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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고양] 페트레스쿠 감독 “전북이면 당연히 간다고 했다… 단버지 별명 좋아” (전문)

단 페트레스쿠(56) 전북 현대 신임 감독은 큰 고민 없이 지휘봉을 잡았다. 전북의 위상을 익히 알고 있고, 과거 좋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14일 경기 고양의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디 마테오 어드바이저의 전화를 받고 전북일 때만 가겠다고 했는데, (전북이어서) 당연히 가겠다고 했다. 한국과 아시아에서 가장 큰 클럽이기 때문”이라며 “너무 기대되고, 팬들이 원하는 승리, 그리고 (원래의) 순위권에 있게끔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차근차근 밟아나가겠다. 계약 기간이 2년 반인데, 차근차근 발전시키겠다. 리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좋은 결과를 내도록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북은 올 시즌 유례없는 부진을 겪었다. 이동준, 아마노 준 등 정상급 자원을 대거 품으며 세간의 기대가 컸지만, 시즌 초반부터 흔들렸다. 전북답지 않은 모습이 지속됐고, 결국 지난달 김상식 감독과 결별했다. 전북은 곧장 이름값 있는 외국인 사령탑 물색에 나섰고, 그 사이 김두현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며 5위까지 올라섰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조세 모라이스 전 감독에 이어 구단 역대 두 번째이자 제7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2003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페트레스쿠 감독은 그동안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중국, UAE 등 아시아 무대에서 팀을 이끈 경험도 있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중국에 감독으로 있었을 때, ACL에서 전북을 상대했다. 그때도 놀랐고 시설이 너무 좋았다. 팬들도 너무 뛰어나서 감명받았다. 언젠가 전북이란 곳에 오기를 꿈꿔왔다. 코치로서 경험이 많지만, 이곳이 가장 큰 경험이라고 느낀다. 기회를 잡아 기대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페트레스쿠 감독과 일문일답.-취임 소감.이 자리에 있게 돼 너무 행복하다. 박지성 디렉터와 디 마테오 어드바이저의 전화를 받고 전북일 때만 가겠다고 했는데, 당연히 가겠다고 했다. 한국과 아시아에서 가장 큰 클럽이기 때문이다. 너무 기대되고 팬들이 원하는 승리, 순위권에 있게끔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차근차근 밟아나가겠다. 2.5년의 계약 기간인데, 차근차근 발전하고 승리를 위해 리그,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결과 내도록 집중하겠다. -전북이라는 팀에서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는지. 중국에 감독으로 있었을 때, ACL에서 전북을 상대했다. 그때도 놀랐고 시설이 너무 좋았다. 팬들도 너무 뛰어나서 감명받았다. 언젠가 전북이란 곳에 오기를 꿈꿔왔다. 코치로서 경험이 많지만, 이곳이 가장 큰 경험이라고 느낀다. 기회를 잡아 기대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게 하겠다. -어떤 내용의 연락을 받았는지.오로지 클럽의 좋은 것들에 관한 것만 들었다. 함께 같이하면서 모든 것을 발전시키고 싶다. -선수단 파악과 관련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A매치 휴식기라는 사실을 안다. 첫 훈련에서 차출된 선수들이 있기에 전부 소집할 수 없다. 그 기간 빠르게 준비하고 선수들을 파악할 것이다. 전북은 결과 측면에서 변명거리가 없기에 빠르게 파악해서 솔루션을 준비할 것이다. 부상 이슈도 손을 볼 것이다. 전북에 있는 내내 계속 열심히 하겠다. -올 시즌 전북의 구체적인 목표.다음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이것이 항상 내 축구 스타일이다. 시즌 끝에 어느 위치에 있을지 지금 생각하기보다, 울산과 차이가 크지만 믿음이 중요하다. 오로지 다음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 장기적으로 챔피언이 되고 싶은 게 궁극적 목표다. 올해가 아니면 내년에라도 하고 싶다.-인상적인 선수와 전북의 축구 스타일을 어떻게 봤는가.어느 선수가 뛰어나고 개개인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 팀이 가장 중요하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과다. 스타일에 국한돼서 생각하고 싶지 않다. 스스로의 목표도 항상 승리다. 지난 3경기에서 전북은 하나의 팀으로 잘 싸웠다. 어떻게 이기는지가 아닌, 결과가 중요하다. -수석 코치와 피지컬 코치를 선임한 배경. 오랜 기간 있었던 두 코치를 데려왔지만, 향후 더 데려올 수도 있다. 두 코치 모두 내가 지도했던 선수였다. 이전 클럽에서도 항상 같이 뛴 선수를 코치로 데려왔다. 선수, 코치로 내가 원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들의 역할은 나를 도와주고 구단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선수들과 항상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어느 포지션의 보강을 원하는지.독단적인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팀의 결정이기에 항상 의논할 것이다. 