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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특급 신스틸러' 박철우-문성민, 꺼지지 않는 불꽃

선수 생활 황혼기에 있는 '왕년의 슈퍼스타' 박철우(38·한국전력) 문성민(37·현대캐피탈)이 2023년 프로배구 포스트시즌(PS)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2022~23 도드람 V리그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에서 만난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이 2경기(1·2차전) 연속 5세트까지 치르며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24일 1차전은 현대캐피탈, 26일 2차전은 한국전력이 잡았다.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대한항공이 기다리고 있는 챔피언결정전(챔프전)행 티켓을 두고 마지막으로 격돌한다. 현대캐피탈은 주포 허수봉이 2경기 모두 펄펄 날았고, 백업 세터 김명관이 절묘한 서브와 토스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전력은 데뷔 3년 차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임성진이 해결사로 나서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타이스 덜 호스트, 서재덕 기존 주포들의 활약도 준수했다. 양팀 '맏형' 박철우와 문성민도 1차전 명승부 주역이었다. 문성민은 정규리그 막판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현대캐피탈 주포 전광인을 대신해 선발로 나섰고, 미들 블로커(센터)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를 오가며 팀 내 2번째로 많은 득점(17점)을 해냈다. 1차전 승부처였던 3세트 19-19에선 백어택 공격을 성공시켰고, 이어진 22-21 상황에선 블로킹 어시스트를 해냈다. 5세트도 속공 득점으로 선취점을 낸 뒤 거침없는 스파이크 서브로 한국전력 리시브를 흔들었다. 박철우는 한국전력 삼각편대(타이스·서재덕·임성진)이 워낙 뜨거운 공격력을 보여준 탓에 출전 시간은 길지 않았다. 하지만 리베로가 후위로 물러났을 때 코트에 나서 백어택 공격을 수행했고, 블로킹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알토란같은 득점을 해냈다. 1세트 18-21, 3점 지고 있던 상황에선 현대캐피탈 오레올 카메호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으며 추격 발판을 만들었고, 3세트 22-24에서 백어택 득점으로 1점 차 추격을 이끌었다. 문성민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두 차례(2015~16·2016~17시즌) 수상한 V리그 대표 공격수이자 현대캐피탈 왕조 시대를 이끈 주역이었다. 박철우는 V리그 개인 통산 득점(6583점) 최다 서브 득점(351개) 1위에 올라 있는 리빙 레전드다. 두 선수는 어느덧 30대 후반을 훌쩍 넘긴 노장이 됐다. 코트보다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팀 기둥을 맡고 있다. 현대캐피탈 주포 허수봉은 "문성민 선배는 여전히 우리 팀(현대캐피탈) 리더다. 항상 많은 것을 배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도 "박철우는 후배들이 따를 수밖에 없는 선수다. 그런 선수가 주장을 맡고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그의 존재감을 치켜세웠다. 박철우와 문성민 모두 전성기 기량을 경기 내내 보여주긴 어렵다. 하지만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으로 코트 안팎에서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28일 열리는 PO 3차전에서도 신 스틸러로 빛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2023.03.28 06:00
해외축구

종목은 달라도...배구 선수들이 전하는 월드컵 응원 메시지

'종목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 정규리그를 치르고 있는 남·녀 프로배구 선수들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결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을 향해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겨울에 열리는 첫 월드컵인만큼 동업자 정신을 보여준 것. 한국 여자배구는 지난해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4강에 진출,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대표 선수들은 그만큼 큰 압박을 받기도 했다. 헤아리는 바가 있는 응원이다. V리그 역대 최다 득점을 기록한 '리빙 레전드' 박철우(한국전력)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원 팀(One Team)으로 좋은 팀워크를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설렘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길 기원하며 모두 부상 없이 파이팅"이라고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현대건설 리더 황민경도 "모든 축구선수의 꿈의 무대이자 전 국민이 응원하는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전과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이 함께하길 응원한다"는 진심을 담았다. KB손해보험 김홍정은 "김진수 선수가 2014·2018 월드컵에선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이번 대회에선 부상 없이 끝까지 좋은 경기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며 팬심(心) 섞인 응원을 전했다. GS칼텍스 미들 블로커 한수지도 "팀 자매 구단인 FC서울 소속 나상호·윤종규 선수가 이번 대회 대표팀에 발탁됐다. 두 선수와 대표팀 모든 선수의 활약을 응원한다"고 자매 구단에서 선발된 선수들을 향한 격려를 보냈다. 이 밖에도 대한항공 한선수, 현대캐피탈 전광인, 흥국생명 김미연, 한국도로공사 임명옥을 비롯한 V리그 14개 팀 주장 모두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안희수 기자 2022.11.24 18:26
스포츠일반

