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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부탁한다 승용아" 간절했던 첫 승, "부상자들 돌아올 때까지 제가 잘해야죠" [IS 인터뷰]

"승용아, 부탁한다."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최승용(24·두산 베어스)에게 팀 선배들이 다가왔다. 자칫 후배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말이었기에 농담조로 이야기했지만, 그만큼 간절함도 담겨 있었다. 개막 이후 3연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최승용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호투를 부탁했다. 그리고 난세의 영웅이 나타났다. 최승용은 지난 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1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져 7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내줬으나 2실점으로 KT 타선을 묶으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최승용은 "다행히 컨디션이 괜찮았다. 1회부터 전력투구를 했는데 마지막까지 힘이 떨어지지 않고 잘 던졌다"라며 "아무래도 팀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경기 전만 해도 두산의 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3연패는 물론, 선수들의 줄부상 때문이었다. 개막 직전, 지난해 다승왕(15승) 선발 곽빈(내복사근 부분손상)과 필승조 홍건희(오른 팔꿈치 내측인대 손상)가 이탈하더니, KT와 주중 3연전을 앞두고는 이병헌까지 장염으로 이탈하면서 출혈이 컸다. 선발 로테이션은 물론, 불펜진도 제대로 꾸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와중에 최승용이 연패 탈출 선봉의 중책을 맡았다. 곽빈의 부상으로 4선발에서 '토종 1선발'인 3선발로 승격했다. 전날(26일) 경기엔 최원준이 먼저 선발 마운드에 올랐지만, 임시 선발의 의미가 컸다. 스프링캠프에서 일찌감치 4선발로 낙점됐던 최승용이 현재 두산의 토종 에이스다. 최승용이 두산의 4선발로 낙점된 이유는 확실하다. 지난 시즌 초반 팔꿈치 피로골절로 지각 합류했던 그는, 지난해 10월 3일에 열린 KT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4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가능성을 밝혔다. 이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프리미어12에도 승선해 한일전 선발 중책을 맡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부상 복귀 이후로 상승세를 탄 최승용은 올해 '난세의 영웅'으로 떠오르며 두산의 '부상병동'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부상자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내가 자리를 잡고 잘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힘줘 말한 최승용은, 공언한 대로 씩씩하게 공을 던지며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이승엽 감독도 "선발 최승용이 부담스러운 개막 연패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라며 그를 칭찬했다. 하지만 최승용은 자기 자신만 강조하진 않았다. 그는 "1회부터 야수 선배들의 득점이 있어 편하게 던졌다. (포수) 양의지 선배의 리드대로 정확하게 던지려고 노력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경기 도중 나온 야수들의 허슬플레이에 "선배들의 간절함이 많이 느껴졌다"며 동료들에게 호투의 공을 돌렸다. 첫 경기 첫 승, 최승용은 '풀타임 선발'을 목표로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다. 그는 "비시즌을 잘 준비했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다. 잘 준비한 만큼, 올해는 안 아프고 잘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3.27 13:04
국가대표

'중국전 퇴장' 일본 수비수 중징계 예고…"최소 3경기 출전정지 가능성"

상대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했다가 퇴장당한 일본 주전 수비수 니시오 류야(세레소 오사카)가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난폭한 행위에 따른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는 건데, 만약 무거운 징계가 나오면 한일전에도 나설 수 없다.일본 축구 매체 게키사카는 17일 “팔꿈치로 상대 선수를 가격해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니시오가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무거운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퇴장 사유는 난폭한 행위”라고 전했다.앞서 니시오는 16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중국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팀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17분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그는 공이 없는 상황에서 뒤에 붙은 중국 선수를 뿌리치려다 팔꿈치를 휘둘러 목 언저리를 가격했다. 주심은 이 장면을 보지 못했지만,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니시오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주심은 온 필드 리뷰를 통해 직접 영상으로 당시 장면을 확인한 뒤 퇴장을 명했다.게키사카는 “AFC 규정에 따르면 팔꿈치나 발차기 등 난폭한 행위로 퇴장당할 경우 최소 3경기 출장 정지 등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며 “정상 참작이 이뤄지지 않아 가장 가벼운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게 될 경우, 니시오는 8강전까지 출전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지 보도대로 니시오가 3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오는 20일 아랍에미리트(UAE), 22일 한국전까지 모두 출전할 수 없게 된다.한편 이날 일본은 전반 8분 마쓰키 규류의 선제골 이후 니시오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리고도 중국을 1-0으로 제압하고 조별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중국은 수적 우위 속에서 슈팅 10개를 시도하고도 끝내 골을 넣지 못한 채 탈락 위기에 몰렸다.이어 열린 경기에서 한국도 UAE를 1-0으로 꺾으면서 조별리그 B조는 한국과 일본이 공동 1위(승점 3)로 조별리그를 출발했다. 한국은 오는 19일 UAE, 22일 일본과 차례로 격돌한다. 이번 대회는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는 대회로, 16개 팀 가운데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김명석 기자 2024.04.17 07:03
메이저리그

