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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K뷰티·패션, 日 도쿄 심장을 뚫다

K뷰티·K패션이 일본팬들과 만난다. 21일부터 26일까지 일본 도쿄 미츠코시 긴자점에서 총 17개 한국 브랜드가 참여하는 ‘싱글즈 서울스토리 인 긴자’가 펼쳐진다.20일 미츠코시 긴자점에서 펼쳐진 일본 미디어 대상 사전페어 투어에는 총 20여개 일본 매체들과 현지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행사 운영을 총괄한 싱글즈 김겨울 편집장은 현지 미디어들을 만나 한국의 뷰티·패션업계에 대해 소개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편집장은 “한국 뷰티 제품은 과거부터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미백기능 안티에이징 등 다양한 기능성 요소를 추가해오면서. 다양한 제품군의 화장품을 개발하고 보유하게 된 계기가 돼 다양한 소비자 수요를 맞출 수 있다는 점이 글로벌 상품으로서 이점”이라고 언급했다. 일본 미디어들은 한국의 뷰티·패션업계에 큰 관심을 표했으며, 최근의 K뷰티·K패션 트렌드와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질의응답이 오가기도 했다.이번 행사는 도쿄 고급 백화점인 미츠코시가 K뷰티·패션업체에 먼저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일본 내 MZ세대를 중심으로 K뷰티와 K패션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다. 특히 미츠코시 긴자점은 도쿄 쇼핑 중심지에 위치한 고급 백화점으로 해외 관광객들의 명소로 잘 알려져 있어 이번 행사로 인해 K뷰티·패션이 글로벌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미츠코시 백화점은 21일부터 26일까지 별관 7층 이벤트스페이스에서 총 18개 한국 브랜드를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행사 운영과 총괄은 패션 매거진 싱글즈가 담당한다. 디자인은 글로벌 디자인 스튜디오 포듐이 맡았다. 포듐은 공항 전문 디자인 그룹으로 인천·김포·몽골·밀라노국제공항 및 다수의 공항시설 디자인으로 해외에 알려졌으며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 이탈리아 황금콤파스상 최우수상, 레드닷 어워드 등을 수상한 실력파 디자인 그룹이다.참여하는 브랜드 면면도 화려하다. 뷰티 브랜드로는 유이크·클리오를 비롯해 더마펌·뷰디아니·입큰·프레시안·글린트·톡스앤필코스메틱·AZH·핑거수트·SW19·샹프리·호텔도슨과 미용기기 브랜드 LG프라엘이 참여한다. 패션브랜드 젝시믹스·13month·예그도 일본 고객들과 만난다. 이 중 유이크는 이번 일본 팝업 개최를 기념해 전속모델 라이즈가 매장에 방문하는 것은 물론 일본 고객 50명을 초청해 팬사인회와 함께 라이즈의 뷰티 비법을 소개하는 뷰티토크쇼도 진행할 계획이다.‘싱글즈’ 김겨울 편집장은 “한국의 떠오르는 브랜드들과 함께 일본에 진출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K뷰티, K패션의 우수성까지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더 널리 다가가길 바란다”고 전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8.21 12:50
연예일반

라이즈, 日서 K-뷰티 전도사 된다

글로벌 대세 아이돌 그룹 라이즈가 일본 도쿄 긴자에 출격한다. 라이즈는 유이크 전속모델로 오는 8월 21일부터 26일까지 일본 도쿄 미츠코시 백화점에서 열리는 ‘유이크 유니버스(UIQ UNIVERSE)’ 브랜드 팝업 및 팬사인회에 나선다.유이크는 글로벌 신약개발 기업 지놈앤컴퍼니가 만든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브랜드로 지난해 라이즈를 모델로 발탁했다. 라이즈와 함께 하는 이번 유이크 일본 팝업은 긴자 미츠코시 7층에 특별관에서 열리는 ‘싱글즈 서울 스토리 인 긴자’와 함께 진행된다. 라이즈는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 유이크와 함께 K뷰티 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는 도쿄 고급 백화점으로 잘 알려진 미츠코시가 K뷰티·패션업체에 먼저 제안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일본 내 MZ세대를 중심으로 K뷰티와 K패션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츠코시 긴자점은 도쿄 쇼핑 중심지에 위치한 고급 백화점으로 해외 관광객들의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행사로 인해 K뷰티·패션이 글로벌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츠코시 백화점은 8월 21일부터 26일까지 별관 7층 이벤트스페이스에서 총 16개 한국 브랜드를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행사 운영과 총괄은 패션 매거진 싱글즈가 담당하며 디자인은 글로벌 디자인 스튜디오 포듐이 맡았다. 포듐은 공항 전문 디자인 그룹으로 인천·김포·몽골·밀라노국제공항 및 다수의 공항시설 디자인으로 해외에 알려졌으며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 이탈리아 황금콤파스상 최우수상, 레드닷 어워드 등을 수상한 실력파 디자인 그룹이다. 참여하는 브랜드의 면면도 화려하다. 뷰티 브랜드로는 유이크·클리오를 비롯해 더마펌·뷰디아니·입큰·프레시안·글린트·톡스앤필·하우스오브밸런스·핑거수트·SW19·AZH와 미용기기 브랜드 LG프라엘이 참여하며, 패션브랜드 파인드카푸어와 젝시믹스도 일본 고객들과 만난다. 행사를 주관하는 싱글즈 관계자는 “K컬처에 이어 K뷰티, K패션까지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점차 ‘대세’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며 “이번 긴자 행사로 한국 뷰티 패션의 우수성이 더욱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7.30 13:05
산업

