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a2024 ×
검색결과161건
프로야구

이강철 감독 "벤자민이 오래 던져주겠죠" [WC2]

KT 위즈가 사상 최초 와일드카드(WC) 결정 업셋이라는 기적에 도전한다. KT는 3일 잠실야구장에서 KT 위즈와 2024 KBO리그 WC 결정 2차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 4-0으로 완승한 KT는 2차전도 이길 경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2015년 WC 결정전이 도입된 이래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정규시즌 5위 팀은 아직 아무도 없다. KT는 김민혁(좌익수)-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장성우(포수)-강백호(지명타자)-오재일(1루수)-오윤석(2루수)-황재균(3루수)-배정대(중견수)-심우준(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전날 1차전에 승리할 때와 같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라인업에 대해 "딱히 바꿀 사람이 없다"고 웃었다. 핵심은 마운드다. 이날 KT는 선발 투수로 웨스 벤자민을 올린다. WC 결정전에 앞서 5위 결정전까지 치르고 온 KT는 투수진 과부하가 상당하다. 다만 1차전에서 윌리엄 쿠에바스가 호투한 덕분에 선발 투수의 불펜 등판 없이 2차전을 준비할 수 있었다.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은 30구 정도까지 투구가 가능할 것 같다. 고영표는 본인이 힘들다 하면 바꿔줄 것이다. 선수들은 다 준비됐다. 만약 벤자민이 긴 이닝을 던지지 못한다면 고영표를 뒤에 붙여 등판시키려 한다. 소형준은 그 뒤에 쓰려고 한다"며 "장담할 수 없다. 경기 중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모른다"고 했다. 이 감독은 "벤자민이 오래 던져줄 것이다. 쿠에바스가 잘 던졌으니 자극 받지 않았겠나"라고 기대했다.KT는 2차전까지 승리하면 역대 최초 정규시즌 5위 팀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다. 기세는 올라온 상태다. '다음'을 생각하면 투수진을 아끼고 싶은 마음도 들 수 있다. 다만 이강철 감독은 "그럴 여력이 전혀 없다. 일단 이기고 올라가야 한다. 올라간다고 하면, 상대팀에 '핸디캡'를 내주고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해야할 것 같다. 무조건 오늘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이강철 감독과의 일문일답.▶선발 라인업이 그대로다.딱히 바꿀 선수도 없었다.▶오늘 마운드 운영은 어떻게 가져가는지. 소형준은 30구 정도까지 투구가 가능할 것 같다. 고영표는 본인이 힘들다 하면 바꿔줄 것이다. 선수들은 다 준비됐다. 만약 벤자민이 긴 이닝을 던지지 못한다면 고영표를 뒤에 붙여 등판시키려 한다. 소형준은 그 뒤에 쓰려고 한다. 장담할 수 없다. 경기 중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모른다"고 했다. 이 감독은 "벤자민이 오래 던져줄 것이다. 쿠에바스가 잘 던졌으니 자극 받지 않았겠나."▶준플레이오프를 조금이라도 염두에 두고 있는지.지금은 그럴 여력이 전혀 없다. 일단 오늘에 집중해야 한다. 이기고 올라가야 한다. 오늘 잘해서 올라간다고 하면, 상대팀에 '핸디캡'를 내주고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해야할 것 같다. 조이현도 있다. 일단 오늘에 집중해야 한다.▶손동현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잘해주고 있다.잠실에서 유독 좋았다. 두산전에서 평균자책점은 안 좋았는데 잠실에서 좋았다. 그래서 빨리 투입했는데 좋은 공을 던졌다. 어제 던지는 걸 보고 '잘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나간 선수가 많아 중간 투수 기용 고민이 많았다. 김민을 쓴 건 승리조라 순리대로 하려고 냈다. 그런데 시즌 때 많이 던졌던 게 생각나 빨리 바꿨다. 점수 차가 있으니 볼넷을 내주는 것보단 맞으면서 막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어제 동현이를 보니 계산이 서는 카드들이 보인다. 손동현, 소형준, 박영현 등이다.▶처음으로 뒤집을 수 있는 기회다. 각오는.각오라기 보다는 좋은 기운이 온다는 기분이 든다.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마지막 경기(5위 결정전)를 잘 역전해 이기고 쉬지 않고 바로 오니까 좋은 기운이 오는 것 같다. 어제 그 기운이 1회 다 나온 것 같다.오늘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어제 공략 못한 발라조빅은 오늘 어떤지.공이 좋더라. (웃으면서) 나올까요 오늘? 오늘 발라조빅이 나오면 윌리엄 쿠에바스도 대기시켜야 하겠다.(나오더라도) 지켜봐야죠. 하루로 공략법을 알 수는 없다. 기록을 보니 첫 이닝이 안 좋더라. 어제도 첫 이닝에 볼을 계속 던지는데 우리 타자들이 계속 다 쳤다. 그때 상황 보고 생각해 보겠다.▶어제 이기긴 했지만, 1회 이후 득점이 안 나왔다.시즌 내내 보면 우리팀 패턴 같다. 경기를 매조짓고 끝내야 하는데 못 했다. 시청률이 잘 나오라고 그런가. 어제도 설마 설마 했는데 끝까지 못 치더라. 만루 기회에서 타선이 쳐줬으면 영현이를 아끼고 갈 수 있었는데.시즌 내내 그랬던 거 같다. 꼭 추가로 만루에서 점수를 못 내더라. 어제도 그 패턴은 안 가길 바랐는데. 그 패턴으로 갔다. 그래서 중간 필승조들이 많이 던진 것 같다.▶이긴다면 홈으로 돌아가서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다.여기까지 왔고, 어제 이겼으니 사람이 욕심이 안 생길 수 없다. 그래도 시즌 흐름이 초반에 안 좋다가 중간에 올라왔다가 시즌 막판에 또 안 좋았다. 마지막 3경기를 남겨놓고 올라오는 페이스고, 지금도 우리가 올라오는 페이스다. 그대로 잘 이뤄졌으면 한다. 오늘 이기면 준플레이오프도 좋은 기운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 일단 오늘이 관건이다. 오늘이긴다면 피로도는 없을 거 같다. 처졌던 분위기에서 3경기를 내리 이기면서 올라가고 있어서다. 오늘 경기를 이긴다면 (준플레이오프 승패도) 상대가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03 13:21
프로야구

