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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청룡기 석권' 이영복 감독 "저도 선수들 눈치를 봅니다"

올해 고교야구 최강팀은 충암고다. 충암고는 지난달 22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결승전에서 라온고를 10-4로 꺾고 1990년 24회 대회 이후 31년 만에 대통령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5일 열린 제76회 청룡기 결승전에서도 군산상고에 7-3으로 승리했다. 창단 51년 만에 이 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올해 고교 메이저대회(대통령배·청룡기·봉황대기·황금사자기)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충암고의 힘은 수비력이다. 특급 유망주로 평가되는 선수는 없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들이 많다. 대통령배 결승전에서도 빈틈없는 수비로 공격력이 좋은 라온고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패기와 기본기를 강조하는 이영복(52) 감독의 지도 방침을 선수들이 잘 흡수한 덕분이다. 이 감독은 "선수 이전에 학생이다. 실력은 부족할 수 있다. 배우려는 자세로 활기차게 운동하는 게 중요하다. 야구를 조금 잘한다고 프로 선수처럼 굴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선수들이 겉멋이 든 플레이를 하거나, 안타를 친 뒤 어슬렁거리며 뛰는 장면을 보면 불호령을 내린다. 투지 있는 플레이를 보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영복 감독은 충암고 야구부의 살아 있는 역사다. 고교 시절 선수로 뛰었고, 짧은 프로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는 충암고 코치로 지도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 충암초·충암중 감독을 역임했고, 2003년 8월부터 18년째 충암고 사령탑을 맡고 있다. 홍상삼, 변시원, 류지혁(이상 KIA), 고우석(LG)이 그의 제자다. 아마야구 지도자로 잔뼈가 굵은 만큼 어린 후배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 학생다운 자세와 강한 체력의 중요성은 철저하게 강조하지만, 훈련에 지친 선수들을 그저 다그치기만 하진 않는다. 갑자기 수건돌리기 같은 '고전' 레크리에이션을 진행, 밝은 팀 분위기와 단합을 유도한다. 이영복 감독은 "나도 선수들 눈치를 많이 본다. 지친 아이들을 데리고 억지로 운동할 순 없는 노릇이다. 가벼운 게임을 하다 보면 처진 분위기도 완화된다. 그 기운으로 야구를 하면 조금 더 즐길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훈련을) 할 때는 제대로 하고, 야구를 즐기기 위해 노력하길 바라는 내 마음을 선수들도 공감하고 있다. 이제는 알아서 잘한다. 경기할 때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내가 (경기 흐름을) 망치면 안 되겠더라"라며 웃어 보였다. 올해는 이영복 감독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봉황대기(2007년)와 황금사자기(2009·2011년)에 이어 청룡기와 대통령배 우승까지 이끌며 '메이저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감독이 됐다. 이 감독은 "도움을 주신 교장 선생님과 학교 관계자분들, 이태윤 야구부장 그리고 학부형들께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는 팀들을 상대로 잘 싸우며 큰 대회 우승을 해낸 선수들이 고맙다"라고 강조했다. 다시 한번 충암고 야구의 명예를 드높인 이영복 감독. 하지만 안주하지 않는다. 이제 목표는 정상 수성이다. 이 감독은 "환희의 순간은 지나갔다. 선수들에게 '자리를 지키는 건 빼앗는 것보다 훨씬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해줬다. 선수들이 운동에 충실할 수 있도록 잘 이끌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9.17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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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 이재현 유력' 삼성, 장고에 들어간 1차 지명

1차 지명 발표를 미룬 삼성의 마지막 고민이 시작됐다.삼성은 23일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한화와 함께 1차 지명 대상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는 연고 지역(대구, 경북, 강원 영동)이 아닌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1차 지명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2019년 4월 한국야구위원회(KBO) 제4차 이사회에선 전년도 성적이 8~10위인 구단에 일종의 '혜택'을 줬다. 하위 세 구단은 다른 구단처럼 연고 지역에서 1차 지명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마땅한 대상자가 없다면 상위 7개 구단의 1차 지명이 끝난 뒤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선수를 선발할 수 있다. 올해 1차 지명에선 지난해 8~10위 구단인 삼성-SSG-한화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화는 KIA의 1차 지명을 받지 못한 투수 문동주(광주진흥고)에게 1차 지명 권리를 사용할 게 유력하다. 