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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벤투의 '독선'은 축구협회의 작품이다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다. 잘 논의했다."(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 "A대표팀 우선 원칙이 변하지 않았다. 아쉬움이 있다."(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 양쪽의 의견이 팽팽히 충돌하는 상황에서 중재자가 나섰다. 한쪽은 큰 만족감을, 다른 한쪽은 진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는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의 중재 실패다.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 나서는 A대표팀과 2020 도쿄올림픽 본선을 앞둔 올림픽대표팀의 선수 차출 분쟁이 일어났다. 일반적으로는 A대표팀 우선 원칙이 적용된다. 하지만 올림픽이 눈앞에 있다. 올림픽대표팀에서 A대표팀 주축 선수는 없다. 이들이 없어도 약체들과 상대하는 2차 예선 통과에는 지장이 없다고 본다. 김학범 감독은 "이번 만큼은 양보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끝내 외면했다. 그는 원두재, 이동경(이상 울산 현대), 송민규(포항 스틸러스)까지 올림픽대표팀 주축 3명을 불러들였다. 지난 3월 한·일전에서 올림픽대표팀 연령대 8명을 선발한 것과 비교하면 많이 양보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면밀히 살펴보면 그게 아니다. 한·일전에는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 유럽 주축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했다. 올림픽대표팀 선수들로 이 공백을 메웠다. 이번에는 다르다. A대표팀에 핵심 유럽파가 모두 합류한다. 그리고 중국파와 K리그의 새로운 인물까지 총 28인이나 선발했다. 평소 23명보다 많은 데도 올림픽대표팀 3명을 집어넣었다. 김학범 감독은 "우리 선수 중 A대표팀에 대체 불가한 선수라면 개의치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일방통행이다. 불통과 독선의 연속이다. 벤투 감독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축구협회의 무능 탓이 더 크다. 중재를 위해 이용수 부회장과 김판곤 전력강화위원장 등 축구협회 핵심 수뇌부들이 두 감독을 만났다. 같은 사람을 만났지만 양쪽의 말이 다르다. 벤투 감독은 "항상 그렇게 해왔듯이 선수를 평가하고, 원하는 선수를 선발했다. 축구협회 내 보고체계에 따랐다. 평범하고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은 "문화 차이를 느꼈다. 유럽에서는 올림픽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올림픽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차이가 컸다. 어떻게 보면 일본이 부럽다"고 털어놨다. 올림픽을 앞둔 상황은 예외적이다. 그래서 A대표팀 우선 원칙을 바꾸기 위해 축구협회가 중재를 시도했다. 그런데 변한 건 없었다. 벤투 감독의 인식을 그대로 인정했을 뿐, 도대체 무엇을 조율했다는 것인가. 축구협회는 벤투 감독 감싸기를 했을 뿐이다. 중재자로 나선 척 했으나 한쪽 편만 들었다. 사실 벤투 감독을 선임할 때부터 이런 기류가 느껴졌다. 2018년 8월 축구협회는 계획했던 감독 후보들에게 모두 퇴짜를 맞았다. 그러다 중국 충칭 리판에서 경질된 벤투와 계약했다. 절박했던 축구협회의 손을 벤투 감독이 잡아준 것이다. 벤투 감독이 실패하면 축구협회도 실패하는 상황이 됐다. 시작부터 벤투 감독이 우위에 있었다. 벤투 감독에게 강하게 박힌 독선의 이미지는 축구협회의 '작품'이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5.2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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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정몽규 회장님, 그래서 '어떻게' 책임진다는 겁니까?

"이번 패배의 결과는 모두 내가 책임지겠다."(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이번 패배에 대해 벤투 감독에게만 비난이 쏠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 최상의 상태로 경기를 치르도록 완벽하게 지원하지 못한 대한축구협회의 책임이 더욱 크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80번째 한·일전에서 대표팀이 0-3 참패하자 이례적으로 정몽규 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책임'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하지만 '어떻게'가 빠져있다. 핵심이 빠졌으니 지금의 위기를, 국민의 분노를 잠시나마 피하기 위한 말뿐인 책임에 불과하다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물론 달라진 건 있다. 그동안 위기 때마다 감독 뒤에 숨어서 모든 책임을 감독에게만 몰아 넣었던 '그들만의 책임'은 사라졌다. 대신 벤투 감독 감싸기로 바뀐듯 하다. 이 전향적 자세는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런데 오히려 분노를 더 크게 했다. '공식적으로' 축구협회는 벤투 감독에 대한 신뢰를 이어간다고 빠르게 발표한 것이다. 한국 축구 역사에서 한·일전 참패는 감독 경질의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 10년 전 삿포르 참사 0-3 패배는 조광래 전 감독 경질로 이어진 바 있다. 정몽규 회장은 이 참사 속에서 절대로 "벤투 감독 경질은 없다"고 선수를 친 것이다. 축구 팬들은 벤투에게 신뢰를 계속 보내라는, '강요'와 다름없다. 순서가 틀렸다. 방향도 잘못 잡았다. 감독이 책임질 수 있는 방법은 옷을 벗는게 유일하다. 이를 정몽규 회장이 막았다. 감독의 책임을 축구협회가 대신 가져가겠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감독을 경질하지 않고도 축구 팬들을 설득할 수 있는, 다른 확실한 방법을 내놔야 한다. 이 책임을 다한 뒤 벤투 감독 재신뢰를 요청하는게 올바른 순서다. 그런데 정몽규 회장이 내놓은 책임은 오히려 불신을 증가시켰다. 그는 "이번 일을 거울삼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구단과 지도자 등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대화하겠다.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6월부터 시작될 월드컵 예선에서는 축구팬과 국민 여러분에게 새롭게 달라진 대표팀, 기쁨과 희망을 주는 대표팀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많이 들어본 이야기다. 축구협회가 당연히 해야할 일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 대표팀 지원과 통솔, 방향 제시는 축구협회의 존재 이유다. 현장의 목소리에는 진작에 귀 기울이지도 않았다. 그동안 직무유기를 했다는 걸 스스로 고백한 셈이다. 문제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뒤 사과문을 제시하는게 맞다. 서둘러 사과부터 발표했으니 답은 내놓지 못한다.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면피용으로 읽히는 이유다. 정몽규 회장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달라질 대표팀이 책임의 핵심인 것 처럼 말했다. 