"본인이 출전 기회를 만든다" 코너의 7이닝, '이병헌'이라 더욱 값졌다 [IS 피플]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28)의 호투. 그만큼 값진 건 포수 이병헌(25·삼성 라이온즈)의 '발견'이었다.박진만 삼성 감독은 17일 인천 SSG 랜더스전 선발 포수로 이병헌을 내보냈다. 베테랑 강민호를 벤치에 앉힌 건 이날 선발 투수가 코너라는 걸 고려한 결과였다. 박진만 감독은 "(코너의) 볼과 스트라이크가 많이 차이 난다"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을 잡다 보면 강민호) 무릎에 영향이 있을 거라고 봤다. 항상 보면 (코너의 공이) 날아다니더라"고 말했다.이병헌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타석에선 3타수 2안타, 시즌 네 번째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더욱 눈길을 끈 건 수비. 코너의 7이닝 3실점(2자책점) 쾌투를 이끈 뒤 8회 타석에서 강민호와 교체됐다. 코너는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9번의 등판에서 6이닝 투구가 딱 한 번 있었다. 제구가 워낙 좋지 않아 매 경기 5이닝 소화가 버거웠는데 이병헌과 호흡한 SSG전에선 한결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는 경기 뒤 "오늘 경기 시작 전 이병헌 선수와 어떻게 게임을 운영할 것인지 이야기 나눴다"며 "타자마다 고유 성향이 있어 공략법을 달리해야지만 공격적으로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 같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도 "공격적인 투구 패턴을 유지하면 계속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반겼다.박진만 감독에 따르면 이병헌이 포수 마스크를 쓰면 전적으로 선수에게 사인을 맡기지 않는다. 승부처에선 벤치 사인에 의존하기도 한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 한 경기를 온전히 책임지는 건 어렵지만 능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박 감독은 "지금 잘해주고 있다"며 "강민호와 2포수가 아닌 1포수로 (경쟁) 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경험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제물포고를 졸업한 이병헌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동기 김도환과 '삼성의 미래'라는 평가를 들었다. 지난 시즌까진 1군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벌써 한 시즌 개인 최다 타석(16일 기준 45타석, 종전 최고 33타석)을 소화하며 팀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코너의 7이닝 호투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 박진만 감독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본인이 출전 기회를 만드는 거"라며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런 기회가 많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격려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17 14:39
프로야구

