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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배럴'로 향하는 마지막 난관, 이정후의 비밀번호 '3.4도'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시즌 초반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11일(한국시간) 기준으로 이정후의 강한 타구(Hard-Hit) 비율은 48.9%로 메이저리그(MLB) 상위 19%에 해당한다. 강한 타구는 시속 95마일(152.9㎞) 이상을 의미한다. MLB 평균은 36.3%. 타구 속도가 빠르다는 건 정타에 가깝다는 의미다. MLB 대표 슬러거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 양키스·50%)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53.2%)와 비교해도 차이가 거의 없다.'총알 타구'는 배럴(Barrel)의 조건 중 하나다. 배럴은 세이버메트리션 톰 탱고가 만들어 낸 이상적 타구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 발사각 26~30도와 타구 속도 시속 98마일(157.7㎞)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높고 빠르게 날아가는 타구는 인플레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발표된 자료에선 배럴 타구 타율이 0.822, 장타율은 2.386으로 측정되기도 했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배럴 타구 비율은 4.4%(1위 바비 위트 주니어·27.3%)로 하위권이다. 타구 속도가 빠른데 배럴 타구가 적은 건 발사각 때문이다. 이정후의 타구 발사각이 3.4도로 리그 평균(12.2도)보다 낮다. 타구 발사각이 8~32도 사이인 스위트 스폿 비율도 22.2%(평균 33.1%)로 높지 않다. 뜨지 않는 '총알 타구'는 내야 그물에 잡힌다.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근 달라지긴 했는데 이정후가 시즌 초반 바깥쪽 공을 계속 잡아당겨서 치더라. 타구 방향이 대부분 1루와 2루 사이였다"며 "(타격 유형상) 타구 각도가 높게 나올 수 없었다. 과거 추신수(현 SSG 랜더스)도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비슷한 이유로 땅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정후의 땅볼 비율은 57.8%로 리그 평균(44.6%)을 상회한다. MLB닷컴은 지난 10일 이정후를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투표 4위로 예상하며 '3월 31일 아버지(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 앞에서 홈런을 쳤던 것처럼 공을 띄우는 방법을 찾는 게 관건'이라고 전했다. 낮은 발사각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안정적이다. 헛스윙률(6.8%)과 삼진 비율(7.4%)은 MLB 최상위 1%로 흠잡을 곳이 없다. 발사각은 이정후의 '마지막 퍼즐'에 가깝다.타구 방향이 조금씩 다양해지는 건 고무적이다. 최근 3경기에서 안타 5개를 몰아쳐 0.200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0.255(47타수 12안타)까지 끌어올렸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를 리드오프로 중용, 기회를 꾸준히 주고 있다. 송재우 위원은 "최근 (타격하는 모습이) 바뀐 거 같다. 그러면서 타구 속도가 빨라졌고 공도 더 뜬다"며 "이정후는 KBO리그 경험이 많고, 워낙 영리한 선수다. 이른 시점에 적응하지 않을까 한다. (초반 부침은) '미니 슬럼프' 정도 아니었을까 한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2 05:01
메이저리그

이정후 샀어도 구멍 텅텅…FA로도 다 못 채운다 "SF, 김하성 등 영입 고려해야"

이정후(25)에게 1억 1300만 달러 거액을 투자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여전히 산적한 숙제를 풀어야 한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영입도 해결책 중 하나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28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향후 전력 보강 방안으로 김하성과 같은 선수 영입을 제시했다. MLB닷컴은 "샌프란시스코는 밥 멜빈을 새 감독으로 임명했고, KBO리그의 스타 이정후를 영입해 이번 비시즌 팀의 첫 번째 돌풍을 일으켰다"면서도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 쇼헤이가 이끄는 LA 다저스, 스타 선수들이 이끄는 샌디에이고, 2024년 떠오르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쟁해야 한다. 아직 채워질 구멍이 많다"고 진단했다.샌프란시스코는 FA(자유계약선수)에 돈을 더 쓸 수 있다. 뉴욕, LA 다음 가는 대도시 연고지 구단답게 재정은 넉넉하다. MLB닷컴은 "샌프란시스코는 일본인 스타 오타니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다저스에 내줬지만,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이마나가 쇼타, 맷 채프먼, 리스 호스킨스 등 다른 FA 선수로 (관심을) 옮길 수 있다"고 전했다.스넬은 양대 리그 사이영상을 모두 수상했고, 몽고메리는 올해 텍사스 레인저스의 우승을 이끈 에이스다. 이마나가는 야마모토 다음 가는 일본인 왼손 에이스다. 