뉴캡틴 예비역 전광인 효과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전광인(31)은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하자마자 주장 완장을 찼다. 현대캐피탈에는 문성민과 최민호, 박상하 등 주장 경험을 갖춘 선수들이 꽤 있다. 하지만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이전부터 전광인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그래서 시즌 도중 합류한 전광인에게 새롭게 주장 임무를 맡기기로 했다. 그가 군 복무를 하는 동안 리빌딩을 통해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이 바뀐 터라 분위기를 잘 이끌어달라는 의미였다. 전광인의 팀 내 위상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4일 한국전력과의 2021~22 도드람 V리그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이번 시즌 한국전력과의 네 차례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했다. 전 구단 상대 승리도 완성했다. 전광인은 이 경기에서 허수봉(24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9점을 뽑았다. 공격 성공률도 60.00%로 높았다. 블로킹과 서브에이스도 각 2개씩 기록했다. 최태웅 감독은 "전광인이 팀에 돌아와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고 반겼다. 전광인은 공·수를 모두 갖춘 레프트 공격수다. 팀 복귀 후 세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경기당 평균 12점씩 올렸다. 성공률은 57.45%다. 표본은 적지만 특히 리시브 효율은 54.64%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총 97차례 리시브를 시도해 55차례 정확하게 걷어 올렸고, 겨우 두 차례 실패했다. 전광인 합류는 팀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온다. 그가 리시브에 가담해 효율적으로 받아주면, 허수봉이 부담을 줄여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신예 세터 김명관은 전광인의 복귀로 속공 시도가 늘어나는 등 보다 다양한 볼 배급을 선보이고 있다. 전광인은 팀이 흔들릴 때 코트 안에서 계속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까지 맡는다. 전광인의 합류로 현대캐피탈의 공·수 전력 및 밸런스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현대캐피탈은 전광인의 복귀 후 2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주장 전광인의 어깨는 무겁다. 군 복무로 빠진 사이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창단 이후 최악의 성적(6위)에 머물렀다. 전광인은 코로나19 여파로 쓰지 못한 휴가를 한꺼번에 사용, 12월 초부터 팀 훈련에 참여해 코트 적응력을 높였다. 공격력이나 몸놀림은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치고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배구를 다져야 한다. 선수들 사이에서 좋은 합이 나왔을 때 많이 승리할 거로 생각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달 중순 펠리페 안톤 반데로의 가세하면서 현대캐피탈은 후반기 돌풍의 팀으로 손꼽힌다. 벌써 V리그에서만 5번째 유니폼을 입는 펠리페는 늘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현대캐피탈은 오는 8일 선두 싸움 중인 KB손해보험과 맞붙는다. 이형석 기자 2022.01.07 07:00
스포츠일반

"이게 납득이 될까?" 걱정…최태웅 감독 봄 배구 탈락과 미래 확인

최태웅(45) 현대캐피탈 감독은 지난해 11월 V리그 사상 가장 놀라운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로 인한 성적 추락도 각오했다. 결국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지만,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31일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한 삼성화재전을 끝으로 도드람 2020~21시즌을 마감했다. 최종 성적은 6위(15승 21패·승점 41)였다. 낯선 봄이다. V리그에서 가장 많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현대캐피탈이 봄 배구 진출 티켓을 놓친 건 2005년 프로 출범 후 두 번째다. 앞서 2014~15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5위)한 바 있다.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은 창단 후 가장 낮은 6위에 머물렀다. 2011~12시즌 승점제 도입 이후 최소 승점도 기록했다. 최태웅 감독의 목소리에도 아쉬움이 묻어났다. "가장 먼저 시즌을 마감하니 어색하다"라고 했다. 그는 2015년 지휘봉을 잡은 뒤 2018~19시즌까지 4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고, 그 가운데 두 차례 우승을 달성했다. 19~20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포스트시즌이 개최되지 않았다. 이번 시즌 변곡점은 11월 13일 트레이드였다. 신영석과 황동일, 김지한을 한국전력에 내주면서 김명관과 이승준,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얻는 3대3 트레이드를 했다. 특히 국가대표 센터이자 주장인 신영석이 트레이드 명단에 포함돼 배구계는 깜짝 놀랐다. 당시 3승 4패를 기록 중이던 현대캐피탈은 트레이드 이후 구단 창단 후 최다인 6연패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태웅 감독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마음먹었다. 전광인이 입대했고, 문성민은 무릎 수술로 합류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 개막 전부터 삼성화재(김형진↔이승원), KB손해보험(김재휘↔1라운드 지명권)과 트레이드를 했다. 최태웅 감독은 "팀 재창단에 맞먹는 강도 높은 리빌딩을 통해 변화를 꾀하려 한다"고 트레이드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구단도 "이번 시즌 트레이드 및 지명권 등 다양한 방법으로 팀 색깔을 바꾸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웅 감독은 "리빌딩 관점에선 만족스럽지만 아쉬움도 있다"라고 했다. 그 아쉬움은 4라운드 이후 10승 8패로 상승세를 탄 만큼, 시즌이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는 "처음 트레이드를 고려했을 때부터 12월까지 14경기를 남겨두고 있었다. 트레이드가 성사되면 14연패를 할 것 같았다. '과연 (팬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라고 염려됐다"고 돌아봤다. 현대캐피탈의 마무리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최태웅 감독이 트레이드 후 목표로 세운 10승을, 6라운드 돌입 전에 달성했다. 1~3라운드는 5승 13패(14점), 4~6라운드는 10승 8패(27점)로 반전에 성공했다. 최하위는 또 다른 명가 삼성화재(6승 30패, 26점)에 넘겼다. 최태웅 감독은 "사실 10승도 달성 못할 줄 알았다. 갑작스러운 트레이드와 리빌딩 선언으로 선수들도 애로사항이 많았을 것이다. 적응이 쉽지 않은데 다들 기량이 빠르게 성장했다"며 흡족해했다. 차세대 라이트 허수봉과 장신 세터 김명관, 2020년 1라운드 전체 1순위 신인 김선호, 여오현의 뒤를 잇는 리베로 박경민 등이 출전 기회를 잡았다. 모두 20대 초중반의 신예다. 최태웅 감독은 "나이가 비슷해 잘 어울리고 호흡도 좋다. 서로에게 신뢰감이 형성된 것 같다"며 반겼다. 정규시즌은 끝났지만, 현대캐피탈은 벌써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프로팀으로는 이례적으로 오는 9일부터 강원도 홍천에서 열리는 실업배구연맹전에 번외 팀으로 출전한다. 문성민과 최민호, 박주형, 여오현 플레잉 코치 등 고참을 제외한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최태웅 감독은 "경기 출전 또는 경험이 적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전광인이 제대해 팀에 합류한다. 게다가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두 장이나 확보했다. 새롭고 강한 팀을 만들고 있는 최태웅 감독은 "결과에 대한 책임감을 선수들에게 심어주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21.04.02 05:30
스포츠일반

