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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서튼 계약 마지막 해, 롯데 외국인 코치 0명…어떤 의미일까?

롯데 자이언츠의 1군 벤치에 외국인 코치가 모두 사라졌다. 롯데는 2023시즌 코치진 구성을 완료, 지난 9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올해 1군에 3명이었던 외국인 코치를 내년에는 단 한 명도 볼 수 없다. 래리 서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롯데는 지난해 라이언 롱 타격 코치, 제럴드 레어드 배터리 코치, 로이스 링 불펜 코치와 계약했다. 정규시즌 종료일을 기준으로 10개 구단 중 최다였다. 감독과 선수(3명), 코디네이터까지 포함하면 1군 더그아웃에 있는 이방인은 훨씬 더 많았다. 이로 인해 타 구단보다 두 배 이상 많은 6~7명의 통역원이 롯데에서 근무했다. 롯데는 올 시즌을 끝으로 레어드 배터리 코치, 링 불펜 코치와 더는 함께하지 않기로 했다. 2020년부터 롯데와 함께한 롱 타격 코치는 퓨처스(2군) 리그로 옮겨 유망주 육성에 집중한다. 롯데의 외국인 코치 계약은 구단 고위 관계자와 서튼 감독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었다. 허문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0년 개막전에도 롱 타격 코치와 행크 콩거(한국명 최현) 배터리 코치가 있었다. 허문회 감독의 경질로 서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보름 만인 5월 말, 브랜든 맨 퓨처스 피칭 코디네이더가 1군 피칭 코디네이터로 승격됐다. 외국인 코치의 갑작스러운 이탈도 잇따랐다. 지난해 12월 최현 코치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의 코치로 떠났다. 당초 롯데와 2년 계약으로 2022년까지 함께할 계획이었지만 롯데는 대승적 차원에서 보내줬다. 그의 빈자리에 레어드 코치를 영입했다. 2022시즌이 한창이던 6월에는 리키 마인홀드 1군 투수 코치가 팀을 떠나 미국 미주리대 코치로 이적했다. 외국인 코치가 계약 도중 떠나는 어수선한 모습이 또 발생했다. 결국 피칭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고 있던 링이 1군 불펜 코치로 승격됐다. 내년 시즌 서튼 감독의 곁에는 한국인 코치만 있다. 계약 마지막 해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전부터 외국인 코치와 국내 지도자 및 선수들 사이의 불협화음이 나오기도 했다. "올 시즌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국내 코치와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있다. 지난 2년간 외국인 코치를 대거 포진시켰지만, 어찌 됐든 시행착오를 겪었음을 의미한다. 반면 구단 내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외국인 코치가 많았던 건 선수 육성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코치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육성에 일가견이 있던 분들이었다. 각자 코칭 장점과 기술력을 전달해 선수들이 기량 발전을 이루도록 바랐다"고 밝혔다. 이어 "올 시즌은 1군 성적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KBO리그에 정통한 내국인 지도자를 모셨다"고 밝혔다. 박흥식 2군 타격코치가 2023시즌 수석 코치(타격 코치 겸업)로 옮겨 서튼 감독을 보좌한다. 배영수 투수 코치와 최경철 배터리 코치가 새로 합류했다. 지난해 퓨처스 투수 코치를 맡은 강영식 코치는 1군 불펜 코치를 맡는다. 지난해 24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와 2군을 지킨 전준호 코치는 1군 외야·3루 코치로 보직을 바꿨다. 박흥식 수석 코치는 "경험 많은 코치들이 주요 보직에 합류했다. 코치들이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 짜임새 있는 야구, 하나 되어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형석 기자 2022.11.10 15:17
야구