맷 채프먼은 뛰어난 수비력과 한 방을 갖춘 3루수이고, 호스킨스도 30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거포다. 하지만 FA만으로 모든 구멍을 채울 수는 없다. 특히 내야의 중심을 잡아줄 센터라인 수비수가 필요한데, 시장에 이렇다 할 자원이 없다. 브랜든 크로포드와 계약이 끝난 샌프란시스코는 유격수나 2루수를 소화할 자원이 필요하다. 마이너리그에서 길러낸 유격수 자원 대부분 수비력이 떨어져 3루수나 2루수로 기용해야 한다. 김하성의 트레이드설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다.MLB닷컴은 이를 두고 "샌프란시스코는 밀워키 브루어스의 코빈 번스와 윌리 아다메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딜런 시즈, 샌디에이고의 김하성과 같은 이들 놓고 트레이드 시장을 열어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번스와 시즈는 사이영상 1, 2위를 경험한 에이스이고, 아다메스는 김하성과 마찬가지로 장타력과 정상급 수비력을 지닌 유격수다.김하성이 이들과 함께 이름을 올린 건 역시 정상급 수비수라서다. 김하성을 지난해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올 시즌은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 수상자가 됐다. 타율 0.260 17홈런 38도루로 공격력 역시 뛰어났다.낙관적인 전망도 전했다. MLB닷컴은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2010년 버스터 포지 이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다"며 "올해는 그 가뭄을 끝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난 시즌 12명의 유망주가 마이너리그를 졸업했고, 상당수가 2024년 신인 자격으로 뛴다. 이들이 기대만큼 성장한다면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카일 해리슨, 마르코 루시아노 등 여러 명이 신인왕 후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28 16:29
메이저리그

[IS 피플] "내 이름으로 살아가고 싶다"...아버지 넘고 싶었던 이정후, 진짜 도전 시작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 그래서 프로 데뷔 전부터 얻은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 이정후(25)는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한국 야구 대표 레전드 선수인 이종범(전 LG 트윈스 코치)의 아들로 주목받았다. 쏟아지는 관심과 비례해 부담도 컸다. 누군가는 비아냥 섞인 말도 건넸다. 또래 선수들은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아버지의 이름이 더 무겁게 다가왔다. 이종범의 아들이기 때문에 잘 해도 인정받기 어려웠고, 못하면 '이종범 아들인데 저것밖에 못해'라는 말을 들었다. 이는 KBO리그 대표 선수로 올라선 이정후가 유명 토크쇼(유퀴즈온더블록)에 출연해 직접 전한 말이다. 이 방송에선 아버지 후광 효과를 비꼬고 조롱한 익명의 또래 야구 선수의 글에 이정후가 '야구 못하면 최소 부모님이 욕은 안 먹잖아. 나는 아빠까지 2배로 먹는다'라고 남긴 댓글을 소개했다. 실제로 그게 이정후의 일상이었다. 이정후는 2017년 KBO리그에 데뷔한 뒤 역대 신인 선수 최다 안타와 득점 기록을 갈아 치우고 신인왕에 올랐다. 꾸준히 성장하며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 은퇴 뒤 스타 부재에 시달리던 한국 야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2022시즌에는 타격 5관왕을 차지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올라섰다. 1994년 MVP를 받은 아버지와 세계 최초로 부자(父子) MVP가 됐다. 이정후는 지난해 11월 17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메이저리그(MLB)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수상 인터뷰를 통해 "항상 아버지 아들로 살아왔는데, (MVP를 받은) 오늘을 계기로 내 야구 인생은 내 이름으로 잘 살아가고 싶다"라고 했다. 이건 공식 수상 소감. 이후 취재진과 따로 가진 인터뷰에서는 "꼭 아버지를 뛰어넘으려고 야구를 한 건 아니지만, 빨리 그 이름을 지우고 싶긴 했다. MVP를 수상하거나 해외 진출을 하면 아버지 이름을 조금 덜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했다.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했다. 아버지 이종범이 일본 리그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뛰었던 만큼 자신은 미국 무대, MLB에 진출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1년이 지났다. 13일(한국시간) 이정후는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에 진출한 한국인, 그리고 아시아 리그 출신 야수 중 가장 높은 금액인 1억 1300만 달러(1483억원)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한·미·일 스포츠 매체들이 들끓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몸값이 나왔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정확히는 이정후를 향한 MLB 구단들의 평가가 예상보다 훨씬 좋았던 것. 이정후는 진작 이종범의 수식어를 '이정후의 아버지'로 바꿨다. 2022시즌 MVP를 수상하기 전부터 그랬다. 하지만 이정후는 당시 기준으로 아직 아버지를 뛰어넘지 못했다고 본 것 같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MLB에 진출해서 경쟁력을 보여줘야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화려하게 조명 받으며 MLB 무대에 입성한다. 이제 남은 건 적응과 도약. 아버지를 뛰어넘는 건 그 이후다.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고 싶은 이정후, 그가 목표를 위해 진짜 출발선에 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14 10:50