삼성물산 신명품 인기에 ‘직원가 대리구매’ 성행

'신명품' 브랜드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주목받고 있다. '아미' '메종키츠네' '르메르' 등 잘 나가는 수입 브랜드를 국내에 대거 유통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직원들이 SSF샵 등 자사몰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10%에서 많게는 40% 수준까지 할인 혜택을 준다. 일종의 복지다. 그러나 신명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직원 복지 제도를 악용해 대리구매에 뛰어드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인기 만점 복지 유통 대기업에 다니는 40대 남성 A 씨는 패션에 관심이 많다.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를 구입하기 위해 기꺼이 비행기를 탄다. 해외 나들이가 어려울 때는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편집숍인 '10 꼬르소 꼬모 서울'이나 '비이커', 온라인 쇼핑몰인 'SSF샵'을 자주 찾는다. 최근 100만원 상당의 아우터를 구매했다던 A 씨는 "조금 비싸더라도 남과는 다르고 좋은 것을 사되, 오래 입자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했다. 삼성물산은 자신을 꾸미는데 열정적인 MZ세대와 젠지세대(10~20대)가 등장하면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떠올랐다. '자크뮈스' '가니' 등 젊은이들이 주목하는 해외 신진 브랜드의 상당수를 국내에 소개하고 있어서다.삼성물산은 지난 1분기에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해외 수입 브랜드 위주의 신명품이 뒤를 받친 덕이었다. 패션가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0%, 35.7% 각각 증가했다. 전체 매출 중 약 30%가 해외 브랜드에서 나왔다.젊은 소비자들은 삼성물산의 신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시즌 오프 기간이나 이벤트, 각종 프로모션 등을 활용하는 식이다. 그 중 가장 인기있는 방법 중 하나는 이른바 '지인 찬스'다. 삼성물산은 임직원이 제품을 구매할 때 할인혜택을 주고 있는데, 포인트와 쿠폰 등에 따라 적게는 15%에서 최대 40%까지 저렴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족이나 지인이 삼성물산에서 일하는 경우 혜택을 나눠쓰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신명품을 들일 수 있다고 한다. 악용 여부 살펴야 문제는 이런 복지 혜택을 악용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5일 본지 확인에 따르면 온라인 상에서는 일정 수수료를 내면 삼성물산 직원 혜택을 사용해 할인된 가격으로 신명품을 대리구매해 주겠다는 글이 적지 않았다. 이중에는 SSF샵 공식 홈페이지 링크까지 걸고 대리구매를 홍보하는 곳도 있다.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B 씨는 지난 4월 "SSF샵은 해외 브랜드가 가장 많이 입점한 곳으로 세일을 하지 않는 비싼 가격의 브랜드의 경우 SSF샵에서 사면 (임직원) 포인트나 쿠폰을 적용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B 씨는 “이번 생애 형제를 잘 만난 좋은 기회로 SSF샵에서 임직원 가격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며 “필요한 분은 대리구매 해드리겠다"고 했다. 자신이 삼성물산 직원의 가족이며, 이를 이용해서 물건을 싸게 사 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당 게시글 밑에는 50여 개에 달하는 비공개 문의 글이 달렸다. B 씨는 "서로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충분히 고민해 달라" "글이 이웃공개(공개 검색불가)로 바꿀 수 있으니 서로 이웃신청을 해달라"고도 당부했다. B 씨는 대리구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SSF샵에 입점한 브랜드를 확인할 수 있도록 공식 홈페이지의 링크와 주요 제품 캡처 사진을 덧붙였다. 패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는 H몰(현대백화점그룹 공식몰) 할인이 되는데, SSF샵 할인과 맞교환하자"거나 "직원할인 인증을 도와달라"는 글은 수위가 낮은 수준에 속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임직원 할인은 복지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며, 이를 악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C 패션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경우 직원 복지 차원에서 제공되는 할인을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판매하는 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며 "발각될 경우 책임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삼성물산에 재직 중인 가족을 이용해 대리구매를 통한 사적이익을 취득한 것이 사실이라면 삼성물산에서 악용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행위가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도 봤다. 자사몰 강화에 집중하는 가운데 비공식 루트를 통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제품이 유통될 경우 회사의 이익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C 사 관계자는 "직원 할인 복지를 대리구매로 악용하면 브랜드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가격 질서를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직원 할인 복지와 관련해 사적인 이득을 취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내부에 충분히 알리고 공지하고 있으며, 시스템적으로도 장계 등 여러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삼성인으로서 마땅히 지켜나가야 할 것들을 직원 각자가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7.06 07:07
산업

[IS 시선] K패션, K컬처를 지키고 싶다면..."짝퉁부터 사지도 만들지도 마세요"

"샤넬, 미우미우도 서로 베끼는데, 어디서 한국 브랜드가 난리냐고 하더군요." 설립 3년차인 신생 패션업체 피스피스스튜디오의 박화목(42) 대표가 말했다. “그 순간 소송을 결심했습니다. '가품 도용꾼들이 K브랜드를 무시하는구나. 그래서 함부로 디자인을 베끼고, 싸게 팔아 한몫 챙기면서 살아가는구나' 싶었어요.” 박 대표가 이끄는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최근 20·30대 여성의 '워너비' 여성복 브랜드로 떠오른 '마르디메크르디'를 운영하고 있다. 마르디메크르디는 론칭 4년 만인 지난해 약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24%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등 알짜 브랜드로 통한다. 한국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반응이 뜨겁고, 성장 가능성도 커서 K패션 업계가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마르디메크르디의 장점은 나풀거리는 플레어 원피스, 커다란 꽃무늬 패턴 등 특유의 감미로운 디자인이다. 박 대표는 아내 이수현 실장과 함께 마르디메크르디를 키우기 위해 하루를 ‘죽을 둥 살 둥’ 쪼개 쓰고 있다. 잘 나가는 마르디메크르디도 결과물을 불법적으로 가져가려는 이들 앞에서는 눈물을 흘린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오픈마켓과 라이브커머스(라방)에서 마르디메크르디 디자인을 베낀 가품이 단돈 1만~2만원에 쉼 없이 팔려나가고 있다. 소송을 통해 한곳을 잡아내도, 다음 날이면 들판에 잡초가 자라 듯 또 다른 가품이 등장한다.지금 글로벌은 K컬처에 푹 빠져있다. K팝, K드라마, K패션까지 '메이드 인 한국' 문화에 전 세계가 열광한다. 다른 나라는 결코 모방할 수 없는 한국만의 독보적인 스타일과 힘이 담겨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알파벳 'K'는 가장 매력적인 문화를 가진 한국만의 브랜드가 되어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굵은 땀방울이 맺힌 창착물을 불법적으로 카피하는 K브랜드는 미래가 없다. 지금은 세계가 K컬처에 환호할지 모르지만, 라방과 오픈마켓에 나도는 가품을 근절하지 못하면 명성도 금세 추락한다.패션플랫폼 무신사와 한국브랜드패션협회는 지난 16일부터 디자인 지식재산권 보호와 가품 근절을 위해 '페이크 네버'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만연한 디자인 카피와 모조품 유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협회는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식재산권 침해 사례를 공유하는 '페이크 허브' 페이지도 운영한다.가품 유통을 막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짝퉁은 사지 않는 것, 발견 즉시 신고하는 것. 두 가지 원칙만 지킨다면 K컬처의 미래는 더욱 밝지 않을까. 서지영 경제산업부 기자 seojy@edaily.co.kr 2023.02.22 07:07
산업

