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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1위 SK는 괴로워'…기술유출·각종 루머에 골머리

고대역폭 메모리(HBM) 세계 1위 SK하이닉스가 기술유출과 가짜뉴스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공지능(AI)의 확대로 HBM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데 치열한 업계 경쟁 속에 ‘SK하이닉스 따라잡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는 최근 SK하이닉스가 전직 연구원 A 씨를 상대로 낸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고, 위반 시 1일당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채무자는 오는 7월 26일까지 미국 마이크론과 각 지점, 영업소, 사업장 또는 계열회사에 취업 또는 근무하거나 자문계약, 고문계약, 용역계약, 파견계약 체결 등의 방법으로 자문, 노무 또는 용역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법원에서 1일 1000만원 벌금을 물리는 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HBM 기술유출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A 씨는 SK하이닉스에서 메모리연구소 설계팀 주임 연구원, D램설계개발사업부 설계팀 선임 연구원, HBM사업 수석, HBM 디자인 부서의 프로젝트 설계 총괄 등을 담당해온 전문가다. 그는 2022년 7월 퇴사했다. 문제는 ‘퇴직 후 2년간 동종 업체에 취업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어긴 것이다. 그는 퇴직 무렵에 전직금지 약정서와 국가핵심기술 등의 비밀유지 서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어기고 마이크론 본사 임원 직급으로 이직했다. 이직 사실을 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법원에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채무자가 취득한 정보가 유출될 경우 마이크론은 동종 분야에서 채권자와 동등한 사업 능력을 갖추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상당 기간 단축할 수 있는 반면, 채권자는 그에 관한 경쟁력을 상당 부분 훼손당할 것으로 보이는 점, 정보가 유출될 경우 원상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한 점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유출뿐 아니라 일본에서는 HBM 협력과 관련한 루머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심지어 한국 정부가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간 합병을 위해 SK하이닉스를 압박한다는 가짜뉴스까지 생성되고 있다. SK는 이와 같은 루머들에 대해 “일본 언론의 각종 보도에 대해서는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에 HBM 협력을 제안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고개를 저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베인캐피털 관계자를 인용해 키옥시아와 WD 간 합병과 관련해 미국과 일본 기업의 합병을 위해 한국 정부가 SK하이닉스를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미일 반도체 기업 합병에 SK에 동의하도록 압박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지분 15% 이상을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합병의 키를 쥐고 있는데,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 순이다. HBM은 D램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2배에 달해 업체들이 서로 뛰어들고 있다. D램이 6% 수준의 영업이익률이라면 HBM은 10%를 상회한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08 07:00
산업

SK 회장 취임 25주년 최태원, '숫자로 보는 성적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성공적인 그룹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재계 서열 5위에서 2위로 뛰어오르는 등 혁신 성장에 앞장서고 있다. 최 회장이 내달 1일로 취임 25주년을 맞는다. 외환위기로 암울했던 시기에 총수 자리를 물려받았지만 체질 개선을 통해 25년간 자산과 매출 규모에서 크게 성장했다. 기존 SK의 주력 분야였던 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에 이어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 미래 신성장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질적 성장까지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 회장이 취임한 1998년 약 32조8000억원이었던 SK 자산총액이 올 5월 약 327조3000억원을 기록해 10배 규모로 커졌다. 이에 따라 5위였던 SK의 재계 순위는 지난해 5월부터 삼성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매출은 32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224조2000억원으로 6배, 영업이익은 2조원에서 18조8000억원으로 9배가 됐다. 수출액도 8조3000억원에서 83조4000억원으로 약 10배 규모로 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액은 약 887조원이다. 이중 SK그룹이 약 10%를 책임지고 있다. 이 같은 양적 성장은 과거 정유·석유화학, 정보통신 등 내수 중심 기업으로 인식되던 SK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변화시키고 사업 영토를 넓힌 결과다. SK가 사업 포트폴리오의 무게 중심을 BBC와 그린·첨단산업으로 본격 전환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하이닉스 인수 때부터다. 최 회장은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만으로는 그룹의 지속 성장과 발전이 어렵다고 보고 사내 반대를 무릅쓰고 하이닉스 인수를 관철했고, 터닝포인트가 됐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업계가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도 연구개발비를 비롯한 투자를 늘렸고, 키옥시아, 인텔 낸드 메모리 사업부, OCI머티리얼즈, LG실트론 등을 연이어 인수해 글로벌 일류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전 세계적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관련 사업 분야 육성에도 그룹 역량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SK온은 북미·유럽·중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1.7GWh였던 SK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지난해 말 88GWh로 5년 만에 50배 수준으로 커졌다. 수소 등 청정에너지 분야도 성장 중이다. SK그룹의 투자 전문 지주회사 SK㈜와 SK E&S는 2021년 수소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플러그파워 지분 9.9%를 인수했다. 작년 8월에는 SK㈜와 SK이노베이션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에 3200억원을 투자했다.최 회장은 사회적가치(SV)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사업에 내재화해야 기업 가치를 높여야 지속가능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경영 지론을 실천하며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8.2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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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계 개선 모색에 반도체 전쟁 휴전?…숨죽인 삼성·SK

