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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과 함께 침묵 깬 손준호 “범죄자 아닌 피해자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IS 수원]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중국축구협회(CFA)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32·수원FC)가 결백을 호소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적이 없는 건 물론이고, 중국에서 구금돼 조사를 받을 때도 승부조작을 인정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체포 이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중국 공안과 판사로부터 협박과 회유를 들어 금품수수 혐의를 거짓으로 인정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자칫 선수 생명이 끝날 위기에 몰린 그는 이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해 가겠다는 계획이다.손준호는 11일 수원시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5월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10개월 간 조사를 받은 상황부터 어떻게 석방돼 한국으로 올 수 있었는지, 그동안 왜 침묵을 지켰는지 등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손준호는 지난 3월 석방 이후 구체적인 혐의 등 중국에서 있었던 일들에 철저하게 함구해 오다, 전날 CFA가 승부조작을 이유로 손준호를 영구 제명 징계하자 입을 열었다. 발설하지 않기로 한 내용에 대해 CFA가 먼저 발표를 했으니, 자신도 대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게 손준호의 입장이 달라진 이유다.에이전트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준호는 “사실과 진실만을 이야기하겠다. 이제는 터놓고 응어리 같은 걸 밝힐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서 오히려 홀가분하다”며 지난해 체포 과정부터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5월 가족과 함께 귀국하려다 공안에 체포됐다. 손준호는 “체포될 당시엔 정말 당황스러웠고 너무 큰 쇼크를 받았다. 가족들 앞에서 체포가 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더 당황스러웠던 건 체포 이후였다. 공안은 저에게 핸드폰으로 번역을 해서 ‘뇌물 수수 혐의죄로 체포한다’는 문구를 보여줬다. 당시만 해도 무슨 말이지 싶었다. 정말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었다. 그런 적이 없다고 결백을 호소했다”고 돌아봤다.이어 손준호는 “체포 후 몇 시간이 지나서야 한국말을 어눌하게 하는 통역이 왔다. 무슨 일이냐며 물어봤고, 제가 죄를 지어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들었다. 당황스러웠다”며 “영문도 모른 채 갇혀있다가 이동을 해야 한다며 끌고 갔다. 그곳은 중국 초양시에 있는 구치소였다”고 했다. 당시 감정이 떠오른 듯 손준호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공안은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제시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너의 와이프를 체포해 같이 조사를 해야 된다’며 겁을 줬다. 핸드폰 속에 제 딸과 아들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느냐, 엄마가 이곳으로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느냐, 아이들도 아빠가 보고 싶지 않겠느냐, 그러니 빨리 인정하라’고 강요했다. 공항에서 체포된 뒤 가족들이 한국에 갔는지, 중국에 남아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없는 상태였다. 더 겁이 났고 가족 생각이 너무 났다”고 돌아봤다.눈물을 계속 흘리던 손준호는 “그때 다시 공안이 제안을 했다.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7~15일 뒤에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이고 외교적 문제가 있는 만큼 보석도 가능할 거라고 회유했다. 너무나 겁이 났고, 살면서 이런 적도 처음이라 가족 걱정에 어쩔 수 없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를 인정했다.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손준호는 “가족들이 한국에서 고용한 변호사와 첫 접견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변호사는 제가 혐의를 이미 인정했기 때문에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체포된 뒤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하자, 변호사는 ‘잘못도 없는데 왜 혐의를 인정했느냐. 진술을 번복하라’고 이야기했다. 그제야 제 자신이 바보 같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에 대한 걱정과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너무 안일한 판단을 했다”고 했다. 기자회견 등을 통해 상황을 알리고도 싶었다. 손준호는 그러나 “외부에 사실을 알리면 혼자 재판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정부나 대한축구협회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개인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했다. 진술을 번복하자 공안은 왜 번복하느냐며 오히려 강도 높은 조사를 했다. 무혐의를 계속 주장하자 터무니없는 증거들을 가지고 와 혐의를 인정하라고 압박했다. 그후부터는 수개월 동안 몇 번의 조사밖에 받지 않았다”고 했다.손준호는 “조사 단계에서 공안의 수사 과정, 즉 영상과 음성 파일을 보여달라고 신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영상만 있지 음성은 단 하나도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당당하다면, (조사 과정) 음성 파일을 공개하면 된다. 제가 어떤 식으로 조사를 받았고, 어떤 식으로 자백을 했는지 과정을 들려드리면서 저의 결백을 떳떳하게 밝히고 싶다. 그들에게 증거라는 건 초기에 있었던 압박 수사를 통한 저의 거짓 자백뿐이었다”고 했다.이어 그는 “이후 조사는 매번 무의미한 내용의 반복이었고, 그렇게 계절이 두 번 바뀌었다. 그러다 갑자기 단기간에 여러 차례 수사를 받았고, 이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재판이 있기 전엔 판사가 따로 나를 불렀다. (만남 장소에는)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너는 절대 무혐의로 나갈 수가 없다. 작은 죄라도 인정해야 외교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작은 죄라도 인정하지 않으면 언제 나갈지 모른다’고 했다”며 “판사는 20만 위안(약 3800만원)이라는 금액을 김경도(진징다오)에게 받았다고 인정하면 석방시켜 주겠다고 했다.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축구선수 경력을 이어갈 수 있게 해 주겠다고 거래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손준호는 판사의 제안을 승부조작의 대가로 해석했다. 