아시아 최강 팀들이 모이는 최종예선도 아니고 2차예선이다. 상대는 북한, 투르크메니스탄, 레바논, 스리랑카. 굳이 달라지지 않아도 무난한 통과가 예상되는 대회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8전 전승으로 마친 예선이다. 2차예선에서 한국이 승승장구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한국이 선전한다면 지금의 비난과 분노가 사라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6월 아시아 2차예선에서는 객관적으로 '달라진 대표팀'을 확인하기 어렵다. 약체와의 승부에서 거둔 승률로 어떤 걸 판단할 수 있겠는가. 지금까지 축구협회가 위기 때마다 꺼낸 옛날 방식, 전형적인 물타기 아닌가. 지금 축구계는 한·일전 참패의 책임을 묻고 있다. 월드컵 2차예선과 연결하기 어렵다. 축구 팬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의 연속이었던 한·일전에 대한 진정한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고 있다. 2차예선과 결부시키는 건 축구협회조차 한·일전의 무게감을 외면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번에 못했으니 다음에 잘하겠다'는 목소리. 이건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 축구 팬과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무거운 책임을 약속해야 한다. 백서까진 아니더라도 선수 수급과 준비과정에 대한 어떤 실책과 실기가 있었는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무리한 한·일전이었다. 이를 추진한 핵심 인사의 징계가 먼저 진행되야 한다. 이어 벤투 감독의 변화를 이끌어낼 확실한 플랜을 제시해야 한다. 중간에서 눈과 귀를 닫으며 조율에 실패한 축구협회 행정력도 제재 대상이다. 어떤 방법으로 책임을 다 할지는 정몽규 회장의 선택에 달렸다. 그의 지도력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3.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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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벤투 감독님,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파울루 벤투(52)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금 '불통의 시대'에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오는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일본 대표팀과 친선전을 준비하는 과정을 놓고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그 배경에는 벤투 감독 '소통의 부재'가 큰 역할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꺾이지 않은 시점에서 일일 확진자 1106명(23일 기준)이 나오는 일본으로 원정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축구팬들이 당장 반발했다. 선수 차출 과정도 매끄럽지 않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손흥민(토트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주세종(감바 오사카), 부상자 홍철(울산 현대)을 선발하는 과정 등에서 일방통행을 강행했다. 선수 발탁 권한은 벤투 감독에게 있다. 하지만 소통과 배려 없이 남발하는 권한은 오래가지 못한다. 신뢰를 받지도 못한다. 당초 한·일전 명단에 벤투 감독은 올림픽대표팀 소속 5명을 선발했다. 원두재, 이동준(이상 울산), 조영욱, 윤종규(이상 FC 서울) 그리고 엄원상(광주 FC·부상으로 소집 해제)이었다. 올림픽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있는 유럽파 이강인(발렌시아)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도 선발했다. 유럽파는 A매치가 아닌 이상 차출 의무가 없다. 물론 복잡하지만 구단과 조율하면 올림픽대표팀 합류도 가능한 일이다. 유럽파는 그렇다 치더라도 올림픽대표팀 핵심 멤버 5인을 A대표팀으로 데려가는 건 '불통의 극치'라 할 수 있다. A대표팀 주축 유럽파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해 올림픽대표팀으로 땜질하려 했다면 이 역시 온당치 못한 처사다. 다른 시기라면 반길 일이다. 올림픽대표팀에서 '월반'해 A대표팀으로 가는건 한국 축구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위해서 좋은 현상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A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성장한 선수도 있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동반 상승 효과도 낼 수 있다. 지금 시기는 그럴 때가 아니다. 2020 도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7월 23일 개막이다. 4달 남았다. 코로나19로 올림픽대표팀은 제대로 된 소집과 평가전을 치르지 못했다. 3월 소집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이유다. 올림픽대표팀은 지난 22일 경주에서 소집했다. 외국 강호 혹은 다른 국가 올림픽대표팀과 평가전은 없지만 손발을 맞추고, 최종엔트리 윤곽을 잡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런데 벤투 감독의 결정으로 이 귀중한 시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됐다. 주축 선수들은 A대표팀으로 갔다. 이 과정의 마지막은 참담하다. 윤빛가람(울산)이 부상으로 낙마하자 대체 선수로 이동경(울산)을 뽑았다. 이동경은 올림픽대표팀 핵심 멤버다. 올림픽대표팀 합류를 준비하다 급히 인천공항으로 향해야 했다. 오직 A대표팀만 바라보는 벤투 감독의 아집을 느낄 수 있는 결정적 장면이다.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이동경은 사전에 미리 얘기된 부분은 없었다.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A대표팀 역시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소집과 평가전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올림픽대표팀과 상황은 다르다. 벤투 감독이 진행하고 있는 이 '무리한' 일본 원정의 1차 목표는 오는 6월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다. 이를 앞둔 마지막 평가전이다. 올림픽대표팀의 1차 목표는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 본선이다. 어느 대회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고, 어떤 대표팀에 더 배려를 해줘야할 때인가. 벤투 감독을 제외한 모두가 알고 있다. 한 축구인은 "월드컵 2차 예선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추진해야 하는가. 2차 예선을 대충 준비하라는 말이 아니다. 일본 원정을 가지 않아도, 올림픽대표팀에 배려를 해도 큰 무리 없이 치를 수 있는 대회라는 의미다. 아시아 강호가 총촐동하는 최종예선도 아니다. 상대는 투르크메니스탄, 북한, 레바논, 스리랑카다. 한국 축구가 언제부터 2차 예선을 두려워했고, 걱정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만 하더라도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8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지금 벤투호의 순위는 H조 2위다. 