이것도 추신수 효과…대화로 전달하는 감동

추신수(39·SSG)는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롯데 포수 강태율은 22일 SSG와 시범경기에서 추신수에게 "볼을 (스트라이크처럼) 잘 잡는다"라는 뜻밖의 칭찬을 듣게 됐다. 첫 타석에서 추신수가 겪은 해프닝 때문이다. 추신수는 이날 첫 타석 2볼-2스트라이크에 노경은의 5구째에 스탠딩 삼진으로 여겨 3루 더그아웃으로 몇 걸음을 뗐다. 하지만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이 들려오지 않자 다시 타석에 들어서며 머쓱해 했다. 추신수는 "솔직히 100%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다. 이후 차트를 보니 스트라이크를 줘도 되고, 볼을 선언해도 되는 공이었다"라며 "내가 너무 일찍 판단했다. 그러면 안 된다"라고 반성했다. 추신수가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며 강태율에게 건넨 한 마디는 결국 '프레이밍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프레이밍은 포수가 스트라이크처럼 보이게 볼을 잡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포수의 능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한 가지로 평가받고 있다. 강태율은 2015년 롯데 1차지명으로 입단했다. 1군 경력은 17경기 출전이 전부다. 꿈을 안고 뛰는 그에게 메이저리그 1652경기 출장한 대선배의 한 마디는 크게 다가온다. 강태율은 "타석에 들어서며 먼저 '잘한다'고 칭찬해 주셔서 깜짝 놀랐다"며 "평소에도 프레이밍은 자신이 있었다. 칭찬까지 들으니 뿌듯하다"라고 웃었다. 그리고 "더 잘하고 싶은 동기부여도 된다"라고 말했다. 낯선 한국 무대에서 지내는 동료들에게도 따뜻한 한마디를 잊지 않고 있다. 추신수는 같은 날 롯데 행크 콩거(최현) 배터리 코치, 투수 댄 스트레일리와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추신수는 텍사스 소속 당시 LA에인절스에 몸담고 있던 콩거 코치와 자주 만났고, 스트레일리와 맞대결에선 11타수 4안타(1홈런) 3볼넷으로 천적 면모를 보였다. 추신수는 "콩거는 메이저리그 시절 늘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더라"며 "오랜만에 만나 '한국 생활이 어떻냐'고 물어봤다"라고 소개했다. 스트레일리와도 안부를 묻고, 한국 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추신수가 친절하게 다가간 이유는 분명하다. 그 역시 20년 동안 낯선 곳에서 생활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고교 졸업과 동시에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어려움을 딛고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올라섰다. 그는 "외국인 선수들은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많이 도와줘야 한다"라며 "나도 경험해봤다. 외국에서 운동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SSG에도 외국인 선수들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주문을 했다"라고 밝혔다. 추신수의 KBO리그 입성은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SSG 선수들은 추신수의 훈련과 경기 장면을 지켜보며 많은 것을 얻고 있다. '추신수 효과'는 단지 SSG에만 국한되지 않고 타 팀 선수에게도 전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추진하다가 실패한 나성범(NC)과 최근 식사를 함께 하며 그의 도전을 계속 응원하기도 했다. 추신수의 따뜻한 배려에 동기부여와 심리적 안정을 얻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1.03.24 06:01
야구

