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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오타니룰부터 MVP까지, 오타니가 시작해 오타니로 끝난 WBC 드라마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시작해 오타니가 끝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그야말로 오타니를 위한 대회였다. 오타니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미국과의 2023 WBC 결승전에서 9회 말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웃(32)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팀의 3-2 승리와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WBC는 오타니가 지배했다. WBC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타니가 이도류를 뽐낼 수 있는 '오타니룰(선발투수가 교체된 뒤에도 지명타자로 뛸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해 그에게 힘을 실어줬고, 오타니는 WBC의 기대대로 대회에서의 투타 겸업을 준비하며 야구팬들의 관심과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일본의 WBC 시작도 오타니였다. 오타니는 일본의 첫 경기인 중국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투타니(투수 오타니)'를 먼저 선보였고, 이후 타자로도 타석에 들어서 '타타니(타자 오타니)'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중국전서 오타니는 4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만 내주는 완벽투로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고, 타석에서도 2안타를 때려내며 맹활약했다. 이어진 10일 한국전에서도 2안타 맹타를 휘둘렀던 오타니는 12일 호주전에선 첫 홈런도 쏘아 올렸다. 비거리 120m, 타구 속도가 182km/h나 됐던 대형 3점포를 쏘아 올리면서 타타니의 활약을 기대한 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후 15일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 다시 선발 등판한 오타니는 실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4와 3분의 2이닝 2실점 짠물 투구로 또 한 번의 승리 투수가 됐다. 타석에서도 1안타 2득점으로 팀 승리를 책임졌다. 준결승전부터는 그야말로 드라마를 썼다. 21일 열린 멕시코와의 4강전, 4-5로 패색이 짙던 9회 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2루타를 쳐내며 극적인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1루를 돌아 2루로 뛰어가던 중 헬맷을 벗어 던지고 전력 질주한 그의 모습에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깨어났고, 이어진 무사 1, 2루에서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끝내기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그리고 이어진 결승전. 오타니가 드라마의 엔딩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당초 메이저리그 준비를 위해 준결승전 이후의 투수 등판이 불투명했던 그는 9회 말 팀의 승리를 지키기 위해 불펜 등판했다. 3-2로 앞선 상황서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선두타자 맥닐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무키 베츠를 병살 처리하며 숨을 돌렸고, 이어진 트라웃과의 맞대결에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며 팀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만화 같은 드라마를 쓴 오타니는 대회 MVP에 뽑혔다. 총 7경기에 출전해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을 기록한 오타니는 대회 최다안타와 득점 공동 1위에 오르며 MVP를 수상했다. 투수로 거둔 성적도 3경기 2승(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9와 3분의 2이닝 2실점) WHIP 0.72로 우수했다. MVP는 당연히 오타니의 몫이었다. 오타니가 시작했고 오타니가 끝냈다. 이만한 드라마가 또 어디 있을까. 일본의 세 번째 우승, 14년 만의 대관식에 어울리는 드라마를 오타니가 만들어냈다. 윤승재 기자 2023.03.22 19:30
야구

믿었던 4번타자의 4삼진…양의지의 침묵