투르크메니스탄이 1위다. 걱정할 정도가 아니다. 투르크메니스탄이 1경기 더 치렀을 뿐이고, 남은 4경기 모두 한국에서 치러진다. 모두 한국보다 한 수 아래인 상대들이다. 무리하지 않아도,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없어도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다. 한국 축구에 이런 자신감과 경쟁력이 없다면 최종예선에 진출한 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축구인은 "무리한 일본 원정이라도 올림픽대표팀이 한다고 했으면 이렇게 큰 반발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세계대회에 나선다. 게다가 원정 대회. 아직 조편성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대부분이 한국보다 한 수 위 상대들이다. 무리를 해서라도 최정예 멤버로 올림픽대표팀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시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할 일을 계속해야 한다. 나는 방역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나의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일전은 월드컵 예선을 치르기 전 찾아온 유일한 기회다. 팀을 정상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나의 의무이자 도리, 책임이다." 벤투 감독이 한·일전 명단을 발표하면서 꺼낸 말이다. 그의 의무이자 도리, 책임은 또 있다. 벤투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의 최고 수장이다. 그의 역할은 A대표팀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 축구 전체를 아우르는 것 또한 중요한 '책임'이다. A대표팀에만 시선이 갇혀서는 곤란하다. 전체를 크게 볼 수 있는 시선과 통찰력을 갖춰야 하는 '의무'도 있다. 한국 축구에 있어서 올림픽도 중요한 대회다. A대표팀 감독으로서 도울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돕는 게 '도리'다. 올림픽이 끝난 뒤 최종예선에 가서 A대표팀에 몰아줘도 늦지 않다. 이런 부분을 배려하고 조율하기 위해 소통이 필요한 것이다. 기자는 지금껏 벤투 감독이 하위 대표팀에 대해 배려하는 모습을 한 차례도 본 적이 없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3.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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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기성용 성폭력 의혹 폭로자의 '내로남불'

기성용(32·FC 서울)의 성폭력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K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폭로자들은 초등학교 시절이던 2000년 축구부에서 기성용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기성용은 "자비는 없다.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하게 대응했고, 이에 대해 폭로자 측은 "빨리 소송을 진행하라. 증거는 법정에서 꺼내겠다"고 받아 쳤다. 진실은 여전히 알 수 없다. 법정에서 싸움이 이어진다면 길고 지루한 공방이 계속될 것이다. 누가 진실을 말 하고, 누가 거짓을 말 하는지 가려내기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폭로자들이 2004년 중학교에 다닐 때 축구부 후배들에게 성폭력을 행했던 가해자였다는 점이다. 폭로자 측이 중학교 때 가해자였기에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폭력 피해자가 다른 이들에게는 가해자로 돌변하는 경우가 수없이 많다. 폭로자들이 피해자임을 주장한 사건과 이들이 가해자가 됐던 사건은 별개다. 폭로자들은 "그 사건(성폭력 사건)을 겪은 뒤 하루도 끔찍한 악몽으로부터 벗어난 적이 없다. 지금 바라는 것은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절실함을 담아 공개했다. 정작 그들은 자신들이 피해를 줬던 이들에게 그만큼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 이건 또 다른 문제다. 만일 폭로자들이 피해자로서 끔찍한 고통을 느꼈다면 피해자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을까. 그들은 기성용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당한 피해자에게는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았다. 2004년 모 중학교 축구부에서 성폭력 사건이 터진 이후 17년이 지난 지금 이 사태가 공론화되고, 자신들의 과거가 거론되기 전까지 그들은 어떤 사과와 반성의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이제 와서 보도자료나 인터뷰를 통해 '문서로 된 사과문'을 전했을 뿐이다. 여론에 떠밀린 게 아니었나 하는 인상까지 준다. 폭로자들과 중학교를 함께 다녔다는 이의 제보가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폭로자들이 트라우마가 있다고 하는데 그들에게 당한 후배들도 마찬가지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살았다. 그런데 지금 다시 그 일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직장도 있고, 가정도 있는 이들이다. 2차 가해를 당하고 있다. 얼마나 고통스럽겠나. 폭로자들은 2004년 이후 사과 한 번 없었다. 이번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미안한 마음을 가졌을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폭로자가 아팠다면 그들에게 당한 피해자들도 아팠다. 자신들은 중학교 때 전학을 가는 등 벌을 받았으니 끝난 일이라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폭로자들은 자신들에게 피해를 당한 피해자를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받은 다음, 이번 건을 폭로하는 게 올바른 순서였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3.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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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백승호는 수원의 '소송전'을 막을 수 있을까