[IS 대전] 5년 만의 ‘110구 투혼’ 자청…여전히 괴물은 웃을 수 없었다

통산 101승, 그리고 팀 승리를 위해 '괴물'이 투혼을 불살랐다. 그러나 이번에도 승리는 손에 쥐어지지 않았다.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14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1볼넷 1사구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4~6회 흔들리는 패턴은 여전했다. 5회 2피안타로 첫 실점을 내줬고 6회는 3피안타를 몰아 맞아 2점째를 줬다. 그래도 실점을 최소화했고, 구위와 집중력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6회 마지막 타자 손아섭(NC)에게 던진 마지막 직구 구속이 147㎞/h였다. 경기 평균 구속도 146㎞/h로 올 시즌 등판일 중 손꼽히게 좋았다.이날 류현진에게 가장 주목할 건 투구 수였다. 6이닝 동안 총 110구로 투혼을 선보였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그리고 한화에서 꾸준히 투구 수를 관리했다. 110구를 넘긴 건 그가 LA 다저스에서 뛰던 2019년 5월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5년 만이었다.책임감에서 나온 투혼이었다. 5회를 마쳤을 때 류현진의 투구 수는 90구로 적지 않았다. 당시 실점은 1점에 그쳤다. 팀도 5회 말 석 점을 내 승리 투수 요건도 갖춘 상태라 투구를 마칠 법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4일 휴식 후 일요일에 등판할 예정이라 5회를 마친 후 선수 의사를 물었다. (류)현진이가 6회까지 마무리하고 싶다고 해 손아섭을 마지막 타자로 생각하고 다음 투수를 준비했다"고 전했다.투혼은 허사가 됐다. 시즌 초 구상했던 필승조가 대부분 무너진 여파였다. 7회 등판한 김규연이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뒤늦게 이민우를 올렸으나 역전 싹쓸이 2루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의 승리 요건도 다시 사라졌다. 결국 경기는 12회 무승부로 마무리돼 개인과 팀 승리 모두 무산됐다.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의 호투가 있었기에 팀이 경기 중반까지 타이트하게 갈 수 있었다"고 했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한화는 14일 기준 정규시즌 일정 28.5%를 소화했는데 류현진의 시즌 승수는 여전히 2승(공동 27위)에 그친다. 평균자책점도 5.33(23명 중 22위)으로 낮추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도 7승 안팎에 그칠 수 있다. 12년 전 9승에 그치며 처음으로 10승 달성에 실패했던 그가 2시즌 연속 한 자릿수 승수에 그칠 가능성도 현실이 되는 중이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15 13:08
프로야구

원태인의 체인지업·소형준의 선발수업, '꿈의 첫 승' 거둔 1차 지명 에이스 [IS 인터뷰]