4번타자 양의지(34)의 방망이가 침묵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4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2-5로 졌다. 2-2로 맞선 8회 2사 만루에서 싹쓸이 3루타를 맞아 고개를 떨궜다. 4번타자 양의지(포수)의 4타수 무안타 4삼진의 부진이 뼈아팠다. 양의지는 1회 초 1사 2, 3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일본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승부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한국은 후속 김현수마저 삼진으로 돌아서 선제점을 뽑는 데 실패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4회에도 야마모토에게 삼진을 당한 양의지는 6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박해민-강백호-이정후가 야마모토에게 연속 3안타를 뽑아 1-2로 추격하고, 무사 1·3루의 황금 찬스를 잡았다. 양의지가 이 상황에서 한방을 터뜨리면 일본을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양의지는 이번에도 야마모토에게 삼진을 당했다. 다행히 후속 김현수가 바뀐 투수 이와자키에게 적시타를 뽑아 동점에 성공했지만, 양의지의 삼진에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양의지는 2-2로 맞선 8회에는 3구 삼진으로 고개를 떨궜다. 양의지는 현재 리그에서 가장 타격이 좋은 선수다. 타점(71개)·장타율(0.664) 1위, 홈런 공동 1위(20개), 타율 2위(0.348), 출루율 3위(0.447) 등에 올라있다. 득점권 타율도 0.411로, 찬스에서 굉장히 강하다. 안방마님 양의지의 공격과 수비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김경문 감독은 예선라운드에서 4번타자로 기용한 강백호가 부진하자, 녹아웃 스테이지부터는 양의지를 4번타순에 배치하고 있다. 올 시즌 NC에서 가장 많은 293타석에 4번타자로 나섰을 만큼 공격력이 좋은 양의지도 태극마크를 달고선 4번에서 부진하다. 이번 대회 18타수 2안타를 기록 중이고, 4번타순에선 12타수 1안타에 그친다. 한국은 5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미국과 패자 준결승전을 치러 다시 한번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김경문호는 양의지의 타격감 회복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1.08.04 23:00
야구

한국, 숙적 일본에 져 결승 직행 실패…8회 싹쓸이 2루타 허용

한국 야구가 숙적 일본에 져 결승 직행에 실패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4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2-5로 졌다. 2-2로 맞선 8회 2사 만루에서 싹쓸이 3루타를 맞아 고개를 떨궜다. 한국은 5일 저녁 7시 미국과 맞붙는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일본이 기다리는 결승전에서 설욕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만일 패하면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 나서게 된다. 1회 1사 2, 3루 찬스를 놓친 대표팀은 3회 선제 실점했다. 선발투수 고영표가 연속 안타와 희생 번트로 몰린 1사 2, 3루에서 사카모토에게 1타점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이어 5회에는 선두타자 야마다에게 2루타를 내준 뒤 1사 3루에서 요시다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대표팀은 6회 동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박해민이 좌전 안타를 친 뒤 외야수가 공을 한 번 더듬는 사이 2루까지 파고 들었다. 이어 강백호의 좌전 안타에 힘입어 1-2로 따라붙었다. 후속 이정후도 일본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안타를 뽑아 찬스를 연결했다. 후속 양의지는 이날 세 번째 삼진을 당했다. 일본은 좌타자 김현수를 맞아 선발 투수를 내리고 좌투수 이와자카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인 김현수가 동점 적시타를 쳤다. 이후 1사 1, 2루에서 오재일과 오지환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 앞서는데 실패했다. 한국은 8회 뼈아픈 결승점을 내줬다. 고우석이 1사 1루에서 곤도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했고, 3-4-1로 이어지는 병살타 연결이 가능했다. 1루 커버를 들어간 고우석의 글러브에 공은 들어왔지만, 그의 왼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졌다. 이어 자동고의4구와 볼넷으로 맞은 2사 만루에서 야마다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선발투수 고영표는 5이닝 6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2자책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에선 이정후와 김현수가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쳤고, 리드오프 박해민은 볼넷(2개)와 안타로 세 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이형석 기자 2021.08.04 22:33
야구

고영표, 4일 준결승 일본전 선발 투수…日 야마모토