만약 연고 지역에 1차 지명 대상자가 있다면 굳이 전국 지명을 할 필요가 없다. SSG는 23일 지역 팜 투수 윤태현(인천고)을 1차 지명했다. 하지만 삼성은 오는 30일 한화와 함께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1차 지명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프로야구 스카우트 사이에선 "삼성이 1차 지명으로 서울고 유격수 이재현을 선택할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재현은 올 시즌 고교리그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3(83타수 31안타)를 기록했다. 최근 막을 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서울고를 준결승으로 이끈 주역이다.A 구단 스카우트는 "올해 드래프트에 나오는 유격수 중에선 김도영(광주동성고·KIA 1차 지명)에 이어 재능이 좋다. 김영웅(물금고)과 함께 유격수 '넘버 투' 자리를 다툰다. 타격도 준수하고 성향도 괜찮다"고 말했다. B 구단 단장은 "삼성이 이재현을 찍을 거로 예상한다. 팀에 유격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미 몇몇 구단은 이재현의 삼성행을 염두에 두고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략을 짜고 있다.삼성이 1차 지명 권리를 연고 지역에 사용하지 않는 건 복합적인 문제다. 우선 주력 팜이 몰려있는 대구, 경북 지역 고등학교의 올해 전국 대회 성적이 신통치 않다. '전통의 강호' 경북고는 지난 6월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1회전 탈락했다. 연고 지역에 수준급 유망주도 있지만, 학교 폭력을 비롯한 야구 외적 변수가 터졌다.최근 프로야구는 중·고등학교 시절 저지른 학교 폭력에 민감한 상황. 지난해에는 NC가 같은 문제로 1차 지명 투수 김유성(김해고 졸업)의 계약을 포기하기도 했다. B 구단 스카우트는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워낙 민감한 부분이라서 지명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삼성은 장고에 들어갔다. 외부적으로 1차 지명 관련해 함구하고 있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연고 지역이 아닌) 전국 지명이 가능하니까 후보는 5명 안팎이다. 투수가 나을지 야수가 나을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8.2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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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고 돌풍 이끈 강봉수 감독 "선수단에 고개 숙여 감사"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는 정상에 오른 충암고만큼이나 패자로 최종 무대를 빛낸 라온고가 큰 박수를 받았다. 라온고는 결승전에서는 4-10으로 완패했지만, 우승 후보 강릉고와 서울고를 차례로 격파하며 4강전에 올랐다. 16강전에서 김해고에 10-8로 승리, 고교야구 4대 메이저대회(청룡기·황금사자기·대통령배·봉황대기) 8강에 진출했고, 결승전까지 오르며 거듭 새 역사를 썼다. 라온고와의 경기를 앞둔 팀의 사령탑들은 "공격이 강하다"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눈길을 끄는 선수가 많았다. 지명타자 박찬양은 이번 대회 5경기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타율 0.647(17타수 11안타)를 기록하며 타격상과 최다안타상을 거머쥐었다. 리드오프 차호찬은 홈런 2개를 때려냈다. 모두 클러치 홈런이었다. 강릉고와의 8강전에서는 2-1, 1점 앞선 3회 타석에서 솔로 아치를 그렸다. 충암고와의 결승전에서도 라온고가 0-3으로 지고 있던 3회 말 2사 뒤 이번 대회 우수투수상을 수상하게 되는 윤영철을 상대로 좌월 홈런을 때려냈다. 4번 타자 권동혁은 강릉고 격침 주역이다. 4-3으로 앞선 8회 공격에서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좌중간 2루타를 쳤다. 주전 포수이자 주장 신동형은 끈질긴 승부로 상대 배터리의 혼을 빼놓았다. 안방에서도 투수들의 호투를 이끌었다. 강봉수 라온고 감독의 총력전도 통했다. 강릉고를 꺾기 위해 팀 주축 투수 윤성보와 박명근에게 4이닝씩 맡겼다. 두 투수는 나란히 80구 이상 기록했고, 투구 수 제한과 의무 휴식일 관련 규정으로 인해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하지만 4강 진출이라는 값진 경험을 위해 내일이 없는 경기를 펼쳤고, 승리를 따냈다. 열세가 예상됐던 서울고와의 4강전에서는 선발로 나선 우완 투수 조우석이 '인생투'를 선보였다. 한계 투구 수(105개)를 기록하며 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고교 무대에서 선발 투수가 9회 마운드에 오른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조우석은 서울고 강타선을 3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냈다. 강봉수 감독은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조우석의 성향이 공격적인 서울고 타자들을 제압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고, 무한 신뢰를 보냈다. 선수가 부응했다. '언더독'의 반란 외에도 매력 포인트가 많은 야구단이다. 일단 활력이 넘친다. 라온은 '즐거운'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인데, 학교 이름과 딱 맞는 팀 분위기를 보여줬다. 모든 팀이 기세 싸움을 위해 추임새를 넣지만, 라온고의 그것은 유독 창의적이고 재기가 넘쳤다. 단합력도 으뜸이다. 