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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노래 부르고 '볼하트'까지 '재계 퍼스트 레이디'로 떠오른 이부진

국내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경영인으로 꼽히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소탈한 이미지가 주목을 끌고 있다. ‘리틀 이건희’라 불릴 정도로 카리스마가 부각됐지만 최근 상인들과 함께 격의 없이 노래를 부르는 등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고 있다. 호텔신라 경영뿐 아니라 한국관광 활성화와 차세대 여성 인재 양성에도 발 벗고 나서는 등 ‘재계의 퍼스트 레이디’로 각광받고 있다.‘사랑으로’ 부르고, 여대생과 ‘볼하트’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이 최근 경영 외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여대생, 외국인 관광객들과 두루 소통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이달 초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열창하는 이부진’이 화제가 됐다. 이 사장의 노래 부르는 모습이 대중에게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맛제주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그는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열창했다. 흔치 않은 재벌가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행사 참석자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박수를 치는 등 열렬한 호응을 보냈다. 노래하는 영상이 공개되자 “노래까지 잘 한다”, “선곡까지 품격이 느껴진다”는 네티즌의 반응이 쏟아졌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맛있는 제주만들기 프로젝트’는 호텔신라가 제주의 음식문화 경쟁력을 강화하고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지원하는 취지의 상생 프로그램이다. 이날 이 사장은 식당주에게 제주신라호텔 숙박권과 한우 선물세트, 순금 5돈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삼성가의 장녀 바통'을 이어받으며 차세대 여성 지도자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모인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자리를 물려받아 두을장학재단 이사장직을 맡았다. 이사장에 오른 그는 바로 사비 10억원을 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지난 1월 ‘2024 장학증서 수여식’에 등장한 그는 신규 장학생인 여대생들과 ‘볼하트’ 포즈를 취하며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여대생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한 그는 개인 사진 촬영 요청에도 일일이 응하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하기도 했다. 두을장학재단은 2020년부터 매년 대학 1학년 여대생을 선발해 2학년부터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 전액과 자기 계발비를 지급하고 있다. 이 사장은 “사회 각 분야에서 국제적 사고와 능력을 갖춘 전문인,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윤리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21세기를 주도해 나갈 '차세대 여성지도자 육성'에 앞장서고자 한다”며 “장학생들이 더 큰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두을장학재단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한국방문의해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한국관광’ 확대를 위해서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이어 3대 위원장으로 선택됐다. 최초의 여성 위원장으로 선임된 그는 2027년 외래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위해 뛰고 있다. 올해 초 ‘2024 코리아그랜드세일’ 개막식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그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격의 없이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부진 사장은 앞에 나서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며 “하지만 지난해부터 대외활동을 늘어나면서 이재용 회장의 '부산 깡통시장 밈'처럼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속세 여전히 부담, 면세점 실적 관건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호텔신라 지휘봉을 잡은 뒤 책임경영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는 삼성 총수일가 중 유일한 등기임원으로 호텔신라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12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삼성일가의 상속세는 여전히 부담으로 다가온다. 올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이 사장은 삼성SDS의 151만1584주 모두 블록딜 형식으로 매각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삼성생명 지분이 5.76%로 가장 많고, 삼성전자 지분도 0.89% 보유하고 있다. 자신이 이끌고 있는 호텔신라 지분이 전무한 것도 특징이다. 지분이 없기 때문에 삼성그룹으로부터 호텔신라의 계열 분리는 아직까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호텔신라 사업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 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공항면세점 최초로 루이비통을 입점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또 HDC와 손을 잡고 면세점 사업에 성공적으로 뛰어든 성과도 인정받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3조56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0년 1조4500억원 수준의 매출이 이 사장의 부임 이후 큰 폭으로 뛴 셈이다. 면세 분야에서 중국 단체관광의 활성화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2023년 영업이익이 9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가 증가했다. 2019년 면세점의 호황 등으로 매출 5조7000억원을 기록했던 호텔신라는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뒤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호텔·레저 사업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면세 부문도 완만한 회복 추세이기 때문에 중국 단체관광이 활성화되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2.23 07:00
경제

