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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투수 윤석민 골프 도전...성공한다면 대단한 성취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와 국가대표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다 지난해 은퇴한 윤석민(34)이 “프로골프에 도전한다”고 22일 발표했다. 내년 2부 투어에 도전하기로 했고 스폰서도 얻었다. 유튜브의 윤석민 동영상을 보면 드라이버로 300야드를 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운동해서 하체와 허리를 쓰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장타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체력과 운동신경, 눈과 손의 조화가 뛰어난 스타 출신들은 골프를 하면 다들 장타를 치고 70대 중·후반까지는 어렵지 않게 스코어를 내린다. 프로골프에 도전한 선수가 많다. 홈런 타자 마크 맥과이어는 은퇴 후 프로골퍼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투어 프로보다 50야드 이상을 멀리 치니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봤다. 골프광이었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은퇴 후 프로골퍼가 되고 싶어했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프로 골퍼를 목표로 타이거 우즈를 가르쳤던 헹크헤이니의 레슨을 받았다. 헤이니는 “역대 최고의 선수가 펠프스”라고 칭찬했다. 테니스의 이반 렌들 등도 프로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다들 발전이 더뎠다. 국내에서도 쇼트트랙 전이경, 리듬체조 신수지, 유도 김민수 등이 도전했는데 잘 안 됐다. 윤석민은 투수 출신이라 유리하다. 아이스하키 대표 출신으로 KPGA 정회원이 된 이경철은 “야구 투수와 풋볼 쿼터백, 아이스하키 선수가 골프 스윙과 비슷한 동작을 하기 때문에 종목 전환에 유리하다. 농구 선수 출신은 손목에 스냅을 걸기 때문에 훅이나 슬라이스가 난다”고 했다. 성공사례도 있다. 프로야구 쌍방울에서 투수를 하던 방극천은 KPGA 투어 프로가 됐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야구를 하던 김위중은 KPGA 투어에서 2승을 거뒀다. 방극천은 “투수는 타자와의 승부를 펼치므로 멘털이 뛰어나다. 골프는 공을 때리는 것이 아니라 갖고 놀아야 하는데 투수는 그 손 감각이 있다. 골프는 홀에 넣는 게임이고 투수는 골프 미트라는 한 지점을 향해 던지는 점이 유사하다”고 말했다. 스포츠 스타를 비롯한 셀럽이 참가하는 LPGA 투어 다이아몬드 리조트 대회엔 아마추어 참가자 절반이 야구 선수고 투수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레그 매덕스, 저스틴 벌랜더, 톰 글래빈, 데릭 로우, 팀 웨이크필드, 에릭 가니에 등이 참가했다. 존 스몰츠와 마크 멀더는 우승후보였다. 지난해 LPGA 다이아몬드 리조트 우승자인 지은희는 “함께 경기해보니 메이저리그 출신 야구 선수들 대부분 장타자인 데다 아이언과 쇼트 게임도 좋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자 프로와 겨루기엔 부족하다고 봤다. 지은희는 “한 홀에서 와장창 무너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위중은 “힘 조절이나 거리 감각 등이 골프가 야구보다 민감하다. 칩샷 등 쇼트 게임 감각은 웬만한 연습으로 마스터하기 쉽지 않다. 야구는 단체 운동이고 골프는 개인 운동이다. 투수는 혼자 싸우는 포지션이라고 해도 동료들에게 어느 정도 기댈 수 있다. 골프는 철저히 혼자다. 또한 꾸준히 잘해야 한다. 한 번 실수하면 완전히 끝나 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미식 풋볼팀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전 쿼터백인 토니 로모는 스타 선수 출신 중 골프 실력이 가장 뛰어난 인물 중 하나로 평가된다. US오픈 2차 예선까지 나갔다. 로모는 “다른 스포츠를 잘했다고 해서 골프의 최고 수준으로 경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며 "골프를 즐길 뿐”이라고 했다. 김위중은 “윤석민은 다른 투수 출신 선수에 비교해서도 스윙이 깔끔하고 리듬감이 매우 좋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평했다. 그렇다 해도 34세 윤석민이 프로 골퍼로 성공한다면 대단한 성취가 될 것이라고 골프계는 본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sung.hojun@joongang.co.kr 2020.12.23 13:15
야구

[프로야구 개막 D-4] 만년 10위? 이제는 유력 '다크호스' 후보

