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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신 영입+MVP 2루수 잡은 휴스턴, 화룡점정 노린다...우승 주역 '동생' 터커와도 연장 논의

올 겨울 모처럼 지갑을 연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또 한 번 장기 계약으로 주축 선수를 붙잡는 데 도전한다.미국 메이저리그(MLB) 이적 소식을 주로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12일(한국시간) "다나 브라운 휴스턴 단장이 카일 터커(27)와 연장 계약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브라운 단장은 MLB네트워크 라디오에 출연해 터커의 연장 계약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라운 단장은 협상 시점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터커가 2025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가 되니 "조금 더 시간이 남았다"고 말했다.터커는 휴스턴이 자체적으로 키워낸 야수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강타자다. 국내 팬들에게는 과거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프레스턴 터커의 동생으로도 잘 알려졌다. MLB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한국행을 택했던 형과 달리 터커는 드래프트 때부터 대형 유망주로 꼽혔다. 지난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5순위로 지명된 그는 2018년 빅리그에서 데뷔했고, 단축 시즌인 2020년 타율 0.268 9홈런 42타점으로 이름값을 하더니 2021년 140경기 타율 0.294 30홈런 92타점으로 폭발했다. 이어 이듬해에도 150경기 타율 0.257 30홈런 107타점을 기록,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공수 활약 덕에 생애 첫 올스타와 함께 외야수 골드글러브도 품에 안았다.휴스턴은 지난해 역시 팀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올랐고, 터커 본인도 타율 0.284 29홈런 112타점 30도루로 여전한 호타준족의 모습을 남겼다. 시즌 후 아메리칸리그 MVP(최우수선수) 투표에서도 5위에 오르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터커의 기량이 뛰어났던 만큼 휴스턴도 진작 연장 계약을 논의했다. 앞서 2022년 5월, 2023시즌 전 두 차례 협상했으나 결과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다만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휴스턴의 짐 크레인 구단주가 모처럼 주머니를 열고 있어서다. 휴스턴은 올 겨울 앞서 마무리 투수 조시 헤이더를 5년 총액 9500만 달러 계약에 영입했다. 9500만 달러는 불펜 투수 계약 중 역대 2위 규모. 1위인 에드윈 디아즈의 5년 1억 200만 달러 계약이 지불 유예를 포함한 탓에 실제 가치가 9320만 달러 수준인 걸 고려하면 사실상 최대 계약을 안긴 셈이다.휴스턴은 이어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지난 2017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2루수 호세 알투베도 최근 5년 1억 2500만 달러 연장 계약으로 붙잡았다. 빅마켓이 아닌 휴스턴으로서는 드물게 2억 달러 이상 투자로 투타 핵심 전력을 잡은 셈이다.휴스턴은 고의로 하위권 성적을 거두면서 유망주를 모으는 '탱킹(Tanking)' 전략의 원조로 꼽힌다. 암흑기 동안 모았던 조지 스프링어, 카를로스 코레아 등은 주축 선수로 성장, 지난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바 있다. 휴스턴은 이후에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올랐고, 총 네 번의 월드시리즈(2017, 2019, 2021, 2022)에서 두 번의 우승(2017, 2022)을 이루는 쾌거를 거뒀다. 비록 사인 훔치기 논란으로 2017년 우승에 티를 남겼지만, 현재 MLB 30개 구단 중 가장 꾸준한 성과를 거둔 팀인 건 부인하 수 없다.터커는 그런 휴스턴의 마지막 조각일 가능성이 크다. 장기간 우승에 도전한 탓에 대형 유망주 수급은 어려워졌지만, 아직 20대인 터커를 잡는다면 팀 전력을 지키면서 수 년 동안 더 우승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 휴스턴은 이미 또 다른 중심 타자인 요단 알바레즈와도 2028년까지 이어지는 저렴한 연장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터커를 잔류시킨다면, 적어도 2028년까지 아메리칸리그 정상급 타선을 지켜갈 것으로 보인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12 11:57
메이저리그