"네가 상현이구나."지난 3월 수원에서 열린 개막 2연전 때였다. 수원 KT위즈파크 웨이트 훈련장에 원정팀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찾아왔다. 신인으로 첫 시즌을 준비하며 어색해하던 원상현에게 다가온 선수는 바로 삼성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로 성장한 원태인. 원상현은 "같은 원 씨라고 반가워하시면서 먼저 인사해주셨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돌한 신인은 인사 한 마디로 멈출 생각이 없었다. "체인지업 좀 가르쳐주십쇼"라며 다가갔다. 고등학교 시절 체인지업 장착에 실패했다는 그는 KBO리그 최고의 체인지업 투수인 원태인에게 노하우를 물었다. 상대 팀이지만 원태인은 친절하게 가르쳐줬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SNS) 다이렉트 메시지(DM)로도 원상현에게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원상현은 제3의 무기를 찾았다.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에만 의존하던 단조로운 패턴에서 벗어났다. 원래는 비시즌 필리핀 캠프에서 스플리터를 배우려고 했지만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연마하던 체인지업을 다시 꺼내 들었고, 제춘모, 배우열 투수코치에게 배우면서 연구하던 중, 원태인의 도움으로 탄력을 받았다.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원상현은 지난 2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체인지업으로 프로 첫 승을 거뒀다. 이날 원상현의 체인지업 비중은 45.8%로 직구(39.8%)보다 더 높았다. 체인지업을 앞세워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거뒀다. 앞선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슬라이더까지 곁들여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원상현은 "13일 SSG랜더스전 패배(2이닝 7실점)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단조로운 구종 패턴을 벗어나 체인지업 구종 가치를 늘리면서 하나하나씩 발전해나가자는 마음으로 던지고 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만족해 했다. 2024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더 원상현은 사실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선발 투수가 아닌 마무리 투수를 꿈꿨다. 경기를 마무리짓고 포효하는 마무리 투수를 동경해왔다. 하지만 한 선수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18세 이하 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소형준의 투구를 보고 선발 투수의 매력에 눈을 떴다. 소형준은 당시 슈퍼라운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친 바 있다. 원상현은 "그때부터 (소)형준이 형의 영상을 엄청 찾아봤다. 언젠간 형처럼 멋진 선발 투수가 돼서 청소년 국가대표에 뽑히고 프로에 지명되고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던 중 소형준이 있는 KT에 지명돼 함께 동고동락할 기회까지 생겼다. 원상현의 지명 직후 각오는 "제2의 소형준 되기"였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소형준은 현재 재활 훈련 중으로 1군에 없다. 하지만 메신저나 전화로 꾸준히 원상현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성격 급한 원상현에게 "무작정 공만 던지려고 하지 마, 상황을 보고 판단해서 천천히 공을 던졌으면 좋겠다"라며 후배의 선발로서의 멘털까지 잡아주고 있다고. 마무리 투수 박영현도 원상현의 소중한 멘토 중 한 명이다. 현재 원상현의 곁엔 소중한 동료도 있다. 입단 동기 육청명이다. 두 선수는 신인이지만 나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고영표, 소형준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두 선수가 재능을 인정받은 것. 원상현은 "옆에 (육)청명이가 있다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나와는 다르게 차분한 친구라 배울 점도 많다. 서로 격려하면서 뜻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원상현은 올 시즌을 '배움의 한 해'로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제 영표 형, 형준이 형이 돌아올 것을 생각하면 선발로 뛸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때까진 최선을 다해서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이 목표다. 어떤 보직이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 한 시즌을 보내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인천=윤승재 기자 2024.04.29 11:04
프로야구

