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실패 52대 정몽규 사단, 53대 재선③] 과거 공약 도돌이표?…막연한 희망만 가득
제53대 대한축구협회장으로서 비전은 제52대의 도돌이표였다. 신임 정몽규 회장의 공약은 이전과 다를 게 없었다.21일 제53대 협회장에 당선된 정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4년에 대한 희망과 목표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고품격 축구 문화 조성 ▶시설 인프라 확충 ▶국제 경쟁력 강화 ▶유소년 참여 확대, 시설 인프라 확충 등 공약을 밝혔다. 그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축구 가족과 발전을 위해 약속한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비장하게 말했다.그런데 제52대 협회장에 취임했던 2013년 1월에 내건 공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정 회장은 ▶국제경쟁력 업그레이드 ▶축구문화 업그레이드 ▶축구인프라 업그레이드 ▶풀뿌리축구 강화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3년6개월의 임기 동안 제대로 이행한 공약은 없었다.이번에도 정 회장은 비슷한 공약을 내걸면서 비슷한 희망을 가지게 만들었다. 막연한 희망 제시에 불과하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이유다.이번 집행부 핵심 공약으로 내건 디비전 시스템 구축은 당장 현실로 만들기 어려운 실정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 정 회장은 "현재 프로축구는 클래식과 챌린지가 있지만 명확한 체계가 없다. K3가 관심을 보이고 있어 3부와 4부를 구축하려고 한다"며 "5부리그는 지역 중심이다. 6부리그를 기본 골격으로 디비전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현재 1부리그도 구조적 문제점과 흥행 하락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 2부리그는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전체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1부와 2부 리그 성장이 우선이다. 그다음에 하부 리그를 체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런 우울한 현실에서 3부, 4부가 성공할 리 만무하다. 그런데 정 회장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 없이 막연한 디비전 시스템만 강조하고 있다. 정 회장은 "앞으로 당장 어떻게 한다고 말은 못 하지만 2~3년 계획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 다였다.K리그 살리기에 대한 확실한 대책도 내놓지 못했다. 정 회장은 "모든 프로 구단이 상당히 고비용 구조다. 외국인 선수나 고액 연봉자들을 많이 쓰고 있다"며 "젊은 선수에게 기회가 늘어난다면 K리그나 WK리그는 살아날 수 있다. 또 수비를 두껍게 하는 축구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제52대 공약이었던 예산 증액 실패에 대한 질문에도 즉답을 피했다. 정 회장은 '승부에 집착하는 플레이'를 언급하면서 "승패를 떠나 축구를 축제로 만들고 모든 이들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선수들이 90분 동안 모든 것을 쏟아 내고 즐기면 상업적인 중계권도 저절로 해결된다"며 아득한 해결책만 내놨다. 최용재 기자
2016.07.22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