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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경륜] 한국 경륜 30년, 최고의 명승부 5선

1994년 10월 개막한 한국 경륜은 1기 112명을 시작으로 28기까지 선수 수가 은퇴 선수까지 총 1,187명에 달하며, 과거 잠실 경륜장과 현재 광명스피돔에서 시행된 경주가 무려 6만 경주에 육박한다. 꽤 오랜 시간 경륜경정총괄본부 관계자를 비롯해 경륜 전문가, 경륜 선수,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고객들의 가슴속 깊이 남아있는 ‘한국 경륜 30년, 역대 최고의 명승부 5선’을 선정해 보았다. 1. ‘10년 이상 시대를 앞서간 경주’라 평가받는 1998년 경륜 올스타전1994년 말 개막한 경륜은 95년 3월부터 본격적인 경주가 시작되었다. 이때 경륜 2기로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직행한 김보현(은퇴), 원창용(은퇴), 정성기(2기, B3, 일산)는 단숨에 잠실 경륜장을 점령했고,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당시 지역 최강은 창원팀이었고, 경륜의 일인자는 ‘국가대표, 중앙대학교, 기아자동차 실업팀’ 출신 선수들의 몫이었다. 이런 흐름은 2008년 조호성이 은퇴하기 전까지 무려 13년간 이어졌다. 하지만 이 기간 그 아성을 잠시지만 깨트린 이가 있었으니, 바로 경륜 4기 엄인영(은퇴)이다. 엄인영은 위의 상대들보다 2년 늦게 입문한 탓에, 초반에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지만,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가며 98년 마지막 경주인 경륜 올스타전에서 위 선수들과 정면승부를 선포했다. 출발 총성이 울리고, 타종 전부터 원창용의 선행이 시작되었고, 엄인영의 젖히기 반격으로 주도권 다툼이 펼쳐졌지만, 두 선수가 경주 막판에 체력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끝까지 뒤에서 참고 기다린 김보현이 추입, 역전에 성공했다. 이 경주는 당시 경륜을 대표하는 간판급 선수들이 총출전한 점, 개인전 못지않게 팀전 양상까지 더해진 점, 당대 최고의 맞수이자 가장 인기를 끌었던 엄인영, 원창용의 첫 정면 승부, 선행 대 젖히기에 이은 막판 추입까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전개 등 경륜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매력을 발산한 경주로 꼽힌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 경주를 당시에는 보기 힘든 ‘10년 이상 시대를 앞서간 경주’로 평가하고 있다.2. 조호성과 홍석한의 첫 맞대결(2004년 11월 28일 결승 14경주)2004년 혜성과 같이 벨로드롬에 등장한 조호성, 당시 ‘신인은 첫해 그랑프리 경주에 참여할 수 없다.’라는 규정으로 11월 마지막 경주를 끝으로 일찌감치 한 해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하지만 그때 그 마지막 경주에서 조호성은 당시 경륜 1위 홍석한(8기, A2, 인천)을 마주했다. 홍석한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스프린터 종목에서 최고의 선수라 평가받았고, 이와 유사한 경륜 종목에도 최적화된 선수였다. 그런 그의 명성에 걸맞게 2002년과 2003년 그랑프리 2연패, 성적 1위, 상금 1위를 독식하고 있었다.이런 두 선수의 대결은 연말 그랑프리 못지않게 세간의 화제가 되었고, 아마추어 학생들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였으며, 구름 관중이 잠실 경륜장에 몰려들었다.경륜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우승은 조호성이었다. 당시 신인 조호성이 홍석한을 상대로 심지어 선행으로 우승을 차지한다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었다. 하지만 조호성은 홈스트레치부터 선두로 나서며 적절하게 완급조절을 했고, 나머지 선수들을 견제용으로 활용하며 시종일관 홍석한을 괴롭혔다. 그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신인이었던 조호성은 첫해 홍석한이라는 어마어마한 대어를 낚았고, 이 경기로 인해 두 선수의 위상은 크게 바뀌게 되었다. 이후 엄청난 인지도를 얻은 조호성은 경주마다 유리한 위치를 점령하며 승승장구했고, 그랑프리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3. 조호성을 무너뜨린 김민철(2007년 제13회 스포츠조선배 대상 경륜 결승 경주)홍석한을 무너뜨린 조호성은 그랑프리 3연패를 비롯해 연승 기록 등 경륜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경륜의 황제로 군림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조호성에게도 뜻밖에 천적이 나타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특선에서 준 강자 정도로 평가받으며 어찌 보면 평범했던 선수에 불과한 8기 김민철이다. 이날 대상경주에서 조호성을 만난 김민철은 당시 같은 팀 선수인 정점식(6기, 은퇴)과 송경방(13기, A3, 동광주)의 뒤를 따르며 거리를 크게 벌리는 일명 ‘차 간 두기’ 전술을 시도했고, 뒤따라오던 조호성의 속력을 올렸다 내렸다가 하는 완급조절로 타이밍을 빼앗아 막판 추입에 성공했다. 처음의 1승은 이변 또는 운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후 김민철과 조호성의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김민철이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경륜 황제 조호성을 상대로 연승을 거둔 유일한 선수이고, 특히나 대상 경륜이나 조호성이 연승 중일 때마다 조호성의 발목을 잡아 더 큰 인상을 남겼다. 4. 