보강은 스태프와 함께 의논할 것이다. 김진수의 상황에 대해 잘 모르지만, 남았으면 좋겠다. 주장 역할도 소화하기에 남아줬으면 한다.-감독직을 수락하는 데 리스크가 있었을 텐데.감독으로서의 생활이 쉽지 않다.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전북은 가능하면 10년 있었으면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른다. 오래 있는 게 바람이다. 코치로서 삶은 부담감과 리스크가 크다. 이를 알고 도전할 의사가 있어서 전북의 오퍼를 수락했다.-시즌 중반에 부임할 때,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는지.시즌 시작부터 함께하면서 프리시즌에서 선수 파악을 선호하지만, 전북이 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이전 팀에서 하위권으로 쳐졌을 때 나를 부른 팀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순위를 끌어올렸다. 전북도 1위 혹은 상위권으로 올릴 수 있다. 쉽지 않은 건 분명하지만, 자신 있다. 퀄리티가 있는 팀이라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것 같다. -밖에서 본 K리그는 어떤 리그인지. 모든 팀이 공격적이고 과감하다. 스피드 면에 있어서 확실한 색깔을 보인다. 유럽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만 봐도 훌륭하다. 한국 선수들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는다. 공격적이라는 것은 골을 넣을 찬스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전북 선수들의 퀄리티가 좋기에 기대된다.-커리어를 봤을 때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전북에 어떤 영향을 줄지.과거보다 미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축구는 오늘과 내일의 성공만을 보는 것이다. 전북에서의 생활이 기대된다. 팀으로서 단합해 많은 팬에게 행복을 주고 싶다.-4년 만에 동아시아 무대로 돌아왔다. 지인들의 반응은. 가족과 친구들은 내가 내리는 모든 결정을 지지해 준다. 항상 주도적인 입장이기에 선수로 코치로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결정이 통할 때도 안 통할 때도 있지만, 이번에는 통할 거라고 믿는다.-팬들과 선수들에게 어떤 감독인지 말해달라.정의하기 쉽지 않다. 시간적 여유가 얼마 없다. 앞에 놓인 다음 경기부터 해결하고 결과를 가져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이나 팬들을 만나는 게 너무 기대된다.-선수단에 강조하고 싶은 원칙. 선수들과 평소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는지.내 역할은 동기부여와 체력적으로 준비되게 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단버지라는 별명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선수들에게 아빠처럼 되고 싶다. 선수들을 아들처럼 돌보고 싶다. 이런 이유로 현 코치들이 왔다. 이전에 지도했던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도 선수들을 그리워하고 선수들도 나를 그리워한다. 엄할 때도 있지만, 아빠처럼 돌보고 싶다. 단버지라고 불러주는 게 마음에 든다.고양=김희웅 기자 2023.06.1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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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 인터뷰] 모라이스, "다음 울산전까지 승점 최대한 많이 쌓겠다"

"울산전까지 최대한 승점을 많이 쌓고, 다음 맞대결에서 승리하겠다." 조세 모라이스 전북 현대 감독의 목소리에선 자신감과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묻어났다. 전북은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21라운드 울산과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3경기 연속 무패(1무2패)를 탈출한 전북은 14승3무4패(승점45)가 돼 1위 울산(14승5무2패·승점47)에 승점 2점 차로 따라 붙었다. 두 팀의 우승 경쟁이 재점화되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모라이스 감독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준 결과다. 2-1이지만 페널티킥 실수 부분에 있어서 조금만 더 잘했으면 무실점 승리 가능했는데 아쉽지만 90분 내내 공수 밸런스 맞춰가면서 잘했다"며 "최근 3경기에서 나오지 않았던 부분이다. 남은 경기도 오늘처럼 준비하고 경기하겠다"고 승리의 기쁨을 전했다. 울산을 잡은 원동력에 대해선 "선수들이 울산 개개인 선수들 능력 잘 알고 울산 전술, 패턴, 수비가 어디가 헐거운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오늘 경기는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100% 보여준 경기"라고 선수들을 극찬했다. 또한 "많은 국적 선수들 가르쳐봤지만 개인적으로 한국 선수들 장점은 전술, 전략을 이해하면 다른 어느 국적의 외국인 선수들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점"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올 시즌 울산에 패배를 안긴 팀은 전북이 유일하다. 