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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 고윤정 “17대1 격투신 영광…희수와 실제 닮아” [IS인터뷰]

“여성 캐릭터인데도 17대1로 싸우는 신을 연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배우 고윤정이 디즈니+ 드라마 ‘무빙’으로 날아올랐다. 극중 체대 입시생이자 무한재생 초능력을 지닌 희수 역을 맡아 걸크러시 매력과 풋풋한 로맨스 연기를 선보이면서 시청자에게 또 한번 눈도장을 찍었다. ‘무빙’ 공개 후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고윤정은 “여고생 설정 상 치마에 반팔을 입다 보니까 연기할 때 상처도 많이 났다”면서도 무엇보다 “17대1 싸움 신을 찍기 전부터는 너무 설레더라”라며 웃었다. 지난달 9일 첫 공개된 ‘무빙’은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닥치는 거대한 위험에 함께 맞서는 초능력 액션 히어로물이다. 고윤정은 아빠 장주원(류승룡)을 생각하는 따뜻한 고등학생 희수 역을 연기했다.희수는 무척이나 씩씩하고, 털털한 인물로 드라마의 유쾌한 분위기를 책임진다. 고윤정은 인터뷰 내내 똑부러지게 캐릭터 설명과 연기관 등을 밝혔는데, 실제 희수와 닮은 점이 무척 많다고 전했다. “오디션 현장에서 바로 대본을 읽느라 준비한 게 많지 않았어요. 사실 즉석 리딩에 약하고 어려워하는 편인데 희수는 저와 말투와 성격이 비슷해서 그런지 낯설지가 않더라고요. 예상했던 것보다 술술 읽히기도 했고요. ‘내가 희수를 연기했으면 좋겠다. 진짜 잘할 수 있는데’라고 혼자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돼서 너무 좋았죠.” 다만 “촬영할 때는 싱크로율이 99% 되는 거 아닐까 여겼는데 볼수록 차이점이 느껴진다”며 “내가 희수처럼 걱정을 미리 사서 하는 편도 아니고 털털하거나 고통, 상처에 무딘 건 비슷하지만 희수가 훨씬 더 따뜻하고 다정한 것 같다”고 웃었다. 고윤정은 자신이 지닌 특유의 저음 목소리가 캐스팅된 또 하나의 이유라고 밝혔다. “나중에 ‘무빙’ 강풀 작가님에게 얘기를 들으니 목소리 영향도 컸다고 하더라”며 “내 목소리에 불만족은 없는데 목소리가 좋다는 칭찬을 받고 장점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무빙’은 공개 후 8월 3, 4주차 키노라이트 통합 콘텐츠 랭킹 1위를 차지하고 TV화제성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공식 플랫폼 서비스 펀덱스 공개 TV-OTT 종합 화제성 1위를 기록하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고윤정은 ‘무빙’의 이 같은 인기를 예견했다고 한다. “작가님, 감독님뿐 아니라 제가 아는 선배들이 거의 다 출연하니까 (흥행이) 안 될 수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인지 처음엔 엄청나게 부담이었어요. 촬영 직전까지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선배들 사이에서 유독 못하는 것처럼만 보이지 않으면 좋겠단 마음이 컸어요. 그런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정말 친구들과 함께 학교 다니 듯 , 물 흐르듯이 찍었고 눈을 감았다가 뜨니까 방학이 끝난 느낌이었죠. 그래서 나중엔 ‘너무 편하게 찍은 것 아닌가’ 싶어서 걱정 반, 기대 반이 되더라고요.(웃음)”고윤정은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실제 체대 입시학원에 다니기도 했다고 전했다. “달리기는 평소 좋아하고 잘하지만 어떻게 하면 체대 입시생처럼 보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학원을 4~5개월 정도 다녔다”며 “밤샘 촬영해도 덜 지치고 촬영 중반이 넘어가니까 체력이 더 좋아지더라”고 말했다. 고윤정은 ‘무빙’ 공개 후 화제가 된 17대1의 액션 시퀀스에 대해서도 남다른 연기 소감을 전했다. “워낙 임팩트가 있는 장면이다 보니 준비를 많이 했어요. 실제 촬영 공간이 넓어 살수차를 부르기엔 고려해야 할 게 많아서 원작과 달리 진흙에서 구르는 걸로 바뀌었어요. 액션 합을 미리 맞춰 놨지만 진흙이라 미끄러지고 넘어져서 그대로 가지 못하고 액션이 조금씩 변형됐는데, 그게 오히려 더 리얼하고 완성도 있게 나온 것 같아요. 힘들었지만 너무 잘 나온 장면이에요.”다만 “고운 진흙이 아니라 운동장 바닥에 물을 뿌린 거라서 입자가 거칠었다. 상처를 입기도 했다”고 고충을 전하며 “상처가 재생되는 부분만 CG였다”고 비하인드를 덧붙였다. 고윤정은 지난 2019년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으로 데뷔한 후 ‘스위트홈’, ‘환혼’, 영화 ‘헌트’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그는 데뷔 후 4년간 걸출한 작품들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은 것을 두고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다. 그 시기에 나와 잘 맞는 역할이 들어왔다”며 “오디션을 잘 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잘하진 않아도 정말 언제나 최선을 다했어요. 