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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즈 리셀? 럭셔리 라이프 플랫폼 향한, 네이버 크림의 원대한 꿈

네이버 손자회사 '크림'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스니커즈를 더 비싼 가격에 되파는 리셀 플랫폼에서 출발했지만, 고가의 애플 제품은 물론 바이크와 자동차까지 취급 목록에 추가하고 있다. 패션 리셀 플랫폼을 넘어 한정판 고급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가운데 투자금융(IB)업계에서는 크림의 기업공개(IPO)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고 있다.21일 업계에 따르면 크림은 최근 사업목적에 자동차매매업을 추가했다. 자동차매매업은 자동차의 매매 또는 매매 알선, 등록 신청의 대행을 목적으로 한다. 추후 크림이 플랫폼에서 자동차까지 취급할 여지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인 크림은 2021년 1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에서 분사했다. 이후 운동화를 비롯해 꼼꼼한 정품 검수를 거친 명품 패션잡화로 보폭을 넓히면서 국내 1위 리셀 플랫폼으로 올라섰다. 지난해에는 테크 카테고리를 개설하고 애플 등의 전자제품도 리셀 품목에 올렸다. 크림 앞에 제한은 없는 분위기다. 크림은 최근 한국 대표 도자 브랜드인 광주요와 고 김정기 작가와의 마지막 협업 작품을 발매하며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BT21 X SUPER73' 컬래버레이션 바이크까지 선보이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자동차를 향한 관심도 꾸준하다. 크림은 지난해 5월에는 중고차 검수·판매 스타트업 체카에 15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해 지분 3%를 취득했다. 이번 자동차매매업 사업목적 추가와도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00% 늘어난 459억5800만원을 기록했다. 거래액은 약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올해 크림 거래액이 2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크림이 리셀 플랫폼 중에는 최초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크림은 지난 3월 총 2206억원 규모의 시리즈C를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가치 9700억~9800억원 가량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크림은 2021년 3월 첫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가 900억원 수준에 그쳤다. 불과 2년 사이 10배 넘게 기업가치가 뛴 셈이다.크림은 지난달 김영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김 CFO는 IB 전문가로 JP모건과 한국IB부문 대표를 역임했다. 카카오페이 IPO 등 굵직한 인수합병(M&A)과 IPO를 성사시킨 경험도 있다. 김 CFO가 앞으로 크림의 상장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기업의 관심도 크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크림에 대해 "리셀 상품 카테고리를 지속 확장해 국내 1위 C2C 커머스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크림 관계자는 "지금 당장 자동차매매를 하는 것이 아니며, 큰 틀에서 여러 가지를 검토하는 일환에서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힙한 감성과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는 럭셔리 라이프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것이 크림이 지향하는 목표"라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22 07:04
자동차