[IS리포트] 삼성물산 키운 톰브라운 직진출로 본 ‘사상누각’ K패션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애지중지 키운 해외 '신명품' 브랜드가 잇따라 한국 직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 패션 대기업들은 토종 브랜드를 키우기 보다 다양한 해외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사들여 사업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수익을 올려왔다. 그러나 믿었던 해외 브랜드의 글로벌 본사가 직진출을 선언하면서 지붕만 바라보는 꼴이 됐다.K패션 업계는 자본력과 역량이 충분한 대기업보다는 각종 라이선스 브랜드로 연명하는 중소 패션기업들을 더 걱정하는 눈치다. 한국 패션 업계가 각종 비 패션 해외 라이선스를 내세운 브랜드로 가득 찬 가운데, 글로벌 본사가 라이선스 연장 계약을 하지 않거나 직진출을 선언할 경우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사상누각'이라는 것이다. 애써 키워놨더니…직진출?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 '신명품' 패션 브랜드로 떠오른 '톰브라운'이 오는 7월 100% 자회사인 톰브라운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 직진출한다.톰브라운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삼성물산)의 덕을 많이 본 브랜드다. 삼성물산은 2011년 톰브라운의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왔다.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세계 3대 편집숍 '10 꼬르소 꼬모'에 톰브라운을 입점시키면서 대중에 브랜드를 알렸다. 2020년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톰브라운의 디자인을 결합한 '갤럭시Z플립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이면서 퀀텀점프를 했다. 글로벌 아이돌 스타인 방탄소년단(BTS)이 톰브라운의 의상을 입고, 갤럭시 기기를 착용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브랜드 위상도 높아졌다. 삼성물산 측은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톰브라운 글로벌 헤드쿼터와 직접 소통해 성사된 협업 건"이라는 입장이지만, 삼성물산이 톰브라운의 국내 판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협업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 적지 않다. 공을 들인 만큼 삼성물산에 효자 브랜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기준 톰브라운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작년 매출 2조원을 돌파한 삼성물산은 톰브라운을 포함한 '신명품 4총사(아미·메종키츠네·르메르)'의 덕을 봤다. 삼성물산은 이번 톰브라운의 직진출로 '완전한 이별'을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본지에 "톰브라운과 리테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파트너십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톰브라운이 직진출을 하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상품 발주부터 매장 및 인력 운영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업무는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오래갈 수 없는 파트너십이고, 한국 대표 패션 기업인 삼성물산에 어울리는 일도 아니라고 얘기한다. 패션 업체 A사 관계자는 "조금 쉽게 설명하자면 삼성물산이 수수료를 받는 일종의 대행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며 "톰브라운이 국내 물적 기반이 없다보니 처음에는 상당 부분을 삼성물산에 의지하면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과거 효성이 국내에 들여온 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효성은 2012년 계열사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을 통해 언더아머를 국내에 소개했다. 언더아머는 효성그룹 회장 장남인 조현준 사장의 큰 애정 속에 집중적으로 유통망을 넓혔고, 전국에 50여 개의 매장을 내는 등 주목받는 퍼포먼스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다. 양사의 아름다운 동행은 얼마 가지 못했다. 언더아머 측은 한국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2017년 1월 한국법인을 설립한 뒤 직진출을 선언했다. 당시 갤럭시아코퍼레이션 측은 "언더아머코리아는 마케팅을 맡고 우리는 판매영업 법인으로 국내영업부문이 더 활성화된다고 보면 된다"며 애써 표정관리를 했다. 그러나 현실은 벤더사(중간유통업체)였다. 갤럭시아코퍼레이션 지분 67%가량을 보유하며 각별한 언더아머 사랑을 표현해 온 조현준 사장도 대표직을 내려놨다. A 사 관계자는 “톰브라운이 국내 인프라가 없고, 삼성물산도 지금은 톰브라운이 필요해서 동행을 이어간다고 볼 수 있겠으나, 이 또한 계약 기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며 “언젠가 직진출한 기업이 온전히 경영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물산이 국내 패션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나 역량을 볼 때 큰 이문이 남지 않는 벤더사에 멈추기에는 여러모로 아쉽지 않겠나"라고 했다. 삼성물산은 그런데도 톰브라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측은 "톰브라운이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며 "가령 백화점 등에 삼성물산이 가진 브랜드가 입점을 할 때도 보유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에 따라 협상력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현재는 톰브라운과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톰브라운이 직진출을 선언했지만, 리테일 매니지먼트를 맡고 싶어 하는 기업이 여전히 많다는 첨언도 했다. 대기업 걱정은 기우? 비단 삼성물산만의 일은 아니다. 삼성물산과 함께 국내 패션가를 이끄는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비슷한 처지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는 지난달 1일부터 국내 파트너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과 계약을 종료하고, 한국 시장에 직진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부터 셀린느 브랜드의 판권을 확보해 국내 사업을 전개해왔다. '여성스러운 브랜드' 정도로 알려졌던 셀린느는 최근 2~3년 사이 글로벌 앰배서더로 걸그룹 블랙핑크의 리사를 발탁하는 등 젊은 마케팅에 시동을 걸면서 MZ세대에 핫한 브랜드로 떠올랐다. 