오타니 LA 다저스 공식 입단식 "내년 3월 서울 개막전 출전 가능"

"재활 속도가 예상보다 다소 빠르다."오타니 쇼헤이(29)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미국 메이저리그(MLB) 이적 첫 경기를 뛰는 모습을 한국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오타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300여명의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질의응답이 진행됐다.오타니는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가볍게 스윙 훈련을 하고 있다. 예상보다 재활 속도가 약간 빠른 느낌"이라고 했다. 오타니가 LA 다저스행을 확정 지으면서 내년 3월 전 세계 야구팬의 시선이 서울로 향한다. MLB 사무국이 2024 정규시즌 개막전을 3월 20~21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개막전 맞대결은 일찌감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LA 다저스로 확정됐다. 샌디에이고는 현재 김하성이 소속되어 있고, 다저스는 박찬호와 류현진 등이 활약해 국내 팬들에게 가장 친숙하고 인기 있는 팀이다. 구체적인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날씨 등을 고려하면 키움 히어로즈가 홈으로 사용하는 고척스카이돔이 유력하다. 지난 8월 MLB 실사단이 서울을 방문해 고척스카이돔 시설을 점검하기도 했다. 오타니가 시범경기를 통해 다저스 데뷔전을 치르더라도, 다저스 이적 후 MLB 정규시즌 첫 경기는 서울에서 가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건은 오타니의 몸 상태다. 그는 지난해 9월 중순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투타 겸업' 중인 그이지만 2024시즌은 타자로만 나설 전망이다. 닛칸스포츠는 "오타니가 내년 서울 개막전에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와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오타니가 순조롭게 재활을 마쳐 타자 복귀가 이뤄진다면 지명타자로 나설 것"이라고 점쳤다. 오타니는 이날 입단 기자회견에서 "지난주에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라며 "개막전 출전 준비를 위해 페이스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긍정 신호를 보냈다. 아울러 "예정대로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소화한다면 개막전 출전 준비를 완벽하게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타니가 한국 땅을 밟는 건 12년 만이다. 그는 고교 3학년이던 2012년 8월 목동구장서 열린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출전했다. 당시 까까머리를 하고 서울 구경에 나선 모습을 공개되기도 했다. 오타니는 당시 5-6위 결정전 한일전 선발로 나서 7이닝 2피안타 12탈삼진 6사사구 2실점으로 패전 투수(0-3)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최고 시속 155km 강속구를 던져 뜨거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오타니는 지난 9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나는 다저스를 나의 다음 팀으로 택했다"고 공개했다. 계약기간 10년, 총액 7억 달러(9050억원)에 전 세계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이다. 오타니는 몸값의 97%에 해당하는 6억8000만 달러를 2034년부터 2043년까지 수령하기로 했다. 다저스의 연봉 상한제, 부유세 지출 등 각종 문제를 고려한 것이다. 오타니는 "대형 계약엔 늘 붙을 수 있는 조건"이라며 "내가 지금은 조금 적게 받더라도 구단의 재정 문제가 유연해진다면 괜찮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다저스를 택한 이유로 "구단 경영진은 지난 10년을 실패로 여긴다고 하더라. 다저스 관계자들에게 이기고 싶다는 의지를 느꼈고, 이에 계약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이형석 기자 2023.12.15 13:17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꿀잼' 대결이 줄줄이...이정후, ARI 켈리 상대 극강→SD 다르빗슈는 기선 제압