현대차에 KG까지...뜨거워진 완성차 '중고차' 경쟁, 기대와 우려

현대차·기아, KG모빌리티(쌍용차) 등 완성차 업계가 올 하반기부터 인증 중고차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이미 사업을 펼치고 있는 수입차 업체들과의 정면승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간 허위·미끼 매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상당했던 탓에 이들 완성차 업체의 시장 진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도 크다. 다만 일부에서는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중고차 신뢰도가 높아짐과 동시에 가격 역시 상승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너도나도 인증 중고차 진출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3일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내 사업 목적에 '금융상품판매대리 및 중개업'을 추가했다.지난해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에서 의결된 인증 중고차 사업 진출이 올해 5월부터 시범 판매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돼 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금융 프로그램 강화를 통해 신차 구매 부담을 완화하고, 인증 중고차 사업으로 신뢰도 높은 중고차를 제공하는 등 고객 실 부담을 줄이겠다"고 말했다.기아도 지난 17일 주총에서 같은 안건을 상정해 통과시키며 인증 중고차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현대차그룹은 ‘5년 이내이면서 10만㎞ 이내인 자사 브랜드 차’를 대상으로 200개 항목의 품질검사를 거친 제조사 인증 중고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기아 브랜드와 제네시스도 모두 포함해 판매하겠다”고 했다.현대차·기아는 원활한 부품 수급을 위해 비수도권에 중고차 센터를 짓지만, 중고차 거래 자체는 온라인 사이트와 앱을 통한 ‘원스톱 사고팔기’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다는 계획이다.중고차를 팔 경우 고객이 온라인 플랫폼에 신청하면 차량 평가 시스템을 통해 적정가격에 차량을 매입한다. 중고차를 살 경우에도 온라인 플랫폼에서 차량을 검색·비교하고 계약·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주문 차량은 고객이 원하는 주소로 직접 배송해 준다.이와 별도로 기아는 오프라인 거점을 마련해 중고차를 사기 전에 시승할 수 있고, 차량 출고 전 검수 과정을 디지털로 구현해 고객이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으로 중고차를 탁송받아 타본 뒤 맘에 안 들면 며칠 내 환불하는 제도 도입도 검토 중이다. KG모빌리티도 지난 22일 주총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공표했다.KG모빌리티 역시 현대차·기아와 마찬가지로 5년·10만km 이내의 자사 차량을 매입해 성능 검사와 수리를 거쳐 품질을 인증한 중고차를 판매한다. 올해 상반기까지 판매와 정비 조직 및 체제 등 사업 준비를 완료한 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르노코리아와 한국GM도 각각 인증중고차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앞다퉈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중고차 시장은 신차보다 몸집이 2배 이상 커 그동안 완성차 업계가 눈독을 들였으나,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완성차 진출이 금지돼왔다. 이에 SK그룹은 중고차 거래 플랫폼 'SK엔카'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로 매각했다.하지만 2019년 중고차 시장에 변화가 일었다. 그해 2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기한이 지나면서 중고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등은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신청했지만, 동반성장위원회에서 거절당했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사실상 가능해진 셈이다.시장이 개방되기 무섭게 완성차 업체가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 이유로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은 '소비자 보호'다.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 판매는 168만여 대였던데 비해, 중고차 거래는 380만대로 규모가 2배를 넘어섰다. 중고차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허위·미끼 매물 등으로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팽배해 시민단체들이 시장 개방을 요구해왔다.막 뽑은 신차라도 고객이 타는 순간 중고차가 되는 만큼 가격 산정과 품질 조회, 보증 등에서 중고차 시장이 지닌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것이 완성차업체의 역할이라는 논리다. 고객이 타던 중고차를 제 값에 잘 처분해야 신차도 더 잘 팔린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업계 관계자는 "신차 구매 소비자의 보호를 위한 차원에서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진입 필요성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제조사 입장에서는 중고차의 품질을 보증하고 정확히 문제를 판단해 수리하는 일이 신차 판매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완성차가 중고차 사업에 진출할 경우 시장 신뢰도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중고차업계도 이견이 없다. 완성차의 중고차 시장 가세가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가 신차 뿐 아니라 중고차까지 보증·관리해주는 체제가 이뤄진다면 그만큼 브랜드 가치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가 품질보증을 해줘 중고차 가격 방어가 이뤄지면 같은 브랜드 내 모든 차량에 대한 신뢰와 평가가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한번 판매한 신차를 중고차로 매입하면서 다른 신차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선순환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주거래 계좌를 변경하지 않는 은행 고객처럼 자동차 역시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충성 고객을 확보할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완성차 업계의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 소비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중고차거래 앱 이용 경험(지난해 1월 이후)이 있는 소비자 134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소비자들은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 찬성(5점 만점에 4.0점)의 뜻을 나타냈다.그동안 중고차 구매 과정에서 허위매물, 불투명한 가격 산정, 사고 이력 조작 등으로 불만이 컸던 소비자들이 대기업의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을 통해 구매 피로감을 덜 수 있다는 기대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한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적어도(대기업은) 사기를 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이라며 “이것만으로도 그간 중고차 업계가 얼마나 많은 피해자를 양산해 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월간소비자 1·2월호에 실린 한국소비자연맹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1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중고차 관련 소비자불만 접수는 9376건으로 그중 '성능상태 불량'이 4614건(49.2%)을 차지했다.소비자연맹이 소비자불만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사고이력 미고지'가 1034건(11%,) '위약금 부과 및 계약금 환급 지연·거절' 402건(4.3%), '계약해지·해제' 311건(3.3%), '고지 내용과 상이함' 267건(2.8%) 순이었다. 기존 사업자·수입차와 경쟁 불가피…일부선 가격 인상 우려도완성차 업체들이 인증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미 인증 중고차 사업을 펼치고 있는 케이카와 엔카닷컴 등 중고차 플렛폼과 더불어 수입차와의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현재 수입차 브랜드 인증 중고차 매장은 100여 개에 달한다. 브랜드별 개수를 보면 수입차 1위 메르세데스 벤츠가 23곳으로 가장 많고, BMW 20곳, MINI 14곳, 아우디 11곳, 재규어·랜드로버 각각 8곳·폭스바겐 7곳 등 순이다. 이외 포르쉐(3개), 람보르기니(1개) 등 최고급 브랜드도 인증 중고차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다만 일부에서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두고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일부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어 중고차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수입 인증 중고차 역시 품질은 믿을 수 있어도 가격이 비싸 아쉽다는 지적이 적잖이 나오고 있다. 꼼꼼한 품질을 점검하는 만큼, 동일 모델의 연식, 주행거리 대비 가격이 100만~200만원가량 비싸기 때문이다.또 다른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시장 진출은 환영한다"면서도 "가뜩이나 중고차 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인증 중고차라는 이유로 가격 상승을 부추기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일반 매매상보다 가격이 비싼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의 가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대기업 진출은 곧 중고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결국 완성차 업체의 행보가 중요하다"고 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완성차 업계 중고차 시장 진출 3대 키워드-------------------------------------------------------------------------신차급 5년, 10km 미만의 차량신뢰도 직접 검수 및 보증하는 '인증 중고차' 판매하반기 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 하반기 시장 진출 공식화--------------------------------------------------------------------------◇신차와 중고차 거래 현황(단위: 대)--------------------------------------------------------- 신차 중고차---------------------------------------------------------2022년 168만5028 380만24542021년 173만5036 394만3501---------------------------------------------------------*자료=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2023.03.29 07:00
자동차