사상 첫 3억 달러 커리어 2루수…알투베, '종신 휴스턴맨' 선언

내야수 호세 알투베(34·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사실상 '종신 휴스턴맨’을 선언했다.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알투베가 휴스턴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걸 보장하는 5년 연장 계약(총액 1억2500만 달러, 1659억원)에 사인했다'고 7일(한국시간) 전했다. 2018년 3월 휴스턴과 2020년부터 적용하는 5년, 총액 1억5100만 달러(2001억원) 계약을 한 알투베는 2024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계약에 따라 최소 2029년까지 휴스턴에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그는 프랜차이즈 유형의 선수로 휴스턴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언젠가 그가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베네수엘라 출신 알투베는 올스타 유격수다. 프로필상 키가 1m68㎝로 작은데 존재감은 그 이상이다. 2017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포함,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 타격왕 3회, 실버슬러거상 6회를 비롯해 굵직굵직한 개인 커리어를 자랑한다. 2014년부터 4년 연속 200안타를 기록한 '타격의 달인'이기도 하다. 그의 메이저리그(MLB) 통산 성적은 타율 0.307(6665타수 2047안타) 209홈런 747타점 293도루. 지난해에는 엄지 골절 문제로 90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으나 타율 0.311(360타수 112안타) 17홈런 51타점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갔다. 알투베의 존재감은 포스트시즌(PS)에서도 돋보인다. 통산 가을야구 103경기 출전해 27홈런 55타점 89득점을 기록 중이다. 역대 PS 홈런과 득점 부문 2위. 안타는 117개로 공동 3위에 해당한다. ESPN은 '역대 PS에서 100안타와 50타점을 돌파한 선수는 데릭 지터, 버니 윌리엄스, 매니 라미레스에 이어 알투베까지 4명'이라고 밝혔다.이번 연장 계약에 따라 알투베는 보너스로 1500만 달러(199억원)를 받는다. 2025년부터 3년 동안 각 연봉 3000만 달러(398억원), 2029년과 2030년에는 각 1000만 달러(133억원)의 연봉이 책정됐다. ESPN은 ‘이 계약이 끝나면 야구 역사상 사상 첫 3억 달러(3977억원)의 커리어 수입을 달성한 2루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0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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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통산 2183승’ 베이커 감독 은퇴…26년 사령탑 생활 마침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2183승을 이끈 더스티 베이커(74) 휴스턴 애스트로스 감독이 공식 은퇴했다.베이커 감독은 27일(한국시간) 기자회견에 참석해 휴스턴 구단에 고마움을 전하면서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MLB.com도 이날 “베이커 감독이 메이저리그 구단 유니폼을 입을 일은 이제 없다”고 전했다.베이커 감독은 “지난 4년 간 휴스턴을 지휘할 기회를 준 짐 크레인 구단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엄청난 영광이었다. 한결같은 열정을 보여준 휴스턴 팬들과 헌신한 선수들, 코치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고 전했다.베이커 감독은 지난 1988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주루코치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1983년 샌프란시스코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레즈, 워싱턴 내셔널스를 거쳐 휴스턴의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26년간 감독으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 팀 승리로 이끈 경기는 무려 2183경기(1862패). 역대 빅리그 감독 통산 승수 7위에 해당한다.MLB 역사상 흑인 감독으로는 최초로 통산 2000승을 돌파하면서 명예의 전당 입회를 예약했다. 올해의 감독에는 1993년과 1997년, 2000년 세 차례 선정됐고, 서로 다른 5개의 팀을 지구 우승으로 안긴 역대 유일한 감독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엔 유독 연을 맺지 못하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숙원까지 풀었다.베이커 감독은 다만 완전히 야구계에서 떠나기보다는 구단 고문 역할 등을 맡아 계속 야구 인생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현지 전망이다. 베이커 감독도 “다음에 또 만나자”라는 표현을 통해 완전히 떠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크레인 구단주는 “베이커 감독의 대체 감독을 찾는 건 힘들 것”이라면서도 “최대한 서둘러 새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김명석 기자 2023.10.27 11:56
메이저리그