고영표(30·kt)가 숙명의 한일전 선발투수로 확정됐다. KBO에 따르면 고영표는 4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앞서 고영표는 7월 31일 미국과의 예선 라운드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4피안타(2홈런) 6탈삼진 4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경기 중반 고비를 넘지 못했지만, 3회까지 미국 타선을 단 1안타로 막아 호투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이 경기 뒤 "고영표가 대한민국의 에이스다. 5회까지는 던진다고 생각했다. 정말 잘 던졌다"며 "2개의 실투가 홈런(카사스·알렌)으로 연결된 게 아쉽다. 고영표는 마운드에서 자기 역할을 다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올 시즌 제대한 고영표는 정규시즌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 4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했다. 우완 사이드암 투수로서 체인지업이 주무기다. 특히 12차례 퀄리티 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해, 부문 3위에 오른 안정감이 강점이다. 국내 투수 중엔 단연 QS 1위(삼성 원태인 9회, 2위)다. 지난 31일 미국전에서 총 70개(스트라이크 52개)의 공을 던진 고영표는 사흘 휴식 후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올림픽 첫 금메달 획득을 목표로 하는 일본의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은 4일 선발투수로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3·오릭스)를 낙점했다. 지난 28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선 9승 5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했다. 야마모토는 150㎞대 강속구와 140㎞대 컷패스트볼을 던진다. 커브와 포크볼 등 변화구도 좋다. 야마모토는 2019 프리미어 12 한국과 결승전 8회에 등판해 이정후(키움), 김하성(샌디에이고), 김재환(두산)을 삼자 범퇴로 제압한 경험이 있다. 충분한 휴식을 갖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한편 지난 2일 이스라엘과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손등 사구를 당한 오지환은 단순 타박으로 4일 일본전 출장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석 기자 2021.08.03 22:45
스포츠일반

수퍼스타 바티스타가 끝내줬다, 도미니카 4강 잔류

수퍼스타는 수퍼스타였다. 호세 바티스타(41)가 대회 첫 안타를 끝내기로 때려냈다. 도미니카공화국이 도쿄 올림픽 4강에 합류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2일 일본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1라운드 패자부활전에서 이스라엘에 7-6 승리를 거뒀다. 도미니카공화국은 4일 낮 12시 미국과 2라운드 패자부활전을 치른다. 이 경기 승자는 한국-일본 준결승전(4일 오후 7시) 패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스라엘은 메이저리그(MLB) 통산 1999안타를 친 이안 킨슬러가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고, 선발 조시 사이드가 4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쳤으나 5위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경기 초반 2-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고 있는 선발투수 크리스토퍼 메르세데스가 4회까지 무실점하다 5회 4실점해 역전당했다. 그러나 6회 2점, 7회 1점을 올려 재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8회 초 킨슬러의 안타 이후 대니 발렌시아가 역전 투런포를 쳐 6-5로 다시 뒤집었다. 일본전과 한국전에서 9회에 역전패를 당했던 도미니카공화국은 이번에는 역전극을 일궈냈다. 요한 미세스가 9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동점 홈런을 쳤다. 이어 멜키 카브레라가 안타를 쳤고, 롤다니 볼드윈이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제이슨 구즈만은 고의4구. 구스타보 누네즈는 2루 땅볼을 쳤다. 2사 1, 3루. 타석에 선 선수는 바티스타. 전 타석까지 10타수 무안타 3볼넷에 그쳤던 바티스타는 유격수 왼쪽으로 빠져나가는 안타로 경기를 끝냈다. 바티스타는 도미니카공화국은 물론 이번 대회에 참가한 전체 선수 중에서 가장 경력이 화렬한 타자다. 메이저리그에서 2번이나 홈런왕을 차지했고, 올스타로도 6번이나 뽑혔다. 2018년 빅리그 커리어를 마친 그는 도쿄올림픽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단 한 방으로 이름값을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08.03 22:05
야구

'저비용 고효율' 호잉·윌슨의 씁쓸한 이면, KBO→NPB 외인의 부진

