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105구 투혼' 충암고 이주형 "앞선 3G 부진, 조금 만회한 듯"
충암고 우완 사이드암 투수 이주형(19)이 한계 투구 수를 채우는 투혼을 보여주며 충암고의 결승행 선착을 이끌었다. 이주형은 20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인상고와의 대회 4강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 7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승리 투수도 그의 몫. 충암고는 9-1로 승리하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앞선 3경기에서 9이닝 동안 4점을 내줬던 이주형은 사실상 대회 마지막 등판인 인상고전에서 온 힘을 쏟아냈다. 이주형은 3득점을 지원받고 1회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야수의 지원은 받지 못했다. 선두 타자 송현우의 우측 빗맞은 타구를 우익수 김선웅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가 공을 빠뜨리고 말았다. 글러브에 맞고 우측 파울 지역으로 공이 흐른 사이 타자 주자는 3루를 밟았다. 이주형은 2번 타자 구창준을 삼진 처리했지만, 3번 타자 윤서준에게 땅볼을 내줬다. 이닝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지만, 그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2회도 선두 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5번 타자 김지호에게 평범한 땅볼을 유도했지만, 유격수가 이 공을 처리하지 못했다. 공식 기록은 실책. 이 상황에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후속 타자 김의연을 땅볼 처리했고, 주자를 2루에 두고 상대한 김태경도 3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충암고 3루수 조현민이 2루 주자를 직접 태그했다. 이주형은 인상고 2학년 기대주 조성식까지 찾은 코스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했다. 자초한 실점 위기도 잘 넘겼다. 이주형은 4회 선두 타자 윤서준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그는 후속 전희범을 3루 땅볼 처리하며 선행 주자를 지웠고, 김지호와의 승부에서도 삼진을 잡아냈다. 김의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태경과의 승부에서 삼진을 뽑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우타자 기준) 낮은 코스로 빠지는 슬라이더를 연속 구사해 헛스윙 2개를 끌어냈다. 5회는 1사 뒤 사구, 2사 뒤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3번 타자 윤서준을 중견수 직선타 처리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마지막 고비까지 잘 넘겼다. 6회 말 선두 타자 전희범에게 좌전 2루타를 맞은 이주형은 후속 김지호를 땅볼 처리했지만 1사에 주자를 3루에 두며 실점 위기에 몰렸다. 이 상황에서 1, 2회 아쉬운 수비를 보였던 충암고 야수진이 힘을 보탰다. 이주형이 김의연에게 뜬공을 유도했고, 공을 잡은 충암고 중견수 김동헌이 정확한 홈 송구로 태그업 뒤 홈 쇄도를 시도한 주자 전희범을 잡아냈다. 포수 이건희의 포구와 태그도 완벽했다. 충암고 타선은 7회 공격에서 1점을 지원했다. 이주형은 7회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해냈다. 투구 수는 101개. 8회는 선두 타자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았다. 한계 투구 수(105개)를 채운 그는 동료들에게 뒤를 맡기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구원 투수 이태연이 이주형의 책임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충암고는 9회 공격에서 5득점 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1로 승리하며 결승에 선착했다. 경기 뒤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이주형이 정말 잘 던져줬다"라고 평가했다. 이주형은 장신(195㎝) 사이드암 투수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0㎞ 초반에 형성되지만, 싱커와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충암고 대표 투수. 이번 대회에서는 8강까지 9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하며 흔들렸다. 결승행 길목에서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며 충암고를 결승으로 이끌었다. 이주형은 경기 뒤 "2학년 선발 (윤)영철이가 등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었다. 사실 앞선 3경기에서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흔들리며 감독님께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번 대회 마지막 등판일 수 있는 4강전에서 조금 만회한 것 같다"라고 호투 소감을 전했다. 이주형은 고비마다 낮은 변화구로 상대 타자의 배트를 끌어냈다. 이 경기에 탈삼진은 8개. 우타자 밖으로 휘어지는 슬라이더는 육안으로도 현란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이주형은 "슬라이더가 잘 들어갔고, (허를 찌르는 타이밍에) 종종 던지는 스플리터도 효과를 본 것 같다"라며 웃었다. 공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ongang.co.kr
2021.08.20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