든 책임을 다 짊어지는 진정한 리더였다. 더 이상 현대 축구에 킨 같은 선수가 나오지 않을 것을 알기에, 올드 팬들은 예전의 순수했던 축구를 더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10.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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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성탄절 휴전에 벌어진 축구 경기

제1차 세계대전(1914년 7월~1918년 11월)은 영국·프랑스·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1917년 미국 가세)과 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등의 동맹국이 벌인 전쟁이다. 1차 대전 이전의 유럽은 벨 에포크(Belle Époque, 프랑스어로 좋은 시절을 의미)라고 불리는 태평시대였다. 1815년 나폴레옹 전쟁의 종결부터 거의 백 년 동안 유럽에는 큰 전쟁이 없었기 때문이다. 경제와 문화가 발전한 유럽의 평화 시대였던 것이다. 오스트리아-헝가리의 황태자 부부가 사라예보에서 암살당하면서 시작된 1차 대전은 발발 당시만 하더라도 길어야 두세 달이면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낭만주의 시대에 살고 있던 영국·프랑스·독일의 많은 젊은이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싸우고, 전쟁 영웅이 되기 위해 자원입대했다.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입대한 당시 젊은이들은 이 전쟁이 얼마나 참혹하고 오래 걸릴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전쟁은 주로 유럽의 동부 전선과 서부 전선에서 벌어졌다. 광범위하고 거대한 전선이 형성된 동부와는 달리 병력이 빽빽이 들어찬 서부 전선은 참호전(trench warfare)으로 이어졌다. 연합군과 독일군은 서로의 진격을 방지하기 위해 참호를 판 것이다. 참호 앞에는 말뚝에 맨 철조망을 겹겹이 배치했다. 이렇게 1차 대전의 참혹함을 대표하는 참호전이 시작된 것이다. 양측은 방어에 유리한 기관총이나 야포 등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참호 돌파를 위한 효과적인 무기가 없었다. 당시에는 참호 돌파가 가능한 기계화부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격하기 위해 보병이 앞장 섰고, 이들에게는 무자비한 기관총탄 세례가 퍼부어졌다. 따라서 전투 한번 할 때마다 엄청난 인명피해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참호 속에서 지내야 하는 군인들도 괴롭기는 마찬가지였다. 저지대에서 땅을 최소 2m 깊이로 판 참호에는 물이 자주 고였다. 보통 30㎝ 깊이의 물이 고인 참호에 비까지 자주 내려 병사들의 가슴까지 물이 가득 차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참호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적의 총알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참호 안의 물은 오물과 시체 썩은 물로 뒤범벅되어 위생상태가 최악이었다. 여기다 시체를 먹고 크기가 고양이 만큼 커진 쥐떼까지 병사들을 공격했다. 또한 이런 위생 환경에서 발이 오랫동안 젖어 있으면 ‘참호족(trench foot)’에 걸려 썩게 되고 절단으로 이어졌다. 멋쟁이들에게 인기있는 트렌치 코트도 직역하면 ‘참호 코트’라는 의미다. 1차 세계대전 중 참호 속의 혹독한 날씨로부터 영국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트렌치 코트다. 영국 국방성의 승인을 받고 전쟁 중 영국의 토머스 버버리가 개발한 트렌치 코트는 종전 후 많은 이들에게 패션 아이템으로 사랑받게 된다. 참호전이라는 끔찍한 전장 속에 갇혀 있던 병사들은 지쳐갔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1914년에도 겨울이 왔다. 당시 교황이었던 베네딕토 15세는 전쟁 중이던 양측에 “크리스마스 기간만이라도 총성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길게 참호가 구축된 당시 전선에는 “Live and let live(더불어 살다)”라는 관행이 있었다. 이에 따라 불과 수 십~수 백 m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던 양측 군인들은 종종 비공식적인 휴전을 감행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식사를 하거나 전사자의 시신을 치울 때는 서로 총격을 가하지 않는 관행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상호합의 하에 잠시 휴전이 이뤄지면 이들은 참호속의 물을 퍼냈고, 심지어 양측의 참호를 방문해 음식과 담배를 교환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선에도 크리스마스이브가 찾아왔다. 영국군과 독일군은 참호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었고, 촛불을 밝혔다. 한쪽의 군인들이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자, 반대쪽에서 캐롤로 화답하기도 했다. 얼마 후 많은 병사가 참호에서 나왔다. 그렇게 참호 사이 무인지대(no-man's land)에서 만난 그들은 서로 악수하고, 포옹하며 크리스마스를 자축했다. 병사들은 과자, 초컬릿이나 배지 등 기념품을 교환하기도 했다. 입대전에 이발사였던 영국 군인이 독일군의 머리카락을 잘라 줬다는 기록도 있다. 이렇게 1914년 서부 전선 곳곳에서는 크리스마스 휴전(Christmas Truce)이 성사됐다. 일부 전선에서는 병사들이 무인지대를 급히 정리하고 축구 경기까지 벌였다. 스코틀랜드 군인으로 이루어진 팀이 독일팀을 만나 4-1로 이겼다는 기록이 있는가 하면, 독일군이 3-2로 이긴 경기에서 마지막 골은 명백한 오프사이드로 영국군이 불만을 표시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 축구 경기에 관한 소식은 영국군 군의관에 의해 1915년 1월 1일 ‘더 타임스’에 실린다. 양측 병사들이 크리스마스 휴전 중에 벌인 동화 같은 축구 경기 스토리는 그 후 계속해서 회자했다. 영국 작가로 당시 최전방에서 근무했던 로버트 그레이브스는 1962년 이 스토리를 재구성해 발표하기도 했다. 역사 학자들이 바라보는 축구 경기에 관한 진실은 엇갈린다. 당시 제대로 된 축구장이 없던 전선에서 했던 축구는 경기보다는 그저 공차기에 불과했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전쟁 중이던 양측 병사들이 축구 대결을 한 것은 서너 번에 불구하고, 이날 벌어진 대부분의 축구는 영국군 내에서 벌어졌다는 말도 있다. 이렇게 전선에 있던 병사들이 휴전을 감행하자, 후방에 있던 양측 군 수뇌부는 격분했다고 한다. 이들은 적과 친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참호에 있는 부대의 전환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비공식 휴전을 엄격히 금지했다. 따라서 1914년과 같은 대대적인 휴전은 그 후 벌어지지 않았다. 최근 뉴스를 보면,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크리스마스 휴전’을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러시아가 이를 거부하자, 우크라이나도 강경 자세로 돌아섰다. 1914년 영국군을 위시한 연합군과 독일군이 보여준 휴머니즘이 그리워지는 것은 필자 혼자만의 생각인지 궁금하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12.21 07:00
스포츠일반