롯데 최현 코치 "선수로 못 뛴 KBO, 코치 기회 얻어 행복"…부산서 신혼 생활

최현(32·미국명 행크 콩거) 롯데 1군 배터리 코치의 국적은 미국이다. 메이저리그(MLB)에서 현역 생활을 마감한 뒤 "한국에서 뛰고 싶었다"는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대신 한국에서 코치 생활을 하고 있다. "롯데에서 코치로라도 좋은 기회를 줘 정말 기쁘다"라는 그는 부산에서 행복한 제2의 야구 인생과 신혼 생활을 즐긴다. 그의 원래 이름은 '행크 콩거'다. 지금은 '최현'으로 불렸으면 한다. 매일 공개되는 KBO 엔트리에도 '최현'으로 적혀 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최현 코치의 요청으로 KBO에 이를 알렸다"고 한다. 최현 코치는 6세 때 주한미군인 이모부의 양자로 들어간 아버지 최윤근 씨와 승무원으로 일하다가 미국으로 이주한 어머니 유은주 씨 사이에 태어났다. 2006년 MLB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LA 에인절스에 지명됐다. 2010년 처음 MLB 무대를 밟았다. 휴스턴과 탬파베이를 거치며 7년간 373경기에서 타율 0.221 31홈런 114타점을 올렸다. 2018년 손목 인대 수술 후 멕시칸리그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30세의 나이로 일찍 은퇴했다. KBO 리그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제안은 없었다. 그는 "MLB에서 7시즌을 뛰었다. 부상 탓에 은퇴를 일찍 했지만, 후회는 없다. 메이저리그는 새로운 신인들이 올라와 언제든 (트레이드나 방출로) 교체될 수 있는 곳이다. 나도 경험했고 항상 예상하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최현 코치는 지난해 11월 자신과 마찬가지인 재미교포 2세 아내와 결혼했다. 12월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며칠 뒤에 롯데 구단으로부터 코치직 제의를 받았다. 당초 1년여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 했던 그는 "고민 없이 수락했다"라고 웃었다. 최 코치는 "나와 아내 모두 부모님이 이민자 출신이다. 아내 역시 결혼 후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시점에 나의 롯데행 결정을 기뻐하며 전적으로 지지해줬다"라며 "아내 역시 한 번씩 한국에 들어와 친척을 만나 뵙곤 했다. 한국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있고, 한국 문화도 잘 이해해 기쁜 마음으로 왔다"라고 덧붙였다. 롯데가 최현 코치를 데려오자 팬들은 환호했다. MLB 출신으로 프레이밍(이른바 미트질, 투구의 효과적 포구를 통해 스트라이크 판정을 얻어내는 솜씨)과 캐칭 기술이 좋아서다. 롯데는 지난해 폭투(103개)와 패스트볼(11개)을 경기당 0.79개 기록, 10개 팀 중 가장 많았다. 포수의 기본기 부족이 심각했다. 안방 불안은 롯데가 꼴찌로 떨어진 처진 이유 중 한 가지다. 마운드 구성이 바뀐 영향도 있겠지만, 올해는 폭투(39개)와 패스트볼(4개)이 많이 감소했다. 김준태와 정보근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의 안방 상황을 자세히 몰랐던 최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그저 바라봤다. 장단점을 파악하고,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언할지 고민했다. 그는 "처음에 너무 많은 변화를 주면 선수들이 어려워할 수 있어 차근차근 발전을 꾀했다"며 "경기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코치는 "두 포수의 장점은 '자세'다. 포수의 기본자세는 블로킹과 프레이밍, 송구까지 모두 연결된다. 정말 중요하다"며 "지금껏 배운 점을 어떻게 적응하고 활용하는지, 경기에 얼마나 집중하는지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현 코치가 한국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롯데의 홈 '구도' 부산에서 점점 그를 알아보는 팬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는 "내 외모가 한국인이지만 다소 독특하게 생기지 않았나"라고 웃어넘겼지만 이제 사진 촬영 요청과 선물까지 받고 있다. 그는 "최근 아내와 대형마트에 쇼핑하러 갔는데, 사진 촬영을 요청하며 카스테라를 잔뜩 공짜로 챙겨주더라"라며 "팬들의 관심에 감사하며. 롯데 팬들이 얼마나 열성적으로 응원하는지 알고 있다"고 책임감을 느꼈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0.07.2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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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기다림 이겨내고 존재감 '발산', 리그 활력소 '새 얼굴'

