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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3G 연속 무안타' 김하성, 타율 0.220...팀도 4연패 수렁, 지구 2위도 뺏겼다

식어버린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방망이에 좀처럼 다시 불이 붙지 않고 있다.김하성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7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 1득점으로 부진했다. 그는 이날까지 필라델피아와 만난 3연전에서 모두 무안타를 기록, 시즌 타율도 0.220까지 떨어졌다.김하성이 침묵한 샌디에이고는 6-8로 패배, 14승 17패를 기록했다. 시즌 초 줄곧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를 지켰던 샌디에이고는 이날 패배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순위가 맞바뀌어 지구 3위로 추락했다. 반면 필라델피아는 3연승을 달리며 19승 10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를 지키며 지구 선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추격을 이어갔다.선발 마이클 킹이 5⅓이닝 6피안타(3피홈런) 3볼넷 6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진 것이 컸다. 타선도 3안타에 그친 전날과 달리 9안타로 분전했으나, 홈런 3개를 앞세운 필라델피아의 화력이 더 강했다. 필라델피아 선발 타이후안 워커는 6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6실점 부진에도 타선의 도움 덕분에 시즌 첫 승을 챙길 수 있었다.지난해 붙박이 1번 타자로 활약했고 시즌 초 5번 타자로 출전했던 김하성은 최근 부진 끝에 이날 타순이 7번까지 밀렸다. 하지만 별다른 변화는 보여주지 못했다. 김하성은 2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으나 필라델피아 선발 타이후안 워커의 4구째 낮게 들어오는 스위퍼를 걷어 올려 좌익수 직선타에 그쳤다.김하성은 팀이 3-4로 끌려가는 4회 말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엔 워커의 바깥쪽 유인구들을 골라내며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그러나 전날 싱커와 커터(컷패스트볼)를 지켜보다 루킹 삼진을 당했던 일이 반복됐다. 이날도 김하성은 워커의 풀카운트를 지켜보다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하성 본인은 아쉬워했으나 공식 기록상 스트라이크존에 확실하게 들어온 공이었다.김하성은 세 번째 타석에서야 출루해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선발 워커의 제구가 흔들린 틈을 타 볼넷을 얻었다. 김하성은 파울리의 내야 안타 때 2루에 도달했고 대타 루이스 캄푸사노의 좌중월 투런포 때 득점까지 얻었다.샌디에이고는 캄푸사노의 홈런으로 6-7 한 점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그 이상까진 나아가지 못했다. 필라델피아는 8회 초 2사 2루에서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나 이날 승기를 굳혔다. 김하성은 8회 말 마지막 타석 2사 3루 기회를 얻었지만, 적시타를 치지 못하고 3루 땅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그러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필라델피아가 8회초 2사 2루서 로하스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한 점 더 달아난 반면, 샌디에이고는 더이상 점수를 내지 못했다. 김하성 역시 8회말 2사 3루에서 3루 땅볼로 물러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9 08:41
메이저리그