맞대결 2전 전승은 앞으로 이어질 우승 경쟁, 그리고 파이널 라운드 맞대결에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모라이스 감독은 "울산이랑 좋은 경기를 하긴 했지만 아직 세 번째 맞대결 전까지 많은 경기 남아있다. 다음 경기인 부산전부터 생각하겠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이어 "맞대결까지 계속 이겨나가는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 울산은 경기력이 좋은 팀이고 좋은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전북과 맞대결 전까지 계속 승점 쌓아갈 것이다. 전북도 최대한 승점 많이 쌓아서 다시 맞대결에서 승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선수들은 파이널 라운드 맞대결에서 울산이 전북을 넘볼 수 없게끔 더 집중해서 플레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단정짓고 싶진 않다"고 덧붙였다. 전주=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9.1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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겪어봐서 알면서도…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은 전북 걱정

역시나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K리그1 4연패에 도전하는 전북 현대가 자신들을 향한 우려의 시선을 개막 3연승으로 가볍게 털어냈다. 전북은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3라운드 대구 FC와 홈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공식 개막전이었던 1라운드 수원 삼성전 1-0 승리, 그리고 2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 2-1 승리에 이은 개막 3연승이다. 강팀의 이미지가 강한 전북이지만, 개막 3연승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늘 이맘때 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일정이 더해져 초반 연승 행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ACL이 중단되면서 리그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 개막전부터 3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전북이 얻은 수확은 값진 기록만이 아니었다. 사실 개막전에 이어 부산전까지 2연승을 달리는 동안에도 전북의 경기력에는 의문 부호가 붙었다. '1강'으로 불렸던 팀답지 않게 압도적인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우승 후보' 라이벌로 여겨지는 울산 현대가 개막전에서 상주 상무를 4-0으로 완파하고, 2라운드에선 수원에 먼저 2골을 내주고도 3골을 내리 터뜨리며 화끈한 역전승을 거둔 것과 비교된다는 평이 많았다. 전북의 공격이 화끈함을 잃은 이유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 중 하나는 좌우 측면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만들어내던 로페즈와 문선민의 공백이다. 전북은 에닝요, 최태욱, 서정진, 레오나르도, 그리고 로페즈 등 윙어들의 활약을 앞세워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던 팀이다. 그러나 로페즈와 문선민이 동시에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측면 공격 문제가 두드러졌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전력을 보강했지만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대구전에서 무릴로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전북도, 조세 모라이스 감독도 웃을 수 있게 됐다. 무릴로는 K리그 팬들에게 그리 익숙한 선수가 아닌데다, 윙어가 부족한 상황에서 로페즈의 역할을 대신할 만큼 전형적인 윙어 스타일도 아니다. 무릴로가 ACL을 포함해 전북이 치른 경기에 모두 출전하면서도 기대한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자 영입에 대한 의문도 커졌다. 그러나 무릴로는 이날 후반 시작과 동시에 상대 왼쪽 측면을 무너뜨리고 선제골을 터뜨리며 경기 흐름을 전북 쪽으로 돌려놨다. 물론 이 마수걸이 골 하나로 무릴로에 대한 평가가 완전히 바뀌진 않겠으나, 적어도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한 셈이다. 연승을 달리고도 경기력에 대한 의문을 받아온 모라이스 감독도 한시름을 덜었다. 최강희 감독에게 바통을 넘겨 받고 지난 시즌부터 전북을 지휘하고 있는 모라이스 감독은 부임 첫 기자회견 때 트레블(3개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한다는 담대한 각오를 밝혔지만 결과는 달랐다. ACL과 FA컵 중도 탈락은 물론 K리그1에서도 울산과 최종 라운드까지 엎치락 뒤치락하다 사실상 상대가 무너진 덕분에 우승에 성공했다.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K리그1 3연패의 대업을 완성했지만 이 과정에서 모라이스 감독이 보여준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팬들도 많았다. 경기력과 선수 기용은 언제나 도마 위에 올랐고,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을 꾸리는 과정에서도 포지션 불균형 문제로 계속 지적을 받았다. 한 시즌 38경기 중 단 3번 패했을 뿐이지만 '1강' 전북에 대한 기대감은 그만큼 높았고, 걱정도 컸다. 그러나 대구전까지 승리에 성공하면서 전북은 이런 우려를 안정적으로 불식시켰다. 같은 날 열린 경기에서 울산이 부산과 1-1로 비기면서 3라운드 만에 단독 선두로 올라선 전북의 '승리 DNA'는 여전히 유효하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d 2020.05.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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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했던 시작, 전북이 안고 있는 불안