미국과 중국의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국제 정세가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양국의 기술 패권 경쟁에 발만 동동 굴렀던 우리나라 반도체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두 강국이 서로를 겨냥한 제재를 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가로막았던 먹구름도 걷힐 전망이다. 올 하반기 반도체 수요 반등 예측과 맞물려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중 관계의 점진적 회복이 곧바로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2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만남에 대한 질문에 입을 꾹 닫았다. 회사의 발언이 양국 의사결정에 작게나마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시진핑 주석과 블링컨 장관은 극적으로 성사된 면담에서 대만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이슈를 두고 입장 차를 분명히 했지만 고위급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최근까지도 미국과 중국은 미래 선도 기술인 반도체 리더십을 지키기 위해 견제 장치를 잇달아 내놨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했다.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자국 기업이 중국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통제를 발표했다.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국내 기업들에게는 아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와 다롄에서 각각 D램, 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삼성전자는 낸드의 40%,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의 40%, 20%를 중국에서 만들고 있어 장비를 들여오지 못하면 생산 효율화 작업 등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다행히 오는 10월까지였던 한시적 유예 조치를 미국이 연장하겠다고 밝혀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생산라인 다변화가 단기간 내 이뤄지긴 힘들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있었다.이어 지난달에는 중국이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제품에 대해 안보 결함을 이유로 구매 금지 결정을 내리며 반격에 나섰다.대체 물량이 일부 넘어올 수 있다는 관측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우리나라의 외교 전략에 따라 중국의 다음 감시 타깃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이렇듯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투톱은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은 43.2%로 2위 마이크론(28.2%)을 여유롭게 따돌렸다. SK하이닉스는 23.9%로 3위에 안착했다.낸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34.0%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일본 키옥시아는 21.5%, SK하이닉스는 15.3%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모처럼 미국과 중국이 얼굴을 맞댔지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갈등을 미국과 중국이 봉합하면 좋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근본적인 스탠스(입장)가 바뀌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성 교수는 또 "기술과 안보 문제를 담고 있기 때문에 완화될 여지가 아예 없지는 않지만 근본적인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이런 신중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0.28%, 1.13% 오르는 데 그쳤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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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낸드 업황 악화에도 삼성전자 홀로 점유율 키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전 세계 낸드플래시 매출이 감소했지만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1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낸드 매출은 102억9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25% 감소했다. 낸드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급락했다.업계 1위 삼성전자는 34억80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19.1% 줄었다. 다만 시장점유율은 31.4%에서 33.8%로 2.4%포인트 상승했다.2위 일본 키옥시아의 매출은 전 분기보다 30.5% 떨어진 19억6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점유율은 19.1%로 전 분기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SK하이닉스와 자회사 솔리다임의 매출은 전 분기보다 30.9% 감소한 17억5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시장점유율은 18.5%에서 17.1%로 하락했다.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는 원가 우위에 힘입어 고용량 제품을 지속해서 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고 했다.삼성전자는 D램 시장에서도 홀로 점유율을 키웠다.삼성전자의 2022년 4분기 D램 매출은 55억40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25.1% 감소했지만, 시장점유율은 40.7%에서 45.1%로 4.4%포인트 상승했다.다른 D램 제조사들은 매출과 점유율이 모두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18 11:06
산업