강점 잃은 현대캐피탈의 '창단 첫 5연패+리빌딩'

리빌딩에 나선 현대캐피탈이 창단 첫 5연패를 당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 V리그 OK금융그룹과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20-25, 25-27, 26-24, 19-25)으로 졌다. 개막 초반 3승 1패로 산뜻하게 출발한 현대캐피탈은 지난 4일 대한항공전을 시작으로 최근 5경기 연속 패했다. V리그의 2005년 출범 이후 현대캐피탈이 5연패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구단보다 1~2경기를 더 치른 현대캐피탈은 승점 8로(3승 6패)로 17일까지 5위에 머물러 있다. 삼성화재와 한국전력의 경기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최하위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7개 팀 가운데 세트 득실률은 0.636으로 6위, 점수 득실률은 0.945로 최하위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올 시즌 이미 초반 난항을 예상했다. 선수단 구성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공수 활약이 좋은 전천후 레프트 전광인이 입대했다. 무릎 수술을 한 문성민은 합류 시기가 미정이다. 또한 개막을 한 달 여 앞두고 주전 세터 이승원을 삼성화재에 내주고 대신 세터 김형진을 데려오는 일대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최태웅 감독은 "훈련 방법과 스케줄을 대폭 바꿨다. 올 시즌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라고 말했다. 2020-21 시즌 개막 후 현대캐피탈은 강점이던 높이가 낮아진 모습이다. 지난 시즌 블로킹 1위(세트당 3.102개)에서 이번 시즌엔 3위(2.417개)로 내려앉았다. 9경기에서 서브 에이스는 고작 20개로 꼴찌다. 세트당 0.556개로 지난 시즌 1.142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부문 1위 KB 손해보험 40개(8경기)의 반토막 수준이다. 남자부는 '강한 서브'가 대세다. 현대캐피탈은 서브가 약해 상대에게 그만큼 좋은 공격 기회를 제공하면서 이를 차단하지 못하는 셈이다. 또한 개인 범실은 251개로 가장 많아 스스로 무너지곤 한다. 현대캐피탈은 선수단을 젊게 바꾸는 과정이다. 10월 초 군 복무 중인 센터 김재휘를 KB손해보험에 내주고 대신 1라운드 지명권을 얻어 '최대어'로 꼽힌 임성진 대신 예상 외로 김선호를 지명했다. 지난 13일에는 깜짝 3:3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특히 '국가대표 센터'이자 '주장' 신영석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하면서 한국전력으로부터 김명관, 이승준,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얻었다. 이 트레이드 직후 가진 두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은 모두 졌다. 최태웅 감독은 "팀 재창단에 맞먹는 강도 높은 리빌딩을 통해 팀에 변화를 꾀하려 한다"라고 트레이드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구단도 "이번 시즌 트레이드 및 지명권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배구단의 팀 색깔을 바꿔 나가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선수단이 바뀌면서 손발도 맞지 않는다. 변화를 선택한 현대캐피탈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형석 기자 2020.11.19 06:00
스포츠일반