이정후(25)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과 계약(기간 6년·총액 1억1300만 달러)하면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는 사실상 '국민 지구'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 야구팬이 사랑하는 투·타 겸업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가 최근 LA 다저스와 계약했고, 리그 대표 내야수로 성장한 '한국인 빅리거'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이다. 여기에 올 시즌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까지 있다. 이정후와 오타니, 이정후와 김하성의 자존심 대결에 벌써 관심이 모인다. 당장 내년 4월 2~4일은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의 3연전, 6일부터 8일까지는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의 3연전이 열린다. 정작 이정후가 적응하고 극복하고, 제압해야 하는 상대는 투수다. 이 또한 흥미로운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 쇼헤이의 '투타니(투수 오타니)' 모드는 2025시즌 이후, 그래도 '미니' 한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샌디에이고 소속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와 재대결 얘기다.두 선수는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미 격돌했다. 이정후는 1회 초 첫 승부에서 날카로운 우측 타구를 생산하는 등 다르빗슈를 괴롭혔고, 3회는 주자 김하성을 2루에 두고 적시 우전 안타를 쳤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1라운드 탈락 수모를 겪었다. 이정후가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회 소회를 남긴 글에 다르빗슈는 '함께 뛰는 날을 고대하겠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정후도 감사로 화답했다. 애리조나 대표 투수로 떠오른 메릴 켈리도 있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소속으로 4시즌(2015~2018) 동안 뛴 켈리는 2019시즌 애리조나와 계약하며 KBO리그 대표 역수출 선수가 됐다. 최근 5시즌(2019~2023) 동안 48승(43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하며 애리조나 선발진 상위 순번 투수가 됐다. 지난 10월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켈리를 상대로 매우 강했다. 2017·2018시즌 총 19번 상대해 15타수 7안타(타율 0.467) 3볼넷을 기록했다. 타점도 5개나 올렸다. MLB에서도 정상급 투수로 올라선 켈리와의 재대결은 국내 야구팬에 흥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NL 서부에는 이름값 높은 투수들도 많다. 샌디에이고에는 올 시즌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 정상급 클로저 조쉬 헤이더가 있다. 애리조나 에이스이자 2023 정규시즌 NL 다승 2위(17승) 잭 갤런도 넘어야 할 산이다. 다저스는 '투수 왕국'으로 불린 과거에 비해서는 전력이 약해졌지만, 끊임 없이 새 얼굴이 등장하는 화수분 마운드를 갖췄다. 통산 210승 투수, MLB 아이콘 중 한 명인 클레이튼 커쇼가 다저스에 잔류할 가능성도 있다. 대결 범위를 NL 서부 밖으로 돌려도, 흥미로운 대결들이 많다. KBO리그에서 뛰었다가, 미국 무대로 돌아가 빅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투수들이 꽤 많다. 2023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에릭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페디 상대 8번 승부에서 2안타에 그쳤다. 여기에 아직 행선지를 정하지 않은 이번 MLB 스토브리그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경쟁자로 만날 수 있다. 그는 이정후와 동갑내기에 이전부터 국제대회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투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14 08:50
메이저리그

오타니의 다저스 공식 데뷔전 서울서 본다···상대는 김하성, 다르빗슈 뛰는 샌디에이고

오타니 쇼헤이(29)가 LA 다저스행을 확정 지어 내년 3월 전 세계 야구팬의 시선이 서울로 향한다. 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미국 메이저리그(MLB) 이적 첫 경기를 뛰는 모습을 한국에서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9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나는 다저스를 나의 다음 팀으로 택했다"고 공개했다. 총액 7억 달러(9240억원)의 초대형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이다. 오타니의 MLB 다저스 데뷔전은 미국도, 일본도 아닌 한국에서 열릴 전망이다. MLB 사무국은 지난 7월 2024 정규리그 개막전을 3월 20~21일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MLB 사무국은 야구의 세계화를 목표로 정규시즌과 이벤트 경기 등을 미국 외 국가에서 치르기도 한다. MLB가 해외에서 개막전을 치르는 건 2019년 일본 도쿄 경기 이후 5년 만으로, 한국에선 처음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동안 중단된 해외에서의 개막전을 서울에서 다시 시작한다. 개막전 맞대결은 일찌감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LA 다저스로 확정됐다. 샌디에이고는 현재 김하성이 소속되어 있고, 다저스는 박찬호와 류현진 등이 활약해 국내 팬들에게 가장 친숙하고 인기 있는 팀이다. 구체적인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날씨 등을 고려하면 키움 히어로즈가 홈으로 사용하는 고척스카이돔이 유력하다. 지난 8월 MLB 실사단이 서울을 방문해 고척스카이돔 시설을 점검하기도 했다.오타니가 시범경기를 통해 다저스 데뷔전을 치르더라도, 다저스 이적 후 MLB 정규시즌 첫 경기는 서울에서 가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타니의 다저스행으로 일본 닛칸스포츠는 "오타니가 내년 서울 개막전에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와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다르빗슈는 일본을 대표하는 MLB 투수로, 통산 103승 85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하고 있다. 오타니와 김하성이 공을 치고 잡는 '야수 맞대결'이 펼쳐질 수 있다. 오타니가 한국 땅을 밟는 건 12년 만이다. 그는 고교 3학년이던 2012년 8월 목동구장서 열린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출전했다. 당시 까까머리를 하고 서울 구경에 나선 모습을 공개되기도 했다. 오타니는 당시 5-6위 결정전 한일전 선발로 나서 7이닝 2피안타 12탈삼진 6사사구 2실점으로 패전 투수(0-3)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최고 시속 155km 강속구를 던져 뜨거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오타니는 이듬해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했다. 오타니는 그동안 프리미어12,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을 상대했는데 모두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경기였다. 관건은 오타니의 몸 상태다. 그는 지난해 9월 중순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투타 겸업' 중인 그이지만 2024시즌은 타자로만 나설 전망이다. 닛칸스포츠는 "오타니가 순조롭게 재활을 마쳐 타자 복귀가 이뤄진다면 지명타자로 나설 것"이라고 점쳤다. 이형석 기자 2023.12.10 15:07
축구