그는 “축구선수로서 승부조작이 엄청난 불명예라고 생각했다. K리그에서 뛸 때도 교육을 잘 받았기에 치명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판사가 처음 제안했을 때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판사가 ‘승부조작이 아닌 개인간의 금품수수 혐의’라고 했다. 당시 승리수당은 16만 위안(약 3000만원)이었다. 승리 수당이 16만 위안인 선수가 고작 20만 위안을 벌기 위해 승부조작을 했다고는 (대중이) 생각 안 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이어 그는 “10개월이 넘도록 좁은 방에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 고된 환경에 한국인은 혼자였다. 하루에 말 한마디도 못하면서 창문만 바라보며 하루하루 정말 너무나 힘들게 생활했다”며 “심신이 너무 지쳤다. 하루라도 빨리 탈출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 순간에는 누구라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손준호는 “(혐의를 인정하기로 하자) 판사와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은 ‘이 내용을 누구에게라도 발설하면 안 된다. 발설 시 큰 문제를 삼을 것이고, 축구도 더 이상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요했다. 이후 형식적인 재판을 거쳐 석방돼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며 “이게 그동안 대응을 안 하고, 또 못했던 이유들이었다. 이제야 말씀을 드리게 돼 저 또한 마음이 편하고 홀가분하다”고 했다. 손준호에 따르면 재판 당시 ‘금품 수수 혐의’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그동안 입을 닫고 있다 입장을 밝히게 된 배경으로는 “CFA가 먼저 발표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발설하지 않기로 하고도 먼저 발표했기 때문에 저도 말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저는 이제 잃을 게 없다. 범죄자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고, 피해자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정말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며 “변호사를 믿고 한국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안 했다. 만약 가만히 있었다면, 여기 계시는 분들을 포함해 모두가 저를 범죄자로 생각하실 거 같았다”고 했다.손준호는 다만 김경도로부터 20만 위안을 받은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그 이유가 결코 승부조작의 대가가 아닌, 개인간의 거래였다는 주장이다. 손준호는 “승부조작은 한 적도, 가담한 적도 없다”며 “김경도는 중국에 갔을 때 유일하게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선수였다. 제가 적응하는 데 큰 도움도 줬고, 서로 도움을 많이 줬다. 제가 중국 돈이 필요할 때 돈을 빌리기도 했다. 친구 간이다 보니 돈거래가 있었던 거다. 불법적인 돈인 걸 알고 받았던 돈은 아니라고 조사받을 때도 이미 이야기했다”고 했다. 김경도로부터 20만 위안을 받은 건 사실이나, 조사 과정에서 공안이 ‘불법적인 돈’이라고 설명해 이를 부정했다는 것이다. 대신 손준호도 이 돈을 왜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손준호 입장에서도 돈을 왜 받았는지, 그 돈이 불법적인 자금이 아니었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입증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손준호는 “저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지금도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지지해주고 계셔서 우리 가족과 제가 버티고 있다. 국민 여러분들께 사실만을 이야기 드린다”며 “오늘 말씀드린 건 100% 진실이고, 사실만을 이야기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하는 부탁밖에 없다. 수원FC 구단에도 죄송스럽다. 이또한 잘 견디고 이겨내서, 대한민국 축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CFA는 지난 10일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승부를 조작하고 불법적인 이익을 얻었다’며 ‘(중국 내) 손준호의 축구 관련 모든 활동을 평생 금지한다’는 징계 결정문을 공개했다. CFA는 지난 2022년부터 승부조작 관련 수사에 나선 중국 당국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이날 손준호 등 43명은 영구 제명, 17명은 5년 자격 정지 징계를 각각 내렸다.그동안 손준호에게 적용된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만 알려졌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직무상 편리를 이용,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되는 혐의였다. 그런데 CFA가 손준호의 징계 사유로 ‘승부조작’을 꼽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CFA가 최고 징계를 내린 건 손준호가 승부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손준호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처한 이유였다.CFA의 징계 처분이 당장은 중국 내에서만 적용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보되면 FIFA 징계위원회를 거쳐 다른 FIFA 회원국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사안이 승부조작이라는 점에서 FIFA 징계위원회도 엄중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만약 FIFA 회원국에도 적용되면, 손준호는 한국을 비롯해 FIFA 회원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 손준호 측은 “FIFA가 CFA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증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FIFA가 CFA의 징계를 받아들일 경우에는 변호사를 선임해 후속 대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원=김명석 기자 2024.09.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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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눈물의 기자회견 “협박·회유에 거짓으로 혐의 인정…승부조작 한 적 없다” [IS 수원]