최태원 '반도체 승부수', 삼성과 세계 2강 굳힐 수 있을까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반도체 승부수’를 통해 SK를 재계 2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로 꼽고 있고, 그중 반도체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반도체 1위 삼성전자와 메모리 시장을 양분할 정도로 성장하는 등 그룹의 기둥으로 우뚝 섰다. 최태원 승부수, SK하이닉스 그룹 매출 1위 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SK그룹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SK하이닉스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석유화학 업종을 넘어서며 그룹 내 매출 1위 핵심 계열사가 됐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27조원에서 2020년 32조원으로 성장했고, 지난해 매출 42조9978억원(영업이익 12조4103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76개 SK그룹 계열사 중 매출 1위인 SK하이닉스는 올해도 호조의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을 전년 대비 39% 증가한 14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3조8000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2년 연간 매출액 59조4000억원, 영업이익 14조40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매출 60조원에 육박하는 등 전년 대비 매출액의 38% 이상 성장세가 전망되는 셈이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 5월 발표한 SK그룹의 5년 투자 계획에서도 SK하이닉스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SK는 2026년까지 247조원 투자 계획 중 반도체와 소재 분야에 142조2000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이 핵심이다. SK하이닉스는 최첨단 반도체 팹 4기를 신설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용인 클러스트 외에도 청주 반도체 공장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용인 클러스터와 별개로 회사의 중장기 투자계획으로 청주 신규 팹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지만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최근 5년간 63조3000억원 투자액을 보면 최 회장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6조원 수준이었던 연간 투자액이 2017년 10조3000억원으로 증가했고, 2018년 17조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13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물량 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최대 규모 M&A, ‘램과 낸드 플래시’ 양날개 구축 현대 사회에서 ‘반도체=전자산업의 쌀’ 또는 ‘반도체=안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강대국들은 반도체 산업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태원 회장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영역을 확대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SK는 10조원이라는 역대 그룹의 최대 규모 M&A를 통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했다. 지난해 12월 인수 1단계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에 이어 2위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자리를 공고히 지켜왔다. 트렌드포스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글로벌 시장 부문에서 SK하이닉스가 27.3%, 삼성전자가 43.5%의 점유율을 보였다. 그렇지만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시장에서 D램에 비해 낸드 플래시의 점유율이 떨어져 고민이었다. 이로 인해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합병을 추진했고, 낸드 플래시 시장점유율을 2021년 3분기 13.5%에서 2022년 1분기 18%까지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텔의 인수로 낸드 플래시 부문에서 도약했다”며 “D램과 낸드 플래시 양날개를 구축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SK하이닉스는 작년 10월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키파운드리 인수 계약도 체결했다. 이에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생산 능력은 2배(1조30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도모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매출 규모는 전체 2% 수준이라 아직 미미하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사업을 메모리 반도체처럼 키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1위 삼성과 격차 큰 2위…"수율·효율성 극대화 관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렇지만 ‘양강 체제’라고 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따른다. 표면적으로 1, 2위라고 하지만 격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2022년 1분기 기준으로 양사의 격차는 D램 16.2%, 낸드 플래시 17.3%다. 낸드 플래시의 경우 점유율 차가 2배에 가깝다.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에도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WDC), 마이크론 등 상위 5개사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점유율에서 키옥시아 18.9%, WDC 12.5%, 마이크론 10.9%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론과 WDC가 키옥시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압도적으로 앞서있는 수준이다. 인텔 등을 인수했다고 하더라도 점유율 유입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 경쟁력에서도 삼성전자가 앞서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도 기술력은 뒤처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세계 최초로 DDR5 D램을 개발했다. 또 D램 대비 칩당 용량이 24Gb로 향상됐다. 24Gb DDR5 제품에는 10나노대 4세대 기술이 적용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HBM3 D램도 개발했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기술을 사용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DDR5와 HBM3 모두 고부가가치 제품이라 앞으로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기술력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하이닉스는 현재 10나노대 5세대 D램(12~13나노)과 낸드플래시 238단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램은 회로 선폭이 가늘수록, 낸드플래시는 셀을 더 많이 쌓을수록 메모리 성능이 좋아진다. 현재는 14나노 D램, 176단 낸드플래시가 가장 앞선 공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술적으로 양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앞선 기술이라고 해도 반도체 수율과 효율성까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초협력을 통한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미래 방향성을 정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국경과 산업의 벽을 넘어 경쟁력 있는 파트너라면 누구와도 힘을 합쳐 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7.0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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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떨어지겠네…삼성·SK, 믿었던 메모리마저 '먹구름'

