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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한수] 국제적 논란 '뮬란' 어긋난 디즈니 손길

이쯤되면 디즈니도 손을 놓았던 것이 아닐까. 나름 야심차게 덤볐던 출발은 대대적인 실패로 돌아왔다. 영화 '뮬란'이 국제적 논란에 이어 글로벌 혹평의 중심에 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영화가 한 두 작품은 아니지만, '뮬란'은 좋은 시기를 간보기 위한 개봉 보류가 아니었다. 선보이기 애매해, 할 수 있는 한 자발적으로 연기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완성도로 큰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디즈니가 자사 OTT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로 우회 공개를 선택했을 때부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계륵 신세로 전락한 분위기를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지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흥행에 대한 기대치는 내심 희망하고 있었을 터. 하지만 '뮬란'은 그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영화가 됐고, 잘나가던 디즈니는 희대의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1998년 공개 된 애니메이션 '뮬란'은 시대가 강요하는 여성의 이미지와 나 사이에서 혼란과 고민을 거듭하며 스스로의 노력으로 운명을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 작품. 아시아 여성을 '여전사' 주인공으로 내세운 파격과 의미있는 스토리, 그리고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유의 명곡이 어우러지며 세월이 흐를 수록 시대를 앞서간 명작으로 주목 받았다. 원작의 강점을 그대로만 살렸어도 절반의 성공은 거뒀을 실사화를 디즈니는 자신들의 입맛대로 뜯어 고쳤고, 이도저도 아닌 중국 무협 영화 정도로 남게 만들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들이 만들어낸 원작을 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최근 디즈니가 주력하고 있는 여성 캐릭터의 능력과 성장을 앞세운 것 외 그 어떤 매력도 없다. 디즈니 영화라면 믿고보는 국내에서도 '뮬란'은 오래 전부터 '김빠진 콜라' 취급을 당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17일 국내에서 공식 개봉한 '뮬란'은 오프닝 스코어 3만 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찍었지만, 이마저도 이틀만에 '테넷'에 역주행 당하며 2위로 내려 앉았다. 코로나19 시국이 좋은 핑계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스 캐스팅 논란부터 주연배우 유역비의 중국 지지 발언, 최근 신장 위구르자치구 촬영 혐의까지 현실 빌런의 집약체다. 디즈니에 내부 첩자가 있다 해도 이 정도 시나리오는 상상하지도 못했을 파국이다. '뮬란'을 동양 영화, 아시아 영화로 표현하는 것 조차 다른 아시아 국가에 대한 실례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것을 증명해내고 있는 'K-무비'와 달리, 차이나 머니는 고스란히 허공에 흩뿌려졌다. 출연: 유역비 이연걸 공리 견자단 감독: 니키 카로 장르: 어드벤처 줄거리: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잔인무도한 적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병사가 되어 역경과 고난에 맞서 위대한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5분 한줄평: '여성 서사'가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별점: ●○○○○ 신의 한 수: '여성'을 앞세우면 '만사 OK'가 될 것이라는 자만심이 화를 불러 일으켰다. 그럼에도 그나마 '뮬란'에서 봐줄만한 설정은 그 여성이라는 존재다. 타고난 기(氣)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억눌러야 했고, 괄시 받아야 했다. 왜 숨겨야 하는지도 모르게 숨겨야만 했던 능력을 일깨워 주는 건 또 다른 여성. 원작에서 악인 칸의 손 발이 되어줬던 매를 여성이자 마녀로 새롭게 등장시킨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등장하는 동물 캐릭터는 실사화 영화에서도 그대로 표현돼 귀여운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한다. '뮬란'은 더 나아가 사람의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대의를 위해 악인의 편에 섰지만, 궁극적 목표는 여성의 능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여성이 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 의미있는 캐릭터로 활용한건 좋지만 동물에서 사람으로 변하는 캐릭터가 온니 원 하나다. 