K리그1(1부리그) 7회 우승, FA컵 3회 우승, K리그 통산 최다 연속 경기 무패(33경기),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2회 우승. K리그 1강을 넘어 아시아 정상의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의욕에 가득 찬 전북 현대의 화려한 역사다. 이 중 대부분의 기록을 2009년 이후 작성했을 정도로, 전북은 최근 10년 넘는 시간 동안 K리그의 독보적 1강으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사령탑이 바뀌면서 지난 시즌, 목표로 했던 트레블(리그·ACL·FA컵 동시 우승)을 놓치고 K리그1 우승컵도 퍽 아슬아슬하게 가져오긴 했지만 어쨌든 전북은 자타공인 K리그를 대표하는 최강팀이다. 그러나 이처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전북의 자존심은 올 시즌, 2020 ACL 무대에서 2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면서 너무 일찍 무너졌다. 전북은 지난달 홈에서 열린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2020 ACL 조별리그 H조 첫 경기에서 1-2로 패한 데 이어 4일 호주 시드니의 주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차전 시드니 FC(호주)와 경기에서도 2-2로 비겼다. 2경기 1무1패(승점1). 시드니에 골드실에 앞서 순위는 2위지만, 1위 요코하마가 파죽의 2연승을 기록 중인 것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이다. 긍정적으로 해석해보자면, 아시아 팀들이 기피하는 1순위 호주 원정에서 승점 1점을 가져온 건 그리 나쁘지 만은 않은 결과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K리그 개막이 늦춰지고,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도 지장이 있었던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하지만 내용도 결과도, 전북 입장에선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 이날 전북이 상대한 시드니는 H조 최약체로 꼽히는 팀이었다. 1차전에서 시드니가 요코하마에 0-4로 완패를 당한 만큼, 전북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그러나 킥오프 이후 전개된 양상은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 김환 JTBC 해설위원은 "어떤 전술을 보여주고 싶은지 이해하기 힘든 경기였다. 선수들은 팀 전술이 아닌 개인적인 움직임만으로 경기를 풀어갔다"며 "확실한 건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가 기대했던 전북의 모습은 전혀 아니었다"고 경기를 돌이켰다. 전북은 1, 2차전을 치르면서 공수 양면에서 불안한 모습이 드러났다. 공격에선 위협적인 장면이 잘 나오지 않았고, 결정력 면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이적한 로페즈(30)와 군 입대한 권경원(28) 문선민(28) 등 떠난 선수들의 공백이 생각보다 컸다. 겨울 이적시장 동안 김보경(31) 쿠니모토(23) 벨트비크(29) 무릴로(26) 등을 영입하고 홍정호(31)를 완전 이적시키는 등 '폭풍영입'은 여전했으나 앞서 치른 두 경기에선 아직 100% 안정감을 갖지 못한 모습이었다. 특히 2선 공격진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게 해줄 만한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가 뼈아팠다. 2차전의 경우 이수빈(20) 혼자 고군분투했으나 신형민(34)이나 최영준(29)이 있었다면 보다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갔을 지도 모른다. 1, 2선 공격진 그리고 수비진의 무게감에 비해 포지션 불균형이 고민일 수밖에 없다. 김환 위원은 "이수빈은 좋은 자원이지만 혼자서 두는 게 아니라 옆에서 수비적으로 받쳐줄 선수가 필요하다. 전북에는 그러한 유형의 선수가 부족하다"며 "이수빈에게 수비 부담을 줄여줘야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뼈아픈 건 1차전에서 손준호(28)와 이용(34)이 연달아 퇴장당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퇴장자가 나왔다는 점이다. 최보경(32)이 상대 슈팅을 무리하게 막으려다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주고 퇴장까지 당했다. 경기 결과를 바꿔 놓은 건 물론이고 불필요한 전력 누수까지 생겼다. 여기에 김진수(28)도 경고 누적으로 다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전북은 언제나 초반 몇 경기 부진하다가도 금세 상승가도를 타는 팀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K리그 개막이 미뤄진 채 ACL만 소화하고 있는 지금, 전북이 앞서 2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 어느 시즌보다 무기력했다. 