우리나라가 '넘버원' 타이틀을 쥐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가 올 하반기 시작부터 우울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가뜩이나 부진에 빠진 국내 증시 대장주의 앞날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2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D램 가격은 3~8% 하락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공급 과잉으로 0~5%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 가전 수요 부진의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비즈니스용은 주문이 남아있지만 개인 노트북과 크롬북은 수요가 2021년 대비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이에 D램의 경우 반도체 제조사들은 개인 디바이스 수요를 기업 서버용으로 일시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국내 제조사들은 중국과 대만이 업황 악화에도 생산능력을 지속 확대하면서 협상 우위를 잃어 가격 방어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는 한국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장기간 왕좌를 지키고 있는 핵심 시장이다.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3.5%, 27.3%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모습을 자랑했다. 3위 미국 마이크론(23.8%)을 제외하면 점유율이 5%를 넘는 곳이 없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35.3%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18%로 2위 키옥시아(18.9%)를 바짝 뒤쫓았다.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마이너스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54% 내린 5만7600원에 장을 마쳤다. 6만원대가 깨진 지 얼마 되지 않아 5만원 중반대를 향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전일보다 3.15% 빠진 9만2200원에 마감했다. 두 회사 모두 이달 초와 비교해 13%가량 주가가 내려갔다. 시스템 반도체 R&D(연구·개발)와 미세 공정 확대도 벅찬데 믿었던 메모리 반도체까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지면서 당분간 우리나라 반도체 대장주들은 암울한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매크로 환경은 대다수의 사람이 경험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상황"이라며 "아직은 주요 소비자 수요 둔화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기존 대비 9000원 내린 7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6.22 16:47
생활/문화

진격의 박정호…인텔 낸드 품자 SK스퀘어도 날았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 인수를 사실상 확정 지으면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패권 경쟁을 가속한다. 시장 기대감에 지난달 출범한 모회사 SK스퀘어의 주가도 오름세다. M&A(인수·합병) 전문가 박정호 SK스퀘어·SK하이닉스 부회장의 아웃리치(대외접촉)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 인수·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전날 중국 다롄 자회사에 5조386억원을 대여한다고 공시했다. 또 미국 낸드프로덕트솔루션과 다롄에 각각 1조3512억원, 3조977억원을 현금 출자한다. SK하이닉스는 "자산·영업·IP(지적재산권)·중국 펩(생산시설) 자산의 인수 대가 및 운영자금 제공에 필요한 출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D램에 치우친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10월 인텔 낸드 사업을 약 10조원에 양수한다고 발표했다. 시장 독점을 우려해 심사에 나선 8개국 가운데 중국의 판단이 관건이었다. 그러다 지난 22일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국(SAMR)은 SK하이닉스와 인텔 낸드·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사업 인수를 승인했다. 당초 중국이 자국 기술 제재에 나선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몽니를 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다롄의 인텔 낸드플래시 공장을 출혈 없이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인수 건과 별개이지만 SK하이닉스의 우시 공장 투자에 있어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제 SK하이닉스의 입지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일본 키옥시아가 점유율 각각 34.5%, 19.3%로 1, 2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13.5%로 3위에 올랐는데, 인텔의 점유율 5.9%를 흡수하면 근소한 차로 단숨에 2위를 꿰차게 된다. 이번 성과에는 박정호 부회장의 땀이 녹아들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박 부회장은 물론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나서 중국 정부와 현지 관계자들을 오랜 기간 설득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는 구체적인 출장 내용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중국판 다보스'로 불리는 경제 국제행사인 보아오포럼에도 매번 참석해 정·재계 네트워크를 쌓았다. 핵심 자회사의 시장 확장에 맞춰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SK스퀘어의 주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한 투자 전문 회사 SK스퀘어는 시초가가 기준가보다 높게 형성된 탓에 이달 중순까지 조정 기간을 거치며 주가가 7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그러다 지난 22일까지 1주일 동안 16% 넘게 오르며 6만원대로 복귀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12.24 07:00
생활/문화