라온고의 질주는 주축 선수 부재 속에 이뤄낸 쾌거이기에 더 주목받는다. '제2의 김지찬'으로 기대받던 주축 외야수 성현호가 16강전에서 부상을 당했고, 투수 유상용(이상 3학년)도 부상 탓에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선수들은 모자에 두 선수의 등 번호인 7번과 21번을 새기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KBO리그에서도 종종 보이는 풍경이다. 결승 진출을 이끈 조우석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과) 함께 뛰는 느낌이 든다"라며 웃었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 고교야구도 다르지 않다. 특히 메이저대회는 취업과 진학의 기로에 선 선수들이 매 타석, 공 1개가 쇼케이스인 셈이다. 라온고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반적인 수준보다 조금 더 유연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강봉수 감독의 지도 방침이 팀에 잘 녹아든 덕분이다. 강 감독은 자신의 야구관과 지도 방향성을 주입하는 방식을 지양한다. 진지한 태도로 운동하도록 유도하면서도, 충분히 자율을 보장한다. 선수들을 향해 "보는 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운동을 할 때만큼은 최선을 다하자"고 외치는 지도자다. 스포츠맨십만큼은 철저하게 강조한다. 선수들이 팀 안팎으로 부정적인 기운을 드러내지 않도록 지도한다. 강 감독은 "배팅볼을 던져주는 1학년이 있기에 4번 타자가 나온다. 공을 받아주는 1학년 포수가 있기에 에이스가 만들어진다. 모두가 역할이 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동료) 탓하지 말자고 말한다. 그게 한 팀이다"라고 전했다. 상대를 향해 불필요한 자극도 하지 않는다. 종종 더그아웃에서 의도적으로 트래쉬 토크나 과한 제스추어를 하는 팀도 있다. 프로 무대보다는 많은 편이다. 하지만 강 감독은 "나는 절대 다른 팀 선수들을 비방하는 말이 우리 더그아웃에서 나오지 않도록 한다"라고 했다.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 진출을 확정한 서울고전 승리 뒤에도 한껏 기쁨을 만끽하다가, 스스로 제동을 거는 선수가 많았다. 다크호스를 넘어 강팀, 우승 후보로 올라선 라온고. 아직 갈 길은 멀다. 충암고와의 결승전에서도 실책으로 이어진 실책 2개에 발목 잡혔다. 몇 명 선수들은 이전보다 경직된 플레이가 보여줬다. 하지만 자양분이 될 것이다. 강 감독도 "결승전 뒤에도 일부 선수가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더라. '실책을 안 하면 프로나 메이저리그에서 뛰어야 한다. 잊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라고 말해줬다"라며 웃었다. 라온고의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28일부터 재개되는 청룡기 16강전에 진출한 상태다. 다시 한번 고교야구를 달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 감독은 "대통령배는 선수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결승전이 끝난 뒤 선수단을 향해 "좋은 감독을 만들어줘서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한다"라고 해줬다. 이사장님, 교장 선생님 등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도 감사를 전한다. 결승 무대에 또 언제 오를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당장 이번 청룡기가 될 수도 있다. 선수단을 향해 '다시 한번 해보자'고 전하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2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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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신고 에이스 박영현 1차 지명..."꾸준히 주목한 유망주"

예견된 선택이다. KT가 유신고 에이스 박영현(18)을 선택했다. KT는 23일 "2022 KBO 신인 1차 지명 선수로 유신고 우완 투수 박영현을 지명했다"라고 전했다. 키 183㎝, 몸무게 88㎏ 다부진 체격 조건을 갖춘 박영현은 140Km 중∙후반대 빠른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사용하는 투수다. 올해 총 12경기에 등판해 3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전적은 5승 1패, 평균자책점은 0.46을 기록했다. 지난 15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성남고와의 32강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서울고와의 8강전에서 4와 3분의 2이닝을 4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이숭용 KT 위즈 단장은 "박영현은 고교 저학년 때부터 꾸준히 주목을 받았던 연고지 유망주"라며 "안정된 제구력과 우수한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춘 투수로 향후 KT 투수진에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박영현은 "KT 입단의 꿈을 이뤄서 기쁘다"며 "프로 선수로서 경기력 뿐만 아니라 책임감을 갖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많이 배우며 미래 KT 주축 투수로 성장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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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결승타' 양서준 "MVP 수상 예상 못해...팀 배팅에 집중"