창단 후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kt는 올해 내부적으로 기대감이 가득하다. '더 이상 10위는 곤란한다'는 위기감으로 전력을 보강해서다. 외부에선 '다크호스 후보'로 손꼽힌다. '무서운 신인' 강백호 등장 올 시즌 kt는 팀 성적과는 별개로 강백호의 활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 1순위다. 신인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힌 강백호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시범경기 5경기에서 기대했던 장타는 2루타 1개밖에 없었지만 타율은 0.429(14타수 6안타)로 높다. 18일 롯데전에서 9회 말 끝내기 안타도 쳤다. 김진욱 감독은 "여느 신인과 비교하면 분명 한 수 위의 기량이다"고 했다. 아마시절 투수, 포수, 1루수를 본 그는 kt에서 좌익수를 맡는다. 타구 판단 등에 있어 아직 경험이 부족하나, 동영상을 찾아보며 보완하고 있다. 로하스(중견수)-유한준(우익수)이 지키는 외야에서 강백호는 하준호, 오정복, 전민수, 오태곤 등을 제치고 시즌 초반 좌익수로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또 지난해 100경기 이상 나서 타율 0.300, 0.287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인 정현과 심우준의 유격수 경쟁도 뜨겁다. 황재균, 니퍼트 영입 효과는? FA(프리에이전트) 황재균을 총 88억원에 붙잡고, 취약 포지션을 보강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1년 만에 접고 돌아왔지만 kt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한층 끌어올릴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장타력을 선보여 4번타자 윤석민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3년째 주장을 맡는 박경수는 FA를 앞둬 좋은 활약이 예상된다.마운드에서 가장 큰 보강은 로치 대신 선택한 니퍼트의 영입이다. 니퍼트는 두산에서 7년간 활약하며 외국인 최다승(94승) 기록을 갖고 있는 효자 선수다. 선수단과 융합도 뛰어나다.다만 지난해 14승(8패)을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4.06으로 다소 높은 편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선 어깨 통증으로 실전 등판이 없었다. 시범경기도 건너뛰고 이번 주 대학 팀과 2군 경기에 등판 예정이다. 구단에서 '큰 부상은 아니다'고 하지만 우려도 따라붙는게 사실. 그래도 kt는 지난해 방어율왕 피어밴드와 막강 원투펀치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3선발은 고영표이 맡는다. 주권, 금민철, 류희운 등이 경쟁하는 나머지 토종 선발진의 활약이 뒤따라야 한다. 뒷문은 여전히 김재윤이 지킨다. 이형석 기자 2018.03.20 06:00
야구

'울보'가 된 니퍼트, 아내·두산·목표를 얘기하다

"여보 사랑해."두산 니퍼트(35)가 최우수선수(MVP) 인터뷰 도중 뒤편에 앉아 있는 아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고는 한국말로 또렷하게 "여보 사랑해"라고 말했다. 203㎝의 '키다리 아저씨'가 이날만큼은 울보가 됐다.니퍼트는 1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KBO 리그 시상식의 최고 주인공이었다. 다승(22승), 평균자책점(2.95), 승률(0.880, 22승 3패) 1위로 3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시상식의 하이라이트 MVP 발표만 남겨 놨고, 최종 후보는 2명으로 압축됐다. 잠시 뒤 수상자로 니퍼트의 이름이 호명됐다. 그는 816점 만점에 642점을 얻어 타율(0.376)과 타점(144개), 최다안타(195개) 1위를 차지한 최형우(삼성·530점)를 112점 차로 제치고 MVP를 수상했다. 니퍼트는 "쟁쟁한 MVP 후보들이 있는 데다 선발투수가 MVP를 받는 게 쉽지 않아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투수 MVP는 2011년 윤석민(KIA)에 이어 5년 만이고, 외국인 선수로는 우즈(1998년), 리오스(2007년), 테임즈(2015년)에 이어 네 번째다.KBO는 올 시즌부터 MVP 투표를 1위부터 5위까지 다섯 선수에게 8점, 4점, 3점, 2점, 1점을 각각 부여해 합산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니퍼트는 역대 외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승 타이, 역대 최소 경기 20승, 팀 통합 우승 등이 플러스 요소로 작용했다.니퍼트는 이날 투수 3개 부문과 MVP 수상으로 두 차례 무대 단상에 올랐는데 모두 눈물을 보였다. 그는 "팀 동료들을 향해 흘리는 눈물이다.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생업으로 삼을 수 있는 자체가 매 순간 감사한데 이런 자리에서 상까지 받게 돼 고맙다"고 말했다.니퍼트는 특히 '아내'와 '두산'에 여러 차례 감사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 한국인 여성과 결혼식을 올린 그는 당초 10일 발리로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상식 참가를 위해 일정을 앞당겼고, 이날 아내와 함께 시상식에 참석했다. 아내는 니퍼트가 무대에 서 있는 동안 휴대전화로 사진과 동영상을 연신 찍었다.니퍼트는 아내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드러냈다. "나와 아내를 향한 인터넷 댓글을 봤는데 나쁜 내용이 많았다. 당사자인 나는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전처와 두 자녀를 두고 한국인 여성과 재혼한 것에 대한 팬들의 악성 댓글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니퍼트는 외국인 선수로 KBO 리그에서 벌써 6시즌째 뛰고 있다. 그는 "나처럼 나이가 조금씩 들어 가는 선수가 이렇게 완벽한 팀에서 뛴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KBO 리그에서 성공적으로 활약한 것은 훌륭한 팀과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산이 아니라 다른 팀이었다면 이런 업적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고 고마움을 전했다.