'도쿄행 실패' 남자 배구, 새겨야 할 숙제와 염원

20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 진출을 노린 한국 남자 배구가 4년 뒤를 기약한다. 숙제와 가능성을 동시에 확인했다. 남자 배구 대표팀은 지난 11일 중국 장먼 스포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 준결승전에서 세계랭킹 8위 이란에 세트 스코어 2-3(25-22, 21-25, 18-25, 25-22, 13-15)으로 패했다. 지난해 9월에 열린 아시아 남자배구 선수권에 이어 다시 한번 이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회 전 임도헌 대표팀 감독과 주장 신영석(34·현대캐피탈)은 "힘과 높이에서 이란이 앞서지만, 수비 집중력과 올림픽 진출 열망을 앞세운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1세트는 안정감 있는 리시브와 좌우 측면 공격수들의 위력적인 오픈 공격을 앞세워 먼저 25점을 냈다. 그러나 우려한 대로 힘과 높이에서 밀렸다. 전열을 정비한 이란은 2세트부터 중앙 속공 위주의 전술로 대표팀을 공략했다. 9일에 치른 예선 B조 3경기 카타르전에서도 먼저 두 세트를 얻고도 중앙 공격을 막지 못해 풀세트 접전을 치러야 했다. 대표팀은 강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고, 빈틈을 노려 득점 쟁탈전을 전개했다. 강팀을 상대로 불가피한 전략이지만 실현은 어려웠다. 범실을 감수하고도 강세로 나섰다. 그러나 세트 또는 경기 승부처에서 허무한 실점으로 흐름을 잡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4년 뒤 파리 올림픽에서 같은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세대 교체 주자들이 개별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개별 강점 활용은 잘했지만, 그 한계도 명확했다. 일단 2018~2019시즌 V-리그 MVP(최우수선수) 정지석(25·대한항공)의 컨디션이 아시아대륙 예선에서는 좋지 않았다. 카타르전에 이어 이란전에서도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브, 오픈 공격의 성공률이 떨어지다 보니 수비에서도 악영향이 있었다. 결국 임도헌 감독은 이란전 3세트 중반부터 수비가 좋은 곽승석(32·대한항공)을 투입했다. 카타르전에서는 주포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의 사기 저하를 경계했지만, 이란전에서는 손을 쓸 수밖에 없었다. 서브는 대표팀에서 가장 위력적으로 구사하는 나경복(26·우리카드)에게 맡겼다. 실제로 분위기를 전환하는 효과는 있었다. 곽승석은 두 세트를 내준 뒤 반격한 4세트에서 좋은 수비와 허를 찌르는 득점을 해냈다. 나경복의 강서브 효과로 수비에 성공하고 득점까지 이어지며 점수를 좁히기도 했다. 그러나 두 선수는 득점 루트로 활용되지 못했다. 경기 내내 해결사 역할을 해낸 라이트 박철우(35·삼성화재)의 분전은 눈부셨고, 전광인(29·현대캐피탈)의 지원도 좋았지만, 상대 블로커 라인은 4세트 후반부터는 어렵지 않게 세터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대표팀의 공격이 단조로웠다는 의미다. 교체 선수의 실제 능력보다는 상대에게 그런 인식을 줬다는 게 중요하다. 벤치가 정지석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때, 한 템포 빠른 교체를 시도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대표팀에서도 주전과 백업의 공수 밸런스 능력이 차이를 좁히는 게 숙제다. 정지석, 전광인도 박철우가 보여준 해결 능력에 근접해야 한다. 대표팀에서의 경험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고무적인 지점은 대표팀 모두 남자 배구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단호한 각오를 가졌고, 코트 위에서 보여줬다는 것이다. 세트 초반 득점에도 마치 매치 포인트를 만든 것처럼 큰 소리로 환호했다. 박철우, 신영석 등 베테랑 선수들의 투지에 후배들이 감화된 모습도 있었다. 중간 서열인 전광인도 후배들을 독려하기 위해 때로는 과한 제츠처를 했다. 대회 전에는 대표팀 선수들의 분전 의지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던 팬들도 이란전 4, 5세트에 보여준 집중력에 박수를 보냈다. 경기 뒤 박철우는 "올림픽을 또 못 나가는 것에 대한 부담을 후배들에게 넘겨준 것 같아서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목표가 있고 꿈이 있기 때문에 다음 세대들이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누구보다 올림픽 무대에 대한 염원이 컸던 한선수, 신영석, 박철우에게 다음은 없을 수도 있다. 다섯 개 대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에 실패한 한국 남자 배구의 한(恨)은 다음 세대가 짊어진다. 실패의 울분과 염원의 크기를 절감했을 것. 이번 실패를 자양분으로 만들어야 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1.12 09:28
스포츠일반