3학년 내야수 양서준(18)이 충암고의 대통령배 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충암고는 22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라온고와의 결승전에서 10-4로 완승을 거뒀다. 1990년 24회 대회 이후 31년 만에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년 전 53회 대회에서 대구고에 2-9로 패하며 고배를 마신 아쉬움도 털어냈다. 첫 번째 승부처는 3회였다. 충암고는 2사 만루 기회에서 김동헌이 3타점 2루타를 치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앞선 4경기에서 평균 7.25득점 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준 라온고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3회 말 선두 타자 신동형이 우전 안타를 치며 기회를 열었다.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이 상황에서 2학년 좌완 투수 윤영철을 투입했다. 윤영철은 지난 18일 열린 마산용마고와의 8강전에서 6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이끈 선수다. 이영복 감독은 인상고와의 4강전에서 9-1로 승리한 뒤 "라온고 타선이 강하지만, 윤영철의 공을 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윤영철은 이 상황에서 전영서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 보였다. 하지만 후속 타자 차호찬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4회도 라온고의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에 고전하며 2점을 더 내줬다. 분위기를 내줄 상황에서 충암고는 다시 리드를 잡았다. 양서준이 있었다. 그는 조현민이 좌전 안타, 송승엽이 희생 번트를 치며 만든 득점 기회에서 상대 투수 박진환을 상대로 깔끔한 중전 안타를 쳤다. 양서준은 앞선 대회 4경기에서 13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단기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기록은 아니었다. 하지만 타점은 7개를 기록하며 중요한 순간 좋은 타격을 해냈다. 이 경기에서도 클러치 능력을 발휘했다. 충암고는 이후 6회 공격에서 2점, 9회 4점을 추가하며 10-4로 앞서갔다. 윤영철이 9회 2사까지 1점만 내주며 라온고의 추격을 막아냈고, 그가 한계 투구 수(105개)를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나선 전재혁이 남은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내며 충암고의 우승이 결정됐다. 결승전이 끝난 뒤 진행된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양서준이 선정됐다. 경기 흐름상 중요한 순간에서 팀에 승기를 지켜내는 적시타를 쳤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최다타점상(8개)도 그의 차지였다. 경기 뒤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양서준은 성실한 플레이로 팀에 신뢰를 주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양서준은 "MVP를 수상하게 될지 몰랐다. 착실하게 내 할 일만 했다. 앞선 타석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욕심내지 않고 팀 배팅에 집중한 게 5회 타점으로 이어진 것 같다. 동료들과 함께 이룬 우승이다. 모두 고맙다"라고 전했다. 공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2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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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서준 결승타+윤영철 호투' 충암고, 31년 만에 대통령배 정상

충암고가 31년 만에 대통령배 정상에 올랐다. 충암고는 22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라온고와의 결승전에서 10-4로 승리했다. 3-3 동점이었던 5회 공격에서 양서준이 중전 적시타를 치며 균형을 깼고, 6회도 추가 2득점 했다. 3회 말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2학년 왼손 투수 윤영철이 4강전까지 경기당 7.25득점을 기록하며 뜨거웠던 라온고 타선을 상대로 리드를 지켜냈다. 충암고가 1990년 열린 24회 대회 이후 31년 만에 대통령배 우승을 차지했다. 충암고는 1·2회 실점 위기를 잘 넘겼다. 1회 말에는 선발 투수 이태연이 무사 1·2루에서 라온고 3번 타자 이호열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내야진이 6(유격수)-4(2루수)-3(1루수) 더블플레이로 연결시켰다. 후속 타자 권종혁은 투수 앞 땅볼 처리했다. 2회는 외야진의 집중력이 빛났다. 무사 1루에서 이태연이 박찬양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우익수 김선웅이 정확한 3루 송구로 1루 주자 이주호를 3루에서 잡아냈다. 이태연은 이어진 상황에서는 정준우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분위기를 바꾼 충암고는 3회 공격에서 선취점을 냈다. 선두 타자 우승원, 후속 조영준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했다. 