휴스턴 '전설'이 돌아왔다…베그웰, 휴스턴 수석 고문 활동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대표하는 레전드 제프 베그웰(55)이 팀에 돌아왔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3일(한국시간) '휴스턴의 전설이자 명예의 전당 멤버인 베그웰은 짐 크레인 구단주가 가장 신뢰하는 조언자 중 한 명'이라며 '배그웰이 구단 야구 운영 부문 수석 고문으로 임명됐다'고 전했다. 크레인 구단주는 최근 선수 연장 및 장기 계약에 관심이 큰데 베그웰이 '책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크다.그는 "내가 하고자 하는 건 조직이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거"라며 "(경쟁을 비롯한 다른 목표보다) 계속해서 승리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베그웰은 1991년 데뷔부터 15년 동안 휴스턴에서 활약한 ‘원클럽맨’이다. 크렉 비지오와 함께 구단을 대표하는 전설 중 한 명이다. 1991년 내셔널리그(NL) 신인상을 차지했고 1994년에는 최우수선수(MVP)에 뽑히기도 했다. 통산 올스타 4회, 골드글러브 1회, 실버슬러거 3회를 비롯해 탄탄한 개인 커리어를 자랑한다. 통산 타격 성적이 2150경기 타율 0.29(7797타수 2314안타) 449홈런 1529타점이다. 2017년 86.2%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명예의 전당은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득표율 75%를 넘겨야 입성이 가능하다. 도전 기회는 총 10번이다. 은퇴 후 배그웰은 휴스턴과 관계를 이어갔다. 2010년에는 임시 타격 코치를 맡았다. 시즌 뒤 구단의 재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한 뒤에도 인연은 꾸준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에는 자유계약선수(FA) 1루수 호세 아브레유 계약을 돕기 위해 구단 고위 관계자와 함께 마이애미로 향하기도 했다. 아브레유는 실제 3년, 총액 5850만 달러(769억원)에 계약하며 휴스턴 유니폼을 입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03 16:43
메이저리그

우승하고도 쫓겨난 클릭 전 단장, 토론토 프런트에 부사장으로 합류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서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이끌고도 구단주와 마찰로 옷을 벗었던 제임스 클릭(45) 전 휴스턴 애스트로스 단장이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합류한다.토론토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클릭을 야구전략 부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클릭은 MLB를 대표하는 '첨단 야구' 리더 그룹의 선봉장이다. 분석과 육성 기법을 연구하기로 유명한 탬파베이 레이스 프런트 출신으로 지난 2020년 1월 휴스턴의 단장으로 영입됐다. 사인 훔치기 징계로 제프 르나우 단장이 해임됐던 휴스턴은 새로운 수뇌부와 전력을 재정비했다. 휴스턴은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에 진출했고,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도 오른 끝에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다.클릭의 공도 컸지만, 그에게 주어진 건 대형 계약이나 승진이 아닌 사실상의 이별 통보였다. 시즌 중 선수 영입 등을 두고 클릭과 여러 차례 마찰을 빚었던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우승 후 그에게 다년 계약이 아닌 1년 계약만을 제시했다. 연봉도 100만 달러 인상에 불과했다.클릭도 이 제안의 의미를 알았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그는 제안을 바로 거부했고 우승 6일 만에 팀을 떠났다.클릭이 근무했던 탬파베이와 휴스턴은 모두 MLB 최고 수준의 시스템을 갖춘 팀으로 평가 받는다. 선진 인프라를 이끌었던 그는 구단 리더가 필요한 팀들에게는 일종의 'FA 대어'였다.그랬던 그의 최종 행선지는 토론토가 됐다. 직급도 단장보다 높은 부사장이다. 토론토 구단은 클릭 부사장이 로스 앳킨스 현 단장과 긴밀하게 협의해 여러 분야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28 10:51
야구

휴스턴 브레그먼-알투베, '사인 훔치기' 파문 공식 사과

휴스턴 구단주와 선수들이 지난 2017년 전자 장비를 활용해 사인을 훔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휴스턴 구단은 14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사인 훔치기 파문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짐 크레인 구단주와 더스티 베이커 신임 감독, 간판 선수인 알렉스 브레그먼과 호세 알투베가 참석했다. 선수단 대표로 나선 브레그먼은 "나와 선수단, 구단이 결정한 모든 선택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다시 야구팬들의 신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알투베도 "휴스턴 구단과 선수단은 모두 2017년 벌어진 일을 후회한다"며 "우리 팬들과 야구 경기에 끼친 악영향을 특히 후회한다.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사과했다. 또 크레인 구단주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 베이커 감독은 "대중이 우리를 용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선수들이 실시간으로 상대 투수의 구종을 알려주는 전자 장비를 몸에 부착했다는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휴스턴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7년과 2018년, 빅리그 규정을 어기고 홈 구장 한가운데 펜스에 카메라를 설치해 상대 팀 투수와 포수의 사인을 훔친 뒤 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 사실이 적발돼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일에 연루된 감독 세 명이 유니폼을 벗었고, 휴스턴은 2년간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잃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벌금 500만달러도 물게 됐다. 배영은 기자 2020.02.14 12:45
야구

