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초짜 티 못 벗는 kt, 이번에도 '재발방지'만 되뇌어
자신의 차 안에서 자위행위를 하다 경찰에 붙잡혀 불구속 입건된 kt 김상현(36)에게 임의탈퇴 처분이 내려졌다.kt는 "대단히 송구하다"며 "원-아웃(One-Out) 룰을 적용해 엄중하게 징계한다"고 밝혔다. 선수 개인의 문제도 크지만, kt의 대응은 더 큰 문제다. ◇김상현, 공연음란 혐의로 불구속 입건 사건을 담당한 전북 익산경찰서 여성청소년 수사팀 관계자는 "김상현은 지난달 16일 오후 4시께 전북 익산시 신동의 한 주택가에 주차된 자신의 차 안에서 길을 지나는 20대 여성을 보며 음란행위를 했다. 차 안에서 창문을 내린 채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김상현은 지난 6월 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kt 2군 경기장이 있는 전북 익산에 머무르던 시기였다. 20대 피해 여성이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김상현은 곧바로 현장에서 달아났지만, 경찰은 피해 여성이 신고한 차량 번호를 조회해 김상현을 붙잡았다. 이후 일정 조율 등을 통해 수사가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행위 자체만으로 공연음란죄가 성립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상현의 음란행위 혐의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조용빈 변호사는 "피해 여성과 직접 접촉을 없었고, 시도할 의사도 없었다면 성추행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상현의 혐의가 최초로 알려진 건 12일 오후 6시경이었다. 같은날 수원 넥센전 경기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5시30분에 발표된 선발 명단에 김상현은 7번타자·1루수로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그리고 오후 7시45분경 4회 초 수비를 앞두고 교체됐다. 최초 보도 후 1시간 45분이 지나서였다. kt는 이때 내부 회의를 한창 진행 중이었다. 김상현이 사건을 일으킨 건 지난달 16일이다. 구단은 "김상현이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오후 4시쯤 파악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한 달 여가 다 되어서 뒤늦게 소속 선수의 혐의를 파악했다. 선수단 관리 및 보호 체계에 문제를 드러냈다. 앞서 kt 장성우(명예훼손) 오정복(음주운전)의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었기에 더욱 그렇다. 만일 구단이 김상현의 혐의를 알고서도 쉬쉬 하며 버젓이 경기에 내보냈다면 더 큰 문제다. ◇선수단 관리 어떻길래, 1년 동안 3명이나 kt 소속 선수가 경찰 조사를 받은 건 1년 사이 무려 3명이나 된다. 지난해 10월 kt 장성우가 큰 물의를 빚었다. 전 여자친구가 장성우와 주고 받은 SNS 메세지를 온라인에 올렸고, 장성우는 명예훼손 혐의를 받았다. 지난 7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 벌금형(700만원) 유지를 선고받았다. 구단은 50경기 출장 징계를 내렸다. 구단은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선수단 내부 규정에 일탈행위 방지를 대폭 강화한다. 내·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인성교육을 월1회 실시하고, 선수 포상 및 징계 강화 등 내규를 재정비하겠다. 또한 약물, 도박, SNS 등으로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구단 이미지를 훼손할 경우 '원아웃' 제도를 적용한다"고 밝혔다.kt는 구단 징계 규정을 대폭 강화했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올 3월, kt 오정복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구단은 당시 10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300만원이 자체 징계를 내렸다. 한국야구위원회가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보다 강한 정규리그 15경기 출장 정지와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120시간을 부과했다. 이어 김상현이 공연음란행위로 적발됐다. kt는 이번에도 '재발방지'라는 단어를 되풀이했다. 김준교 kt 사장은 "소속 선수가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 대단히 송구하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부정행위 또는 품위 손상 행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엄중 징계하겠다. 교육·상담 등 제반 조치를 더욱 강화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구단의 재발 방지 입장 발표가 또 공염불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앞서 '월 1회 인성교육' 실시 계획은 올시즌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최근 도핑 및 소양 교육이 실시된 게 지난 3월 시범경기 때였다.이제 1군 진입 2년차를 맞는 kt. 각종 사건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게 세 번째다. kt의 선수단 관리, 위기대응능력은 '초짜' 티를 벗어나야 한다. 그게 프로다. 이형석 기자
2016.07.13 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