삼성·SK 전문경영인이 연봉 1인자…현대차·LG 총수 연봉은 '넘사벽'

수십, 수백억 원에 달하는 재벌 총수의 연봉은 일반 샐러리맨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대기업에서 총수나 오너일가가 대부분 연봉 1인자다. 그러나 삼성과 SK의 경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총수일가보다 전문경영인의 보수가 더 높아 관심을 끈다. 최태원·이재용보다 연봉 높은 삼성·SK CEO 21일 재계에 따르면 4대 대기업인 삼성·SK·현대차·LG그룹은 저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경영스타일에 따라 보수 체계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재계 1위 삼성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무보수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그룹에서는 오너가보다 전문경영인의 연봉이 세다. 2021년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그룹에서 최고 연봉자는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86억4400만 원을 수령했다. 지난해까지 김기남 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을 도와 삼성전자의 경영을 진두지휘했다. 최고경영자(CEO)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임직원 평균 연봉도 1억4400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삼성증권의 경우도 장석훈 대표이사보다 영업지점장의 연봉이 높았다. 지난해 강정구 영업지점장은 68억5500만 원을 수령하며 삼성증권에서 최고 연봉을 기록했다. 강정구 지점장의 급여는 7800만 원이지만 상여금이 67억 원을 넘겼다. 장석훈 대표는 지난해 23억1200만 원에 불과했다. 최태원 회장의 경우 지난해 SK와 SK하이닉스에서 총 53억4000만 원을 수령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K의 2021년 사업보고서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반기보고서의 급여를 곱하고, 상여금을 합치면 40억9000만 원이 된다. SK하이닉스에서는 급여를 반납했기 때문에 상여금 12억5000만 원만 책정됐다. SK그룹에서는 최태원 회장보다 연봉이 많은 전문경영인이 다수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해 지주사에서만 62억4500만 원을 수령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외 계열사에서는 100억 원 이상의 연봉을 챙긴 CEO도 나왔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지난해 특별보상금을 더해 117억4000만 원을 챙겼다. SK의 경우 계열사마다 자율경영을 펼치고 있다. 개별 이사회의 판단에 따라 임금 체계가 정해져 총수보다 고연봉자가 탄생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따로 똑같이’라는 자율경영이 도입됐다. 계열사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하고 있어서 보수의 한도와 기준을 이사회에서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직무에 따라 성과를 확실히 보상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LG 전문경영인, 정의선·구광모 ‘넘사벽’ 현대차와 LG그룹의 경우 정의선 회장과 구광모 회장의 보수가 가장 높다. 경영의 최정점에 있는 총수의 연봉은 그야말로 ‘넘사벽’이다. 현대차의 경우 총수와 CEO의 연봉 차가 크다. 2021년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에서 54억100만 원, 현대모비스에서 33억7500만 원으로 총 87억7600만 원을 수령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각각 최고 연봉을 챙겼다. 현대차에서 스톡옵션·퇴직소득을 제외한 연봉 2위는 윤여철 부회장으로 18억2200만 원에 불과하다. 정의선 회장과는 3배 가까운 차이다. 현대모비스에서 전문경영인 최고 연봉자는 조성환 대표로 9억9200만 원을 수령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경우 직급과 직무에 따라 책정되는 급여는 물론이고 상여금도 총수가 가장 많이 가져가는 보수 체계다. LG그룹도 마찬가지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추정 연봉이 87억9000만 원이다. 그룹 계열사 통틀어 '연봉킹'이다. LG그룹에서 오랫동안 몸담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37억6200만 원으로 부회장 중 연봉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신학철 부회장 31억8600만 원, 권봉석 LG 부회장 27억500만 원 순이다. 이들의 연봉은 구광모 회장과 2~3배 차이가 난다. 재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대기업에서는 여전히 연공서열의 중요시 하는 보수 체계를 갖고 있다. 이런 체계 내에서는 아무리 좋은 성과를 내더라도 총수의 연봉을 뛰어넘을 순 없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3.22 07:01
경제