KBO 리그 구단의 재계약 의사를 뿌리치고 일본으로 건너간 외국인 선수들이 일본 무대에서 고전하고 있다. 한화와 LG는 지난 시즌 종료 이후 윌린 로사리오(타자)와 데이비드 허프(투수)를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했다. 하지만 거액의 조건을 내밀며 유혹하는 일본 구단과 계약해 한국 무대를 떠났다. 로사리오는 2년 최대 750만 달러(추정, 약 85억원)에 한신과, 허프는 1년 130만 달러(약 15억원, 인센티브 별도)에 야쿠르트와 계약했다. 로사리오와 허프 모두 '현미경 야구'에 고전하며 한 차례씩 1군에서 제외됐다. 로사리오의 성적은 타율 0.230 4홈런 22타점에 그쳤다. 그의 장타력에 기대를 걸고 4번 타자의 중책을 맡겼던 한신은 크게 실망했다. 현지에서 조기 퇴출 가능성까지 새어 나오고 있다. 허프는 13경기에서 1승6패, 평균자책점 5.05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채 현재 2군에 내려간 상태다. 두 선수를 놓친 한화와 LG에는 전화위복이다. 두 선수를 대신해 영입한 제러드 호잉(한화·타율 0.320 21홈런 77타점)과 타일러 윌슨(LG·8승3패, 평균자책점 3.01)이 맹활약하며 '저비용 고효율'의 진수를 보여 주고 있어서다. 2017년 로사리오와 허프의 KBO 리그 연봉은 각각 150만 달러와 140만 달러였고, 새 외국인 선수 호잉과 윌슨은 2018년 각각 70만 달러와 80만 달러에 계약했다. 거의 반값이다. 국내 무대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간 외국인 선수의 부진은 로사리오와 허프뿐 아니다. 2014~2015년 삼성 소속으로 타율 0.297 79홈런 235타점을 쓸어담은 야마이코 나바로는 지바 롯데에서 타율 0.217 10홈런 44타점에 그쳐 1년 만에 퇴출됐다. 2014년 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밴 헤켄은 2015년 종료 뒤 일본 세이부와 계약했으나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6.31로 부진해 시즌 도중 방출됐다. 밴 헤켄은 다시 넥센으로 돌아와 15승10패(평균자책점 3.64)를 더 남겼다. 그나마 2013~2014년 삼성에서 뛴 릭 밴덴헐크가 소프트뱅크에서 35승16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하며 4년째 활약하고 있다. KBO 리그를 호령한 외국인 선수들이 일본 무대에서 고전하는 현상은 '한국 야구'의 씁쓸한 이면으로 볼 수 있다. 양 리그 간의 수준 격차가 어느새 다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우리는 각 팀에서 투수 1~2명만 정교한 제구력을 갖췄다면, 일본은 4명 많으면 5선발까지 제구력이 정교하다"며 "상대의 제구력이 좋으면 아무래도 장타를 만들어 내기 쉽지 않다"고 했다. 대표팀 전력 분석을 맡았던 이종열 SBS Sports 해설위원은 "국가 대항전을 보면 일본은 전통적으로 타자보다 투수들이 좋았다. 타자들은 공 한 개 차이로 안타든 범타든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는데, 일본 투수들이 우리 선수들보다 제구력이 좋다"며 "KBO 리그에서 성공한 외국인 타자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성공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일본 선수들은 실투 확률이 낮다"면서 "프리미어 12 준결승전에서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7이닝 무실점 11탈삼진)에 고전했다. 오타니는 직구 구속이 시속 160㎞를 넘고 커브도 시속 145㎞까지 나온다. 반면 우리가 공략한 노리모토 다카히로는 직구 구속이 시속 150㎞ 정도 나온다. 현재 KBO 리그에서 시속 150㎞ 이상을 던지는 투수는 소사 정도밖에 없다. 일본은 그런 선수들이 많다"며 구속에서도 차이를 설명했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과거와 현재를 비교 분석했다. 김 전 감독은 "타이론 우즈가 일본으로 건너가 요코하마와 주니치에서 뛰면서 홈런왕을 차지하는 등 최고의 거포가 된 비결은 결국 KBO 리그에서 여러 변화구에 대한 적응을 마쳤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당시엔 정민태·정민철·송진우·구대성·손민한·박명환·이대진 등 리그 투수의 질이 지금보다 더 높았다"며 "로사리오가 뛰었던 2016년과 2017년엔 KBO 리그에 뛰어난 투수가 손꼽힐 정도로 적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을 비교하면 양과 질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했다. 이종열 해설위원도 "타이론 우즈는 한국을 거쳐 일본에 간 타자 중 유일하게 성공을 거뒀다. (여느 외국인 선수와 달리) 스트라이크를 때려 내는 선수가 아니라 스트라이크에 비슷한 공을 때려 내는 선수였다"며 "(최근 건너간 선수들이 고전하는 데는) 일본 투수들의 섬세함과 떨어지는 변화구 구사가 (KBO 리그보다) 좋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KBO 리그를 거쳐 간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 역시 이런 차이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일본 투수들이 정교한 제구력을 자랑하는 만큼 타자들도 마찬가지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우리 타자들은 거칠게 대응하는 반면 일본 타자들은 콘택트 위주로 투수를 괴롭힌다. 장타력은 우리보다 떨어지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 볼카운트에 몰리면 파울을 쳐서라도 끈질기게 상대한다"고 했다. 