[IS 포커스] 초구 커브 7개+3구 삼진 3개...진격의 몬스터, 아트 피칭에 공격성을 더하다

'괴물'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돌아왔다. 류현진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원정 3연전 3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이 그가 마운드 위에 있을 때 2점을 지원했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화가 3-0으로 승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2012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4216일 만에 KBO리그에서 승수를 추가했다. 복귀 첫 승이자, 개인 통산 99승째다. 류현진은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프로 데뷔 한 경기 최다 실점(9)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개막 첫 10경기에서 8승(2패)를 거뒀던 한화는 이 경기 패전 뒤 내리 4연패를 당했다. 에이스 난조가 팀 분위기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류현진의 결자해지가 필요했던 상황. 그는 이전 세 차례 등판보다 강력한 구위를 뽐냈고, 현란한 공 배합과 완벽한 제구력을 보여주며 이름값에 걸맞은 투구를 해냈다. 류현진은 1회부터 '완급 조절'의 진수를 보여줬다. 5일 키움전에선 포심 패스트볼(직구) 최고 구속이 144㎞/h에 불과했지만, 이날 두산전에서는 146㎞/h까지 찍었다. 여기에 오른쪽 타자 몸쪽으로 휘어지는 컷 패스트볼(커터)를 가미하며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공격적이었다. 1회 상대한 세 타자(김태근-허경민-양의지)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2번 허경민과 3번 양의지를 상대로는 2구 연속 스트라이크존(S존)을 공략했다. 허경민은 직구와 커터, 양의지는 직구와 커브였다. 모두 범타 처리. 2회도 마찬가지였다. 올 시즌 홈런 4개 치며 '거포' 본능을 회복한 김재환을 상대로 초구부터 커브를 S존에 넣었다. 결과는 중견수 뜬공. 홈런 5개를 치며 두산 팀 내 1위를 지키고 있는 강승호를 상대로도 초구 직구로 루킹 스트라이크, 2구째 커터로 파울을 유도하며 승부를 주도했고, 커터 2개를 보여준 뒤 낮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최근 3시즌(2021~2023) 연속 20홈런 이상 때려낸 장타자 양석환을 상대로도 초구부터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 승부에선 볼넷을 내줬지만, 이어진 박준영은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박준영에겐 7타자 만에 초구에 볼을 던졌지만, 불리한 볼카운트(2볼-0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 2개로 연속 헛스윙을 끌어내는 등 5구 연속 체인지업을 구사해 결국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현란한 공 배합과 정확한 제구는 3회도 이어졌다. 선두 타자 장승현을 3구 삼진 처리했다. 커브-체인지업-직구 조합. 핵심은 2스트라이크 이후 높은 직구를 구사해 헛스윙을 유도한 점이다. 류현진은 후속 김대한은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2번째 상대하는 1번 타자 김태근은 1볼-2스트라이크에서 낮은 코스 직구를 꽂아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하위 타선과 경험이 적은 타자들을 상대로 12구 만에 이닝을 끝냈다. 중심 타선 타자들을 2번째 상대한 4회는 고비였다. 위기는 없었다. 선두 타자 허경민은 유리한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낮은 체인지업을 구사해 가장 정석적인 삼진 패턴을 실현했고, 후속 양의지는 커브를 2개 연속 구사해 루킹 스트라이크와 파울을 유도한 뒤 체인지업으로 히팅 포인트를 빼앗아 2루 땅볼 처리했다. 김재환에겐 볼넷을 내줬지만, 강승호는 체인지업-커브-체인지업 조합으로 3구 삼진 처리했다. 우타자 강승호에게 '제구가 되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마구였다. 피안타 없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류현진. 5회 선두 타자 양석환까지 3구 삼진 처리했다. 체인지업을 S존에 넣고, 직구 2개로 헛스윙과 루킹 스트라이크를 빼앗았다. 타이밍 싸움에서 허를 찌른 것. 이 경기 3번째 3구 삼진이었다. 류현진은 후속 타자 박준영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16타자 연속 범타였다. 첫 안타는 포수 대수비로 나선 김기연에게 허용했다. 낮은 체인지업이 빗맞아 가운데 외야에 떨어졌다. 류현진은 이어진 김대한과의 9구 승부에서 다시 불리한 볼카운트(3볼-1스트라이크)에 놓였지만, 체인지업을 S존에 넣는 과감한 투구로 다시 한번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고, 이후 3구 연속 파울을 유도한 뒤 커브를 결정구로 헛스윙을 잡아냈다. 지난 5일 키움전에서 악몽을 안긴 5회를 잘 넘겼다. 류현진은 어이없는 수비 실책이 나온 상황에서도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허경민에게 평범한 뜬공을 유도했지만, 우익수 요나단 페라자가 놓치고 말았다. 이어진 양의지와의 승부에선 포일이나 다름 없는 폭투가 나왔다. 이 경기 처음으로 주자를 등 뒤(2루)에 두고 상대한 양의지. 다시 이겼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직구로 파울을 유도한 뒤 다시 직구를 구사해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김재환과의 3번째 승부에서도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직구를 구사해 우중간에서 잡히는 범타를 유도했다. 6이닝 무실점. 류현진은 7회 한화의 수비 시작 전, 마운드를 장시환에게 넘기며 임무를 마쳤다. 한화는 3-0으로 승리하며 5연패를 끊었고, 류현진은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류현진은 자신이 왜 시대를 대표하는 투수인지 증명했다. 충격적인 9실점 경기 뒤 부담을 털어냈고, 올 시즌 장타 페이스가 좋은 타자들을 상대로 변화구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배포로 수 싸움을 주도했다. KBO리그에서도 주 무기였던 체인지업은 이전보다 빨라진 직구·커터와 조화를 이루며 연신 헛스윙을 끌어냈다. 경기 전 최원호 한화 감독은 "오늘은 류현진이 컨디션이 좋다고 하더라"라고 귀띔했다. 컨디션이 좋은 류현진은 야구팬들이 알던 모습 그대로였다. 류현진은 경기 뒤 "한국 무대에서 체인지업이 말썽이었는데 스로잉을 조금 빠르게 하는 등 다른 접근으로 (문제점을) 잡았다"라고 했다. 몸 상태는 개막전부터 큰 문제가 없었다며, 의식적으로 더 빠른 공을 던진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그저 제구력에 더 신경 썼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류현진은 13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초구 커브는 7개 구사했다. 3구 삼진만 3개였다. 정확한 제구를 동반하면서도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기에 가능한 공격적 투구였다. 류현진은 "특별히 준비한 공 배합이라기 보다는, 커브 구사 컨디션이 좋아서 (경기 중) 포수와 합의 하에 많이 구사한 것"이라고 역시 담담하게 말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2 05:45
프로야구