KBO,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MLB 사무국의 조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사인 훔치기' 파문의 진원지인 휴스턴에 강력한 제재를 가했다. 스포츠의 근본을 흔들고 야구와 리그의 품격을 저해한 구단을 본보기로 삼아서, 재발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줬다. 이 제재마저 미흡하고 부족하다는 주장도 있어, 메이저리그는 당분간 사인 훔치기 파문으로 홍역을 앓을 전망이다. '키움 히어로즈' 폭탄을 안고 있는 KBO 리그의 사무국이 반면교사로 삼을만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14일(한국시간) 제프 르나우 휴스턴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게 향후 1년 동안 무보수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벌금 500만 달러를 부과했고, 2020, 2021시즌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을 박탈했다. 정정당당한 승부라는 절대 원칙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휴스턴은 2017시즌에 전자 장비를 실시간으로 사용해서 사인을 훔쳤다. 외야에 카메라를 설치해 상대 배터리의 사인을 찍고, 그 영상을 확인한 선수나 구단 직원이 더그아웃 통로에 있는 쓰레기통을 치거나 휘슬을 부는 방식으로 타자에게 알려줬다. 지난해 11월, 휴스턴 전 소속 투수 마이크 파이어스 등 내부자 4명에 의해 세상에 드러났다. 파문을 커졌고 사무국은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두 달 동안 조사한 뒤 내린 결정이다. 여파가 크다.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사무국의 발표 직후 르나우와 힌치를 해고했다. 당시 벤치 코치를 맡던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도 유니폼을 벗었다. 속임수는 그의 발상으로 알려졌다. 현역으로 뛰었던 카를로스 벨트란 뉴욕 메츠 신임 감독은 데뷔전도 치르지 못하고 물러났다. 사실상의 경질이다. 2018시즌까지 타격 코치를 맡던 데이브 허진스 토론토 코치는 결백을 주장했고, 조사위도 무관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의심을 받고 있다. 현역 선수와 지도자뿐 아니라 불명예 은퇴한 레전드까지 비판을 쏟아냈다. "차라리 약물을 복용한 타자와 상대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는 LA 다저스 투수 알렉스 우드의 말이 모든 상황을 대변한다. 모든 타자가 "타이밍 싸움이다"고 말하는 타격이다. 속구와 변화구 구분뿐 아니라 구종까지 아는 타자를 투수가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야구팬들은 휴스턴의 2017 월드시리즈 우승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외친다. 계획성 있는 리빌딩으로 강팀 반열에 오른 휴스턴이기에 괘씸죄가 더해졌다. 현재 파문은 진행형이고, 현역 선수를 향한 철퇴도 예상된다. 보스턴도 같은 의혹을 받고 있다. 1920년, 월드시리즈 준우승팀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 선수들이 승부 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적발되며 흑역사로 남은 '블랙 삭스 스캔들', 2007년, 정상급 빅리거 다수가 포함된 금지 '약물 스캔들'에 버금가는 파급력이다. 이제 야구를 잘하는 팀은 의심부터 받게 됐다. 사무국은 근본과 품격을 지키려고 했다. 예상보다 빠르고 강한 대응을 했다. 현장과 프런트 수장에 내린 자격 정지 처분은 전망을 웃도는 수위라는 평가다. 더 주목되는 부분은 드래프트권 박탈이다. 휴스턴은 내야수 카를로스 코레아, 조지 스프링어, 알렉스 브레그먼 등 비교적 빨리 빅리그에 데뷔하고 스타 플레어로 올라선 1라운더가 많다. 월드시리즈 패권을 노릴 수 있는 팀이 됐다. 마치 휴스턴이 갖게 된 과욕을 근원을 차단시키려는 조치로 보인다. 2017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에 패한 LA 다저스의 사령탑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시간을 거스르기 위해 애를 쓰진 않는다"면서도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가 해당 구단에 내린 징계를 지지한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보여준 의지는 KBO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 야구도 매년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야구팬에 피로감을 주고 있다. 