10대 그룹 총수 중 정의선·이재용만 담보대출 없는 이유는

5대 그룹 총수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만이 주식 담보대출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리더스인덱스가 총수가 있는 60개 그룹 오너일가의 주식 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29개 그룹의 주식 보유 친족 455명 가운데 128명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고 있다. 이들이 담보로 제공한 계열사 주식 지분은 6.4%, 대출 금액은 4조8225억원으로 집계됐다. 10대 그룹 총수일가 중 보유 주식의 담보대출이 없는 기업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대부분의 재벌 기업 오너가는 경영·승계 자금 마련 또는 상속세 등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주식 담보대출을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정의선 회장으로 경영 승계가 진행됐다. 그렇지만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승계는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현재로써는 정의선 회장이 상속세 등으로 특별히 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없는 셈이다. 오히려 정 회장은 개인 자금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20%를 매입하는데 240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현대차 총수일가가 담보대출을 받지 않았던 건 아니다. 2013년 이전에는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의 담보대출 규모도 상당했다. 하지만 2013년 4월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 657만주의 담보 대출을 전액 상환했다. 그리고 정 회장 역시 4500억원 규모의 현대글로비스 130만주, 기아차 412만주 담보대출 계약을 해지했다. 삼성그룹 오너일가는 10대 그룹 중 가장 많은 1조7171억원의 담보대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총수 이재용 부회장은 주식 담보대출 없이 상속세 납부를 위한 공탁만 하고 있다. 고 이건희 회장에게 증여받은 유산의 상속세(약 12조원)를 마련하기 위해 삼성의 오너일가도 담보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가장 많은 1조원의 대출을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각 3300억원과 3717억원을 빌렸다. 삼성은 연부연납제를 활용해 상속세를 분납한다. 먼저 지난 4월 주식 매각 등을 통해 2조원을 납부했다. 2026년까지 5차례 걸쳐 추가로 납입할 계획이다. 이재용 부회장도 4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야 하지만 그룹의 지배력 강화를 고려해 담보대출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565억원을 대출받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580억원을 빌렸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241억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220억원을 담보대출 받았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장남 정기선 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을 담보로 각 3215억원과 500억원을 빌렸다. ◇총수일가 주식 담보대출 규모 톱10(단위: %, 원) 이름 기업집단 담보비중 금액 홍라희 삼성 16.3 1조 이서현 삼성 6.8 3871억 최태원 SK 24.8 3565억 이부진 삼성 5.5 3300억 정몽준 현대중공업 48.6 3215억 조현범 한국타이어 42.2 2350억 신동빈 롯데 16.4 2241억 구본능 LG 50.8 1291억 김승연 한화 56.6 1220억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2.4 1033억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0.19 06:59
경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합병 첫걸음부터 꼬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풀어야 할 최대 숙제 중 하나인 지배구조 개편이 첫걸음부터 꼬이고 있다.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정지작업으로 보이는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계열사 3사 합병이 차질을 빚고 있다. 정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도 해결하지 못했던 지배구조 개편을 완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차가 10대 기업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가 해결되지 않았다. 순환출자가 총수일가 지배권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은 현대차뿐이다”며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크게 4개의 순환출자 고리로 오너가가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순환출자가 지배구조의 위험요인으로 꼽혀왔다.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와 더불어 그룹의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명한 지배구조는 반드시 이뤄야 할 숙제다. 공정위가 정 회장을 그룹의 공식적인 총수로 지정하기 위해서라도 지배구조 개편은 필요하다. 시스템 통합(SI) 전문기업인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12월 현대오트론·현대엠엔소프트와 3사 합병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 계열사의 합병은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정의선 회장이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대오토에버 지분을 9.57%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중 23.29%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외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3사 합병에 제동을 걸었다. 제출된 증권신고서를 심사한 금감원은 지난 19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합리적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액주주들이 대주주에게 유리한 합병 구조라고 불만을 토로하자 금감원이 이를 시정하라고 한 셈이다. 주주들의 반발로 인해 3사의 합병 비율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오토에버-오트론-엠엔소프트의 합병 비율이 1대 0.11대 0.95로 책정됐다. 하지만 최근 금감원의 요청으로 한 차례 조정돼 합병 비율은 1대 0.13대 0.98로 변경됐다. 합병가액도 엠엔소프트가 8만8381원에서 9만1045원으로, 오트론이 1만864원에서 1만2808원으로 늘었다. 그런데도 금감원은 아직 적정한 비율이 아니라며 정정신고서를 재차 요구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3사 합병은 현대차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첫걸음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대주주에게 유리한 합병으로 지적을 받는 등 제동이 걸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이 발목을 잡았던 전례가 있어 이번 소프트웨어 3사 합병의 잡음이 더욱 아쉬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현대차는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인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총수일가 지분이 20% 이상이면 사익편취 규제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정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결국 지배구조를 정의선→존속 법인(지주사)→현대차→기아차로 간소화하는 게 핵심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공정위는 재벌개혁이라는 정책 목표를 수립하며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칼을 빼 들었다. 공정위는 순환출자 구조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주식 처분 명령 등 시정조치와 함께 법 위반과 관련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또 계열 출자회사 대표를 검찰에 고발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억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게 할 수 있다. 공정위의 표적이 된 현대차는 2015~2018년 기업집단별 과징금·과태료 부과현황에서 2108억원으로 불명예 1위를 차지했다. 또 2015년부터 2020년 8월까지 담합 관련 과징금도 1777억원을 부과받아 단연 1위에 올랐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계속 연구 중이다. 주주 친화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방향이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1.27 07:00
경제