신세계인터내셔날로서는 이제 막 제대로 돈을 벌기 시작한 셀린느를 직진출로 놓치면서 입맛만 다시게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 운영 사업권을 갖고 있던 '메종 마르지엘라' '질 샌더' '마르니' 등도 포기하게 됐다. 이들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패션그룹 OTB도 한국 법인 OTB코리아를 설립하고 직진출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패션업계는 삼성물산이나 신세계인터내셔날 걱정은 그다지 하지 않는 분위기다. 국내 간판 패션 대기업으로서 언제든지 될성부른 해외 브랜드의 판권을 수입하고 키워낼 역량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덴마크 브랜드 '가니'를 국내 판권 보유 목록에 추가했다. 토종 브랜드를 만들어 키울 여력도 충분하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젠더리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샌드사운드', 3040세대를 겨냥한 남성복 브랜드 '시프트G'를 론칭했다. 삼성물산이 남성복 브랜드를 출시한 것은 1995년 '엠비오' 이후 27년 만이다. 삼성물산은 해외 신명품뿐만 아니라 신규 브랜드로 고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 외에도 뷰티와 라이프스타일까지 다양한 사업을 통해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창사 이래 영업이익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포트폴리오가 어느 한 부분으로 쏠리지 않은 덕이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직진출한 해외 브랜드가 늘어나자 '보브' '지컷' '스튜디오 톰보이' 등 자체 보유 중인 패션 브랜드 외에도 화장품에서도 신규 브랜드 도입과 육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A 사 관계자는 "일부 브랜드가 직진출을 선언했다고 해서, 백화점 등 확실한 유통망을 끼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든든한 모기업이 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K패션은 사상누각 K패션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수없이 많은 비 패션 라이선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중소 패션 기업들이다. 한국은 비 패션 라이선스 브랜드가 유난히 많은 나라로 통한다. 김창수 회장이 이끄는 F&F는 비 패션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를 주로 취급하는 대표 기업이다. F&F는 미국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을 뜻하는 'MLB', 영국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의 판권을 사들여 옷과 신발 등으로 만들어 빅 히트를 쳤다. MLB의 중국 판권도 쥐고 있는 F&F는 코로나19로 중화권 전반이 위축된 상황 속에서도 나홀로 승승장구 중이다. F&F에 따르면 MLB의 올해 해외 시장 판매액은 1조2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패션기업의 단일 브랜드가 해외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건 MLB가 처음이다. 더네이쳐홀딩스는 F&F를 뒤쫓는 패션기업이다. 디스커버리가 국내에서 패션 브랜드로 잘 나가자, 미국 다큐멘터리 채널인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들여왔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외에도 미국의 미식축구리그 'NFL', 영국 자전거 브랜드 '브롬톤'의 국내 의류 판권을 사들였다. 더네이처홀딩스가 전개 중인 토종 브랜드는 지난해 5월 약 760억원에 인수한 워터스포츠 웨어 브랜드 '배럴' 하나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떠오르는 패션 기업 중 하나인 하이라이트브랜즈는 필름 브랜드 '코닥'과 미국 기반의 골프웨어 브랜드 '말본골프', '폴라로이드스타일'을 전개하면서 MZ세대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다. 패션업체 B 사 관계자는 "미국 음악 잡지 겸 판매 랭킹인 '빌보드', 미국 뉴스 채널인 'CNN', 유명 사립대학교인 'UCLA'와 '하버드'까지 어디선가 들어봄 직한 타이틀은 죄다 끌어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들은 일정 계약 기간 동안 본사에 라이선스 사용료를 내고 패션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브랜드 자체를 완전히 인수하지 않는 언제든지 계약이 연장되지 않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타사에 뺏기지 않기 위해 기존보다 많은 자금을 쏟아 부을 수도 있다는 위험성 또한 존재한다. 문제는 이들 기업들이 자체 브랜드보다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를 통해서만 사실상 먹고 사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일부 회사는 글로벌 본사와의 돈독한 관계를 앞세워 판권 연장에 자신이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박영준 더네이쳐홀딩스 대표는 과거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보유한 디즈니사와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여러 나라의 판권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비즈니스에 영원한 파트너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톰브라운이나 셀린느처럼 언제든지 변화가 가능하다. B 사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신세계인터내셔날과 달리 F&F나 하이라이트브랜즈, 더네이쳐홀딩스는 라이선스 브랜드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며 "그만큼 해외 본사가 계약을 해지하고 직진출을 선언하거나, 연장 계약을 해주지 않을 경우 회사에 미치는 위험 부담도 크다"고 지적했다. 패션 기업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란 걸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도 성공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손쉽지만 위험 부담이 큰 라이선스 계약이나 국내 판권을 사들이는데 몰두한다는 설명이다. A 사 관계자는 "패션가에서는 '새로 브랜드를 만들어서 키우느니, 원래 있던 것을 가지고 리뉴얼하든, 마케팅을 바꾸든 해서 키우는 편이 훨씬 낫다'는 말이 있다"며 "그만큼 토종 브랜드를 론칭해 키우는 것이 실패 가능성이 높고 험난한 길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2.13 07:07
산업