투수들이 일본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좀 더 정교한 제구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 전 감독은 "KBO 리그에서 거둔 성공이 일본에서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로사리오와 나바로의 일본 실패는 한국 야구가 간과하면 안 되는 '결과'다"고 강조했다. 환경의 차이도 간과할 수 없다. KBO 리그는 외국인 선수를 팀당 3명까지 데리고 있을 수 있는 반면, 일본은 제한이 없다. 웬만해선 출전이 보장되는 한국과 달리 일본 무대에선 말 그대로 무한 경쟁이 펼쳐진다. 조금 부진하면 가차 없이 제외되거나 2군행을 통보받는다. 한신은 로사리오가 부진하자 이를 메우기 위해 에프렌 나바로를 영입했다. 한국과 일본은 시장 규모와 구단 투자 등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구단의 지원과 보살핌에 있어서도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과 일본 무대의 차이를 몸소 경험한다. 이런 데에서 심리적인 영향을 받고, 그라운드에서 차이가 드러나기도 한다. 이종열 해설위원은 "로사리오 사례를 보면 구단은 얼마든지 '다른 선수로 대체하면 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한다. 한국보다 선수 폭이 넓은 일본이 외국인 선수를 바라보는 시각은 우리와 조금 다르다"고 얘기했다. 이형석 기자 2018.07.19 06:00
야구

KBO리그 국가대표팀에 일본의 WBC가 던지는 교훈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한국 야구에 여러 과제를 남겼다.국제 대회 패배는 언제나 실망스럽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교훈을 얻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번 대회 4강전에서 미국에 패한 일본의 움직임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일본 언론에선 '소통'을 대표팀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2월 1일 오타니 쇼헤이의 대표팀 사퇴로 불거진 문제가 지적됐다. 당시 고쿠보 히로키 대표팀 감독은 오타니의 부상 상태, 컨디션을 전혀 알지 못했다. 정보 전달 체계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포츠호치는 "선수 선발에서 구단과 대표팀의 소통이 깔끔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선수, 구단, 대표팀 간 3자 커뮤니케이션이 좋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실제 빨리 움직이고 있다. 라쿠텐 골든이글스 관계자는 "현재 대표팀은 12개 구단을 대상으로 대표팀에 대한 설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 선발에 대한 방침, 대회 기용, 보상금, 이익금 분배 등이 포함돼 있다. 일본 프로야구 선수 노조와 대화 때도 활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대표팀 운영에 대해 일본프로야구기구(NPB), 구단, 노조가 함께 의논하는 모습이다.일본 대표팀은 WBC를 앞두고 12개 구단과 선발 기용, 투수 등판 횟수와 이닝 등을 협의했고, 대체로 지켜졌다는 평이다. 대표팀을 운영하는 NPB 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오히려 결승전을 위해 등판 횟수를 남겨 둔 선수가 있었다. 다들 잘 활용됐다”며 만족해했다. 선발투수인 스가노 도모유키와 이시카와 아유무는 라운드별 1경기씩 등판이 내정돼 있었고, 실제로 지켜졌다. 불펜 투수 역시 최소 4경기에서 7경기 등판이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한신의 강속구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는 이번 대회 1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 관계자는 “코칭스태프가 한국, 대만이 2라운드에 올라올 경우 후지나미를 롱 릴리버로 기용해 힘으로 찍어 누르는 그림을 구상했다”며 1경기 등판에 그친 이유를 설명했다. 또 “후지나미는 제구력이 나쁠 때가 있기 때문에 중남미를 상대로는 나쁘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주니치 드래건스 소속 좌완 불펜 오카다 도시야도 2라운드 한국전 좌타자 상대 등판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후문이다.대회가 끝나자 고쿠보 감독이 사퇴했다. 3년 반 이상 진행된 '사무라이 재팬' 1기 프로젝트가 막을 내린 것이다. NPB 엔터프라이즈 관계자에게 차기 대표팀 감독 조건에 대해 물으니 일부를 들을 수 있었다. 첫 번째 조건은 현직 프로 감독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임 감독제로 프로야구에 부담을 줄이기로 내부 합의를 해 놓은 상태다. 다양한 선수들에게 선망받는 위상, 해외 야구에 대한 지식 혹은 경험이 다음 조건이었다.현재 일본 언론은 마쓰이 히데키의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설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NPB 엔터프라이즈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 가지 조건이 모두 들어맞는다. 