수원 삼성이 백승호(24)와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지난 2009년 백승호는 수원 유소년 팀 매탄중 입단에 합의한 후 2010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학을 결정했다. 당시 수원과 백승호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수원이 3년 동안 총 3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과 백승호의 매탄고 진학 약속이 담겨있었다. 2011년 백승호는 바르셀로나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매탄고 입학이 불가능해지자 양측은 '2차 합의서'를 썼다. 핵심은 'K리그 복귀 시 수원에 입단해야 하고, 위반 시 유학 지원비를 반환하고 손해를 배상한다'는 내용이었다. 양측이 작성한 합의서는 법적으로 계약서와 같은 효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백승호는 K리그 이적을 고려하면서 수원이 아닌 전북 현대와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의 협상은 마무리 단계다. 이 과정에서 수원과의 합의서 내용이 알려졌다. 이를 몰랐던 전북은 당황했다. 전북 관계자는 "합의서 내용을 미리 알았다면 이렇게 협상이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협상이 중단된 것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백승호와 수원이 문제를 잘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수원 관계자는 "전북으로 갈 생각이었다면 수원에 미리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 그런데 백승호 측이 단 한 번도 찾아오거나 연락한 바 없다. 우리가 먼저 연락했다. 우리는 소송까지 갈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백승호 측은 "2억원의 추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수원에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원 관계자는 "2차 합의서에 2억원 추가 지원이라는 문구는 없다. 수원이 백승호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하지 않는 이상 권리가 유지된다고 나와 있다. 백승호가 K리그로 올 때 수원에 우선 협상권이 있는 게 아니라 무조건 수원으로 복귀한다고 명시됐다"고 설명했다. 신의의 문제, 도의적인 책임 문제만이 아니다.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는 게 큰 문제다. 그래서 수원은 합의서에 따라 유학 지원비 반환은 물론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는 것이다. 수원의 소송은 수원과 백승호 관계만이 아닌 K리그 전체의 유스 시스템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다.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또 다른 백승호가 등장할 수 있다. 배려를 배신하는 관행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일은 K리그 유소년 정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각 구단이 유소년 투자에 인색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과거 비슷한 사례가 몇 차례 있었다. 어떤 구단은 유소년 투자를 줄이기도 했다. 수원은 '악례(惡例)'를 남기지 않기 위해 싸우는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이 2012년 이런 문제를 방지하는 규정을 만든 바 있다. 하지만 어떤 편법이 또 등장할지 모를 일이다. 백승호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 룰이고,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선수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소송까지 가지 않기 위한 방법은 하나다. 백승호가 실타래를 풀 수밖에 없다. 백승호가 수원과 관계를 풀지 않는다고 해도, 축구연맹 규정상 전북으로 이적하고 선수 등록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 문제를 외면한다면 그가 K리그의 떳떳한 구성원이 될 수 있을까. 전북 역시 타 구단과 논란에 휩싸인 선수를 영입하고 싶지 않은 눈치다. 수원은 "이미 너무 늦었다"고 말하고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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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홍명보 감독님, 'B급 발언' 해명하셨나요?

홍명보(51)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K리그 울산 현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2017년 11월 전무 취임 기자회견에서 "지도자의 생각은 접었다. 어떤 팀에서 제안이 와도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단호하게 말한 그의 의지는 3년 만에 꺾였다. 홍 감독은 "많은 경험을 했지만 마치 숙제를 하지 않은 것처럼 마음 한편에 불편함이 있었다. 그게 K리그 감독직"이라는 달콤한 출사표를 냈다. 축구 팬들의 반응이 갈린다. 한편에서는 '레전드의 귀환'이라며 반겼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이끈 감독으로서의 기대감을 표현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냉담하게 바라보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와 달리 성인팀에서 그는 실패만 거듭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성인팀을 지휘한 2014 브라질월드컵은 참패로 끝났고, 중국 항저우 그린타운에서는 2부리그로 강등됐다. 그의 복귀와 함께 'B급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2014년 7월 10일 홍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에 A급 선수들이 있는데, 이 선수들은 유럽에 나가면 거의 B급대 선수들이 있고요. 우리 K리그에 있는 선수들은 그 밑에 있는데, 과연 잘하는 선수가 유럽에 나가서 경기를 하지 못하고, 지금 그 선수들보다 조금 수준이 떨어지는 선수가 경기를 하고 있을 때 과연 이거를 어떻게 선수 구성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고…." 일명 '엔트의리 논란'을 해명하려는 말이었다. 후폭풍이 거셌다. 홍 감독은 월드컵 실패를 변명으로 일관했다. 월드컵 패장이 짊어져야 할 책임을 'B급 선수' 탓으로 돌리려는 시도로 읽혔다. 또 대표팀 감독이 선수의 수준을 등급으로 나눈 발언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도 컸다. 당시에는 대표팀 수장이 자국 리그를 낮게 내려다본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홍 감독은 K리그 지도자로 일한 적이 없었다. K리그 팬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 이후 K리그 경기장에 "우리는 B급 K리그지만 여전히 행복합니다. B급리그 팬 일동", "누군가에겐 B급리그지만 우리에게는 BEST 리그" 등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홍 감독의 말이 터무니없는 건 아니다. 한국 최고의 선수라도 유럽에 가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K리그 선수가 유럽파와 비교해 낮게 평가를 받는 것도 틀리지 않다. 표현 방식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는 한국 축구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졌던 현상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많은 K리그 팬들이 홍 감독 발언의 의도를 잘못 해석했을 수 있다. 팬들의 분노는 계속됐다. 왜? 해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분히 오해를 풀고, 사실을 바로잡을 시간과 방법이 있었음에도 홍 감독은 굳이 그러지 않았다. 