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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 프리징에도 숀 논란, 실시간 차트 안 없애는 진짜 이유
지난 11일 시행된 심야 실시간 차트 프리징에도 차트 왜곡과 음원 사재기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프리징을 노린 차트 조작 의혹이 제기되는 등 역효과가 나고 있는 실정이다. 실시간 차트 폐지 목소리가 더욱 커져 가는 가운데, 음원 사이트들의 입장을 들어 봤다. 지난 4월 닐로의 '지나오다' 새벽 차트 1위로 촉발된 음원 사재기 의혹은 7월 숀의 '웨이 백 홈'으로 옮겨붙었다. 두 가수 모두 대중적 인지도가 제로에 가까운 상태에서 페이스북 페이지 '너만 들려주는 음악'을 중심으로 한 바이럴마케팅으로 단시간에 차트 1위를 차지한 공통점이 있다. '직캠'으로 화제를 모은 EXID나 노래방 차트와 동반 상승했던 윤종신·한동근 등 역주행 계기가 있었던 기존 사례와 달랐다. 닐로와 숀 측의 말대로 '바이럴마케팅의 승리'라면 실시간 차트의 신뢰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특히 실시간 차트가 국내 음악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간·주간 차트가 실시간 차트에 영향을 받다 보니, 자연스레 실시간 차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윤종신은 "차트는 현상의 반영인데 차트가 현상을 만들고 있다. 어떻게든 차트에 올리는 게 목표가 된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실시간 차트, TOP100 전체 재생 이 두 가지는 확실히 문제라고 본다. TOP100 전체 재생 버튼을 없애면 어떨지 제안하고 싶다. 꽤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이 무취향적 재생 버튼을 누르고 시간을 보낸다. 차트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은 부가 이익을 얻는다"는 의견을 내놨다. 공신력 있는 차트로 불리는 미국 빌보드도 주간 차트로 데이터를 집계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온라인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인 스포티파이와 실시간 스트리밍 앱 애플뮤직도 취향에 따른 추천 음악(큐레이션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 6개 음원 서비스 사업자(네이버뮤직·벅스·멜론·소리바다·엠넷닷컴·지니)로 구성된 가온차트 정책위원회(정책위)도 실시간 음악 차트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음원 소비량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심야 시간대를 노린 음원 사재기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자정 발매 폐지·심야 실시간 차트 프리징 등을 도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실시간 차트의 취약점이 나타났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러나 음원 서비스 사업자에 이윤이 되는 수단이라 우리가 강제적으로 개입할 근거는 없다. 문제점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 개선 권고를 하고 있고 그 권고를 통해 정책위가 차트 프리징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도 실시간 차트가 사재기를 부추긴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지만 음원 사이트 수익 구조상 실시간 차트를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차트 왜곡을 하나씩 줄여 나가는 방안으로 개편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쌍방향 소통 시대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실시간 차트를 운영하고 있다.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이용자들 또한 실시간으로 인기 음악을 알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실시간 차트의 순기능이 있기 때문에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트 프리징 이후 11일부터 20일까지 10일간 심야 시간대 스트리밍 총량을 조사한 결과 평균 1.7%P밖에 줄어들지 않았다. 실시간 차트에 반영되지 않아도 노래를 듣는 사람은 그 시간대에 계속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실시간 차트가 단순한 이익을 위한 수단은 아니라고 전했다.멜론차트 측은 실시간 차트 관련, 내부 공론화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방지연 카카오M 커뮤니케이션팀장은 "내부에서 실시간 차트 관련 미팅을 진행하지 않아, 추후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또 다른 차트 관계자는 "처음부터 실시간 차트가 없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없애는 건 힘든 일이다. 2009년 무렵 멜론에서 처음 실시간 차트를 도입했고 다른 차트도 일제히 만든 것으로 안다. 이 환경에 익숙해진 사용자 습관화도 고려해야 하는 문제"라면서 실시간 차트 폐지에 난색을 표했다.황지영 기자
2018.07.25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