그래서 후회가 없고 이 정도면 잘 살아온 것 같아요. ‘무빙’ 또한 최선을 다한 작품이라서 시청자들이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액션 스케일도 더 커지고 이야기도 더 재밌을 거예요. 희수 또한 성장하고요. 앞으로도 기대해주세요.”‘무빙’은 지난달 9일 에피소드 7개가 첫 공개됐다. 이후 매주 수요일 2개씩, 마지막 주는 3개로 총 20개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9.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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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 김도훈 “‘나도 너랑 해서 영광’이란 김성균 말에 울컥” [IS인터뷰]

디즈니+ 시리즈 ‘무빙’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미국 OTT 훌루에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공개 첫 주 시청시간 기준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에 등극했으며, 디즈니+ 아태(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공개 첫 주 최다 시청 시리즈에 올랐다. OTT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에서는 신호등 평점 95%대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인기 요인으로는 배우들의 열연을 빼놓을 순 없다. 특히 배우 류승룡, 조인성, 한효주, 류승범 등 대선배들 사이에서 후배들의 활약이 빛나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극 초반부를 이끌어가는 강훈 역의 김도훈을 만났다.“반응을 찾아보진 않아요, 기대하고 봤다가 실망할 것 같아서 먼저 안 보는 편이거든요. 대신 지인을 통해 듣는 편이에요. 화제성이 있는 작품이다 보니 사람들도 많이 봐주는 것 같아요. 재밌다고 해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다. 김도훈은 극중 아버지 재만(김성균)에게서 빠른 스피드와 힘을 물려받은 정원고등학교 학생 이강훈을 연기했다.“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제일 잘할 수 있겠다’ 느낀 캐릭터예요.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가 많이 와닿았어요. 그 모습이 뭉클하기도, 궁금하기도 했죠. 아버지와의 이야기가 심오해 보이지만 어떤 부자 관계든 느껴볼 법한 이야기예요. 엄마한테는 살갑게 해도 아빠랑은 은근히 어색할 때가 있잖아요. 물론 지금은 아빠가 친구처럼 느껴지지만 어릴 때는 이상하게 둘만 있으면 어색했던 것 같아요. 그런 경험들이 작품 안에 녹아있죠.”김도훈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묻자 “강훈과는 다르다. 오지랖이 많은 편”이라고 웃었다. 김도훈은 “난 다 알아야 되고, 문제가 생기면 다 해결해야 하는 홍반장 스타일이다. 어떻게 해야 학교가 더 재밌어질까, 참신한 체육대회는 뭘까,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바빴던 것 같다”며 “반면 강훈이는 맡은 바만 다 해낸다”고 이야기했다. 김도훈은 주변 사람들 덕분에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강풀 작가와 박인제 감독은 김도훈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디렉팅을 최소화했다.“작가님은 대본을 지도 정도라고 생각하고 편히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해주셨어요. 감독님은 제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많이 노력해주셨죠. 뭐가 낫냐고 물어보면 감독님은 ‘네가 한 게 자연스러워’라고 해주셨어요. 너무 좋았죠.”아버지로 등장한 김성균에 대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그는 “하루에 몰아서 찍다 보니 성균 선배랑 찍는 신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났는데 소문으로 들었던 것처럼 너무 친절하고 따뜻한 분이었다”며 “같이 이야기하면 ‘어떻게 해야 내가 말을 더 예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이어 “연기할 때는 서먹함을 연기해야 하지만 그 외에는 편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선배면 어려울 수 있는데 먼저 편히 대해주셨다. 마지막 촬영하고 인사를 하니 ‘나도 너랑 할 수 있어 영광이었어’ 해주시더라. 내가 뭘 잘했다고 그렇게 말해주나 해서 울컥했다”고 회상했다. 김도훈은 지난 2016년 영화 ‘미행’으로 데뷔했다. 이후 ‘절대 그이’, ‘의사 요한’, ‘다크홀’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해 경력을 쌓아왔다. 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잘되고 싶은 마음에 조급함이 많았었다고 털어놨다. 