이후 'B급 발언'은 묻혔다. 홍 감독이 항저우로 갈 때나, 대한축구협회 전무에 선임될 때도 조용했다. 그런데 그가 K리그 감독으로 돌아오자 반응이 달라졌다. 축구 커뮤니티에는 다시 'B급'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B급 선수들로 어떤 축구를 할지 궁금하다", "B급이 오셨네", "자국 리그 무시하는 사람이라 별로" 등의 의견이 게시되고 있다. 여전히 상처가 아물지 않은 팬들이 있다. 홍 감독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정해졌다. 'B급 발언'에 대한 해명이다. 그도 억울할 수 있으니 해명이 더욱 필요하다. K리그 팬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오해를 푼 뒤 K리그에서 새 출발 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다. 유야무야 넘어갈 생각이라면 'B급'이라는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한 K리그 관계자는 "'B급 발언'을 털고 가야 한다고 본다. 의도와 달리 그런 단어를 선택한 것에 대해 설명하고, 지금은 K리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팬들은 궁금할 것"이라고 밝혔다. K리그 팬들은 홍 감독의 진심을 들을 권리가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1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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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엄태진 대표가 쓴 FC서울 '7가지' 새 역사

2017년 11월 28일. GS스포츠는 엄태진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발표했다. FC 서울이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였다. 엄 대표는 GS그룹이 인정하는 재무전문가였다. 당시 서울은 빅클럽답지 못한 투자로 인해 하락세를 겪고 있었다. 재무전문가인 사장급 인사가 신임 대표로 부임하자 서울이 바뀔 거라는 기대가 많았다. 기대감이 꺼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재무적인 시각으로만 축구단을 바라본 것 같다. 경영 효율 극대화를 강조하느라 스쿼드의 질을 높이는 투자, 우승을 위한 지원은 소홀히 했다. 엄 대표 부임 첫 시즌인 2018시즌부터 서울은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시즌 초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황선홍 감독이 사임했다. 서울은 감독 경험이 없고, 서울 1군 코치 경험도 없는 이을용 2군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구단 인사 철학의 연속성 없이 발탁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 감독대행 체제는 오래가지 못했다. 성적은 나아지지 않았고, 4개월 만에 물러났다. 갑자기 지휘봉을 잡은 건 이 감독대행에게도 불운이었다. 결국 서울은 최용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2018년 한 시즌 동안 감독 두 명이 물러나고 세 번째 감독이 왔다. 엄 대표의 두 번째 새 역사다. 세 번째 새 역사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네 번째 굴욕의 역사로 이어졌다. 리그 11위로 추락한 서울은 구단 최초로 승강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2부리그 강등 직전까지 몰린 것이다. 서울은 가까스로 1부리그에 잔류했다. 엄 대표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지금 이 시간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뛰겠습니다. 미진했던 점에 대해 철저하게 반성하고, 개선의 방법을 반드시 마련하겠습니다. FC 서울다운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서울은 바닥을 다지고 올라가는 듯했다. 2019시즌 전반기까지 선전했다. 하지만 후반기가 시작되자 추락을 거듭했다. 명백한 이유가 있었다. 서울은 K리그 구단 중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선수를 단 한 명도 영입하지 않은 유일한 구단이었다. 서울 팬들은 "영입 대신 '0입'"이라고 했다. 엄 대표 체제의 다섯 번째 새 역사였다. 기성용 영입 불발은 여섯 번째 새 역사다. 지난 2월 서울에 오고 싶다는 서울 출신 레전드를 사실상 내친 것이다. 이 사태는 서울을 큰 혼돈으로 몰아넣었고, 구단은 거대한 후폭풍을 맞았다. 이청용 역시 서울을 외면하고 울산 현대로 이적했다. 일곱 번째 새 역사는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된 '리얼돌' 사태다. 해외 토픽이 될 만큼 유명한 사건이니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2020년 서울은 급격히 추락했다. 또 11위까지 떨어졌다. 선수 영입에 소극적인 자세도 변하지 않았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기성용 영입에 성공하자 기세가 등등했다. 정작 서울 스쿼드에 가장 필요한 포지션인 외국인 공격수 영입은 외면했다.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최용수 감독이 사임했다. 엄 대표가 만든 새 역사에는 공통점이 있다. 구단 운영의 모든 분야에서 '역대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는 점이다. 성적 부진은 매번 감독의 책임으로 전가했고, '리얼돌' 사태는 실무진 징계로 마무리했다. 구단 행정을 총괄하는 수장인 엄 대표는 앞으로 나와야 할 상황일 수록 철저하게 뒤로 숨었다. 특히 '리얼돌' 사태 때 엄 대표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외면했다. 기성용 영입에 실패하고, 외국인 공격수 영입에 실패해도 팬들에게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일부 서울 팬들이 "엄태진 아웃"을 외치는 이유다. 서울은 1000만 인구의 수도 구단이라는 프리미엄을 누린다. 그러나 그에 걸맞은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한다. 한 축구인은 "이럴 거면 서울을 떠나라. GS그룹이 아니더라도 수도 서울의 유일한 1부리그 축구단에 매력을 느끼는 기업들은 많다"고 일갈했다. 엄 대표가 여전히 재무전문가로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건 서울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팬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는 점이다. 이러다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새 역사를 쓸 가능성도 있다. 2부리그 강등. 지금의 서울이 '절대 벌어질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돌이켜보니 엄 대표가 최전방에 나선 자리가 딱 한 번 있었다. 지난달 기성용 입단 기자회견장에서였다. 그는 기성용과 함께 연신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를 환하게 웃으며 받아들였다. 그는 역사의 한가운데 있는 것 같았다. 최용재 기자 2020.08.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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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송범근 태클이 '페어 태클'이라고요?

