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미일 포스팅 시스템 개정, 한국은 어떻게 되나
류현진(LA 다저스)은 2573만 달러(약 272억 원)를 원소속구단 한화에 안기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만약 류현진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를 보유한 팀이 이적료로 최대 2000만 달러(211억 원)밖에 받을 수 없다면 메이저리그행을 허락할 수 있을까. 지금 이 같은 논쟁이 일본프로야구에서 벌어지고 있다. 라쿠텐이 2000만 달러만 받고 일본 최고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25)를 메이저리그로 보내줘야 하는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는 최근 포스팅 금액 상한선을 2000만 달러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종전까지는 일본도 현행 한국처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경쟁 입찰해 가장 많은 금액을 적어낸 팀이 해당 선수에 대한 독점 협상권을 가졌다. 이러다 보니 머니 게임이 불가피해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갔다. 자금력에서 밀리는 구단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꿨다. 규정 변경은 과도한 이적료 출혈을 줄이는 동시에 스몰 마켓 팀에도 영입 기회를 주자는 것이 핵심이다. 규정이 바뀌면 일본 구단은 손해를 보고, 메이저리그 구단과 선수는 이득을 얻는다. 선수는 협상 창구가 단일화된 종전과 달리 최대 금액을 적어낸 모든 구단과 협상을 할 수 있어 원하는 연봉을 받아내기에 유리하다. 사실상 FA(프리 에이전트)나 다름 없다. 당장 다나카의 포스팅을 앞둔 라쿠텐이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됐다. 다르빗슈 유(텍사스)와 마쓰자카 다이스케(뉴욕 메츠)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서 전소속구단 니혼햄과 세이부는 각각 5170만 달러(546억 원), 5110만 달러(540억 원)를 받았다. 이가와 게이(오릭스)도 입찰액이 2600만 달러였다. 라쿠텐은 다나카의 가치가 다르빗슈에게 버금간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고작 2000만 달러에 보내줄 순 없다는 입장이다. 역시 메이저리그와 포스팅 시스템 협정을 맺은 한국프로야구는 아직까지 개정 움직임이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메이저리그가 규정을 바꾸자는 제안을 하지도 않았다. 정금조 KBO 운영기획부장은 "제안이 오더라도 한국과 일본의 포스팅 시스템은 다를 수밖에 없다. 환경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일본프로야구는 연차에 상관없이 포스팅에 참가할 수 있다. 매년 포스팅이 이뤄지고 몇몇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다. 한국프로야구는 다르다. 포스팅 자격을 얻으려면 7년을 채워야해 사례가 별로 없다. 정 부장은 "일본은 선수를 위해 구단이 손해를 감수하는 쪽으로 바뀐 것 같은데, 구단의 희생을 강요하기란 쉽지 않다. 선수와 구단의 유·불리를 골고루 따져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2013.12.09 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