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보험·재테크
고금리 계속+중금리대출 확대…인터넷은행, '연체율 관리' 과제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우려했던 '연체율 관리'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금융당국의 요구에 발맞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올려놨는데,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가계의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연체율 상승세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이 0.49%로 1년 전보다 0.27%포인트 상승했다.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지난 2021년 말 0.22%에서 지난해 1분기 말 0.26%, 2분기 말 0.33%, 3분기 말에는 0.36%로 오르며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특히 4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연체율이 0.13%포인트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다.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지난해 말 0.36%로, 1년 전(0.22%)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다.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케이뱅크 역시 지난해 3분기까지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67%로, 2021년 말보다 0.26%포인트 상승했다. NPL은 0.22%포인트 오른 0.76%로 나타났다.같은 기간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0.30%포인트, NPL 비율은 0.26%로 집계됐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정체성에 따라 중금리 대출 보급 활성화를 주문해왔고,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향후 신사업 인허가 시 고려하겠다고 압박하면서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목표치 달성을 위해 애를 썼다. 이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작년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인 25%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이런 상황에 고금리 여파가 겹치면서 중저신용자들의 상환 여력이 악화하자, 인터넷은행들의 연체율이 상승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는 각가 30%와 32%로 더 올려놓은 상태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가 쉽사리 꺾일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연체율에 비상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특히 부동산 시장의 불안으로 올해 가계의 대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8일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가계 연체율도 당연히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 경제는) 가계부채에서 부동산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상대적으로 손실 가능성이 낮은 담보부대출 취급을 확대하고, 독자적인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고도화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23일 기준금리를 동결로 맞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미국과 금리 격차가 1.25%포인트까지 벌어져 있어 아직까지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 상승폭이 더 가팔라질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3.02.14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