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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잠실] 이승엽 감독 "김명신, 미안하고 고맙다…선발, 김명신 제외 전원 대기"

"감독으로서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한다."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올 시즌 불펜에서 헌신해 온 김명신(29)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김명신은 지난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3-2로 앞선 9회 말 등판했다. 이승엽 감독은 김명신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김강률을 기용했으나 실패했다. 안타와 볼넷으로 동점 위기가 찾아왔고, 결국 마운드에는 또 김명신이 올랐다.그리고 또 막아냈다. 김명신은 오스틴 딘을 좌익수 뜬공으로, 오지환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후 문보경마저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단 한 명의 주자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았다. 그의 데뷔 첫 세이브였다.세이브는 1개지만, 김명신의 시즌 공헌도는 그 이상이다. 올 시즌 69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24홀드 평균자책점 3.56을 남겼다. 78과 3분의 1이닝(구원 3위)을 소화하면서 두산이 필요한 어느 상황이든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불펜 불안에 시달렸던 두산이 14일 승리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데에는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로 복귀한 양의지의 공도 있지만, 뒷문의 대들보가 되어 준 김명신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15일 잠실 LG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김명신에 대해 "더 이상 해줄 칭찬이 없다. 고마움밖에 없다"며 "시즌 초부터 팀이 지고 있는 상황, 접전인 상황, 이기고 있는 상황을 가리지 않고 마당쇠 역할을 했다. 생각보다 이닝 소화가 많았다"며 미안함을 전했다.이 감독은 "14일 경기에서도 하루 더 휴식을 주기 위해 강률이로 준비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또 등판했다.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팀이 원할 때 언제든 등판해주는 선수인데, 80이닝 가까이 던지게 해 무리를 시켰다. 감독으로서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14일 승리에도 두산은 안심할 수 없다. 15일 LG전부터 16~17일 SSG 랜더스전까지 3경기 결과에 따라 3위부터 5위까지 모두 가능하다. 그래도 일단 김명신은 휴식한다. 불펜진도 함부로 기용하긴 쉽지 않다. 이승엽 감독은 "7~9회 투수들의 역할을 딱 정해놓지는 않는다. 시즌 중 무리한 선수들이 분명 탈이 날 시점이다. 정철원도 공에 힘이 떨어졌는데 어쩔 수 없다. 아낄 수 있다면 아끼고 싶은데, 지금 팀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했다. 이어 "15일 경기에서는 최원준, 장원준, 이영하 모두 준비한다. 선발 투수들과 명신이를 제외하면 모두 대기한다"고 예고했다.이후 SSG와 두 경기는 선발로 라울 알칸타라, 최승용이 출격한다. 이 감독은 "내일 알칸타라, 마지막날 승용이까진 결정됐다. 곽빈과 브랜든 와델은 정규시즌 등판을 마치고 와일드카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5 13:07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한국이 브라질전에서 PK 얻기 힘든 이유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지난 19일 막을 내렸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배한 프랑스의 일부 팬들은 불만이 꽤 많아 보인다. 이들은 “주심이 아르헨티나 사람 같았다”고 주장하며, 국민청원을 통해 재경기를 요구했다.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듯 축구에서도 심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주심은 경기당 최대 200개의 결정을 내린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들이 가져야 할 필수 덕목이 ‘공정성’이다. 