“승부조작은 가담한 적도, 가담했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습니다.”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중국축구협회(CFA)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32·수원FC)가 눈물로 결백을 호소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 자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중국 공안과 판사의 협박과 회유에 불가피하게 금품수수 혐의만 인정했을 뿐이라는 것이다.손준호는 11일 수원시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터놓고 응어리를 밝힐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오히려 홀가분하다”며 지난해 5월 중국 공안에 체포된 이후 상황들과 지금까지 입을 닫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공개하고, 전날 CFA가 징계 사유로 지목한 승부조작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손준호는 “체포 직후 공안은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제시하며 인정하지 않을 경우 아내도 체포돼 같이 조사를 받아야 한다거나 아이들 사진을 보여주며 겁을 줬다.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후 가족들이 고용한 중국 변호사와 접견을 이후 진술을 번복하자, 공안은 터무니없는 증거들을 가지고 와 다시 혐의를 인정하라고 강도 높게 조사했다”고 했다. 이어 손준호는 “재판이 있기 전 판사가 불러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과 만났다. 판사는 20만 위안(약 3800만원)이라는 금액을 김경도에게 받았다고 인정하면 석방시켜 주겠다고 했다. 선수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거래를 제시한 것”이라며 “승부조작은 인정할 수 없다고 하자 판사는 승부조작이 아니라 금품수수라고 했다. 심신이 너무 지쳐서 결국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했다. 대신 누구에게도 발설하면 안 된다, 발설 시 큰 문제를 삼게 될 거라고 해 지금까지 입을 닫고 있었다”고 했다.손준호는 “그들이 당당하다면, 조사 과정의 음성 파일을 공개해 어떤 식으로 조사를 했고, 어떻게 자백을 받아냈는지 과정을 들려 드리면 된다. 결백을 떳떳하게 밝히고 싶다. 그들에게 증거라는 건 초기에 있었던 압박 수사를 통한 저의 거짓 자백뿐”이라며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승부조작은 가담한 적도, (조사 과정에서) 가담했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앞서 CFA는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승부를 조작하고 불법적인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의 축구 관련 모든 활동을 평생 금지한다’는 징계 결정문을 공개했다. CFA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보하면, FIFA 회원국에서도 선수로서 뛸 수 없는데, 손준호 측은 “FIFA가 CFA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거라고 본다.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FIFA가 CFA의 징계를 인정하면 변호사 선임 후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수원=김명석 기자 2024.09.11 17:14
국가대표

'구금 6일째' 손준호, 영사 첫 접견…변호인 선임해 본격 대응 준비

축구 국가대표팀 미드필더 손준호(32·산둥 타이산)가 중국에서 6일째 형사 구류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다행히 조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 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빠르게 변호인을 선임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손준호 측은 17일 본지와 통화에서 “중국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 영사가 손준호를 접견하러 갔다. 조사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위를 당하는 건 아닌지, 신변은 어떤지 확인하러 간 것”이라며 “걱정했던 것보다는 다행히 담담하게 잘 받아들이고 있고, 인권 침해 등도 없다고 전해 들었다. 가족들과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의 간단한 메시지 정도를 대신 주고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어 “다음 절차는 변호인 선임을 해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스탠바이는 다 해놓은 상태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해서 움직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이 선임되는 대로 법적 다툼에 나서겠다는 것이다.대한축구협회(KFA)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축구협회 등에 공문을 보내 조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도와줄 것 등을 요청한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역임했던 김정배 KFA 상근부회장도 문체부와 외교부, 중국대사관 등 모든 채널을 가동해 정보를 수집하고 대응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자가 발급되는 대로 현지에 KFA 직원을 파견할 계획도 세운 상태다. 손준호는 지난 12일 가족들과 함께 잠시 귀국하려다 공항에서 체포돼 형사 구류 상태로 랴오닝성 차오양시 공안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형사 구류시 최장 37일까지 구금 상태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나흘이 지난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국민 한 명이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법에 따라 형사 구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하오웨이 산둥 감독이 승부조작 등 비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손준호가 어떠한 배경으로 수뢰 혐의를 받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손준호 측은 승부조작은 물론 뇌물수수도 “말도 안 되는 혐의”라고 반발하고 있다. 40억원대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가 뇌물을 받을 일도 없고, 중앙 미드필더인 포지션 특성상 승부 조작에 가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적 과정에서도 뇌물 관련 범죄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없다는 게 선수 측의 일관된 입장이다.영국 공영방송 BBC는 “중국 외교부가 뇌물 수수 혐의로 손준호의 구금 사실을 밝혔다. 중국 축구계의 부패와 승부조작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소식이 전해졌다”며 “중국은 지난 3개월 간 적어도 4명의 관계자들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지난 카타르 월드컵 멤버였던 손준호는 지난 2014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전북 현대를 거쳐 2021년부터 산둥에서 뛰고 있다. 특히 이적 첫해 산둥의 중국 슈퍼리그와 FA컵 우승을 이끄는 등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김명석 기자 2023.05.1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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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무는 의혹·불신...단장 '뒷돈 파문' 후폭풍