긴 기다림과 인고의 시간을 버텨내고 존재감을 드러낸 선수들이 있다. 2020 KBO 리그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새 얼굴의 등장이 유독 반가운 시국이다. '국민 타자' 이승엽이 은퇴했고, 그와 함께 국제대회 선전을 이끌던 리그 대표 선수들도 은퇴했거나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지도자 이름값이 선수단을 앞서는 팀도 나올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희망은 있다. 이승엽이 은퇴한 시즌에 이정후(키움)가 등장했고, 강백호(KT)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올 시즌은 이민호(LG), 소형준(KT), 허윤동(삼성)이 개막 첫 달부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른바 베이징 키즈의 프로 무대 진입과 안착은 고교 야구 대회와 신인 드래프트를 향한 관심까지 고조시켰다. 2020년 6월은 휴먼 스토리가 은은한 여운을 남겼다. 5년 이상 퓨처스리그나 1.5군 선수로 묻혀 있었지만, 소속팀의 약점과 변수를 보완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선수가 많았다. 최근 2주 주말 경기에서는 두산 우완 투수 박종기(25)가 주목받았다. 화제가 큰 경기에 등판했다. 두산이 한화의 18연패 탈출 제물이 된 뒤 이어진 14일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대체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4⅔이닝 3실점. 책임 주자가 불펜투수의 피안타로 인해 득점했다. 투구 내용은 좋았다. 그리고 지난 20일에는 2위 LG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청주고 출신인 그는 2013년에 육성 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1군 데뷔는 2015시즌. 등판은 세 번에 그쳤다. 이듬해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쳤다. 2군 선수의 전형적인 행보. 그러나 2020시즌 대비 스프링캠프에 참가했고, 1군에서 뛸만한 젊은 선수를 물색하던 김태형 감독의 눈에 들었다. 캠프 연습 경기와 청백전에 11번 등판해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김 감독이 선호하는 '싸움닭' 기질이 돋보인다. 오승환(삼성), 김강률(두산) 등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투수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 투수. 커브 구사 능력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령탑은 "볼 끝도 있고, 변화구도 좋다. 마운드에서 여유도 있다"며 공백인 5선발로 기회를 더 주려는 심중을 드러냈다. SK 선발과 불펜진 단비인 이건욱(25)와 김정빈(26)도 박종기와 비슷한 행보다. 2017시즌에 두 경기 등판이 1군 이력 전부인 김정빈은 현재 SK 불펜에서 가장 안정감을 주고 있는 투수다. 5홀드 이상 기록한 리그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0점대 평균자책점이다. 뒷문이 흔들리는 상황. 유일한 위안이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며 성장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체중과 근력을 늘렸고, 마인드 컨트롤을 위한 노력도 했다. 자신의 기대보다도 빨리 정착했다. 이건욱은 2014년 1차 지명 유망주였다. 지난 시즌까지 1군 등판은 3경기뿐이었다. 그러나 부상과 재활에 시달렸고, 기회가 오면 조바심을 다스리지 못하던 선수다. 군 복무도 사회복무요원으로 했다. 인고의 시간은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5월 28일 두산전에서 외인 닉 킹엄의 대체 투수로 자신의 첫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5⅓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후 그는 선발진 한 축을 맡고 있다. 롯데 김준태(26)는 현재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포수다. 개막전 선발 정보근, 타격이 좋은 지성준이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태에서 선발 기회를 얻고 있다. 17일 고척키움전 7회 수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박정음의 희생 번트가 파울 지역으로 향하자 몸을 날려 잡아낸 뒤 정확한 송구로 리터치 뒤 쇄도를 한 1루 주자 김하성까지 잡아냈다. 무명은 아니다. 오명이 있었다. 롯데 포수 전력이 연일 도마 위에 올랐던 2019시즌 초반에 나종덕과 함께 안방을 지켰던 선수다. 기본기 문제가 자주 거론됐다. 2016시즌에는 주전이던 강민호(현 삼성)의 백업을 잘 해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시즌은 성장통. 올 시즌은 행크 콩거 코치와 포구 개념을 다시 정립했고, 이전보다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격 잠재력은 원래 있었다. . 최근에는 화제의 굿즈에 주인공이 됐다. 팀 동료 댄 스트레일리가 그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는 개인적으로 제작해 입고 다녔고, 승리투수가 된 뒤 승리의 기운으로 꼽았다. 구단은 공식 상품으로 내놨고, 주문량은 하루 만에 500장을 돌파했다. 롯데팬뿐 아니라 리그 전체에 흥미와 활력을 주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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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보근 "청백전이라도 내겐 매경기가 절실하다"