GS그룹, '일감 몰아주기' 재계 1위 핵심 감시 대상으로 떠올라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취임 2년 차 행보에 비상이 걸렸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에 따라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확대되면서 GS그룹이 핵심 감시 기업집단으로 떠올라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이 내년 말부터 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 상장사·비상장사와 이들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로 확대된다. 기존 공정거래법은 총수일가 지분율 30% 이상인 상장 계열사(비상장 20% 이상)로 제한됐다. 이에 따라 규제 대상 회사는 현행 210개에서 598개로 388개 늘어나게 됐다. 특히 10대 재벌 대기업 중 GS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감시 대상이 가장 많다.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대상이 12개에서 18개나 늘어 30개가 됐다. 감시 대상이 20개가 넘는 10대 재벌은 GS그룹이 유일하다. 내년 말부터 자회사, 손자회사들이 대폭 규제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어서 그룹 전체를 운영해야 하는 허태수 회장의 머리가 복잡해지게 됐다. 더군다나 올해 GS그룹은 코로나19 여파로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GS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11조7913억원, 영업이익 6408억원에 머물렀다. 작년보다 매출은 12.3%, 영업이익은 58.7%나 급감했고, 1~3분기 누적 순손익은 146억원 적자다. 이런 실적 부진으로 허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혁신’에도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GS그룹은 2021년 디지털 전환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공정거래법 개정안으로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최대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특히 그룹은 지주사인 GS를 비롯해 GS리테일, GS건설, GS에너지 등 핵심 계열사들 모두 규제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총수일가가 43.33%의 지분을 가진 GS의 경우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3653억원의 매출 중 33.71%가 내부거래로 발생하고 있다. 그룹 전체 내부거래는 증가세다. 공정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64%에서 올해 5.63%로 늘어났다. 보헌개발과 승산 등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100%로 오너 3~4세들이 막대한 배당 이익을 챙기고 있는 계열사들이다. 부동산 임대업, 물류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승산은 2018년 순이익 250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120억원을 배당하기도 했다. 보헌개발은 오너 4세인 허서홍 GS에너지 전무,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 허세홍 GS칼텍스 대표가 각 33.3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보헌개발은 2018년까지만 해도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었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비중이 57.6%까지 줄었다. GS그룹은 최근 공정위 감시의 표적이 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13일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3억8000만원을 부과받았다. 하도급 업체와 4건의 수의계약을 맺었는데 직접 공사비 198억500만원보다 11억3400만원 적은 계약을 체결해 제재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내 내부거래 비중은 늘리면서 수의계약을 한 하도급 업체에는 가격을 후려치는 ‘갑질’을 한 셈이다”고 지적했다. 지난달에는 GS리테일의 헬스&뷰티 스터어인 랄라블라가 납품업체로부터 부당하게 판촉비·판매 장려금을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제품을 반품한 ‘갑질’이 드러나 과징금 10억58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 측은 “규율 사각지대를 해소해 공정경제 기반을 강화하고 불공정행위와 대기업집단의 부당한 경제력 남용을 근절할 수 있도록 규제하겠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12.16 07:00
경제