행운도 따랐다. 1사 뒤 나선 송승엽이 내야 땅볼을 쳤지만, 타구를 처리하던 라온고 유격수 이주호가 토스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2번 타자 양서준이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3번 타자 김동헌이 좌중간을 가르는 3타점 2루타를 쳤다. 하지만 라온고의 전력도 만만치 않았다. 3회 말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2학년 좌완 투수 윤영철이 전영서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아웃카운트 2개를 단번에 잡았다. 하지만 후속 차호찬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4회는 동점을 내줬다. 윤영철이 선두 타자 권종혁에게 좌전 안타, 1사 뒤 박찬형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정준우와의 승부에서 폭투를 범하며 2·3루에 놓였고, 라온고의 스퀴즈 작전을 간파하지 못하고 득점을 내줬다. 글러브로 바로 홈 토스를 했지만, 3루 주자 권종혁의 손이 홈 플레이트를 먼저 터치했다. 윤영찰은 후속 타자 신동형을 내야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다시 한번 라온고의 적극적인 주루에 실점을 내줬다. 윤영철이 1루 견제구를 뿌렸고, 1루 주자 정준우를 런다운에 몰아넣었지만, 그사이 라온고 3루 주자 박찬양이 홈으로 쇄도했고, 득점을 막지 못했다. 하지만 다시 균형을 깼다. 5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조현민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송승엽의 희생 번트로 2루를 밟았다. 앞선 만루 기회에서 범타로 물러난 양서준이 깔끔한 중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6회도 선두 타자 이건희가 좌전 안타 뒤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후속 김선우의 땅볼을 처리하던 라온고 내야진의 송구 실책을 틈타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진 기회에서는 조현민이 우전 적시타를 쳤다. 윤영철은 6회 1무사 2루에서 권종혁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하지만 이후 달아오른 라온고 타선을 상대로 무실점을 이어갔다. 충암고는 8회 우승원과 임준하가 적시타를 치며 추가 4득점했다. 10-4, 6점 차로 앞섰다. 8회까지 투구 수 81개를 기록한 윤영철은 9회도 마운드에 올랐고,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그가 한계 투구 수(105개)를 채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전재혁이 남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충암고가 31년 만에 대통령배 정상에 올랐다. 공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22 18:15
야구

'서울고전 8⅔이닝 1실점' 조우석 "당연히 인생 최고 투구였죠"

난타전은 없었다. 라온고 우완 투수 조우석(19)이 반전 투구로 고교 야구팬을 흥분시켰다. 조우석은 20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서울고와의 준결승전에 선발 등판, 8⅔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눈부신 투구를 보여줬다.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한 경기 한계 투구 수(105개)에 도달했다. 완투급 호투였다. 라온고는 4-1로 승리하며 대통령배 결승전에 진출했다. 22일 오후 1시부터 충암고와 최종 대결을 펼친다. 조우석은 1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서울고 2번 타자 권종원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 상황에서 전날(19일) 유신고전에서 투·타 맹활약한 이재현을 상대했다. 정타를 허용했지만,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귀루하지 못한 1루 주자까지 잡아냈다. 고비를 넘긴 조우석은 1회 말 공격에서 타선이 2득점 하며 리드를 안기자, 더욱 힘을 냈다. 2회는 선두 타자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땅볼 처리했다. 선두 타자 사구로 출루를 허용한 3회는 이승한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조세진과 권종원을 모두 땅볼 처리했다. 4회도 선두 타자 이재현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 문정빈을 우익수 뜬공, 김동빈을 2루 땅볼로 잡아냈다. 유신고전에서 승부를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친 김무성과의 승부에서도 땅볼을 유도했다. 타선은 4회 공격에서 2점을 더 안겼다. 조우석은 득점 뒤 이어진 투구에서 다시 한번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서울고 하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6회도 조세진·권종원·이재현 1~3번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조우석은 7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무성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무실점 행진이 깨졌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후속 타자 박지민을 내야 뜬공 처리했다. 투구 수는 83개. 범타를 유도하는 투구가 돋보였다. 8회도 삼자범퇴로 막았고, 9회 이준서와 이재현까지 땅볼 처리했다. 