니퍼트는 미국 오하이오주 빌스빌이라는 아주 작은 시골 마을 출신이다. 어릴 때 "너는 (훌륭한 프로야구 선수를) 해내지 못할 것이다"는 얘기를 들으면서도 꿈을 키웠다. 그는 한국 무대에서 '성공 신화'를 썼다. 최고 영예의 상을 받았고, 내년이면 KBO 리그 장수 외국인 선수 중 1명이 된다. 지금까진 1999~2002년, 2004~2006년 한화에서 7시즌을 뛴 데이비스가 가장 오랫동안 한국 땅을 밟았다.니퍼트는 "KBO 리그가 나의 커리어를 연장해 줬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의 소중한 부분이다"며 "올 시즌을 돌아보며 '잘했다'고 말하면 뭔가 포기하는 기분이다. 내년에 더 잘하겠다. 매일 거울 앞에서 '오늘 열심히 했다'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아직 두산에 제공할 게 많다"고 얘기했다. 이형석 기자 2016.11.14 17:43
야구

류중일 감독 “2010년대, 삼성 시대 위해”

변수가 많은 2013년 프로야구. 삼성은 변함없는 강자로 남고 싶은 마음이다. 류중일(50) 삼성 감독은 9일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내가 그동안 '2010년대를 삼성의 시대로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구단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KS) 3연패에 대한 의욕이다. 류 감독은 조심스러우면서도 자신감에 차 있다. 그는 "KIA는 부상만 없으면 우승에 도절할 수 있는 전력이다. 두산도 그렇다. SK도 6년 연속 KS에 진출한 '이길 줄 아는 팀'이다. 다른 팀들도 경계해야 한다"고 라이벌 팀을 언급하면서도 "우리도 큰 전력 공백없이 시즌을 맞이한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2년 연속 우승을 했다. '충분히 했으니 이제 2위 정도도 괜찮다'는 생각은 없다. 또 1위에 올라야 한다. 선수들에게 '자만심이나 나태함은 큰 적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3월 열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사령탑을 맡았다. 대표팀 운영과 소속팀과 떨어져있어야 하는 시간 등이 모두 부담이다. 하지만 류 감독은 "내가 감수해야할 일이다. WBC 전지훈련 때 타팀 선수들도 내 선수처럼 대하겠다. WBC 성적은 물론, 정규시즌에 나설 때도 부담이 없도록 삼성의 캠프처럼 훈련하겠다. 나도 펑고 배트를 잡을 것이다. 삼성은 김성래 수석코치에게 '감독처럼 일해달라'고 부탁해놨다. 조범현 인스트럭터(전 KIA 감독)께도 비슷한 말을 전했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새해 공식 첫 훈련을 시작한 소감은."내가 '2010년대는 삼성의 시대가 될 것이다'라고 공언했다. 약속을 지키고 싶다. 올해가 고비가 될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선수들에게는 '부상없이 캠프를 치르자'고 했다. 전력공백이 크지 않다.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 3연패가 목표지만 '이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 2년 연속 우승을 했다고 쉬어갈 수는 없다. 또 우승을 해야 한다. 프로는 늘 긴장감 속에 살아야 하고,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한다."-라이벌로 꼽는 팀이 있다면."KIA는 이범호·최희섭·김상현 등 거포들이 있다. 지난해 이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고, KIA가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윤석민·양현종도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이들이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KIA는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춘다. 김주찬의 영입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두산도 전력이 탄탄하다. SK도 6년 연속 KS에 진출한 강팀 아닌가. 정우람의 공백(군입대)이 있지만 '이길 줄 아는 팀'이다. 지난해 미디어데이에서 내가 프로야구 판도를 '8강 8약'이라고 전망했다. 사실 올해도 같다. 김응용 감독님께서 오신 한화 등 다른 팀들도 4강을 목표로 뛰고 있다. 신생팀 NC가 중위권까지 올라온다면 2013년 프로야구는 혼전 양상을 띨 것이다."-삼성의 전력은 어떤가."정현욱이 LG로 떠났고, 안지만·권오준이 오른 팔꿈치 재활 중이다. 심창민과 젊은 투수들이 이들의 공백을 메워줘야 한다. 포수 이지영의 성장도 삼성의 성적을 좌우할 수 있는 부분이다. 타선에서는 채태인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이승엽을 영입하면서 채태인과 이승엽을 지명타자·1루수로 반반씩 기용하려 했다. 체력적인 안배를 생각해서다. 그런데 채태인이 기대만큼 해주지 못했다. 올해는 달라질 것으로 본다."-타선에 대한 구상은."최형우를 4번타자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KS 막판 최형우를 4번타자로 기용했다. 성공적이었다. 지난해에는 좌타자와 우타자를 지그재그로 쓰는 타선으로 재미를 봤다. 막상 한국시리즈에서는 좌타자를 연속해서 쓴 게 통했다. 일단 지금은 좌타자를 연이어 쓰는 타순을 생각하고 있다. 2번 정형식 혹은 박한이-3번 이승엽-4번 최형우, 이렇게 좌타자 3명을 붙이는 타순을 구상 중이다. 