경륜의 춘추전국시대를 평정한 이명현(2012년 제18회 스포츠서울배 대상 경륜 결승 경주)2008년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돌연 은퇴를 선언한 조호성이 떠난 경륜은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힘 좋은 신예들이 등장하자 어느덧 선임되어버린 또 다른 경륜 강자 홍석한도 노쇠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수도권 황태자로 꼽히는 이국동(15기, A1, 신사)이 그랑프리를 접수하며 이전 지역 최강인 수도권의 명맥을 이어가나 싶었지만, 그 꾸준함이 이전 선배들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역 패권도 수도권과 경상권으로 양분화되었지만, 두 지역 모두 화력이 예전과 같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이런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대혼란을 평정하는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는데 바로 이명현이다. 그가 특별했던 점은 큰 경기이거나 편성이 불리해도 당황하는 모습 없이 항상 편안하게 경기를 펼치고 또 우승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경기가 2012년 제18회 스포츠서울배 대상 경륜 결승 경주이다. 경주 초반 대열 두 번째에 있던 이명현(16기, S3, 북광주)을 최순영(13기, A2, 양주), 이욱동(15기, A1, 신사), 김영섭(8기, S1, 서울 개인), 김현경(11기, S3, 대전 도안)이 마지막 반 바퀴 남은 시점까지 가둬놓았음에도, 마지막 4코너에서 그의 전매특허인 ‘이단 젖히기’를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 경기를 통해 이명현의 위상은 하늘을 찔렀고,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며 진정한 경륜 일인자로 등극했다. 유독 큰 경기에 강했던 이명현은 대상 경륜 7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란 표현은 경륜에서는 이명현 몫이었다. 5. 그랑프리 5회 우승의 주인공, 정종진 화려한 등장(2015년 이사장배 대상 경륜 결승 경주) 스포츠는 물론이고 어느 분야에서 최고의 인물은 그 성장 과정만 보더라도 드라마 같은 감동 요소가 가득하다. 경륜에서 이에 걸맞은 대표적 선수를 찾는다면 바로 정종진(20기, SS, 김포)이다. 정종진은 넉넉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어렵게 사이클에 입문했고, 아마추어 시절 노력형 선수였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한 선수였다. 경륜 입문 전 생활고로 옷 가게 아르바이트도 했었고, 경륜훈련원 재수 등 온갖 시련이 있었다. 이런 정종진이 그랑프리 5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대형 선수로 성장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까지 선사하기 충분하다. 정종진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화려하게 등장하는 서막을 알리는 경주가 2015년 이사장배 대상 경륜(네티즌배) 결승 경주이다. 이 경주에서 경륜에 입문하지 얼마 되지 않았던 정종진은 혈혈단신으로 박용범(18기, S1, 김해B), 박병하(13기, S1, 창원 상남), 이현구(16기, S2, 경남 개인), 이명현(16기, S3, 북광주)을 상대해야만 했다. 이 선수들은 역대 그랑프리 우승자로 당시 기세가 절정이었다. 정종진이 이런 선수들을 1:1로 상대해도 우승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무려 4명이나 만난 것 자체가 압박감이 상당했을 것이고, 경륜 고객들도 정종진이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정종진은 대열 후방에 자리 잡은 후 2코너에서부터 폭발적인 속력으로 이 네 명의 선수들 모두를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를 통해 정종진의 위상이 크게 바뀌었고, 본인은 물론 김포팀을 사실상 최고의 지역팀 반열에 올려놓게 되었다. 예상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위 다섯 경주 모두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꼽을 만큼 경기 내용이 훌륭하다.”라고 말하며, “지금도 매주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명승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많은 분이 광명스피돔을 찾아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한편, 경륜경정총괄본부는 ‘경륜 30년 최고의 명승부 5선’ 영상을 제작하고 있으며, 오는 6월경 장내 방송 및 경륜경정총괄본부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안희수 기자 2024.05.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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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스타' 홍석한·김영섭 등 세월 거스르는 '역주행'