프로야구

[김식의 엔드게임] 아버지 어깨 위에서, 아버지보다 큰 꿈을 이룬 이정후

아들은 아버지보다 고집이 셌다. 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의지를 좀처럼 꺾지 않았다.아들이 편한 삶을 살기를 바랐던 아버지는 그래도 반대했다. 야구가 아니라 골프 선수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결국 아버지가 졌다. 2007년 광주 서석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부에 들어가는 아들에게 이버지는 딱 한 마디만 했다."왼손으로 쳐라." 이종범(53·전 LG 트윈스 코치)은 왼손잡이다. 밥 먹을 때도 사인을 할 때도 왼손을 쓴다. 단 하나, 야구만 오른손으로 했다. 유격수를 하려면 오른손을 써야 했다.그가 1993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 KBO리그를 뒤흔들자 “이종범이 왼손으로 쳤다면 한국 야구가 달라졌을 것”이란 말이 나왔다. 타격만 보면 좌타자가 유리하기 때문이다.이종범이 4할 타율에 도전했던 1994년 스즈키 이치로(50·오릭스 블루웨이브)도 일본에서 신기의 타격을 보여줬다. 배트 스피드와 콘택트가 초(超)아시아급이었던 이종범과 이치로는 자주 비교됐다. 그러나 당시 한일 야구 격차가 상당히 컸기에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이치로에게 더 관심을 보였다.이종범과 반대로 이치로는 선천적인 오른손잡이다. 공도 오른손으로 던지지만, 타격만 왼손으로 한다. 우투수의 투구를 보기 유리하고, 타석에서 1루까지의 거리가 가까운 좌타자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이치로는 2001년 MLB에 진출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미·일 통산 4367안타를 때려낸 뒤 2019년 은퇴했다. 이종범은 1998년 한국인 야수 최초로 일본(주니치 드래건스)에 진출했으나 치명적인 오른 팔꿈치 부상을 입었다. 그때 태어난 아들이 이정후다. 이종범은 일본에서 3년을 뛰고 2001년 KBO리그로 돌아왔다. 빅리그의 꿈은 허공에 흩어졌다. 아버지는 아들이 야구 선수가 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 재능이 있더라도 프로에서 성공하긴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아서다.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수식어가 훈장보단 꼬리표가 될 거라 걱정도 했다. 그래도 '꼬마 이정후'의 눈이 너무나 반짝반짝 빛났다. 결국 아버지가 졌다. 대신 아들의 왼손에 방망이를 쥐여줬다. 자신과 다른 방향으로 가란 뜻이었다.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지나칠 만큼 잘 따랐다. 어려서부터 "내 롤모델은 이치로"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이치로처럼 왼손으로 치고 오른손으로 던졌다. 이치로의 등 번호 51번도 달았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재능을 물려줬지만, 코치가 되지는 않았다. 스스로 깨닫고 이겨내기를 기다리고 응원했다. 아버지보다 큰 선수가 되고, 큰 꿈을 꾸라는 무언의 가르침이다.이정후는 이치로의 기능을 치밀하고 영리하게 받아들였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해 그가 보여준 강력한 허리 회전과 넓은 콘택트 존은 이치로와 비슷했다. KBO리그 7시즌 동안 타율이 0.340(통산 3000타석 이상 기록한 타자 중 역대 1위)에 이른다.2019년 이종범은 한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들에게 이치로 책을 3권 사줬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친 타자도 4타수 무안타에 그친 날 집에 와서 4~5시간을 더 훈련한다고 하더라. 아빠는 선수 시절에 술도 먹고 했잖냐. 아빠 말고 이치로를 닮아라."이건 방송용 코멘트다. 이정후는 어려서부터 그렇게 하고 있었다. 아버지보다 키가 한 뼘 더 커버린 이정후는 이미 '이종범의 아들'이 아니었다. 이종범이 '이정후의 아버지'였다. 대학을 졸업한 이종범과 달리 이정후는 서울 휘문고 졸업 후 프로에 직행했다. 방위로 복무했던 아버지와 달리 아들은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며 병역 특례를 받았다. 1994년 정규시즌 MVP였던 아버지처럼 아들은 2022년 MVP에 올랐다. 아버지가, 아버지 세대가 이룬 반석 위에서 한국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그의 나이 불과 25세다.이정후는 13일(한국시간)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483억원)에 계약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1억 달러 이상의 빅딜을 끌어냈다. 일본에서 멈춰 선 아버지와 달리 곧바로 태평양을 건넜다.이정후가 2017년 데뷔하자마자 1군 선수로 활약하자 이종범은 “정후는 잡초처럼 자란 게 아니라 좋은 환경에서 곱게 컸다. 힘든 프로 생활을 잘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내 아들이라는 게 부담이 될까 봐 정후가 어릴 때 야구하는 걸 반대했다”고 떠올렸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아들은 아버지가 틀렸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생각보다 아들은 더 강했다. 아들의 꿈이 더 컸다. 고집 센 아들은 아버지의 어깨에 올랐다가 세계 최고의 무대로 도약했다.스포츠1팀장 2023.12.14 08:00