'황금장갑' 시상 영예, 방망이는 침묵...김하성 '타율 0.226', 팀은 1-5 무기력 패배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이틀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침묵했다.김하성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에 5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전날 2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김하성은 이로서 2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시즌 타율은 종전 0.233에서 0.226까지 떨어졌다.김하성과 함께 타선 전반이 부진했던 샌디에이고는 이날 최종 1-5로 패했다. 샌디에이고는 시즌 14승 16패를 기록, 5할 승률에서 다시 한 걸음 멀어졌다. 반면 필라델피아는 18승 10패를 기록해 와일드카드 선두 자리를 지켰다. 경기 외적으로는 의미 있는 하루였다. 김하성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골드글러브 전달식에 참석해 롤링스사 관계자들로부터 금색 글러브 트로피를 전달받았다. 1957년 시작된 골드글러브는 MLB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수들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야구용품업체 롤링스사가 주관한다.긴 역사에도 수상의 영광을 안은 아시아 선수들은 드물었다. 스즈키 이치로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외야수 부문에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게 전부였고, 내야수는 단 한 명도 받아본 이가 없다. '아시아 내야수는 MLB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기도 했다.김하성은 지난해 그 편견을 깼다. 2022년에도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렸던 그는 지난해 주전 2루수이자 3루수와 유격수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걸출한 수비력을 뽐냈다. 그 결과 시즌 종료 후 30개 구단 감독과 팀당 최대 6명으로 이뤄진 코치진의 투표, 그리고 미국야구연구협회(SABR)의 수비 지표를 합쳐 평가한 결과 2023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다만 골드글러브는 따로 시상식을 열지 않는다. 대신 각 구단을 돌면서 수상자들에게 경기 현장에서 약식으로 황금장갑을 전달하는데, 샌디에이고 소속 선수들에게는 28일 전달식이 진행됐다. 황금장갑을 낀 이날, 김하성의 방망이는 글러브만큼 빛나지 못했다. 이날 김하성은 필라델피아 왼손 선발 레인저 수아레즈에게 철저히 막혔다. 2회 선두 타자로 첫 타석에 선 김하성은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오는 몸쪽 싱커에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았는데 스트라이크가 선언됐다.5회 두 번째 타석 때도 마찬가지였다. 선두 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이번엔 수아레즈의 커터(컷패스트볼)를 걷어 올렸지만, 좌익수 위트 메리필드의 호수비에 막혀 범타에 그쳤다. 8회 세 번째 타석은 첫 타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수아레즈의 바깥쪽 직구를 공략하지 않고 지켜봤는데,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서 다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8회에도 선두 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수아레즈의 바깥쪽 직구에 방망이를 내지 않았고, 결국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김하성을 포함해 샌디에이고 타선은 이날 수아레즈에게 철저하게 묶였다. 수아레즈는 8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해 이날 경기를 사실상 홀로 책임졌다. 수아레즈와 달리 샌디에이고 마운드는 크게 무너졌다. 샌디에이고 이적 후 호투하던 선발 딜런 시즈는 이날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5실점에 그치며 시즌 2패(3승)를 기록했다.1회 초 시즈를 상대로 알렉 봄이 선제 투런포를 친 필라델피아는 5회 메리필드의 내야 안타, 카일 슈와버의 볼넷, 트레이 터너의 내야 안타로 만루를 만든 후 밀어내기 볼넷(브라이스 하퍼) 2타점 적시타(봄)로 총 5득점해 승기를 잡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8 13:14
프로야구

'164㎞ 타구'로 다저스 마무리 뚫었다, 이정후 '오늘도 안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마지막 타석에서 내야 안타를 추가하며 6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이정후는 3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3할1푼6리에서 2할9푼2리로 소폭 하락했다. 이날 안타로 이정후는 개막 전 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이정후는 지난달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1안타, 30일 파드리스전 2안타, 31일 파드리스전 홈런에 이어 1일 파드리스전에선 안타 없이 볼넷 3개를 걸러나가며 연속 출루했다. 2일 다저스전에서 나홀로 2안타를 때려낸 이정후는 3일 다저스와 두 번째 경기에서도 안타를 신고하며 6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이정후는 첫 4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보기 드문 삼진도 두 번이나 나왔다. 1회 첫 타석에서 153km(95.2마일)의 높은 싱커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2회 1-1 2사 2루에서 바깥쪽 커브를 치다 2루 땅볼로 물러나며 타점을 올리지 못했다. 5회 높은 공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7회 초 존 바깥쪽에 걸치는 슬라이더에 두 번째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4-5로 끌려가던 9회 2사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다저스 마무리 에반 필립스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시속 150㎞의 컷패스트볼을 받아친 이정후의 타구는 시속 164㎞로 빠르게 내야를 통과했다. 다만 후속타자 맷 채프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동점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윤승재 기자 2024.04.03 14:48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한국과 다시 만날 오타니, 7년 전과는 다르다