올 시즌 최우선 목표를 ACL 우승으로 잡은 팀이 조별리그 2경기 연속 무승으로 첫 단추를 끼웠다는 건 명백한 '경고음'이다. 심지어 H조에 속한 중국의 강호 상하이 상강은 코로나19 여파로 아직 한 경기도 치르지 않았다.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19 휴식기 동안, 조세 모라이스(55) 감독이 무기력과 불안을 어떻게 지워낼 지 궁금해진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3.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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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재와 조규성, 현대가 위안 된 '젊은 피'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곤 하지만 야심차게 전력을 보강해서, 그것도 안방에서 치른 경기 결과는 썩 흡족하지 않았다. 그래도 '젊은 피'들의 활약은 위안이 됐다.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양강으로 꼽히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 모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를 수확하는데 실패했다. 먼저 경기를 치른 울산이 1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F조 1차전에서 FC도쿄(일본)와 1-1로 비겼고, 하루 뒤인 12일에는 전북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에 1-2로 패했다. 안방에서, 일본 J리그 팀에 당한 패배라 아쉬움이 두 배로 큰 경기였다. 지난 시즌 K리그1 1위를 두고 다투던 두 팀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울산은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조현우(29)를 비롯해 각 포지션을 채웠고 전북도 지난 시즌 MVP였던 김보경(31) 경남FC의 핵심이었던 쿠니모토(23) 등을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리그와 ACL에서 우승하겠다는 '더블'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치는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첫 경기는 내용도 결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울산은 선제골을 얻어맞은 뒤 끌려가다 상대 자책골로 힘겹게 비겼고, 전북은 김진수(28)의 자책골을 포함해 전반에만 먼저 두 골을 내주다가 후반 만회골로 영패를 면했다. 새로운 선수들의 영입으로 조직력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두 팀 모두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결과였다. 하지만 소득도 있었다. 울산과 전북이 수혈한 '젊은 피'들이 제 역할을 하며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현대가 두 팀에 위안을 안긴 주인공들은 1월 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일궈내며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앞장섰던 원두재(23)와 조규성(22)이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각각 울산과 전북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는 데뷔전에서 나란히 합격점을 받았다. 원두재는 울산이 도쿄전에서 택한 스리백의 중심에 서서 경쟁력을 보였다. 자신의 주 포지션이 아니다보니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김도훈(50) 감독은 "원두재가 제 역할을 해줬다. 전술적 활용도가 높은 선수"라며 그가 보여준 모습에 만족을 표했다. AFC U-23 챔피언십에서 MVP로 선정될 정도로 좋은 활약을 보인 만큼, 울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믿음이 드러나는 칭찬이었다. 전북 역시 쓰라린 패배에도 웃을 수 있었던 건 '영건' 조규성의 활약 덕분이다. 조규성은 이날 후반 8분 이동국(41)과 교체돼 0-2로 끌려가던 후반 35분, 상대 골키퍼가 공을 걷어내려 골문을 비운 사이 김보경의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만회골을 성공시켰다. 자신의 전북 데뷔골이자, ACL 무대 첫 골이었다. 지난 시즌 FC안양에서 14골을 터뜨리며 K리그2(2부리그) 득점 공동 3위에 올랐던 '무서운 신예'의 저력을 보여준 플레이였다. 지난 시즌 퇴장당해 벤치에 앉지 못한 조세 모라이스(55) 감독을 대신해 이날 경기를 지휘한 김상식(44) 코치도 "오늘 보여준 것처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이동국을 대체할 능력이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첫 경기에서 조금 삐끗하긴 했지만, 울산과 전북은 올 시즌도 K리그1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들이다. 선수단이 두터운 만큼 주전 경쟁부터 쉽지 않다. 첫 경기부터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두 이적생들이 소속팀에서 활약을 이어간다면, 7월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최종명단 승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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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완연한 '양강 체제' 진입, 전북-울산 '역대급 우승 레이스'