김도훈은 2년 전부터 생각을 정리해나갔고 “배우 일을 오래 할 거니까 흥미를 잃지 말자”고 다짐했다.“예전엔 이것저것 다 하고 싶고 잘되고 싶었어요. 이미 잘된 친구들도 있다 보니 조급함이 많았죠.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으니 실수하는 게 당연한데, 바보 같은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2년 전부터는 하나하나씩 해나가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소속사 선배들이 조언도 많이 해주셨죠.”끝으로 김도훈은 ‘무빙’ 후반부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그는 “각 잡혀 있고 어른스럽던 강훈이가 처음으로 아이 같은 모습을 드러낸다”며 “정원고 친구들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재미를 예고했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8.29 05:55
연예일반

‘무빙’ 고윤정 “류승룡, 진짜 딸 바보처럼 다정하고 섬세해” [인터뷰②]

‘무빙’ 배우 고윤정이 부녀 호흡을 맞춘 배우 류승룡에 대해 “실제 선배도 아들이 두 분 계신데 진짜 딸이 있고 딸 바보인 것처럼 다정하고 섬세하게 챙겨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고윤정은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공개 후 일간스포츠를 만나 이 같이 말하며 “서로 어떻게 촬영을 하자고 말 안 해도 자연스럽게 연기를 만들어갔다”고 떠올렸다. ‘무빙’은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닥치는 거대한 위험에 함께 맞서는 초능력 액션 히어로물. 고윤정은 아빠를 생각하는 따뜻한 체대입시생 장희수 역을 연기했다. 고윤정은 “류승룡 선배는 많은 작품에서 워낙 딸바보 역할로 유명하고 많이 해왔다. ‘킹덤’에서도 그러지 않았나”라며 “내가 아빠를 딸 바보로 만들 만큼 사랑스러운 연기를 보여줘야겠다는 다짐으로 임했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또 “사실 ‘무빙’ 캐스팅만으로 설렜다. 대단하신 선배들과 함께 현장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며 특히 “류승룡 선배는 첫만남에서 꽃을 주실 정도로 다정한 데다가 장난기도 많으셔서 더 좋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무빙’은 지난 9일 에피소드 7개가 첫 공개됐다. 매주 수요일 2개씩, 마지막 주는 3개로 총 20개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8.23 17:33
영화

[단독] 한효주 “감사와 외로움이 내 원동력..이제는 의무감 느껴”

“일간스포츠는 데뷔 때부터 같이 해왔어요. 제 흑역사 사진도 많을걸요?”한효주는 바쁘다. “보이지는 않지만 소처럼 일하고 있다”는 그의 말처럼, 쉼없이 일하고 있다. 디즈니+ 시리즈 ‘무빙’과 넷플릭스 영화 ‘독전2’는 촬영을 마쳤고, 주지훈과 호흡을 맞추는 ‘지배종’은 한참 촬영 중이다. 각 작품 사이마다 이틀 정도 밖에 쉬지 못했다. ‘독전2’로 허리까지 내려오게 길렀던 머리를 촬영을 마친 다음 날 자르고, 그 다음 날 ‘지배종’ 촬영에 들어갔다.20년 전 고등학교 1학년 때 청주에서 연기하겠다며 서울에 왔던 소녀는, 그렇게 쉼없이 달려 지금 한효주가 됐다. 일간스포츠는 그런 한효주와 데뷔 때부터 같이 했다. 2023년 일간스포츠 재창간을 기념한 인터뷰 요청에, 그가 흔쾌히 응한 이유기도 하다. ‘지배종’ 촬영에 바쁜 나날이지만 잠시 시간을 낸 한효주와 만났다. 예전보다 더 단단해진 듯했다.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해진 듯했다. 소처럼 일하는데도 더 단단해지고 더 건강해진 건, 감사하는 마음 때문인 듯했다. 마침 인터뷰를 한 날은 한효주의 생일(2월22일) 전날이었다. 한효주는 팬들과 12년 동안 매년 생일에 맞춰 연탄 봉사를 한다. 감사하는 마음, 남들 뿐 아니라 이제는 자신에게도 감사하는 마음, 그런 마음이 한효주를 더 단단하고 더 건강하고 더 깊게 만든 듯했다.“’지배종’ 촬영이 일주일 정도 빈 적이 있어요. 일본에 친한 언니가 있어서 그 친구 집에 머물렀죠. 떨어져 있는데도 나와 친구 해줘서 감사한 동생이에요. 매일 저녁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 시간이 너무 감사했어요. 그런데 그 언니가 요즘 매일 자기는 자신한테 감사한 일을 열가지씩 얘기한다고 하더라고요. 예컨대 치킨을 먹으면 치킨을 먹은 데 감사한 게 아니라 치킨을 먹을 수 있는 자신의 튼튼한 이와 소화할 수 있는 위장에 감사하다는 거에요. 그 때부터 매일 저도 저에 대한 감사한 것들을 꼽고 있어요. 처음에는 어렵지만 점점 더 저에 대해 감사하게 되고, 그래서 남과 상황에 대한 감사도 커지는 것 같아요.”청주에서 나고 자란 한효주가 연기자의 꿈을 꾼 건 우연이었다. 좋아했던 아역배우를 보고 “쟤는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잘하지”라고 생각하며 검색해봤다. 그 아역배우가 당시 연기학원으로 유명했던 MTM 소속이란 걸 알게 됐다. 마침 홈페이지 배너창에 모델 선발대회가 떠서 프로필 사진을 응모했더니 연락이 왔다. “되게 겁먹고 엄마한테 이야기했더니 너무 읏으셨어요. 