투구 수 105개를 채운 조우석은 마운드를 박진환에게 넘겼다. 구원 투수가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내며 라온고의 승리를 지켜냈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 라온고 선수들은 조우석을 향해 축하와 감사를 쏟아냈다. 조우석은 이번 대회 전까지 등판한 2021시즌 8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한 투수다. 팀에서 승수와 이닝 소화가 가장 많은 투수다. 그러나 지난 16일 열린 김해고와의 16강전에서는 2과 3분의 1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3실점 하며 다소 부진했다. 라온고는 전날(19일) 열린 강릉고전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에이스급 투수 윤성보와 박명근을 모두 투입했다. 두 투수 모두 80구 이상 던졌다. 준결승전에 나설 수 없었다. 타격전이 예상된 서울고전. 그러나 조우석이 반전을 안겼다. 강봉수 라온고 감독은 "서울고 타자들이 공격적이기 때문에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조우석이 잘 던져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전했다. 경기 뒤 만난 조우석은 "목표로 내세운 이닝 수는 없었다. 그저 '0.1이닝(한 타자)만 더 가보자'라는 마음이었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동료들과 선생님들이 더그아웃에서 응원해준 덕분이다"라며 웃어 보였다. 서울고전 등판 내용을 두고 "당연히 내 '인생투'였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조우석은 "나는 어떤 투수인지 소개를 부탁한다"라는 물음에 "공은 느리지만, 직구와 변화구 제구력은 자신감을 갖고 있는 투수"라고 말했다. 서울고전에서 증명한 모습이다. 조우석의 롤모델은 KT 우완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다. 투구 유형은 다르지만 제구와 완급 조절로 맞춰 잡는 경기 운영을 하는 점이 닮았다. 조우석은 "내가 KT팬이기도 하지만, 고영표 선배님의 체인지업과 제구력을 보면 감탄이 나온다. 배우고 싶다"라며 웃었다. 공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20 17:29
야구

'강호 간판깨기' 라온고, 서울고 4-1로 꺾고 대통령배 결승 진출

라온고가 '디펜딩챔피언' 강릉고에 이어 전통의 강호 서울고까지 꺾고 대통령배 결승전에 진출했다. 라온고는 20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서울고와의 대회 4강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조우석이 8⅔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며 서울고 강타선을 막아냈다. 타선은 1회와 4회 각각 2점씩 내며 조우석을 지원했다. 라온고는 오는 22일 오후 1시 충암고와 대통령배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한다. 라온고는 1회 말 선제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박성준이 서울고 선발 투수 김훈기를 상대로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3번 타자 이호열이 우중간 2루타를 치며 2·3루를 만들었다. 전날(19일) 열린 강릉고와의 8강전에서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치며 승리 주역이 된 4번 타자 권동혁이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번 대회 멀티 히트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라온고 지명타자 박찬양이 주자 한 명을 더 불러들였다. 5번 타자 이주호가 사구로 출루하며 이어진 1·2루에서 깔끔한 중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 이호열의 득점을 이끌었다. 라온고가 2-0으로 앞서갔다. 상대 실책으로 생긴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4회 초 1사 2루에서 신동형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서울고 3루수가 잡지 못했다. 1·3루에서 나선 전영서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루를 만들었고, 세 번째 타석에 나선 차호찬이 좌중간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차호찬은 전날(19일) 열린 강릉고와의 8강전에서 솔로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를 치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준 선수다. 결정적인 한 방을 때려냈다. 선발 투수 조우석은 '인생투'를 펼쳤다. 강호 서울고 타선을 6회까지 실점 없이 막아냈다. 2~4회 모두 선두 타자 출루를 허용했지만, 침착하게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했다.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서울고 김무성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무실점이 깨졌지만, 후속 박지민을 내야 뜬공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7회를 마쳤다. 조우석은 8회도 마운드에 올랐고,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냈다. 9회는 공 1개를 던질 때마다 더그아웃의 함성을 받으며 투구했다. 이준서와 이재현을 모두 땅볼 처리했다. 완투는 실패했다. 한계 투구 수(105개)를 채웠다. 