그러나 축구 심판들은 종종 편파적인 결정으로 논란의 중심에 설 때가 있다. 물론 심판은 애매하고 복잡한 상황에서 빠른 시간내에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실수할 수도 있다. 문제는 심판의 실수가 팀 간에 불평등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특정 요소가 심판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기존 연구가 밝혀낸 심판의 편견(referee bias)에 미치는 요소는 꽤 많다. 예를 들어 심판은 관중과 미디어로부터 사회적 압력을 받는다. 특정 팀에 대한 문화적 혹은 인종적 친밀감도 판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심지어 유니폼 색상이나 선수의 키(height)마저도 편견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많은 연구에 의하면 특히 심판은 ‘홈 팀 편애(Home Team Favoritism)’를 갖고 있다.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브라질 리그의 경기를 조사한 연구들에 의하면, 심판은 홈팀이 뒤지는 접전인 경기에서 더 많은 추가시간을 부여한다고 한다.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EPL)와 독일의 분데스리가를 조사한 연구는 홈팀이 페널티 킥(PK)을 더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 주요리그와 UEFA(유럽축구연맹) 대회에서 옐로카드와 레드카드를 수여하는 것에도 홈 우대가 존재한다. 심판은 실제로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을 때, 홈 관중의 영향을 더 쉽게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대표팀은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38경기를 치러 39점을 올렸다. 이 득점 중 한국이 PK로 얻은 점수는 한 점도 없다. 38경기 중 한국은 홈에서 열린 2002 월드컵에서만 PK를 2번 얻을 수 있었다. 심판이 홈팀에게 유리한 PK 판정을 한다는 연구와 일치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한국은 조별 리그 미국과의 경기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얻은 2번의 PK를 모두 실축, 득점으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심판이 갖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편견은 실력이 뛰어나거나 인기가 많은 팀과의 경기에서 나온다. 이를 ‘빅 팀 편애(Big Team Favoritism)’라고 말한다. 2014~15시즌 스페인의 라리가를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심판은 인기 있는 팀이 지고 있으면 더 많은 추가 시간을 부여한다고 한다. 같은 맥락으로 이들이 이기고 있을 때는 적은 추가 시간을 줬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5시즌 동안 UEFA 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국적이 심판의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가 있다. 이 연구에 의하면 중요한 결정에 직면했을 때 심판은 자신과 클럽의 국적, 그리고 클럽 명성과 리그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실제로 ‘빅5’라고 불리는 EPL, 분데스리가, 라리가, 세리에 A, 리그앙의 클럽들은 다른 군소 리그 팀들과의 경기에서 옐로카드를 적게 받는 등 유리한 판정을 받았다. PK 판정도 빅 팀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2011~12시즌 EPL을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PK 판정에서 이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맨체스터의 두 팀은 그해 각각 89점이라는 압도적인 승점을 기록했고, 맨체스터 시티가 골득실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 발표된 한 연구는 노르웨이 프리미어리그(NPL) 소속의 강팀은 다른 팀에 비해 더 많은 PK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 참여한 4명의 NPL 심판이 논란의 장면을 비디오 영상으로 분석한 결과, 강팀은 10번의 PK를 받아야 했으나 실제로는 11번을 받았다. 그에 반해 상대 팀은 PK를 8번 받아야 했으나, 이들이 실제로 받은 것은 단 1번에 불과했다고 한다. 