콘텐트 경쟁력은 암흑기 시절로 돌아가고 있다. 사무국은 부정적인 이슈를 막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구단의 강력한 제재와 여론 심판에도 개인 일탈은 끊이지 않고 있다. '원 아웃제' 적용에 당위를 부여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장기적이고 지속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조직에 대한 제재'다. 이건 정운찬 커미셔너와 사무국의 역할이지만 매번 솜방망이다. 구단이 심판에 금품을 건네며 승부 조작을 의심하게 한 '최규순 게이트' 때도 금전 대가와 무관한 개인 거래라며 해당 구단에 1000만원을 부여했다. 아홉 구단이 연루된 2017년 '트레이드 뒷돈' 파문 때도 주범인 키움은 130억원이 넘는 돈을 뒤로 챙겼지만, 고작 벌금 5000만원을 부과하는 데 그쳤다. 키움은 그동안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비위와 경영권 분쟁으로 야기된 논란으로 야구계의 품격을 저해했다. 스포츠와 어울리지 않은 단어가 쏟아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옥중경영 파동이 불거졌다. 2018년 11월에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를 적용해 영구 퇴출 조치를 받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구단에 마수를 뻗쳤다. 현장과 감독을 이은 불법 통로던 박준상 전 대표와 임 모 고문 변호사는 마치 '옥바라지' 대가를 받는 듯 상식 수준을 벗어나는 연봉과 자문료를 챙겼다. 내부 알력 다툼도 가관. 한쪽은 옥중 경영의 실체를 고발하기 위해 움직였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은 도리어 감사 대상으로 올린다. 이장석 전 대표의 사람인 줄 알았던 허민 이사위원장은 점령군으로 보인다. 의혹만으로 장정석 전 감독을 경질하고, 자신의 사람을 사령탑에 앉혔다. 2군 구장에서의 갑질 논란에 이어 현장 개입이 의심될만한 행보를 했다. 키움 선수단은 마치 휴스턴처럼 젊은 선수들이 급성장하며 주축이 됐고, 개인보다 팀워크가 돋보이는 팀이다. 매력이 있다. 그러나 조직 수뇌부는 현장과 선수들이 만든 성과에 숨었고, 시간에 기댔다. 힘으로 권한을 행사하고 술수로 이익을 도모한다. 현재 지배 구조를 감안하면 제2의 이장석과 허민이 등장해도 이상할 게 없다. KBO는 뒤늦게 구단의 경위서를 받았고, 법률과 경제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가동했다. 아직 조사 결과, 처분 내용과 방향성은 나오지 않았다. 해를 넘겼고, 석 달에 다가섰다. 현장은 스프링캠프 개막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은 태생이 특수한 구단으로 여겨졌다. '키움이니까 그렇지'라는 인식도 있었다. 그러나 그 정도가 도를 넘어섰고, 리그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 아직은 선수단과 프런트가 분리되어 인식되지만, 작은 일로도 싸잡힐 수 있다. KBO가 이장석 개인뿐 아니라 키움 구단의 경영 실태 자체에 접근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KBO는 정운찬 총재 체제 내내 '클린 베이스볼'을 허공에 외쳤다. 이번 조사와 조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비위가 의심되는 구단의 단장과 사장이 FA(프리에이전트) 제도 개선 등 리그 풍경을 바꿀 수 있는 주요 사안에 목소리를 내는 자체를 개탄하는 시선도 많다. 누구든 개인의 사욕이 구단뿐 아니라 업계를 망치고 있다는 자책이 들만큼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휴스턴에 내린 조치가 주목받는 이유다. 지명권 박탈과 또 다른 여러 조치는 현재 키움 선수단의 정체성인 '젊은 야구'에 치명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당장은 억울할 수 있는 키움 팬도 건강한 조직이 만드는 야구를 기다려줘야 한다. 안희수 기자 2020.01.22 06:00
야구