모두가 현실인데 혼자만 판타지라 이질감이 느껴진다. 신의 악 수: 서양 교역의 향기가 전혀 풍기지 않는 중국의 대과거를 시대적 배경으로, 출연진 전원이 중국인이지만 이들의 소통 언어는 영어다. 이미 첫 대사부터 설득 실패, 환장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은연 중에 예고됐지만 설마했던 뮤지컬 형식도 전무(無)하다. 노래와 춤이 사라졌으니 흥도 없다. 유머는 더 없다. 원작의 유명 OST 'Reflection'은 웅장하게 BGM으로만 여러 번 깔린다. 광활한 스케일을 자랑하기에도 더 대단한 중국 무협 영화가 여럿이다. 원작의 뮬란은 긴 머리카락을 싹둑 자른 후 비장하게 출정하지만, 영화 속 뮬란은 전장 한 복판에서도 찰랑이는 머릿결을 흩날린다. 스스로 풀어헤쳐 '여성'임을 드러내는 매개체이기는 하지만 갓 미용실에서 나온 듯 완벽한 세팅이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물론 결과물이 좋았다면 아름다운 유역비의 미모를 자랑하기 위한 팬 서비스 정도로 게슴츠레하게 눈을 떴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작품이라 머리카락마저 거슬린다. 소통의 실패인지 이름값 좀 날렸던 중국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했음에도 발연기의 향연이 끊이지 않는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9.2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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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오피스IS] '테넷'에 1위 내준 '뮬란', 4일간 15만..초라한 성적

디즈니 라이브 액션 영화 '뮬란'이 초라한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뮬란'은 지난 20일 4만 2455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관객수는 15만 2047명이다. 17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나 이틀 천하였다. 특히 개봉 첫 주말인데도 기대 만큼 관객을 동원하지 못했다. 19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에 1위 자리를 내어주며 2위를 차지했다. '뮬란'은 영화를 향한 기대보다 떠들썩한 논란으로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주연배우 유역비의 홍콩 경찰 지지 발언을 시작으로 역사 왜곡 논란, 인권 탄압 자행되고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의 촬영 그리고 중국 공안국을 향한 감사 메시지를 담은 엔딩 크레딧 논란 등이 연이어 터져나왔다. 디즈니는 이 같은 문제점을 인정했다. 크리스틴 매카시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것('뮬란')은 우리에게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9.2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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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IS] '뮬란·도망친여자' 스크린 문제작의 날

절묘한 타이밍이다. 스케일은 하늘과 땅 끝 차이지만 각각의 이유로 '문제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코로나19 시국, 영화관 방문을 고민하는 관객들에게는 특별한 고민의 여지를 남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니키 카로 감독)'과 잊을만 하면 한번씩 존재감을 내비치는 홍상수 감독 신작 '도망친 여자(홍상수 감독)'가 17일 나란히 개봉, 한 날 한 시 스크린에 걸린다. 이미 문제작으로 각인됐지만, 한 작품이 아쉬운 극장들은 신작 편성에 꽤나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대대적인 응원을 받으면서 개봉해도 본전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다. 매일 매일 새로운 논란이 축적되고 있는 '뮬란'과, 해외 낭보를 전해도 국내에서는 '브이로그' 취급을 받는 홍상수 감독 영화는 국내 관객들에게는 일찌감치 비호감으로 찍혔다. 특별 관심 대상에서 제외된 채 레이스를 시작하게 됐다. 미국·중국도 외면한 '뮬란', 제3국 흥행 가능? 최근 몇 년간 '무조건 믿고 보는', '개봉하면 흥행'이라는 맹목적 애정을 한 몸에 받으며 한국 관객들에게 특히나 흡족한 결과를 얻어냈던 디즈니는 위기 속 희대의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차이나 머니를 손에 쥐고 백인이 만든 동양 영화 '뮬란'이 글로벌 동네북으로 전락, 미국과 중국 정부까지 예민하게 만든 것. 주연배우 유역비 중국지지 발언부터 최근 신장 위구루자치구 촬영 논란까지 할리우드와 차이나 머니의 의기투합은 영화의 본질을 넘어 정치적 이슈로 불거졌다. 완성된 작품 역시 디즈니 특유의 색채는 담아내지 못한 채 '동양 문화 이해 부족'이라는 무지함만 확인 시켰을 뿐. 