'분전' 韓 남자 배구, 이란에 2-3 석패...올림픽 본선 진출 좌절

한풀이에 실패했다. 20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 진출을 노린 한국 남자 배구가 난적 이란을 꺾지 못하고 탈락했다. 대표팀은 11일 중국 장먼 스포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 준결승에서 이란을 맞아 세트 스코어 2-3(25-22, 21-25, 18-25, 25-22, 13-15)으로 패했다. 분전했지만 힘에서 밀렸다. 조금 늦은 선수 교체 타이밍은 패인이다. 4세트 역전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1세트부터 선수단의 화이팅이 넘쳤다. 평범한 득점 상황에서도 목소리른 높여 서로를 격려했다. 경기력도 집중력이 엿보였다. 1세트 초반에 보여준 리시브 집중력은 앞선 호주, 카타르전보다 나았다. 예고한 강서브도 이어졌다. 힘과 높이에서 앞선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리시비를 흔드는 게 관건이었다. 범실도 감수해야 했다. 1세트에서 돋보인 선수는 전광인이다. 1-0에서 한선수의 정확한 토스를 받아 완벽한 공격을 성공시켰다. 10-9에서도 긴 체공 시간을 활용해 위력적인 스파이크를 꽂아 넣었다. 예선 3경기 카타르전에서 최다 득점을 올린 박철우도 맏형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초반 오픈 공격을 모두 성공시켰다. 12-10에서는 서브 에이스까지 해냈다. 흐름은 이 순간부터 한국 쪽으로 향했다. 네트를 두고 다이렉트 공격 공방전이 이어진 상황에서 이란의 연타 공격이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이 됐다. 14-10 대표팀 리드. 이 경기 최다 점수 차였다. 이란의 작전 타임 뒤에 이어진 수비도 집중력을 발휘하며 공격권을 가져왔고, 전광인이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다시 앞섰다. 이어진 수비에서는 최민호가 상대 속공을 1인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점수 차를 벌렸다. 대표팀이 완전히 승세를 잡았다. 한 때 2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도 전광인이 빛났다. 18-16에서 완벽한 백어택 스파이크를 성공시킨 뒤 포효했다. 이어진 공격 기회에서는 코트 빈 위치를 찌르는 연타까지 성공시켰다. 종횡무진. 결국 가장 중요한 1세트를 잡았다. 상대 추격이 거셌지만 23-22에서 최민호의 속공, 24-22에서 박철우의 백어택으로 연속 득점하며 먼저 25점을 해냈다. 2세트는 속공이 살아난 상대에 고전했다. 초반에 서브 범실과 리시브 실패로 먼저 3점을 내줬다. 3-6에서 전광인이 넘겨 주는 공에 힘을 싣고 빈 위치를 찔러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분위기를 바꿨다. 한선수의 가로막기, 박철우의 서브 득점으로 6-6 동점도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 다시 리드를 내줬고, 다시 빼앗지 못했다. 1세트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던 정지석이 반등하지 못했따. 9-11에서 오픈 공격이 블로킹을 당했다. 컨디션이 좋던 전광인의 오픈 공격까지 범실이 되면서 4점 차까지 벌어졌다. 정지석은 13-18에서도 백어택 연타 공격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20점 대 이후 1인 블로킹을 해내기도 했지만, 바로 서브 범실을 했다. 1세트보다 대표팀의 서브는 약해졌고 상대의 리시브는 안정감이 생겼다. 중앙 공격 허용으로 이어졌고, 득점을 막지 못했다. 단순하지만 가장 위력있는 상대의 강점이 드러났다. 결국 21-25로 2세트를 내줬다. 