때마침 여름방학이라 추억만들기로 엄마와 서울에 같이 왔죠.”그 대회에서 2등을 해서 받은 상금이 70만원. 한효주가 처음 번 돈이다. 그리고 제안 받아 참여한 게 한효주의 데뷔로 알려진 미스 빙그레 선발대회다. 1등을 해서 250만원을 받았다. 연극영화과로 진학을 하려 청주 부모님 곁을 떠나 분당 고모집에서 같이 살았다. 고모 부부와 두 조카와 같이 살면서 꿈을 키웠다. 그렇게 우연찮게 시작한 게 지금 한효주의 삶이 됐다. 감사할 일이 많았지만, 그 때는 자신에 대한 감사는 할 수 없었다. 아니 하지 못했다. -2005년 시트콤 ‘논스톱5’로 연기자 활동을 시작했는데. 지금과는 사뭇 다른 캐릭터였는데.워낙 잘하는 게 없어서 작가님이 존재감이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주셨다. 운이 좋아서 그런 캐릭터가 통하긴 했는데 늘 괴로웠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맨 땅에 헤딩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맨날 머리만 깨졌다. 연기 못한다고 촬영장에서도 혼나고, 회사에서도 혼났다. 왜 세트장에선 다 함께 울리는 스피커폰으로 위에서 지시를 하지 않나. 그러면 연기 못한다고 하는 소리가 하느님 목소리처럼 들린다. 거기에선 못 우니깐 화장실 달려가서 울고, 화장 고치고 다시 하곤 했다.-그래도 그 뒤로 ‘가을동화’ ‘겨울연가’ 연작 개념인 ‘봄의 왈츠’ 주인공을 맡게 됐는데.원래 하기로 했던 분이 하차 하면서 갑자기 오디션을 봤다. 그 자리에서 일주일 뒤에 오스트리아로 출국할 수 있겠냐고 하시더라.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답했는데, 잘하겠습니다와는 역시 달랐다. 내 스스로 연기를 못한다는 걸 잘 아니깐 촬영장이 너무너무 무서웠다. 자신감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해는 떨어지는 데 내가 우는 연기를 해야 하는데 울지 못하니깐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나만 쳐다보는 것 같았다. 어느 스태프 분이 지나가면서 “넌 미스 캐스팅이야”라고 하기도 했다. 차 문을 열고 나오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만 같았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 제일 아팠다. 잠도 못자고 매일 울어서 얼굴이 맨날 퉁퉁 부은 채로 찍었다. -그랬던 한효주가 어떻게 연기자의 길을 계속 걸을 수 있게 됐나.이윤기 감독님의 ‘아주 특별한 손님’(2006)이라는 독립영화를 찍으면서다. 13회차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감독님이 매일 숙제를 내주셨다. 이 인물에 대해 일기를 써보라고 하셨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인지를. 매일 생각했다. 혈액형은 뭘지, 좋아하는 향수는 뭘지, 어떤 음악을 좋아할지, 그렇게 인물을 만들어간다는 게 너무 재밌더라. 이렇게 캐릭터를 창조해낼 수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다. 그 뒤로 지금까지 그렇게 캐릭터를 준비한다.-그 뒤로 쉼없이 작품 활동을 하다가 2019년 할리우드 영화 ‘본’시리즈 스핀오프 드라마 ‘트레드 스톤’ 촬영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는데.‘트레드 스톤’은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은 작품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저를 다시 살린 작품이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을 때였다.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된 작품이라 바닥까지 떨어졌던 자존감이 회복되기도 했고, 액션을 연습해야 해서 체력도 좋아졌다. 무엇보다 다시 할 수 있다,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먹게 해준 작품이다. 내가 한 모든 작품들은 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다 소중하다. -‘트래드 스톤’ 이후 한국 복귀작인 ‘해적:도깨비깃발’은 전작에서 손예진이 맡았던 역을 해야 했기에 쉬운 도전은 아니었을텐데. 오히려 전작이 있어서 할 수 있었다. 흥행 결과와 상관없이 ‘해적:도깨비 깃발’은 너무 고마운 작품이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한국에 돌아왔고, 그 마음으로 출발한 작품이었다. 계속 칼을 쓰는 액션연습을 하면서 그 과정들이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이 한 동료들이 너무너무 좋았다. 해적단주 역할을 하다보니 내 위치와는 상관없이 여러 동료들을 끌고 가야하는 캐릭터라 또 그게 너무 감사헸다. 항상 선배들의 도움을 받던 위치였는데, 내가 뭔가를 주도해서 할 수 있는 위치가 작품 안에서 정해지니 또 다른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 뒤로 ‘해피니스’를 찍고 일주일 쉬고 ‘무빙’을 찍고, ‘무빙’을 찍으면서 ‘이십세기 소녀’와 ‘어쩌다 사장’에 출연했다. ‘무빙’ 끝나고 일주일도 안 쉬고 바로 ‘독전2’를 찍고, ‘독전2’ 끝나고 이틀 쉬고 ‘지배종’ 촬영에 들어갔는데. 