메이저리그

이정후 향한 SF 관심 또 확인, '단장이 세 차례 스카우트, 팀에 적합한 선수'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를 향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관심이 뜨겁다.미국 매체인 NBC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는 2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에 적합한 선수로 이정후를 거론하며 '이번 오프시즌 자유계약선수(FA) 중 코디 벨린저가 가장 높은 관심을 받지만,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에 더 잘 맞을 수 있다'며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 매료돼 있다. 피트 푸틸라 단장이 세 차례에 걸쳐 그를 스카우트했다'고 전했다.이정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빼놓지 않았다. NBC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는 '올해 25세인 이정후는 유격수 출신으로 18세이 히어로즈와 계약한 뒤 중견수로 포지션을 전환했다'며 'KBO리그와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20시즌을 뛴 전설적인 유격수 이종범의 아들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정후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외야수. 지난 시즌 타격왕 2연패를 포함해 KBO리그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며 데뷔 첫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올 시즌에는 부상 탓에 86경기(타율 0.318 6홈런 45타점) 출전에 그쳤지만, 그를 향한 빅리그 구단의 관심은 뜨겁다. 시즌 뒤 '1군 등록일수 7년'을 채워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자격을 갖췄고 현재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이정후의 적은 삼진에 주목한 NBC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는 'KBO리그 평균 구속이 약 88마일(141.6㎞/h)이지만 메이저리그(MLB)는 93마일(149.7㎞/h)에 이른다. 초반 적응 과정에서 삼진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다'며 'KBO의 경기 수준은 MLB의 마이너리그인 더블A와 트리플A 사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이정후를 향한 샌프란시스코의 관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정후의 정규시즌 최종전(10월 10일 삼성 라이온즈전) 때 푸틸라 단장이 고척 스카이돔을 찾아서 화제였다. 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를 비롯한 MLB 복수의 구단이 고척돔에 관계자를 파견했는데 선수단 운영 총괄 책임자인 단장(GM)이 직접 나선 건 샌프란시스코가 유일했다. 파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은 밥 멜빈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한 뒤 "(이정후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리그 최고의 선수다. 그 선수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벨린저는 2017년 내셔널리그(NL) 신인왕, 2019년에는 NL 최우선수(MVP)까지 수상한 슈퍼스타. 한때 LA 다저스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주목받았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성적이 급락, 올 시즌에는 시카고 컵스에서 뛰었다. 잊힌 존재였던 그는 극적으로 반등했다. 타율 0.307 26홈런 97타점을 기록하며 FA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런 벨린저와 함께 언급된다는 거 자체가 이정후를 향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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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포스트 이정후' 시대 맞이한 KBO리그, 문동주·윤영철·문현빈·김민석 등장 반색

