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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빚더미"..허경환, 위기 극복 후 맞은 두 번째 스무살 (사람이 좋다)
'사람이 좋다' 개그맨 허경환이 산전수전 인생사를 털어놨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MBC '휴먼 다큐-사람이 좋다'에서는 개그맨 허경환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허경환은 개그맨 데뷔 전인 2006년, 신동엽이 진행하는 한 케이블 채널의 토크 오디션에 출연해 두각을 드러냈다. 허경환의 떡잎을 알아본 신동엽은 "처음에 허경환을 남다르게 본 가장 큰 이유는 말맛이 아주 좋았다. 굉장히 놀랐다"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이나 선천적인 능력이 대단해서 꼭 개그맨 시험을 보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KBS 공채 개그맨 22기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허경환.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지만 슬럼프 역시 존재했다. 허경환은 "내가 등장해서 에헴 기침만 해도 웃을 땐데, 한 번도 못 웃기고 내려올 때가 있었다. '내가 이렇게 재미없는 사람인가?' 싶으면서 마음이 답답했다. 유행어도 자신 있는 척했지만 사실 되게 부끄러웠다. 누가 유행어 시키면 싫어해서 밖에서는 거의 한 적도 없다. 준비되지 않은 무대에 올라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고, 나한테 맞는 프로그램, 코너를 찾아야겠다고 판단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최근 박성광, 김원효, 김지호, 박영진과 함께 그룹 마흔파이브를 결성, 음원 '두 번째 스무살' 발표한 허경환은 "마흔 돼서 새로 생긴 우정인 것 같다. 뭔가 단단해진 느낌"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현재 연예계 생활과 식품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허경환. 몸매 관리를 하다 2010년부터 식품 사업을 시작한 그는 현재 매출 180억 원 규모의 회사를 운영 중이다. 한때 동업자의 배신으로 인해 갑자기 사업의 위기가 찾아왔고, 2-30억의 빚을 떠안았기도 했다고. 이와 관련해 허경환은 "몇십 개의 통장 금액을 다 맞춰보고 공장장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까 누가 봐도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 빚을 졌다는 걸 알게 됐다"며 "처음 20억, 30억 돈이 터졌을 때 너무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누가 목을 막고 말을 못 하게 하는 느낌이었다. 당시 라디오를 하고 있었는데 남의 힘든 사연에 대해 조언하면서 내 얘기를 할 수 없었다"며 "힘내라고 노래를 띄우면서 그사이에빚쟁이에게 전화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하면 나아질까'에 대한 생각조차 하기도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방송 말미 허경환은 "부모님께 내가 방송에 꾸준히 나오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1등이 되고 싶은 것보다 2~3등을 하더라도 내가 TV에 나왔을 때 미소 짓고, 가족들끼리 허경환을 통해서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제 몸을 불살라서라도 웃음을 주기 위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홍신익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
2020.01.15 0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