7년 전 한국 야구대표팀을 압도했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더 막강한 모습으로 국제대회에 돌아왔다.한국 야구대표팀은 오는 3월 10일 일본 대표팀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일본 대표팀은 선발 로테이션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오타니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원투 펀치를 맡는 건 자명하다. 대회 우승을 노리는 일본의 목표는 1라운드 전승일 것이다. 유일한 변수가 한국전이다. '상등마'인 오타니는 순서대로라면 1차전(중국)에, 전승을 노린다면 승부처인 2차전(한국)에 낼 가능성이 크다.한국 입장에서 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오타니다. 그는 이미 지난 2015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2경기 13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노히트 노런에 가까운 충격을 한국 팬들에게 안겼다.햇수로 7년이 흘렀다. 당시에도 괴물로 불리던 오타니는 이제 전혀 다른 수준의 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MLB) 선수라서,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2018년까지 힘으로 밀어붙이던 투구가 해가 갈수록 원숙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개인 첫 규정이닝과 2점대 평균자책점(2.33)을 기록하면서 MLB 톱클래스 투수가 됐다. 오타니는 지난해 9이닝당 볼넷(2.39개) 9이닝당 홈런(0.76개) 9이닝당 탈삼진(11.87개) 모두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단순히 MLB 성적이 높아진 게 아니다. 문자 그대로 '다른' 투수가 됐다. 2015년 오타니는 강속구가 중심인 '스리 피치' 투수였다. 최고 시속 160㎞ 강속구와 최고 시속 145㎞의 고속 포크볼·슬라이더를 구사했다. 일본프로야구(NPB) 기록 사이트 베이스볼데이터에 따르면 그해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뛰었던 오타니는 직구 비중이 56.61%에 달했고 포크볼(20.73%)과 슬라이더(17.67%)를 함께 구사했다. 포크볼을 구사하는 감각도 좋았다. 김인식 당시 대표팀 감독은 오타니와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완패(6이닝 노히트 무실점)한 후 "KBO리그에서 그만한 공을 보기 힘들었다. (포크볼을) 완전히 끼는 것과 걸치는 것 두 가지를 던지더라"고 했다. 큰 각도로 떨어지는 포크볼과 빠르고 각이 적은 스플리터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는 뜻이다.지난해 오타니는 달랐다. MLB의 현 트렌드에 맞춰 변화구 비중을 대폭 늘렸다. 직구 평균 스피드(시속 97.3마일·156.6㎞)가 여전한데도 투구 비중이 27.6%에 불과했다. 대신 슬라이더 비율을 39.1%까지 늘렸다. 포크볼(12%) 커터(컷패스트볼·9.1%) 커브(8.6%)까지 5개 구종을 모두 유의미한 비중으로 던졌다. 3.7%만 구사한 싱커조차 무브먼트가 뛰어나 미·일 매체들의 주목을 받았다.오타니가 슬라이더를 늘린 건 '직구가 기본'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탐 버두치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기고문을 통해 지난 시즌 MLB 투수들이 던진 슬라이더의 전체 피안타율과 피장타율이 시속 97마일(157㎞) 이상 직구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소개했다. 모든 타자는 직구를 대비하고 타석에 들어서는 만큼, 제1 변화구의 비중이 직구와 비슷하거나 더 높다면 위력도 증대된다. 특히 오타니 같은 강속구 투수가 던진다면 더욱 그렇다.오타니는 2015년 대회보다 'KBO리그에서 상대하기 힘든' 투수가 됐다. 1라운드 제한 투구 수가 65구에 불과하지만, 현재의 오타니라면 5이닝 이상도 기대할 수 있다. 2015년에는 한국의 대역전승으로 오타니가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현시점 그는 MVP 후보 '0순위'다.차승윤 기자 2023.02.07 11:12
메이저리그

SD, CLE에 0-7 영봉패...김하성은 멀티히트 분전

김하성(27)이 멀티히트로 3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김하성의 활약에도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빈공으로 연패에 빠졌다. 김하성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 경기에 6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53에서 0.255로 소폭 올랐다. 2회 첫 타석을 중견수 직선타로 물러난 김하성은 두 번째 타석에 안타를 신고했다. 5회 말 무사 1루 때 2스트라이크를 먼저 당했지만, 침착하게 대처했다. 볼 2개를 골라냈고, 다음 공도 파울로 커트했다. 클리블랜드 선발 칼 콴트릴은 2회 말 김하성을 잡아냈던 시속 145㎞ 커터(컷패스트볼)를 다시 던졌지만, 김하성은 이를 공략해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7회에도 연속 안타가 나왔다. 김하성은 7회 말 1사 1루에서 내야안타를 기록했다. 콴트릴이 타석에서 던진 4구째 시속 152㎞ 싱커를 공략했다. 강한 타구를 유격수 아메드 로사리오가 포구해냈지만, 송구보다는 김하성의 발이 빨랐다. 그는 9회에도 타석에 들어섰지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김하성의 활약에도 샌디에이고는 클리블랜드 마운드에 철저하게 묶이고 영봉패를 당했다. 타선이 무득점으로 묶이는 동안 마운드에서는 선발 블레이크스넬이 무너졌다. 그는 3과 3분의 1이닝 8피안타(3피홈런) 4탈삼진 6실점으로 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고 시즌 7패(5승)째를 당했다. 시즌 68승 58패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1.5경기 뒤처진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에 머물렀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8.25 08:38
야구