스판덱스 세계 1위 효성티앤씨, 중국 시장 겨냥 조현준의 친환경 승부수

효성그룹은 조현준 회장 취임 이후 5년 만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2배씩 뛰었다. ‘효성의 삼총사(효성티앤씨·첨단소재·화학)’를 앞세운 조현준 회장의 선구안이 빛났다. 특히 효성티앤씨는 세계 1위 스판덱스 업체로 올라서며 효성그룹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조현준 승부수, 스판덱스 국내 3위→세계 1위 도약 2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섬유의 반도체’라 불리는 고부가가치 섬유 스판덱스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스판덱스는 원래 길이의 5~7배 늘어나고, 원상 회복률이 97%에 이를 정도로 신축성이 좋은 특징을 갖고 있다 .이에 수영복, 속옷, 스타킹에 이어 아웃도어, 스포츠웨어, 청바지 데님류 등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시기에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일상복이지만 운동복처럼 편한 스타일의 ‘애슬레저(애슬레틱+레저) 룩’이 유행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또 신축성이 뛰어나고 편안한 착용감이 강점인 레깅스가 유행하면서 다시 한번 각광을 받았다. 효성은 2021년 매출 21조2804억원, 영업이익 2조77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42.3%, 410.2% 증가한 수치다. 특히 효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가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 8조5960억원에 영업이익 1조4237억원을 기록했다. 효성티앤씨의 영업이익이 효성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넘게 차지했다. 1990년대 초반 스판덱스의 개발 당시에만 해도 효성은 국내 스판덱스 시장 3위에 불과했다. 2000년대 중반 들어서면서 한국의 섬유업체들은 값싼 인건비와 대량생산을 앞세운 중국 공세에 밀려 크게 휘청거렸다. 가격 경쟁에서 처진 국내 업체들은 스판덱스 사업을 중단하거나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효성은 조현준 회장이 독자적 기술력과 공격적인 투자로 승부수를 띄웠고, 결국 2010년부터 생산능력과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효성은 사양 사업으로 치부받던 섬유산업에서 ‘황금알’을 낳으며 외형 확대에 속도를 더했다. 2016년 효성그룹의 매출은 12조9291억원, 영업이익 1조163억원을 기록했다. 재계 순위 32위였다. 2017년 조현준 회장이 취임한 뒤 고성장세를 보였고, 5년 만에 그룹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효성그룹은 재계 순위 20위권에 안착했다. 효성티앤씨의 경쟁사는 중국 업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점유율을 32%로 추정하고 있다. 화펑은 20% 수준이다. 효성 관계자는 “과거에는 효성티앤씨의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기도 했지만 경쟁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점유율이 줄었다. 화펑의 경우는 20% 초반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화펑이 효성티앤씨를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증권사 등 업계에 따르면 화펑이 30%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효성티앤씨는 23%에 머물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세계 의류의 7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점유율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조현준 회장이 최근 중국 닝샤 닝동공업단지에 연간 3만6000t 생산규모의 스판덱스 공장 설비 투자를 결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 내수 시장을 잡지 않고는 매출 급증은 쉽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로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가장 큰 업종 중 하나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소비가 큰 폭으로 줄었다. 중국에서 애슬레저 룩 같은 운동복 판매가 늘어나야 스판덱스 전체 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MZ세대 타깃, 리젠 같은 친환경 섬유 확대 과제 기후와 환경의 변화로 인해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친환경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특히 MZ세대들은 친환경 가치소비 경향을 보이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이전부터 “고객의 목소리를 나침반으로 삼아야 생존의 길을 찾을 수 있다”며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빠르고 유연하게 습득해야 한다”며 고객의 움직임을 주목해왔다.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패션업체들의 친환경 소재 사용 움직임을 내다보며 선제적 투자를 해왔다. 3대 대표 화학섬유인 폴리에스터, 나이론, 스판덱스의 친환경 섬유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리젠’이라는 브랜드로 공급하며 패션 시장에서 친환경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2007년 전 세계 최초로 친환경 나이론 섬유를 개발했고, 2008년에는 국내 최초로 친환경 폴리에스터 섬유를 선보였다. 같은 해 세계 최초로 글로벌 리사이클 표준 인증(GRS)을 획득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섬유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100% 재생해 만드는 재활용 스판덱스 ‘크레오라 리젠’을 런칭하기도 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친환경·리사이클 섬유패션산업 육성 전략’에 따르면 전 세계 재활용 섬유 수요 규모는 2018년 53억3200만 달러(약 7조1000억원)에서 2026년 80억200만 달러(10조6000억원)로 연평균 5.2%씩 증가할 전망이다. 친환경 섬유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삼는 글로벌 패션기업이 늘고 있다. 아디다스는 2024년까지, H&M은 2030년까지 재활용 또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만든 소재를 100%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디다스와 노스페이스 등은 효성티앤씨의 대표적인 파트너사다. 이런 추세 속에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섬유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2020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리젠과 같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생산한 합성섬유 제품 매출액은 2018년 106억2300만원에서 2020년 315억1500만원으로 2년 새 세 배 가까이 성장했다. 2021년에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 리젠의 예상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두 배 증가한 1만2000t이다. 이는 500ML짜리 폐페트병 8억5700만개 분량이다. 효성티앤씨 구미공장은 하루 370t의 원사를 생산할 수 있는데 현재 리젠 제품의 비중은 10% 수준까지 증가했다. 효성 관계자는 “폴리에스터 리젠의 탄소발자국을 측정한 결과, 일반 섬유에 비해 약 60%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에스터 리젠을 1t 생산할 때 감축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약 1.84t인데 이는 일회용 플라스틱컵 약 3만5000개를 덜 쓰는 효과와도 같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8.26 08:00
경제