되찾은 ‘148㎞’ 14승 투수 김민우가 돌아왔다

한화 이글스 김민우(30)는 지난 26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 5이닝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한화가 6-0으로 승리하면서 김민우도 소중한 1승을 기록했다.주목할 건 이날 김민우가 보여준 구위다. 지난해 김민우의 직구 평균 구속은 139.2㎞/h에 그쳤다. 직구 피안타율은 0.369에 달했다. 힘으로 누를 수 없으니 매 경기 구종 배합을 고민해야 했고, 그만큼 기복도 심해 1승 6패 평균자책점 6.97로 부진했다. 부상(오른쪽 어깨 삼각근 부분 파열)까지 입어 6월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2024년 정규시즌 첫 등판이었던 26일 경기에선 달랐다. 이날 김민우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2.4㎞/h였다. 최고 구속은 148㎞/h까지 찍혔다. 지난해보다 3㎞/h 이상 빨라진 것이다. 스피드를 회복하니 구종 배합도 단순해졌다. 직구와 포크볼에 집중하며 SSG 타선을 힘으로 압도했다.지난겨울 김민우는 구슬땀을 흘렸다. 체중을 감량했고, 미국으로 건너가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이 찾은 드라이브라인 센터에서 투구 폼을 교정했다. 그 결과 구속이 빨라졌고, 최원호 한화 감독은 그를 일찌감치 5선발로 낙점했다. 김민우도 그 믿음에 호투로 보답했다. 김민우는 경기 후 구단 자체 인터뷰를 통해 "첫 승을 하게 돼 너무 기쁘다. 시즌 첫 경기 선발에서 승리한 건 오늘이 처음이다. 그래서 너무 좋다.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게 점수를 내준 우리 야수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김민우는 "(구위에 자신이 있어서) 직구와 포크볼 조합으로 계속 갔다. 그 선택이 너무 좋았다. (구위가 좋아) 그렇게 계속 가도 되겠다고 생각하며 던졌다"고 전했다. 다만 "너무 초반에 힘을 많이 쓴 것 같다"고 웃으며 "뒤로 가니 살짝 힘이 떨어진 것 같다. (그때는) 패턴 변화를 줘야 할 것 같아 커브를 섞었다"고 설명했다.구위를 유지한다면 5선발 이상 활약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김민우는 더 느린 공으로도 2021년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한 바 있다. 2020년(132와 3분의 2이닝)과 2022년(163이닝)까지 3년 연속 선발 투수 자격을 증명했다. 김민우는 "앞으로 선발로 등판할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파이팅하겠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7 17:06
프로야구

[오키나와 스타] 일본 프로 상대 2이닝 삭제…"S존 공략, 땅볼 처리 만족"

KIA 타이거즈 투수 윤중현(29)이 이범호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윤중현은 27일 일본 오키나와현 우라소에 ANA 볼파크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스 구단과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 1피안타 무실점했다. 선발 윌 크로우(2이닝 3피안타 1실점)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를 밟아 깔끔하게 아웃카운트 6개를 책임졌다. 투구 수 21개.이날 KIA는 1-5로 패했다. 등판한 6명의 투수 중 4명의 선수가 실점, 전체적으로 마운드 운영이 아쉬움을 남겼는데 1이닝을 퍼펙트로 처리한 김민주와 함께 윤중현의 쾌투가 위안이었다. 윤중현은 직구(포심 패스트볼, 8개)와 투심 패스트볼(7개) 커브(5개) 체인지업(1개)을 섞었다. 최고 구속은 138㎞/h, 커브 최저 구속은 117㎞/h로 측정됐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와 구속 차이로 노련한 야쿠르트 타자를 막아냈다. 윤중현은 경기 뒤 "오늘 스트라이크(S)존 공략이 잘 됐다. 존안으로 형성된 공이 땅볼 처리된 부분도 만족스러웠다. 오늘은 전반적으로 투심 제구가 마음먹은 대로 잘 됐다"고 말했다. 2021년 데뷔한 윤중현은 올해로 프로 4년 차다. 지난해 31경기에 등판, 2승 1패 평균자책점 3.86(28이닝)으로 호투하며 2024시즌 불펜 주요 전력으로 떠올랐다.윤중현은 "지난 시즌 좌타자와의 승부가 약했다. 바깥쪽으로 승부하는 단순한 패턴이었는데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 몸쪽을 공략할 수 있는 구질을 가다듬고 있는데, 그 부분만 잘 된다면 올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오키나와(일본)=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27 22:34
프로야구