한때 경륜 정상 궤도에 올랐지만 현재 2·3진급으로 세월을 거스르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우수급의 8기 홍석한은 538승으로 현역 최다승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8년 그랑프리에서 라이벌이었던 조호성은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정상에서 은퇴했다. 그러나 홍석한은 선수 생활을 유지하면서 팀의 후배들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체력적 한계를 노출하며 2진급으로 밀려나기는 했으나 데뷔 22년 차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9월 4일 경륜 선수 최초로 500승 고지에 오른 바 있다. 그랑프리 4연패를 차지했던 정종진의 누적 351승을 고려한다면 538승은 그야말로 전설이다. 지난 7일 부산에서 젖히기 1착으로 쌍승 566.8배 고배당을 터트리는 등 건재를 입증하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 강자로 군림했던 김영섭(8기)도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3일 결승까지 4일 동안 내리 연승을 하며 우수급에서 종횡무진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혀 올 시즌은 우수급에서 활동하고 있고, 초반 부진으로 2진급 선수가 됐으나 최근 부활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영섭은 김포팀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으나 젊은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팀 소속 없이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데뷔 때부터 줄곧 따랐던 슈퍼특선 인치환(17기)의 도움으로 김포팀에서 간간이 함께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3일 광명 우수급 결승에서 김포팀 윤현준의 선행을 추입하며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세종팀의 정신적 지주인 박종현(6기)은 2000년대 유학을 통해 배운 과학적인 선행전법을 후배들에게 전수했다. 선행전법의 선구자 역할을 한 셈이다. 현재 우수 2.5진급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선행전법을 통해 지난 7월 31일 쌍승 184.8배, 8월 28일 23.4배, 9월 12일 89.9배를 터트리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최고참임에도 시원한 선행을 통해 진로를 뚫는 적극적인 모습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경륜 원년 올스타전에서 우승후보로 거론된 허은회(1기)는 데뷔 29년차로 3진급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9월 11·12일과 23일 2착으로 경륜 현역 최고령 입상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허은회는 선발급 노장으로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현역 최강 임채빈도 “정상에서 그만두기보다 팀 내 후배들을 밀어줄 수 있는 2, 3진급 선수가 돼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박정우 경륜 전문가는 “최고를 꿈꾸는 후배들이 선배를 뛰어넘어 새 아이콘이 된다. 이는 후진 양성을 위한 선배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현재는 2, 3진급이 됐지만, 세월을 거스른 선배들의 투혼이 지속적인 발전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0.1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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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빈, '난공불락' 정종진 50연승 기록 바짝 추격

‘벨로드롬의 황제’ 임채빈(SS)이 역대 최다 연승(50연승) 초읽기에 들어갔다. 임채빈은 지난 6일부터 사흘간 광명스피돔에서 치러진 특선급 경주를 모두 석권하며 대망의 46연승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3위의 기록이고, 이제 경륜 레전드 정종진의 50연승 기록에 4승 차로 따라붙었다. 또 역대 2위 조호성의 47연승 기록에도 근접했다. 경륜에서 정종진의 50연승은 홍석한의 개인통산 500승과 함께 난공불락으로 통한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임채빈의 상승세를 고려할 때 5월 중으로 정종진의 50연승 대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임채빈이 편성된 경주들을 분석해 보면 금·토요일 경주는 임채빈이 톱시드를 배정받으면 손쉽게 승수를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가 만만하고 경주 전개 역시 비교적 단조로운 편이었다. 따라서 대상 경주만 피한다면 5승 정도는 무난히 접수할 것이란 견해다. 집중력이 좋고 자기 관리가 돋보이는 임채빈이기에 사실상 큰 실수가 나올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고배당을 선호하는 경륜 팬 중에는 임채빈이 언제쯤 연승행진이 끊겨 대박을 선사할지 분석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정종진이 연승행진을 달리며 맹활약을 펼칠 때와도 유사한 분위기다. 당시 정종진이 착외하는 경주를 소액이라도 적중시키겠다는 고배당 팬들이 일부 존재했다. 실제로 2018년 3월 24일 50연승을 기록한 정종진은 다음날 일요 결승 경주에서 강력한 라이벌인 창원권의 윤민우와 이현구의 협공에 무너지면서 고배당 팬들의 전략이 성공한 바 있다. 이날 정종진이 4위로 밀리며 삼쌍승 117.6배라는 고액 배당이 발생했다. 