그러나 타순은 스프링캠프에서 확정할 것이다."-합작 25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했는데."부담보다는 기대가 크다. 로드리게스는 공이 빠르다. 헐크는 동영상을 보니 두산의 니퍼트와 비슷한 스타일이더라. 니퍼트 정도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사실 외국인선수는 실력만큼이나 적응력이 성패를 좌우한다. 나부터 외국인선수의 적응을 돕겠다."올해부터 홀수구단 체제로 경기를 치른다. 변수가 될텐데."한 팀은 4일을 쉰다. 4일을 쉬고 경기하는 팀이라면 상황에 따라 에이스를 연달아 투입할 수도 있다. 나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이 크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수도 있지만 다소 변화를 줄 수도 있다. 마침 삼성이 개막 2연전을 하고 4일을 쉰다. 시즌 초반 개막 엔트리에 불펜투수를 길게 끌고 갈 수도 있다. 어차피 2년 동안 9구단 체제로 경기를 해야 한다. 방법을 찾아갈 것이다. 나도 선수 때 7구단 체제로 경기를 해봤는데, 선수 입장에서는 쉬는 날이 많아지니 좋더라.(웃음)"-캠프 때 어떤 변화가 있을까."코치들에게 '스프링캠프 훈련 방법'을 구상해 오라고 했다. 오늘 받았는데 아직 확인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우리가 삼성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을 때 쇼트트랙 감독이 '올해 우승하고 내년에 같은 양으로 훈련하면 정상을 지키지 못한다'고 하더라. 나도 동의한다. 방법을 다르게 하고, 틀에 박히지 않는 훈련법을 개발해야 정상을 지킬 수 있다. 선수들이 지겨워하지 않고, 캠프를 보낼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해야 한다."-WBC 사령탑이다. 2월부터 소속팀을 비워야 하는데."2006년 선동열 감독이 WBC 코치로 차출되셨다. 그때도 삼성이 우승했다. 걱정되는 부분이 있지만 감수해야 하지 않겠나. 김성래 수석코치에게 '감독이라 생각하도 팀을 이끌어 달라'고 부탁했다. 조범현 인스트럭터도 많이 도와줄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1월 15일 대표팀 유니폼 발표회가 있다. 이제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 팬들 앞에 선다."감회가 새롭다. 1·2회에는 코치로, 3회 대회에는 감독으로 나선다. 'WBC와 나는 참 인연이 깊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이 1회 4강, 2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3회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대표 선수의 이탈로 고민이 클텐데."예상했던 일이다. 28명의 예비엔트리를 발표할 때 '류현진·봉중근·김광현·추신수는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후 선동열 감독으로부터 '김진우의 몸이 좋지 않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때 이미 대체 선수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몸이 아프거나, 뛸 수 없는 선수들을 억지로 데리고 갈 수는 없지 않나. 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해야 경기력도 상승한다."-WBC 대표팀 전지훈련 구상도 해야할텐데"2월12일부터 대만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훈련 장소를 많이 빌려놨다. 대표팀 훈련이라고 설렁설렁할 수는 없다. 대표 선수들 모두 정규시즌을 치러야 하지 않는가. 정규시즌을 치를 수 있는 몸을 만들어줘여 한다. 삼성이 전지훈련 때 하는 양만큼, 훈련할 것이다. 펑고받고, 많이 뛰게 하겠다. 나도 수비코치(유지현)를 도와서 펑고를 치겠다. 우리팀 선수라고 생각할 것이다."-WBC 각오는."일본과 쿠바와 한 조가 되는 2라운드가 걱정된다. 쿠바는 아마야구 최강이고, 일본은 국내파만으로도 강한 팀을 만들었다. 하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국제대회다. 선수들도 마음가짐이 다를 것이다. 단기전 아닌가.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 경산=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사진=정시종기자 2013.01.09 15:15
야구

SK 윤희상의 인생역전…미운오리에서 백조가 되다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가 됐다. '포크볼러' 윤희상(27·SK)의 이야기다. 윤희상은 16일 소속팀 SK와 올해 연봉(4500만원)에서 189% 오른 1억3000만원에 2013시즌 연봉 재계약을 마쳤다. 프로 데뷔 10년째 시즌에 받게 된 억대 연봉. 189%의 인상률은 2009년 투수 김광현(24)이 기록한 225%(4000만원→1억3000만원)에 이어 팀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개근'과 가장 거리가 멀었던 투수윤희상은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며 28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10승을 기록하며 팀 내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다. 무엇보다 김광현·송은범·마리오를 비롯한 선발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에 빠져있을 때 홀로 제몫을 다했다. 