지난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키움이 5-3으로 앞선 8회 말, ‘KBO리그 아이콘’ 이정후(25)가 타석에 섰다. 두 가지 의미가 있었다. 지난 7월 2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한 뒤 처음으로 복귀 타석을 소화하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이별’의 순간이었다. 이정후는 2023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들긴다. 이정후는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어 인사했고, 팬들은 홈·원정 가리지 않고 박수를 쏟아냈다. 이정후는 경기 뒤 그라운드에서 팬들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2017시즌 데뷔한 이정후는 한국 야구 레전드 이종범(현 LG 트윈스 코치)의 아들로 주목받았다. 아버지 이름을 지우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는 신인 선수 데뷔 시즌 최다 안타(179개)와 득점(111개) 신기록을 세우며 신인왕에 올랐고,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리그 대표 타자로 올라섰다. 2022시즌에는 타격 5관왕에 오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국민타자’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 은퇴했을 때, 원래 야구인 다수가 스타 부재를 우려했다. 하지만 이정후가 등장, KBO리그 새 시대의 주역이 됐다. 이제 ‘포스트 이정후’ 시대를 맞이한다.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뛰는 마지막 시즌,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도 많이 등장했다. 대표 선수는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문동주다. 지난 시즌 팔 관리를 받았던 그는 올 시즌 선발진에 합류했고,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8승 8패·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지난 4월 12일 KIA 타이거즈전 1회 말 투구에서는 시속 160.1㎞/h 강속구를 뿌려, 한국 투수 역대 최고 구속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7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결승전에서는 대만 타선을 상대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KIA 타이거스 1라운드 지명 좌완 신인 투수 윤영철도 강렬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수년 동안 팀 선발진을 지킨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임기영을 밀어내며 5선발을 차지한 그는 올 시즌 등판한 25경기에서 8승 7패·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평균 구속은 140㎞/h 초반이지만, 공을 숨기는 동작(디셉션)과 제구력, 완급 조절 능력을 앞세워 문동주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어필했다. 두 선수는 2023시즌 신인왕을 두고 경합한다. 한화 야수 문현빈도 이정후의 후계자로 손색없다. 그는 출전한 137경기에서 타율 0.266(428타수 114안타)를 기록했다. 역대 신인 선수 7번째로 고졸 신인 데뷔 시즌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이정후의 고교(휘문고) 직계 후배로 주목받은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김민석도 문현빈에 이어 역대 8번째로 이 기록을 세웠다. 신인 선수는 아니지만, LG 트윈스에서 키움으로 이적한 뒤 이정후가 부상으로 이탈한 자리를 잘 메워낸 이주형도 ‘포스트 이정후’ 시대 주역으로 떠올랐다. 그는 키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47경기에서 타율 0.333를 남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8 09:13
프로야구

[IS 포커스] 신인 보는 재미가 이토록 쏠쏠하다니....야구팬에 선사한 2023년 선물

2023 KBO리그가 역대급으로 다채로운 신인왕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화제성도 만점이다.지난 시즌(2022) 개막 첫 달(3~4월)은 신인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제2의 이종범’으로 기대받고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1위에 올랐던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은 주전 3루수로 22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0.179에 그치며 자리를 류지혁에게 내줬다. 그와 함께 연고 지역(광주) 최고 유망주로 평가 받던 투수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부상 탓에 5월 10일에야 데뷔전을 치렀다. 순수 신인들이 빛나지 못한 자리에 중고 신인들이 등장했고, 두산 베어스 셋업맨 정철원이 수상자가 됐다.올 시즌은 일단 야구팬의 시선을 사로잡은 신인 선수가 많다. 대표 선수는 한화 김서현(19)이다. 지난해 9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투수다. 실전과 멘털 관리 차원에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해지만, 지난달 19일 두산전에서 구원 등판,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임무를 다했다. 시속 157~9㎞/h 강속구를 뿌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야수 실책 탓에 실점하고, 강속구가 피홈런으로 이어지는 등 고전하기도 했지만, 김서현의 투구는 큰 관심을 받았다. 5일 기준으로 6경기에서 7이닝을 소화하며 3자책점을 기록했다.3~4월 1위에 오른 롯데 자이언츠에도 신형 엔진이 있다. 