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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정우성 "역사는 뿌리, 이해 정확하면 입장도 명확"
영화 '강철비' 시리즈의 기둥이자 중심, 정우성이다. '강철비'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에 이어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를 연기한 정우성은 현재 진행형인 남북관계를 주축으로 한반도 상황을 관통하는 '강철비' 시리즈의 실질적 화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어려웠고, 외로웠지만 독특한 기획으로 한국영화 시리즈화의 유행을 따르는 것은 물론, 깊이있는 메시지까지 전하며 배우 개인적으로도 연이은 인생캐릭터를 탄생시키는데 성공했다. '정우성표' 대통령은 평화와 함께 '안구 복지'까지 이끄는 완벽함을 뽐냈다. 이젠 매 작품 '정우성의 선택'이라는 이유만으로 신뢰와 납득을 더한다. 그만큼 고민도 많고 뒤따르는 시선도 다양해졌지만, 그럴 수록 더해가는건 깊이감 뿐이다. 더 이상 올라갈 곳 없는 위치에서 여전히 '성장'의 그림자가 뒤따르는건 정우성이 그만큼 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긍정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걸 뜻한다. 이젠 배우를 넘어 감독, 제작자로까지 영역 확장을 준비 중인 상황. 후배들의 롤모델이자 수 많은 이들의 인생 롤모델로 주저없이 꼽히는 이유를 정우성은 오늘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 -시사회 때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나도 내가 울컥할 줄 몰랐다.(웃음)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을 일어나지 못한 채 앉아 있었다. 오랜만에 한경재 대통령의 감정에 몰입한 것 같기도 하고, 영화가 말하는 한반도 미래 지양점과 영화적 쾌감 등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 들어왔다. '우리 민중은 참으로, 충분히, 너무나도 많은 불행한 시간을 겪었는데 왜 아직도 이러고 있어야 하지' 싶은 생각도 들더라." -관객들도 똑같은 마음을 느낄 것 같다. "배우는 그 울림을 전달해 드리고자 최선을 다 하는 사람들인데, 함께 느껴 주신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지 않을까. 사실 직접 연기한 입장에서는 내가 나를 볼 땐 온전히 그 장면에 빠져들기 힘들다. 특히 이 작품은 어떤 연기적인 부분 보다는 전체적으로 와 닿는 지점들이 많았다. 완성된 영화는 감독님의 모든 선택이 타당하다 생각했고, 전부 이해가 갔다." -'강철비' 시리즈는 기획 자체가 독특하다. "'똑똑한 기획'이라 생각했다. '강철비'만 나왔다면 한반도에서 불행을 나누고 있는 두 인물에 포커스를 맞춰 판타지적인 영화로 끝났을 수 있다. 하지만 '강철비2'가 나오면서 '강철비'가 말하고자 했던 한반도가 더욱 도드라지게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이렇게도 진행이 될 수 있구나. 아, 그래 한반도가 완벽한 주인공이었던 영화지'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주는 것 같았다." -메인 배우는 같지만, 캐릭터는 다르다."'한반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던 화자로서는 영화 안에서 움직이는 인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캐릭터는 말 그대로 캐릭터다. 충분히 새로운 설정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펼쳐낼 수 있는 프로젝트로 봤다."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웹툰 '스틸레인'도 챙겨봤나. "아니. '강철비'도 그렇고 '강철비2'도 그렇고 웹툰은 안 봤다. 만화를 안… 좋아한다고 할 수는 없는데(웃음), 원래 일부러 찾아보는 스타일은 아니다." -초반 국제 정세에 대한 내용이 깊이있게 다뤄진다. "각 국가의 정확한 입장은 역사를 통해 어느정도 입증이 돼 있다. 하지만 우리 영화에서는 기본적인 정보 외 가상의 스토리도 등장한다. 센카쿠와 독도, 가케무샤 시뮬레이션 등이 그렇다. 하나의 설정이라 생각하고 집중했다. 자기 이익이 무엇인지 그것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한 각자의 입장 자체는 변함 없으니까." -한반도 역사를 잘 몰랐던 것 같아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교육이 잘못된 것이다. 어느 순간 국민에게 역사를 배제시켰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교육 개선돼야 한다. 역사는 우리의 뿌리다. 왜 지금 우리가 여기에 있는지, 그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근데 그런 이유가 거세 되니까 '그랬대? 저랬대? 그게 뭐?'라는 식으로 자꾸 바라봐야 하는 입장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이해가 정확하면, 입장도 명확해진다." -'강철비' 시리즈를 함께 하면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졌나. "'강철비' 때문만은 아니고, 그 이전부터 역사에 관련해서는 틈틈히 관심을 갖고 봤다. 그럼에도 이번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땐 나 또한 어렵게 느껴졌고, 처음 알게 된 내용들도 있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020.08.08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