"국감이 문제냐" 미국행 SKT 박정호, 반도체 지키기 총력전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하반기 산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인 국회 국정감사까지 뒤로 하고 급히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탈통신을 이끌 핵심 먹거리인 반도체를 지키기 위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대표는 10일간의 일정으로 지난주에 미국으로 출장을 갔다.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공급 부족을 이유로 각종 기밀을 요구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어서다. SK텔레콤은 현지 미팅 계획 등 세부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바이든 정부, 삼성·SK에 반도체 핵심 자료 요구 백악관과 상무부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올해 3번째 반도체 대책회의를 열었다. 반도체 부족 현상이 전 세계 산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반도체가 수요를 맞추지 못해 자동차와 노트북,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여러 제품의 생산이 중단되는 등 판매가 위축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1년 글로벌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 전망을 당초 제시했던 9%에서 6%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몇몇 스마트폰 업체와 공급사는 2분기부터 주문의 80%만을 공급받는 등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었으며, 3분기에는 더욱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 업체의 90%가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하반기 출하량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미 정부가 기업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현지 기업들의 피해가 확산하고 있어 더욱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상무부는 생산자·소비자·중개자 등 공급망 모든 부분의 재고와 수요, 배송 체계에 대한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유하도록 요청했다"며 "목표는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위치를 이해하고 수량화하는 것이다"고 했다. 러몬도 상무장관은 45일 안에 RFI(자료요청서)에 회신할 것을 요구했다. 사재기와 같은 시장 교란 행위도 살펴볼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SK스퀘어 출범 앞두고 악재…직접 해결 의지 이에 박정호 대표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통신사와 투자사로 회사를 쪼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악재를 만났다. SK텔레콤은 오는 1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인적분할 계획을 확정한다. 이어 11월 1일 존속회사인 SK텔레콤과 신설회사 SK스퀘어로 공식 출범한다. SK스퀘어의 지휘봉은 박정호 대표가 잡는다. SK스퀘어는 '글로벌 ICT 투자전문기업'을 목표로 한다. 반도체·ICT 영역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 2025년까지 순자산가치(NAV)를 현재의 3배인 75조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포부를 밝혔다. SK스퀘어는 반도체를 비롯해 앱마켓(원스토어)·커머스(11번가)·융합 보안(ADT캡스)·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 등 신사업을 품는다. 그중에서도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SK하이닉스의 역할이 막중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통계에서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D램 시장점유율은 27.9%로 삼성전자(43.6%)에 이어 2위다.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12.3%로 삼성전자(34.0%), 키옥시아(18.3%), 웨스턴디지털(14.7%)에 이어 4위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작업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데, 마지막 관문인 중국의 기업결합 심사만 통과하면 6.7% 점유율을 추가 확보해 단숨에 2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처럼 앞길이 밝았던 반도체 사업이 예상치 못한 벽을 마주하자 박 대표가 직접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상황에 따라 아웃리치(대외접촉)에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에서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반도체 영업기밀 유출 우려를 전달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정부의 도움을 받아 자료 제출 거부 입장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에 반가운 소식이지만 향후 미국 정부가 경영 활동에 제약을 가할 수 있어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10.07 07:00
생활/문화

