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IS 피플] 포심과 슬라이더 비율 높인 김광현, 넘지 못한 PIT 원정
투 피치가 통하지 않았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4실점 했다. 0-3으로 뒤진 6회 말 1사 1·3루에서 교체돼 패전투수가 될 뻔했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 타선이 0-4로 뒤진 7회 승부를 뒤집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패배를 면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59(종전 0.63)로 상승했다.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경기 전 피츠버그는 14승 37패로 메이저리그 최저 승률 팀이었다. MLB 30개 팀 중 유일하게 팀 승률이 2할대였다. 반면 김광현은 상승세였다. 직전 15일 밀워키 원정에서 MLB 데뷔 후 최다인 7이닝을 소화하며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MLB 커리어 첫 5번의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0.33을 기록, 1981년 페르난도 발렌수엘라(당시 LA 다저스·0.20)에 이어 이 부문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1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키브라이언 헤이스에게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맞았다. 0볼-2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3구째 시속 90.2마일(145.2㎞)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당했다. 지난달 18일 시카고 컵스전 이안 햅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 이후 5경기 만이자, 시즌 두 번째 피홈런이었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김광현은 3회 또 실점했다. 이번에도 홈런이 문제였다.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호세 오수나에게 좌월 홈런을 맞았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7구째 시속 68.5마일(110.2㎞) 커브가 장타로 연결됐다. 오수나는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타율이 0.140으로 낮았지만, 실투성 커브를 놓치지 않았다. 4회와 5회를 무실점으로 넘긴 김광현은 6회를 흔들렸다. 6회 말 선두타자 헤이스에게 2루타, 후속 에릭 곤잘레스에게 3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두 타자 모두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무사 1·3루에선 콜린 모란에게 중전 적시타까지 맞았다. 이번엔 포심 패스트볼. 1사 1·3루에서 조시 벨을 루킹 삼진 처리한 김광현은 마운드를 제이크 우드포드에게 넘겼다. 김광현의 투구수는 103개로 개인 시즌 최다(종전 87구)였다. 우드포드는 곧바로 제이콥 스탈링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김광현의 실점이 3점에서 4점으로 늘었다. 이날 김광현의 포심 패스트볼(53개)과 슬라이더(38개)의 구종 비율이 무려 88.3%였다. 커브는 9.4%. 체인지업은 1개만 던졌다. 2회 케빈 뉴먼 타석에서 던진 2구째가 유일했다. 투구 분석표상 스리 피치, 내용을 보면 사실상 투 피치에 가까웠다. 지난 밀워키전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구종 비율(82.8%)과 비교하면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MLB 데뷔 첫 승을 따낸 지난달 23일 신시내티전에선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비율이 77.1%. 체인지업 비율이 9.6%로 10%에 육박했다. 포 피치에 가까운 레퍼토리로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비중이 점차가 늘어 피츠버그전에서 정점을 찍었다. 단조로운 피칭은 피츠버그 타자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한편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무서운 뒷심으로 김광현을 패전 위기에서 건져냈다. 0-4로 뒤진 7회 초 사사구 3개로 무사 만루를 만든 뒤 5득점, 빅이닝에 성공해 시즌 25승(24패)째를 따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를 유지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9.21 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