한일전에 치아 부러진 토미야스, “한국 선수 팔에 우연히 맞은 것 뿐”

일본대표팀 수비수 토미야스 다케히로(23·볼로냐)가 지난 25일 한일전 도중 이동준(울산)과의 신체 접촉으로 인해 치아가 부러진 것에 대해 “경기 중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공식 입장을 냈다. 일본 매체 ‘더 페이지’는 28일 온라인판에서 “토미야스가 밝히는 한일전 팔꿈치 사건의 진상”이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게재했다. 일본 대표팀은 몽골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을 앞두고 있어 27일 훈련을 했고, 온라인 기자회견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일본 기자들이 토미야스에게 한일전 당시 부상 상황에 대해 물었다. 토미야스는 “앞니가 완전히 부러진 건 아니고 절반 정도 부러졌다”면서 “우선 응급처치를 했고, 치료를 받아서 외형적으로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별도의 통증이 있는 게 아니라 경기 출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토미야스는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국과의 경기에서 후반 도중 이동준의 팔에 맞아 쓰러졌고 아래쪽 앞니가 부러졌다. 토미야스는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상대 선수의 고의가 아니었고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고 썼다. 그리고 27일 일본 기자들에게 부상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전했다. ‘더 페이지’는 “경기 화면을 돌려보면, 토미야스가 이동준의 허리에 손을 대고 수비를 했는데, 이동준이 이를 뿌리치려고 손을 휘두르다 얼굴을 가격했다. 그 순간 이동준이 걱정하는 표정으로 다가오는게 보인다. 설명 대로 고의로 한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토미야스는 기자회견에서 “(이동준의) 팔이 우연히 내 치아에 맞았다고 생각한다. 경기 후에 나에게 미안하다는 메시지가 왔다. 축구에서 경기 중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라고 답했다. 이 매체는 “아마도 토미야스는 이탈리아에서 더 교활한 상대의 술책에 수 없이 당했을 것”이라며 “일본은 상대 선수와 몸싸움이나 신경전에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럽에서 뛰는 토미야스는 이런 몸싸움을 당연히 생각하고 상대 기술을 흡수하려는 욕심이 있어 보인다. 또한 감정을 콘트롤 하려는 모습도 있다”고 칭찬했다. 이은경 기자 2021.03.28 14:17
야구