K리그1(1부리그)에 더 이상 전북 현대의 '독주 체제'는 없다.최근 K리그1에서 전북의 독주가 이어지는 동안 이를 제지할 수 있는 대항마가 등장하지 못했다. 2019시즌은 다르다. 울산 현대라는 최고의 대항마가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울산은 공격적 투자로 전북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스쿼드를 꾸렸고, 3년 차 김도훈 울산 감독의 색깔이 녹아들면서 K리그1 최강 팀으로 변모했다. 전북도 울산의 등장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북에 울산은 철저하게 경계해야 할 라이벌이다. 두 팀은 시즌 개막과 함께 1위와 2위를 오가며 치열하게 싸웠고, 전반기가 끝난 지금도 그 치열함의 열기가 이어진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 그야말로 '역대급 우승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다. K리그 팬들은 두 팀의 우승 레이스를 즐기며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K리그1 22라운드가 끝난 현재 전북은 14승6무2패·승점 48점으로 1위를 달린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한 경기 덜 치른 울산은 14승5무2패·승점 47점이다.전북과 1점 차. 게다가 두 팀은 나란히 11경기 연속 무패 행진(8승3무)이라는 최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전북은 5월 12일 11라운드 울산과 경기에서 1-2로 패배한 뒤 11경기 연속 패배하지 않았다. 울산 역시 5월 4일 포항 스틸러스와 10라운드에서 1-2로 패배한 뒤 11경기 동안 패배를 잊었다. 한때 3강을 유지했던 FC 서울은 최근 5경기에서 1승2무2패의 부진으로 뒤로 밀려났다. 서울의 승점은 42점이다.후반기 전북과 울산의 우승 레이스는 더욱 치열해질 것이 자명하다. 두 팀 모두 기존 핵심 멤버들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전력 보강에도 성공했다. 게다가 전북과 울산은 나란히 ACL과 FA컵에 조기 탈락했다. K리그1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 역대급 우승 레이스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전북은 간판 공격수 김신욱이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떠난 뒤 팀 컬러가 바뀌었다. 더욱 강렬하고 폭발적으로 변했다. 높이에 의존하던 공격 흐름이 스피드로 전환됐다. 스피드가 장점인 문선민이 폭발하고 있고, 로페즈 역시 좋은 활약을 이어 간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김승대를 영입하며 전북의 스피드 축구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김승대는 지난 20일 서울과 K리그1 22라운드에서 전북 데뷔전을 치렀고, 데뷔골을 터뜨렸다. 왜 김승대가 전북에 필요한 선수인지 한 경기 만에 입증했다.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지금 전북의 스쿼드는 높이보다 스피드를 활용하는 것이 더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다양한 공격을 전개할 수 있다. 김승대의 스피드가 전북에 플러스 요인이 됐다. 순발력 있고, 빠르고, 센스 있는 선수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후반기 스피드를 앞세운 전북의 새로운 '닥공(닥치고 공격)'이 본격적으로 우승 레이스에 합류할 전망이다.울산은 믹스 디스커루드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출신인 믹스는 울산 중원의 핵심이다.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울산은 믹스의 존재감이 반드시 필요했고, 꾸준한 구애 끝에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믹스의 잔류는 울산에 큰 힘이다.새로운 선수 몇 명 영입하는 것보다 몇 배 더 큰 영향력을 가진다. 올 시즌 울산의 상승세 중심에 믹스가 있었고, 믹스가 없는 울산은 이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런 믹스를 잡았으니 울산의 우승 레이스는 탄력받을 수밖에 없다.여기에 기존의 주축 선수들이 진가를 높이고 있다. 특히 김보경은 시간이 갈수록 매서워진다. 22라운드 강원 FC전에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김보경은 올 시즌 7골 6도움을 올리며 '제2의 전성기'로 평가받는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김보경은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또 울산은 호주 국가대표 출신인 윙백 제이슨 데이비슨을 새롭게 영입하며 후반기 더욱 막강한 스쿼드를 갖췄다. 김 감독은 "울산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울산은 24일 ACL 일정으로 치르지 못했던 상주 상무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K리그1 1위를 탈환할 수 있다.득점왕과 도움왕 경쟁도 전북과 울산이 주도하는 형국이다. 득점 1위는 수원 삼성의 아담 타가트(12골)지만, 전북과 울산의 공격수들이 매섭게 추격한다. 전북 문선민이 8골, 이동국이 6골을 넣었고, 울산 주니오가 8골, 김보경이 7골을 성공시켰다. 득점왕 레이스에 합류한 선수들이다. 도움왕 역시 전북 김승대가 7개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로페즈가 6개로 2위다.울산은 김보경이 6개, 김태환이 5개를 기록하고 있다. 도움왕 레이스도 안갯속에 빠졌다.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9.07.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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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매치' 승자는 전북… 1위 싸움은 '스리톱'에서 '투톱'으로