'사인 훔치기' 휴스턴, 단장-감독 자격 정지+드래프트 제한

'사인 훔치기' 논란으로 스포츠맨십 정신을 실추시킨 2017 월드시리즈 우승팀 휴스턴에 철퇴가 가해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4일(한국시간) 휴스턴발 사인 훔치기 관련 징계 내용을 발표했다. 이 사건은 마이크 파이어스 등 휴스턴에서 뛴 이력이 있는 선수들의 폭로로 시작됐다. 휴스턴이 2017시즌에 가운데 펜스 쪽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상대 팀 사인을 알아낸 뒤, 휴지통을 두드리거나 휘슬을 불어서 타석에 선 타자에게 투수의 구종을 알려줬다는 내용이다. 휴스턴은 당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이다. 폭로 여파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사무국은 즉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이날 제프 르나우 휴스턴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게 1년 동안 무보수 자격 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더 치명적인 제재는 유망주 영입 제한이다. 2020, 2021시즌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도 박탈했다. 규정 최대치 벌금인 500만 달러(한화 약 58억원)도 부과했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모든 팬과 선수,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와 미디어가 휴스턴에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가 실제 경기에 영향을 미친 정도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그런 행동으로 인해 생긴 (안 좋은)인식은 큰 해를 끼친다"며 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사무국에 따르면 당시 휴스턴의 벤치 코치였던 알렉스 코라 현 보스턴 감독이 사인 훔치기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동조했다. 힌치 감독은 이를 방관한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당했다. 코라가 이끄는 보스턴은 2018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이다. 코라를 향한 징계도 논의되고 있다. 르나우 단장과 힌치 감독은 자격 정지에 이어 해고까지 당했다.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사무국의 징계 발표 이후 두 수장을 모두 해고했다. 휴스턴의 우승 자격은 박탈되지 않았다. 그러나 누구도 휴스턴을 당해 최고 팀으로 여기지 않는다. 한편 르나우 단장은 징계 직후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규정 위반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힌치 감독은 "사인을 훔치는 행위를 멈추지 못했다. 사죄드린다"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1.14 09:52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휴스턴 우승,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