지난 5일 상주시민운동장. 상주 상무와 전북 현대의 경기가 펼쳐졌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상주가 1-0으로 '거함' 전북에 앞서고 있었다. 다급했던 전북은 골키퍼 송범근까지 상주 골문으로 올라와 공격에 가담했다. 그러다 상주 역습이 펼쳐졌고, 문선민이 공을 잡아 뛰었다. 전북 골문이 비어있는 상황. 송범근은 문선민에게 달려와 태클을 시도했다. 문선민이 넘어졌고, 상주의 결정적 득점 기회도 사라졌다. 여기서 의아한 장면이 나왔다.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고 경기를 진행했다. 상주 벤치는 분개했다. 논란의 시작이다. 많은 축구팬이 분노에 가까운 의문을 던졌다. 분명 송범근의 태클은 뒤늦게 들어갔다. 공을 건드리지 못했으며, 문선민은 넘어졌다. 평균적인 시각으로는 100% 파울, 퇴장이다. 기자 역시 경기인이 아니기에 그렇게 봤다. 그래서 전문가에게 물었다. K리그1(1부리그)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축구인들이다. A씨는 "내가 봤을 때 100% 퇴장이다. 영상을 몇 번 돌려서 봤다. 태클이 늦게 들어왔고, 볼은 건드리지 못했다.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나왔다. 문선민을 막지 못했다면, 실점 상황이다. 당연히 퇴장이다. 왜 비디오판독(VAR)을 하지 않았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B씨도 "명백한 퇴장감이다. 이게 퇴장이 아니면 뭐가 퇴장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축구 경기인 출신들이 퇴장이라고 확신했다. 혹시 전문적으로 심판 교육을 받은 심판들만 볼 수 있는 장면이 있었던 걸까. 심판에게 물었다. 심판 자격증이 있고 심판 경험이 있는 C씨는 "100% 퇴장이다.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장면이다. 심판위원회가 열렸다면 만장일치로 오심으로 결론내야 할 상황이다. VAR은 왜 안 했나. 심판들이 실수를 인정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뜨거운 오심 논란 속에서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NO'라고 답했다. 심판위원회는 7일 6명이 참석하는 소위원회를 열어 이 장면을 분석, 정심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심판위원회의 공식 입장을 들어봤다. "송범근이 자연스럽게 미끄러지면서 나온 상황이다. 문선민이 내려오는 동작에서 송범근 발을 밟아 균형을 잃었다. 영상을 분석한 결과, 송범근의 발이 문선민 신체에 부딪히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문선민이 송범근 발 위에 착지하면서 넘어지는 장면이다. 송범근이 발을 걸었다면 퇴장이 맞다. 영상을 자세히 보면 송범근이 발을 걸지 않았다. 발에 걸려 넘어지는 장면은 영상에 없다. 물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100% 완벽하지는 않은 결정이다. 소위원회 6인 중 이견을 낸 이도 있었다.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주심의 의견과 소위원회의 의견을 모두 합쳐 '페어 태클'로 결정했다. 이견이 있는 것은 심판위원회가 감수할 일이다." 심판위원회의 친절한 설명에도 의구심은 가시지 않는다. 심판위원회를 제외한 축구인 중 이를 수긍하는 사람이 드물다. 논란의 판정일수록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브리핑이다. 이미 축구협회는 시즌 개막 전 '판정 이슈에 대한 브리핑 활성화'를 약속했다. 심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오심에서 비롯되기도 했지만, 팬이나 언론·구단과의 소통을 소홀히 한 탓도 있다고 축구협회는 평가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논란이 되는 판정 이슈가 발생하면 심판위원회가 직접 브리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지금껏 단 한 번도 공식 브리핑을 한 적이 없다. 송범근 판정에 대한 브리핑 계획을 묻자 축구협회는 "해당 건으로 브리핑을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논란의 판정을 두고 쉬쉬하는 게 소통인가. 아니면 소통할 의지가 없는 것인가.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20.07.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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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인도네시아 축구협회의 '두 얼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는 '두 얼굴'을 가졌다. 약 6개월 전,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A대표팀을 포함해 U-23 대표팀 그리고 U-20 대표팀을 총괄하는 조건으로 4년 계약을 맺었다.모하마드 이리아완 PSSI 회장을 필두로 PSSI는 신 감독에게 인도네시아 축구의 미래를 맡겼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인도네시아 축구의 체질 개선을 원했고, 장기적인 목표로 함께 가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했다.신 감독은 이런 인도네시아 축구의 비전에 매력을 느꼈고, 도장을 찍었다. 중국 클럽에서 3배 넘는 연봉을 제시했지만 마다하고 인도네시아 손을 잡은 이유다. 돈 보다 시간과 비전을 원했다. 신 감독은 시선을 장기적 발전에 맞췄다. 눈앞의 대회 성적보다는 4년 동안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 인도네시아 축구 전체적인 발전을 계획했다. 로드맵도 열심히 짰다. 하지만 6개월 뒤, 이리아완 PSSI 회장을 필두로 PSSI의 얼굴이 바뀌었다. 신 감독과 미래를 그려보겠다는 희망찬 얼굴은 사라졌고, 탐욕으로 가득 찬 얼굴을 드러냈다. 얼굴과 함께 말도 바뀌었다. 그들의 약속은 감언이설로 둔갑했다. 그들은 진짜 얼굴을 드러내며 비전을 앗아갔다.그리고 신 감독에게 '갑질'을 시작했다. 그들이 행한 갑질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신 감독의 연봉이 반토막 났다. PSS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재정이 힘들어졌다며 신 감독 연봉 50% 삭감을 결정했다.신 감독과 이렇다 할 논의도 없었다. 사실상 통보였다. 신 감독이 PSSI에 코로나19 성금 2만 달러(약 2500만원)를 기부하는 등 개인적인 노력과 책임은 외면한 채 강요로 일관했다. 