왜 그렇게 쉬지 않고 일하나. 작품이 좋기도 했겠지만 쉬는 게 무섭기도 한가.작품이 좋아서 쉬지 않고 일했다. 그런데 이제는 좀 쉬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한효주는 씩씩하기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사람들이 외로움을 많기 타기도 하는데. 예술가들은 그런 외로움을 원동력으로 삼기도 하고.사실 늘 외롭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다. 외로움을 작품으로 채우려 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일중독처럼 일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게 나만의 것은 아닌 것 같더라. 김혜자 선생님 책을 읽고 있는데 작품을 할 때 불사르고 그 뒤로 공허함과 외로움이 오고 다시 작품으로 불사르신다고 하시더라. 너무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더라. 티를 안내는 성격이기도 하고, 그런 모습을 남에게 비추고 싶지 않은 성격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외로움이 일을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선생님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 너무 감사하다.-올해 공개 예정인 ‘무빙’은 초능력물이다. 맡은 역할은 그간 안 해봤던 엄마 역인데.원작자인 강풀 작가가 대본을 쓰셨는데, 대본 안에 강력한 휴머니즘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모성애를 연기해야 해서 부담이 너무 컸다.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캐릭터들과는 결이 너무 다른 역이고. 고사도 했었다. 한다고 한 뒤 부담이 너무 커서 촬영 전날까지 체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내가 엄마가 되어 본 적이 없으니, 내가 나의 엄마가 되자고 마음 먹었다. 우리 엄마를 떠올렸다. 너무나 헌신적인 분이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었을텐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그런 사랑을 받아봤으니 내가 우리 엄마가 돼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역시 올해 공개 예정인 ‘독전2’에선 1편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큰 칼이라는 캐릭터를 맡았는데. 몸을 만드느라 무척 고생했다던데.‘뷰티인사이드’를 같이 한 백 감독님이랑 당시 스태프들이 모두 같이 한다. 그게 너무 좋았다. 2년 전쯤 백 감독님이 작품을 준비 중일 때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까요,라고 했던 적이 있다. 백 감독님이 손목을 썰어야 하는 데 괜찮겠냐고 하시더라. 2년 뒤에 진짜 그런 역할을 제안해주셨다. 몸을 만들기 위해 수분 조절까지 했다. 매일 6시간씩 운동한 다음 촬영 들어가기 3일전부터 물을 아예 안먹었다. 그러면 몸에서 수분이 빠져서 근육이 갈라지면서 드러난다. 너무 힘들면 얼음을 입에 물었다가 뱉었다. 그렇게 만든 작품이라 애정이 크다.-‘지배종’은 ‘비밀의 숲’ ‘라이프’ 이수연 작가의 신작인데.이야기가 너무 너무 재밌다. 1,2부 대본을 보고 작가님 미팅을 했는데, 그 뒤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듣는 동안 소름이 세 번 돋았다. 너무 존경스럽더라. 어떻게 그런 이야기들이 머리 속에 담겨 있는지, 너무 너무 대단한 것 같다. -‘무빙’은 초능력물, ‘독전2’는 범죄물, ‘지배종’은 스릴러다. 장르 작품을 많이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장르물을 해야지,라고 한 건 아니다. 다만 20대때는 장르물에서 여성 캐릭터들이 소모적으로 쓰이는 게 많았다. 그런데 요즘 장르물에는 여성 캐릭터가 주체적이고 극을 이끄는 게 많다. 예전에는 그냥 도전했다면 이제는 그런 것들을 조금 더 생각하게 된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여배우들이 이런 장르물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되길, 그런 책임감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 같다. 마냥 어린 게 아니라 그렇게 됐네요.-최근에 감사한 게 있는지. 생일이라고 미역국을 끓여 주시려 서울에 오신 부모님이 계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좋은 동료 선배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또 매년 생일이면 12년째 연탄봉사를 하는 팬들이 있다.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나에 대한 감사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알려준 친구가 있어서 감사하다. 이렇게 일간스포츠와 인터뷰하는 이 시간이 생일선물 같아서 감사하다.-재창간한 일간스포츠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데뷔 때부터 늘 만났다. 