임채빈도 정종진의 기록을 넘어서는 순간 무수히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경륜 최고 이슈메이커인 임채빈의 연승을 끊는 선수는 자신의 인지도를 한층 높일 수 있어 도전자들의 맹공은 불가피하다. 첫 번째 난관은 조직력을 갖춘 강력한 협공 세력의 반격이다. 정종진의 연승이 50연승에서 멈춘 원인도 조직력을 앞세운 창원권의 협공반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채빈도 힘과 조직력을 갖춘 협공 세력들의 도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임채빈이 이런 편성을 만난다면 되려 본인의 힘을 믿고 자력을 앞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두 번째는 연승에 연연한 소극적인 경주운영과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승을 넘어서는 순간 연승을 이어가겠다는 욕심 때문에 안정적인 경주를 선호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점이 상대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상반기 왕중왕전의 고비를 넘어야 하는 숙제도 있다. 임채빈의 출전 간격을 고려할 때 왕중왕전 이전에 50연승 돌파가 유력시된다. 하지만 50연승을 넘어 60연승 70연승을 가기 위해서는 왕중왕전은 반듯이 넘어야 할 산이다. 설경석 경륜 전문가는 “만약 임채빈이 상반기 왕중왕전까지 넘어설 경우 향후 100연승 달성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5.11 06:37
스포츠일반

경륜 정해민 중심 세대교체 가속화

2022년 시즌이 시작되면서 세대교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불도저’ 정해민이 세대교체의 선봉에 자리하고 있다. 189cm의 큰 키에 100kg이 넘는 육중한 체구를 자랑하는 정해민은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과도하게 큰 키가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다. 하지만 모든 이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듯 정해민은 피나는 노력과 고된 훈련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경륜에 데뷔하던 2016년 539위로 출발해 이듬해인 2017년 33위, 2018년 22위, 2021년 9위로 올라서며 10인방에 이름을 올렸다. 급기야 올해는 총 순위 3위에 랭크되며 꿈에 그리던 경륜 5인방 안착에도 성공했다. 2022년 시즌 연대율 100%를 기록하며 3강 굳히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해민은 1기 출신 정해모의 아들로 2세 경륜 선수다. 데뷔 당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인 정행모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뼛속부터 경륜 선수의 피로 채웠다. 탄탄한 지구력을 베이스로 선행, 젖히기, 추입까지 모든 작전을 소화할 수 있는 게 정해민의 장점이다. 경륜에서 대성했던 정종진·조호성·홍석한 등과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정해민이 2022년 시즌 임채빈과 더불어 벨로드롬의 2강 체제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포팀의 기대주 21기 정정교와 금정팀의 22기 김희준, 세종팀의 23기 김관희 또한 세대교체의 중심에서 폭풍성장 중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이는 김포팀의 정정교다. 2021년 시즌을 거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정정교는 추입과 젖히기에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경주운영도 수준급이다. 김포팀의 수장인 정종진이 일찌감치 김포팀의 차세대 주자로 낙점했을 정도로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하고 있다. 행운이 따라주기는 했지만 2021년 그랑프리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현재 총 순위 9위로 5인방 진입까지 험난한 여정이 남아있지만 강한 근성을 바탕으로 단점 보완에 매진한다면 연내 5인방 진입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경남권에 세대교체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22기 김희준도 지난해부터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는 세대교체 주역의 대표주자다. 과감한 경주운영과 뛰어난 순간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데뷔 초 훈련 도중 허리부상을 당하며 침체일로를 걷기도 했지만, 허리부상이 호전되며 성적도 덩달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동안 경남권을 대표했던 이현구, 박병하, 성낙송 등이 침체한 상황 속에서 김희준의 상승세는 경남권에게 있어 단비와도 같다. 설경석 전문가는 “요즘 특선 1진급과 2진급의 기량 차나 시속 차가 크지 않아 순위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다”며 “그동안 벨로드롬을 주도했던 87년생들이 주춤하면서 빠르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21·22·23기들이 세대교체의 중심에서 과거의 강자들을 밀어내고 특선급 신흥 강자로 올라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06 06:01
스포츠일반

임채빈, 올해 첫 대상경주도 점령…연승행진 언제까지?