지난 2019년 11월, '야구인' 장정석(50)은 응원과 위로를 받았다. 약자로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키움 히어로즈는 팀을 한국시리즈(KS)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감독' 장정석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사실상 경질이었다. 후폭풍은 거셌다. 구단 특유의 복잡한 지배 구조가 조명받았고, 허민 이사회의장을 비롯한 당시 경영진이 다른 지도자를 감독을 내세웠다는 추측이 나왔다. 구단은 논란이 커지자 이횡령·배임으로 수감 중이었던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 논란이 감독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을 전했다. 논란이 불거진 시점, 장정석이 이 전 대표를 접견한 사실이 있었다고 밝혔다. 나중에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미리 막는 차원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전부터 키움 구단 운영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풍문이 있었다. 그 실체를 떠나 야구팬 대부분 장정석을 '희생양'으로 봤다. 3년 4개월이 지난 현재, 장정석은 충분히 비정상적인 의사 결정을 모의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그는 지난해 KIA 단장 자격으로 예비 FA(자유계약선수) 박동원과의 연장 계약 협상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계약 성사를 전제로 대가성 금품을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박동원 측이 구단에 대화 녹취를 보내며 알려졌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도 선수 측 자문 요청을 받고 함께 움직였다. 당사자 장정석은 원활한 협상을 위한 장치로 농담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하지만 녹취를 들은 이들 모두 그가 '뒷돈' 요구에 진심이었다고 판단한다. 선수 시절 무명이었던 장정석은 감독까지 오르는 입지전적 스토리를 보여줬다. 키움을 떠난 뒤엔 해설위원도 맡았다. 야구인 출신을 단장으로 선임하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던 2021년 말, 팀 쇄신을 노렸던 KIA는 그런 장정석을 새 단장으로 선택했다. 아들을 한국 야구 대표 유망주로 키운 점도 어필할 수 있는 요인이었다. 그는 꽤 인정받는 야구인이었다. 호감이었다. 그래서 이번 뒷돈 파문이 주는 충격은 그저 비위에 그치지 않는다. 야구팬이 받은 배신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상식선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이 너무 많다 보니 계속 의구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당장 장정석이 KIA 단장으로 부임한 직후 꽤 주도적으로 나선 양현종·나성범과의 계약부터 돌아보게 된다. 박동원에겐 한 번에 수십억을 받는 계약금에서 백 마진을 챙기려고 한 정황이 있다. 양현종의 계약금은 30억원(연봉 25억원·옵션 48억원) 나성범은 60억원(연봉 60억원·옵션 30억원)이었다. 선수협은 장정석 또는 다른 이를 상대로 뒷돈을 요구받았다는 추가 제보는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사례가 없었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박동원은 장동철 선수협 사무총장의 입을 빌려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싶었다"고 했다. 관행이라는 단어는 '사회에서 예전부터 해 오던 대로 함'이라는 뜻. 자신은 겪은 건 처음이라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전 인지가 밑바탕에 깔렸다고 볼 수 있다. 장정석뿐 아니라 프런트 수장 또는 의사 결정권을 가진 이들이 이를 부당하게 사용하는 사례가 꽤 자주 있었던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미스터리한 지점이 너무 많다. 고액 연봉을 받는 단장, 역대급 계약금을 받은 자식 등 금전적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은 장정석이 왜 그랬는지 의문이다. 그런 일을 모의하면서 녹취도 염두에 두지 않을 만큼 허술했던 것도 그렇다. 뒷돈 파문이 나온 29일 오후 전 KIA 투수 A는 개인 방송 채널을 통해 자신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한 2군 지도자 눈 밖에 나서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주장이었다. 은근슬쩍 금물을 요구하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장정석이 받고 있는 혐의는 주어진 권한을 악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려 한 것이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힘을 남용해 특정한 이에게 불편과 갈등을 주는 건 큰 문제다. 가장 큰 문제는 제2의 폭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거듭된 악재에 휘청이는 한국 야구. 의혹은 쏟아지고, 불신도 번지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3.03.30 13:49
산업

아버지 대신 한화 얼굴로 나서는 '재계 막내' 김동관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한화의 얼굴로 부각되고 있다. 한화에서 3개 핵심 계열사의 대표직은 물론이고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수주전과 한미 비즈니스 협상, 국제포럼 대통령 특사단 등 대외적인 주요 이벤트에도 핵심 멤버로 나서며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한화 얼굴로 ‘재계 형님’들과 어깨 나란히 21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한화의 얼굴로 나서며 ‘재계 형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실질적인 그룹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으로 재계는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8개 그룹 총수와 빈 살만 왕세자의 전격적인 만남이 이뤄졌고, 김동관 부회장도 이 자리에 한화그룹 대표로 참석했다. 이날 왕세자가 접견한 8개 기업의 수장 중 김동관 부회장이 가장 어렸다. 1983년생인 김 부회장과 1960년생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나이 차는 23세에 달했다. 사실 ‘재계 형님’이 아니라 삼촌뻘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이 1982년생으로 김 부회장보다 한 살 많았다. 사우디 초대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의 규모가 5000억 달러(약 678조원)에 달하고 빈 살만 왕세자가 콕 찍어 초대한 만큼 어떤 논의가 오갔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한화는 태양광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와 관련해 직접적인 참여가 예상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알려진 게 없다. 다만 170km 네옴시티의 외벽을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해 건립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에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우디가 공개한 네옴시티의 외벽 ‘더 라인’은 사우디 북서쪽을 가로질러 170km 길이에 구조물 높이 500m, 너비 200m에 달한다. 글로벌 보폭도 넓히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의 다보스 포럼 특사단에 경영인 대표로 낙점됐다. 