현역 프로 감독이 아니고,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뉴욕 양키스에서 4번 타자로 활약한 마쓰이다. 메이저리그 칼럼니스트 도요우라 쇼타로는 “감독은 나를 알고 적을 알아야 한다”며 “지금까지 감독들은 내수용이었다. 이젠 국제용 감독으로 더 큰 경쟁력을 가지려 한다는 것”이라며 새 감독에 대한 조건들을 해석했다.마쓰이 외에 요미우리 출신 하라 타츠노리, 소프트뱅크 전 감독 아키야마 고지, 요코하마 전 감독 나카하타 기요시 등도 물망에 오른다. 하라 전 감독은 2009 WBC에서 우승했고, 아키야마는 신인 시절 세 차례 미국 교육 리그에서 뛰었다.쓴소리를 하는 인물도 있다. 일본 야구 풍토에 비판을 아끼지 않는 전 요미우리 투수 구와타 마스미다. 그는 준결승전 3루수 마쓰다 노부히로의 결정적인 실수에 대해 "일본 야구 환경이 나은 결과”라고 일갈했다. 이어 “일본 구장 중에 메이저리그에 흡사한 구장이 없다”며 “선수들은 적응만 하다 대회가 끝나 버릴 수 있다”고 했다. 마운드·내야·외야 그라운드 상태를 선진국과 비슷하게 하는 게 일본 야구의 과제하는 지적이다. 그는 “일본 야구장 환경은 선수들이 수비하기에 너무 쉽다"고 했다.구와타는 데이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의 버스터 포지, 야디에르 몰리나 같은 포수는 데이터를 활용할 줄 안다. 일본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소 의외다. 한국에서 일본 야구는 흔히 '데이터 야구' ' 현미경 야구'로 불린다. 구와타는 “고바야시 세이지는 훌륭했지만 세계 정상 포수와 경쟁할 순 없었다. '프레이밍(존 경계선 볼을 스트라이크로 잡아내는 능력)이라 불리는 포수 데이터를 일본도 공부하고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야구의 '세이버메트릭스'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일본은 4회 대회 연속으로 4강 이상 성적을 냈다. 1·2차라운드 합계 41만5606명이 입장해 대회 전체 관중(108만 6720명)의 3분의 1 이상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닛칸겐다이는 "이제는 준결승전도 일본에서 치르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중뿐 아니라, 노무라증권, 일본통운 등 일본 대기업들이 대회 스폰서에 대거 참여했다.일본 내 WBC 주관방송국 도쿄텔레비전의 이번 대회 평균 시청률은 25.2%였다. 그러나 비일본 경기 시청률은 결승전(2.9%)을 제외하면 1%를 오갔다. 중계권사인 제이스포츠(J sports) 관계자는 "다른 나라 경기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방법을 회의 안건으로 올린 적이 있다. 다른 나라 야구를 어떻게 재밌게 보여 줄까가 포인트”라고 말했다.일본 야구계는 2018년 11월 미·일 올스타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9 프리미어12, 2020 도쿄올림픽, 2021 WBC까지 준비하고 있다. 다가올 대회들을 새로운 플랜으로 접근하려 한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단어는 '소통'이다. 어쩌면 한국 국가대표팀엔 기대와 부담, 책임과 의무 등만 너무 강했던 것 아닐까.도쿄=서영원(프리랜서 라이터) 2017.03.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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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1할 타율' 스탠튼, 부진 딛고 美 준결승행 주역

침묵하던 '파괴왕'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이 결정적인 순간 폭발했다.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하는 미국이 준결승 무대에 안착했다.스탠튼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하며 6-3 승리를 이끌었다. 하위타선(8번·지명타자)에 배치됐지만 존재감은 중심타자 그 이상이었다. 미국은 스탠튼의 활약에 힘입어 가까스로 준결승전에 올랐다.기선을 제압한 건 도미니카공화국이다. 도미니카공화국은 0-0으로 맞선 1회 1사 후 매니 마차도가 수비 실책으로 출루한 후 로빈슨 카노의 2루타와 카를로스 산타나의 적시타를 묶어 2-0으로 앞서갔다. 미국은 3회 반격을 시작했다. 출발은 스탠튼의 출루였다.선두타자로 나온 스탠튼은 도미니카공화국 선발투수 어빈 산타나의 6구째 85마일(137km) 슬라이더를 공략해 안타로 연결했다. 이후 미국은 조나단 루크로이의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만들었고, 이안 킨슬러의 내야 땅볼 때 스탠튼이 득점했다. 2사 후에는 크리스티안 옐리치의 2루타 때 킨슬러가 홈을 밟아 동점에 성공했다.달아오른 타선에 또 한 번 불을 붙인 건 이번에도 스탠튼이었다. 스탠튼은 2-2로 맞선 4회 2사 1루에서 좌측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때려냈다. 산타나의 초구 92마일(148km)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펫코파크 외야 3층에 꽂았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였다. 비거리 424피트(129.2m). 