매 작품마다 만났고. 제 흑역사 때 사진들도 정말 많이 갖고 있을 것이다. (웃음)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일간스포츠도 더 좋은 언론사, 더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주는 신문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2.2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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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랭키 영빈 “엑소 선배 부러웠다, 초능력 갖게 돼 기뻐”

그룹 블랙키 멤버들이 초능력을 가지고 돌아왔다. 블랭키는 24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새 디지털 미니앨범 ‘K2Y ll: 패션 ’(K2Y ll: PASSION ) 발매를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이번 앨범에서는 평행세계, 초능력과 같은 거대한 세계관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멤버 영빈은 “엑소 선배들이 초능력을 갖고 계시지 않느냐”며 “나도 능력 같은 걸 가져보고 싶다고 느꼈는데 이렇게 좋은 능력을 받게 돼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블랭키에서 영빈은 시간 지배 능력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예언, 크기 조정, 공간 연결, 천리안, 힐링, 마인드 컨트롤, 투명인간, 중력 컨트롤 등의 능력을 멤버들이 나눠 갖고 있다. 앨범의 타이틀 곡 ‘푸에고(번 잇 업)’는 웅장한 드럼비트 위 강렬하고 이국적인 리드가 인상적인 곡이다. 블랭키는 이 곡으로 본격적인 컴백 활동에 돌입한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08.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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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민·양세찬, 첫 참여 '초능력전'으로 "물 만난 물고기"

전소민·양세찬이 처음으로 참여한 초특급 '초능력전'이 공개된다. 28일 방송되는 SBS '런닝맨'에서는 10주년을 기념해 초능력 학교를 배경으로 레이스가 진행됐다. 전소민·양세찬은 신입생으로 등장해 초능력 선배들을 능가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시작부터 의지를 불태웠다. 두 사람은 "드디어 초능력을 써보는구나"라며 정말 해보고 싶었던 초능력전에 대한 기대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양세찬은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초능력이 시너지를 내며 1대 초능력전부터 참여한 최고참 선배 유재석·지석진을 쥐락펴락하는 히든카드로 등극했다. 전소민은 특유의 러블리함을 극대화하는 초능력을 장착, 차원이 다른 반전 초능력으로 멤버들을 꼼짝 못 하게 하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방송은 28일 오후 5시.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0.06.2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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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가 사라졌다? 활기 찾는 충무로 여우들

'실업난'을 호소하던 충무로 여자 배우들이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김태리·김지원·심은경 등 20대 젊은 배우들을 중심으로 영화판의 여성들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남자들을 보조하는 소모적 역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얼굴로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이를 주도하는 배우는 김태리다. 2월 '리틀 포레스트(임순례 감독)'로 류준열을 제치고 출연진 명단 1번에 이름을 올렸다. 이 영화는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김태리(혜원)가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인 류준열(재하)·진기주(은숙)와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속 모든 사건이 김태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2016년 영화 '아가씨(박찬욱 감독)'로 얼굴을 알린 그는 단 세 편 만에 첫번째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최근 6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영화 '1987(장준환 감독)'에서는 홍일점으로 활약한다. 