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책임감 많이 따른다” 축구 전설 박지성, ‘행정가’로 평가 시작된다
박지성(42)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가 행정가로서 시험대에 올랐다. 2023시즌 성패에 따라 그를 향한 평가가 나뉠 전망이다. 박지성 디렉터는 지난 14일 단 페트레스쿠 신임 감독 기자회견에서 “‘감독을 선임하는 게 이렇게 힘들구나’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어렵고 책임감이 많이 따른다”고 말했다. 전북은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거듭했다. 결국 지난달 김상식 감독이 자진 사임했다. 전북은 명확한 축구 철학, 우승 경력, 아시아 경험 등 확실한 기준을 세우고 차기 사령탑 선임에 착수했다. 박지성 디렉터가 이번 감독 선임을 주도했다. 로베르토 디 마테오 테크니컬 어드바이저와 직접 후보군을 추리고 미팅까지 나섰다. 페트레스쿠 감독 선임을 총괄한 것이다. 축구선수 은퇴 후 행정가로 인생 2막을 연 뒤 가장 큰 결정을 내린 셈이다. 고민을 거듭한 박지성 디렉터의 선택은 다수 우승 경험과 아시아 축구를 잘 아는 페트레스쿠 감독이었다. 박 디렉터는 “페트레스쿠 감독이 다양한 팀, 문화권에서 경험이 있다는 게 장점으로 다가왔다”며 “여러 요인을 따졌을 때, 우리가 구할 수 있는 최고의 감독을 데려왔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사령탑 인선 작업에 앞장선 이번 건이 ‘행정가 박지성’을 평가할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페트레스쿠 감독 선임이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는다면, 그 공은 박지성 디렉터에게 돌아갈 것이 분명하다. 결과가 좋지 않다면, 감독 선임을 총괄한 박 디렉터에게 화살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박 디렉터가 행정가로 첫 성패 갈림길에 선 것이다.
2014년 축구화를 벗은 박지성 디렉터는 은퇴 2년 뒤 국제축구연맹(FIFA) 마스터 코스에 합격해 행정가 수업을 들었다. 2017년 한국인 최초 국제축구평의회(IFAB)의 자문위원에 위촉된 박 디렉터는 대한축구협회(KFA) 유스전략본부장을 역임한 뒤 전북으로 향했다.2021시즌 전북에서 행정가로 본격적인 첫발을 뗐다. 박지성 디렉터는 ‘어드바이저’로 구단의 전반적인 행정 운영을 살폈다. 지난해 9월부터는 테크니컬 디렉터 직함을 달고 선수 영입 등 구단 운영에 앞장섰다. 이전 ‘조언자’였던 그의 역할이 완전히 확대된 것이다. 전북은 지금껏 해외에서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이어온 박지성 디렉터의 인적 네트워크 쏠쏠히 활용했다. 특히 박 디렉터는 지난 1월 전북이 디 마테오 어드바이저를 데려오는 데 크게 기여했다.다만 디 마테오 어드바이저와 페트레스쿠 감독을 영입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역시 ‘결과’가 중요하다. 박지성 디렉터가 선수 및 감독 영입에 큰 영향력을 가진 만큼, 책임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 디렉터는 “페트레스쿠 감독이 편안하게 색을 입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나 역시도 이것(감독 선임)을 계기로 성장하고 있다. (페트레스쿠 감독 부임은) 클럽이 발전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김희웅 기자
2023.06.18 0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