[IS 인터뷰] 4년 연속 10승, 투구 수도 1위…변함없는 에이스 뷰캐넌

데이비드 뷰캐넌(34·삼성 라이온즈)은 지난 9일 두산 베어스와 더블 헤더 1차전 잠실경기 선발 등판, 8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 호투했다. 뷰캐넌을 앞세운 삼성은 5-1로 승리했고, 그도 올 시즌 10승째(6패)를 수확했다. 4년 연속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지난 2020년 KBO리그 첫 시즌부터 15승 7패를 거뒀던 뷰캐넌은 이후 꾸준히 에이스로 활약했다. 9개 구단이 그를 공략하기 위해 달려들었으나 소용없었다. 오히려 올 시즌 데뷔 첫 2점대 평균자책점(2.69)을 유지하며 커리어하이를 바라보고 있다. 꾸준함 뒤에는 영리함과 적응력이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뷰캐넌이 상대 팀마다 투구 패턴에 조금씩 변화를 주는 등 한국 야구에 많이 녹아든 것 같다. 몸 관리도 꾸준하다. 분석을 당했는데도 이겨내고, 자기만의 분석으로 열심히 준비한 덕분"이라고 그를 치켜세웠다.9일 경기서 8이닝 호투 뒤에는 팀을 생각하는 책임감이 있었다. 본지와 만난 뷰캐넌은 "앞서 7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연장전을 소화한 (우리) 선수단이 서울에 늦게 도착해 피곤한 걸 알았다. 내가 도와주고 싶었고, 막아야겠다고 생각해 계속 집중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뷰캐넌은 올 시즌 평균 투구 수 1위(100구)를 기록 중이다. 지난 8월 11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무려 127구를 던진 바 있다. 뷰캐넌은 "많이 던졌지만 지금 컨디션은 정말 좋다. 선발 투수라면 어느 상황이든 팀 승리를 위해 열심히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구 수는 신경 쓰지 않는다. 9일(107구) 경기와 같은 상황 때도 책임질 수 있는 부분까지는 무조건 책임지는 게 선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메이저리그(MLB)에서도 투수들의 투구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 에이스 조지 커비는 지난 9일(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전 후 "솔직히 7회는 던지고 싶지 않았다. 그때 이미 투구 수가 90개였고 더 이상 던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가 로저 클레멘스, 제러드 위버 등 은퇴 선수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커비와 달리 뷰캐넌은 과거의 '완투형 에이스'를 떠올리게 한다. 뷰캐넌에게 커비가 겪은 상황을 물었다. 그는 웃으면서 "커비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선발 투수가 해낼 임무가 있다면 투구 수와 상관없이 무조건 수행하고 내려와야 한다. 나도 9일 등판 때 9회에도 팀이 내가 필요하면 다시 나갈 수 있었다. 투수에게 이상적인 투구 수 기준이란 건 없다고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5년 연속 10승 도전은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재계약 여부를 정하긴 아직 이르다. 뷰캐넌은 "내년에도 다시 한국에 올 수 있다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한국 팬분이 우리 가족에게 사랑을 준다"면서도 "아들 브래들리(4)가 커 가면서 학교나 교육 문제도 고민해 볼 때가 됐다. 재계약 문제는 차차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12 08:27
프로야구

[IS 대전] 코 깨지고 알레르기 고생해도 한국 적응 성공...페냐의 비결은 '팀 퍼스트'