따라서 강팀은 잘못된 PK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고, 이들과 붙은 상대 팀은 PK 판정에 불리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PK는 총 23번 나왔다. 이 중 언더독이 전통적인 강팀을 상대로 얻어낸 PK는 단 3번에 불과했다. 조별 예선에서 캐나다와 가나가 각각 벨기에와 우루과이를 상대로 PK를 얻었으나, 2번 다 실축했다. 이란도 잉글랜드를 상대로 PK를 얻어냈고 성공했다. 하지만 이란의 PK는 잉글랜드가 6-1로 이기는 상황에서 종료 직전에 나온 것이어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2022 대회에도 PK를 둘러싼 논란은 여러 번 나왔다. 포르투갈은 1차전에서 만난 가나와의 경기에서 PK를 얻었고, 호날두가 성공시켰다. 당시 상황은 선수들 간의 접촉이 크지 않았는데도, 심판은 비디오 판독(VAR) 없이 포르투갈에 PK를 줬다. 이에 가나 감독은 “심판이 호날두에게 준 선물”이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16강전에서 브라질과 만난 한국도 석연치 않은 판정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브라질이 경기 시작 12분 만에 얻어낸 PK는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결정이었다. PK 허용으로 전반 초반에 한국이 0-2으로 뒤지는 순간 사실상 경기 승패는 거기서 결정됐다. 하지만 전반전에 황희찬이 박스 안에서 넘어진 장면. 그리고 후반전에 티아구 실바가 조규성을 두 손으로 밀치는 장면에 심판은 단호하게 PK가 아니라고 선언, VAR도 이뤄지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2022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킨 모로코도 프랑스와의 준결승전에서 분통을 터트렸다. 전반 26분 모로코의 부팔이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으나, PK는 고사하고 도리어 다이빙을 했다면서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도 VAR은 없었다. VAR이 도입됐으나, 이의 실행 여부나 판독 결과는 결국 심판이 결정한다. 심판의 잠재적인 편견이 분명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실력 향상과 더불어 손흥민 같은 네임드 선수가 계속 나와야 한다. 아울러 한국축구의 외교력 증진을 위한 대한축구협회의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12.28 07:00
야구

타선 침체? LG의 더 큰 고민은 '흔들리는 불펜'

타선보다 불펜이 문제가 되고 있다. LG의 약점을 만회했던 강점이 흔들리고 있다. LG는 지난주 두산과 SK를 상대한 5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이 기간 팀 타율(0.245)은 10개 구단 중 9위, 경기당 득점(2.8점)은 최하위였다. 공격력은 지난주에만 두드러진 문제는 아니다. 올 시즌 루이스 히메네스는 다른 팀 4번 타자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다른 타자들의 컨디션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 4월 부진했던 박용택이 살아나자, 4월에만 타율 0.367을 기록했던 이형종이 부진하다.그동안 마운드 높이를 앞세워 상위권을 지켰다. 5월 둘째 주까지 LG 선발진의 평균자책점(3.44)은 KIA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불펜진 평균자책점(3.36)은 리그 1위였다. 지난해 마무리 투수 임정우가 어깨 부상으로 빠져 있었지만, 집단 마무리 체제가 안착했다. 신정락, 김지용, 최동환을 선수 컨디션과 상대 타자와의 궁합을 고려해 투입했다. 결과도 좋았다.LG 타선의 가장 큰 문제로는 장타력이 꼽힌다. 올 시즌 팀 홈런(27개)과 장타율(0.377) 모두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하지만 LG는 지난해도 장타력이 약했다. 팀 홈런(118개)과 장타율(0.417)은 9위를 기록했다. 이런 약점에도 정규 시즌 4위를 기록했다. 타격 페이스는 바닥을 치면 올라가기 마련이다. 시즌 첫 5연패(4월 8일~13일) 때도 팀 타율은 0.212에 불과했다. 이후 10경기에선 0.305를 기록했다. 정작 문제는 강점이던 마운드다. 