게다가 50%나 깎았으면서도 제때 급여를 주지 않았다. 신 감독의 4, 5월 급여가 체불됐다. 뒤늦게 급여를 받기는 했지만 약속된 날짜에 주지 않은 것 역시 신뢰를 깨는 행위다.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보자던 PSSI는 지금 눈앞의 대회에 욕심을 내고 있다.코앞에 닥친 대회는 신 감독의 경험과 선수들의 평가와 실험 무대로 삼아 다음을 기약하자던 PSSI는 갑자기 돌변하면서 성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오는 10월 열리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4강 이상, 11월 개최되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욕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스즈키컵 같은 경우 신 감독은 2022년 대회 우승에 초점을 맞춰 로드맵을 짠 상태다.가장 황당한 욕심은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이다. 자국에서 열리기에 최고의 성적을 내야 한다는 방침, 그 방침이 탐욕을 불렀고, 4강이라는 허황된 꿈을 신 감독에게 강요하고 있는 형국이다. 바라는 건 많으면서 지원은 주저하고 있다. 전폭적 지원 약속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신 감독은 2021년까지 설계한 로드맵을 PSSI에 제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변경이 불가피해 새로운 로드맵을 지난 5월 다시 전달했다. 핵심은 7월부터 9월까지 6주 혹은 8주 동안 해외 전지훈련을 실시한다는 것이다.신 감독의 철학은 확실하다. 인도네시아보다 강한 상대들과 많이 겨뤄봐야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안에서 머물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가졌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보다 강한 팀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로의 전지훈련을 계획했다.대상은 PSSI가 그토록 U-20 월드컵 4강에 진출하기를 원하는 U-19 대표팀 선수들이다. 28명에서 30명 정도를 구상하고 있다.하지만 이는 신 감독의 바람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PSSI에 요청했지만 어떤 구체적인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들이 지금 반응하는 건 신 감독과 코치진들이 인도네시아로 돌아오는 부분이다.신 감독은 지난 4월 4일 한국으로 일시 귀국한 상태다. PSSI는 인도네시아로 복귀해 대표팀 선수들을 지휘하라고 종용하고 있다. 일단 신 감독이 구상한 발전을 위한 과정이 아니다.더욱 심각한 건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상황이다. 17일 오전 기준으로 인도네시아는 확진자가 4만명이 넘었고, 2231명이 사망했다.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이 넘나든다. 곧 동남아시아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훈련을 하고, 무슨 준비를 할 수 있겠는가. 안전은 중요하지 않다. 신 감독이 해외 전지훈련을 포기하기를 바라는 눈치다. 이런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PSSI는 신 감독에게 인도네시아 현지인 코치를 제안했고, 신 감독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 코치는 신 감독을 존중하지 않았다. 전지훈련을 마친 뒤 인사도 없이 홀로 집으로 갔고, 신 감독 허락없이 영상 분석 미팅에 들어오는 등 도를 넘는 행동을 일삼았다.그러자 신 감독은 이 코치와 함께 하지 못하겠다고 PSSI에 통보했다. PSSI는 신 감독에게 코치와 함께 해달라고 설득했지만 신 감독이 완강하자 코치 해임을 받아들였다. 이렇게 일단락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두 달 뒤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해임된 코치가 기술위원장으로 선임된 것이다.PSSI의 이해할 수 없는 인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신 감독의 철학을 공유하고 미래를 위해 함께 많은 노력을 했던 직원들은 어느날 갑자기 옷을 벗어야 했다. 신 감독에게 긍정적인 직원들의 해임, 신 감독의 날개를 꺾으려는 수작임을 의심할 수 있는 장면이다. 신 감독은 그래도 PSSI와 소통하고 대화하며 문제를 잘 풀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벽에 대고 말하기'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으로서는 해법도 돌파구도 진심을 터놓고 대화할 상대도 없다. 인도네시아는 1990년 한때 동남아시아의 강호로 통했다. 이후 추락과 추락을 거듭하며 지금의 상황까지 왔다. PSSI가 행한 갑질을 보면 그들이 왜 동남아시아에서도 변방으로 밀려났는 지 알 수 있다. 그들이 왜 FIFA 랭킹 173위로 네팔(170위) 몰디브(155위) 미얀마(136위) 등의 국가들보다 뒤로 밀렸는 지 실감할 수 있다.대표팀 감독 새로 뽑았다고 달라질 리 만무하다. PSSI. 그들이 바뀌지 않으면 인도네시아 축구는 영원히 바닥일 수 밖에 없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20.06.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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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그만하자, '윗선'만 평화로운 남·북 스포츠 정치쇼

