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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헬스]"금연의 적은 술·스트레스, 약물·심리 치료 병행해야"…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김대진 교수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금연 치료 전문의다. 12년간 5000명 이상의 담배 중독환자들을 치료했고, 6개월 이상 금연 성공률이 50%에 이른다. 서울금연지원센터 금연캠프 총괄이기도 한 김 교수는 "담배는 니코틴중독성 때문에 끊기 어렵지만 약물 치료와 사회 심리 치료를 병행하면 환자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흡연 욕구가 사라지고 금연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김 교수를 만나 금연 치료에 대해 들어 보았다.- 국내에서 금연 치료 경험이 가장 많은 분 중 한 분으로 안다."12년 동안 500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했다. 4박 5일 전문 치료형 금연 캠프와 금연 클리닉 진행 시 6개월 성공률이 대개 50% 선이다." - 금연이 어려운 이유는."금연은 강한 니코틴중독성 때문에 어렵다. 오랫동안 담배를 피워서 몸에 습관이 밴 환자들은 담배를 끊고 사는 걸 상상하기 어려워한다. 치료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담배에 대한 애착을 건강한 애착으로 바꾸고 담배로 얻은 쾌락을 다른 쪽으로 바꿔야 한다. 그게 쉽지 않은 이유는 담배로 일어나는 쾌락이 굉장히 강렬하고, 다른 행위보다 빠른 7초 만에 느끼기 때문이다." - 요즘 흡연을 질병으로 보고 병원 치료를 많이 권한다. 근데 아직 생소한 것 같다."과거에는 환자들이 금연 치료를 잘 믿지 않았다. 나쁜 습관 혹은 의지가 약해서라고만 생각했고, 흡연이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최근 여러 가지 논문 등을 보았을 때 흡연이 쾌락 중추와 니코틴 수용체의 변화 등 뇌의 변화에서 생기는 뇌 질환임이 입증됐다. 이런 사실을 기반으로 한 약물 치료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으며, 금연에 탁월한 효과를 지녔다고 논문으로 보고됐다." - 실제로 약물 치료의 효과가 뛰어난가."금연 치료 약물은 '챔픽스'가 대표적이고 '자이반(부프로피온)'이라는 약도 있다. 환자들이 약을 복용했을 때 느끼는 금연 효과는 굉장히 놀랄 정도로 크다. 알약 하나로 담배 맛을 못 느끼게 되고 흡연 시 불쾌한 느낌을 받는 것을 환자들이 신기해한다. 이런 효과가 약의 성분이 뇌에 들어가서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한 결과라는 것을 환자가 이해하면 금연 치료를 받아들이게 된다." - 약물 치료만 받으면 되는 것인가."금연 치료제 처방만으로는 실패할 수 있다. 약물 치료와 사회 심리적 치료를 동시에 병행했을 때 효과가 높다. 특히 중독환자들은 구박·냉대·비난 등으로 자아 존중감이 많이 떨어져 있어 격려하거나 어루만져 주면 금연할 확률이 높아진다. 금연 중에 담배 한 개비를 피웠다고 해서 질책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라며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면 성공률이 올라간다. 약물 치료와 심리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이유다." - 금연 치료 약물의 부작용은."구토·악몽 등 부작용도 있지만 이점이 더 크다. 복용하는 환자 10명 중 9명은 큰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문제가 있다면 약을 바꾸면 된다. 환자와 상담해 주고 상태를 봐 가면서 약을 바꿔 주는 것이 바로 의사의 역할이다. 담배를 끊으면 밥맛이 좋아져서 살찌는 경우가 있지만 이외의 부작용은 크지 않다. 부작용은 의사가 다룰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 - 금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은."금연에 실패하는 환자가 가장 흔히 하는 경우가 음주다. 술을 마시면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져 음주 이후 담배를 피울 확률이 높다. 실패할 확률을 낮추기 위해 술을 많이 마시는 환자들은 금주 치료를 같이한다.스트레스 관리를 못 하는 경우에도 쉽게 실패한다. 담배를 끊더라도 직장과 가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담배를 다시 피우는 경우가 있다. 담배가 아닌 다른 걸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즉, 금연 실패는 스트레스와 술과 가장 관련이 많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tbc.co.kr
2018.12.18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