롯데는 강민호가 삼성으로 떠난 뒤 안방 불안을 뼈저리게 경험 중이다. 그래서 오프시즌 선발투수 장시환을 한화에 내주고, 1군 323경기에 출장한 신예 포수 지성준을 데려오는 2대2 트레이드도 했다. 개막을 앞둔 2020시즌 주전 안방마님으로는 지성준이 유력한 가운데, 여러 명이 호시탐탐 한 자리를 노린다. 정보근(21)도 그중 한 명이다. 2018년에 입단한 프로 3년 차 포수. 지명 순위는 9라운드, 전체 83순위로 낮은 편이지만, 코칭스태프의 기대감은 높다. 지난해 9월 확대 엔트리 시행 후 처음 1군 무대에 올라 기본기를 앞세워 기대 이상의 안정감을 선보였다. 또한 표본은 적지만 도루 저지율도 0.444(총 9회 시도, 4회 저지)로 높았다. 정보근은 "특별히 더 잘하려고 하지 않고 1년 반 넘게 2군에 있는 동안 배웠던 것을 선보이자는 마음이었다"며 "결과적은 잘됐다. 지난해 막판 활약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웃었다. 정보근은 나종덕·김준태 등과 함께 한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모양새다. 다만 나종덕과 김준태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기회를 얻어왔지만, 가장 막내인 정보근은 지난해 말 1군에 데뷔해 가능성을 입증했다. 정보근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지만 경쟁 구도가 이어지고 있어 욕심도 난다. 의식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며 솔직하게 속마음을 꺼냈다. 이어 "내 것만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따르리라 생각하고 계속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팀마다 한 달 넘게 청백전을 반복하고 있으나,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정보근으로선 "자체 청백전이지만 내겐 매 경기가 중요하다. 절실하다"고 했다. 정보근은 방망이가 다소 약한 편이다. 지난해 1군 15경기에서 타율 0.125(32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4타점 경기도 펼쳤지만, 자체 청백전에서의 10경기 타율은 0.111로 그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롯데의 안방 불안을 고려하면, 포구와 볼 배합·블로킹 등 수비 기본기가 더 우선시된다. 행크 콩거 코치의 합류를 계기로 새로운 배움을 얻고 있다. 콩거 코치는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 동안 활약한 포수 출신으로 한국계 미국인이다. 정보근은 "가볍게 건너뛰고 훈련을 할 수 있는데 기본기를 되새김질하면서 지도해 주신다. 또 경기 때 활용할 수 있는 디테일한 운영 능력 등 모든 것을 단계별로 알려준다"고 했다. 이어 "뭐든지 이해를 잘 시켜준다. 그래서 흡수가 잘 되는 것 같다. 지금까지 많이 배웠다"고 웃었다. 비시즌 가장 좋아진 부분으로는 "수비 안정감과 경기 운영 능력 등 수비 디테일을 많이 배웠다"고 꼽았다. 정보근은 "올해 첫 번째 목표는 1군 엔트리 진입이다. 이후 1군 출장 경기 수를 늘리며 더 많이 뛰고 싶다"며 "풀 타임으로 1군에 남아있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0.04.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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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팬도, 한화 팬도 고마운 지성준

"너무 반겨주셔서 놀랐죠."지난해 11월 롯데는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서 포수 지성준(26)을 영입했다.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취약포지션이었던 포수진에 1군 경험이 있는 젊은 선수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청주고를 졸업한 지성준은 2014년 육성 선수로 한화에 입단했고, 1군에서 통산 157경기를 뛰었다. 팀내 포지션 경쟁자들에 비해 타격(통산 타율 0.266)에 강점이 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지성준은 "비시즌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아직 환영 받을 실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직은 부족하지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잘 데려왔다'라는 소리를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성준은 트레이드가 된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화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지성준에게 '대전구장에 가게 되면 기분이 어떨 것 같은가'에 묻자 그는 고민을 털어놨다. "첫 타석 때 한화 팬과 선수들에게 인사를 하려고 하는데 몇 방향으로 해야 할지, 몇 번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만원 관중이면 네 방향으로 다 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프로야구 개막이 늦어지고 있다. 지성준도 "답답하다. 경기를 하고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기도 하다. 이적 후 투수들을 알아가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성준은 "투수들의 성향을 많이 파악했다. 만족할 만큼 준비가 되진 않았다. 시간을 번 느낌이다. 궁금한 게 있으면 서로 대화해가면서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롯데는 올시즌 행크 콩거 배터리 코치와 라이언 롱 타격 코치를 영입했다. 지성준은 "정말 조금 영어 실력이 늘었다"고 웃으며 "콩거 코치님과는 많은 대화를 했다. 설명해 줄 때 100% 이해는 되지 않지만 몸동작과 야구용어를 통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한다. 그리고 통역의 설명을 들으면서 '내가 생각한 게 맞구나'란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했다. 지성준은 "연습경기 때 수비에서 실수를 해 많이 자책했다. 나 자신에게 화를 냈다"고 돌이키며 "콩거 코치님과 연습하면서 동작을 간결하게 만들고 있다. 예전부터 해오던 것이지만 좀 더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요즘 선수들에게 유행인 '홈트레이닝'도 빼놓지 않고 있다. 지성준은 "밖에 잘 나가지 못하니까 동영상을 통해 '타바타 트레이닝(인터벌 트레이닝의 일종으로 일본인 타바타가 개발한 방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4.08 15:50
야구