‘너무 치기 힘들었다’ 1위는 미란다 포크볼

흔히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2021년에도 수많은 투수가 KBO리그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어떤 공은 타자를 아웃시키는 무기가 됐고, 어떤 공은 장타를 만들어주는 ‘배팅볼’이 됐다. 올 시즌 KBO리그 간판타자들은 어떤 투수의 어떤 공을 공략하는 데 가장 애를 먹었을까. 10개 구단 주전 타자 35명이 설문에 응답했다.가장 많은 표를 받은 공은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의 포크볼이다. 최고 시속 150㎞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 파이어볼러’ 미란다는 시속 120㎞ 후반대 포크볼로 완급조절을 하면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올 시즌 173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225개를 잡아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운 비결이다.특히 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타자들이 입을 모아 미란다의 포크볼을 까다로워했다. 올 시즌 타격왕(0.360)에 오른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는 “왼손 투수가 던지는 포크볼이라 생소했고, 구질이 워낙 좋아 대응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NC 다이노스 나성범도 “왼손 투수가 왼손 타자에게 던지는 포크볼은 많이 경험해보지 못했다. 낯설어서 더 까다로운 것 같다”고 했다. SSG 랜더스 최주환은 “낙폭이 크다. 미란다처럼 키(1m88㎝)가 큰 투수가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지면 공략하기 쉽지 않다. 시속 150㎞ 이상 던지는 왼손 투수의 포크볼이라 더 위력적”이라고 평가했다.왼손 타자에게만 통하는 건 아니다. 한국, 일본, 미국에서 수많은 투수의 공을 본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미란다는 팔 스윙이 특이하고, 일반적인 포크볼과 다르게 대각선으로 떨어져서 싱킹패스트볼(싱커)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라이온즈 이원석 역시 “미란다는 직구와 변화구 구분이 어려운 투수”라고 답했다.공동 2위로는 삼성 원태인의 체인지업과 LG 트윈스 정우영의 투심 패스트볼(투심)이 꼽혔다. 각각 3표를 얻었다. KT 위즈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은 “원태인의 체인지업은 마치 한 번 멈췄다가 날아오는 느낌이다.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고, 공 자체가 정말 좋다”고 했다. 베테랑 타자인 롯데 손아섭과 LG 서건창도 “체인지업이 직구와 거의 차이가 없다. 직구처럼 보이다 마지막 순간 변화해서 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정우영의 투심은 두산 중심타자인 김재환과 양석환을 괴롭혔다. 둘은 “투심의 무브먼트가 좋아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한화 이글스 최재훈은 “몸쪽으로 예리하게 파고들어서 치기 어려운 공”이라고 평가했다.NC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는 슬라이더로 2표를 받아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의 또 다른 구종인 투심과 직구도 한 차례씩 언급돼 총 4명의 타자로부터 표를 얻었다. 미란다 다음으로 많이 거론된 투수다.특히 정규시즌 우승팀 KT 타자 중 3명이 파슨스의 공을 가장 까다로운 구종으로 꼽았다. 황재균과 박경수는 파슨스의 슬라이더를 떠올리면서 “구속(최고 시속 141.8㎞)도 빠르지만, 타석에서 보면 그 스피드의 공이 그 정도로 휘는 게 놀랍다”고 감탄했다. 배정대도 파슨스의 투심이 “빠른데 무브먼트도 좋다”고 했다. 또 KIA 타이거즈 황대인은 “파슨스의 직구는 올해 본 공 중에 가장 구위가 좋았다”고 했다.KT의 새 에이스로 자리 잡은 고영표도 3명의 지지를 받았다. 그중 체인지업이 2표다. 삼성 구자욱은 “직구와 체인지업을 구분하기 힘들다”, NC 에런 알테어는 “낙폭이 심하게 커서 타이밍 잡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NC 양의지는 “고영표의 모든 구종”이라고 답하면서 “구사하는 공이 모두 좋다. 완벽한 투수라고 생각한다”는 극찬을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양의지는 올 시즌 고영표와 9차례 만나 삼진 없이 2안타(홈런 1개, 2루타 1개)를 쳤다.이 외에도 키움 에릭 요키시의 커브(2명)와 투심, LG 앤드류 수아레즈의 커브와 슬라이더,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의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커터), KT 윌리엄 쿠에바스의 커터와 직구, NC 신민혁의 체인지업, LG 고우석의 직구, LG 케이시 켈리의 투심, LG 임찬규의 체인지업, LG 김대유의 슬라이더, 롯데 최준용의 직구, 롯데 구승민의 포크볼, 한화 라이언 카펜터의 슬라이더, 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커브 등이 표를 얻었다. 배영은·이형석·안희수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11.09 07:58
야구