주장 신영석은 경기 전 "지면 끝이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했다. 2세트느 내줬지만, 득점이 나올 때마다 동료의 기를 살려 주는 세레모니는 여전했다. 3세트도 마찬가지. 간신히 터치 아웃 득점을 해낸 정지석의 득점에 전광인은 그를 부둥켜 안고 들어올렸다. 그러나 안 좋은 흐름 속에 다시 기세를 내줬다. 7-8에서 서브 득점을 허용했고, 불안한 세트 뒤 올라간 박철우의 백어백 공격은 블로킹을 당했다. 순식간에 7점 차까지 벌어졌다. 8-14에서 주전 레프트 전광인과 정지석이 차례로 리시브를 실패했다. 임도헌 감독이 세트 마지막 작전 타임을 써야 했다. 곽승석, 나경복, 허수봉을 교체 투입해 돌파구를 찾았지만 이미 점수 차가 너무 많이 벌어졌다. 나경복의 강서브가 통하며 공격과 수비 모두 반등은 했지만, 3점 차 추격이 한계였다. 분수령이던 세 번째 세트마저 내줬다. 벼랑 끝에 몰린 대표팀. 그러나 선수단의 표정은 1세트와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두 세트 연속 내준 분위기를 바꿨다. 1-2에서 박철우와 전광인이 연속 오픈 공격 성공시켰다, 상대 범실로 2점 차 달아나며 기세도 잡았다. 박철우의 백발백중 오픈 공격에 전광인이 가세하며 득점 쟁탈전에서 우위를 가져갔다. 10-7에서는 신영석이 서브 에이스 성공 시키며 오랜 만에 4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13-9에서는 박철우의 진가가 나왔다. 상대 강서브에 곽승석의 리시브가 흔들렸고, 반대 코트로 넘겨야 할 세트가 나왔다. 그러나 박철우가 네트보다 조금 높던 이 세트를 날아 올라 백어백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대표팀의 기세가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갑자기 무너졌다. 리시브가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상대가 박철우에 집중되는 공격 의도에 따라 블로커 벽을 만들었다. 박철우와 전광인의 오픈 공격이 3연속 가로막히며 역전까지 허용했다. 호흡이 맞지 않는 장면까지 나오며 4연속 실점까지 했다. 전광인의 오픈 공격 득점으로 흐름을 끊었지만, 2점 리드를 내준 채 20점 대에 진입했다.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천금 같은 2득점이 나왔다. 곽승석이 불안한 자세에서 유도한 쳐내기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강서브를 유지하던 전광인인 21-21에서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키며 대표팀에 다시 리드를 안겼다. 결국 승부를 마지막 세트로 끌고 갔다. 이번 대회, 세터보다 특급 원 포이트 서버로 더 존재감을 보여주던 황택의가 24-22, 2점 차로 앞서는 서브 득점을 해냈다. 25번째 득점까지 완벽했다. 두 차례 수비 집중력을 보여주며 살려낸 공을 박철우가 이동 백어백 공격으로 성공시켰다. 상대의 수비가 흐트러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운명의 5세트. 강서브로 리시브 흔들렸고, 넘긴 공은 상대 속공으로 이어지며 3점을 빼앗겼다. 4세트에 위력이 있었던 박철우의 공격도 반감됐다. 5-8, 3점 뒤진 채 코트가 바뀌었고, 상대 오픈 공격과 불운의 서브 실점까지 하며 5점 차 리드를 내줬다. 15점 세트였다. 4점 뒤진 채 13점을 줬다. 진짜 벼랑 끝에서 기적은 없었다. 연속 2득점으로 1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전광인의 서브가 범실이 되며 14점을 내줬고, 오픈 공격을 막지 못했다. 한국 남자 배구의 올림픽 도전이 다시 무산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1.11 19:38
스포츠일반