김민석(19)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리그 넘버원 타자 이정후와 같은 휘문고 출신으로 탁월한 콘택트 능력과 변화구 대처력을 인정받으며 ‘제2의 이정후’로 기대받고 있다.김민석은 올 시즌 출전한 21경기에서 타율 0.246을 기록했다. 숫자보다는 타석에서의 자세를 주목하는 팬들이 많다. 롯데가 9연승을 거둔 2일 KIA전에서는 데뷔 첫 3안타(한 경기 기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부상으로 재활 치료 중인 황성빈을 대신해 리드오프 역할을 해내고 있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배출한 신인왕은 염종석(현 동의과학대 감독)이다. 31년 전인 1992년이다. 김민석이 그 계보를 이어줄 선수로 기대받고 있다.김서현에 이어 전체 2순위로 KIA에 지명된 윤영철(19)도 프로 무대에 적응했다. 시범경기 첫 등판부터 이정후가 있는 키움 타선을 상대로 삼진 7개를 잡아내며 주목받은 그는 당당히 5선발을 꿰차며, 2년 전(2021년) 신인왕에 오른 이의리와 비슷한 행보를 보여줬다. 지난달 15일 키움과의 공식 데뷔전에선 3과 3분의 2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2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3일 롯데전에선 상대 10연승 도전에 제동을 거는 호투(5이닝 1실점)로 데뷔승을 거뒀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제구력과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이 탁월하다는 평가다.LG 트윈스 옆구리 투수 박명근(19)도 존재감이 있다. 그는 등판한 13경기에서 1승·2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시속 150㎞/h 강속구에 공의 궤적과 움직임 모두 타자에게 위압감을 준다. 그동안 LG가 젊은 투수를 불펜 주축으로 키운 전력이 많은 점도 신인왕 레이스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시점에 순수 신인 3인방보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조금 더 앞선 선수는 문동주(20·한화)다. 2022시즌 28과 3분의 2이닝 밖에 소화하지 않으며 신인왕 조건(입단 5년 이내·30이닝 이하 소화)을 만족했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부터 도약을 예고한 그는 지난달 12일 KIA전 1회 말 박찬호와의 승부에서 시속 160.1㎞/h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뿌려, 역대 국내 투수 최고 구속을 신기록을 경신했다. 150㎞/h 대 후반 묵직한 강속구에 변화구 제구력도 한결 정교해졌다. 올 시즌 등판한 4경기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했고, 5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전적은 1승 2패 평균자책점 4.30이다.중고 신인 중에는 NC 투수 이용준(21)도 다부진 투구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2021년 2차 드래프트 2라운더 유망주로 올 시즌 등판한 6경기에서 23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14를 기록했다. 개막 전 이탈한 외국인 투수(테일러 와이드너)의 자리를 메우며 기존 국내 선발 투수들의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KIA 2년 차 구원 투수 최지민(20)도 빼놓을 수 없다. 2022시즌 140㎞/h 대 초반에 그쳤던 빠른 공 구속이 150㎞/h까지 올라왔다. 5일 기준으로 등판한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2를 기록했다. 데뷔 첫 홀드도 기록했다. 셋업맨 자리를 맡고 꾸준히 홀드를 쌓으면 경쟁력이 생긴다. 2019년 신인왕 정우영(LG 트윈스) 2022년 신인왕 정철원(두산)은 셋업맨이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0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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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VS 문동주 라이벌 경쟁 시즌2...김서현·윤영철도 박빙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 1·2년 차 새 얼굴들의 경쟁 구도가 2023시즌 KBO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지난해 이맘때 가장 주목받던 신인 선수는 KIA 내야수 김도영과 한화 우완 투수 문동주였다. 광주 지역 고교에서 뛴 두 선수는 2022년 1차 신인 지명에서 KIA의 지명을 두고 경쟁했다. KIA는 시속 150㎞대 중반 강속구를 던지는 문동주의 재능을 인정하면서도 공·수·주 잠재력을 두루 인정받고 '제2의 이종범'으로 기대받던 김도영의 희소가치를 더 높이 평가했다. 문동주는 전국 지명권을 행사한 한화 품에 안겼다. KBO리그 규양상 전년도 성적 8~10위 구단은 1차 지명일의 1주일 이내에 연고지와 관게 없이 1차 지명이 가능했다. 두 선수의 경합으로 보였던 2022시즌 신인왕은 중고 신인 투수 정철원에게 돌아갔다. 김도영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했지만, 개막 첫 달(3~4월) 1할대 타율에 그치며 벤치로 밀렸다. 1군에서 백업 내야수를 맡았지만, 신인왕에 도전할 만큼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다. 