새로운 시대를 활짝 연 임채빈(수성)이 올 시즌 첫 빅 매치인 제26회 스포츠서울배 대상경륜도 우승하며 벨로드롬 절대 지존으로서의 위용을 다시 한번 뽐냈다. 임채빈은 지난달 27일 일요 특선 결승 15경주에서 전매특허인 한 바퀴 선행 전법을 구사하며 막판까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버티기로 대망의 시즌 첫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2위 그룹과의 현격한 거리차가 말해주듯 흔한 접전이나 단 한 번의 위기 없이 깔끔하게 1위를 차지했다. 또 임채빈의 뒤를 이어 같은 수성팀 선배인 류재열도 동반입성했다. 임채빈은 최근 진천 선수촌을 오가며 아마 국가대표와 프로 무대를 병행 중이다. 카본과 크로몰리 자전거를 번갈아 적응해야 하는 탓에 경쟁자들에 비해 출전 주기가 불규칙한 일종의 핸디캡을 안고 있었다. 이에 첫날 금요 예선에서는 평소 보기 드문 마크 추입으로 승부를 선택하자 일부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워밍업, 실전 적응력 점검에 불과했다. 다음날인 토요 준결승부터는 특유의 선행 강공 승부를 선택해 본색을 드러냈다. 단 하루만이지만 전혀 다른 내용을 보임으로서 ‘역시 임채빈’이란 찬사를 얻어내기 충분했다. 바야흐로 ‘벨로드롬은 임채빈의 시대’다. 그는 데뷔 직전 15년 만에 경륜 훈련원을 조기 졸업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경륜을 대표하는 슈퍼 특선 5인방을 차례대로 격파하는 이른바 ‘도장깨기’란 신드롬을 벨로드롬에서 일으켰다. 여기에 경륜 황제 정종진과의 두 차례 대결에서도 완승한 것은 백미였고, 대망의 그랑프리마저 접수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 누구를 상대해도 도무지 질 것 같지 않아서 히어로의 끝판왕인 타노스란 칭호도 붙었다. 프로에 입문해서도 아직 아마 국가대표팀의 적극적인 구애가 이어질 만큼 임채빈은 한국을 대표하는 불세출의 사이클 스타다. 단거리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 대회(2017 국제사이클연맹 UCI 트랙월드컵 경륜 동메달)에서 입상했다. 스프린트 종목의 200m와 1km 독주 신기록은 아직도 임채빈의 차지다. 전문가들은 임채빈이 앞으로 경륜의 각종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경륜의 새 역사를 창조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34연승을 기록 중인데 아직 뚜렷한 적수가 없는 상황인 만큼 박용범의 36연승을 시작으로 조호성의 47연승과 정종진의 50연승도 갈아치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이명현의 7연속 대상 경주 우승도 앞으로 3승만 추가하면 타이를 이루게 된다. 정종진의 그랑프리 4연패 대기록도 임채빈에게 ‘넘사벽’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설경석 전문가는 “타고난 건각에 남다른 노력과 열정이 더해져 임채빈이란 히어로가 탄생한 것이다. 적지 않은 기간 임채빈의 독주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무수히 남은 경륜에서의 각종 기록 경신과 팬들의 관심은 경륜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3.02 06:20
생활/문화

임채빈 3일 연속 자력 선행 우승 '역시 괴물'

지난해 ‘슈퍼루키’로 화려한 주목을 받았던 임채빈(S2)이 2021시즌 첫 출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임채빈은 12일 광명 스피돔에서 금요 특선급 5경주에서 완벽한 승리를 차지했다. 그는 선두 유도원이 퇴피 하자마자 박병하를 뒤에 두고 자력 선행을 구사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괴물’답게 300m를 17초98로 끌고 갔고, 200m 시속도 최상위급인 10초84를 주파했다. 하지만 이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다음날 토요 경주에서도 마찬가지로 강력한 선행 승부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한 임채빈은 일요 결승 경주에서도 괴력을 발휘하며 연승을 이어 나갔다. 특히 일요 결승전은 그야말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경주였다. 현 경륜 랭킹 2위 황인혁과 4위 성낙송 그리고 금요 경주 설욕을 노리는 박병하 등이 나섰다. 임채빈은 우군이 한 명도 없는 고립무원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던 임채빈은 강력한 선행력을 앞세워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3일 연속 자력 선행으로 우승을 차지한 그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경륜 원톱’을 향한 첫 번째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임채빈은 “지난해 데뷔 이후 코로나19로 제대로 경주를 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는데 경주를 통해 경륜 팬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첫 특선 결승에서 훌륭한 선배들과 경주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영광이었다. 