총수일가 경영권 승계 가속화, 대림그룹 이해욱 회장 지분 가장 많이 늘어

재벌 총수일가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최근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2일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 집단 중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집단의 핵심 계열사 지분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총수의 자녀세대가 5년 전보다 지분을 늘린 곳은 전체의 55%인 30개로 집계됐다.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자산 가운데 자녀 세대 보유 비중이 5년새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대림그룹이다. 2014년에는 대림코퍼레이션의 총수 일가 주식자산(7780억원) 중 65%를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이 보유했다. 나머지 35%를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등이 가지고 있었다. 올해 8월 현재는 이해욱 회장의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이 52.3%로 늘었다. 2015년 이해욱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대림I&S와 대림코퍼레이션이 합병하면서 이 회장의 지분이 증가한 것이다. 이어 한진(한진칼)과 OCI는 자녀 세대의 지분이 각각 46.2%, 41.2% 증가했다. 또 호반건설 32.5%, 한국테크놀로지그룹 31.9%, LG 29.9%P, LS 23.6%P,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가 22.8% 늘었다. 최근 5년 새 자녀 세대의 주식 규모가 부모 세대를 뛰어넘은 그룹은 LG와 한진, 대림, 호반건설 등 4곳으로 조사됐다. LG와 한진은 구본무, 조양호 회장의 사망으로 자녀에게 승계가 이뤄졌다. 대림과 호반건설은 자녀 세대가 지주사 등 핵심 계열사의 지분 확보를 통해 주식 비중을 높였다. 호반건설은 2018년 호반건설이 호반을 흡수합병하면서 자녀 세대인 김대헌 부사장이 지분율 54.7%의 단일 최대 주주로 올랐다. 대림과 롯데,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등 세 곳은 총수 일가가 보유한 핵심 계열사 주식자산을 100% 자녀 세대가 보유했다. 이외 삼성·태영·현대백화점·KCC·애경·효성 등 15개 그룹도 자녀 세대가 보유한 주식 비중이 50%를 넘어서면서 사실상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되거나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래에셋과 카카오, 한국투자금융, 네이버, 셀트리온, 넷마블 등 14개 그룹은 부모 세대의 주식자산 비중이 여전히 100%를 차지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9.02 08:25
경제

LS 총수일가, 코로나 하락장서 대규모 주식 증여…7세에도 6억4600만원 나눠줘

LS그룹 총수일가 등이 코로나19 정국을 틈타 저렴하게 주식 증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다르면 구자열 LS그룹 회장 등은 가족과 친인척 등에게 335억원의 주식을 증여했다. 구자열 회장과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구근희 씨 등은 지난 5월 이후 자녀와 친인척 등에게 LS 주식 총 95만9000주를 증여했다. LS그룹 총수일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주가가 떨어진 시점에서 증여를 감행해 증여세를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3년생인 7세 이모양이 6억4600만원의 주식을 증여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이양이 받은 주식은 1만8000주로 5월 11일 종가(3만590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6억원이 넘는다. 올해부터 연말 배당을 받게 되는 이양은 지난해 LS의 배당금인 주당 1450원을 환산하면 2600만원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을 전망이다. 증여는 지난 5월 11일과 12일에 일괄적으로 이뤄졌다. 5월 12일 LS 주가(3만4900원) 기준으로는 증여 금액은 총 335억원에 달한다. LS그룹 총수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473만1413주의 20.3%에 해당한다. 구자열 회장은 두 딸에게 10만주씩, 구자홍 회장은 두 명의 조카에게 6만주씩 증여했다. 구자엽 회장은 아들과 친인척 등에게 12만7000주, 구자은 회장은 두 자녀에게 10만주씩, 구자균 회장은 두 자녀에게 5만주씩을 각각 넘겨줬다. 또 구자홍 회장의 누나인 구근희 씨도 딸 등에게 14만2000주를 나눠줬다. GS그룹도 지난 4월 28일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아들에게 19만2000주를 증여했다. 5월 12일에는 허 부회장 누나인 허연호씨가 아들에게 8만28주를 나눠줬다. 총수일가에서 이처럼 대규모 증여가 같은 시기에 이뤄진 건 이례적이다. 저렴한 주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LS 주가는 5월 11일에는 3만5900원, 12일에는 3만4900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4만7800원) 25%가량 하락했다. GS 주가도 5만원을 웃돌던 지난해 말보다 20% 이상 내렸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본부 국장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주가가 내려갈 때 증여를 하는 것은 증여세를 줄이기 위한 꼼수다"고 지적했다. 주식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 주가의 평균이 기준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7.20 14:16
연예