행크 콩거 아니고 최현, 롯데 안방 조련사

지난겨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선수가 아닌 코치 영입 소식에 환호했다. 한국계 미국인 행크 콩거(32) 배터리 코치가 주인공이다. 콩거 코치는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MLB)에서 포수로 7시즌 간 활약했다.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콩거 코치를 만났다. 콩거 코치의 원래 이름은 ‘현 최 콩거’다. 서울 출신인 그의 아버지 최윤근 씨는 6세 때 주한미군인 이모부(에이드리언 콩거)의 양자로 들어갔다. 그의 어머니 유은주 씨는 승무원으로 일하다가 미국으로 이주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콩거 코치는 “한국어는 아주 조금 할 줄 안다. 어머니가 한국말을 하셔서 알아듣는 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남아 있는 아내를 걱정하며 “한국은 좋아, 미국은 코로나로 난리 났어”라는 한국어 표현을 쓰기도 했다. 콩거 코치는 2006년 MLB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LA 에인절스에 지명됐다. 2010년 MLB로 승격됐고, 휴스턴과 탬파베이를 거치며 7년간 활약했다. 부상에 발목 잡혔다. 2018년 손목 인대 수술을 받은 뒤 멕시칸리그에서 재기를 노렸다. 하지만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30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그는 “오래 뛰고 싶었다. 하지만 7년간 프로로 뛰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모교(헌팅턴비치 고교)에서 후배를 가르치던 콩거 코치는 롯데로부터 “코치로 일하지 않겠냐”고 제안받았다. 콩거 코치는 “은퇴 전, 한국에서 선수로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지도자가 돼 기뻤다”고 말했다. 콩거 코치는 “에인절에서 함께 뛰었던 장필준, 정영일(SK)과 마이너리그 시절 얘기를 나눈다. 한미 야구 문화 차이. 한국 생활 팁 등도 배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 포수들은 공을 ‘잘 못 받았다’. 9이닝당 블로킹과 패스트볼을 더한 숫자가 0.808개로, 10개 구단 중 꼴찌였다. 1위 키움(0.359개)의 2배가 넘었다. 프레이밍(투구를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만드는 기술)과 캐칭이 좋은 콩거 코치를 영입한 이유다. 콩거 코치는 “롯데 포수를 잘 몰랐다”고 고백했다. 콩거 코치는 롯데 경기 영상을 찾아보지 않았다. 직접 보고 파악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콩거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포수들(지성준, 정보근, 김준태, 나종덕) 성향을 직접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말은 잘 못해도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다. 롯데는 라이언 롱(타격), 콩거 등 외국인 코치에게 1인당 한 명씩 통역을 붙였다. 포수 지성준은 “영어를 완벽하게 알아듣지 못해도, 몸동작과 통역 설명을 통해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콩거 코치는 “한국 야구용어가 미국과 달라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이제 문제없다”고 말했다. 그는 “포구는 집중력이 중요하다. 폼을 간결하게 하고 집중해서 잡으라고 강조한다”고 전했다. 콩거 코치의 KBO 등록명은 MLB 시절 썼던 ‘행크 콩거’다. 할아버지(에이드리언 콩거)가 ‘현’과 비슷하고 홈런왕 행크 애런을 연상시키는 ‘행크’를 이름으로 붙여줬다. 콩거 코치는 “MLB에서 ‘현 콩거’로 쓰려 한 적이 있다. 가능하다면 한국에선 한국 이름(최현)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와 친하게 지냈던 행크 코치는 "아무래도 한국인이라서 더 친했던 것 같다"면서도 "마이너리그 생활을 겪었기 때문에 내게 더 잘 대해준 것 같다.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빅리그에 올라오는 똑같은 경험을 나눴기 때문"이라고 웃었다. 이어 "최근 마이너리거들을 위해 기부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추신수는 바로 그런 사람"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콩거 코치의 현역 시절 그에 관한 기사에는 ‘왜 미국인에게 관심을 쏟냐’는 댓글이 달리곤 했다. 콩거 코치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사실 나도 ‘내가 누구인가’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이다. 부모님, 아내(재미교포 2세) 등 가족 모두 한국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콩거 코치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 또 한국인이란 게 자랑스럽다. 한국에서 일할 기회를 얻어 행복하다. 한국 야구를 위해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4.08 08:30
야구

