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IS 포커스] 전방향 목례+12구 승부+마운드 셀피...이정후, 여운 남긴 홈 고별전
이정후(25)가 KBO리그 복귀전이자, 고별전을 치렀다. 키움팬과 뜨거운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정후는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고척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소속팀 키움이 5-3으로 앞선 8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수종의 대타로 타석에 나섰다. 키움은 앞선 상황에서 임지열이 재역전 투런홈런을 치며 홈팬을 열광시켰다. 열기가 채 가시가 전, 이정후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고 함성은 더 커졌다. 타석에 선 이정후는 1루·홈·3루 쪽 관중을 향해 차례로 모자를 벗어 인사를 전했다. 이어진 승부. 공교롭게도 마운드엔 올 시즌 초까지 한솥밥을 먹다가 삼성으로 이적한 김태훈이 있었다.
이정후는 최선을 다했다. 볼카운트 3볼-2스트라이크에서 6구 연속 파울을 치며 12구 승부를 끌어냈다. 스윙 한 번, 한 번에 관중은 열광했다. 결과는 내야 땅볼. 우편향 수비 시프트가 가동됐고, 잘 맞은 타구가 내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이정후를 향해 큰 박수가 쏟아졌다. 이정후는 지난 7월 22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수비 중 왼쪽 발목 통증을 호소했다. 스스로 트레이닝 파크에 콜을 해 부축을 받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검진 결과 발목 힘줄을 감싸는 신전지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 불가피했다. 재활 치료 기간만 3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술 뒤 재활 치료를 병행한 이정후는 지난달 초 1군에 합류했다. 엔트리에도 등록됐다. 예상보다 빠른 복귀였다.
이후 전날(9일)까지 출전은 하지 않았다. 현재 이정후는 프리배팅까지 소화했다. 통상적으로 프리배팅 뒤 라이브 배팅, 2군 실전 경기 출전을 거쳐 문제가 없을 때 1군에 복귀한다. 결국 이정후의 1군 복귀와 이날(10일) 삼성전 출전은 팬 서비스 차원이다. 이정후는 올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들긴다. 현지 언론도 그를 향해 관심을 높이고 있다. 최근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단장이 고척돔을 찾기도 했다.10일 삼성전은 키움의 올 시즌 홈 마지막 경기였다. 이정후에겐 '흰색' 키움 유니폼을 입고 고척돔에 나서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었다. 그는 7시즌(2017~2023) 동안 성원한 팬들을 위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라운드에 섰다. 키움은 5-3으로 승리하며 홈 최종전을 찾은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경기 뒤 홍원기 감독 이하 선수단은 1루 쪽 홈팬들 앞에서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전광판에는 지난 7시즌, 이정후의 활약을 담은 영상이 흘러나왔다. '다시 함께 뛰자'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일종의 송별회였다. 영상이 끝난 뒤 이정후는 마이크를 잡았고, 팬들을 향해 직접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후 몇몇 친한 동료들과 마운드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정후는 "어제부터 경기에 나서기 전까지 굉장히 긴장했다. 타석에 들어간 뒤 긴장이 풀렸다. 홈에서 내 마지막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며 뭉클한 마음을 느꼈다. 지난 7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더 긴 야구 인생이 남았지만, 내가 처음 시작했던 키움에서의 이 7년은 가슴속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1 0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