드라마는 또다른 '드라마'를 만들었다. 2017년 월드시리즈(WS) 우승은 휴스턴의 몫이었다. 1962년 창단된 휴스턴은 무려 56년 만에 첫 WS 우승을 차지하면서 지긋지긋한 무관의 한을 풀어냈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5년 WS 무대를 밟으면서 기대에 부풀었다. 구단 역사상 처음이었다. 하지만 결과가 처절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4연패로 무너졌다. 4경기에서 득실차가 6점(3-5·6-7·5-7·0-1)에 불과할 정도로 매 경기 치열하게 진행됐지만 1승도 거두지 못했다. WS 4연패 탈락은 역대 19번째. 치욕에 가까운 성적이었다. 1919년 이른바 '블랙삭스 스캔들'이 발생한 뒤 생긴 저주에 시달렸던 화이트삭스가 무려 8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해 희비쌍곡선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두 번의 실패는 없었다. 휴스턴은 올 시즌 101승을 기록하며 절정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포스트시즌(PS)에서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디비전시리즈(ALDS)와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전통의 강호 보스턴과 뉴욕 양키스를 차례로 꺾으며 WS에 안착했다. 이어 29년 만에 WS 우승을 노렸던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팀' LA 다저스를 7차전 접전 끝에 꺾으며 첫 우승을 품에 안았다. 거의 모든 PS에선 '영웅'이 탄생하고, 주목 받는 선수도 나온다. WS도 마찬가지다. 이번엔 WS 역사상 처음으로 4경기 연속 홈런을 포함해 홈런 5개를 몰아 친 조지 스프링어(휴스턴)는 MVP를 차지했다. 하지만 실제로 주목 받은 선수는 따로 있다. 메이저리그 20년차 베테랑 카를로스 벨트란(40)이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벨트란은 캔자스시티 소속이었던 1998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신인 자격을 갖춘 1999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하며 혜성 같이 떠올랐고, 리그 정상급 선수로 수년간 군림했다. 하지만 유독 WS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20년 동안 PS를 6번, WS에 2번 올랐지만 빈손이었다. 결국 올 시즌 WS 우승을 맛보면서 무관의 한을 풀었다. PS에서 통산 65경기를 뛴 베테랑이지만 WS 우승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쉴 새 없이 흘렸다. 사연도 있었다. PS에 앞서 고향 푸에르토리코에 허리케인이 급습했고 메인랜드의 70%가 침수되는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그는 주저 없이 100만 달러를 기부했고, 제시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상업 비행기를 급파해 푸에르토리코의 구원 활동을 하는데 일조 했다. 그리고 20년간의 우승을 향한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최고의 피해자 다저스의 다르빗슈 유는 트라우마가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인 7월 31일(한국시간)에 맞춰 '우승 청부사'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다저스에 합류했다. 실제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까지 그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WS 무대에서 2경기 선발로 나와 모두 2회를 버티지 못했다. 최악에 가까운 결과였다. 특히 시리즈가 3승3패로 팽팽하게 맞선 7차전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3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구위는 늘 메이저 리그 최정상급으로 꼽혔지만 부상이 잦았고, 배짱이 약하다는 지적도 들었다. 이런 약점은 WS에서 다시 나타났다.다저스는 과거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현 애리조나) 쌍두마차로도 이루지 못했던 우승을 커쇼-다르빗슈와 이루려했지만 그 꿈은 다시 산산조각 났다. 이 같은 결과는 이번 시즌이 끝나고 FA (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나오는 그의 가치를 절하시키는 역할이 될 것이다. 아직 젊은 나이와 구위가 살아있는 투수로 인정을 받겠지만 WS 평균자책점 21.60은 그에게 부정적인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큰 무대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이 있기 마련이고 이 주인공을 빛을 더 밝히는 존재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번 113번째 WS 명암의 주인공은 이렇게 나타났다. 사람들은 스토리를 원하고 또 그 스토리에 충실한 수혜자와 피해자가 나오기 마련이다. 화려한 선수 생활 마지막에서 긴 여정의 최고의 선물을 얻은 선수, 아직은 더 기회가 있겠지만 첫 WS 무대에서 아픔을 겪은 스타도 있다. 벨트란은 과거 두 번의 아픔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오늘의 영광을 따냈다. 오늘의 아픔을 피할 수는 없지만 내일을 위해 또 뛰고 준비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벌써부터 내년 월드 시리즈가 기다려진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17.11.09 05:30
야구

휴스턴의 선견지명과 알투베 연봉 600만 달러

휴스턴의 과감한 결단이 통했다.휴스턴 구단은 4일 호세 알투베(27)에 대한 2018시즌 팀 옵션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2017년 연봉이 450만 달러(50억원)였던 알투베의 2018년 팀 옵션은 600만 달러(67억원). 메이저리그 타격 1위를 차지했고,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염가에 가까운 금액이다. 휴스턴은 2019년에도 알투베의 팀 옵션을 갖고 있는데 규모가 650만 달러(73억원)에 불과하다.휴스턴은 알투베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일찌감치 다년 계약을 완료했다. 빅리그 3년 차였던 2013년 7월 계약기간 4년·총액 1250만 달러(139억원)에 계약했다. 당시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알투베와의 계약은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개발하고 유지하려는 구단의 전략과 일치한다"고 반겼다.구단과 선수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였다. 알투베 입장에선 연봉조정 자격을 갖추게 되는 4년차부터 안정된 연봉을 보장받았다. 휴스턴도 팀 옵션 2년을 계약서에 넣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알투베의 계약은 4년이지만 팀 옵션이 사용되면 4+2년으로 6년이 됐다. 알투베가 부진할 경우엔 무리한 투자로 인한 큰 금액을 손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뒤로 늦추면서 '염가'로 선수를 기용할 수 있었다.결과는 대성공이다. 팀 옵션 2년을 포함한 게 결과적으로 '대박'으로 연결됐다. 알투베는 2014년부터 4년 연속 200안타를 넘기면서 정상급 교타자로 성장했다. 신장이 리그에서 가장 작은 165cm에 불과해 큰 기대를 받지 못했지만,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됐다.올 시즌 포스트시즌에선 홈런 7개를 몰아치면서 휴스턴을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FA로 풀릴 경우 200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휴스턴은 향후 2년 동안 1250만 달러(140억원)에 알투베를 기용할 수 있는 상태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7.11.0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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