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베이스볼 플러스] 몸쪽 공, 투수들의 구사율은?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은 "투수는 이 공을 던지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했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이 공을 치지 못해 부진을 겪었다. '이 공'은 몸쪽 공이다. 그렇다면 한국 프로야구 투수들은 얼마나 몸쪽 공을 던지고 있을까. 일간스포츠는 야구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Statiz.co.kr)에 의뢰해 2010·2011시즌 몸쪽 공 구사비율과 피안타율을 정리했다. 몸쪽 공의 기준은 스트라이크존을 25등분한 뒤 좌·우타자별 몸쪽의 5개 칸에 들어온 공과 존을 벗어나는 몸쪽 볼이다. 6월 19일 현재 8개 구단 전체 투수들의 인코스 구사율은 21.6%로 나타났다. 지난해 21.4%보다 다소 높은 수치다. 롯데의 인코스 실종구단 별로는 넥센(+2.3%)·한화(+1.7%)·KIA(+1.3%)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세 구단의 이 코스 및 시즌 전체 피안타율은 모두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인코스 투구 증가가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시즌 전 "우리 투수들은 싸움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투수들이 인코스로 싸움을 걸면서부터 한화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인코스 구사율이 떨어진 세 팀, 롯데(-3.2%)·두산(-0.9%)·LG(-0.1%)는 모두 피안타율이 상승했다. 지난해 가장 인코스 구사율이 높았던 롯데의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은 인코스 투구 신봉자였다. 현장에는 "지난해 롯데 이후 인코스 승부가 전체적으로 늘어났다"고 말한다. 하지만 몸쪽 공 위주 승부가 단시간에 자리잡기는 어렵다.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롯데 포수 강민호는 지난해 매우 공격적인 리드를 했다. 결과를 떠나 올해는 '한국형 포수'로 되돌아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좌타보다는 우타 타자 유형으로는 좌타자일 때 19.6%, 우타자일 때 22.7%로 나타났다. 좌타자보다는 우타자가 몸쪽 공을 볼 확률이 높다. 우투수가 좌타자에게 몸쪽 공을 던질 때는 궤적이 대각선을 그리므로 타자의 눈이 공을 쫓아가기 쉽다. 그리고 좌타자 상대로 등판하는 왼손 구원 투수들의 승부구는 대개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공이다. 몸쪽 공의 효용은 여러가지다. 몸쪽으로 박히는 공에는 풀스윙이 어렵다. 타자에게 심리적인 공포를 안겨준다. 몸쪽 공은 피안타율을 지난해 0.219, 올해는 0.227로 묶은 효과적인 공이다. 피안타율로만 보면 바깥쪽 코스가 더 효과가 있다. 올해 아웃코스 피안타율은 0.202로 인코스보다 낫다. 그러나 바깥쪽을 더 효과적으로 구사하기 위해선 몸쪽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메이저리그 투수 돈 드라이스데일은 "바깥쪽은 투수의 차지다. 인코스는 타자가 이 코스를 차지하겠다고 덤비는 걸 막는 공"이라는 말을 남겼다.별종 SK, 한가운데 승부에 가장 강해코스별 투구 결과로 볼 때 SK는 독특하다. SK 투수진의 인코스 구사율은 지난해 8위, 올해는 7위였다. 김성근 SK 감독은 "컨트롤이 떨어지는 투수는 타자 몸쪽으로 공을 던져선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몸쪽 공 피안타율은 0.184로 가장 뛰어났고, 올해도 세 번째로 좋다. 코스별 분석에서 나타나는 SK의 특징은 몸쪽도 바깥쪽도 아닌 가운데다. 가운데로 몰린 공 피안타율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3할대였다. 그러나 SK는 지난해 0.275, 올해 0.264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2위와 3푼 가까이 차이가 난다. 김정준 SK 코디네이션 코치는 "코스보다는 구종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우리 투수들은 똑바로 가는 공을 거의 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민규 기자 [didofido@joongang.co.kr]
2011.06.23 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