'전설매치'의 마지막 8분이 K리그1(1부리그) 선두 경쟁을 '스리톱'에서 '투톱'으로 바꿨다.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FC 서울이 여전히 선두권 삼각 편대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9라운드에서 승점 3점을 수확한 전북과 울산이 '투톱' 체제를 갖췄다. 8라운드까지 승점 동률로 전북과 울산을 위협하던 서울은 '전설매치'에서 패해 순위는 같지만 승점 3점 차로 밀린 3위를 유지했다.전북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19 9라운드 서울과 경기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전북과 서울은 울산 현대와 함께 나란히 5승2무1패(승점 17)를 기록 중이었다. 다득점에서 앞선 순서대로 전북이 1위·울산이 2위·서울이 3위에 랭크됐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 전북이 승리하면서 리그 4연승과 함께 6승2무1패(승점 20)로 1위 자리를 유지했고, 같은 날 울산이 경남 FC를 꺾고 승점 3점을 추가하며 다득점에서 밀린 2위를 지켰다. 서울은 5승2무2패(승점 17·3위)가 됐다.이날 두 팀의 맞대결은 여러모로 주목받았다. 시즌 초반부터 전북-울산-서울이 형성한 '스리톱' 구도가 9라운드 전북과 서울의 맞대결을 기점으로 바뀔 수 있다는 예측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리그 연승 행진을 달리며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전북이나, 8라운드 '경인더비' 무승부로 주춤하긴 했으나 지난해와 달리 선두권을 유지 중인 서울 모두 분위기가 좋아 결과를 예상하기도 어려웠다. 하필이면 두 팀이 리그 최다 득점(9경기 18득점)을 자랑하고 있는 전북, 그리고 이날 경기 패배 전까지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이던 서울이라 '창과 방패의 대결'로도 관심이 집중됐다.결과는 '창'의 승리였다. 최근 각광받는 라이벌전이자, 선두를 두고 싸우는 팀 간 대결답게 1만 5127명이 찾은 전주성에선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이 오고 갔다. 그러나 전반 32분 서울 미드필더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수적 우세를 잡은 전북은 전반 44분, 이승기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1-0으로 먼저 앞서 나갔다.그러나 10명이 싸운 서울은 '신 닥공'을 표방하는 전북을 상대로 잘 버티고 잘 싸웠다. 최용수 서울 감독이 경기 전 "우리가 전북을 어떻게 잡나, 우리는 여전히 도전자"라고 한 수 접고 가면서도 "뒤로 물러날 생각은 없다. 승패를 떠나 박진감 넘치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던 그대로,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수비적으로 내려앉는 대신 공격적으로 맞불을 놓았다. 서울의 적극적인 공세에 전북도 주춤했고, 결국 후반 43분 끈질기게 잘 버텨낸 서울의 '한 방'이 터졌다. 뒤에서 날아온 롱 패스를 박동진이 머리로 받아 알렉산다르 페시치에게 연결했고, 페시치는 수비수 두 명을 달고 질주한 끝에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패색이 짙은 순간 터진 동점골에 서울 원정 응원단은 격렬한 환호를 터뜨렸다. 리드를 빼앗긴 전북은 초조하게 서울 골문을 두들겼지만 성과는 없었다. 후반 추가 시간 서울 센터백 김원균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김신욱을 잡았다는 이유로 비디오 판독(VAR)이 진행되면서 두 팀의 분위기는 더욱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VAR 판독은 서울 수비가 정당했다는 원심을 유지했고,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는 생각에 전북 응원단은 야유를 쏟아 냈다.하지만 전북은 마지막 순간 극적인 반전을 일궈 냈다. 1-1 무승부로 경기 휘슬이 울리기 직전, 김신욱의 머리를 맞고 흐른 공이 한승규 앞으로 연결됐다. 한승규는 서울의 수비를 떨쳐내고 왼발 슈팅을 성공시키며 전북에 승점 3점을 안기는 극적 결승골을 터뜨렸다. 울산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뒤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한승규는 골을 넣은 뒤 감정에 북받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이후에도 "전북에 와서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있었고, 도움이 되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결과로 이어져서 기쁘다"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 냈다.