나경원 전 국회의원이 특사단장을 맡았고, 이상엽 카이스트 부총장 등이 김 부회장과 함께 포함됐다. 30~40대 젊은 오너를 대표하는 성격으로 선택받은 김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인들과 세계 경제의 현안 등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부회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으로 마련된 한미 교류의 장에서도 대표로 참석했다.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회의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5대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했는데 김 부회장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김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양국의 경제 동맹이 태양광 분야까지 확대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화 측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건재함에도 김 부회장이 대외적인 수장으로 나서는 이유에 대해 “최근 오너 3세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고, 재계 수장들의 연배가 낮아진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3개사 대표직에 가정사까지 대내외적 무게 가중 오너가 유일의 사내이사, 지주사 한화·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3개사 대표이사, 우주산업 ‘스페이스 허브’ 팀장 등이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에서 가진 직함들이다. 한화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사업에 중책을 맡아 어깨의 짐이 부쩍 무거워졌다. 지난 8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녹록지 않은 후계자 승계 과정 도중 가정사까지 겹치면서 부쩍 수척해진 모습이다. 올해 살이 빠지면서 얼굴의 주름도 선명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확실히 1년 전에 비해 마른 모습이다.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는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9년 한화솔루션 부사장, 2020년 사장에 이어 올해 부회장으로 고속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속도가 붙었다. 다양한 경영 현안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 와중에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투병 중이던 어머니를 정성스럽게 보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서영민 여사는 지난 8월 미국에서 별세했고, 김 부회장을 비롯해 가족들이 임종을 지키며 장례도 치렀다.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짧은 머리를 유지한 것도 투병 중인 어머니와 고통을 함께 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머니를 지극히 모셨고, 동생들과도 원만하게 사이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8일에는 김 부회장이 김승연 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와 함께 사이좋게 웃으며 찍은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동관 부회장은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큐셀의 흑자 전환 등의 성과를 내며 경영 리더십에서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미래사업 추진에 있어 김승연 회장의 경영 구상을 구현해나가는 역할을 맡아 영역 확대도 자신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국의 스페이스X’를 꿈꾸는 우주사업 부문에서도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연구진과 함께 우주로 가는 지름길을 찾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1.22 07:00
연예일반

‘왜 오수재인가’ 황인엽, 짧지만 강렬한 첫 등장

배우 황인엽이 짧지만 강렬한 첫 등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3일 오후 첫 방송된 SBS 새 금토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에서 생활력 만렙 횟집 사장에서 로스쿨 학생이 된 공찬 역으로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TK 로펌의 최연소 파트너 변호사이자 스타 변호사 오수재(서현진 분)가 대표 변호사 취임식을 앞두고 충격적인 박소영(홍지윤 분)의 자살 사건으로 인해 서중대 로스쿨 겸임 교수로 쫓겨나는 과정과 함께 공찬(황인엽 분)과 재회는 과정까지 속도감 있게 그려졌다. 황인엽은 눈빛만으로도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했다. 수재의 발에 실수로 생선과 얼음을 쏟아 사과하는 공찬에게 수재는 로펌에서 쫓겨나는 모든 감정을 쏟아내듯 뺨을 때렸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상황에도 공찬은 수재의 위태로운 감정을 읽어내곤 안타까운 눈빛을 보내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캐릭터의 따듯한 마음 씀씀이를 표현했다. 특히 10년 전 유일하게 자신을 믿어준 사람인 오수재와 구치소 접견실에서의 진짜 첫 만남을 떠올린 공찬. “다시 만났어, 오수재를 다시 만났어”라는 내레이션과 벅차오르는 듯한 표정의 엔딩에서는 공찬의 설레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황인엽. 아직 드러나지 않은 공찬의 과거의 아픔과 오수재를 향한 마음 등 앞으로 보여줄 서사와 매력에 관심이 집중된다. ‘왜 오수재인가’는 성공만을 좇다 속이 텅 비어버린 차가운 변호사 오수재와 그런 수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도 두렵지 않은 로스쿨 학생 공찬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2022.06.04 17:23
경제

드디어 풀려난 삼성 이재용…경영 족쇄는 못 풀어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7일 만에 출소한다. 사면이 아닌 '가석방'이라 당장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는 9일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확정했다.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던 이 부회장은 약 1년의 징역을 남겨두고 오는 13일 오전 10시에 서울구치소를 나온다. 그동안 법무부는 실무상으로 형기의 80%를 채워야 가석방 대상에 포함했다. 하지만 올해 이 기준을 60%로 대폭 완화했다. 법무부는 교정시설 과밀수용 해소를 위한 것이지 이 부회장의 상황을 고려한 결정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28일 복역률 60%를 넘겼다. 수용 생활 중 큰 문제 없이 지내 모범수로 분류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코로나19 장기화 등 경제 상황을 고려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가석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의 감정, 수용 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 소식에도 삼성전자는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면과 달리 가석방은 형 집행을 유지한다. 