KT 외인들도 감탄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자세

현장에 복귀한 외인 선수의 건해 경험담을 통해 한국 사회가 보여준 우수한 바이러스 대응 역량이 확인됐다.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체계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국민성이 뒷받침됐다. 그 토대로 야구 선수들도 그라운드 위에서 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다. 미국은 모든 스포츠가 중단됐고, 재개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 외신은 한국 야구를 조명하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유력 전문 매체 ESPN도 7일(한국시간) 같은 시선을 보냈다. 롯데 소속 외인 댄 스트레일리와 행크 콩거 배터리 코치 등 빅리그 출신 선수와 지도자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며, 한국 사회가 코로나19를 향해 갖고 있는 경각심, 철저한 야구단 내 매뉴얼 덕분에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의 시선은 리그 소속 외인들에 의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KT 외인 3인 멜 로하스 주니어, 오드리사머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는 지난달 23일 한국으로 귀국한 뒤 2주 동안 자가격리를 보낸 뒤 7일 오전에 위즈파크에 복귀했다. 다시 공과 배트를 잡게 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동시에 한국으로 돌아온 자신들의 선택이 순리였음을 인정했다. 데스파이네는 "한국에서는 야구를 할 수 있다. 미국 무대에 함께 뛰던 동료들도 KBO 리그 팀들이 청백전을 하는 점에 대해서 흥미로워했다"고 말했다. 로하스도 "지인과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시스템이 매우 효과적인 것 같다는 내용으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바람직한 대처로 인해 다른 국가에 비해 나은 상황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개인 안전 관리를 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미국에 있을 때보다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줄었다. KT 외인들은 서둘지 않고 정상 페이스를 찾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기본 수칙만 잘 지키면 이 시국을 이겨낼 수 있다는 의지가 전해졌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07 17:29
야구

ESPN, 한국 야구 모범적 대응 조명...전 빅리거 인터뷰 인용

미국 유력 스포츠 매체 ESPN이 코로나19 팬데믹을 대처하고 있는 한국 야구를 집중 조명했다. 최근 한국 야구는 외신에 자주 소개되고 있다.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가 경기를 치르는 것만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주루를 하는 모습을 주목했고, 몇몇 단장들이 팬들을 위해 중계 마이크를 직접 잡은 상황도 다뤄졌다. ESPN은 7일(한국시간)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야구가 멈췄지만 한국에서는 투수가 공을 던지고, 타자가 배트를 휘두르며, 야수는 글러브로 공을 잡는다"며 "한국 야구가 전면 중단된 미국 스포츠에 교훈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한국 야구가 자체 청백전이라도 진행할 수 있는 배경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한국인의 자세와 세계적으로도 모범이 되고 있는 정부의 대처력이 있다고 봤다. 현재 KBO 리그 팀에서 뛰고 있는 전 메이저리거, 미국 야구 지도자의 인터뷰를 인용했다. 롯데 외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각 구단과 KBO의 대응 체계가 소개됐다. ESPN은 "팀에 발열 증상을 보인 선수가 나오자 바로 훈련이 중단됐고 집으로 돌아가서 대기했다. 오후 5~6시 사이에 해당 선수가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문자를 받고 나서야 집 밖으로 나왔다.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한국인 모두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잘 대처한다"는 그의 말을 전했다. 행크 콩거 롯데 배터리 코치의 인터뷰를 통해서는 어느새 필수적인 생활 수칙이 된 풍경이 전해졌다. 은행 업무를 위해 건물을 들어가던 그가 마스크 없던 탓에 입장에 제지를 당한 에피소드였다. "호주 전지 훈련을 마치고 한국에 왔을 때는 정부의 조치가 과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조쉬 헤르젠버그 롯데 피칭 코디네이터의 견해도 전했다. 메이저리그는 개막 일정조차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 ESPN은 근본적인 문제를 짚었다. 이 매체는 "KBO 리그가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대처 능력을 이해해야 한다"며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을 진단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했다. 사람들은 확진 판정을 받은 이의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다. 손 세정제와 마스크는 일상화됐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잠시 개인의 자유를 포기한다"고 설명하며 귀감 되는 사례를 전했다. 그러나 "KBO 리그가 재개되어도 메이저리그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다. 미국은 한국처럼 성공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모범 사례를 통해 경각심을 주려는 의도와 현재 실정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07 11:06
야구