금메달 따던 10세 체조선수 가족 몰살…"러 만행 잊지 않겠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집중 포격으로 10세 체조 선수와 그 가족이 모두 사망했다.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메트로는 “우크라이나 국가대표를 꿈꾸며 운동에 매진해온 체조 선수 카타리나 디아첸코(10)와 그의 가족이 러시아의 잔혹한 포격에 모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우크라이나 마리우풀에 거주하던 카타리나는 지난달 22일 러시아 공격으로 카타리나 집이 붕괴돼 아버지와 함께 사망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카타리나는 어머니의 눈앞에서 무너진 벽에 깔려 숨졌다.카타리나의 어머니와 남동생은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송된 병원도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붕괴하면서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생전 카타리나는 각종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체조 선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우크라이나 체조 연맹 대변인은 “카타리나는 웃음이 많고 착하고 똑똑한 아이였다”며 “우크라이나의 전통 체조 경기인 데리우기나컵에 출전하기 위해 연습 중이었다”고 전했다.이어 “러시아가 저지른 끔찍한 일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어딘가에 숨어 있을 다른 체조 선수들의 안전도 걱정스럽다”고 했다.제26회 데리우기나컵은 원래 지난 3월13일부터 16일까지 키이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전쟁으로 인해 취소됐다.마리우폴은 최근 몇 주간 러시아군의 공격이 집중된 지역으로 현재 물과 음식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전기, 인터넷 통신 등에 접근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국제 인권 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전쟁 발생 전 마리우폴에는 50만명이 살고 있었으며, 현재 약 10만~13만명의 시민들이 이 도시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난을 원하는 사람은 마리우폴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도 인도적 원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2022.04.07 09:27
연예