그는 연봉 계약 후 "연말 시상식을 보면서 '개근상' 같은 상을 하나 받았으면 했는데 구단에서 그 상을 연봉으로 챙겨주신 것 같아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개근'은 올 시즌 윤희상의 활약을 집약해 표현할 수 있는 단어다. 하지만 프로 데뷔 후 그와 가장 동떨어져 있던 단어이기도 했다. 2004년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한 그는 계약금 2억원을 받고 입단하며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어깨 상태가 발목을 잡았다.2004년 11경기, 2005년 3경기에만 구원투수로 등판했을 뿐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군과 2군에서 보냈다. 2006년 7월 오른 어깨 수술을 받았고, 2007~2008년에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팬들에게서 잊혀졌다. 이 사이 '타자 전향'을 심각하게 고려하기도 했다. 팀 동료인 송은범과 정우람을 통해 야구 배트를 공수받아 연습을 했을 정도다. 96년 창단한 구리시 인창리틀야구단에서 야구를 시작한 윤희상의 원래 포지션은 내야수였다. '습득'을 통해 포크볼러로 태어나다고심 끝에 '투수'를 포기하지 못한 윤희상은 더욱 강하게 운동화 끈을 조였다. 그리고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는 투구폼을 찾아 '습득'했다. 그는 "50여 명이 넘는 국내 투수는 물론이고 일본 투수 동영상까지 보면서 참고했다"고 털어놨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투구 동작을 찾아갔고 지난해 여름부터 연마한 포크볼이 통하기 시작했다.전환점이 된 경기는 지난해 10월12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었다. 당시 상대 선발은 인창리틀야구단 창단 멤버였던 KIA 에이스 윤석민(26)이었다. 윤희상은 당시 부진했던 윤석민(2⅓이닝 4피안타 3실점)과 달리 6⅔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만수 SK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한 그는 올 시즌을 2선발로 시작해 1선발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이만수 감독은 시즌 내내 "가장 고마운 선수가 윤희상이다. 보물과도 같은 투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고의 과정을 통해 습득한 포크볼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구질이 됐다. 하일성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기본이 워낙 좋은 투수다. 흔히 말해 공을 잘 뿌린다"며 "서툴게 그립을 잡는 투수들은 포크볼을 던진다는 게 감지가 되지만 윤희상은 그렇지 않다. 내년 시즌에는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15승 정도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투수"라고 극찬했다.윤희상의 목표도 뚜렷하다. 그는 "올 시즌과 마찬가지로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10승과 150이닝을 채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조' 윤희상의 2013시즌은 이미 시작됐다.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 2012.12.16 19:02
야구

윤희상, 7년 무명 야구 그만둘 생각..‘포크볼로 풀린 인생’

대구=김민규 기자 mgkim@joongang.co.kr 24일 오후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SK와이번스의 코리안시리즈 1차전에서 윤희상이 6회말 수비를 마치고 조인성에게 이야기를 하며 들어가고 있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동료들은 윤희상(27·SK)의 어깨를 매만졌다. 미안함이 가득한 손길이었다. 윤희상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8이닝 5피안타 3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팀은 1-3으로 패했다. 윤희상은 포스트시즌 15번째이자 KS 9번째 완투패의 멍에를 썼다.소득이 없진 않았다. 이만수(54) SK 감독은 "윤희상이 호투한 덕에 불펜진을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희상 개인에게도 의미있는 경기였다. 그는 지난해 KS 2차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손가락 부상으로 1이닝(1피안타 무실점)만 소화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번 KS에서는 길게 던지고 싶다"는 목표를 이뤘다. KS가 길어진다면 윤희상은 '믿을 수 있는 선발'로 또 마운드에 선다. 한때 타자 전향을 고민했던 '고집쟁이 울보'가 SK 에이스로 훌쩍 자랐다. ▶고집쟁이에다 울보, 소년 윤희상KIA 윤석민(26)은 "희상이 형은 고집쟁이에다 울보였다"고 폭로했다. 윤희상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는 "석민이 말이 맞다. 마음대로 안되면 고집을 피우다 결국 울었다"고 했다. 윤희상은 1996년 창단한 구리시 인창리틀야구단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두산 윤석민(27)과 오재일(26), KIA 윤석민이 창단 멤버다. 윤희상은 내야수로 출발했다. 그는 "수비를 괜찮게 했던 것 같다. 