후회 없는 경주를 하기 위해 3일 연속 자력승부를 펼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경륜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임채빈은 후보생 당시 200m와 500m에서 각각 10초32, 32초를 기록하며 역대 경륜 후보생 가운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어 2019년 조호성(은퇴) 이후 15년 만에 경륜훈련원을 조기 졸업하며 슈퍼루키의 탄생을 예고했다.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그는 지난해 실전 투입 후 3회차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단번에 특선급으로 승급했다. 코로나로 인한 8개월 만의 출전이었던 지난해 10월 경주에서도 그는 마지막 날 결승에서 1위에 오르며 특선급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사진=경륜경정총괄본부 2021.03.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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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최강자 등극 공식은

경륜에 유리한 아마추어 사이클 종목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이 꼽는 아마추어 종목 중 경륜에 가장 적합한 종목은 1KM 독주와 스프린터다. 경륜 황제로 불렸던 8기 홍석한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마추어 최강자였다. 홍석한의 주종목이 바로 1KM 독주다. 홍석한은 데뷔 당시 1KM 독주 출신답게 강력한 선행력을 바탕으로 한 바퀴 승부를 전매특허 삼아 승승장구했다. 홍석한은 데뷔 초창기 근지구력을 배가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훈련으로 1KM 독주 훈련을 꼽기도 했다. 다음으로 스프린터 출신들도 종목 특성상 임기응변과 속도전에 강한 면모를 바탕으로 경륜에 빠른 적응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1기 수석인 성낙송과 23기 전원규, 22기 최래선, 김희준, 정해민을 비롯해 9기 수석 김치범, 7기 수석 현병철과 4기 엄인영, 2기 김보현, 정성기, 1기 수석 허은회 등 과거 벨로드롬을 주름 잡던 선수들 또한 스프린터 출신들이다. 25기 최대어인 임채빈은 1KM 독주 종목뿐 아니라 스프린터 종목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1KM 독주를 통해 다져진 근지구력과 스프린터를 통해 터득한 순발력 및 경주 운영 능력을 겸비한 임채빈은 데뷔 전부터 이미 경륜에 최적화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1KM 독주와 스프린터 종목 출신은 아니지만 현 경륜 지존은 그랑프리 대상경륜 최다 우승자이자 4연패라는 대업을 이룬 정종진으로 도로와 중장거리 출신이다. 사실 정종진보다 먼저 도로 출신 중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11기 조호성이다. 그는 트랙의 최장거리 종목인 포인트 레이스와 도로 종목에서 최강자였다. 조호성의 47연승을 넘어선 정종진은 선배가 기록한 그랑프리 3연패까지 넘어서며 그랑프리 최대 연승인 4연패 (2016-2019년)를 달성하며 경륜 역사에 새장을 열었다. 정종진이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데뷔 이후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완성한 체질 개선 덕분이다. 도로 출신의 마른 몸에서 경륜에 최적화된 근육질 몸을 만드는 데 성공하며 최강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설경석 최강경륜 편집장은 “아마추어 시절 트랙 종목을 소화한 선수들이 경륜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종진처럼 체질 개선으로 새롭게 몸을 만들 경우, 도로 선수나 포인트, 제외 경기 등 중장거리 출신들로 얼마든지 최강자가 될 수 있다”며 “신은섭과 장경구 또한 이런 유형이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9.25 07:01
생활/문화

경륜 적응에 유리한 사이클 종목은 무엇일까