애원할 땐 언제고...현대차, 중고차 시장 진출 미룬 까닭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고차 사업 일정을 돌연 변경했다. 당초 이달 시범 사업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올해 하반기로 미뤘다. 소비자 후생 개선을 위해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소비자에게 최상의 중고차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업계는 최근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겹쳐 중고차 시장에 찬바람이 불자, 현대차그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침체된 시장에 자칫 성급하게 진출했다가, 사업성은 물론 '시장 정화' 효과도 반감될까 봐 일정을 미뤘다는 것이다. 기존 중고차 사업자들은 올해 상반기 얼어붙은 시장에서의 '생존' 걱정과 더불어, 하반기 현대차그룹 진출에 따른 '수익성 방어'라는 두 가지 숙제를 안게 됐다. 현대차, 하반기 사업 진출 공식화11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에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난 6일 “각 부문별로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 중고차 판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인증 중고차 사업은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수입 브랜드가 운영하는 방식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5년, 10만km 이내의 자사 차량 중 200여 개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차량만을 대상으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인증 중고차 상품화를 위해 물류시설을 갖춘 인증 중고차 전용 센터를 구축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중고차 품질 검사 및 인증 체계도 마련한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기존 경남 양산 출고 센터를 철거하고 인증 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약 2만9700㎡에 달하는 해당 부지에는 중고차 매매장과 진단 및 정비공장 등의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정밀진단 후 정비와 내·외관 개선(판금, 도장, 휠·타이어, 차량 광택 등)을 전담하는 상품화 조직을 운영해 중고차의 상품성을 신차 수준으로 높인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계획이다.또 현대차그룹은 경기도 안성교차로(IC) 인근에 있는 2만6000㎡(약 7800평) 부지의 매입 절차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안성 부지 매입을 마치는 대로 중고차 매매사업을 위한 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다.현대차그룹 이외에도 인천을 포함해 전국 최대 중고차 시장이 조성된 수원지역에서 기존 SK V1 모터스, 도이치오토월드 등 복합매매단지 인근 부지를 중심으로 관련 시설 조성을 위한 부지를 물색 중이다. 이미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1만6528㎡(약 5000평)가량의 중고차 전시장 부지도 확보했다. 자동차관리사업(매매업) 신규 등록도 마쳤다. 현대차그룹은 용인 외에 수원 등 수도권 중고차 매매단지를 중심으로 10개 안팎의 중고차매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매매업 등록을 위해서는 660㎡(약 200평) 규모의 전시장과 진입로 확보 등 다소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며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도 수입차 브랜드처럼 수원 도이치오토월드나 양재 오토갤러리 등 기존 중고차 단지를 활용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진출에 앞서 관련 인재 채용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15일까지 글로벌 인증중고차 사업 전략 업무를 담당할 신입사원을 뽑는다. 해당 직무는 해외 인증중고차 사업 운영을 지원하고, 판매 지원 전략을 수립하며, 자동차 잔존가치 분석 등을 맡는다. 앞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신년회에서 “글로벌 고금리 상황에서 고객의 신차 구매 부담 완화를 위해 금융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높이고, 인증 중고차 사업을 통해 신뢰도 높은 중고차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채용은 이런 회사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기아는 이날까지 국내 인증 중고차 고객센터를 관리할 직원을 채용했다. 이들이 맡게 될 업무는 고객상담 대응, 상담품질 관리, 시스템 구축 등이다. 기아는 서류 전형을 거쳐 내달 최종 합격 여부를 가린다는 방침이다.중고차 판매와 관련한 거의 모든 상담을 도맡는 고객센터의 설치는 사업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이에 업계는 기아가 현대차보다 더 빨리 인증 중고차 사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금리에 발목 잡힌 중고차 플랜현대차그룹이 하반기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진출 시기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현대차그룹은 당초 1~4월 동안 시범 판매를 진행한 뒤 5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 예정이었다. 중소기업 사업조정심의회가 지난해 4월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판매업 사업개시 시점을 올해 5월 1일로 권고하면서 1~4월 5000대 이내에서 인증 중고차 시범 판매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중소기업 사업조정심의회는 "제한적으로 조기 시범운영을 허용해 소비자들이 완성차 업체가 선보이는 고품질의 인증 중고차를 구매할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설명했다.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이 기회를 포기하고 하반기 시장 진출로 방향을 틀었다. 업계에서는 우선 '고금리'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고차 시장은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신차 출고 기간이 늘어나 반사이익을 누렸다. 하지만 올해에는 정반대로 경기침체로 인한 고금리로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실제 중고차 시장에서 평균 할부 이자율은 10% 중반대를 기록 중이다. 신차 할부 이자율(7~8%대)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다. 고금리는 자연스럽게 중고차 수요 위축으로 이어진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1월 중고차 재고는 11만2554대가량이다.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중고차 시장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기자 결국 중고차 거래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재고 금융도 축소되고 있다. 중고차 재고 금융이란 캐피털사가 중고차 매매업자에게 매물 구매 용도로 단기적으로 제공하는 대출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중고차 업자들의 중고차 자기자금 매입 비율은 10~20% 수준이다. 80~90%가 재고 금융을 끼고 중고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런데 최근 캐피털사들이 중고차 재고 금융을 50~60% 수준으로 축소했다.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과 레고랜드발 회사채 문제가 겹친 탓이다. 비교적 안정성이 떨어지는 중고차 재고 금융 규모를 줄였다. 매매업자들이 자금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면서 재고 물량이 시장에 쏟아졌다. 이에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는 매입 물량 조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선뜻 중고차 물량을 사들이기엔 자칫 재고자산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또 다른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 소비가 위축되면 재고관리 차원에서 대량 매입하기 부담스러울 것이고, 현대차 입장에서도 사업성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일부에서는 중고차 시장 침체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시장 진출에 따른 '정화' 효과도 반감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거래 대수 자체가 폭락해 소비자의 관심도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결국 타이밍이 문제다. 고금리로 중고차 시장 규모가 30% 정도 줄었다"며 "현대차그룹이 진출한다 해도 중고차 시장을 개선하는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동력이 약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금리 여파에 따라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줄고 있다는 점도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사업 관점에서는 오히려 걸림돌이다. 신차 대비 2배가량 높은 이자율 탓에 중고차의 가격적 메리트가 줄어든다. 구매 의지가 있는 소비자 입장에서 신차 시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고차 할부 이자율은 높게는 17%대까지도 형성됐다. 가격적 메리트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그나마 차량 구매 의지가 있는 소위 실구매자층은 차량의 급을 낮추더라도 신차 쪽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고금리에 따른 시장 침체와는 별개로, 소비자에게 최상의 중고차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사업 개시 시기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1.12 07:00
자동차