리베로 정민수 "이란전, 승리 자신감 충분하다"

남자 배구 국가대표팀 정민수(29)가 이란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에 참가 중인 대표팀은 11일 오후 중국 장먼에서 올림픽 티켓 확보에 분수령인 이란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지난해 9월에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는 패했다. 설욕과 결승행을 동시에 노린다. 대표팀은 지난 9일에 열린 B조 예선 3경기 카타르전에서 고전 끝에 승리했다. 5세트 후반까지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경기였다. 승부는 집중력과 절실한 마음이 갈랐다. 경기 뒤 주장 신영석의 말처럼 선수단 모두 '할 수 있다'를 되뇌였다. 이 지점은 대회 전, 임도헌 대표팀 감독이 이란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조건과 같다. 그는 "당일 컨디션과 올림픽에 출저하고자 하는 절실함이 있으면 이란을 넘을 수 있다"고 했다. 집중력은 곧 리시브부터 시작되는 수비로 볼 수 있다. 리베로의 역할이 크다는 얘기다. 대표팀 주전 리베로는 정민수다. 카타르전에서는 승부처에서 좋지 못한 플레이를 보였다. "공이 무서울 정도로 서브가 강하게 날라왔다.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는 제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다. 정민수는 “리시브를 받는 측면 자원인 전광인, 정지석이와 함께 ‘후회 없이 하자. 우리가 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받자’며 서로 독려했다”며 “형들도 뒤에서 리드하는 입장에서 불안해하지 말고 소리를 더 질러주라고 조언했다. 그게 카타르전에서 5세트를 버티는 힘이었다”고 전하며 "(박)철우 형이 미팅 후 ‘이란에 전혀 꿇릴 게 없다. 지금 당장 경기장에 가고 싶을 정도로 자신 있다’고 했다고 했다. 모두가 동의했다”며 “이란은 잔기술이 좋지만 높이나 조직력은 약하다. 충분히 이긴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란전을 앞둔 정민수와의 일문일답. - 이란전을 앞두고 선수단이 한 무슨 얘기가 있다면. "(박)철우형이 '이란이 예전만큼 좋은 전력은 아니다'고 하더라. 영상을 봤는데 전혀 꿀릴 게 하나도 없다. 자신감 차오른다. 너무 지금 당장 경기장 가고싶다. 당장 해도 이 자신감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차라리 4강전 때 중국 말고 이란이 1등해서 올라왔으면 싶었다. 마침 1등 해서 '아싸 됐다' 싶었다." - 거대한 외국인 선수들 공격 받아내고 몸도 던지졌다. 아픈 데는 없나. "일단 여기 있는 외국인들은 국가대표 선수들이니까 한국 배구(V-리그)에서 만나는 선수들과 강도도 다르고 체격 조건 신장도 다르다. 한 발이라도 더 뛰고 넘어져야 한다. 상대팀은 점프만 해도 닿고 우리는 점프해도 안 닿는 상황이다." - 카타르전 5세트에는 강한 투지가 전해졌다. "타르전 전에는 경기를 무조건 이겨야겠다라는 생각 밖에 없었다. 막상 들어가니 1, 2세트 잘 되면서 이기겠는데 하는 순간 3세트부터 저희가 마음을 놨는지, 상대가 강하게 나온건지 모르겠지만 상대가 나오는 게 강했다. 힘도 못 써보고 3 4세트 졌다. 5세트 때 후회없이 하자 하나를 받더라도 최선을 다해 받고 때리자는 얘기를 했다. 5세트 13-13에서 광인이 블로킹 잡고 서브 미스하고 이겼는데 이겼을 때는 이겼구나 마음이 확 놓였다." - 실수도 있었다. "그 때는 공이 무서울 정도였다. 서브가 오는데 무섭게 느껴졌다. 자신감이 떨어졌나보다. 실수도 많이 하고 주눅도 들었다. 그러나 형들이 '네가 뒤에서 리드하는 입장에서 그렇게 보이면 옆에서 불안해한다. 표정을 밝게하고 소리를 더 질러라'고 해주더라. 나도 그러면 안 되겠다고 5세트에는 생각이 들었다. '잘 받아보자'고 생각하니까 그나마 잘 버텼다. - 이란과의 중요한 경기가 남았는데 각오가 어떤가 "간절한 마음이다. 한 명, 한 명 얘기를 들어보면 그렇다. 한국인만의 끈끈한 투지는 이란이 따라올 수 없다. 현재 이란은 카타르나 호주보다도 전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잔기술이 좋은 거지. 높이나 그런 끈끈한 조직력은 약해 보인다. 조금만 확 차고 올라가면 무너질 것 같다." - 20년 만에 올림픽 진출에 분수령이다. "맞다. 올림픽 본선행 티켓이 걸려 있다. 20년 동안 올림픽에 못 나갔다. 진출한다면 한국 남자배구가 좀 더 관심을 받고, 환경도 좋아지지 않을까. 선수단 모두 정말 간절하다. 한 경기에 미래가 달려있다." - 대표팀 훈련을 보면 소리 지르시는 게 분위기 메이커 같던데. "힘들어하면 옆에서 힘을 주고 남들보다 소리를 더 지르자는 마음이다. (박)철우 형 (한)선수 형 (신)영석이 형 (최)민호 형 (곽)승석이 형 (김)규민이 형에 이어 나이가 중간이다. KB에서도 중간연결고리 같은 존재다. 대표팀에서도 그런 역할인 것 같다. 영석이형 얘기 전달해주고 한다." 정리=안희수 기자 2020.01.11 10:38
스포츠일반