‘부활’ 구수환 감독, 우크라이나 어린이·여성 폴란드 탈출 돕기 나서

영화 ‘부활’ 구수환 감독이 전쟁으로 시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이태석 재단은 최근 우크라이나 어린이와 여성을 폴란드 바르샤바까지 탈출시키는 사람을 돕고자 긴급 구호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의 도화선이 된 주인공은 아르멘 멜리키안 씨다. 미국 시민권자인 그는 약 1년 전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사업을 해오고 있었다. 그는 전쟁이 발발했지만,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않고 아이들과 여성을 승용차를 이용해 폴란드와 헝가리로 탈출시키고 있다. 3월 우크라이나 남성들은 총동원령으로 국경을 넘을 수 없다. 때문에 국경 출입이 가능한 외국인들이 탈출을 돕고 있다. 아르멘멜리키안 씨는 하루 1500km가 넘는 길을 오가며 지금까지 100명이 넘는 아이들과 여성을 탈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구수환 감독은 “목숨을 걸고 돕고 있다는 확신 때문에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 ‘쉰들러 리스트’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아르멘멜리키안 씨는 "아직은 살아 있지만, 상황이 정말 악화하고 있다" 며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까지 운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지만, 임산부와 아이들 3명이 친구 지하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기에 간다“는 문자를 남기고 우크라이나로 떠났다. 구수환 감독은 “자신의 가족을 구하는 것도 아닌데 목숨을 거는 것은 주민들의 고통과 두려움을 공감하지 못 하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후원금을 전달했다. 아르멘멜리키안 씨는 21일 후원금으로 차량을 산 후 사진과 감사의 글을 보내왔다. 또한 이태석 재단은 병원이 폭격을 당해 의료장비가 없다는 소식을 듣고 주사기와 지혈제를 등 의약품을 23일 항공편으로 현지에 보낼 계획이다. 그리고 텐트와 침낭 옷 음식을 마련할 수 있도록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구수환 감독은 "앞으로도 재난이나 긴급한 구호가 필요한 일이 있을 때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며 "후원금에 담겨있는 따뜻한 마음이 잘 전달되도록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2022.03.22 08:56
스포츠일반

독도에 이어 한복까지…올림픽마다 반복되는 역사 문제

아시아에서 열리는 올림픽마다 '역사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2008년 8월 개막한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지린성 옌볜 가무단 여성 100여명이 한복을 입고 아리랑을 배경으로 부채와 장구춤을 선보여 '문화공정' 논란에 불을 지폈다. 문화공정은 게임이나 음식을 비롯한 각종 문화산업에서 한국의 전통을 중국의 전통이라고 주장하는 걸 말한다. 동북공정(東北工程)에서 파생된 단어로 동북공정은 과거 동북 3성(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지역에서 일어났던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중국 역사로 편입하려고 했던 시도를 의미한다. 올림픽 문화공정 논란은 14년 만에 재연됐다. 중국은 지난 4일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중국 소수 민족을 소개하며 한복 입은 여성을 내보냈다. 보는 이에 따라 한복의 역사가 중국의 역사라고 해석할 여지가 충분했다. 개막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한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도 "중국 측에서는 조선족이 소수 민족 중 하나라고 한 건데, 양국 관계에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계했다. 중국은 2011년 아리랑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올렸고, 지난해 7월에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 한복을 '중국 전통 의상인 한푸(漢服)에서 기원했다'는 내용을 등록하기도 했다. 이밖에 김치, 판소리 등도 자국 문화라고 주장한다.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7월 개막한 도쿄 하계올림픽에서는 독도 표기 논란이 벌어졌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실린 성화 봉송 지도에 독도를 포함했다. 당시 외교부가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 공사를 초치하며 강력히 대응했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초치는 상대국 외교관을 외교 당국 사무실로 부르는 공개적인 항의다.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인 것처럼 표기했다가 우크라이나의 항의를 받고 수정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중재자 역할을 기대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독도 표기에 대해 '지형학적 표현이며 정치적 의도가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며 사실상 일본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올림픽 역사 논란은 반복되지만, 해결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이기흥 회장은 독도 표기 논란이 벌어졌을 때 유승민 IOC 선수위원과 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를 방문,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나보려고 했다. 하지만 일정상의 문제 등으로 불발됐다. 이기흥 회장은 당시 "중국이나 러시아와 함께 협력 체계를 구축하려고 하는데 우리보다 그쪽에선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볼더링 3번 과제에서 욱일기를 형상한 인공 구조물을 사용하는 등 대회 기간 끊임 없이 역사 논란으로 잡음을 일으켰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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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부' 루미코, 김정민에게 "제발 요리 좀 해달라"