추신수 6월 4할타…두 달 만에 적응했나

세계 야구의 최고 선수가 모인 메이저리그(MLB)에서 성공한 외야수 추신수(39·SSG 랜더스·사진). 올 시즌 KBO리그에 그가 오면서 야구팬 관심도 폭발했다. 클래스가 다른 그가 한국 무대를 손쉽게 장악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 추신수는 14일 현재 52경기에 나와 타율 0.266, 10홈런, 31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격 3대 지표 모두 톱10에 들지 못하고 있다. 다만 별명인 ‘출루 머신’답게 출루율(0.424)은 6위다. 괜찮은 성적이지만 빅리그에서 16시즌을 보낸 베테랑 타자에게 걸었던 기대에는 못 미친다. 추신수가 못 하는 게 절대 아니다. KBO리그에서는 KBO리그의 속도를 따라가야 했는데, 시간이 걸렸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미국에 건너간 그는 20년 가까이 MLB의 빠른 공에 적응했다. MLB에는 시속 150㎞ 이상 던지는 강속구 투수가 즐비하다. 지난해 MLB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9.8㎞(스탯캐스트 기준)였다. 반면 KBO리그에는 시속 150㎞ 넘게 던지는 강속구 투수가 드물다. 지난해 KBO리그 투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2.4㎞(스포츠투아이 기준)였다. MLB에서 추신수는 빠른 볼(포심, 투심, 컷패스트볼, 싱커 등) 타율이 0.316으로 유독 높았고, KBO리그에서도 빠른 볼에는 강하다. 홈런 10개 중 7개가 직구였는데, 평균 구속이 시속 145.7㎞였다. 7호 홈런은 앤더슨 프랑코(롯데 자이언츠)의 시속 157㎞ 직구를 잡아당긴 거였다. 빠른 공을 잘 치면 느린 공도 잘 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타격 타이밍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 김원형 SSG 감독은 “미국은 투수 공이 빠르고 직구 위주 승부가 많아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지만, 한국은 다르다. 이 스타일에 적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 말처럼 추신수는 점점 KBO리그에 스며들고 있다. 이번 달 타율이 0.419다. 두 달 동안 KBO리그 투수에 맞춰 20년간 몸에 굳었던 타격 타이밍을 바꾸는 추신수. 톱클래스 선수가 뭔지 보여주고 있다. KBO리그 스타일 적응에 애를 먹은 빅리거는 추신수만이 아니다. 2012년 KBO리그에 온 투수 박찬호(당시 한화 이글스)와 김병현(당시 넥센 히어로즈)도 마찬가지였다. 공격적으로 던지는 MLB에서는 결정구로 몸쪽 승부를 즐긴다. 그래서 미국에서 온 외국인 투수의 경우 몸에 맞는 공이 많다. 두 투수도 KBO리그에서는 몸에 맞는 공이 많았다. 2012시즌에 김병현은 몸에 맞는 공이 14개로 리그 1위였고, 박찬호는 11개로 3위였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1.06.16 07:53
야구