명작으로 회자되는 원작에 사죄해야 할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개봉을 포기하며 디즈니 자사 OTT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풀어 버렸고, 흥행의 기점이 돼야 할 중국 본토에서도 외면한 작품을 제 3국에서 소비시켜 줄 이유는 특별히 없다. 코로나19는 '뮬란'에게 오히려 좋은 핑계거리가 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중국에서 개봉한 '뮬란'은 첫 주 주말 2320만 달러(한화 274억 6184만원)를 벌어 들였다. 역대 중국 개봉작 중 큰 흥행을 맛보지 못했던 '신데렐라' '말레피센트2' 등과 비슷한 수치다. 중국 내에서는 '뮬란' 관련 보도가 일절 금지됐고, 심지어 '타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며 '뮬란'과 디즈니를 비판했다. 개봉 하루 전인 16일 '뮬란' 실시간 예매율은 26.7%로 다소 저조하다. 전체 1위 기록이기는 하지만 개봉 한 달을 바라보는 '테넷' 예매율 22.8%와 큰 차이는 없다. 극장 관계자는 "오프닝 스코어는 기대해 볼만 하지만 장기 흥행은 어불성설이다. 일주 천하로 끝날 조짐이라 첫 주 편성에만 힘을 쏟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세상 이슈 다 끌어모은 '도망친 여자' 홍상수 감독의 24번째 장편 영화이자 김민희와 7번째 호흡맞춘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를 따라가는 영화다. 지난 3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에 해당하는 감독상을 수상하며 깜짝 주목을 받은 후, 최근 16회 부쿠레슈티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아 또 한번 해외를 통한 역 이슈에 성공했다. 그들만의 굳건한 세계관은 여전하지만 소소한 변화가 엿보인다. 홍상수 감독의 뮤즈이자 불륜 관계를 지속 중인 김민희가 '결혼 5년 차' 감희를 연기했고, 서영화·송선미·김새벽이 감희가 만나는 세 명의 지인으로 각각 등장한다. 영화는 조금 더 짜임새 있어졌고, 무엇보다 '여성 중심 영화'라는 지점이 주목도를 높인다. 또한 내에서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그들만의 세상에서 은둔, 칩거 중이지만 누구보다 세상 만사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도망친 여자'로 다 보여준다. 김민희의 먹방부터 채식주의, 길거리 고양이밥 호불호, 데이트 폭력, 부동산 이슈까지 녹여냈다. 영화를 보면 공감할 수 있지만 몇 명이 관람할지가 관건이다. 홍상수 감독 작품은 내놓을 때마다 하락세를 경신 중이다. 누적관객수 1만 선을 지키지 못한지는 오래 됐고, 전작 '강변호텔' 역시 6912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극장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2.2단계로 완화되기는 했지만 두 작품이 극장의 숨통을 트여 줄 작품이 되지는 못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9.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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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안내양 모욕” 상영 중단도…'뮬란' 계기로 본 영화 보이콧

숱한 논란 끝에 17일 국내 개봉하는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감독 니키 카로)이 국내외 안팎의 보이콧 운동을 뚫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2억 달러(약 2357억원) 제작비가 든 ‘뮬란’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미국 등 디즈니플러스가 서비스되는 지역에선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그 외 지역에선 극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10일 개봉한 중국에선 첫 주말(11~13일) 성적이 2320만 달러로 ‘테넷’의 첫 주말 기록(2980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수준. 앞서 엔드크레딧이 논란이 되면서 중국 정부가 보도통제에 나선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뮬란'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촬영에 협조한 공안 당국에 감사한다고 엔드크레딧에 공개 거명해 중국의 인권탄압에 공조한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뮬란’ 거부 운동은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와 맞물려 본격화됐다. 주연배우인 유역비가 “홍콩은 중국의 일부다”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라고 SNS에 쓴 게 도화선이 돼 그 반발로 해시태그 보이콧뮬란(#boycottmulan)이 번졌다. 국내에서도 청년 중심 시민단체인 세계시민선언이 동참하고 있다. 