'캡틴' 신영석의 투지, 벼랑 끝 남자 배구를 깨웠다

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에 출전하고 있는 남자 배구가 준결승에 올랐다. 주장 신영석(34)이 벼랑 끝에 있던 대표팀을 구했다. 대표팀은 9일 중국 장먼스포센터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 B조 3경기, 카타르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5-18, 28-26, 22-25, 20-25, 15-13)로 승리했다. 예선 B조에서 2승1패, 승점 6점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초반부터 기선 제압이 절실했다. 같은 B조 호주가 앞서 열린 인도전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를 거두며 예선 전적 2승1패, 승점 5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종전에 1승1패, 승점 4점을 기록한 대표팀은 반드시 승점 2점 이상 확보해야 했다. 2세트까지는 기세가 좋았다. 1세트 초반부터 신영석, 최민호 센터라인이 돋보였다. 속공 1개와 블로킹 2개를 합작하며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상대 범실 2개가 나오며 6-1로 앞선 상황에서는 박철우가 서브 에이스까지 성공시켰다. 신영석은 개인 시간 차로 대표팀의 1세트 10번째 득점을 해냈고, 이어진 수비에서도 상대 레프트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았다. 점수를 8점 차까지 벌려 놓았다. 세트 후반에는 정지석과 한선수, 대한항공 듀오가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오픈 공격을 2연속으로 성공시켰다. 대표팀은 상대 범실과 최민호의 서브 에이스를 묶어 세트 포인트에 다가섰고, 정지석이 퀵오픈을 성공시키며 세트를 끝냈다. 상대의 추격 기세를 조기에 소멸시킨 점이 좋았다. 2세트는 박빙 승부가 이어졌다. 전열을 정비한 카타르는 나디르 아바바카르, 이브라힘 이브라힘을 활용한 중앙 속공을 쏟아내며 점수 쟁탈전을 응수했다. 대표팀은 신구 조화로 상대의 기세에 맞섰다. 세트 중반에는 정지석이 빛났다. 이 경기에서 처음으로 역전을 허용한 상황에서 쳐내기 공격을 두 번 연속 성공 시켰고, 강서브로 수비 성공을 유도했다. 에이스 득점까지 해냈다. 정지석이 흔들릴 때는 베테랑 박철우가 나섰다. 센터 라인 최민호와 김재휘 그리고 신영석이 분전하며 간신히 듀스 승부를 끌고간 뒤에는 박철우가 박빙 승부를 지휘했다. 연속으로 터치 아웃 득점을 끌어내며 1점 차 리드를 이끌었다. 대표팀은 27-26에서 카타르의 수비가 흔들리며 네트를 넘어온 공을 전광인이 다이렉트로 꽂아 넣으며 2세트까지 가져갔다. 준결승행은 순탄하지 않았다. 3, 4세트 모두 내줬다. 리시브 집중력이 크게 흔들렸고, 연결도 원활하지 않았다. 3세트 후반에는 리베로 정민수의 실책성 플레이가 속출하며 인해 먼저 25점을 내줬다. 4세트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주전 세터 한선수의 세트 정확도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잘 막던 상대 주포 제랄도그라시아노에게도 오픈 득점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5세트도 2점 뒤진 채 8점을 내줬다. 이미 조 2위를 확보한 카타르와 패하면 탈락하는 대표팀의 차이가 스코어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주장이 진가를 발휘했다. 신영석이 9-10에서 속공 득점, 10-11에서 상대 블로커에 맞고 나온 공을 바로 꽂아 넣어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점수 차가 많이 날 때도 누구보다 큰 소리로 포효하며 팀원을 독려한 신영석이다. 중요한 순간에는 득점 기여까지 했다. 그의 기운이 대표팀을 깨웠다. 11-11에서 상대의 네트 터치 반칙으로 앞서가기 시작했고, 박철우의 오픈 공격과 전광인의 블로킹으로 먼저 매치 포인트를 올렸다. 14-13에서 상대 서브 범실이 나오며 극적으로 승리를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1.09 17:18
스포츠일반

'시너지 기대' 전광인-정지석, 도쿄행 이끌 쌍두마차

한국 남자 배구가 20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공·수 주축 전광인(29·현대캐피탈)과 정지석(25·대한항공)의 어깨에 달렸다. 대표팀은 오는 7일부터 중국 장먼에서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을 치른다. 예선(B조) 첫 경기부터 세계랭킹 16위 호주와 맞붙는다. 티켓을 단 한장. 20위 중국, 8위 이란 등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외부 시선은 낙관적이지 않다. 팬들도 도쿄행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대표팀 주장 신영석은 "'남자 배구는 안 된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했다. 난적 이란의 힘과 높이를 인정하면서도 "끈기와 집중력을 앞세운 수비력으로 물고 늘어진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임도헌 대표팀 감독도 "(이란이)넘지 못할 정도의 팀은 아니다. 시합 당일 집중력과 간절한 마음이 승부를 좌우할 것이다"고 했다. 관건은 집중력이다. 정확히는 수비력이다. 공격 자원의 리시브 능력은 변수가 될 수 있다. 고무적인 점은 대표팀 주전 레프트인 전광인과 정지석이 모두 준수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2019~2020 도드람 V-리그에서 각각에서도 40%가 넘는 리시브 효율을 기록 중이다. 전광인은 46.24%로 5위, 정지석은 48.42%로 2위다. 득점 쟁탈전을 이끌어야 하는 두 공격수가 끈기와 집중력까지 갖췄다는 얘기다. 국제 대회마다 국내용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공수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최고 옵션이다. 시너지도 기대된다. 서로 V-리그 최고의 레프트라며 치켜세운다. "배우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훈련, 실전에서 호흡을 맞추며 생기는 경쟁심과 존중이 대표팀에는 활력이 될 수 있다. 선수 구성도 4강에서 탈락한 2019 아시아선수권과는 다른 결과를 기대하게 한다. 정지석은 소속팀 선배이자 주전 세터인 한선수의 대표팀 재합류가 든든하다. 당시 무릎 연골 수술로 빠졌던 전광인도 신영석과 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춘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두 선배의 존재는 정지석, 전광인에게또 다른 힘이 될 수 있다. 정지석은 대표팀 합류 직전 "리그가 진행되고 있던 시점이기에 경기력이 충분히 올라와 있다. 이란이 여전히 좋은 전력을 갖췄지만 이번 대표팀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각오를 전했다. 남자 배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아시아대륙 예선 결과는 V-리그 흥행과 위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리그 대표 레프트 듀오의 역할이 막중하다. 안희수 기자 2020.01.0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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