[IS 스토리] '아픈 손가락'에서 '난세영웅'으로…이건욱이 7년 만에 날아오른다

난세의 영웅.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로소 진가를 드러내는 인물을 뜻한다. SK 7년차 투수 이건욱(25)이 그랬다. 이건욱은 SK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동산고 시절 전국구 에이스로 이름을 날리면서 '초 고교급 투수'로 통했고,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일전에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맞대결한 적도 있는 특급 유망주였다. 2014년 신인 1차 지명(계약금 2억원)을 받고 SK에 입단하자 팀의 기대도 온통 그에게 쏠렸다. 그러나 데뷔 후 잦은 부상으로 실력을 보여 주지 못한 게 문제였다. 입단 직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고, 2015년 겨울에는 미국 교육리그에서 발가락 골절상을 입어 다시 재활에 오랜 시간을 매진했다. 지난 2년간은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향한 의지만 곱씹어야 했다. 그런 이건욱에게 올 시즌은 새 희망에 부풀 만했다. 입단 후 처음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중도귀국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스케줄을 소화했다. 이건욱은 "이전에는 늘 캠프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오버페이스를 하곤 했다. 올해는 '꼭 모든 걸 다 보여주지 않아도 되니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무엇보다 최대한 안 다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캠프 룸메이트였던 선배 문승원의 조언은 그런 그에게 깨달음을 안겼다.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문승원은 "건욱이를 보면 예전의 나처럼 캠프에서 쫓기는 느낌이더라. 훈련도 너무 많이 하려 하는 모습이 보여서 오히려 훈련을 줄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예를 들면 장시간 비행을 하고 미국에 도착했을 때는 몸이 지쳐 있는 상태이니 다음날 최대한 쉬는 게 좋다. 하지만 건욱이는 의욕이 넘쳐서 다음날 바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려고 하기에 내가 말렸다"고 했다. 휴식일에 방에서 시간을 보낼 때도 마찬가지다. 문승원은 "쉬는 날인데 방에서 자꾸 뭘(운동을) 더 하려고 하는 게 건욱이다. 그래서 불 끄게 하고 최대한 일찍 자게 했다"며 "늘 조기 귀국하던 건욱이가 끝까지 캠프를 할 수 있게 된 건 나랑 방을 쓴 덕분인 것 같다. 그 부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짐짓 농담했다. 실제로 지금 이건욱은 아픈 데가 없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지긋지긋한 고생을 해왔던 탓에 그 사실만으로도 자신감이 붙는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마침내 마운드에서도 빛났다. 그는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전에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의 대체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5⅓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를 펼쳤다. 5회 2사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을 정도로 위력적인 피칭이었다. 10연패를 간신히 끊은 뒤에도 다시 연패가 이어져 고생하던 SK는 이건욱의 호투와 함께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기대를 뛰어넘고도 남을 역투였다. 무엇보다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입단 7년 만에 감격적인 프로 첫 승리를 따냈다. 동료들은 승리구를 챙겨 날짜와 장소, 의미를 적어넣은 뒤 선물로 건넸고, 염경엽 SK 감독은 "첫 선발 등판에서 얻어낸 데뷔 첫 승을 축하한다. 이 승리로 건욱이가 자신감을 더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이건욱 스스로에게도 감격적인 순간이다. 그는 "아웃 카운트 하나하나에만 집중하면서 공을 던졌더니, 끝나고 나서 힘이 다 빠지는 것 같았다"며 "프로 첫 승리를 하는 순간을 오랫동안 꿈꿨는데, 막상 현실이 되니 힘들고 아무 생각도 안 들더라"고 웃어 보였다. 고난의 세월이었다. 이겨내야 하는 이건욱과 기다려야 하는 SK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이건욱은 "그동안 뭘 좀 해보려고만 하면 다치고 아파서 많이 힘들었다. 입단 7년 차인데 실제로 야구를 한 건 2년 밖에 안 되는 것 같다"며 "다른 팀이었다면 이미 포기한 선수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나를 믿고 기다려 준 SK 팀에 감사한다. 이제 구단에 밥값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물론 앞으로 갈길이 멀다. 킹엄이 복귀하게 되면 이건욱에게 다음 선발 기회가 또 언제 올 지 모르는 일이다. 다음 등판에서 또 이처럼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지도 아직 알 수 없다. 그래도 이건욱은 그저 '아픈 데 없는' 몸 상태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마음뿐이다. 그 과정에서 팀의 반등에 힘을 보탤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그는 "한 경기 이겼다고 또 무리하다 보면 다시 다칠 수 있으니 늘 하던 대로 하겠다"며 "안 다쳐야 계속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무조건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마운드에 서고 싶다"고 했다. '부상 없는 야구인생'은 모든 프로 선수의 희망이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이건욱이기에 더 큰 간절함이 배어 있다. 배영은 기자 2020.06.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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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넘고 싶은 이정후, 일본의 경계대상도 이정후