라온고는 마운드에 오른 구원 투수 박진한이 상대 4번 타자 문정빈을 상대로 27번째를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상대를 향한 예의를 갖추면서도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뒤 강봉수 라온고 감독은 "상대 타선이 펀치력이 좋고 공격적인 타자들이 많아서,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조우석이 잘 던져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끝까지 믿고 갔다. 정말 잘 던져줬다"라며 수훈 선수를 칭찬했다. 2016년 창단한 라온고는 지난 16일 열린 김해고와의 16강전에서 승리하며 처음으로 전국대회 8강전에 진출했다. 19일 열린 8강전에서는 지난해 대통령배 우승팀이자 올해 황금사자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강호 강릉고를 7-3으로 꺾었다. 3-3 동점이었던 8회 공격에서 4득점 했다. 4번 타자 권동혁이 승부를 가르는 3타점 쐐기타를 쳤다. 라온고는 이튿날 열린 4강전에서도 탄탄한 전력을 증명하며 고교 야구팬을 열광시켰다. 서울고는 2017년 열린 51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야구 명문. 하지만 라온고가 한 수 앞선 경기력을 보여주며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라온고는 오는 22일 오후 1시부터 인상고를 꺾고 결승전에 선착한 충암고와 우승 트로피를 두고 격돌한다. 라온은 '즐거운'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라온고의 즐거운 반란이 결승전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공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20 17:01
야구

'105구 투혼' 충암고 이주형 "앞선 3G 부진, 조금 만회한 듯"

충암고 우완 사이드암 투수 이주형(19)이 한계 투구 수를 채우는 투혼을 보여주며 충암고의 결승행 선착을 이끌었다. 이주형은 20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인상고와의 대회 4강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 7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승리 투수도 그의 몫. 충암고는 9-1로 승리하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앞선 3경기에서 9이닝 동안 4점을 내줬던 이주형은 사실상 대회 마지막 등판인 인상고전에서 온 힘을 쏟아냈다. 이주형은 3득점을 지원받고 1회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야수의 지원은 받지 못했다. 선두 타자 송현우의 우측 빗맞은 타구를 우익수 김선웅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가 공을 빠뜨리고 말았다. 글러브에 맞고 우측 파울 지역으로 공이 흐른 사이 타자 주자는 3루를 밟았다. 이주형은 2번 타자 구창준을 삼진 처리했지만, 3번 타자 윤서준에게 땅볼을 내줬다. 이닝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지만, 그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2회도 선두 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5번 타자 김지호에게 평범한 땅볼을 유도했지만, 유격수가 이 공을 처리하지 못했다. 공식 기록은 실책. 이 상황에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후속 타자 김의연을 땅볼 처리했고, 주자를 2루에 두고 상대한 김태경도 3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충암고 3루수 조현민이 2루 주자를 직접 태그했다. 이주형은 인상고 2학년 기대주 조성식까지 찾은 코스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했다. 자초한 실점 위기도 잘 넘겼다. 이주형은 4회 선두 타자 윤서준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그는 후속 전희범을 3루 땅볼 처리하며 선행 주자를 지웠고, 김지호와의 승부에서도 삼진을 잡아냈다. 김의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태경과의 승부에서 삼진을 뽑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우타자 기준) 낮은 코스로 빠지는 슬라이더를 연속 구사해 헛스윙 2개를 끌어냈다. 5회는 1사 뒤 사구, 2사 뒤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3번 타자 윤서준을 중견수 직선타 처리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마지막 고비까지 잘 넘겼다. 6회 말 선두 타자 전희범에게 좌전 2루타를 맞은 이주형은 후속 김지호를 땅볼 처리했지만 1사에 주자를 3루에 두며 실점 위기에 몰렸다. 이 상황에서 1, 2회 아쉬운 수비를 보였던 충암고 야수진이 힘을 보탰다. 이주형이 김의연에게 뜬공을 유도했고, 공을 잡은 충암고 중견수 김동헌이 정확한 홈 송구로 태그업 뒤 홈 쇄도를 시도한 주자 전희범을 잡아냈다. 포수 이건희의 포구와 태그도 완벽했다. 충암고 타선은 7회 공격에서 1점을 지원했다. 이주형은 7회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해냈다. 투구 수는 101개. 8회는 선두 타자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았다. 한계 투구 수(105개)를 채운 그는 동료들에게 뒤를 맡기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구원 투수 이태연이 이주형의 책임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충암고는 9회 공격에서 5득점 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1로 승리하며 결승에 선착했다. 