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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살기로 결정하라고 말하고 싶다. 살아라" 故 박지선 향한 절절한 애도
허지웅이 故박지선과 그의 모친을 애도했다.그는 지난 2일 인스타그램에 "책에서 발췌한 구절입니다. 책은 읽지 않으셔도 돼요. 주변의 힘든 이웃들에게 공유해주세요. 박지선 님과 어머니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자신의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의 한 구절을 올렸다.허지웅은 2018년 악성 림프종 투병 사실을 밝혔다. 건강을 회복한 후 이 책을 발표했고 "다시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열심히 살 뜻을 내비쳤다.한편 박지선은 2일 오후 자택에서 어머니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타살 혐의가 없어 부검하지 않기로 했으며 빈소는 서울대 이대목동병원에 차려졌다.허지웅 에세이 내용.매일 밤 침대에 누워 잠이 들기 전 그런 생각을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 내가 보았던 천장과 바닥을 감당하고 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 어둡고 축축한 구석을 오랫동안 응시하며 정확히 뭐라고 호소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 거라고 말이다. 피해 의식과 절망과 비탄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애꿎은 주변을 파괴하며 오직 비관과 자조만을 동행 삼아 이 모든 건 결코 바뀌지 않을 거라 믿고 있을 거라고 말이다.그래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기로 할 거라고 말이다. 여러분의 고통에 관해 알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건 기만이다. 고통이란 계량화되지 않고 비교할 수 없으며 천 명에게 천 가지의 천장과 바닥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살기로 결정하라고 말하고 싶다. 죽지 못해 관성과 비탄으로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살기로 결정하라고 말이다.만약 당신이 살기로 결정한다면, 천장과 바닥 사이의 삶을 감당하고 살아내기로 결정한다면, 더 이상 천장에 맺힌 피해 의식과 바닥에 깔린 현실이 전과 같은 무게로 당신을 짓누르거나 얼굴을 짓이기지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적어도 전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그 밤은 여지껏 많은 사람들을 삼켜왔다. 그러나 살기로 결정한 사람을 그 밤은 결코 집어삼킬 수 없다. 이건 나와 여러분 사이의 약속이다. 그러니까, 살아라.최주원 기자
2020.11.03 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