사이클 종목은 트랙·도로·MTB·BMX로 나눌 수 있다. 경륜 선수들 대부분 트랙과 도로 출신으로 양분되고 있지만 MTB·BMX 출신들도 경륜에 빠른 적응을 보인다. 트랙 중 단거리 종목인 1KM 독주나 스프린터 출신 선수들이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중장거리 종목인 추발, 포인트, 제외 종목 출신 선수들도 경륜에서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다. 트랙에는 스프린트·추발·독주·포인트 등이 있다. 먼저 스프린트 개인종목의 경우 333m 미만의 트랙은 3바퀴를 333m 및 그 이상의 트랙에서는 2바퀴를 도는데 보통 1바퀴를 남겨 놓고 최종 200m 정도의 거리로 승부를 겨루는 경기다. 승부 시점에서는 경륜과 매우 흡사하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고, 준준결승전부터 3전2선승제로 실시된다. 단체종목은 각 팀당 3명의 선수로 구성되며 두 팀이 출발선과 반대편에서 동시에 출발하여 3바퀴를 주파하는 경기다. 바퀴마다 선행 선수가 트랙을 내려오며 최종 바퀴에서는 1명의 선수가 남는다. 교교 졸업 후 주 종목으로 굳혔던 정하늘·성낙송이 대표적이다. 임채빈은 한국기록 보유자다. 그 밖에 황준하·임치형·조주현도 스프린트 출신이다. 추발 개인종목은 출발선과 반대편 출발선의 출발대에서 동시에 출발해 남자는 4km, 여자는 3km를 전력 질주하면서 서로 추월을 시도하는 경기다. 단체추발은 4명의 선수가 1팀으로 구성되며 서로 상대 팀에게 추월을 시도하는 경기다. 각 팀의 3번째 주자의 기록으로 결정되며 선수 간의 호흡, 교대 기술능력이 경기력에 크게 영향을 준다. 정종진·황인혁·신은섭이 추발 종목을 겸했다. 독주는 혼자 하는 기록경기로 출발선부터 남자는 1km, 여자는 500m를 전력 질주한다. 스프린트가 대결구도라면 독주경기는 상대가 없는 기록경기로 운영이 가미되지 않은 순순한 각력에 의해 결정된다. 한국신기록을 수립했던 황인혁·임채빈이 대표적이다. 정하늘도 고교 시절엔 독주가 주 종목이었다. 포인트는 24명의 선수가 출발한다. 남자는 40km, 여자는 24km를 주행한다. 트랙 거리에 따라 10바퀴, 6바퀴마다 1위 5점, 2위 3점, 3위 2점, 그리고 4위 1점을 부여하며 메인 그룹을 한 바퀴 추월한 선수는 20점을 획득한다. 트랙 중장거리 종목으로 경륜계의 레전드인 조호성의 대표적인 주 종목이다. 경륜 선수들의 아마추어 시절 종목은 선천적인 요소로 경륜 적응력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특히 신인 선수들은 훈련원 성적도 중요하지만 아마 종목 분석이 역량을 평가하는데 적지 않은 변수로 필요조건이다. 승부 시점상 단거리 중목이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각력 외적인 경기 운영력이 요구되는 중장거리 출신들도 경륜에 쉽게 적응하는 게 최근 경륜의 추세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사진=경륜경정총괄본부 제공 2020.05.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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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선급 진입 '괴물 신인' 임채빈, 정종진과 맞대결 기대

‘괴물 신인’ 임채빈(29·A1)이 남다른 클래스를 뽐내며 특선급 진입에 성공했다. 임채빈은 지난 9일 광명 11경주 우수급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특선급 진입을 이뤘다. 특별승급으로 특선급 진입 성과를 내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 1월 3일 광명 1회차로 공식 데뷔 전을 치른 임채빈은 당시 우수급 10경기에서 전매특허인 선행 승부로 1위를 차지했다. 쌀쌀한 겨울 날씨에는 기록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마지막 200m 랩타입이 무려 10초97, 벨로드롬 한 바퀴(333m)는 18초02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이는 경륜 역사상 신인 최고 기록이고, 해당일 특선에서도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스피드다. 2위와는 무려 9대차 신을 벌렸고, 경륜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경륜훈련원 시절 아무도 따라오지 못했던 임채빈의 경기력은 실전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후 7경기에서 꾸준히 200m와 333m에서 각각 10초, 18초 초반 대를 기록하며 연승 가도를 달렸다. 임채빈은 신인들이 공통으로 겪는 호된 신고식조차 없이 특선급에 무혈입성하게 됐다. 그는 달리기를 잘하던 대구 침산중학교 시절 사이클부에 한번 놀러 오라는 감독의 권유로 자전거와 인연을 맺었다. 데뷔 초 추발이나 도로 같은 중장거리가 주종목이었다. 단거리는 성인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적응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추발 금메달, 2016년 홍콩 트랙 월드컵 경륜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성인 남자 단거리 선수가 월드컵 같은 세계무대에서 입상한 건 국내 사이클 역사상 임채빈이 유일하다. 임채빈의 최대 장점은 폭발적인 순간 스퍼트 능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선행 승부 시 종속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전거 피팅이나 주법에도 크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지 않다 보니 슬럼프나 기복도 덜한 편이다. 