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CC 게 섰거라"…대한·아시아나항공, 새 기종 도입 경쟁 '후끈'
국내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신형 항공기 확보 경쟁이 뜨겁다. 이들은 연료 효율과 탄소 배출을 크게 개선한 신형 항공기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장거리 노선 강화를 통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급성장 중인 저비용항공사(LCC)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꿈의 항공기' 보잉 787-9 첫 공개 대한항공은 27일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에서 조원태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신형 항공기로 '꿈의 항공기'(드림라이너)로 불리는 '보잉 787-9' 도입 기념식을 열었다.이날 기념식은 조 사장이 지난 달 대한항공 사장에 취임한 이후 갖는 첫 공식 행사다.보잉 787-9는 최첨단 고효율 친환경 항공기로, 기압과 습도 등 고객 편의기능이 대폭 업그레이드된 것이 특징이다.일반적으로 고지대로 올라갈수록 기압이 낮아지고 산소가 부족해 쉽게 피로해지는데, 보잉 787-9는 기압을 더 높임으로써 장거리 여행에 따른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기존 11% 수준이던 기내 습도도 15~16% 수준으로 향상해 쾌적함을 더했다.또 탄소복합소재 50%, 알루미늄 합금 20%를 사용해 무게는 낮추고 내구성은 높여 연료소모율이 타 항공기 대비 20% 개선됐다. 탄소배출량도 20% 정도 줄였다. 여기에 대한항공이 개발한 6가지 핵심부품 기술력도 탑재했다. 항공기 날개 끝에서 항력을 감소시키는 구조물인 '레이키드 윙팁'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대한항공이 운항하는 보잉 787-9는 일등석 6좌석, 프레스티지석 18좌석, 일반석 245좌석 등 총 269석으로 구성된다.대한항공은 보잉 787-9를 국내에서 무선국 인가와 시범비행 등을 거쳐 3월 중순부터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오는 6월에는 캐나다 토론토 노선에 투입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스페인 마드리드에도 운항할 예정이다.조 사장은 "이번 보잉 787-9 차세대 1호 항공기를 시작으로 2019년까지 총 10대를 도입해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 A380 도입 채비 한창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버스가 제작한 차세대 항공기인 A350-900을 들여오기 위한 분주하다. 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타운 운항훈련동에서 김수천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A350-900 시뮬레이터 도입식을 진행했다.시뮬레이터는 실제 항공기 인수 전 안전운항 훈련을 돕도록 제작된 장비다. 이번에 도입한 A350-900 시뮬레이터는 항공기 조종석과 동일한 형태의 시설에서 일반 비행뿐 아니라 특이 공항 이착륙, 악기상, 화재 등 다양한 상황에 대비한 훈련·심사를 할 수 있다.A350-900은 300석 규모의 중대형기로 환경친화적인 항공기로 꼽힌다.신형 롤스로이스 트렌트 XWB 엔진을 장착했고 유선형 날개로 제작돼 경쟁 항공기인 보잉 777보다 연료 효율이 25% 뛰어나며 이산화탄소 배출도 25% 적다.기내 소음이 적고 풀 LED 조명을 적용한 데다 기내 공기 순환 시스템을 개선해 승객을 위한 기내 쾌적함도 높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중장거리 노선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350-900을 올해 4대를 먼저 도입한 뒤 오는 2025년까지 총 30대를 들여온다는 계획이다.앞서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하늘 위의 호텔’이라 불리는 A380 총 6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국내 대형 항공사들이 잇따라 신형의 대형 항공기 도입하는 것은 LCC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LCC는 낮은 요금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이 국내선은 56%에 이르고, 국제선도 20%를 돌파하는 등 최근 급성장 중이다.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서로 경쟁하듯 신형 항공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며 "단거리 노선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LCC에 밀리 수밖에 없다는 것에 대한 현실적 대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
2017.02.28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