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박재홍·테임즈 넘은 김도영, 이제 KS 우승 겨냥...'역대 최초 사나이' 노린다 [IS 포커스]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로피에 이미 자신의 이름 두 글자 정도는 새겼다. 그는 지난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5회 말 타석에서 상대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역대 최연소(20세 10개월 13일), 최소 경기(111경기)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최연소 기록을 갖고 있던 선수는 '리틀 쿠바' 박재홍(현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이었다. 대졸 신인이었던 그는 신인이었던 1996시즌 22세 11개월 27일로 이 기록을 해냈다. 종전 최소 경기 기록 보유자는 KBO리그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 중 한 명인 에릭 테임즈였다. 112경기. 김도영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이인자로 밀어냈다. KIA는 2021년 1차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연고지 대표 유망주였던 김도영과 문동주(한화 이글스)를 두고 고민했다. 문동주가 150㎞/h 대 중후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자질을 보여줬지만, 당시 KIA 스카우트팀과 조계현 단장은 공·수·주 모두 갖춘 내야수의 희소성에 더 주목했다. 그렇게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김도영은 꾸준히 성장했고, 올 시즌 '제2의 이종범'으로 불렸던 잠재력을 만개했다. 김도영은 9번째로 30-30클럽에 가입했다. 박재홍이 1996년 최초로 이 기록을 해냈고, 이종범(전 LG 트윈스 코치)이 이듬해(1997) 뒤를 이었다. 박재홍은 1998년과 2000년 두 번 더 이 기록을 해내며 '호타준족' 상징으로 올라섰다. 국내 선수 중에는 홍현우와 이병규가 각각 1999년 이 대열에 합류했다. 한화 이글스 대표 외국인 타자였던 제이 데이비스도 1999년 이 기록을 쓰며, 그해 3명이 30-30클럽에 가입했다. 테임즈는 가장 최근인 2015년, 역대 최초로 40(47홈런)-40(40도루)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김도영은 대기록 달성 뒤 "오늘만 기뻐하겠다. 40홈런-40도루 욕심을 내지 않고, 마음 편하게 팀이 이길 수 있는 스윙을 하면서 공을 많이 보고 출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하면 홈런 35개도 바라볼 수 있다. 4월에만 두 자릿수 홈런을 친 김도영이기에 '몰아치기'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40-40클럽 가입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김도영은 이제 소속팀 KIA의 정규시즌 1위 확정과 한국시리즈(KS) 우승만 바라본다. 역대 30-30클럽에 가입자 중 KS 우승까지 해낸 선수는 총 3명이다. 1997년 이종범, 1998·2000년 박재홍, 1999년 데이비스. 횟수로는 4번. KIA는 15일 기준으로 65승 2무 46패를 기록, 2위 LG 트윈스에 4경기 차 앞선 1위를 지키고 있다. KS 직행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팀이다. 김도영이 30-30클럽 가입에 KS 우승까지 해낸 역대 4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종범과 박재홍은 30홈런-30도루 가입을 해낸 해, 정규시즌 MVP는 수상하지 못했다. 이종범은 1997년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에게 밀렸고, 박재홍은 구대성(1996) 타이론 우즈(1998) 박경완(2000)에게 영예를 내줬다. 김도영이 30-30클럽 가입에 KS 우승,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하면 역대 최초 기록을 세울 수 있다. 개인과 팀의 영광을 모두 거머쥐며 완벽한 시즌을 만들 수 있다. 여전히 진행형인 김도영의 질주에 시선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16 0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