경기 뒤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이주형이 정말 잘 던져줬다"라고 평가했다. 이주형은 장신(195㎝) 사이드암 투수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0㎞ 초반에 형성되지만, 싱커와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충암고 대표 투수. 이번 대회에서는 8강까지 9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하며 흔들렸다. 결승행 길목에서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며 충암고를 결승으로 이끌었다. 이주형은 경기 뒤 "2학년 선발 (윤)영철이가 등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었다. 사실 앞선 3경기에서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흔들리며 감독님께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번 대회 마지막 등판일 수 있는 4강전에서 조금 만회한 것 같다"라고 호투 소감을 전했다. 이주형은 고비마다 낮은 변화구로 상대 타자의 배트를 끌어냈다. 이 경기에 탈삼진은 8개. 우타자 밖으로 휘어지는 슬라이더는 육안으로도 현란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이주형은 "슬라이더가 잘 들어갔고, (허를 찌르는 타이밍에) 종종 던지는 스플리터도 효과를 본 것 같다"라며 웃었다. 공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ongang.co.kr 2021.08.20 14:11
야구

'이주형 7이닝 완벽투' 충암고, 인상고 꺾고 대통령배 결승 진출

충암고가 2년 만에 다시 대통령배 정상에 도전한다. 충암고는 20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인상고와의 대회 4강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이주형이 7이닝을 단 1점만 내주며 호투를 펼쳤고, 타선은 3-1, 살얼음판 리드가 이어지던 7회 추가 1득점하며 점수 차를 벌린 뒤 9회 빅이닝(5득점)을 만들었다. 충암고는 2019년 열린 53회 대회에서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대구고에 2-9로 패하며 정상 등극이 좌절됐다. 2년 만에 다시 한 번 정상을 노린다. 오는 22일 오후 1시부터 서울고와 라온고전 승리 팀과 맞붙는다. 충암고의 대통령배 마지막 우승은 1990년 열린 24회 대회다. 충암고는 1회 초 공격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테이블세터 송승엽과 양서준이 인상고 선발 투수 서대현으로부터 연속 볼넷을 얻어내 출루했고, 3번 타자 김동헌은 희생 번트를 해냈다. 최한림 인상고 감독은 이 상황에서 투수를 황동하로 교체했다. 선취점을 막으려는 의지였다. 하지만 타점 기회에서 나선 충암고 4번 타자 이건희가 좌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치며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인상고 중견수의 타구 처리가 늦은 사이 3루까지 진루했다. 충암고는 후속 타자 김선웅이 내야 땅볼을 치며 이건희까지 불러들였다. 1회 3득점. 이어진 수비에서는 1점을 내줬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선발 투수 이주형이 선두 타자 송현우에게 우측 뜬공을 유도했지만, 타구가 빗맞은 탓에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졌다. 외야수가 몸을 날려 포구를 시도했지만, 공이 글러브를 맞고 우측 파울 지역으로 흘렀다. 그사이 타자 주자는 3루까지 했다. 이주형은 후속 타자를 삼진 처리했지만 3번 타자 윤서준에게 내야 땅볼을 내준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주형은 흔들리지 않았다. 1회 남은 아웃카운트 1개를 삼진으로 잡아냈고, 2회도 내야수가 선두 타자 김지호의 땅볼에 포구 실책을 범했지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실점을 막았다. 3회는 이 경기 처음으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3이닝 투구수는 38개. 효율적인 투구가 이어졌다. 주자 2명을 내보낸 4·5회도 실점 위기를 넘겼다. 6회는 야수진이 좋은 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1사 3루 위기에서 이주형이 김의연과의 승부에서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고, 포구한 중견수 김동헌이 정확한 홈 송구로 태그업 뒤 쇄도를 시도한 3루 주자 전희범을 잡아냈다. 마운드와 수비의 힘으로 2점 리드를 유지한 충암고는 7회 공격에서 추가 득점을 해냈다. 선두 타자 이충헌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후속 우승원이 희뱅 번트를 성공시켰다. 대타로 나선 임준하가 깔끔한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주자를 불러들였다. 충암고가 4-1로 앞서갔다. 충암고는 인상고 투수 황동하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급격하게 마운드 높이가 낮아진 불펜진을 상대로 5점을 추가했다. 밀어내기 볼넷으로만 3득점했다. 팽팽했던 승부가 한 순간에 기울었다. 충암고가 결승전으로 향했다. 공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2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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