잔여 형기가 남아있어 1년여간 법무부의 보호관찰을 받아야 한다. 해외로 출장을 나갈 때마다 법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 가장 치명적이다. 글로벌 파트너십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재계는 정부를 상대로 이 부회장의 사면을 계속 요청해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제5단체가 올해 4월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데 이어 경총 회장을 맡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부겸 국무총리 등 주요 인사들에게 사면을 촉구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도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 초청 점심식사에 참석해 사면 건의서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핵심인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약속한 대규모 투자 계획도 하루빨리 이행해야 한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은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TSMC의 점유율이 55%로 2위 삼성전자(17%)를 크게 따돌렸다. 여기에 PC CPU(중앙처리장치)를 주로 생산하던 인텔까지 모바일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가속한다고 발표해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올해 5월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약속한 170억 달러(약 19조원) 현지 신규 공장 구축 계획도 아직 구체화하지 못했다. 뉴욕, 텍사스, 애리조나 등 5곳을 후보지에 올려놨지만 막대한 비용이 드는 투자라 결정이 쉽지 않다. 그나마 가석방으로 비교적 자유로워진 이 부회장이 간접적으로나마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수감생활 중 변호사 접견을 두고 이미 '옥중경영'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통제 상황 속에 변호사의 입을 빌려 경영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일이 법무부 승인을 받으면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직접 해외로 건너가 인공지능(AI) 석학을 영입하거나 다른 기업들이 뭘 하는지 봐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가석방과 별개로 이재용 부회장과 연계한 다른 재판들은 계속 진행된다. 2015년 이 부회장이 지분 약 23%를 보유한 제일모직에 유리한 쪽으로 지주사 성격의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해 금전적 손실을 초래하면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한 혐의의 경영권 부정 승계가 대표적이다. 프로포폴 불법 투약 관련 정식 재판도 이달 19일부터 열린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8.09 19:01
스포츠일반

IOC에 조기 걸게 한 바흐 위원장 "개혁 외친 이건희 그립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해 “삼성을 혁신한 기업인인 만큼 IOC의 혁신에 대해서도 많은 지원을 해줬다”며 “IOC는 고인을 깊이 추모한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당초 이날 서울평화상 수상을 위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었으나 방문을 취소했다. 인터뷰는 화상으로 진행했다. 급작스러운 방한 취소에 대해 청와대와의 갈등설 등이 흘러나왔으나 바흐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우려 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고(故) 이건희 회장과의 인연이 깊은데. “IOC 총회와 올림픽 현장에서 수차례 만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내가 위원장으로 선출됐던 (2013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IOC 총회였다. 삼성을 혁신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키워낸 분답게 우리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IOC의 혁신과 개혁으로 이어졌다. 나의 IOC 개혁안을 지지한다고 말해줬던 이 회장이 매우 그립다. (전임 자크) 로게 IOC 위원장과 함께 만났을 때도 올림픽의 각종 메달이며 다양한 지식을 나눌 수 있어서 감탄하곤 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바흐 위원장은 고인의 부고를 접한 후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IOC는 “별세 소식은 크나큰 슬픔”이라며 “고인이 올림픽 역사에 남긴 유산(legacy)은 영원할 것”이라는 바흐 위원장 명의 입장문을 냈다. 서울평화상 수상을 위한 방한을 갑자기 취소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다양한 해석은 필요 없다. 이유는 간단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다. 방한하기 위해선 스위스에서 프랑스를 거쳐 비행해야 하는데, 두 나라 모두 최근 들어 코로나 19 확산세가 무섭다. 이동 과정에서 내가 확진된다면 나의 건강도 문제이지만 한국인의 건강도 문제 아니냐. 코로나 19 시대엔 모두가 희생해야 하고, 나도 그런 의미에서 방한을 포기했다.” 일각에선 (한국 IOC 위원의 배석 배제 등) 한국 정부와 갈등을 이유로 꼽기도 한다. “절대 아니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훌륭한(excellent)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이번 만남 역시 고대하고 있었다.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박병석) 국회의장을 못 만나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참 아쉽다. 뿐만 아니라 대한체육회의 동료들과 한국의 IOC 위원들(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유승민 금메달리스트)을 보지 못한 것도 슬프다.” 서울평화상 수상자 선정 이유는 ‘2018년 평창 겨울 올림픽 당시 북한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르면 2032년 남북 공동 올림픽 개최를 꿈꾸고 있는데, 가능한가. “가능성에 대해 현시점에서 확답을 하는 건 어렵다. 일단 (한국 정부가 표명한) 개최 의사는 받아들인 상태이니 문은 열려 있고, (IOC는) 절차를 밟아나갈 준비는 되어 있다. 새롭게 혁신한 올림픽 개최지 선정 과정을 거쳐서 순리적으로 결정이 될 것이다.” 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남북 지도자를 모두 만난 몇 안 되는 국제 지도자로서, 조언한다면. “IOC 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그러나 이것은 말할 수 있다. 만약 절차를 밟아 남북 공동 올림픽이 실제 개최가 된다면 올림픽과 세계 평화에 획기적 사건(milestone)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2000년 시드니 여름 올림픽의 남북 공동 입장을 이끌어낸 것이 큰 성과다. 