BTS·정용진…셀럽의 깜짝 '내돈내산'에 신난 패션업체들

패션업계가 유명인들의 깜짝 홍보 덕에 신바람이 났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BTS 멤버 정국이 주인공이다. 정국은 최근 네이버 V라이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반다나 페이즐리 무늬가 인상적인 셔츠를 입고 나왔다. 정국의 늘씬한 몸과 특유의 밝 은 피부톤과 어우러지면서 셔츠도 멋스럽게 부각됐다. BTS는 공식 광고 계약을 맺지 않은 이상 의류 협찬을 받지 않는다. 멤버들도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쇼핑을 하는 경우가 잦다. 특히 정국은 고가의 명품 의류도 있지만, 온라인에서 개인의 취향에 맞게 쇼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팬들은 정국이 입고 등장한 셔츠의 출처를 찾기 시작했고, 남성전문의류 쇼핑몰인 '남자옷판다' 사이트를 특정했다. 옷의 질감이며 무늬까지 정국이 입은 반다나 셔츠와 같다는 것이다. BTS 팬클럽 '아미' 회원들은 정국이 지난 13일 공개된 신곡 안무 영상에서도 이 쇼핑몰의 셔츠와 바지를 착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남자옷판다 사이트는 요즘 가장 핫한 쇼핑몰로 떠올랐다. 정국과 BTS 팬들이 한 번씩 순례하는 사이트가 됐기 때문이다. 남자옷판다 관계자는 22일 본지에 "정국이 우리 쇼핑몰에서 셔츠를 구매했는지는 알 수 없다"며 "다만 최근 해당 반다나 셔츠의 판매율이 크게 늘고 있다. 또 우리 쇼핑몰에 유입되는 고객 수도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쇼핑몰 측은 BTS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별도 협찬을 하거나 연락을 취한 적이 없다고 했다. 골프웨어 브랜드 'PGA 투어 & LPGA 골프웨어'는 정용진 부회장 덕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67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보유한 정 부회장이 지난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품 착장 영상을 두 개나 올리면서 브랜드를 모두 공개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셔츠(PGA TOUR 골프웨어)·장갑(타이틀리스트)·양말(풋조이)·벨트(타이틀리스트)까지 세세하게 정보를 공유했다. 특히 PGA 투어 골프웨어 셔츠는 두 벌이나 갈아입으며 사진을 올리는 정성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파워 인플루언서다. 그가 사진 한장을 올릴 때마다 수 백개에서 수천 개의 댓글이 올라온다. PGA 투어 & LPGA 골프웨어를 운영하는 한세엠케이 측은 정 부회장이 PGA 투어 제품을 착용하고 사진을 올린 사실을 SNS를 통해 알았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정 부회장에게 일부러 유가 광고를 하거나 PPL용 협찬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BTS와 정 부회장은 많은 돈을 주고 모델로 기용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인물들이다. 개인적으로 해당 브랜드 고위 관계자나 쇼핑몰과 친분이 있을 수도 있고, 실제 내돈내산일수도 있다. 어찌 됐건 홍보는 제대로 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7.23 07:00
경제

[멋스토리] 골프웨어 전성기…10년 전 아웃도어 '거품'과 닮았다?

골프웨어 업계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가 골프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패션업계는 최근 불어닥친 골프웨어 붐을 기대와 우려가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12년 전 국내에 불었던 아웃도어 붐이나 거품과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골프 인플루언서 전성시대 필라테스 강사였던 A씨는 지난해부터 '골프 인플루언서'라는 직업을 겸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필라테스 강좌를 예전만큼 나서지 못하자 선택한 길이었다. 골프 초심자였던 그는 실내연습장을 찾아 실력을 키우는 한편 섹시하고 멋진 골프웨어를 입고 필드에서 춤을 추는 '릴스'와 '셀피'도 부지런히 찍어 SNS에 올렸다. 1년 사이에 골프장에서 근사한 맵시를 뽐내는 A씨를 따르는 팔로워도 급격히 늘었다. A씨는 이제 골프 인플루언서 사이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법 이름이 알려진 골프웨어나 장비 브랜드가 그에게 협찬을 의뢰한다. A씨와 함께 라운딩을 나가거나 골프를 치기 원하는 팬도 적지 않다. 골프 인플루언서가 골프업계를 이끌어가는 또 다른 축이 되면서 이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골프장까지 생겼다. 올데이골프레저그룹은 지난달 제 1기 앰배서더를 모집한다면서 공고문을 냈다. 올데이골프레저그룹은 임페리얼레이크, 로얄포레 등의 골프장을 가진 기업이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활동이 활발한 골프 마니아분들을 환영한다"며 엠버서더로 발탁될 경우 1년간 올데이로얄포레 C.C나 올데이 리조트앤골프 C.C의 주중 무료 이용 혜택을 주겠다고 했다. 골프장은 한 번 이용하는데 20만~30만원가량의 비용이 든다. 더군다나 요즘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대부분의 골프장이 사실상 '풀 부킹' 상태다. 올데이골프레저그룹이 내건 조건이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이 앰배서더 공고문은 골프 인플루언서 사이에도 인기였다. "1년간 본인 그린피와 카트 사용료가 무료로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너무 좋은 조건이다", "이런 기회 잘 없다. 신청한다"며 해당 글을 공유(리그램)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골프 업계 관계자는 "(올데이골프레저그룹의 앰배서더 혜택이) 요즘 상황에 보기 드문 혜택"이라면서도 "본인 그린피만 무료니까 한 번 라운딩을 올 때 최소 3명은 데려올 것이다. 골프장 입장에서는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입소문도 나고, 홍보도 되고, 새 고객도 데려오니 일석삼조다"고 분석했다. 골프웨어 업계 관계자는 "골프 인플루언서가 이 업계 트렌드라면 트렌드다. MZ세대가 SNS를 열심히 하는 화려한 골프 인플루언서를 보면서 골프웨어 유행을 따라가고 쫓아한다"며 "골프웨어 업계가 이들에게 협찬을 적극적으로 하는 이유"라고 했다. 잘 팔린다…너도나도 론칭 골프 인플루언서의 숫자와 영향력이 많이 늘어난 만큼 관련 골프웨어 산업도 성장 중이다. 백화점이 먼저 체감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전년동기대비(1월~6월 20일) 골프웨어 매출이 59.2%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도 1~5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골프웨어 매출이 65.7% 늘었다. MZ세대 덕분이다. 신세계백화점의 골프웨어 매출 중 20대는 64.5%, 30대는 66.5%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2030세대 매출도 150% 이상 증가해 전체 골프웨어 매출 신장세의 2배를 넘겼다. 골프웨어 브랜드도 갈수록 늘어난다. 대기업도 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LF는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인 '헤지스골프' '닥스골프'에 이어 신규 브랜드인 '더블 플래그' '닥스 런던'을 론칭하며 골프웨어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도 기존의 '엘로드' '잭니클라우스' '왁' 외에 프리미엄 골프웨어 '지포어'를 들여왔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 '골든베어'도 선보였다. 해외 브랜드를 인수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으로 이름을 알린 더네이쳐홀딩스는 글로벌 골프용품 및 의류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더네이쳐홀딩스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전략적 투자자(SI)로 선정돼 1000억원가량을 투자한다.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기 위해 에프엔에프, 롯데, 신세계, GS 및 CJ, 넥센, 카카오 등이 물밑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기준 골프웨어 브랜드는 약 100개 정도로 추산된다. 올해는 약 50개의 브랜드가 새로 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골프웨어 도약기…아웃도어 거품과 닮은꼴 우려도 일부에서는 골프웨어 붐을 12년 전의 아웃도어 붐과 비교한다. 당시 국내에는 친목 동호회 중심 등산 열풍이 불면서 아웃도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과거 아웃도어 업계에 몸담았던 패션계 인사는 "동호회와 함께 등산을 마치고 근처 아웃도어 매장에서 쇼핑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름대로 그런 문화가 유행이었다"고 말했다. 2006년 1조원에 그쳤던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원까지 불어났다. 그러자 웬만한 패션 기업은 대부분 아웃도어 브랜드를 론칭하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국내에 유통되는 아웃도어 브랜드만 50~60개에 달했다.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거품도 단기간에 꺼졌다. 아웃도어는 2014년 정점을 찍은 뒤 매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때 셀 수 없이 많았던 브랜드도 몇몇 간판 브랜드를 제외하고 철수하거나 사업을 접은 사례가 적지 않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지금 골프웨어 브랜드가 차고 넘친다. 숫자로 따지면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이상일 수도 있다. 최근 패션업체들의 골프웨어 경쟁이 과열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거품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빠르다는 평가가 많았다. 한 골프웨어 업체의 중진은 "골프는 등산과 달리 기본적으로 진입장벽이 있는 스포츠다. 한 번 필드에 나갈 때마다 수십만 원이 든다. 거품이 쉽게 끼기 힘든 스포츠다. 반면 등산은 별다른 돈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골프웨어를 새롭게 재단장하거나 론칭하는 브랜드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거품이 끼기에는 너무 고급 스포츠다"고 진단했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골프웨어의 전체 규모가 너무 작다면서 거품을 우려할 시기가 아니라고 했다. 아웃도어는 지금도 매년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브랜드가 4~5개나 되지만, 골프웨어는 1000억원 달성도 빠듯한 브랜드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에서 아웃도어 브랜드를 전개하다가 거품이 꺼지면서 대부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코로나19로 패션 시장이 침체하면서 그나마 그 빈자리를 채울 곳이 최근 붐이 일고 있는 골프웨어 말고는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 기업이 전개하던 아웃도어 브랜드가 무너지자 눈을 돌려 새로운 먹거리를 찾다 보니 골프웨어로 몰린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처럼 골프라는 스포츠 자체가 아닌 인플루언서 중심의 패션이 화제가 되고, 골프가 유행될 경우 언제든지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스포츠고 퍼포먼스다. 골프가 인플루언서가 주도하는 트렌드나 유행처럼 받아들여지고, 기업도 이에 편승해 브랜드 론칭을 남발할 경우 아웃도어가 걸었던 거품 붕괴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7.12 07:00
경제