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도 "마지막까지 한 골 들어갈 거란 믿음을 갖고 있었다. 들어간 순간 무척 기뻤다"며 승리를 이끈 한승규의 골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1강'으로 선두를 지키는 강팀답게, 수적 우세를 점하고도 힘겹게 풀어간 이날 경기를 두고 "선수들에게 조금 더 냉정을 요구하고 싶다"며 보완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10명으로 전북과 대등하게 맞서 좋은 경기를 펼친 최용수 서울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이전과 달리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점이 긍정적"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또 "아쉽게도 결과는 상대에게 내줬지만 끝까지 쫓아가려고 하는 모습이 고무적이다. 내 속은 쓰려도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덧붙여 '독수리'다운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전주=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4.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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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상·하위권 격차 초반부터 너무 벌어졌다

2019 K리그1(1부리그) 초반 판도가 극명하게 갈린다.지난 14일 7라운드가 종료된 가운데 울산 현대·FC 서울·전북 현대 3개 팀이 선두권 경쟁을 벌인다. 전북의 1강 시대를 이끌었던 최강희 감독이 중국으로 떠난 가운데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른 울산은 예상대로 순항 중이다. 울산은 14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주니오의 결승골과 김인성의 멀티골을 앞세워 3-0으로 이겼다. 개막 7경기 연속 무패(5승2무)에 최근 4연승을 이어 간 울산은 승점 17점으로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올 시즌 윤영선·김보경·신진호·주민규 등 공수 자원을 폭풍 영입한 울산은 이적생들이 김인성·주니오 등 기존 선수들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울산의 마지막 K리그 우승은 축구 천재 이천수가 활약했던 2005년이다. 시즌 시작과 동시에 잠시 흔들렸던 디펜딩 챔피언 전북도 강호의 면모를 되찾았다. 전북은 지난 13일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김신욱의 헤딩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승점 14점을 기록한 전북(승점 14)은 리그 3위를 달린다.이번 시즌 조세 모라이스 감독이 사령탑으로 새로 부임한 전북은 시즌 초반 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 2연패에 빠졌다. 지난 2일 리그 경남 FC전에선 3-0으로 앞서다가 후반 종료 약 10분을 남기고 내리 3골을 내줘 비겼다. 하지만 지난 6일 리그 인천전(2-0 승) 9일 AFC 챔피언스리그 우라와 레즈전(1-0 승) 그리고 제주전까지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분위기를 반전했다. 공식 경기 5경기 연속 무패(4승1무)의 가파른 상승세다. 서울은 이번 시즌 다크호스다. 서울(승점 16)은 지난 14일 강원을 2-1로 제압하며 리그 2위다. 시즌 전만 해도 서울을 선두권으로 지목한 전문가는 없었지만, 최용수 감독의 용병술과 맞물려 당당히 울산·전북과 경합 중이다. 현영민 JTBC 해설위원은 "예상대로 울산은 순항 중이고, 전북도 모라이스 체제가 자리 잡았다. 정상 궤도에 오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의 상승세에 대해선 "상대에 점유율을 내주지만, 계속 (승리) 결과를 가져가는 점이 인상적이다. 최용수 감독의 전략이 빛나고 있다"라면서 "당분간 울산과 전북이 성적을 내는 가운데 서울이 경쟁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위권 경쟁이 치열한 만큼 하위권도 처절한 싸움을 이어 간다. 제주는 여전히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11위에 처져 있다. 12개 구단 중 아직 승리를 거두지 못한 팀은 제주가 유일하다. 제주는 올 시즌 영입한 아길라르를 간판으로 내세우지만,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시즌 전 알짜 영입으로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받은 인천은 5연패로 리그 꼴찌다. 이적생들의 활약이 저조한 데다 부상자까지 많다. 현 위원은 "제주는 그동안 원정경기만 치른 데다 득점까지 터지지 않았다. 선수들 부담이 많다 보니 이기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홈경기를 네 차례 연속으로 치르는 만큼 반등의 기회는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인천은 스트라이커 무고사와 이재성의 부재가 크다. 콩푸엉도 아직 터지지 않아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면서 "주요 선수가 빠졌다고 팀이 계속 질 수는 없다. 대체자들이 간절함을 발휘해야 순위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피주영 기자 2019.04.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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