하반기 현대차 온다…분주한 중고차 업계

올해 하반기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앞두고 기존 중고차 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는 최근 이커머스 서비스 '내차사기 홈서비스'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스톱 상품화 공정을 갖춘 '케이카 홈서비스 메가센터'(메가센터)를 열었다.보다 전문적이고 높은 수준의 품질력을 구현해 국내 중고차 이커머스 선도 기업으로서의 새로운 도약과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취지다.경기도 이천에 이커머스 전용 지점으로 설립한 메가센터는 내차사기 홈서비스 전용으로 판매될 직영중고차의 품질 점검 및 관리, 상품화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오프라인 직영점 방문 없이 100%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케이카만의 이커머스 서비스의 품질 신뢰성이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이를 위해 케이카는 자동차 애프터마켓 서비스 전문 업체 TALGUT(탈것)과 손잡았다. 탈것은 대기업과 인증중고차 관련 협업을 진행해온 고려자동차의 자회사로, 중고차 상품화 전 과정에 대한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신 설비를 활용해 차량 진단과 경정비는 물론 도색, 광택, 세차까지 상품화의 모든 과정이 한곳에서 이뤄져 케이카가 직접 매입해 온 중고차 매물의 상품화 전체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 및 운영할 수 있다.메가센터는 차량의 주행 성능 상태를 확인해볼 수 있는 드라이빙 테스트 코스(왕복 2km구간)도 갖췄다. 메가센터에 입고되는 모든 직영중고차는 상품화 전·후로 주행 테스트를 거치며 보다 정확한 차량 상태 진단 및 상품화 이후 점검까지 면밀하게 체크한다.이와 별도로 케이카는 지분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공시를 통해 “최대 주주 한앤코가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엔카닷컴은 최근 고객에게 투명하고 믿을 수 있는 내 차 팔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엔카 비교견적 거래확인센터’를 열었다. 거래확인센터는 엔카 비교견적 진행 시 고객과 딜러 간 최종 거래가 합당한지 엔카에서 직접 확인 및 관리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거래확인센터를 통해 내 차 팔기 거래 결과를 전수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AJ셀카는 용인에 있는 자동차 복합단지 ‘오토허브’를 활용해 중고차 브랜드 입지 강화와 서비스 확장에 나섰다. AJ셀카는 3개 사업 부문 중 2개의 서비스 사업 부문에 대해 ‘오토허브’와 연계하는 리브랜딩을 진행한다고 최근 밝힌 상태다.온라인 내차팔기 서비스는 AJ셀카 브랜드를 유지하고, 온라인 내차사기(직영차)는오토허브 셀카로, 오프라인 경매장은 오토허브 옥션으로 서비스명을 변경한다. AJ셀카는 이번 서비스 리브랜딩을 통해 ‘오토허브’를 종합 중고차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중고차 판매 특화 네이밍을 강화할 예정이다.이와 별도로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중소업체들의 중고차 매입 채널을 만들기로 했다. 연합회는 올해 서비스를 목표로 중고차 매입 채널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중고차 매각 채널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중고차 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춰 다수의 중고차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추후 온라인 중고차 판매 플랫폼도 내놓을 예정이다.연합회 관계자는 "중고차 산업 및 정보기술(IT) 기획, 개발 전문가 등도 연구회에 합류해 중고차 매입·매매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며 "연구회 활동을 통해 소비자 권익 보호와 중고차 시장 이미지 제고, 중고차매매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의 경쟁력 확보와 부가가치 창출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1.12 07:00
자동차