카카오, 이베이 대신 지그재그 왜 품었나

카카오가 국내 1위 여성 앱 기반 쇼핑몰 지그재그를 인수했다. 카카오는 몸값 5조원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이커머스 공룡 이베이코리아의 유력 인수 후보였지만 MZ(1980~2004년생)세대 인기 쇼핑 플랫폼인 지그재그를 선택했다. 비단 카카오만의 얘기는 아니다. 신세계와 롯데 등 대기업들은 남다른 온라인 쇼핑 플랫폼 인수와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독보적인 콘셉트와 한발 앞선 기술력을 기반으로 10~20대 고객을 보유한 신생 플랫폼이 주요 타깃이다. 중·장년층을 주 고객으로 두고 있는 대기업들이 성장이 둔화하고 미래 먹거리 선점에 뒤지자 이들 신생 쇼핑 플랫폼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1조원? 카카오에 안긴 지그재그 카카오는 14일 '카카오 스타일'을 운영하는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기술 기반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과 합병한다고 밝혔다. 합병 법인은 오는 7월 1일자로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그재그는 높은 성장성과 경쟁력을 검증받은 플랫폼"이라며 "카카오가 보유한 글로벌 콘텐트와 시너지를 향후 일본·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패션 플랫폼으로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카카오는 업계에 떠돌던 '1조원 제시설'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카카오는 과거에도 지그재그를 인수하려고 했으나 금액적 측면에서 크로키닷컴의 마음을 사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지그재그 인수에 확신을 갖고 1조원 이상을 불렀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그재그는 최근 MZ세대에 가장 뜨거운 쇼핑 플랫폼이다. 이용자가 자신의 취향을 설정하면 인기순·연령별·스타일별로 동대문 기반 여성 의류 쇼핑몰을 분류해서 보여준다. 까다로운 10~20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내부 기술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IT 개발자 출신인 서정훈 크로키닷컴 대표는 사원의 절반 이상을 개발자로 채웠다.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AI) 기술과 각기 다른 쇼핑몰에서 구매한 제품을 한 번에 계산할 수 있는 통합결제 서비스 '제트(Z) 결제'가 나온 비결이었다. 기술력 못지않게 내실도 단단하다. 론칭 6년여 만에 거래액 1조원을 바라본다. 매월 지그재그에서 제품을 찾거나 구매를 하는 고객 숫자만 300만명에 이른다. AI 기반 패션기업 관계자는 "모바일 중심의 카카오가 볼 때 이베이보다는 지그재그가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더 낫다고 봤을 것"이라며 "Z 결제 시스템을 가진 지그재그가 내부의 다양한 정보를 통제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가 합병할 경우 종전에 보유하지 못했던 다른 데이터를 손에 거머쥘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조원을 넘나드는 지그재그의 높은 몸값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IT 기술력과는 별도로 시장에서 지그재그만큼 사업을 키운 것은 분명히 특별한 무엇이 있다는 뜻"이라며 "카카오는 기술력과 함께 이 부분도 높게 평가했다고 본다"고 했다. 핫한 W컨셉·무신사 지그재그 보다 한발 빨리 대기업 품에 안긴 쇼핑 플랫폼도 있다. 온라인 여성패션 플랫폼 '더블유컨셉코리아(이하 W컨셉)'다. 신세계는 지난 1일 W컨셉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주식 매매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2000억원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신세계가 W컨셉에 매력을 느낀 지점은 독보적인 콘셉트다. W컨셉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젊은 여성층에 입지를 다졌다. 독창적인 디자인과 개성·제품력까지 까다로운 젊은 여성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패션몰이라는 평가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직구를 통해 남과 다른 패션 갈증을 채워온 '패피(패션 피플)' 사이에 W컨셉은 매력적인 쇼핑몰이었다"며 "연예인 의상을 담당하는 유명 스타일리스트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에 날개를 달았다"고 귀띔했다. 이어 "신세계는 백화점 기반 유통으로 고객과 함께 플랫폼도 나이가 들었다. W컨셉은 신세계의 지향점은 물론 또 다른 층의 고객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들고 온다는 측면에서도 유의미하다"고도 했다. M&A 대상이 되기에는 이미 몸집이 지나치게 큰 무신사는 투자사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2019년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조원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최근 세콰이어캐피탈과 투자사인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을 투자받으며 2조5000억원을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무신사는 온라인 스트리트 패션을 사실상 평정했다. 국내 패션업계는 "10~20대 남성은 무조건 무신사에서 옷을 산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한 패션업체 대표는 "무신사와 W컨셉, 지그재그는 기술력과 함께 대기업이 인정할 만큼 그 분야에 독보적인 소비자군을 끌어안고 있는 쇼핑 플랫폼이다"이라며 "대기업과 벤처캐피탈사들이 수천억 원을 쏟아붓는 데는 분명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4.15 07:00
경제

