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인기 실감, 한국에 오래 머무르고 싶다" 라두카누, 코리아오픈 8강 진출
지난해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챔피언 엠마 라두카누(20·세계랭킹 77위)가 코리아오픈(총 상금 25만 1750달러) 단식 8강전에 올랐다. 라두카누(영국)는 22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대회 나흘째 단식 2회전(16강전)에서 야니나 위크마이어(460위·벨기에)를 2-0(6-3, 7-5)로 꺾었다. 전날(21일) 우치지마 모유카(126위·일본)를 1시간 19분 만에 2-0으로 완파한 라두카누는 처음 출전한 코리아오픈에서 2연속 승리했다. 2회전 상대 위크마이어(33)는 2010년 단식 세계 랭킹 12위까지 오른 베테랑이다. 지난해 4월 출산 후 올해 2월 코트에 복귀했다. 1회전에서는 지난주 인도에서 막을 낼린 WTA 투어 첸나이오픈에서 우승한 17세 신예 린다 프루비르토바(74위·체코)를 2-0으로 완파하며 상승세를 탔다. 1세트 3-3 접전에서 내리 3게임을 따낸 라두카누는 2세트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경기는 다시 팽팽하게 흘러갔고 5-5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이어 6-5에서 위크마이어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경기를 매조졌다. 라두카누는 지난해 프로 전향하자마자 US 오픈을 통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예선을 거쳐 올라온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더군다나 총 10경기(예선 3경기, 본선 7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무실 세트) 우승'을 달성했다. 테니스 종주국 영국은 라두카누에게 열광했다. 중국계 어머니와 루마니아계 아버지를 둔 라두카누는 캐나다에서 태어났지만, 3세 때 영국으로 이민했다. 혜성처럼 등장해 '테니스계 아이돌'로 통할 정도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라두카누는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마치 영국에서 운동하는 것처럼 많은 팬이 응원해 주셔서 한국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며 "3시간 이상의 연습 시간도 지켜보고 응원해주고, 또 경기를 관람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또한 "한국인 친구와 함께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한국에 오고 싶었다. 엄마가 중국 사람이라 한국 음식도 많이 접한 편"이라며 "한국은 모든 게 깨끗하고 음식도 엄청 맛있다. 기회가 되면 나중에도 다시 와서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라두카누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손흥민의 팬이기도 하다. 토트넘 유니폼을 착용하고 훈련하기도 한다. 그는 "어떤 종목이든 아시아 선수가 뛰는 경기는 관심 있게 보는 편이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라두카누는 이번 대회를 통해 부활을 꿈꾼다. 지난 7월 세계 10위까지 올랐던 랭킹이 현재 7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섰던 올해 US오픈 여자 단식 1회전에서 탈락했다. 앞서 올해 열린 메이저 대회에서도 모두 2회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해 US 오픈 우승이 WTA 투어 이상급 대회 단식에서 유일하게 정상에 오른 것이어서 이번 대회 우승이 더 절실하다. 라두카누는 1회전 통과 후 "이번 대회에 최대한 길게 남아 한국에서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결승전까지 진출해, 우승하고 싶다는 의미다. 그 목표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 8강 상대는 마그다 리네트(51·폴란드)다. 이형석 기자
2022.09.22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