견고하던 불펜진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주초 두산과 2연전에선 접전 승부에서 무너졌다. 24일 1차전에선 1-1이던 8회초, 정찬헌이 김재환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1-2로 패했다. 25일 2차전에선 4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7-3으로 앞선 7회 수비에서만 5실점했다. 1사 1루에서 등판한 신정락이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만루 위기에 놓였고, 바뀐 투수 진해수가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다시 바뀐 최동환은 닉 에반스에게 동점 스리런, 후속 김재환에게 역전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SK전 1·2차전에서도 선발투수 2명은 13이닝 동안 4실점했지만, 불펜진이 3이닝 동안 6점을 내줬다. 마무리 투수로 나서던 신정락은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다. 양상문 LG 감독은 "밸런스가 무너져 가급적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내보내고 있다"고 했다. 최동환은 5월 둘째 주까지 등판한 19경기에선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주 등판한 2경기에서 홈런 3개를 맞았다. 정찬헌과 최동환도 피안타가 많다. LG는 투수진의 등판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팀이다. 지난 2주 동안 3연투는 원 포인트 릴리버인 진해수 한 명뿐이다. 하지만 유독 경기 후반까지 접전인 승부가 많았다. 시즌 초부터 필승조로 나서던 투수들은 대부분 휴식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임정우가 복귀해야 숨통이 틔지만 아직 시점은 불투명하다. 2군에서는 1군으로 올릴 투수가 마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름 시즌이 시작됐다. 불펜진의 체력 관리는 더 어렵다. 신정락은 군 제대 첫 시즌이고, 최동환과 김지용은 풀타임 시즌 경험이 부족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7.05.30 06:00
스포츠일반

2년동안 부상만 6번.. 그래도 일어선 ‘얼짱 가드’ 이경은

'불운의 아이콘' KDB생명의 포인트 가드 이경은(26·176㎝)이 다시 돌아왔다. 이경은은 13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하나외환과의 첫 경기에서 천금같은 레이업슛으로 팀의 76-74,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초접전인 상황이었던 4쿼터 종료 12초 전 과감한 돌파에 이은 깔끔한 슛으로 올 시즌 처음 팀을 맡은 안세환 KDB생명 감독의 프로 데뷔 첫 승을 선물했다. 사실 이경은은 2년 전까지 한국 여자 농구의 포인트 가드 계보를 이을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예쁜 미모 덕에 '얼짱 가드'라는 별칭도 얻었던 그는 지난 2010-2011 시즌 팀 사상 첫 준우승을 이끌며 시즌 베스트5에도 이름을 올렸다. 매 시즌마다 성장세가 뚜렷했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발탁돼 활약했다.그러나 2011-2012 시즌부터 이경은에게 부상 악령이 따라다녔다. 한번 회복하면 또 다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지난 2011년 5월 왼쪽 발등에 핀을 박는 수술을 받아 3개월 재활했지만 곧바로 그해 10월 왼발 뒤꿈치 부상을 당해 1달을 또 결장했다. 이어 12월에는 허리 부상에 이어 어깨 인대 파열 부상까지 당해 코트와 병원을 왔다갔다 했다.2012-2013 시즌에도 이경은은 왼 발등 피로골절 부상으로 두달동안 벤치를 지켰다. 이어 시즌 막바지였던 지난 3월 왼쪽 어깨 근육이 파열돼 수술대에 또 올랐다. 코트에 서 있는 것보다 병원을 오갔던 시간이 더 많았을 정도로 이경은에게는 악몽과 같은 시기였다. KDB생명 역시 지난 시즌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며 최하위(13승22패)로 최악의 한 시즌을 보냈다.그래도 이경은은 포기하지 않았다. 2년동안 무려 6차례나 큰 부상을 당했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서려 했다. 2013-2014 시즌을 준비하면서도 수술 뒤 재활과 훈련을 병행하며 컨디션을 조심스럽게 끌어올렸고, 감각을 되찾으려 힘썼다. 그리고 목표했던 시즌 첫 경기 출전에 성공했고, 13점을 기록하며 팀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결정적인 순간에 과감한 슛으로 해결사 역할을 한 활약상은 한창 컨디션이 좋았을 때 모습 그대로였다.부상을 워낙 많이 당한 만큼 이경은의 올 시즌 목표는 소박하다. 그는 "아직까지 통증이 남아있다. 손을 들거나 뒤로 꺾으면 아프다"면서 "그동안 부상이 많았다. 2년동안 재활만 했다. 뭔가 잘 해야겠다는 것보다는 아프지 않고 시즌 끝까지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3.11.14 07:31
