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IS 인터뷰] ‘한국’서 함께 뛰는 U-20 박승호 “친구들아, 하던 대로 하면 이길 거야”
U-20(20세 이하) 축구대표팀 동료들은 부상으로 중도 하차한 박승호(20·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하고 있다. 박승호 역시 한국에서 한마음으로 뛰고 있다. 박승호는 지난달 26일(한국시간) 온두라스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2-2 무)에서 동점 골을 넣고 발목 부상을 당했다. 그는 수술을 위해 한국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아르헨티나에서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 박승호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온두라스전 득점 후) 정말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몸 상태도 너무 좋았는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부상이 왔다. 이것 또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애초 5~6개월의 회복기가 필요했던 수술이 잘 끝났고, 박승호는 석 달 만의 피치 복귀를 꿈꾸고 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U-20 축구대표팀은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한 후 에콰도르와 나이지리아를 연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김은중호의 구성원들은 박승호가 떠난 조별리그 3차전부터 매번 그의 ‘18번 유니폼’을 챙겼다. ‘늘 함께한다’는 의미였다. 축구 팬들에게는 큰 울림을 주는 장면이었다. 당사자인 박승호는 “나이지리아전 이후 감독님과 친구들이 우는 모습을 보고 미안하다는 마음이 가장 앞섰다. 친구들이 힘들게 싸우고 있는데, 한국에 돌아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게 미안했다. 내가 한국에 와서 선수가 20명뿐인데, 감독님이 인터뷰하실 때 항상 21명이라고 이야기해 주셨다. 동료들이 유니폼을 들어줘서 울컥했다.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실제 김은중 감독은 8강행을 확정한 후 “먼저 귀국한 박승호를 포함해 21명이 함께 만든 승리”라며 챙겼다. 박승호는 “(한국으로 돌아올 때) 감독님도, 친구들도 나한테 쉽게 (어떤 것도) 말하지 못했다. 동료들이 미안하지 않아도 되는데, 미안하다고 하기도 했다. 감독님은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셨다. 이런 말이 최선의 말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며 “감독님이 항상 21명을 강조하셨다. 나도 몸은 한국에 있지만, 마음은 아르헨티나에 있다. 같이 경기 뛰고 생활하는 느낌이 있다. 동료들과 통화도 자주 한다”고 전했다. 애초 김은중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스타 플레이어’가 없었던 탓이다. 호성적을 거두리라 예상하는 시선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세간의 우려를 깨고 4강 신화를 썼다. 외부에서는 21명의 ‘응집력’을 가장 큰 힘으로 꼽고 있다.
박승호는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요인 중에서) 원팀이라는 게 가장 크다. 동료들끼리 안 친한 사람 없이 골고루 다 잘 지낸다. 장난도 친다. 애정이 점점 커지면서 원팀이 될 수 있었다. 조직력이 정말 좋다. 해외팀은 개개인으로 좋다면 우리는 팀으로 조직적으로 싸워서 이긴다”고 자부했다. 이제 4강전 결과와 상관없이 김은중호에는 딱 2경기가 남았다. 다음 상대는 이탈리아다. D조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한 이탈리아는 잉글랜드와 콜롬비아를 줄줄이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박승호는 “이탈리아 경기를 많이 봤다.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보다 더 잘할 필요도 없고, 하던 대로만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끝으로 그는 동료들에게 “이기든 지든 지금까지 고생 많았다고 말하고 싶다. 축제를 즐기는 시간에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띄웠다. 김희웅 기자
2023.06.08 0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