김윤석·하정우·유해진 등 걸출한 대선배들 사이에서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가 맡은 87학번 연희는 여성이라기보다는 '보통 사람'임이 강조되는 역할. 영화의 엔딩은 김태리가 연기하는 연희의 몫이다. 아직 영화판에서 익숙한 얼굴은 아니지만, 2월 8일 개봉하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김석윤 감독)'로 관객과 만나는 김지원도 주목할 만하다. 그간 '조선명탐정' 시리즈에서 여배우는 김명민·오달수 콤비에 곁들여지는 존재였다. 연기나 역할보다는 미모가 강조됐다. 그러나 이번 세번째 '조선명탐정'은 조금 다르다. 김지원이 연기하는 기억을 잃은 괴력의 여인 월영은 미모가 아니라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측은 "이전 시리즈의 여성 캐릭터와 달리 월영은 사건 해결에 없어서는 안될 공을 세우며 명탐정 콤비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시리즈 사상 가장 적극적인 여주인공"이라고 콕 집어 설명했다. 31일 선보이는 영화 '염력(연상호 감독)'의 심은경도 류승룡의 뒤를 이어 출연진 명단 두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염력'은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아빠 류승룡(석헌)과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빠진 딸 심은경(루미)이 세상에 맞서 상상초월 능력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만 2편의 영화를 선보인 바 있는 심은경은 '여배우 실업난' 속에서도 단단히 입지를 굳혔다. 남자 영화만 가득한 충무로에서 여자 배우들이 일자리를 잃은 지 오래다. 지난해 '아이캔스피크(김현석 감독)'의 주연배우 나문희를 제외하곤 두각을 나타낸 여배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정우·이병헌 등이 연달아 영화를 개봉시킬 때, 다수의 여자 배우들은 아예 출연을 하지 못하거나 보조적 역할에 머물러야 했다. 덩달아 일부 장르에만 국한된 한국 영화판의 기형적 성장이 많은 우려를 낳기도 했다. 2018년은 여성 배우들에게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남배우들 못지 않은 여배우의 흥행력을 증명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남성의 보조자 역할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히 가장 주목받는 20대 여배우이자 '리틀 포레스트'의 주연 1번으로 나서는 김태리의 흥행 성적은 여배우의 티켓 파워를 입증하는 첫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기 경력 53년차, 70세의 여배우 윤여정은 "요즘 영화에 남자들만 나오더라. 최근에 본 '1987'도 김태리만 여자고, 남자만 떼로 나온다. 어떤 현상인 거다. 때가 지나면 여자들이 기량을 펼치는 세상이 올 거다"고 말했고, 한 영화계 관계자는 "여성 영화도 많은 관객들이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여자들이 나오는 영화에 투자고 되고 제작도 될 것이다"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ins.com 2018.01.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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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무서운 음반판매량의 비밀…판타지+완성형

"음악 방송에서 1위 하고 싶습니다." 지난 6월 컴백한 남성 12인조 아이돌 엑소가 밝힌 올해 목표였다. 엑소는 이로부터 4개월 뒤인 9월, 이 목표를 너무 쉽게 뛰어넘어 버렸다. '으르렁'으로 Mnet '엠카운트다운' SBS '인기가요' MBC '음악중심'에서 트리플크라운(3주 연속 1위)을 달성했다. KBS 2TV '뮤직뱅크'에서도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엑소의 1위 달성은 높은 음반 판매 점수 덕분이다. 6월 발표한 정규 1집 'XOXO(Kiss&Hug)'과 8월 공개한 리패키지 앨범을 묶어 무려 73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져온 음반 불황에 유래를 찾기 힘든 스코어. 같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동방신기가 2008년 4집 '미로틱'으로 46만장의 판매량을 기록, 골든디스크 음반대상을 받았던 것과 비교해도 엄청나게 무서운 판매량이다. 엑소의 새 앨범만 나오면 소녀팬들이 꼭 닫아 두었던 지갑을 두 말 않고 열었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엑소는 데뷔 2년 만에 이처럼 강력한 팬덤을 형성할 수 있었을까. 판타지 아이돌 엑소의 발자취를 따라갔다.▶판타지 아이돌…스토리텔링으로 팬덤 잡아엑소의 73만장 판매는 기념비적이다. 70만장 돌파는 김건모 7집(139만장), 조성모 4집(96만장) 등이 발표된 2001년 이후 12년 만의 대기록이다. 