태극마크를 달고 당한 세 번의 패배, 이제는 갚을 때다. 이정후(21·키움)가 프리미어12 수퍼 라운드 한·일전 승리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일본 역시 이정후의 방망이에 주목하고 있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중인 야구 대표팀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선수는 이정후다. 고척돔 조별리그 3경기에서 9타수 4안타를 기록했던 이정후의 배트는 일본으로 넘어온 뒤에도 힘차게 돌아갔다. 11일 도쿄돔에서 열린 미국과 수퍼 라운드 첫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올렸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 미국 선발인 오른손 투수 코디 폰스의 빠른 공 타이밍에 다소 늦었다. 하지만 팔꿈치를 몸에 딱 붙이고 배트를 돌려 유격수 키를 살짝 넘겼다. 그리고 다음 타석에선 몸쪽 직구를 끌어당겨 우중간 담장을 직접 맞히는 2루타를 쳤다. 7회엔 왼손 투수 와이어트 밀스를 상대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만들었다. 스트라이크존 어떤 코스로 들어오는 공이든 반응하는 능력이 뛰어난 이정후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수퍼 라운드 1경기가 끝났을 뿐이긴 하지만 타격 1위도 다름아닌 이정후다. 타율 0.539(13타수 7안타)을 마크, 당당히 순위표 제일 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다안타(7개), 출루율(0.647)도 1위. 홈런은 없지만, 안타 7개 중 5개가 2루타인 덕분에 장타율(0.923)에서도 5위에 올라 있다. 이정후의 대표팀 경력은 2017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24세 또는 3년차 이하 한국·일본·대만 선수가 참가하는 대회)과 군미필자 중심으로 발탁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뿐이다. 두 대회 모두 프리미어12보다는 상대 팀이 약하다. 하지만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선수를 만나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이정후는 "미국 투수들 공이 빠르지만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들을 상대해 봤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하나도 긴장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두둑한 배짱도 돋보인다. 이정후는 이번 대회에서 꼭 이기고 싶은 상대가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이정후는 2016년 고우석(21·LG), 강백호(20·KT)와 함께 아시아 청소년 선수권에 출전했다. 그러나 개최국 대만에 이어 일본에게 져 3위에 머물렀다. 2017년 도쿄돔에서 열린 APBC에서도 일본과 두 번 붙어 모두 패했다. 이정후는 "한일전을 즐겨본 적이 없다. 초등학교 때 빼고는 일본을 이겨본 적이 없다. 1승 3패"라며 이번 대회 승리를 다짐했다. 일본 역시 이정후를 신경쓰고 있다. 2017년 APBC부터 일본 팀을 지휘해온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은 지난 9월엔 직접 한국을 찾기도 했다. 당시엔 대표팀 최종명단이 발표되기 전이었지만 이나바 감독은 "이정후는 반드시 발탁된다. 좋은 타자다. 낮은 공도 잘 치고,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잘 친다.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이 뛴 것도 알고 있다. 이나바 감독은 "이종범은 근성이 좋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자주 했다. 아들은 배트 컨트롤이 아주 뛰어나다"고 했다. 대회 공식 프로그램에서도 양현종(31·KIA)과 이정후를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이 책자는 "나고야(주니치 연고지)에서 태어난 이종범의 아들"이라며 "이정후는 '한국의 이치로'라고 할 선수다. 이치로처럼 공·수·주 삼박자를 갖췄다"고 평했다. 한국과 일본은 수퍼 라운드 마지막 날(16일 오후 7시)에 맞붙는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WBSC의 행정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11일 미국전에선 일본인 주심이 비디오 판독을 했음에도 명백한 오심을 저질렀다. WBSC는 비디오 판독 과정에 대해 납득 갈 만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선 매끄럽지 못한 통역 때문에 인터뷰에 참석한 미국과 한국 감독, 선수가 늦게 경기장을 떠나기도 했다. 도쿄(일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19.11.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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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부터 은퇴까지…사진으로 보는 이승엽의 역사