내년 1월부터 중고차 시범 판매…분주한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내년 중고차 시장 진출에 앞서 관련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비시설을 갖춘 인증 중고차 전용 센터를 건립하고, 중고차 매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맞서 기존 중고차 업계는 전용 온라인 채널 개설부터 중고차 전시장과 카페, 식당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인프라 확충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현대차의 시장 진출에 맥없이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다. 현대차, 인증센터 구축 등 준비 '착착'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경남 양산에 인증 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기존 양산 출고 센터를 철거하고, 11월 새 건물을 신축해 내년 1월 센터를 정식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약 2만9700㎡에 달하는 해당 부지에는 중고차 매매장과 진단 및 정비공장 등의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정밀진단 후 정비와 내·외관 개선(판금, 도장, 휠·타이어, 차량 광택 등)을 전담하는 상품화 조직을 운영해 중고차의 상품성을 신차 수준으로 높인다는 게 현대차의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3월 중고차 사업 방향을 공개하며, 인증 중고차 전용 허브기지를 구축해 국내 최고 수준의 중고차 품질인증을 위해 자사가 보유한 제조 및 사후관리(AS) 노하우를 활용해 총 3단계에 걸친 '중고차 품질검사 및 인증체계(매집점검-정밀진단-인증검사)'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현대차는 경기도 안성교차로(IC) 인근에 있는 2만6000㎡(약 7800평) 부지의 매입 절차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안성 부지 매입을 마치는 대로 중고차 매매사업을 위한 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이외에도 인천을 포함해 전국 최대 중고차 시장이 조성된 수원지역에서 기존 SK V1 모터스, 도이치오토월드 등 복합매매단지 인근 부지를 중심으로 관련 시설 조성을 위한 부지를 물색 중이다. 이미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1만6528㎡(약 5000평)가량의 중고차 전시장 부지도 확보했다. 자동차관리사업(매매업) 신규 등록도 마쳤다. 현대차는 용인 외에 수원 등 수도권 중고차 매매단지를 중심으로 10개 안팎의 중고차매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매매업 등록을 위해서는 660㎡(약 200평) 규모의 전시장과 진입로 확보 등 다소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며 "이 때문에 현대차도 수입차 브랜드처럼 수원 도이치오토월드나 양재 오토갤러리 등 기존 중고차 단지를 활용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이처럼 중고차 센터 건립과 부지 매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당장 내년 1월부터 인증 중고차 시범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사업조정심의회는 지난 4월 현대차의 중고차 판매업 사업개시 시점을 1년 연기해 내년 5월 1일로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심의회는 1년 유예와 함께 2023년 1~4월 5000대 이내에서 인증 중고차 시범 판매를 허용했다. 제한적으로 조기 시범운영을 허용해 소비자들이 완성차업체가 선보이는 고품질의 인증 중고차를 구매할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취지다. 대신 정부는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2023년 5월부터 1년간 2.9%, 2024년 5월부터 1년간은 4.1%로 제한했다.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는 현대차는 5년·10만km 이내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200여 개 항목의 품질검사를 통과한 차량만을 선별한 후 신차 수준의 상품화 과정을 거쳐 판매할 방침이다. 중고차 업계, 경쟁력 강화 '맞불'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기존 중고차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케이카는 중고차 전용 이커머스 채널 개설 준비에 한창이다. 현대차의 중고차 판매 방식이 온라인 판매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온라인 전용 상품을 늘려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천·여주 등 경기 남부권에 이커머스 허스 센터 부지 매입도 검토 중이다. 엔카닷컴은 최근 고객에게 투명하고 믿을 수 있는 내 차 팔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엔카 비교견적 거래확인센터’를 열었다. 거래확인센터는 엔카 비교견적 진행 시 고객과 딜러 간 최종 거래가 합당한지 엔카에서 직접 확인 및 관리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거래확인센터를 통해 내 차 팔기 거래 결과를 전수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먼저 엔카 비교견적으로 고객과 거래한 모든 딜러는 최종 거래 결과를 거래확인센터에 신고해야 한다. 엔카는 모든 거래 내역을 꼼꼼히 확인한다. 특히 현장 감가가 발생 시 정확한 감가 부위와 사유를 확인하고 감가 금액이 적절한지도 검토한다. 부정감가가 의심될 경우에는 성능점검기록부와 별도의 정비내역서를 통해 조사해 부당감가로 최종 판단되면 엔카가 고객에게 직접 부당감가 금액을 보상한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엔카 비교견적을 통해 서비스 이용 마지막까지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신뢰 강화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렌터카는 차별화된 매장으로 승부를 걸었다. 중고차 전시장에 카페, 식당, 메타버스 체험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센터를 건립, 소비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복합센터는 자사의 안성 중고차 경매장 옆에 마련될 예정이다. 롯데렌터카는 그동안 렌터 계약이 만료한 매물을 B2B(기업 간 거래) 형태로 판매해왔다. 센터가 마련되면 중고 렌터카를 직접 고객에 판매해 이윤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AJ셀카는 용인에 있는 자동차 복합단지 ‘오토허브’를 활용해 중고차 브랜드 입지 강화와 서비스 확장에 나섰다. AJ셀카는 3개 사업 부문 중 2개의 서비스 사업 부문에 대해 ‘오토허브’와 연계하는 리브랜딩을 진행한다고 최근 밝힌 상태다. 온라인 내차팔기 서비스는 AJ셀카 브랜드를 유지하고, 온라인 내차사기(직영차)는오토허브 셀카로, 오프라인 경매장은 오토허브 옥션으로 서비스명을 변경한다. AJ셀카는 이번 서비스 리브랜딩을 통해 ‘오토허브’를 종합 중고차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중고차 판매 특화 네이밍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중소업체들의 중고차 매입 채널을 만들기로 했다. 연합회는 내년 중 서비스를 목표로 중고차 매입 채널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중고차 매각 채널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중고차 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춰 다수의 중고차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추후 온라인 중고차 판매 플랫폼도 내놓을 예정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중고차 산업 및 정보기술(IT) 기획, 개발 전문가 등도 연구회에 합류해 중고차 매입·매매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며 "연구회 활동을 통해 소비자 권익 보호와 중고차 시장 이미지 제고, 중고차매매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의 경쟁력 확보와 부가가치 창출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10.06 07:00
자동차