당시 나는 남과 북 모두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음을 확인했다. 당시 한국 동료들이 보여줬던 의지와 활력, 그리고 효율성을 똑똑히 기억한다. (남북 공동 입장은) 올림픽의 힘이 다름 아닌 통합에서 나온다는 것을 증명해줬다. (2016년) 여름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난민팀을 구성한 것도 올림픽을 통한 통합의 가치 구현을 위한 것이었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를 분리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방안에 IOC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관련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각국의 올림픽위원회에 외부 압력이 가해지는 것을 우리는 원치 않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해관계 등이 있겠으나 더 중요한 것은 통합된 대한체육회가 당면 과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내 모국인 독일의 경우 역시 비슷한 분리를 한 적이 있으나 결국 분열의 폐해만 겪었다.” 도쿄올림픽 개최를 두고도 우려가 나온다. 만약 국제보건기구(WHO)가 코로나 19로 인해 경기 취소를 권고한다면 어떻게 할 계획인가. “상황을 가정한 질문에 답을 할 시기는 아니다. 도쿄올림픽의 안전하고도 성공적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경기장 입장부터 검사 과정까지, 모든 상황을 고려한 ‘툴 박스(tool box)’를 고안하고 있으며, 경기 전까지 완성할 예정이다.”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을 IOC가 사실상 허용했다는 비판이 있다. “IOC에 중요한 것은 정치적 중립성이다. 올림픽에선 어떠한 종류의 정치적 시위와 표현은 금지되어야 마땅하다고 말씀드리겠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관련기사 IOC에 이건희 추모 조기 오른다…바흐 위원장 “영원히 기억할 것” '서울평화상 수상' 바흐 IOC위원장, 코로나 여파로 방한 무산 2020.10.27 08:38
야구

[키움①] 빈손으로 끝난 특별 조사위, 공염불 된 옥중경영 의혹 해소

결국 빈손이다. 무려 4개월 동안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을 조사해온 KBO 특별 조사위원회가 내놓은 결과물은 허무하기 짝이 없다. '의심은 가지만 혐의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가 그들이 내린 최종 결론이다. 특별 조사위원회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무책임하다. KBO는 지난 11월 초 변호사, 회계사, 전직 경찰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언론 보도를 통해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의혹이 불거진 직후였다. '이 사건을 제대로 파헤쳐보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됐다. 활동은 해를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리그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루머를 확인하고 털어낼 좋은 기회였다.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의혹은 그가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2018년 11월 16일 이후 꾸준히 거론됐다. 리그에서 퇴출됐지만 지분율 67.56%를 가진 최대 주주. 여전히 구단 운영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다. 대표이사 시절 그를 보좌했던 직원들이 구단을 모두 떠난 상황이 아니어서 대리인을 통한 옥중경영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었다. 특별 조사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이 '물증'을 확인하는 거였다. 그런데 조사 결과가 사실상 빈손에 가깝다. 핵심 당사자인 이장석 전 대표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현재 상주교도소에 수감 중이고 면회가 월 6회 정도로 제한된다. KBO 관계자는 "면담 시간도 정해져 있는데 (다른 사람이 미리 면회를 예약해) 다 차 있으면 조사를 하기 어렵다. 그쪽에서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10분 정도 되는 접견 시간 동안 뭘 받을 수 있겠나"라고 했다. 조사위원회가 주목한 부분은 녹취파일이다. 방송에 공개된 녹취에는 구단 고위 관계자가 이장석 전 대표를 접견해 의사를 듣는 듯 한 내용이 담겨 있어 파장이 일었다. 옥중경영 의혹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일종의 스모킹 건이었다. 그런데 이마저도 직접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KBO 관계자는 "녹취에 있는 단락이 끊어져 있고 전체의 긴 흐름에서 어떤 내용인지 파악이 잘 안 된다. 그런 부분에서 100% 증거로 채택하기엔 부담이 있었다"고 했다. 특별 조사위원회가 할 수 있는 건 사실상 구단 직원 조사에 국한됐다. 이 과정에서 '조사위원이 불필요한 내용까지 질문한다'는 구단 내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조사 강제성이 없는 위원회의 역할은 시작부터 한계가 뚜렷했다. 묻고 듣는 게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관계자가 부인하면 확인할 방법도 마땅히 없다. 혐의가 있는 관계자가 자칫 리그 내 퇴출로 이어질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을 스스로 인정할 리 만무하다는 지적이다. 특별 조사위원회의 보고를 받은 KBO 상벌위원회는 구단에 제재금 2000만원 징계를 내렸다. 관심이 쏠린 개별 직원에 대한 '강력한' 철퇴는 없었다.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했다며 하송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 4명에 대해선 경고 조치했다. 녹취를 직접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지만 녹취에 이름이 나온다며 고형욱 상무, 박종덕 관리이사를 징계 대상에 포함시켰다. KBO는 '이 전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구단 경영에 부당하게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드는 부분이 있었으나 구단 제출 자료의 임의성 및 당사자(이장석 전 대표)의 면담 불가 등에 따른 한계가 있어 구체적인 위반 사실의 일시, 장소 등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특별 조사위원회와 상벌위원회 결과가 나온 뒤 옥중경영 의혹은 모두 해소됐을까. KBO 스스로가 '강한 의심이 드는 부분이 있다'고 할 정도로 여전히 의혹은 짙다.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는 상황으로 되돌아갔다. 정운찬 총재가 주장하는 클린 베이스볼에 부합하는 결과일까.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3.09 06:00
야구

사외이사에서 사내이사 그리고 대표이사, 하송은 진짜 '감시자'였을까