국제 남편 니키타가 오랜만에 '국제부부'를 찾는다. 11일 방송되는 MBN '한국에 반하다-국제부부'에서는 식(食)과 관련된 국제부부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국 음식에 대한 외국인 아내들의 솔직한 입담이 눈길을 끈다. 러시아 미호는 매움을 강조하고 벨라루스 알리오나는 요리에 얼음이 사용되는 것이 신기했다고 말한다. 특히 탄수화물에 진심인 한국 음식과 관련된 출연진의 일화가 재미를 더한다. 그런가 하면 우크라이나 국제 남편 니키타가 등장해 아침을 준비한다. 주방으로 향한 그는 엄마에게 전화까지 걸어가며 보르시(비트 뿌리를 넣고 끓여 붉은색을 띠는 우크라이나식 수프)를 만드는 데 열중한다. 이를 지켜보던 김정민이 "내가 저럴까 봐 요리를 안 하는 거야, 일이 커지잖아"라고 말했다. 김정민의 아내 루미코는 "저래도 되니까 제발 요리 좀 해주세요"라며 현실 부부 케미스트리로 웃음을 유발한다고 해 본 방송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반면 니키타는 우크라이나 음식을 못 먹는 아내를 위해 미카엘 셰프를 찾아간다. 미카엘 셰프는 니키타 아내의 입맛에 딱 맞는 퓨전 음식 레시피를 공개, 출연진은 퓨전 요리 한 상차림에 눈을 떼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니키타의 사랑이 듬뿍 담긴 퓨전 요리 한 상차림에 과연 아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방송은 11일 오후 11시. 김진석 기자 kim.jinseok1@jtbc.co.kr 2021.08.09 09:33
연예

'더 짠내투어' 박명수·한혜진, 꽉 찬 투어로 금뱃지 쟁취할까

박명수와 한혜진이 '알.쓸.티.모' 투어를 선보인다.26일 오후 11시 방송되는 tvN '더 짠내투어'에서는 박명수와 한혜진의 흥미진진한 모스크바 투어가 알찬 일정으로 절정의 재미를 선사한다.지난주에 이어 공개되는 박명'수'와 한혜'진', '수와 진' 짝꿍투어는 다채로운 일정과 살뜰한 설명은 기본, 짝꿍 설계자들의 유쾌한 케미가 더해져 이목을 사로잡는다.'알아두면 쓸모있는 TMI 모스크바' 투어를 콘셉트로 잡은 박명수와 한혜진은 오늘 방송에서도 박학다식한 면모를 뽐내 눈길을 끈다. 크렘린 궁전 내부의 다양한 상징물들에 대해 거침없는 설명을 쏟아내는가 하면, 이동 중인 지하철 안에서도 역사 지식들을 귀에 쏙쏙 들어오게 전달하며 '알쓸신잡' 만큼이나 유익한 '알쓸티모'를 선보인다.현지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이즈마일로프 시장의 다양한 볼거리로 멤버들의 호응을 얻은 '수와 진' 투어는 1인당 4만5천 원 정도의 실내 스카이다이빙 체험을 위한 가심비 미션을 진행해 쫄깃함을 더한다. 멤버들이 1개씩 고른 인형 속의 인형 '마트료시카'의 총합이 45개를 넘어야 하는 긴장감 넘치는 미션에 도전한다.러시아를 대표하는 꼬치구이 '샤슬릭' 맛집과 우크라이나 전통요리 '살로(돼지비계 훈제)' 음식점을 찾아가 어느 때보다 풍성한 식사를 만끽한다. 총무 역할을 맡은 박명수는 "징벌방 갈 생각으로 일한다. 사상 최대로 음식을 시켜보겠다"며 과감하게 요리를 주문해 놀라움을 자아낼 전망이다. 실제로 박명수는 과도한 지출로 징벌방 위기에 직면, 어떤 운명을 맞게 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연출을 맡은 안제민 PD는 "박명수와 한혜진은 '알쓸티모'에 걸맞은 꽉 찬 투어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수와 진'의 아웅다웅하면서도 서로를 배려하는 훈훈한 케미는 물론, N행시 퍼레이드 등 멤버들이 전하는 소소한 즐거움도 관전 포인트"라고 전했다.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2019.08.26 09:52
경제

‘2048’ 연중 최고치 경신한 코스피, 연말 2300갈까?