"아버지, 야구만 시켜주시면 절대 애 안 먹일게요."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소년은 아버지를 조르고 또 졸랐다. 아버지는 반대했다. 단식 투쟁까지 했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며 눈을 빛내는 소년의 진지한 모습에 아버지의 마음이 움직였다. 아들은 약속을 지켰다. 몇 년 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도 성장했다.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역사를 썼다. 이승엽(41·삼성)이 현역에서 은퇴한다. 3일 대구 넥센전이 현역 유니폼을 입는 마지막 경기다. 한국 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국민 타자'의 마지막 모습을 직접 보려는 팬들의 관심도 무척 뜨겁다. 은퇴 경기 입장권 2만4000장은 일찌감치 모두 팔렸다. 삼성의 사전 티켓 판매가 매진된 건 올 시즌 처음이다. 일간스포츠는 한국 야구 최고 타자 이승엽의 은퇴를 기념해 그의 발자취를 사진으로 돌아보기로 했다. 유년시절 사진은 이승엽의 아버지 이춘광(74)씨가 제공했다. 이 씨는 이승엽이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88년 대구 지역지에 실린 전국어린이야구대회 기사부터 삼성 시절까지의 기사를 꾸준히 스크랩했다. 스크랩 앨범만 서른 권이 넘는다. 이 씨가 모은 기사와 홈런공, 유니폼은 이승엽의 야구 역사이자 박물관이다. 유년시절의 이승엽, 가족과 뽀빠이 이상용씨가 진행한 어린이 프로에 참석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우측 최상단) 이승엽의 야구 열정은 어릴 적부터 남달랐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이승엽은 여섯 살이었다. 당시 아버지가 "생일 선물로 갖고 싶은 게 없냐"고 묻자 그는 "동네 형들이랑 야구하고 싶다. 방망이와 글러브를 사달라"고 했다. 이춘광씨는 "그 후 승엽이가 동네 유리창을 자주 깨트려 변상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이승엽은 집 안이든 앞 마당이든 장소를 가리지 않고 늘 혼자 공을 던지며 놀았다. 이승엽은 "공부보다 운동에 관심이 많았다"며 웃었다. 동덕초등학교 4학년 재학 시절. 이승엽은 대구 지역 멀리 던지기 대회에서 입상했다. 이를 눈여겨 본 중앙초등학교 신용승 선생이 야구 입문을 권유했다. 이승엽은 정규수업을 마치면 집에 책가방만 던져 놓고 중앙초등학교로 달려갔다. 야구를 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결국 아버지와 기 싸움 끝에서 승리했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야구만 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허락을 받았다. 이춘광씨는 "마치 가둬 놓은 동물이 제 우리 문을 열어준 것처럼 좋아하더라"고 떠올렸다. '국민 타자'의 재능은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경상중학교 재학 당시 투수로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다. 경북고 재학 시절이던 1993년에는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우수 투수상을 수상했다. 1994년에는 청소년 국가 대표로 선발돼 투타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며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초등학교 시절 자택에서 섀도 피칭을 하는 이승엽 (우측 최상단) 그의 야구 인생은 1995년 삼성 입단과 동시에 바뀌었다. 이승엽은 늘 "타자는 취미"라고 생각했다. 투수가 하고 싶었다. '왼손 박철순'을 꿈꿨다. 하지만 구단의 권유에 타자로 전향했다. 입단 기자회견을 하고 며칠 뒤에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이승엽은 그때만 해도 "과연 내가 타자로 잘 될 수 있을까" "1년만 시한부로 할까" 하는 마음도 내심 품었다. 기우였다. 이승엽은 천재였다. 게다가 야구 열정과 노력도 남들보다 한 수 위였다. 곧 결과로 나타났다. 외국인 타자 타이론 우즈(전 OB 베어스)와 한국 프로야구 역대 가장 뜨거운 홈런왕 경쟁을 펼쳤다. 그가 꼽는 최고 라이벌 중 한 명이 우즈였다. 이승엽은 1998년 홈런 38개를 때려 내 42개를 기록한 우즈에 졌다. 하지만 이듬해 홈런 54개로 첫 홈런왕에 올랐다. 2001~2003년에도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특히 2003년에는 56홈런으로 아시아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야구장에 '잠자리채 열풍'을 몰고왔다. 이승엽의 홈런 공을 잡으려는 야구팬들이 잠자리채를 들고 전국의 야구장 외야석을 메웠다. 이승엽은 "1998년에는 22살의 어린 나이였다. 내 자신을 못 이겼다. 하지만 스스로를 넘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며 "1998년 비록 홈런왕에 실패했지만 그때 경험으로 노하우가 쌓였다. 훗날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떠올렸다. 2002년에는 양준혁, 마해영과 중심 타선을 이뤄 삼성의 오랜 숙원이던 한국시리즈 우승 한을 풀었다. 당시 LG와 한국시리즈 6차전은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였다.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섰지만 6차전 8회까지 3점 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9회말 다름 아닌 이승엽이 극적인 동점 3점 홈런를 작렬했다. 이후 마해영의 결승 홈런까지 나와 삼성은 창단 첫 우승을 확정했다. 이승엽 스스로가 꼽는 홈런 베스트5 가운데 하나다. 이승엽은 이후 국위선양에 앞장섰다. 2004년 일본 지바 롯데에 입단한 그는 2006년부터 일본 최고 명문팀 요미우리에서 뛰었다. '요미우리 70대 4번 타자'라는 타이틀도 달았다. 자부심이 컸다. 이뿐 아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선 고비마다 극적인 홈런을 터트리며 '해결사'로 이름을 날렸다. 한국 야구에 '8회의 기적'이라는 단어를 선물한 타자가 바로 이승엽이다. 그래도 그는 늘 "다른 선수들이 다 밥상을 차려 놓았을 뿐이다. 대표팀 전원이 모두 잘해서 우승한 것이다"며 "후배들이 더 많이 고생했는데 나 혼자 부각이 돼서 항상 미안하다"고 스스로를 낮췄다. 지금은 전설이 된 장면. 2008 베이징올림픽 한일전서 승부를 가르는 투런홈런을 때려 낸 뒤양팔을 들어 올리며 1루를 돌고 있다.2012년 일본에서 돌아온 후 이승엽은 다시 '전설'의 행보를 이어 가기 시작했다. 역대 개인 통산 최다 홈런(465개), 최다 타점(1495개), 최다 득점(1351개), 최다 루타(4066개), 최다 2루타(464개) 기록을 모두 갈아 치웠다. 2003년 세계 최연소 300홈런에 이어 2014년에는 역대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 기록도 세웠다. 통산 최다 기록은 물론 최연소·최고령을 비롯한 전인미답의 기록을 여럿 갖고 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이승엽은 늘 강했다. 이승엽은 2014년부터 은퇴 시기를 마음 속에 정해 놓았다. 2017년을 마지막 시즌으로 여겼다. 결심을 행동으로 옮겼다. 보기 드문 '예고 은퇴'를 실행했고, 전 구단 선수단과 팬의 작별 인사 속에 '은퇴 투어'도 진행했다. 향후 진로는 아직 미정이다. 다만 당분간은 '야구 선수' 이승엽이 아닌 '아빠' 이승엽으로 지낼 예정이다. 그는 "선수로는 80~90점을 줄 수 있는데 남편, 아빠로는 50점도 안 된다"며 "아내(이송정씨)를 보면 항상 안쓰럽다. 자기 시간도 없이 애들 뒷바라지를 한다. 은퇴 후엔 분명히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빠가 될 것이다"고 다짐했다. ①2011시즌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소속의 박찬호(왼쪽)와 이승엽.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마친 뒤 공교롭게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②1990년대 후반 삼성 신예 시절의 이승엽. 삼성의 플로리다 베로비치 전지훈련에서 LA 다저스 코치와 사진 촬영을 했다.③이춘광씨는 이승엽의 정신적 지주이자 ‘이승엽 기록관’ 지킴이이기도 하다. 자택에 모아 놓은 이승엽 관련 기념구를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④이승엽의 유니폼 배번. 이승엽의 역사이자, 시대를 가로 지은대타자의 기록이다.역사적인 이승엽의 선수 생활에 가장 큰 박수를 보내는 사람은 바로 아버지 이춘광씨다. 이승엽은 3년 전 본지와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야구장을 찾는 게 가장 큰 취미다. 요즘 들어 '내 아들 자랑스럽다' '잘했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고 기뻐했다. 이씨는 "승엽이가 '후회하시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줘 정말 고맙다"고 했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ins.com 2017.10.0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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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대표팀, 2라운드에서는 일정 덕본다