침체된 중고차 시장…침수차 우려에 하반기도 암울

중고차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고물가·고유가·고금리 여파로 올해 상반기 시장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하반기 '침수차'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업계는 침수차 구매 피해를 우려하는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보상 프로그램 강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고유가·경기침체 우려에…중고차 판매↓ 17일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고차 등록 대수는 193만532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줄었다. 업계에서는 중고차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인식과 금리 인상, 기름값 상승이 겹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먼저 그간 신차 주문 후 대기기간이 1년을 넘기는 등 출고 적체 장기화로 중고차 가격이 치솟은 점이 예비 수요자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일부 인기가 많은 차종은 신차 출고 후 몇 달이 지나서도 가격이 거의 내리지 않거나 오히려 웃돈을 얹어 되파는 사례도 있었다. 가뜩이나 가격이 높아 부담인데, 금리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고물가에 경기침체 우려가 동시에 번지면서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움츠러든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가진 자산이 쪼그라든 데다 올 하반기나 내년 이후 경제 상황이 불투명해진 만큼, 지갑을 닫는 이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지난해 비롯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과 같은 글로벌 공급망 대란도 중고차 시장 침체를 불러온 요인으로 꼽힌다. 중고차 시장은 소비자들이 신차를 사면서 자연스레 중고 매물이 쌓여가는 구조로 이뤄졌다. 하지만 공급망 대란으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면서 중고 매물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기름값이 여전히 높은 점도 구매를 미루게 하는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와 기름값이 높다 보니 소비자들은 ‘나중에 사자’며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신차 판매가 줄면서 중고 매물이 줄다 보니 자연스레 전체 판매량 역시 줄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침수차 유통 가능성 우려 문제는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는 데 있다. 최근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대량 발생한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중고차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자칫 침수차 문제가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실 침수차도 소유자나 판매자가 침수 사실만 제대로 밝히면 중고차 거래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침수 사실을 제대로 밝히면 판매가 어려워져 침수 사실을 쉬쉬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결국 침수차 사기 행위가 발생, '물 먹는' 피해자를 양산한다. 침수차 사실을 속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보상받지 못한 침수차의 경우 정비업체를 통해 침수 흔적을 없애는 경우가 있다. 소유자나 번호판을 여러 번 바꿔 침수 사실을 숨기려는 '침수차 세탁'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침수 피해를 보험으로 보상받은 차들도 중고차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침수차 수리비용이 보험사가 정한 가치를 초과하거나 수리를 하더라도 제 기능을 다 할 수 없어 '전손 보험사고' 처리된 차량은 보험사가 인수한 뒤 폐차 과정을 밟는다. 하지만 일부는 중고차 시장에 몰래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침수로 기능에 문제가 생겼지만,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침수차 부품도 유통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중고차 침수차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중고차 업계는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가뜩이나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이번 침수차 사태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마저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카(K Car)는 당초 이달 종료할 예정이었던 '침수차 안심 보상 프로그램'을 오는 9월 30일까지 한 달 더 연장키로 했다. 차량을 구매한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케이카 차량 진단 결과와 달리 침수 이력이 있는 차로 판명되면 차량 가격과 이전 비용 등을 전액 환불해주고 추가 보상금을 지급한다. 특히 케이카는 침수 이력이 확인되면 추가 보상금을 기존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케이카는 자동차의 내·외부 사고 및 교체, 엔진, 변속기 등 성능 진단을 비롯해 침수, 자기 진단, 도막 측정 등을 진행하며 침수차의 경우 매입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록적인 폭우로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자 침수차 보상 프로그램을 강화한 것이다. 케이카 관계자는 "침수차는 절대 매입하지 않지만 최근 집중호우로 침수차 구매 피해를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조치"라고 했다. 직영 중고차 오토플러스의 비대면 브랜드인 리본카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신뢰를 강화하고자 '침수차 책임 보상 프로그램'을 내달까지 진행한다. 침수차를 취급하거나 판매하지 않지만, 침수차에 대한 고객의 걱정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만약 구매한 차량이 침수차인 것으로 확인되면 차량 가격의 100% 환불은 물론 취·등록세의 300%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준다. 이와 함께 300만원의 추가 보상금도 함께 지급한다. 국토교통부 인가 자동차매매업(중고차) 대표 단체인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침수차와 관련해 소비자 지침을 안내하고 나섰다. 연합회는 정식 매매사업자(딜러)를 통해 중고차를 사면 자동차관리법의 법적 효력을 갖지만, 개인 직거래의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없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침수차의 경우 자기차량손해(자차) 담보에 가입된 경우 대부분 자동차보험 처리를 하게 되는데, 이 경우 100% 이력이 남고 전손 침수의 경우 폐차처리가 자동차 관리법상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보험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카히스토리' 서비스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며, 침수차량 조회 메뉴를 통해 차량번호만 입력하면 무료로 침수 여부를 알 수 있다. 지해성 연합회 사무국장은 "침수돼 안전운행에 지장이 있는 차들은 폐차 혹은 말소되어 유통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미한 침수 등의 차량은 정비·검사 등을 통해 안전을 확인 후 일부 유통될 수 있지만, 정식 딜러는 차량의 침수 여부를 반드시 고객에게 알려주도록 법제화하고 있다"며 "개인 직거래보다 정식 딜러 판매자와의 거래를 추천한다"고 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08.18 07:00
경제