코스피 지수가 2050선에 육박하며 연중 최고치를 또 다시 갈아치웠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매수가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코스피 지수는 28일 전 거래일(2033.85)보다 14.96포인트(0.74%) 오른 2048.81에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는 2.11포인트(0.10%) 오른 2035.96에 출발한 후 상승폭을 확대했다. 장중 한때 205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장 마감을 앞두고 소폭 밀려났다. 코스피지수가 205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2월초 이후 처음이다. 약 8개월 만에 박스권 상단이 깨진 것이다. 중동 가자지구 및 우크라이나 정세 불안 등으로 지난 주말 뉴욕 증시가 하락 마감했으나,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부양 기대감이 이를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은행과 전기가스, 증권, 건설, 금융, 통신, 철강·금속, 운수창고, 보험, 유통업종 등의 오름폭이 특히 컸다. 모두 최경환 경제팀의 확장정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이다. 반면 의료정밀, 비금속광물, 섬유·의복, 종이·목재, 의약품, 음식료품, 전기·전자, 기계, 제조업종 등은 하락했다.이처럼 코스피지수가 호조를 보이는 것은 상반기 지수 상승에 악재가 됐던 이슈가 하나둘씩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우선 국내 코스피에 가장 큰 악재였던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바닥을 찍고 둔화세를 벗어나고 있는 데다 원화강세가 진정세를 보이고, 최경환 경제팀의 배당강화로 외국인 자금의 유입세도 늘어났다. 이처럼 코스피가 살아나면서 하반기 국내 증시가 23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 사이에 코스피지수가 23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이 양적완화를 조정한다는 움직임과 배당에 대한 기대감 등이 현재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기대했다. 2014.07.28 16:52
축구

유로 2012, ‘점쟁이 문어’ 이어 ‘예언돼지’ 등장?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가 개막하면서 '제2의 파울'이 되기 위한 유럽 각 국 동물들의 '예언 경쟁'이 뜨겁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경기 결과를 예측해 모두 적중했던 독일 점쟁이 문어 '파울'의 대를 이을 후계자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로이터는 11일(한국시간) "대회 주최국 우크라이나에서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돼지 푼티크가 등장했다"고 전했다. 수도 키예프 중심부의 유로2012 팬존에 있는 푼티크는 대결을 펼칠 두 나라의 국기가 꽂혀있는 음식을 선택하는 방법으로 결과를 예측한다. 매일 오후 4시에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데 11일까지 치른 조별예선 6경기 가운데 4경기를 맞혔다. 특히 B조 덴마크-네덜란드 경기에서 덴마크의 승리를 예측하고 적중해 화제를 모았다.공동개최국 폴란드에서는 인도산 33살 코끼리 시타가 유로2012 경기 결과를 예언하고 있다. 시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2011~20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적중해 주목받은 '예언가 코끼리'다.그밖에도 우크라이나에서 또다른 '점쟁이 동물' 족제비가 관심을 모았고, 네덜란드 코끼리, 영국 라마 등도 저마다 예측 경력을 자랑하며 유로2012의 '새로운 예언가 스타'를 꿈꾸고 있다. 포르투갈 수도 포르투의 아쿠리아움에 있는 문어 파울루스는 정확한 예언 적중을 위해 지난 겨울 동물원 측의 맹훈련을 받았다. 한편 남아공 월드컵에서 신들린 예언으로 이름을 떨친 파울은 자신의 수명을 다한 뒤 그해 10월 세상을 떠났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2.06.11 14:26
연예

[핫존] 평균 키 187cm 엑스파이브 “‘귀족돌’ 유지 어려워요”