마운드·안방 메인 코치 파격 선임, 돋보이는 '육성' 기조

롯데가 메이저리그에서만 374경기에 출전한 행크 콩거(31·한국명 최현)를 배터리 코치로 영입했다. '육성' 강화를 내실 있게 지원할 수 있는 지도자 선임이 이어지고 있다. 콩거 신임 코치는 국내 야구팬에도 익숙하다. KBO 리그 출신 선수들의 미국 진출이 이어졌을 때, 이미 빅리그에서 데뷔한 이민 3세로 종종 소개됐다. 200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유망주였고, 2013~2014시즌에는 크리스 이아네타의 백업 포수를 맡았다. 이듬해 휴스턴으로 이적한 뒤에도 514⅔이닝을 소화했다. 이후 2016년 탬파베이, 2017년 애리조나 마이너리그팀에서 뛴 뒤 미국 무대를 떠났다. 지난해는 멕시코 리그에서 뛰었다. 최근까지 미국에 있는 고교에서 코치로 활동했다고 한다. 지도자 길을 걷기 시작한 그를 롯데가 놓치지 않았다. 빅리그에서만 2597이닝 동안 안방을 지킨 전문가의 노하우가 소속팀의 젊은 포수들에게 전수되길 바랐다. 현역 시절 화려한 이력이 반드시 좋은 지도자가 되는 조건은 아니다. 콩거 코치도 외인 선수들처럼 새 환경에 적응이 필요하다는 변수가 있다. 그러나 롯데에는 타이밍과 방향성 모두 바람직한 영입이다. 일단 변화가 필요했다. 2019시즌에 롯데의 배터리 코치를 맡았던 최기문 코치는 결코 실력이 나쁜 지도자는 아니다. 전임 주전 강민호의 급성장에 도움을 줬고, 다섯 시즌 동안 강팀 NC의 포수진을 지도했다. 그러나 나종덕, 김준태, 안중열 등 젊은 포수의 기량 향상은 이끌지 못했다. 포구는 원래 역량보다 더 퇴보한 모습까지 보였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폭투를 기록한 불명예에 지분이 있다. 롯데 포수들은 젊다. 아직 코칭으로 기술과 기본기를 향상시킬 수 있다. 전임 코치의 방식이 선수들과 맞지 않았다면 다른 지도자를 내세우는 게 길이다. 기존 선수들의 내성적 성격을 감안하면 20년 이상 선배인 최 코치보다 유연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이력을 갖춘 지도자가 나을 수도 있다는 평가다. 지성준이 합류하긴 했지만, 기존 선수들의 성장도 절실한 상황. 지도자 교체는 필요했다. 롯데는 이미 메인 투수 코치 선임도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허문회 신임 감독은 노병오(36) 코치를 내세웠다. 현역 시절 1군 출전은 56경기에 불과하고, 지도자는 2019시즌에 키움 2군을 맡은 게 전부다. 다른 구단은 저명한 지도자가 마운드 운영을 총괄한다. 허 감독은 그가 강조한 야구 철학을 그라운드에서 구현하는데 노 코치의 조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서로 논쟁하고 보완하며 시너지까지 낼 수 있다고 본다. 자료 활용 및 분석에 뛰어나다는 평가도 있다. 신설된 R&D(Research&Development) 파트와의 협업에 가교가 될 수 있다. 롯데는 이미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 번갈아 투수 코치를 맡았다. 체질 개선에 실패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변화를 시도하는 자체도 의미가 있다. 상대적으로 교정과 조언에 유연한 젊은 투수들은 노 코치와의 호흡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당장 허문회 감독도 기술 전수보다는 존중과 심리 관리 능력이 뛰어났던 지도자다. 전과 다른 분위기의 지도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19.12.2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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