이설아(26) 공동대표는 본지 인터뷰에서 “영화를 보이콧하지 않으면 중국 정부의 횡포를 용인·묵인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극장 앞 1인 시위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영화 뮬란 보이콧 왜 하냐고요? 홍콩 인권 무관심에 부끄러워” "위구르 공안 감사" 영화 뮬란 보이콧 확산시킨 엔딩크레딧 ━ 물리적 시위에서 SNS '댓글 테러'로 변천 국내 영화에서 물리적 보이콧의 대표 사례는 1981년 김수용 감독의 ‘도시로 간 처녀’가 있다. 소설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이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유지인‧금보라가 주연한 영화로, 도시화‧산업화 속 버스안내양이 된 여성들의 애환을 그렸다. 하지만 극중 ‘삥땅’(요금 횡령) 설정이 직업 비하라면서 안내양들이 극장 앞 시위를 벌였고 한국노총도 비난 성명을 내는 등 논란 끝에 일주일 만에 상영 중단됐다. 노광우 영화칼럼니스트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이해 단체들의 압력 속에 영화 상영은 물론 제작이 중단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고 돌아봤다. 임권택 감독의 ‘비구니’(1984)는 주연배우 강수연이 머리까지 깎았다가 불교계 반발로 촬영이 중단됐다. 요즘도 명예훼손 등 이유로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이 종종 있지만 물리적 보이콧은 거의 없는 편. 대신 SNS를 중심으로 한 여론몰이가 활발하다. 특히 2018년 이후 활발해진 ‘미투’ 운동이 불을 지폈다. 관련기사 샬라메 파워? 코로나 도피? 감독 논란에도 6만명 본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수양딸을 성추행한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를 보지 맙시다.” 지난 5월 티모시 샬라메 주연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이 국내 개봉했을 때 포털사이트에서 종종 볼 수 있던 댓글이다. 실제로 ‘레이니…’는 앨런 감독의 추문 논란으로 미국에선 개봉조차 못 했다. 아동 성범죄 전력의 로만 폴란스키 감독 역시 신작 발표 때마다 보이콧 운동에 직면한다. 올 초 그에게 감독상을 수여한 프랑스 세자르 영화제는 여성 영화인들의 퇴장 항의를 받기도 했다. ━ "페미라서 안봐" "미투 연루자 거부" 대립 반대로 20‧30대 여성들의 지지를 받는 영화들에 ‘꼴페미’라는 딱지를 붙이며 거부하는 움직임도 거세다. 지난해 ‘82년생 김지영’은 개봉 전부터 소위 ‘평점 테러’에 시달렸다. 이에 맞서 10점 만점에 무조건 10점을 주는 ‘평점 조공’ 운동도 일었다. 평점 테러는 사회적 이슈를 환기하며 영화를 보지 말자는 보이콧과 달리 영화 자체를 난도질한단 점에서 제작사 측에 큰 상처를 남긴다. 김형석 영화저널리스트는 “예컨대 ‘미투’를 이유로 한 보이콧은 주류 시스템에 대한 저항이란 측면에서 공감 지점이 있지만, 특정 영화에 대한 댓글 테러는 폭력적인 게 느껴진다”고 했다. 전찬일 평론가는 “보기도 전에 미리 딱지를 붙이면 그 프레임 속에 영화가 왜곡돼서 수용되는 게 문제”라고 했다. 전 평론가는 2017년 역사 왜곡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불렀던 ‘군함도’(감독 류승완)가 SNS에서 ‘악플’ 직격탄을 맞은 대표 사례로 꼽았다. 지난해 ‘나랏말싸미’도 세종대왕과 한글창제에 대한 역사왜곡 시비 속에 100만명도 끌지 못한 채 극장에서 내려졌다. ━ 흥행 일부 영향 있어도 ‘영화의 힘’에 달려 보이콧‧평점 테러가 실제 영화 흥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결국은 영화의 힘에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석 저널리스트는 “영화가 균형을 잡았다면 지지와 대항 사이에서 여론의 정화가 이뤄지는 편”이라고 했다. ‘82년생 김지영’은 367만명이 관람하고 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레이니…’는 코로나로 인한 극장 침체 속에서도 8만8000명의 관객을 모았다. 전찬일 평론가는 “미투가 문제라고 해서 하비 와인스타인이 제작한 영화를 다 들어낼 거냐. 김기덕 영화를 없앨 거냐. 그런 것은 또 다른 폭력이다”면서 결국 관객이 영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광우 칼럼니스트는 “고전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이제 와서 인종주의 논란 속에 HBO맥스에서 퇴출된 것처럼, 시대의 눈높이와 요구는 계속 변한다”면서 “영화 ‘뮬란’ 역시 당장은 미·중 갈등과 반중 정서 영향을 받는다 해도 언젠가 재평가될 수도 있다. 이대로 묻힌다면 그게 작품의 한계 아니겠나” 라고 내다봤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관련기사 중국계 여성감독 클로이 자오 '노마드랜드' 베니스 황금사자상 "위구르 공안 감사" 영화 뮬란 보이콧 확산시킨 엔딩크레딧 인천상륙작전 길잡이 팔미도 등대, 첫 등대 사적 됐다 인수봉 바위에 웬 주름이…뒤집으니 2m 고려 석불 나왔다 “국보 반가사유상 건강, 17억짜리 CT로 챙깁니다” 2020.09.1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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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루판 공안국 감사" 가지가지하는 '뮬란' 엔딩크레딧도 논란