현대차가 파는 중고차…기존 매매업자와 차별점은

정부가 대기업의 중고차 판매업 진출을 허용하면서 현대자동차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빠르면 상반기, 늦어도 연내에 인증 중고차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기존 매매업자들과 어떠한 차별화를 둘지 벌써 관심이 쏠린다. 2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는 지난 17일 심의위를 열고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이로써 현대차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중고차 매매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9년 2월 중고차 매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기한 만료 이후 진입을 저울질하던 현대차가 3년 만에 공식적으로 중고차 시장에 발을 내딛게 된다. 다만 심의위는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 시 기존 중고차 업계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를 열고 적절한 조처를 하기로 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사업 조정 절차만 빠르게 해결된다면 현대차가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연내부터 중고차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는 최근 중고차 관련 조직을 정비하는 등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지난 1월에는 경기 용인시에 자동차 매매업 등록 신청도 마쳤다. 또 지난 20일 중고차 판매업 사업 방향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현대차는 '5년 이내이면서 10만km 이내인' 자사 브랜드 차를 200개 항목의 품질검사를 거쳐 판매한다. 아울러 타사 브랜드나 연식이 오래된 차도 모두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매입한 중고차 중 '인증 중고차'로 판매할 차만 남기고, 나머지는 경매 시장이나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로 넘긴다는 계획이다. 매입한 중고차를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여기에 360도 가상현실(VR) 기능을 구축, 차량 상태를 자세히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차에서 나는 냄새나 흡연 여부 등 후각 정보와 차량 엔진 소리 등 청각 정보에 가상 시승 화면까지 제공하는 '오감정보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국내 최고 수준의 중고차 품질검사와 인증을 위해 총 3단계에 걸친 중고차 품질검사와 인증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인증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를 구축, 정밀진단 후 정비와 내·외관 개선을 통해 상품성을 신차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결국 성공의 관건은 가격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중고 거래 물량보다 비싸질 거란 분석이 나온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입차 업체의 '인증 중고차'가 시장에 들어온 지 10년이 넘었는데, 사후 서비스나 보증 기간을 늘려서 일반 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5% 정도 가격이 높다"며 "현대차도 유사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joognang.co.kr 2022.03.24 07:00
경제

현대차 뛰어든 중고차…완성차 총출동

완성차 업계가 분주하다.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가 이미 시장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기아·쌍용차·르노삼성·한국GM 등이 뒤따르고 있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이하 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를 시작으로 기아·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중고차매매업 참여를 위한 내부 준비에 들어갔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7일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고 중고차 사업 비전과 사업 방향을 최초로 공개했다. ‘5년 미만, 주행거리 10만㎞ 이내’ 차량 중 품질검사를 통과한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중고차 판매에 나선다는 게 골자다. 그 외 중고 차량은 직접 판매하지 않고 기존 업체들에 넘기기로 했다. 중고차 업체들과의 상생을 위해 2024년까지는 시장점유율을 자체적으로 제한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현대차의 발표 이후 기아도 전북 정읍에 사업자 등록을 신청하는 등 중고차 사업 진출 작업에 들어갔다. 나머지 3사도 중고차 시장 참여를 위해 준비 중이다. 협회는 생계형 적합업종 미지정 시 6개월 내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시 오는 2026년 이들 업체의 합계 시장 점유율은 7.5~12.9%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2026년 중고차 판매 예상 규모 중 매매업자거래 비중을 해외 선진 시장의 70% 수준으로 가정한 결과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매매시장 독과점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협회 측 주장이다. 공정거래법은 1개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 3개 이하 기업들의 합계 시장 점유율이 75% 이상인 경우 독과점으로 규정하고 있다. 협회는 "일부에서 주장하는 완성차 업체의 시장 진입 시 독과점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입은 거래 안전성 제고에 따른 시장 규모 확대, 다양한 거래 시장 발전으로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소비자 후생을 높이고 자동차 부품산업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등 산업 생태계의 외연을 확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에 중고차 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당장 현대차를 걸고넘어졌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현대차의 ‘5년 미만, 주행거리 10만㎞ 이내’ 차량 판매는 소위 A급 중고차 매물을 독점하겠다는 의도”라며 “상생하겠다고 내놓는 프로그램들의 실상은 결국 중고차 업계를 고사시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중소벤처기업부는 대선 이후인 다음 주 중 중고차 시장의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업계에서는 중기부가 여론을 의식해 중고차 사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에 지정해달라는 중고차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되 시장점유율 제한 등의 조건을 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3.10 07:00
경제