연결과 위로의 ‘굵은 실’…샌더스 장갑부터 카디건까지 ‘할미룩’이 뜬다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복고(레트로) 유행이 소셜미디어(SNS)와 결합해 새로운 니트 열풍을 낳고 있다. 불씨를 당긴 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털로 짠 갈색 벙어리 장갑을 낀 채 웅크리고 앉아있던 버니 샌더스(80) 연방 상원의원이다. 정장을 갖춰 입은 첨석자들 가운데 등산점퍼와 털장갑 차림은 단번에 화제가 됐고 ‘밈(meme)’으로 이어졌다. 밈이란 사진 등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특정 콘텐트를 뜻한다. ━ 미국을 뭉치게 한 털장갑 실제 샌더스 의원의 벙어리장갑은 2년 전 한 교사가 낡은 스웨터를 푼 실로 직접 뜬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SNS에는 색깔과 문양이 비슷한 장갑이나 스웨터를 올리거나, 이를 따라 만든 손뜨개 작품을 올리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미국 매체 마켓워치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인들이 최소한 털장갑을 낀 샌더스의 밈에 대해선 하나로 뭉쳤다(united)”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할아버지의 손뜨개 장갑이 화제가 됐다면 한국엔 ‘할미룩’이 있다. 할미룩은 할머니와 차림(look)을 합친 말로, 2030 세대가 할머니들이 입었을 법한 카디건과 넓게 퍼지는 긴 치마 등을 찾으며 등장한 신조어다. 이들은 스스로를 할매(할머니의 사투리)와 밀레니얼 세대의 합성어인 ‘할매니얼’이라 칭하며 ‘할밍아웃(할머니+커밍아웃)’을 자처한다. SNS에는 특정단어에 대한 글을 알리는 ‘#(해시태그)’를 붙인 ‘#할미룩’‘#그래니룩(granny look)’ 게시물들이 2만여 건에 달한다. ━ 동서막론 알록달록 카디건 인기 할미룩을 대표하는 옷이 바로 니트다. 기계로 뽑아낸 가늘고 윤기가 흐르는 니트가 아니라, 손으로 짠 듯 굵은 실로 된 니트 카디건이나 스웨터 등이 인기다. 색상도 세련미 넘치는 무채색의 단색이 아니라 빨강·노랑 등 여러 색을 섞거나 꽃무늬 자수 등을 넣어 귀엽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이는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2월 영국의 인기가수 해리 스타일스가 ‘더 투데이쇼’ 공연 리허설 때 입고 나와 화제가 됐던 알록달록한 카디건과 흡사하다. 당시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집에 머물며 이 카디건을 뜨개질로 직접 뜨는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고 1차 니트 붐을 일으켰다. 이에 카디건을 만든 영국의 패션업체인 JW앤더슨은 “사람들이 카디건을 뜨개질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패턴을 모든 사람과 공유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국내 캐주얼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에서도 최근 노랑·빨강·갈색 등이 어우러진 카디건이 출시 한 달 만에 완판돼 재주문에 들어갔다. 직접 뜨개질한 것 같은 두터운 꼬임이 들어간 또 다른 카디건과 니트 조끼 등도 판매율이 100%에 달한다. 여성복 브랜드 ‘보브’도 지난해 말 출시한 카디건이 니트 제품 중 1위를 기록 중이다. 이 밖에 니트나 일명 ‘골덴’이라 불리는 코듀로이 소재로 된 긴 치마나 헐렁한 바지 등이 호응을 얻고 있다. 패션업체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복고풍은 한 때 촌스러움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MZ(밀레니얼+Z)세대의 주목을 받으며 최신 유행 스타일로 자리잡았다”며 “니트 제품이나 롱스커트는 디자인에 현대적인 요소를 넣어 편안하면서도 멋스런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 뜨개실로 연결된 안도감 전문가들은 복고풍과 니트가 가진 독특한 감성에 주목한다. 최윤정 목포대 패션의류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지금 상황이 힘겨우면 예전을 그리워하는데, 이런 심리가 대중문화와 패션, 특정 제품의 소비를 통해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지난 1970년대에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4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소비가 늘었는데, 지금은 80~90년대가 ‘돌아가고 싶은’ 때라는 것이다. 특히 실이 굵고 소박해 보이는 니트 소재의 옷은 인간적인 감수성을 불러일으켜 위안을 얻고싶은 사람들의 심리와 잘 들어맞는다. SNS는 이런 심리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 교수는 “코로나로 물리적 만남이 단절된 상황에서 옷에 대한 정보나 만드는 법 등을 공유하면서 ‘다른 사람들도 나와 다르지 않구나,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연대와 유대을 느끼는 것“이라며 ”샌더스의 털장갑이 인기를 끈 것도 세대와 국적을 넘어 묘한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2021.01.2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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