SKT도 국민주 합류…어깨 무거워진 '믿을맨' 박정호

통신 업계 1위 SK텔레콤이 통신·투자사로 회사를 쪼개고, 액면분할을 통해 '국민주'로 거듭난다. 소액주주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가 상승을 이끌어야 하는 '믿을맨'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SK텔레콤은 10일 이사회를 열고 SK텔레콤(존속회사)과 SKT신설투자(가칭, 신설회사)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SK텔레콤은 오는 10월 12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11월 1일에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를 출범한다. 인사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신설회사 대표는 박정호 대표, 종속회사 대표는 유영상 MNO(이동통신) 사업대표가 유력하다. SK텔레콤은 주주 접근성을 강화하고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통주 1주당 가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액면분할을 하기로 했다. 32만8000원(10일 종가 기준)인 SK텔레콤 1주는 변경상장(존속회사) 및 재상장(신설회사)이 이뤄지는 11월 29일에 6만5600원인 5주가 된다. 여기에 존속회사와 신설회사가 6대 4의 비율로 분할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주주는 3만9360원의 종속회사 주식 5주, 2만6240원의 신설회사 주식 5주를 보유하게 된다. 액면분할은 1주당 가격이 너무 높아 매입을 망설이는 소액주주를 끌어모으는 효과가 있다. 이미 SK텔레콤은 2000년 4월 10대 1 비율로 액면분할을 단행한 적이 있다. 1주당 400만원까지도 치솟은 '황제주'였다가 곧바로 30만원대로 가격이 내려갔다. 액면분할 한 달 뒤 약 14%, 두 달 뒤 약 20%까지 주가가 오르면서 흥행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표 IT 기업들이 잇따라 1주당 가격을 하향 조정하며 진입 문턱을 낮췄다.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전자로, 2018년 5월 50대 1 비율로 액면분할해 1주당 가격이 200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떨어졌다. 주가가 높아 주식을 매입하기에 부담이 된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그 결과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215만명을 돌파했으며, 미성년 주주는 5년간 90배 늘었다. 덕분에 지난 3월 주주총회장에 초등학생 주주가 엄마의 손을 잡고 방문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두 번째 액면분할이 무조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SK그룹 안에서 '전략가' '믿을맨'으로 통하는 박정호 대표의 향후 사업 전략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박 대표는 인수·합병(M&A) 전문가다. 2011년 현대전자가 전신인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할 때 실무를 담당했으며, 2018년 도시바메모리(현 키옥시아) 지분 투자 때도 일본에서 협상을 주도했다. 최근 정부가 승인한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 과정에서도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일단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SK텔레콤의 주가는 인적분할을 공식화한 지난 4월 이후 10% 이상 올랐다. 이미 통신 시장이 포화한 만큼, 존속회사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다만 반도체를 비롯해 미디어, 커머스 등 신사업에 역량을 쏟는 신설회사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 주가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다"며 "주총 일정을 고려한 투자 전략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6.11 07:00
생활/문화

SKT, 37년만에 기업분할 추진…연내 통신·신사업 분리

SK텔레콤이 통신 사업을 벗어나 종합 ICT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설립 37년 만에 기업분할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존속회사인 '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와 신설회사인 'ICT 투자전문회사'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통해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분리, 각 영역에 적합한 경영 구조와 투자 기반을 갖춰 반도체와 뉴 ICT 사업을 확장한다. 회사명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이르며 코스피 상장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2위에 올라있다. SK텔레콤 5G 가입자는 올해 2월 기준 약 635만명(점유율 약 46.5%)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뉴 ICT 사업은 지난해 SK텔레콤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24%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원스토어, ADT캡스 등 자회사들의 IPO(기업공개)도 추진하고 있다. 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는 SK브로드밴드 등을 자회사로 두고 5G 리더십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신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신사업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IDC), 구독형 서비스 등이다. 존속회사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5G 유망 산업에서 미래 수익을 창출하고, AI와 디지털 인프라 등 혁신 기술 개발을 지속한다. ICT 투자전문회사는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에 투자한다. 과거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진행했을 때보다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설회사와 SK㈜의 합병설에 대해서는 "합병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텔레콤은 증권사의 분석을 인용해 자사의 목표 주가가 상향하고 있으며, 분할 이후 존속회사와 신설회사의 합산 가치가 약 3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은 추후 이사회 의결,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연내 분할을 완료할 방침이다. 미래 지향적인 기업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회사명도 준비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CEO는 이날 임직원 대상 온라인 타운홀 행사에서 "지금까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잘 키워온 SK텔레콤의 자산을 온전히 평가받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시점"이라며 "분할 후에도 각 회사의 지향점에 따라 계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자"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4.1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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