3월 대선 영향? 3년 기다린 중고차 개방에 제동 걸렸다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중고차 매매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업종 심사를 3월 이후로 미루고, 현대차에는 중고차 사업 진출 '일시정지' 권고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3월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거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3일 현대차를 대상으로 중고차 판매와 관련해 사업개시 일시정지 권고를 내렸다. 앞서 중고차 단체인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중소기업중앙회에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막아달라며 사업조정 신청을 제출한 바 있다. 사업조정은 대기업이 들어와 중소기업의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을 때 심의 과정을 거쳐 정부가 사업축소 등을 권고하는 제도를 말한다. 다만 정부는 심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업 개시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킬 수 있는데 이번이 이에 해당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가 사업을 시작하고 난 뒤에 사업 조정 심의 등을 거치면 제도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일시정지 권고를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일시정지 권고에 따라 현대차는 관련 심의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장 진출이 제한될 전망이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 14일 최종적으로 중고차판매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도 개최했으나 이마저도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심의위는 3월 추가 회의를 연다는 방침이다. 보완 자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유다. 중기부의 이런 결정에 대해 중고차 업계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심의위 판단이 지연되면서 소비자 선택권이 장기간 제한되고 있다”며 "결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고 눈치를 봐가면서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인 자동차시민연합은 "소비자 보호보다 정치적 논리에 의해 결정이 내려졌다는 데 실망이 대단히 크다"며 "이달 중으로 중고차 시장 개방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감사원 국민감사청구서를 접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1.20 07:00
경제

대기업 중고차 진출 선언…중고차 가격 또 오르나

완성차 업계가 2022년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정부가 중고차판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에 대한 심의를 미루는 것에 대해 더는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이미 인증 중고차 사업을 펼치고 있는 수입차 업체들과의 정면승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의 시장 진출로 중고차 신뢰도가 높아짐과 동시에 가격 역시 상승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계는 내년 1월부터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다. 완성차 업체가 소속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정만기 회장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산업발전포럼에서 "국내 완성차 업계는 내년 1월부터 사업자 등록과 물리적 공간 확보 등 중고차 사업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며 중고차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법적으로 중고차 시장 진입에 제한이 없음에도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의 반발로 인해 3년간 시장 진입을 자제해 왔지만, 거듭된 협상에도 중고차 매매업계가 합의 의지를 보이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게 완성차 업체의 입장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중고차 매매업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업체 등록만 하면 완성차 업체도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입이 불가능했지만 2019년 초에 지정 기한이 이미 만료돼 지금은 법적으로 아무런 걸림돌이 없는 상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연내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른 시일 내 결론을 내릴 것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심의위원회 일정조차 정하지 못하자 완성차 업계는 더는 시간을 끌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으로 본격적인 중고차 시장 진출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도 이전부터 꾸준히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해온 만큼 내년부터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는 데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평가다. 완성차 대기업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이미 인증 중고차 사업을 펼치고 있는 케이카와 엔카닷컴 등 중고차 플렛폼과 더불어 수입차와의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수입차 브랜드 인증 중고차 매장은 총 101개에 달한다. 브랜드별 개수를 보면 수입차 1위 메르세데스 벤츠가 23곳으로 가장 많고, BMW 20곳, MINI 14곳, 아우디 11곳, 재규어·랜드로버 각각 8곳·폭스바겐 7곳 등 순이다. 이외 포르쉐(3개), 람보르기니(1개) 등 최고급 브랜드도 인증 중고차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두고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일부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어 중고차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에서 현대차그룹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11월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점유율은 각각 41.8%(1038만대)와 28.0%(696만대)로 합산 점유율은 69.8%에 달한다. 전체 등록대수는 2486만대다. 수입 인증 중고차의 경우에도 품질은 믿을 수 있어도 가격이 비싸 아쉽다는 지적이 적잖이 나오고 있다. 꼼꼼한 품질을 점검하는 만큼, 동일 모델의 연식, 주행거리 대비 가격이 100만~200만원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일부 인기 차종 중고차의 경우 1만km를 주행해도 신차보다 비싼 사례마저 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시장 진출은 환영한다"면서도 "가뜩이나 중고차 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인증 중고차라는 이유로 가격 상승을 부추기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 매매상보다 가격이 비싼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의 가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대기업 진출은 곧 중고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결국 완성차 업체의 행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12.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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