[이형석의 리플레이] 추신수에게 빠른 공은 가장 좋은 먹잇감이다

추신수(39·SSG)에게 빠른 공은, 좋은 먹잇감이다. 추신수는 지난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1회 솔로 홈런을 쳤다. 그가 받아친 공은 롯데 선발 앤더슨 프랑코의 강속구였다. 그것도 시속 157㎞의 빠른 직구를 받아쳐 만든 홈런이다. 몸쪽 약간 낮은 코스에 들어온 직구에 과감하게 배트를 돌렸고, 타구는 시원하게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 타구 속도 161.5㎞, 발사각은 25.6도였다. 지난 5일 NC전부터 11일 롯데전까지 6경기 동안 안타가 없어 2할 타율 붕괴 위협 직전까지 몰렸던 추신수는 이 홈런으로 슬럼프 탈출을 알렸다. 추신수가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 들어오자 동료들은 '이 공이 딱 맞네"라고 했다. 동료들의 이 한 마디는 그가 빠른 공에 얼마나 강한지 의미한다. 추신수도 경기 뒤 "미국에서도 항상 빠른 공에 자신 있었다"라고 했다.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한 2008년부터 2020년까지 그는 시즌 전체 타율보다 빠른 공을 공략해 올린 타율이 훨씬 높았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 기간 추신수는 타율 0.275를 기록했다. 반면 패스트볼 계열(포심, 투심, 컷패스트볼, 싱커) 타율은 0.316으로 훨씬 높았다. 전체 홈런의 73%도 패스트볼을 공략해 뽑았다. 변화구에 대한 약점이 있었지만, 강속구에 대한 대처로 이를 만회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살아남으려면 빠른 공 대처가 중요하다. 강정호는 빠른 공을 잘 공략했고, 빅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김하성(샌디에이고)은 그렇지 못하다. 16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KBO리그에 입성한 추신수는 시즌 초반 예상과 달리 고전하고 있다. 2주간의 자가격리를 포함한 훈련량 부족도 원인으로 손꼽히나, KBO의 적응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MLB와 KBO리그는 '속도 차'가 있다. 2020년 기준으로 KBO리그 투수들의 패스트볼 평균 속도는 시속 142.4㎞(스포츠투아이 기준), MLB는 시속 149.8㎞(스탯캐스트 기준)였다. 20년 동안 미국에서 상대한 빠른 공과 구속 차이가 컸다. 추신수는 빠른공 공략으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추신수의 5호(삼성 김윤수, 149㎞ 직구), 6호(두산 곽빈, 145㎞ 직구), 7호(롯데 프랑코, 157㎞) 홈런은 상대 투수의 직구를 받아쳐 넘긴 것이다. 그의 홈런이 낮게 빠르게 담장을 넘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추신수는 12일 홈런에 대해 "최근 내 타격감이 좋지 않아 상대가 직구 승부를 걸어올 것으로 여겼다"라고 말했다. 강속구 투수가 각광받는 것도 그만큼 타자와의 승부에서 빠른 공으로 내세워 윽박지르거나 타이밍을 뺏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강속구가 몸쪽으로 향하면 움찔하거나 놀라는 타자도 있다. 추신수는 KBO리그에서도 빠른 공에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추신수는 시속 145㎞ 이상 패스트볼에 타율 0.346을 기록하고 있다. 총 26타수 9안타로 표본은 많지 않다. 하지만 145㎞ 미만 패스트볼에 대한 타율 0.244보다 훨씬 높다. 장타율은 시속 150㎞ 이상 패스트볼을 상대로 0.833으로 가장 높고, 145㎞~149.9㎞에서 0.700을 기록하고 있다. 145㎞ 미만 패스트볼에는 장타율이 0.317로 시즌 평균(0.421)보다 훨씬 낮다. 추신수는 현재 KBO리그에 빠른 공을 가장 잘 공략하는 타자다. 부산=이형석 기자 2021.05.15 06:42
야구

[포커스 IS] 탈삼진 12개·볼넷 1개…구속 느려도 신뢰 가득 '류현진 스타일'

