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88조원 '쩐의 배터리 전쟁' LG·SK·삼성, 사활 걸었다
LG·SK·삼성이 차세대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배터리 시장에서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3사는 2027년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래 먹거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3사가 저마다 글로벌 1위를 목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7년 330억 달러(약 39조원)에서 2025년 1600억 달러(약 188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25%이라는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는 시장이다. 2025년 188조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먼저 칼을 빼 들었다. LG그룹의 2인자이자 구광모 회장의 측근인 권영수 LG 부회장에게 LG에너지솔루션의 선장 자리를 맡겼다. 글로벌 1등 배터리 회사를 노리는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사업 경험이 있는 그룹 내 핵심인사인 권 부회장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권 부회장은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취임 2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를 10여 개에서 20여 개로 확대하는 등 그룹 내에서 배터리 사업에 대한 통찰력이 가장 높은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고 현재 확보한 200조원 규모의 수주 물량을 순조롭게 공급해야 하는 등 중대한 시점에서 구원투수로 권영수 부회장을 선택한 셈이다. 국내 1위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중요 전환기에 새 CEO가 구성원들의 구심점이 돼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하고 고객과 시장에 신뢰를 주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 GM,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있다. 최근 스텔란티스와 북미 지역에 연간 4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양측이 4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만 5개 공장 155GWh 규모 운영 계획을 세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1일 배터리 전문회사 SK온을 출범했다. 독자 경영 체제를 통해 2030년 글로벌 시장 선두 도약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SK온은 포드와 합작으로 미국 테네시와 켄터키주(2개)에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조지아에도 1, 2공장이 있다. 미국 내 총 5개 공장 규모는 150GWh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앞 다퉈 미국 공장 신설 계획을 내고 있다. SK온은 현재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SK에서 확보한 배터리 수주잔고는 1300GWh로 170조원 정도 규모다. 이에 질세라 삼성SDI도 미국에 첫 배터리 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고 23GWh 연산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기로 했다. 향후 이 공장을 40GWh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그동안 완성차 업체와 합작 없이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확장성에 자극을 받아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북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국의 배터리 3사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SNE리서치의 1~9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에 따르면 중국의 3사(CATL, BYD, CALB) 점유율이 45.5%로 한국의 33.8%보다 앞서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1.03 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