여기에 체력까지 받쳐주고 시야도 넓고 각종 국제 경기 경험으로 인해 멘털 역시 남다르다. 이제 가장 큰 관심은 경륜 챔피언 정종진과의 맞대결이다. 경륜의 레전드로 통하는 조호성의 최다 연승과 그랑프리 3연패 기록까지 경신한 정종진은 자타 공인 경륜의 일인자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각력만 비교할 때 임채빈이 뒤질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초반 몇몇 경주는 정면 승부 또는 연대의 열세로 고전할 순 있다. 그러나 경험이 축적되고 인지도가 올라서면 정상 등극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도 있다.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임채빈이 1차 목표인 특선급 진입에 무난히 성공했고, 당장 특선에서도 맹활약이 기대된다”며 “역대 신인 최다 연승 행진 기록 역시 또 다른 볼거리”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정종진과 임채빈을 축구 천재로 통하는 메시와 호날두로 비유하고 있다. 둘의 정면 승부는 벨로드롬 사상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사진=경륜경정총괄본부 2020.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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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정종진, 사상 첫 그랑프리 4연패 달성할까

경륜 최고의 별들이 총출동하는 '2019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그랑프리 경륜'이 27일부터 29일까지 광명 스피돔에서 열린다. 지난해까지는 1년 동안 성적을 합산해 그랑프리 포인트 최상위 7명이 대회 마지막 날 단판 승부로 우승자를 가렸으나 올해부터는 금요 예선·토요 준결승·일요 결승의 토너먼트 방식으로 변경됐다. 금요 예선전을 비롯 준결승, 결승 등 대다수의 경주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이 예상된다. 그랑프리 3연패 중인 정종진(20기)은 2019년에도 최고로 빛난 별이었다. 광명 16회차 결승·20회차 결승·왕중왕전에서 각각 이현구·성낙송·황인혁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기도 했으나 총 48경기 출전에서 우승 45회(승률 94%)의 독보적 활약을 펼쳤다. 스포츠서울배 대상 경륜·일간스포츠배 대상 경륜·부산시장배 특별 경륜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정종진은 현재 18연승을 내달리며 차분히 마지막 관문을 준비하고 있다. 정종진이 예상대로 2019년 그랑프리까지 품에 안게 되면 3연패를 달성한 '경륜 전설' 조호성을 넘어서고 경륜 25년 역사에서 사상 첫 그랑프리 4연패에 성공하게 된다. '살아있는 전설'의 탄생을 알리는 역사적인 날이 찾아올지 벌써부터 팬들의 이목은 정종진에게 집중되고 있다. 스포츠조선배 대상경륜, 왕중왕전 우승에 빛나는 황인혁(21기)은 정종진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존재다. 지난해까지 선행 일변도 작전으로 큰 경기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황인혁은 상반기 최강자를 가렸던 왕중왕전에서 정종진의 기습을 재빠르게 추주한 후 추입까지 연결시키는 등 전천후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정종진과 똑같이 45회 우승을 기록 중인 황인혁에게도 그랑프리 우승과 다승왕,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광명 20회차 결승에서 정종진을 6위로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했던 성낙송(21기)도 '이번에는'을 외치고 있다. 올 시즌 대상 경륜 무관에 그치고 있지만 여전히 정종진, 황인혁에게 크게 뒤질 것이 없다는 평이다. 동서울팀 듀오 정하늘(21기)과 신은섭(18기)도 있다. 2년 연속 정종진 마크로 준우승을 차지했던 신은섭은 이번에도 정종진 마크에 충실하는 작전을 펼칠 수 있지만 팀 후배 정하늘과 호흡 맞추면서 변칙 작전을 구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한 명의 동서울팀 정해민(22기)도 준결승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다크호스로 꼽힌다. 예상지 '경륜박사'의 박진수 팀장은 "정종진이 범 수도권 선수들을 규합해 전무후무 그랑프리 4연패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만 황인혁·정하늘·신은섭은 절대적 우군이 아닌 언제든지 등에 비수를 꽂을 수 있는 경쟁자로 돌변할 수도 있다. 정종진의 김포팀 선배이면서 내년 시즌 슈퍼특선급으로 승급하는 황승호가 결승에 안착하면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사진=경륜경정총괄본부 2019.12.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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