노이즈마케팅이라기에는 너무나도 진심이다. 영화 '뮬란'이 주연배우 유역비의 중국지지 발언을 비롯해 영화 공개 후에도 다채로운 논란과 비판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엔딩크레딧을 통해 특별히 남긴 감사인사도 문제로 떠올랐다. 시작부터 끝까지 비호감 적립이다. 앞서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OTT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뮬란' 엔딩크레딧에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투루판 공안국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스페셜 땡스가 적시됐다. 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위구르인 탄압 중심지로 강제 수용소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최소 100만 명이 국영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중국 정부는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투루판시 공안당국은 중국 공산당이 위구르족 이슬람 교도들을 강제 수용소에 수감하는 것을 도왔다는 후문. 하지만 디즈니는 '뮬란' 촬영을 위해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협력했고, 이들은 물론 수용소와 연관된 4개의 선전 부서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세계위구르의회(WUC) 측은 SNS에 "디즈니가 '뮬란'을 통해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한다고 했는데, 이곳은 동투르키스탄 수용소에 관여해온 곳"이라는 글을 게재했고, 일부 평론가들도 "디즈니의 협력이 끔찍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또한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 역시 "'뮬란' 시청은 무슬림 위구르인들의 집단 감금 사건에 잠재적으로 공모하는 것이다"고 비판하며 '뮬란' 보이콧을 외쳤다. 디즈니는 외신들의 코멘트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개 후 '중국은 물론 동양 문화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뮬란'은 엔딩크레딧까지 자신들의 입맛에만 맞게 표기하며 완벽에 가까운 비호감 마침표를 찍었다. 동명의 애니메이션(1988)을 실사화 한 '뮬란'은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잔인무도한 적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병사가 되어, 역경과 고난에 맞서 위대한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국내에서는 17일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9.0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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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뻔한 中무협영화"…'뮬란' 新포스터+예고편 혹평(feat.보이콧)

"디즈니 이름만 달았을 뿐 그저 그런 중국 무협영화와 다를게 없다" 1998년 개봉한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영화 '뮬란'이 지난 4일(현지시간) 첫 공식 포스터와 트레일러 공개 후 혹평에 휩싸였다. 이번 영화의 타이틀롤을 맡은 주연배우 유역비가 보인 행보와 별개로 영화 자체의 분위기와 완성도가 기대 이하라는 평이다. 최근 몇 년간 개봉하면 무조건적인 흥행을 이끌었던 디즈니 명성에 오점을 남길 작품으로 이미 오점을 남기고 있다. 포스터는 새빨간 의상을 차려입고 긴 머릿자락을 휘날리는 주인공 뮬란(유역비)의 모습을 담고 있다. 머리 위로 장검을 휘두르며 나름 매서운 눈빛을 쏘고 있지만 애니메이션 속 뮬란과는 사뭇 다른 비주얼에 여장부로서 카리스마도 약하다. 'Disney MULAN'이라 찍힌 제목과도 어우러지지 않은 채 이질감을 높인다. 잘 뽑혀도 본전일 상황에서 글로벌 마케팅 점수는 불합격에 가깝다. 트레일러 역시 장엄한 배경을 바탕으로 돈냄새를 물씬 풍기는 듯 하지만 '뮬란' 혹은 디즈니 영화 특유의 강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제목을 떼고 보면 숱하게 접한 중국 무협영화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캐릭터 활용도 눈에 띄지 않고 영어 대사는 왜인지 낯설게만 느껴질 뿐이다. 디즈니 영화의 강점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음악도 그저 웅장할 뿐 특색은 없다. 뮤지컬 요소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진 만큼 메인 테마곡에 대한 기대감은 일찌감치 사라졌다. '뮬란'은 앞서 유역비가 SNS를 통해 중국 정부와 홍콩 경찰을 지지하면서 '보이콧' 직격탄을 맞았다. 