야구

강해진 LG, 김기태식 불펜 야구 자리 잡았다

김기태(44) LG 감독이 변했다. 불펜을 한박자 빨리 투입하는 교체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LG는 선발의 조기 강판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무너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선발 투수가 3실점 이하로 비교적 잘 던지고 있는데 5회를 채우지 못하는 경기가 많다. 26일 SK전에서 류제국은 무실점하고 있던 5회 1사 만루에서 내려왔다. 우규민은 24일 SK와 경기에서 4이닝 3실점한 뒤 5회 교체됐다. 4-3으로 앞선 5회 선두타자 김상현에 안타를 맞자마자 바뀌었다. ◇ 빠른 선발 교체, 불펜을 믿는다. 투수 교체는 다음 투수가 현재 투수보다 타자를 처리할 확률이 높다는 확신이 있을 때 이뤄진다. LG의 사정엔 빠른 투수 교체가 적합할 수 있다. LG는 선발보다 불펜이 강하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7위(4.19)인 반면, 불펜 평균자책점은 전체 1위(3.12)에 올라 있다. 김기태 감독은 선발의 약점을 탄탄한 불펜으로 메우고 있다. 선발을 계속 끌고 가 점수를 더 줄 바에야 빨리 걸어잠그는 게 낫다고 봤다. LG는 시즌 초반만 해도 불펜 투수가 보통 6회부터 올라왔지만 지금은 4회나 5회에도 불펜 투수가 나온다. 데이터대로 이런 작전은 잘 들어맞고 있다. LG는 지난 주 4승2패로 선전했다. 2승은 선발 투수 리즈와 주키치가 거뒀고, 나머지 2승은 불펜 투수 이동현과 봉중근이 챙겼다. 각각 우규민과 류제국이 빨리 내려간 경기를 불펜이 점수를 내주지 않고 잘 끌고 갔다. LG가 5월 거둔 7승 중 4승이 불펜 투수의 몫이었다. ◇ LG 역대 최강 불펜 LG는 최강 불펜을 자랑한다. 선발이 조금 흔들리면 이동현이 나가 경기를 진정시킨다. 그는 평균자책점 1.61로 1승 1세이브 5홀드를 기록 중이다. 이동현 다음엔 정현욱이 등판한다. 그 역시 2승 1세이브 8홀드에 평균자책점 2.25로 28억6000만원 몸값을 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 봉중근은 철벽이다. 평균자책점 0.59로 삼성 마무리 오승환(0.61)보다 점수를 더 안 준다. 15⅓이닝 동안 단 1실점했다. 세 선수 사이사이에 원포인트릴리프 류택현과 이상열이 왼손 타자 처리를 위해 나선다. 지난 주 4승2패를 하는 동안 LG 불펜은 평균자책점 1.89로 경기 중·후반 상대 타자를 꽁꽁 묶었다. 1점 차 승리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한 것도 선발 투수 교체와 불펜 투수의 호투 덕분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를 잡아야 겠다는 판단이 서면 불펜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불펜 중심 야구는 선동열 KIA 감독이 삼성 시절 즐겨썼다. 그는 선발 투수를 빨리 내리고 중간과 마무리 투수로 승부를 봤다. 선발의 약점을 불펜으로 상쇄하는 선동열식 지키는 야구였다. 그러나 선 감독은 현재 KIA에서 그런 교체를 즐겨쓰지 않는다. KIA 선발이 강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에서다. LG는 선 감독이 맡았던 삼성처럼 선발이 비교적 약하다. 특히 토종 투수 가운데 경기 후반까지 믿고 맡길만한 이닝이터가 없다. 1승을 거두기 위해선 불가피하게 불펜 가동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 선발의 성장을 기다린다. 전문가들은 불펜 중심의 야구는 시즌 중·후반 과부하가 걸려 탈이 난다고 지적한다. LG는 한창 순위 싸움이 치열한 여름에 무너지곤 했다. 불펜이 강해졌다고 평가받은 지난 시즌에도 경기가 거듭될수록 허리에 문제가 생겼다. 한 차례 시행착오를 겪은 김기태 감독은 불펜 투수 관리에 세심하게 신경쓰고 있다. 점수 차가 꽤 벌어진 경기는 아예 선발 투수를 길게 끌고 가 불펜 투수를 쉬게 한다. 선정락은 25일 SK전에서 9회 1사까지 책임졌다. LG는 1-5로 졌지만 신정락이 긴 이닝을 책임져준 덕분에 26일 경기에 불펜 투수 5명을 쏟아부어 1-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김 감독은 '리드하거나 접전인 경기는 짧게, 지고 있는 경기는 길게'의 융통성 있는 투수 교체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규민, 신정락, 류제국 등 토종 선발의 성장도 기다리고 있다. 선발이 자리를 잡아야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 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2013.05.2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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