문동주는 부상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13경기에서 1승 3패 2홀드를 기록했다. 두 선수의 대결은 2023시즌 불꽃을 튈 것 같다. 문동주는 2022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3일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3자책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승을 거뒀다. 현재 진행 중인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도 성장세와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김도영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프로 무대에 적응했다. 2023시즌 KIA 주전 3루수를 두고 경쟁한다. 김종국 감독은 우승을 노리는 KIA의 키플레이어로 김도영을 꼽았다. 신인 선수 자존심 대결도 KIA와 한화 소속 선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우완 파이어볼러 김서현(한화)과 좌완 기교파 윤영철(KIA) 얘기다. 2021시즌 9위와 10위였던 두 팀은 전면 드래프트 제도로 열린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각 두 선수를 뽑았다. 덕수고 출신 최고 유망주 심준석(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미국 무대 도전을 선언하면서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한화는 김서현을 선택했다. 스프링캠프 초반 두 선수의 희비는 엇갈렸다. 김서현은 비계정 소셜미디어(SNS)에 팬과 코칭 스태프를 험담하는 글을 올린 게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고개 숙여 사과했다. 순조롭게 1군 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윤영철은 KIA 코칭 스태프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KIA 5선발 후보다. 윤영철은 김서현을 향한 경쟁심을 감추지 않았다. 김서현은 자초한 논란에 따른 차가운 시선을 이기는 게 숙제다. 두 선수의 자존심 대결이 곧 신인왕 경쟁이다. 지난 시즌 28과 3분의 2이닝을 막은 문동주도 신인왕 후보에 오를 수 있다. 도약을 노리는 KIA, 재건으 노리는 한화 모두 영건 듀오의 활약이 절실하다. 안희수 기자 2023.02.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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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캡틴' 이정후, MLB 진출 앞두고 값진 경험

한국야구 '아이콘' 이정후(25)가 키움 히어로즈 캡틴이 됐다. 키움 구단은 20일 "2023시즌 선수단을 이끌 새 주장에 이정후를 선임했다"라고 밝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달 초 미국 출국을 앞둔 이정후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팀의 방향성을 설명했고, 2023시즌 팀의 주장을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정후도 수락했다. 중책을 맡게 된 이정후 "우리 팀은 젊은 선수들이 많다. 감독님께서 나에게 주장을 맡기신 것도 젊은 선수들의 프로 적응을 돕고, 또 어렵거나 힘든 상황일 때 도움을 주라는 차원이라고 생각한다"며 "나이와 연차 상관없이 선수들 모두가 언제나 편안하게 다가와 이야기하고 또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겠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팀이 한 단계 더 높은 곳에 올라설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현재 미국에서 개인 훈련 중인 이정후는 키움 선수단 본진이 스프링캠프 훈련 장소인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 도착한 바로 합류해 본격적으로 주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한국야구 레전드 이종범의 아들로 주목받았던 이정후는 데뷔 시즌(2017)부터 주전을 꿰찼고, 그해 신인왕에 올랐다. 이후 승승장구했다. 2년 차에 타율 0.355를 기록했고, 이듬해는 역대 단일시즌 최다 안타 공동 6위 기록인 193개를 기록했다. 2021시즌 타격왕(0.360)에 오르며 이종범과 함께 세계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에 올랐고, 2022시즌은 타율(0.349) 안타(193개) 타점(113개) 출루율(0.421) 장타율(0.575) 5개 부문 1위에 오르며 시즌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역시 이종범과 함께 최초로 부자 MVP를 합작했다. 이정후는 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포스팅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구단도 허락했다. 올해 있는 국제대회를 모두 소화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도 얻을 수 있다. 이정후에게 남은 건 우승뿐이다. 두 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아직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키움은 지난 시즌 5강권 밖이라는 저평가를 비웃으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23시즌 외부 FA 계약까지 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이정후에겐 책임감과 동기부여가 모두 생기는 자리(주장)를 마련해줬다. 키움 팬은 가슴에 'C(CAPTAIN)'를 새긴 이정후를 볼 수 있다. 또 다른 즐거움이 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2023.01.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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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BC→WBC, 유망주에서 대표팀 주축으로 올라선 4인방