유역비는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은 중국의 일부다' '홍콩이 부끄럽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고, 이는 대만·마카오·홍콩은 중국에 속하며 합법적 정부는 중국이 유일하다는 일명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포하고 있다. 정작 유역비는 미국 시민권자로 민주주의 혜택을 고스란히 누리고 있어 강도높은 비난의 주인공이 됐다. 앞서 홍콩 정부는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안'을 발표했다. '송환법'이라고 일컫는 신규 법안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 시민들은 지난 3월 말부터 해당 법안에 반대하며 대규모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의 스케일이 점점 커지면서 경찰은 진압 과정에서 무력을 행사했고,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피해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전 세계 영화 팬들은 물론 언론들도 '유역비 본인은 현재 미국 시민권자로 자유를 누릴대로 누리면서 홍콩 시민들의 목소리를 묵살하는데 동참하고, 반인권적인 홍콩 경찰의 과잉 시위 진압에 손을 들었다'는 것에 주목하며, "민주주의, 자유,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유역비는 '뮬란'이 될 자격이 없다. 스스로 비난한 국제적 비난이고 많은 이들이 '뮬란' 개봉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역비는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뮬란 역할에 최종 낙점됐지만 캐스팅 초반부터 싱크로율 논란에 휩싸였다. '이 보다 더 최악은 없을 것'이라 여겨졌지만 유역비는 최악에서 더 최악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발휘했다. 스스로 비호감을 적립하는데 앞장선 모양새다. 후폭풍도 본인 몫이다. 네티즌들은 '안 봐요. 안 사요' '노 뮬란 노 유역비' '예고편만 봐도 뻔한 중국영화 한편 다 봤다' '지금까지 결과물은 좀 실망스럽다. 유역비 일 아니더라도 안 볼 듯' '추억의 뮬란 안녕' '딱히 뮤지컬 영화도 아닌거 같고 주인공은 저 모양이고 디즈니가 안티인가' '중국 자본으로, 중국 배우들 데려다 중국 무협영화 찍었으면 중국에서만 개봉하고 알아서 지지고 볶길' '차이나 머니가 그리 좋아' '#FreeHONGKONG(#프리홍콩)' 등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유역비 외 이연걸, 공리, 견자단 등 중화권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뮬란'은 2020년 3월 27일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12.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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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 "연기야? 진짜야?"…작품 속 연인이 실제 연인으로

연인을 연기하다 진짜 연인이 됐다. 6일 배우 이상우, 김소연의 열애가 세간에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소연의 소속사 측은 열애를 인정하며 "서로 알아가는 단계"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최근 종영한 MBC 주말극 '가화만사성'에서 연인을 연기한 사이다. 드라마를 촬영하며 사랑이 싹텄고 열애로 이어지게 됐다. 작품 속에서 연인을 연기하다 진짜 사랑에 빠진 커플은 이미 여럿이다. 지난 3월 열애가 밝혀진 주상욱, 차예련 커플이 대표적 예다. 이들은 MBC '화려한 유혹'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다. 50부작에 달하는 긴 호흡의 작품을 함께 하며 사랑을 키웠다. 극 중 정략 결혼 커플이었던 두 사람이 현실에선 진짜 사랑하는 커플로 발전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한중합작 작품이 잇달아 등장하더니 국경을 넘어 글로벌한 사랑에 빠진 커플도 등장했다. 바로 송승헌과 유역비. 영화 '제3의 사랑'에서 남녀주연배우로 출연한 이들은 영화를 찍으며 연인이 됐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톱스타들의 열애는 역시나 크게 화제를 모았다. 안재현, 구혜선 커플은 지난 5월 결혼까지 골인했다. KBS 2TV '블러드'에서 연인 역할로 호흡한 안재현과 구혜선은 드라마 출연 당시 네티즌의 혹평으로 함께 고생한 사이. 이들의 알콩달콩한 사랑으로 결혼 후 오히려 호감 이미지를 얻으며 사랑꾼 커플로 남았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ins.com 2016.09.0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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