역전에 성공한 미국은 선발투수 대니 더피(캔자스시티·4이닝 6피안타 2실점)가 강판된 후 불펜을 총동원(4명)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4-3으로 앞선 8회 나온 앤드류 매커친(피츠버그)의 2타점 2루타가 쐐기타였다.반전 드라마다. 스탠튼은 이날 경기 전까지 WBC에서 타율 1할에 머물렀다. 10타수 1안타. 장기인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하면서 장타율이 0.200 밖에 되지 않았다. 2010년 데뷔부터 7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파워히터라는 걸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스탠튼은 지난해 비거리 490피트(149.4m) 이상 홈런을 때려낸 리그 유일의 타자. 평균 홈런 비거리가 423피트(128.9m)였다. 리그 평균 400피트(121.9m)보다 7m가 더 길었다. 하지만 침묵을 거듭해 제 역할을 못했다. 특유의 '장거리 홈런'이 나오지 않으면서 무색무취한 타자로 전락했다. 그러나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불린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선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드라마틱한 결과였다.반면 지난 대회 우승팀 도미니카공화국은 2라운드에서 탈락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은 22일 일본과 준결승전을 치른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7.03.1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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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WBC 불펜이 중요" 김인식,"투수교체는 돌발 상황에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선 마운드 운용의 묘가 중요하다.WBC는 올림픽을 비롯한 다른 국제 대회와 비교했을 때 크게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 투수 보호 규정이다.시기적으로 대회가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각국 프로리그 개막 직전에 열린다. 4월 개막전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선수들에게 부담이 된다. 날씨도 쌀쌀하다. 그래서 2006년 초대 대회부터 투수 보호 규정을 뒀다. 특히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 4회 WBC는 미국시간으로 3월 7일 개막해 22일까지 열린다. 메이저리그 개막일은 4월 2일이다.KBO 관계자는 1월 31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대회 요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3회 대회 규정이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3회 WBC에서 선발투수는 1라운드 최대 65개, 2라운드 80개, 준결승전 이후는 95개까지 투구가 가능했다. 50구 이상을 던지면 4일 쉬고, 30구 이상을 던지거나 이틀 연속 등판했을 경우에는 하루를 무조건 쉬어야 했다.2013년 대회 1라운드 네덜란드전에 선발 등판한 우완 에이스 윤석민(현 KIA)은 0-1로 뒤진 4회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투구 수 58개. 한 타자를 더 상대했을 경우 65개를 넘길 수 있었다. 더 던질 수 있어도 규정상 강제적으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구원투수 노경은이 안타 두 개와 볼넷 1개로 2실점하면서 스코어는 순식간에 0-3으로 벌어졌다.초반 라운드일수록 불펜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선발투수 이닝당 평균 투구 수가 15개라면 1라운드에선 4회가 지나면 불펜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빠르면 3회부터 불펜이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최대 투구 수 80개가 적용되는 2라운드에서도 5~6회면 불펜이 몸을 풀어야 한다. 적재적소에 어떤 투수를 투입해 상대 흐름을 끊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투구 수를 관리하면서 휴식일을 이용하는 것도 필수적이다.코칭스태프는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선동열 대표팀 투수코치는 "WBC는 선발투수의 비중이 높지 않다. 투구 수나 연투 규정이 있어서 불펜이 중요하다. 힘든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대회에는 각 라운드별로 2명까지 투수를 교체할 수 있는 예비엔트리 제도가 적용된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는 오히려 불리한 제도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현재 전력으로 정면 돌파하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부상 선수 등 돌발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다"고 말했다. 이어 "투수가 많은 미국 같은 팀에는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중현 기자 2017.02.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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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호 대표팀, 언제나 기대를 넘어섰다