KBO리그 2년 차 펠릭스 페냐(33·한화 이글스)는 짧은 시간 한국 야구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8월 말에야 한국에 적응했다. 그러나 그해 9월 20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타구를 맞고 코뼈가 부러져 시즌을 마감했다.한화는 적응을 마친 페냐와 재계약했다. 그런데 지난 4월 그는 1승 3패 평균자책점 5.48에 그쳤다. 흐름이 좋다가도 제구 난조에 빠지길 반복했다. 알고 보니 처음 겪는 '한국의 봄'이 문제였다. 미세먼지와 꽃가루 탓에 알레르기 증상이 생겨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다. 5월부터 180도 달라졌다. 페냐는 지금까지 10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2.15로 질주하는 중이다. 특히 27일 대전 KT 위즈전에서는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경기 중 슬라이더를 던지다 손에서 출혈이 생겼는데도, 개의치 않고 피칭을 이어가는 투혼을 보였다.성공 요인 중 하나가 투구 패턴 변화다. 페냐는 포심 패스트볼(직구)과 투심 패스트볼(투심)을 함께 구사했는데 5월 이후 빠른 공을 직구로 통일했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4월 페냐의 투심 구사율이 38.1%, 직구 구사율은 20.7%였다. 하지만 5월 이후 투심 구사율이 4.3%에 그쳤다. 대신 직구 구사율은 43.4%까지 늘었다. 직구 피안타율이 낮아진 건 아니지만, 그와 조합을 이루는 체인지업의 이달 피안타율은 0.073까지 떨어졌다.페냐는 투구 패턴보다 멘털에서 성공 요인을 찾았다. 그는 "계속 운동해 온 게 빛을 발하는 것 같다.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 KBO리그에 열심히 적응하고 있다"며 "(투구 패턴을) 크게 바꾼 건 없다. 불펜에서 반복적으로 훈련하고 긍정적인 멘털을 유지한 게 좋은 변화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모두가 페냐처럼 성실한 건 아니다. 한화가 1선발로 영입한 버치 스미스는 개막전 등판하자마자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이탈했다. SSG 랜더스가 1선발로 기대했던 애니 로메로는 공 하나도 던져보지 못하고 떠났다. 구단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다가 떠나 일부 외국인 선수들이 '의료 관광'을 했다는 말도 나왔다.페냐는 이들과 달랐다. 그에게 앞으로 KBO리그에 올 외국인 선수들에게 조언해달라 부탁하자 "경기 내에서 항상 본인의 100%를 발휘해 주길 바란다. 본인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팀과 동료들을 캐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페냐는 한화 선수단으로부터 일체감을 느낀다. 그는 "동료들이 나를 정말 가족처럼 대해준다. 함께 팀의 난관을 해결할 수 있도록 고민한다. 한국에서 야구하는 것이 정말 즐겁고 행복하다"며 웃었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6.28 17:43
프로야구

독이 된 믿음의 야구, 삼성의 '성장통'은 언제까지

“네 뒤에 투수는 없어.”지난 25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흔들리던 마무리 투수 좌완 이승현(21)에게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선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한편, 책임감을 주면서 미래의 마무리 투수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새겨 넣었다. 그리고 이승현은 2사 1·2루 위기를 삼구삼진으로 이겨내면서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믿음의 야구는 다음 경기인 2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계속됐다. 선발 원태인의 8이닝 2실점 호투로 3-2 1점 차 리드를 안은 채 9회를 시작한 삼성은 마무리 이승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승현은 1아웃 이후 연달아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불펜에서 몸을 푸는 투수는 없었다. 이후 이승현은 폭투와 야수의 아쉬운 수비로 동점을 내줬고, 왼손 투수에게 강한 유강남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으며 패했다. 지난 2주 동안 5연패를 두 번이나 당한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불펜 방화와 수비 불안, 연패 때 나온 패턴이 그대로 재현됐다. 불펜이 불안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순간 야수들의 실책이 나오니 투수들은 더 흔들렸다. 이날도 그랬다. 9회 1사 1·3루에서 무조건 병살을 잡아내야 한다는 젊은 야수들의 조급함이 눈에 보였고, 결국 불안정한 송구와 함께 통한의 동점으로 이어졌다. 마운드 위에 서 있는 21세 젊은 마무리 이승현에겐 가혹한 순간이었다. 삼성은 올 시즌 확실한 세대교체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젊은 선수들에겐 확실한 믿음을 주며 그들을 성장시키려 하고 있다. 좌완 이승현에게 그랬듯, 야수들에게도 같은 주문을 하며 자신감을 심어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현재 삼성은 최하위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당장의 성적 내지 반등의 분위기가 필요한데, 결정적인 순간 ‘최하위’라는 중압감이 선수들을 짓누르고 있다. 젊은 선수들에겐 더더욱 그럴 터. 젊은 선수들을 향한 믿음의 야구가 선수들의 부담을 더 키우는 듯하다. 이럴 때일수록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과 벤치의 냉정한 움직임이 필요한데, 아직 그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2군에서 돌아온 오재일이 27일 경기에서 2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회복한 것은 고무적이다. 또 우규민에 이어 불펜에 힘을 실어줄 오승환이 차례로 복귀하는 것도 희망적인 소식이다. 이들에게 박진만 감독이 바라는 것은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인데, 연패 중압감에 흔들리는 젊은 선수들을 이들이 잘 잡아줄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윤승재 기자 2023.06.28 11: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