검찰, 총수 일가 5명 기소…롯데그룹 수사 마무리

검찰이 4개월 동안 진행했던 롯데그룹 비리 수사에 마침표를 찍었다.서울중앙지검 롯데그룹 비리 수사팀은 19일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지난 6월 10일 재계 서열 5위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를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한 지 132일 만이다.앞서 불구속 기소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씨와 구속기소된 롯데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포함하면 총수일가 5명 전원이 사법처리를 받게 됐다.검찰이 밝힌 롯데그룹 총수 일가 5명의 범죄 금액은 조세포탈 858억원, 횡령 520억원, 배임 1378억원, 배임수재 35억원 등 총 2791억원이다.또 검찰은 롯데그룹 수사로 전체 범죄 금액 3755억원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중 주식 고가매도, 롯데시네마 매점임대, 급여 지급, 면세점·백화점 입점 대가 수수 등 총수 일가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사용된 횡령성 금액이 1462억원에 달한다. 실제 법 적용이 가능한 탈세금액까지 고려하면 전체 범죄 금액은 5456억원이나 된다.검찰은 오너일가 외에도 계열사 사장, 정책본부 임원 등을 각종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그룹 차원의 횡령·배임 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정책본부 지원실장을 지낸 채정병 롯데카드 대표,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을 불구속 기소했다.7억원대 비자금 조성과 채널 재승인 정관계 로비를 주도한 것으로 의심받는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270억원대 세금 환급 소송 사기 및 일본 롯데물산 '통행세' 지급 의혹이 제기된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등도 재판에 넘겼다.또 하도급 업체에 공사 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돌려받아 비자금 302억원을 조성해 대관 업무 등에 쓴 횡령 혐의로 이모 전 롯데건설 대표, 법인자금으로 산 상품권을 유용하는 등 11억원대 횡령 혐의로 최모 전 대홍기획 대표를 기소했다.총수일가 5명을 제외하고 구속·불구속 기소된 그룹 정책본부 간부와 계열사 대표 등 전·현직 임직원은 모두 14명이다. 개인 22명과 법인 2곳(롯데건설·롯데홈쇼핑)을 포함한 전체 기소 인원은 총 24명이다.하지만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총수 일가의 비자금 의혹과 제2 롯데월드 건설 과정의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는 다다르지 못하면서 '미완의 수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와 관련 검찰의 '먼지털이식' 대기업 수사 관행에 대한 개선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롯데그룹 총수일가의 회사 자금 빼먹기, 횡령·배임, 계열사 불법지원, 조세포탈 등 총체적 비리를 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단서가 확인되는 재벌 대기업의 비리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롯데그룹은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직후 "오랫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향후 재판 과정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며 "롯데가 사회와 국가경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앞으로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 2016.10.20 07:00
경제