2017년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은 꽤 흥미로운 대회였다. 출전 자격(24세 또는 데뷔 3년 차 이하)에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BO리그를 이끌어 갈 신성들이 국제대회 경험을 더 많이 쌓을 수 있도록 와일드카드(3장)도 활용하지 않았다. 사령탑은 '국보 투수' 선동열 감독이 맡았다. 대선배이자 레전드와 함께할 수 있을 것만으로 젊은 선수들에겐 큰 행운이었다. 선발 시점을 기준으로 잠재력을 증명한 선수들이 두루 이름을 올렸다. 미래 성인 대표팀이 될 재목들이었다. 비록 일본에 2패를 당했지만 '승부 치기' 접전을 치르는 등 나쁘지 않은 대회를 만들었다. APBC 엔트리 25명을 구성한 기술위원회의 안목은 얼마나 맞아떨어졌을까. 약 5년이 지나 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앞둔 현재, APBC에 승선했던 선수 중 4명은 성인 대표팀에 승선할 만큼 성장했다. 심지어 야수 쪽은 팀의 기둥이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구창모(NC 다이노스)가 그 면면. 김하성은 현재 폼으로는 대표팀 최고의 선수다. 2021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고, 2년 차였던 2022시즌 공격과 수비 모두 괄목할만한 상승세를 보여줬다. MLB 데뷔 시즌엔 출전 기회가 적어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팀 주전 선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이탈을 메우며 소속팀 주전 유격수로 뛰었고, 내셔널리그(NL) 이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정후는 현재 KBO리그 통산 타율(0.342) 1위에 올라 있는 선수다. 2017시즌 신인왕에 올랐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 정상급에 오른 뒤 2021시즌 타격왕, 2022시즌 타격 5관왕(타율·타점·안타·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며 최고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MLB 진출을 선언하자,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버지 이종범(현재 LG 트윈스 코치)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났다. 야구를 처음 할 때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수식어와 중압감. 이정후는 이겨냈다.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상대 선발 투수 오타니 쇼헤이에게 13이닝 무실점 21삼진을 허용하며 침묵했던 한국야구. 이번 대회는 이정후가 있어 다를 것을 보인다. 박세웅은 2017년 APBC 대표팀의 에이스였다. 당해 시즌(2017) 데뷔 처음으로 두 자릿 수 승수를 기록했고, 소속팀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이끌었다. 1차 지명 특급 유망주였던 그가 정석대로 리그 대표 선발 투수로 성장한 것. 하지만 이후 시련을 겪었다. 2017시즌 너무 많은 이닝을 소화한 여파가 컸고, 부상으로 2018~2019시즌 연속으로 풀타임을 치르지 못했다. 시련은 박세웅을 강하게 만들었다. 어느새 규정이닝을 거뜬히 넘어설 수 있는 선수가 됐다. 최근 2시즌(2021~2022)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기도 했다.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기간 5년, 총액 90억원에 장기 계약까지 따내며 故 최동원을 잇는 21세기 '안경 에이스'로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구창모는 양현종·김광현의 뒤를 잇는 좌완 에이스 기대주다. APBC 선발 시점보다 현재 훨씬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21시즌은 부상 탓에 통째로 등판하지 못했지만, 2020시즌 15경기에서 1점(1.74)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리그 정상급 투수가 됐다. 긴 공백기로 실전 감각 저하가 우려된 2022시즌도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했다. '숙적' 일본의 전력이 역대 최고라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김하성은 "꼴찌가 일등을 이기는 게 야구"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눈앞 난관을 넘어서고 어느새 한국야구의 주축이 된 네 선수. 이번 WBC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2023.01.2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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