계속 내야수로 뛰었으면 '최장신 야수'(193㎝)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증거 자료가 화면으로 남았다. 윤희상은 97년 한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진행한 '제2의 이종범을 찾아라'라는 방송에 출연했다. 재능 있는 '어린 내야수'를 찾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당시 대스타였던 이종범 코치(한화)님의 손도 잡았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안 풀리는' 유망주윤희상은 '던지는 것'에 더 흥미를 느꼈다.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하면서 투수에 전념했고, 2004년 신인지명회의에서 2차 1라운드(전체 3번)로 SK에 지명됐다. 당시 스카우트였던 진상봉 SK 운영팀장은 "키가 크고 유연했다. 성장 가능성이 크게 보였다"고 설명했다. SK는 윤희상에게 계약금 2억원을 안겼다. 기대치는 그만큼 높았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녹록치 않았다. 윤희상은 "뭔가 하려고 하면 아프고, 기회가 오면 못 잡고. '안 풀리는 선수'가 다 그렇지 않나"라고 입단 초기를 떠올렸다. 윤희상은 자주 어깨가 아팠다. 2004년 11경기, 2005년 3경기에만 구원투수로 등판했을 뿐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군과 2군에서 보냈다. 2006년 7월에는 오른 어깨 수술을 받았고 2007~2008년에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다. 이 기간 "타자로 전향해볼까"라는 고민도 했다. 팀 내 동갑내기 정우람에게 "방망이 좀 구해줘"라고 부탁해 공익근무가 끝난 뒤 배트를 휘두르기도 했다. ▶포크볼로 풀린 인생그러나 팀은 여전히 '투수 윤희상'에 대한 기대가 컸다. 2009년과 2010년을 또 2군 선수로 보낸 그는 2011년을 앞두고 "제대로 던져보자"고 마음 먹었다. 한·미·일 투수들의 '투구 동영상'을 찾아보고 응용했다. 점점 자신에게 어울리는 투구 동작을 찾아갔다. 지난해 여름부터 연마한 포크볼이 통하기 시작하면서 던지는 게 더 재밌어졌다. 2011년 후반기 데뷔 첫승을 포함해 3승을 거둔 뒤 포스트시즌 무대까지 밟은 그는 올 시즌 SK에서 유일하게 '풀타임 선발'로 뛰었다. 7승을 목표로 했던 윤희상은 팀내 최다인 10승(9패)을 거뒀다. 그의 포크볼은 리그 최고 구종 중 하나로 꼽힌다. 허삼영 삼성 전력분석원은 "시속 150㎞짜리 직구에,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가 스피드 있는 포크볼을 던진다. 무척 위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윤희상이 "정말 안 풀린다"고 한탄할 때 KIA 윤석민과 팀내 선배 송은범(28)은 "정말 열심히 해봤나"라고 끊임없이 잔소리를 했다. 윤희상은 "나도 '한 고집'하는데 석민이랑 은범이 형의 잔소리는 그냥 듣고만 있었다. 정말 싫을 때는 전화를 안 받거나, 도망갔다"며 웃었다. 승수와 이닝은 쌓이고, 잔소리는 줄었다. 송은범은 "희상이가 이렇게 잘 던지는데, 무슨 잔소리를 하겠나. 이젠 안한다"고 했다. 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 2012.10.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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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윤석민 “믿음가는 4번타자 되겠다”

"믿음가는 4번타자의 모습을 보여드려야죠."윤석민(27·두산)이 '두목곰' 김동주의 뒤를 이어 두산의 4번타자로 가을 잔치에 나선다. 데뷔 후 처음 밟는 가을 야구 무대다. 윤석민에게 올해는 '특별함' 그 자체다. 그 역시 올 시즌을 돌아보며 "특별한 한 해였다"고 말했다. 윤석민은 올 시즌 109경기에서 타율 0.291 84안타 10홈런 48타점을 기록했다. 팀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며 타선을 이끌었다. 동명이인 KIA 에이스 윤석민이 아닌 '두산의 4번타자' 윤석민의 이름을 팬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윤석민은 "올 시즌 치르면서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질 수 있었다"며 웃어 보였다.프로 데뷔 후 첫 끝내기 홈런도 때려냈다. 윤석민은 지난 8월 23일 잠실 넥센전서 2-2로 맞선 상황에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을 쳤고 당시 연패에 빠져있던 두산은 그의 홈런으로 5연패를 탈출했다. 그는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끝내기 홈런을 쳤을 때"를 꼽으며 "그땐 정말 야구하기 잘했구나 싶었다"며 환하게 웃었다.윤석민은 지난 2004년 프로 데뷔 후 '제2의 김동주'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닐 정도로 기대를 많이 받던 타자지만 1군무대 보다는 2군에서 뛰며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해 80경기에 나서 타율 0.287를 기록했고 올 시즌엔 김동주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며 4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윤석민은 4번타자로 나서게 된 것에 대해 "오랜만에 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며 "그 기회를 정말 꼭 잡고 싶었다"고 회상했다.