한국이 제2회 월드베이스클래식(WBC) 2라운드에서는 대회 일정의 덕을 볼 전망이다. 1라운드에서 개최국 일본에 편파적인 일정으로 4일 연속 경기를 치렀던 한국은 2라운드에서 상대할 B조 팀들보다 유리한 일정이다. 한국은 일본 및 B조(쿠바 멕시코 유력) 1,2위 팀과 2라운드에서 맞붙는다.A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2라운드 첫 경기(상대팀은 B조 2위)까지 6일간의 휴식 기간을 갖는다. 반면 B조 1·2위 팀은 고작 이틀만 쉰다. 전력 이외의 플러스 요인이다.한국 대표팀은 10일 미국 애리조나에 도착, 느긋하게 2라운드 준비에 들어갔다. 휴식 기간 동안 대표팀은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12일), LA 다저스(13일)와의 평가전을 치르며 전력을 점검한다. 아시아예선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던 주루 플레이를 보완하고 실전을 통해 최상의 라인업도 시험할 수 있다. 반면 B조는 한국이 쉴 동안 한창 1라운드를 히고 있다. 쿠바가 조 1위가 유력하고 호주와 멕시코가 남은 한 장의 티켓을 다투는 형국이다. 어느 팀이 올라오더라도 13일 조 1·2위 결정전을 치른다. B조의 경기 일정은 4개조 중 가장 늦다.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은 미국(C조)과 푸에르토리코(D조)는 12일 각각 조 1·2위 결정전을 치른다. 더구나 쿠바와 호주(또는 멕시코)가 13일 조 1·2위 결정전을 하고 나면 두 팀 모두 2라운드를 최상의 투수진으로 시작할 수 없다. 13일 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50개 넘게 던질 경우, 투구수 제한 규정(30~49개 투구시 4일 휴식)에 따라 17일까지 쉬어야 한다. 또 선발을 포함해 팀당 3~4명의 투수들이 등판할 것은 분명하다. 투구수가 누적되면 이틀만 쉬고 제 컨디션을 되찾기 힘들 수도 있다. 또 어느 한 팀은 12일 패자결승전까지 이틀 연속 경기를 하게 된다. B조 2위팀은 14일 이동, 15일 하루 연습을 갖고 16일 2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국과 맞붙는 힘겨운 일정을 소화해야한다. 쿠바가 조 1위를 차지하고 호주(또는 멕시코)가 12~13일 이틀 연속 경기를 하고 힘들게 B조 2위로 올라오는 것이 한국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피닉스=한용섭 기자 ▷김인식 연출·봉중근 주연 ‘이치로 격침 시나리오’▷김인식 감독, 한일전 스트레스로 감기 몸살▷‘위풍당당’ 한국 대표팀은 ‘공포의 외인구단’▷'팔꿈치 통증' 추신수, 11일 정밀검진 예정▷‘봉중근 의사’ 한·일전 승리에 패러디 신바람 2009.03.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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