검찰, 롯데건설 등 10곳 추가 압수수색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롯데 계열사 간의 자산 거래 과정에서 수상한 흐름을 파악하고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지난 10일 첫 압수수색에 이어 나흘 만이다.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는 14일 오전 롯데케미칼 등 계열사 10곳에 대해 추가로 압수수색을 했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은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코리아세븐, 롯데닷컴, 롯데정보통신,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알미늄, 롯데상사, 롯데부여·제주리조트 등 10곳이다.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계열사 간의 부당한 자산거래 정황과 총수일가와 계열사 간의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횡령, 배임 사실을 포착하고 이번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싼 값에 부동산을 사들인 뒤 계열사에 비싼 값에 되파는 형식으로 막대한 차익을 남겼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재벌닷컴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롯데 계열사들이 사들인 신 총괄회장의 부동산은 11건, 대지 규모는 187만6078㎡에 달한다.신 총괄회장은 2007년 경기도 오산시 부산동에 있는 자신의 땅 10만㎡를 롯데장학재단에 무상 증여했고 한 달도 안돼 롯데쇼핑에 1030억원에 되팔았다.롯데상사와 롯데칠성음료도 2014년 7월 무렵 보유하고 있던 롯데상사 지분을 헐값으로 롯데쇼핑에 매각하고 계열사간 부당거래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검찰은 롯데그룹 부동산 관리를 담당한 롯데자산개발도 주요 수사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이외에도 검찰은 계열사 간 부당 지원 혐의 등도 조사하고 있다.코리아세븐은 부실 계열사인 롯데피에스넷의 100억원 상당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제주호텔리조트는 지분 가치를 저평가해 상장을 앞둔 호텔롯데를 부당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롯데알미늄은 롯데피에스넷이 현금인출기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중간 회사로 들어가 41억원 상당의 부당 지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해외에서 원료를 사들이면서 계열사를 끼워 넣어 거래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2016.06.14 16:25
경제

순익 7억인데 배당이 100억원…비상장사는 재벌 회장들 현금지급기?

재벌 총수 일가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비상장 계열사 통해 거액의 ‘배당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재벌그룹의 비상장계열사가 오너들의 현금지급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재벌 총수들은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순익보다 많은 돈을 배당명목으로 가져갔다. 일례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이성호 전무는 비상장 계열사인 광영토건으로부터 총 100억원을 배당받았다. 지난해 광영토건의 순이익은 7억76000만원으로 배당성향(순이익대비 배당률)이 1300%를 넘었다. 상장사의 배당성향은 순이익의 통상 5분의 1 수준이 20% 내외다.이중근 회장은 다른 비상장 계열사인 ㈜부영(92억원) 대화도시가스(104억원), 동광주택산업(84억원), 부영대부파이낸스(5억원)에서도 거액의 배당금을 받아 모두 272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또 지난해 92억원의 순손실을 낸 현대유엔아이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장녀 정지이 전무에게 12억원과 2억원씩을 배당했다.조현준 효성 사장에게 44억원을 배당한 효성투자개발도 전체 배당금(107억원)이 순이익(104억원)보다 많았으며, 정몽익 KCC 사장에게 40억원을 배당한 코리아오토글라스도 배당금(200억원)이 순이익(177억3000만원)보다 많았다.현대커머셜도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사장과 부인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에게 57억원을 배당했다. 현대커머셜의 총배당액은 177억원으로 당기순이익(366억원)의 48%에 달했다. 정태영 사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위이며, 정명이 고문은 정 회장의 차녀다. 이밖에 대림코퍼레이션은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에게 101억원, 이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과 차남 이해승씨에게 53억원과 1억원을 각각 배당했다. 대림코퍼레이션의 순이익대비 배당률은 30%에 달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작년과 재작년에도 당기순이익의 41%와 94%를 배당했다. 이 부회장은 대림I&S에서도 82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전문가들은 비상장 계열사들의 이같은 거액 배당이 상장사 주주가 가져가야 할 이익을 총수 일가가 빼돌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재벌 비상장사 대부분은 내부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주력 계열사의 이익을 비상장사를 통해 총수일가가 빨아들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한편 재벌닷컴 조사에 따르면 비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배당현황을 집계한 결과 100억원 이상 고배당자는 이중군 부영그룹 회장 등 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 2014.04.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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