막강한 소녀팬덤이라고만 설명하기에도 뭔가 부족함이 있다. SM의 기라성 같은 아이돌 선배들인 동방신기·슈퍼주니어·샤이니도 최근 발표한 앨범들이 50만장 언저리에서 그쳤을 뿐이다. 엑소의 팬덤이 빛을 발한 이유는 데뷔 초부터 고수한 스토리텔링이 먹혀든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단순이 음악을 좋아하고 춤을 따라하는 수준을 넘어 팬과 아티스트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엑소는 태양계 외행성인 '엑소플래닛(EXOPLANET)'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름이다. 미지의 행성에서 지구로 불시착한 12명의 멤버들은 각각 초능력을 갖고 있다. 크리스(비행), 레이(치유), 루한(염력), 시우민(빙결), 타오(타임컨트롤), 첸(번개), 찬열(불), 백현(빛), 카이(순간이동), 수호(물), 세훈(바람), 디오(힘) 등이다. 판타지 아이돌의 탄생.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는 곧 신화로 발전했다. 데뷔곡 '마마'의 뮤직비디오는 엑소의 탄생을 신화화한 부분이 엿보인다. '12개의 힘이 생명의 나무를 돌봤지만 붉은 기운이 침범해 나무를 둘로 나눴고 12개의 힘은 반으로 나뉘어 꼭 닮은 두 개의 태양을 만든다'는 내용이다.1집 활동에서도 '인간을 사랑하게 된 늑대'('늑대와 미녀') '그녀에게 다가서는 다른 늑대들에게 드러낸 질투심'('으르렁') 등 판타지적 스토리텔링을 이어가 큰 성공을 거뒀다. 어른들에게는 조금 유치할 수 있지만 청소년에게는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판타지가 된다. 팬들은 엑소가 만들어준 놀이터 속에서 자유롭게 '팬질'을 시작한다. 일례로 엑소를 주인공으로 한 팬픽(팬과 픽션의 합성어로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쓰는 소설)이 셀 수 없이 쏟아지는 것을 들 수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팬픽이 아이돌 팬덤의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는데, 샤이니 팬픽이 압도적이라면 인피니트와 엑소가 그 뒤를 따르는 양상이다. 특히 엑소는 최근 멤버별 팬페이지가 압도적으로 많은 그룹으로 꼽힌다"고 전했다.▶다년간 쌓은 'SM의 프로모션 노하우'엑소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기획력의 총집합체다. 탄생 배경부터가 그렇다. SM이 공들이는 '제1시장' 중국을 염두에 둔 치밀한 전략으로 팀을 구성했다. 6명의 한국인 멤버로 구성된 엑소K와 3인의 중국인+2명의 한국인+중국계 캐나다인 1명으로 멤버를 구성한 엑소M이 '마마'로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데뷔, 한·중 시장을 동시 공략한 전략이 성공요인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아시아 음악시장의 주축인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이슈 몰이를 하며 데뷔와 동시에 아시아 시장이 주목하는 그룹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 올해 시작된 '완전체 엑소' 활동은 양국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두 팀이 뭉쳐 시너지를 낸 효과를 고스란히 얻었다. 한국에서의 앨범 판매량만큼, 중국 팬들의 구매 또한 그 숫자가 엄청난 것으로 알려졌다.프로모션도 남달랐다. 2011년 말부터 100일에 걸쳐 엑소 멤버를 한 명씩 알리는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100일 글로벌 프로젝트'로 데뷔 전부터 한국을 넘어 글로벌 팬들을 보유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SM이 국내에서 첫 시도한 '리패키지' '멤버별 앨범 구성' 등의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엑소의 경우 1집이 42만 4260장(6월 3일 출시)이나 팔렸지만 신곡 '으르렁'을 섞은 1집 리패키지 역시 31만 2899장(8월 5일 출시)의 판매고를 올렸다. 팬들이 앨범을 음악을 듣기 위해 도구가 아닌, 소장품 개념의 선물로 여긴다는 걸 의미한다. 앨범에 멤버 중 한 명의 사진과 사인이 명함크기로 든 랜덤카드를 넣고, 각종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는 것도 앨범 판매에 큰 도움이 된다.관계자는 "랜덤카드 등의 이벤트는 SM이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국내 가요계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마케팅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12멤버의 랜덤카드를 모두 모으기 위해, 수십장의 앨범을 사는 팬들이 흔한 건 아니다. 그 만큼 강력한 엑소의 팬덤을 반증한다"고 전했다.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 2013.09.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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