키움 히어로즈는 2018년 11월 16일 KBO로부터 '경영 및 운영관리 개선안' 제출을 요구받았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구단의 투명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계속됐다. 35일 만에 내놓은 자구책 중 하나가 이사회의장(사외이사)을 외부 인사로 채우는 방법이다. 그러면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이사를 이사회의장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사외이사의 가장 큰 역할은 경영진 감시 및 견제. 이 전 대표가 쥐락펴락한 구단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외부의 눈'을 이용하겠다는 의지였다. 당시에는 일단 그렇게 비쳤다. 얼마 가지 않아 더 큰 파국을 몰고 올 것으로 예측한 야구인들은 더러 있었지만 결국 제어장치가 부족했다. ◈조용히 사외이사로 영입된 하송 키움 히어로즈 구단이 당시 KBO에 제출한 '경영 및 운영관리 개선안'을 보자. ▶사외이사 2명을 추가로 선임한 뒤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을 구성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구단을 운영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단이 허민 이사회의장 영입을 알린 2018년 12월 21일 보도자료에는 사내이사 3명(박준상·고형욱·박종덕)과 사외이사 2명(허민·김종백)의 이름이 공개됐다. 공석인 사외이사 한 자리에 대해선 '내년 1월 중으로 추가 영입해 이사회 구성을 마칠 계획'이라고만 언급했다. 베일에 가려졌던 사외이사 1명은 허민 이사회의장의 최측근인 하송(43) 위메프 부사장이다. 법인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9년 1월 18일 나란히 사외이사로 취임(등기 1월 25일)한다. 허 이사회의장과 하 부사장은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2014년 9월 해체)를 운영할 당시 구단주와 단장으로 의기투합한 이력이 있다. 야구계에서는 '운명 공동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관계가 밀접하다. 허민 대표이사가 이사회의장으로 영입될 당시 하송 부사장의 행보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히어로즈 구단을 감시하는 사외이사로 두 사람이 다시 한번 야구계에 발을 내디딘 것으로, 일단 외부적으론 그렇게 보였다. ◈갑자기 사내이사가 된 하송 하송 부사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신분'에 변화가 생긴다. 법인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사외이사 취임 약 두 달 후인 3월 28일(등기 4월 11일) 돌연 사임한다. 이어 같은 날 사내이사로 취임한다. 구단이 내세운 '외부 감시자'라는 역할이 무색한 이동이다. 구단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하 부사장은 사내이사 취임 8일 만에 감사위원에도 등록된다. 그해 4월 구단은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감사위원회를 설치했고 3명(허민·하송·김종백)이 감사위원에 올랐다. 구단에 따르면 하 부사장의 역할은 이들을 대표하는 감사위원장이다. 감사위원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을 비롯한 문제가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문제를 바로 잡을 기회가 있었지만 날렸다"고 한탄했다. 감사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움직인 건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 녹취 파문이 일어난 10월 전후다. 녹취에는 박준상 당시 대표와 구단 법률 자문을 맡은 임 모 변호사가 감옥을 오가며 이 전 대표를 접견한 부분이 고스란히 담겨 파문이 일었다. 당시 감사위원회는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에 대해 견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구단 고위 관계자가 이 전 대표의 입맛대로 구단을 운영해도 제어하는 데 실패했다. 감사위원회가 한 것은 자문료를 부풀려 6000만원 정도의 수임료를 받아가던 임 변호사에 대한 조치뿐이었다.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을 막기 위해 '경영 및 운영관리 개선안'으로 내세운 사외이사(이사회의장)는 물론이고 감사위원회의 기능은 작동하지 않았다. ◈사내이사에서 이젠 대표이사가 된 하송 녹취 파문 뒤 박준상 대표는 사임했다. 박 대표는 이장석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옥중 경영 의혹과 밀접하게 연관된 인물이다. 갑작스럽게 생긴 빈자리는 공교롭게도 하송 사내이사 겸 감사위원장이 차지했다. 4월 사외이사에서 사내이사로 전환한 게 대표 취임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히어로즈 구단은 이제 이사회의장 허민, 대표이사 하송이 맡으면서 '허민-하송' 체제가 굳건해졌다. 구단 운영을 투명하게 감시하겠다고 공언하며 데려온 사외이사(허민)가 대표이사(하송)의 최측근이다. 이건 견제와 감시가 제대로 가능한 구조인가.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을 비롯한 구단 내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한 감사위원회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박준상 사임-〉허민-하송 체제로 바뀌는 동안 이 전 대표의 역할은 없었을까. KBO는 25일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의혹과 그 관계자들을 조사해온 특별 조사위원회 회의를 연다. 징계 대상과 수위 등을 확정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옥중 경영 의혹이 녹취에서 확인된 박준상 전 대표와 임 모 변호사는 이미 구단을 떠난 상황으로 징계 실효성이 크지 않다. KBO 조사위원회의 칼이 어디까지 닿을지 이목이 쏠린다. ◈KBO 이번엔 골든타임 놓치면 안 된다 수차례 타이밍을 놓친 KBO가 이번에 확실히 정리해야 할 대목이 있다. 징계의 수위와 징계의 범위는 오히려 부차적인 문제다. 옥중 경영의 실체를 단 한 조각의 퍼즐도 빠뜨리지 않고, 낱낱이 백서 이상으로 공표돼야 한다. 리그 존립을 위협한 대상자들의 실체와 행각이 낱낱이 발표돼야 한다. 약 5년간 히어로즈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 KBO는 케이스별 징계만 진행했을 뿐이다. 히어로즈가 KBO와 나머지 9개 구단을 인질 삼아서 끌고 간 셈이다. 조사위원회의 발표는 따라서 일간스포츠를 포함, 여러 미디어의 취재를 통해 던지고 있는 최근 질문에 대해서 반드시 답해야 한다. 첫째, 야구계의 최근 몇몇 관계자 증언. '이미 허 의장이 이 전 대표와 향후 구단 인수와 관련한 모종의 약속'을 실제로 한 제보자가 조사위원회에 출석, 이 전 대표와 허 의장의 금전 거래와 관련한 증언을 마쳤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한 조사위의 구체적 조사 내용과 그 신빙성, 그리고 향후 대책이 나와야 한다. 둘째, 최근 진행됐다는 히어로즈 측의 반발 또는 두 차례 공문에 대한 것도 공표돼야 한다. 이달 초 KBO에 키움 히어로즈가 보냈다는 공문은 실재하는지, 어떤 내용인지 말이다. '허민 의장과 하송 대표가 징계 대상이 될 경우, (옥중경영을 짐작했을) 총재와 사무총장도 징계 대상이 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내용에 이어 '특별 조사위원회의 조사 과정이나 질문 내용에 문제점이 많다고 판단했다. KBO는 히어로즈 조사위원회를 감사해달라'는 요청 공문에 대해 그 실재 여부, 그리고 이에 대한 KBO의 입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키움의 이러한 입장은 리그 사무국에 결정을 위임한 나머지 9개 구단에 대한 도발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최종 결정 앞둔 키움 조사위원회, 허민·하송 상벌위 회부할까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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