'코리안 몬스터'의 제구는 남달랐다. 류현진(34·토론토)은 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1피홈런) 2실점 호투했지만, 팀이 1-2로 패해 패전투수가 됐다. 정규시즌 개막전이던 지난 2일 뉴욕 양키스전(5⅓이닝 4피안타 2실점)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시즌 첫 승 달성에 실패, 시즌 전적 1패 평균자책점 2.92(12⅓이닝 4자책점)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돋보인 건 '느림의 미학'이었다. 류현진의 텍사스전 구속은 대부분 시속 90마일(144.8㎞)을 넘지 않았다. 1회 말 선두타자 아이재아 카이너 팔레파에게 던진 초구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87.9마일(141.5㎞). 2회 말 선두타자 닉 솔락에게 허용한 홈런은 시속 88.7마일(142.7㎞)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당한 결과였다. 이날 경기 최고 구속은 6회 1사 후 솔락에게 던진 2구째 패스트볼로 시속 92.1마일(148.2㎞)이 찍혔다. 맞대결을 펼친 텍사스 선발 카일 깁슨이 1회부터 시속 94.7마일(152.4㎞) 고속 싱커를 던진 것과 비교됐다. 힘만으로는 텍사스 타선을 막아내기 힘들었다. 부족한 구속을 만회한 건 '면도날 제구'였다. 스트라이크존에 아슬아슬 걸치거나 절묘하게 흘러나가는 유인구로 배트를 유인했다. 1회 1사 후 데이비드 달을 83.6마일(135.4㎞) 컷 패스트볼, 후속 조이 갈로를 74.4마일(119.7㎞) 슬로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결정구로 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을 적재적소에 섞으며 타자에게 혼란을 줬다. 특정 구종에 '편식'하지 않았다. 보더라인에 걸치는 제구가 뒷받침되니 연신 텍사스 타자들의 배트가 헛돌았다. 압권은 0-2로 뒤진 7회 말이었다. 1사 1, 2루에서 류현진은 찰리 컬버슨에게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로 몰렸다. 하지만 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로 연속 헛스윙을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구속보다 제구에 초점을 맞춰 노련하게 버텨냈다. 류현진은 텍사스전에서 삼진 7개를 뽑아냈다. 볼넷은 0개. 뉴욕 양키스전 기록을 추가하면 시즌 삼진(12개)과 볼넷(1개) 비율이 완벽함에 가깝다. 피안타율이 0.229로 낮은데 제구까지 되니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97로 리그 최고 수준이다. 승리는 없지만, 시즌 초반 순항하는 가장 큰 이유도 결국 제구다. 류현진은 텍사스전이 끝난 뒤 "지난해 첫 2경기보다는 경기력이 훨씬 좋다. 2경기 모두 3실점 이하로 막아서 선발 투수가 해야 하는 일을 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작년보다 좋게 시작하는 것 같다"며 "오늘은 볼넷이 없었다. 불리한 볼카운트로 가긴 했지만, 타자와 승부하면서 모든 구종이 괜찮게 들어갔다. 아무래도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 체인지업이나 컷패스트볼이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호평 일색이다. 캐나다 지역 매체인 토론토선은 텍사스전이 이후 '류현진은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꽤 잘했다. 팀 공격이 더 빨리 깨어났다면 더 나은 운명을 맞을 자격이 있었다. 그런데 (득점 지원이) 너무 적었다'고 패배의 원인을 '타선'으로 돌렸다. 찰리 몬토요 감독도 "류현진은 인상적이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패전 투수지만 주변의 반응은 승리 투수 못지 않았다. '류현진 스타일'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대단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4.09 06:00
야구

두산, '시속 154㎞' 워커 로켓과 100만 달러에 계약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메이저리그 출신 오른손 투수 워커 로켓(27)과 총액 100만 달러에 사인했다고 8일 발표했다. 세부 조건은 계약금 25만 달러, 연봉 55만 달러, 이적료 20만 달러다. 미국 플로리다 출신인 로켓은 키 1m96㎝, 체중 102㎏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한다.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전체 135순위)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지명됐다. 2018년 빅리그에 데뷔해 통산 20경기에서 2승 4패, 평균자책점 7.67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14경기 28승 31패, 평균자책점 4.11이다. 지난 시즌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 관계자는 "로켓은 싱킹패스트볼(싱커)을 주 무기로 쓴다. 그동안 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 역할을 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54㎞가 나오고, 컷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도 구사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빼어난 구위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승부하는투수다. 경기 운영도 뛰어나다. 싱커를 주로 던지기 때문에 땅볼 유도가 많아 수비력이 탄탄한 두산 내야수들과 좋은 호흡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01.0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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