이제 그에게 또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8일 시작하는 준플레이오프 무대에 서는 것이다. 윤석민은 9월부터 타율 0.372, 4홈런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이며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걱정거리는 있다. 롯데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15경기서 타율 0.176(34타수 6안타)에 그쳤다. 사직 구장에선 9경기에 나서 0.045(22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그 역시 "롯데전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걱정이다"고 했다. 하지만 '4번타자'로서 쉽게 물러날 수는 없다. 윤석민은 "롯데 투수들의 동영상을 보면서 분석하며 준비하고 있다. 4번타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나서겠다. 기대에 보답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김주희 기자 juhee@joongang.co.kr 2012.10.0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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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에이스로 훌쩍 큰 ‘고집쟁이 울보’ 윤희상

"고집쟁이에다, 울보."윤석민(26·KIA)이 '폭로'하는 SK 오른손 투수 윤희상(27)의 어린시절이다. 윤희상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석민이 말이 맞아요. 마음대로 안되면 고집을 피우다 결국 울었죠." 초등학교 재학 중에 구리 리틀야구단에서 윤희상과 함께 함께 야구를 시작한 윤석민은 "참 착했어요, 마음도 여리고. 그래서 자주 울었는지도 모르죠"라고 설명을 더했다. 여리고 착해서였을까. 윤희상의 프로생활은 참 힘겨웠다. 그러나 2012년 윤희상은 "최근에는 아침에 눈 뜨는 게 즐겁다"고 말한다. "빨래도 내가 안 하고, 늦잠도 자고요." 단순한 이유. 하지만 '상징적'이다. 윤희상은 올 시즌 'SK의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2004년에 입단해 프로 8년째인 2011년에야 겨우 1군 첫승을 거둔 투수. 올해에는 두 경기(8일 문학 KIA전·14일 문학 한화전)에서 벌써 2승을 챙겼다. 13이닝을 던지는 동안 8개의 안타를 내줬고 실점은 하나도 없었다. "이종범 선배와 TV 출연도 했었죠."윤희상은 구리초교 5학년이던 1996년 '구리 리틀야구단'에 입단하며 야구를 시작했다. 출발은 내야수. 윤희상은 "수비를 괜찮게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증거 자료'가 화면으로 남았다. 윤희상은 97년 한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진행한 '제2의 이종범을 찾아라'라는 방송에 출연했다. 재능 있는 '어린 내야수'를 찾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당시 대스타였던 이종범 선배님의 손도 잡았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소년' 윤희상은 '던지는 것'에 더 흥미를 느꼈다. 선린인터넷고에 진학하면서 투수에 전념했고, 2004년 신인지명회의에서 2차 1라운드(전체 3번)로 SK에 지명됐다. 당시 스카우트였던 진상봉 SK 운영팀장은 "키가 크고 유연했다. 성장 가능성이 크게 보였다"고 떠올렸다. SK는 윤희상에게 계약금 2억원을 안겼다. 기대치는 그만큼 높았다. "'쟤는 저래서 안된다'고…. 마음 아팠죠."프로무대는 녹록치 않았다. 윤희상은 "뭔가 하려고 하면 아프고, 기회가 오면 못 잡고. '안 풀리는 선수'가 다 그렇지 않나"라고 입단 초기를 떠올렸다. 윤희상은 자주 어깨가 아팠다. 2004년 11경기, 2005년 3경기에만 구원투수로 등판했을 뿐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군과 2군에서 보냈다. 그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 것은 무책임한 악성 댓글이었다. "제게 기대가 커서 그러셨겠지. 그런데 나뿐 아니라, 내 가족과 나를 스카우트한 분들까지 비난하시더라. '안 봐야지, 안 봐야지' 하면서도 댓글을 읽었다. 솔직히 상처를 많이 받았다."윤희상은 2006년 7월 오른 어깨 수술을 받았다. 2007~2008년에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다. 이 기간 "타자로 전향해 볼까"라는 고민도 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맞으러 올라가는 거니까요."수술 뒤에도 윤희상은 "아플까봐. 두려웠다"고 했다. 2009년과 2010년을 또 2군 선수로 보냈다. 2010년 마무리캠프. 김성근 당시 SK 감독은 "아픈 것을 두려워해서 던지지 못하면, 존재 이유가 있는가. 안 아프면서 던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했다. 윤희상은 "아직도 기억하는 말씀이다"라고 회상했다. 이후 윤희상은 한·미·일 투수들의 '투구 동영상'을 찾아보고 응용했다. 점점 자신에게 어울리는 투구 동작을 찾아갔다. 이만수 당시 2군 감독은 "희상아, 자신있게 던져. 내가 책임질게"라고 그를 독려했다. 던지는 게 다시 재미있어졌다. 지난해 후반기 3승을 거둔 윤희상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2012년에는 당당히 팀의 두 번째 선발로 시즌을 맞이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연마한 포크볼은 리그 정상급 구종으로 올라섰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까지 나왔다. 