한국야구 지도자 중 김인식 감독만큼 국제대회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룬 이는 없다. 모두가 '어렵다'고 할 때 때론 기적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김인식호 대표팀은 한국 야구 중흥에 한 몫을 했다.김인식 감독은 두산 감독이던 2000년 시드니올림픽 코치로 프로선수가 주축이 된 대표팀 첫 코칭스태프가 됐다. 당시엔 '드림팀'이라고 했다. 대표팀 감독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이 처음이다.부산아시안게임은 1986년 서울아시아드 이후 16년 만에 홈에서 열리는 대회였다. 야구 대표팀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2연속 우승을 노렸다. 부담은 컸지만 이겨냈다. 예선 풀리그에서 4전 전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4차전에선 일본에 9-0 완승을 거뒀다. 준결승과 결승에선 각각 중국과 대만을 꺾고 대회 2연패를 이뤄냈다. 5경기에서 딱 5점만 내 준 마운드의 짜임새가 돋보였다. 첫 출항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인식호는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강에 성공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성과였다. 대표팀은 일본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 이어 미국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도 일본-미국-멕시코와 한조를 이뤄 3전 전승을 기록했다. '숙적' 일본과는 1,2라운드 도합 두 번의 맞대결을 펼쳐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기형적인 일정 탓에 일본과 준결승에서 다시 만났고, 0-6으로 패하며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다. 대표팀은 6승1패로 대회를 마무리했고, 우승을 차지한 일본의 성적은 5승3패였다.김인식 감독은 2009년 열린 2회 WBC 사령탑을 또 한 번 잡았다. 첫 대회의 4강은 '우연'으로 치부되는 자리였다. "대표팀 감독은 독이 든 성배"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다시 해냈다.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된 A조 2회전에서 일본에 2-14로 대패했지만 중국을 꺾고 순위결정전에 진출했다. 그리고 1라운드 최종전에서 일본을 1-0으로 제압하며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미국 펫코파크에서 열린 2라운드 1회전에서 멕시코, 2회전에선 일본을 연이어 꺾었다. 하지만 쿠바를 꺾고 기사회생한 일본을 순위결정전에서 다시 만나 2-6으로 패했다. 분위기가 한풀 꺾인 대표팀의 준결승전 상대는 베네수엘라였다. 당시 베네수엘라는 선수단 절반 가까이가 현역 메이저리거였다. 준결승전 선발투수도 '빅리그 70승' 카를로스 실바였다.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지만 10-2 대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비록 일본에 3-5로 패하며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대표팀은 시종일관 끈끈한 경기력으로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김인식호는 다시 우승을 일궈냈다. 역시 쉽지 않았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윤성환과 안지만, 임창용(이상 당시 삼성)이 해외 원정도박 파문에 휩싸였다. 에이스 감으로 손꼽혔던 윤석민과 양현종(이상 KIA)도 부상으로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역대 최약체'란 평가가 뒤따랐다.하지만 국제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관한 초대 대회에서 김인식호는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최대 승부처인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선 0-3으로 뒤진 9회 4-3으로 역전에 성공, 드라마를 완성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감독 김경문) 이후 7년 만에 국제대회에서 우승컵을 한국에 안겼다. 김 감독 개인에게는 2002년 이후 13년 만의 국제대회 우승이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6.09.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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