지난 16일 오후.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가 사진 한 장을 배포했다.'정몽규 회장, 인판티노 FIFA 회장· 김장산 북한축구협회 사무총장과 만나'라는 사진 제목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월드컵 2차예선 남·북축구 경기가 열린 평양 김일성 경기장을 찾은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 및 북한축구협회 김장산 사무총장과 함께 2023 FIFA 여자월드컵의 남·북 공동개최 추진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라는 설명을 달았다. 놀랍다. 바로 전날(15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선 어떤 일이 일어났던가. 무관중·무중계에 외신 기자 한 명 없이 월드컵 예선이 펼쳐졌다. 초유의 사건이었다. 북한의 일방통행으로 일어난 사태였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비판 여론이 뜨거웠다. 이 사달이 났는데 축구협회 행보는 '다른 나라의' 그것이었다. 정 회장의 여자월드컵 공동개최를 위한 노고를 먼저 알리는데 급급해 보였다.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조치를 하고, 어떻게 항의를 하며 중계 관련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 국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일들은 뒷 전이었다. 3인이 만나 찍은 사진 한장만 '먼저' 공개한 것이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가. 분명한 것은 정 회장이 북한과 여자월드컵 공동개최 의지를 표현했다는 점이다. 축구협회 관계자에게 물었다. 정 회장과 북한 김장산 총장은 무슨 이야기를 나눴냐고. 답변은 "특별한 이야기는 오가지 않았다"였다. 내용도 없는 만남임을 인정했다. 굳이 이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알린 것에 혀를 더욱 끌끌 찰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정 회장의 노력을 폄훼하자는 게 아니다. 실제로 정 회장은 꾸준히 여자월드컵 공동개최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정 회장은 "2023년 여자월드컵 남·북 공동 유치 경쟁력은 높다"고 밝힌 바 있다.또 여자월드컵을 위해 2023년 남자아시안컵 유치도 포기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5월 "2023년 아시안컵과 여자월드컵 개최 일정이 겹쳐 선택이 필요했다. 여자월드컵은 FIFA와 정부에서 남·북 공동 개최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든 노력에는 대의 명분이 필요하다. 정 회장과 축구협회가 공동개최에 목을 매는 의도가 자꾸 이 상황에선 의심될 뿐이다.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여자 축구의 성장을 위해? 평화를 위해?이런 목표를 가지고 하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적 이슈의 한 가운데 서고, 축구를 넘어 국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하나의 업적을 남기기 위함. 이런 의심이 먼저 드는 것이 이상한 것일까. 남·북이 함께 하는 스포츠에는 언제나 명분이 있다. '평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대표적인 예다.그런데 평화는 '윗선'에게만 찾아왔다. 평화는 윗선의 업적으로만 남았다. 이들이 '위장된' 평화로 함께 웃는 동안 정작 선수들은 정치적인 희생양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국민들은 분열됐다. 올림픽이 끝나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도돌이표다. 여자월드컵도 다를 것이 하나 없다. 남·북이 공동개최를 하면 평화가 올까? 일방적인 희생, 묻지 않고 처분만 기다리는 '가짜 친선'의 연대에 또 다른 희생양은 얼마나 많이 탄생할 것인가. 여자월드컵 개최 과정을 상상해보자. 윗선들이 평화를 얻기 위해 취하는 방식. '저자세 원칙'을 이번에도 지킬 것이다. 눈치를 보면서 받들고, 특혜를 줄 것이다. 평창올림픽 당시 북한 선수들의 전용 승·하차장을 상기해보라. 특혜를 줘야만 얻는 평화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반발하면 평화는 사라진다. 이런 방식으로는 스포츠가 추구하는 연대의식은 결코 성취해낼 수 없다. 축구협회는 이미 공동개최 의사를 전달했다. 아직까지 북한은 답변이 없다. 더욱 큰 문제는 북한이 유독 한국을 더 만만하게 본다는 점이다. 월드컵 예선만 봐도 평양에서 열린 레바논전은 관중들도 외신 기자들도 방문을 허락했다. 함께 지켜내야할, 규정과 규칙이 생명인 스포츠대회에서 규정을 당당히 어기는 북한의 일방통행으로 인해 월드컵 공동 개최 역시 국제적 망신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가 앞선다.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도 평화는 윗선들에게만 찾아왔다. 한국 선수들은 사실상 '감금상태'에서 경기를 치른 상황이었다. 그 시각에 윗선들은 모여 사진을 찍고,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는 환담을 나눴다. 그들이 웃고 있는 사이 한국에서는 생중계를 보지 못했고, 선수들의 안위를 걱정해야 했다. 축구협회는 북한에 어떤 항의도 없었다. 묻고싶다. 누구를 위한 공동개최인가?가짜 평화의 명분을 내걸 기에 이미 국민들은 북한의 실상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축구협회는 국민 정서와 반대로 가고 있다. 더 많은 국민들과 축구팬들이 2023년 개최를 원한 대회는 남자아시안컵이었다. 자국에서 아시안컵 우승컵을 들어올릴 상상을 했다. 이 꿈은 정치적 쇼 앞에서 산산조각이 났다.공동개최는 반감이 훨씬 강하다. 윗선만 평화로운 남·북 스포츠 정치쇼는 "그만하자"고 외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이를 계속 추진한다면 분명 역풍을 맞는다. 진정 여자월드컵 개최를 원한다면, 국제 축구경쟁력을 여자월드컵을 통해서 알리고 싶다면 '단독개최'로 추진하면 된다.왜 세계 유일의 특수성에 기대 월드컵을 유치하려 하는가. 북한이라는 명분이 없으면 월드컵 개최 능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단독개최로 가는 것이 맞다. 실제로 북한의 응답이 없어 현재 한국의 단독개최로 유치신청서를 넣어 놓은 상태다. 해결 방법이 의외로 간단하다. 축구협회가 공동개최 의지를 '철회'하면 된다. 인판티노 회장이 제안했고, 정부가 적극적 지지를 약속했다고 해도 축구협회가 안 한다고 하면 그만이다. FIFA 회장이 제안했다는 물타기도 필요없다. 제안은 제안일 뿐이다. 이것이 강요라면 인판티노 회장은 공정성을 어기는 것이다. 월드컵 유치를 원하는 다른 나라들을 무시하는 행태다.축구협회가 북한과 공동개최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상황종료'다. 그 누구도 강요할 수 없다. 축구협회의 의지, 즉 정 회장의 의지에 달렸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9.10.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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