그리고 투심·포심패스트볼보다 강력한 '입심'도 생겼다. 윤희상은 "맞으러 올라가는 거 아닌가요. 이제 마운드에 서는 게 두렵지 않아요"라고 했다. TIP='명문' 구리 인창 리틀야구단윤희상(27·SK)은 '구리 인창 리틀야구단 창단'을 "인생을 바꿔놓은 사건"으로 꼽는다. 그는 인창 리틀야구단의 창단(1996년) 멤버다. 하지만 윤희상은 "더 유명한 선수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 투수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에 오른 KIA 에이스 윤석민(26). 윤희상은 "나보다 한 살 어렸는데 함께 창단 멤버가 됐다"고 했다. 두산 내야수 윤석민(27)도 인창 리틀야구단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윤희상과 두 명의 윤석민은 아직까지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절친한 사이다. 윤희상은 "(KIA) 석민이가 11일 (광주 삼성전) 던지는 것을 봤다. 정말 대단하더라. 내가 먼저 승을 따냈지만, 역시 석민이가 한 수 위다. 다음 번에는 승리도 따내라. 두산 석민이도 올해에는 경기에 많이 나오더라. 홈런을 쳐라"라고 친구와 후배를 격려했다. 최근 또 한 명의 '인창 리틀야구단이 배출한 스타'가 나왔다. 넥센의 오재일(26)이다. 윤희상은 "재일이가 드디어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기분이 정말 좋다"고 했다. 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lr 2012.04.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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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 “한시즌 구상 할 줄 아는 포수 되고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야구선수들이 춤을 추며 새해 인사를 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류현진·윤석민 등 내로라하는 스타 중에서도 눈에 띄는 얼굴이 있었다. 강민호(26·롯데)였다. 제법 능숙한 폼으로 덩실덩실 춤는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좋아할만 했다. 강민호는 이번 시즌 구단 고과 평가에서 1위에 올랐다. 그는 올해 124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9리 19홈런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공격을 뽐냈다. '공격형포수'에서 '수비형 포수'로 발전한 부분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올 시즌 100경기 이상 출장한 포수 중 도루저지율이 강민호(0.355)보다 더 높은 포수는 정상호(0.438·SK)와 양의지(0.413·두산)뿐이다. 여기에 강력한 라이벌인 양의지(24·두산)를 누르고 생애 두 번째 골든글러브까지 받았다. 강민호는 "이제 데뷔 7년차다. 3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23홈런을 쳤던 작년보다 이번 해가 더 좋다. 포수 본연의 역할에 더 충실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해 목표도 자못 성숙하다. 그는 "내년 시즌에는 전체적인 플랜(Plan)을 그릴 줄 아는 포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롯데 마운드는 시즌 초반 약한 편이다. 실제로 지난 6월까지 팀 평균자책점은 4.64로 넥센(4.53)에 이어 전체 7위였다. 강민호는 "일종의 적응기간이 다소 긴 편이다. 시즌 초반엔 팀이 바닥까지 떨어져서 마음고생이 많았다. '투수 리드에 문제가 있나'싶어 내심 고민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는 시즌 초반부터 기복관리에 신경 쓰겠다. 당장 스프링캠프부터 1년 리드 구상에 들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롯데는 이번 FA 기간 동안 이승호와 정대현을 영입하며 마운드를 보강했다. 강민호는 "더 든든해 졌다. 아쉬웠던 부분을 더 채우게 돼서 기쁘다. 다행히 (정)대현 형과는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공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면서 "새로운 투수들이 얼마나 빨리 사직구장 마운드에 적응하는지가 관건이다. 이 역할 역시 포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그는 조금 더 묵직한 선수가 되고 싶다. 강민호는 "나는 원래 성격이 밝다. 경기 시작 전 더그아웃에서 장난도 치고 언론 인터뷰도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홍)성흔 형이 포수의 덕목에 대해 말씀해 주시곤 한다. 포수는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한다. 이번 시즌에는 작년에 비해 내내 더그아웃에서 말을 아낀편이었다. 만족할만한 한 해를 보냈던 비결 중 하나였다"며 미소지었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 2011.12.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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