아이돌 그룹 엑스파이브(건·태풍·해원·진·설후)가 데뷔 10개월 만에 '3세대 한류 아이돌'에 올라섰다. 데뷔 후 일본·중국·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을 돌며 해외 활동에 주력한 성과다. 해외에만 두 달 가까이 체류했고 지난 12월에는 일본에서 일주일이 넘게 공연했다. 톱 한류 스타 뺨치는 스케줄을 소화 중이다. 이제 막 첫 미니앨범 '데인저러스'를 발표한 신인 그룹치곤 상승세가 놀랍다. 엑스파이브는 "선배들의 인기에 편승했다. 운이 좋았다"면서도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올해에는 국내에서 1등을 하고, 해외 활동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3세대 한류 아이돌'로 불리고 있다."아직은 많이 모자란다. 선배들과 합동 공연을 하면서 우리를 홍보할 기회가 많았다. 지난해에는 KBS '뮤직뱅크'를 따라서 도쿄돔에 섰다.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서는 5000명의 관객 앞에서 공연했다. 그러는 사이 우리 인기도 자연스럽게 올라간 것 같다. 지금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도 공연 섭외가 온다고 한다. 우리도 깜짝 놀란다."(건)-인기 요인은 뭘까."90% 이상은 선배 덕분이다. 선배들이 K-POP을 잘 소개한 덕분에 우리가 쉽게 진출할 수 있었다. 엑스파이브 만의 독특한 스타일도 반응이 꽤 좋다. 대부분의 아이돌이 밝고 명랑한데 우리는 시크하고, 거칠다. 큰 키(평균 신장 187cm)도 인기에 한 몫했다."(태풍)-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은."언어가 가장 중요하다. 같은 소속사의 대국남아 선배들은 일본어를 굉장히 잘한다. 공연 중간에 팬들하고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데 마냥 부러웠다. 우리는 준비한 노래와 춤 말고는 아직 보여드릴 것이 없다. 대화가 없으니 팬들과 벽이 생기더라."(진)-한국 활동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있다."아니다. 한국 활동이 먼저다. 해외에 나가더라도 한국에서 먼저 인정을 받자고 약속했다. 음악 프로그램 정상을 차지하면 외국에서 후회 없이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설후)-해외에서 고생한 경험은."음식 때문에 힘들었다. 한 번은 중화권에서 전통 음식을 차려주셨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먹을 수가 없었다. 발효시킨 두부였다. 냄새가 너무 심했다. 또 닭요리를 시켜주셨는데 닭의 붉은 벼슬이 그대로 보였다. 닭과 눈이 마주치고 난 뒤에 죽어도 못 먹겠다고 버텼다. 결국 샌드위치와 콜라만 먹고 돌아왔다. 앞으로 조금씩 적응해나가야겠지."(해원)-해외 나가면 뭐하고 노나."현지 적응을 위해 고통스러운 게임을 즐긴다. 일본에서는 돈가스를 먹으러 가서 겨자 먹기 복불복을 한다. 편의점에서는 민티야라는 박하맛 사탕을 사서, 한꺼번에 10개 먹기 게임을 한다. 한 번은 내가 두 번 연속 걸렸는데 먹고 토했다."(건)-공연해보고 싶은 곳은."러시아가 좋겠다. 내가 중1 때, 1년 정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살았다. 아버지 사업 때문에 6년 정도 러시아·우크라이나·투르크메니스탄을 돌았는데 그 사이 러시아어를 익혔다. 빨리 써먹어보고 싶다."(해원)-이성 친구에게 관심이 많을 때다."여자 친구도 사귀고, 여자 이야기도 많이 할 때인데 불가능하다. 일단 휴대폰이 없다. 팀폰이 있는데, 집이랑 회사에만 통화가 가능하다. 소속사에서 통화 내역서를 뽑아서 확인할 정도다. 스케줄이 없을 때도 헬스장과 숙소 밖에는 못 다닌다."(태풍)-숙소 생활에 어려움은 없나. "청소가 골치였는데 이제는 책임제가 자리를 잡았다. 한 명이 일을 하지 않으면 바로 티가 나기 때문에 군말이 없어도 잘 돌아간다. 리더인 내가 화장실 청소를 맡았는데 군소리가 있을 수 없다."(건)-2011년 신인상 수상에는 실패했다."사실 많이 아쉽다. 하지만 1년 만에 끝나는 승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웃는자가 승자라고 생각한다. 곧 엑스파이브의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해원) -이번 미니 앨범 활동은 만족스러웠나."현재 가요계는 밝은 음악이 대세다. 우리도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대세를 따라가기보다 우리만의 강렬함을 더 살리기로 했다. 대세에 타협하지 않는 엑스파이브의 음악이 어느 정도는 팬들에게 인식된 것 같다."(설후)-'귀족돌'이라는 별칭을 얻었다."우리가 사실 얼굴 관리에 엄청 신경을 쓰는데 그 때문인 것 같다. 아이크림부터 수분크림·에센스·알로에까지 부위별로 빠지지 않고 화장품을 다 갖췄다. 걸음걸이가 고급스럽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모델 포스가 난다고 하시는데 감사하다."(진)-엑스파이브의 목표는."원래는 도쿄돔에서 공연하는 것이었다. 동방신기 선배들이 공연하는 것을 보면서 '언젠간 우리도 꼭 저 무대에 서자'고 다짐했다. 근데 '뮤직뱅크'를 따라가면서 데뷔 한 달 만에 꿈을 이뤘다. 지금 일본에서 단독 공연을 하면 1000석 정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그 숫자를 열배로 만드는 것이 새 목표다."(건) 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 사진=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 제공 2012.01.2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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