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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화의 직필] ‘외계+인’이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스태프에게 퇴직금 준 이유는?

378일.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2부 총 촬영기간이다. 이 숫자는 단순히 오랜 시간 동안 촬영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특히 노동자들에겐. 촬영기간이 1년이 넘었기 때문이다.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외계+인’은 스태프들에게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퇴직금을 준 영화다. 3억원이 넘는 돈이 더 들었다. 이를 위해 제작자 지분을 줄였다. 유례없는 일이다.1년 동안 동일 직장에서 일을 했을 경우 30일 가량 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여느 직장이라면 당연한 일이지만, 영화-드라마 스태프들에겐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나마 영화 스태프는 프리랜서가 아니라 근로자로 표준계약서를 쓰기에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영화산업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이기도 하다. 방송 스태프는 프리랜서 계약이라 퇴직금은 언감생심이다. 영화 스태프가 법적으로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준 사례는 그동안 없었다. 1년을 넘게 촬영한 작품도 없을 뿐더러 계약 기간을 고려해 메인 스태프를 제외하고 새로운 스태프들로 구성하면 되기 때문이다. ‘외계+인’ 제작사 케이퍼필름은 촬영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지면서 1년이 넘을 것 같자 고민에 빠졌다. ‘외계+인’ 촬영은 2020년 3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진행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때였고 가장 방역지침이 엄격했던 시기였다.그 탓에 수시로 촬영이 멈췄다. 와이어를 많이 이용하고 세트에서 촬영이 많이 진행됐기에 두 컷 정도만 더 찍으면 됐지만 스태프와 배우 컨디션을 고려해 촬영을 미뤘다가 2주 가량 연기된 적도 있다. 마침 그날이 금요일이라 주말 동안 촬영을 쉬고 월요일부터 촬영을 재개하려 했지만 배우 중 한 명이 장모님 생신에 갔다가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던 탓이다. 당연하지만 촬영을 쉰다고 스태프 임금이 안 나가는 것도 아니요, 촬영 장비 대여료를 그 기간 동안 안 주는 것도 아니요, 세트장 임대료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2020년 여름에는 비가 많이 와서 세트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물을 퍼내고 세트장을 재정비하느라 촬영이 멈추기도 했다. 그렇게 촬영 기간이 계속 길어졌으니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제작자로선 그런 상황에서 퇴직금마저 수억원이 더 나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으니 고민이 컸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저런 사정들이 있었으니 할 수 없다며 스스로에게 명분을 줘도 됐다. 퇴직금을 안 주려고 작정하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드라마 촬영장처럼 A팀, B팀으로 나눈 다음 1년 가까이 근무한 스태프는 계약을 더 안하고 1년 미만이 되는 스태프로 새롭게 운영해도 됐다. 메인 스태프만 연장 계약을 하고 다른 스태프들은 새로운 스태프들로 채워도 됐다. 계약직 근로자들을 364일까지만 일을 시키고 해고하는 사례들처럼. 꼼수지만 위법은 아니다. 하지만 안수현 케이퍼필름 대표와 최동훈 감독은 그렇게 하지 말자고 마음먹었다. 자신들의 몫을줄이고 1년 동안 동고동락한 스태프들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챙겨주자고 결심했다. 그런 결심 덕에 ‘외계+인’ 스태프들은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퇴직금을 받았다. ‘외계+인’ 제작사는 후반작업 업체도 배려했다. 통상적으로 영화를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공개하기 직전, 스태프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시사회를 한다. 주로 주요 스태프들과 주요 배우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 투자 배급사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외계+인’ 측은 2022년 1부 언론시사회를 앞두고 후반 CG업체 관계자들을 대거 기술시사회에 초청해 가장 먼저 보여줬다. 전체 작업물을 영화 개봉을 하고 나서야 볼 수 있기 마련인 후반 작업 관계자들에게 당신들의 수고를 가장 먼저 보여준다는 의미였다. ‘외계+인’ 1부는 여러 이유가 있긴 하지만 관객들에게 엄격한 평가를 받았다. 감독과 배우들이 최선을 다해 무대인사를 하고 싶어도 개봉 첫 주에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그 마저도 할 수 없었다. 배우와 감독이 홍보 일선에 나서지 못하자 당시 ‘외계+인’ 스태프들이 자발적으로 SNS를 통한 영화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어느 영화라고 스태프들이 자기 영화에 애정이 없겠냐 만은 ‘외계+인’ 스태프들이 더 끈끈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딱히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코로나19로 방에서 자가 격리를 하고 있던 최동훈 감독과 부부 사이라 같은 집에서 그런 감독을 보살펴야 했던 안수현 대표에게 뜻밖의 위로를 해준 건 당시 경쟁작이었던 영화 ‘헌트’의 이정재 감독과 정우성이었다.‘도둑들’ ‘암살’을 같이 했던 이정재와 오다가다 인연이 많았던 정우성이 최동훈 감독에게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해와 30여 분 동안 위로와 수다를 떨어줬던 것. 원래 ‘외계+인’과 ‘헌트’ 측은 서로의 VIP시사회에 가면서 응원하는 것도 계획했으나 ‘외계+인’ 배우와 감독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무산되기도 했던 터다.최동훈 감독과 안수현 대표가 가장 힘든 시간에 그들을 응원하고 격려한 건 결국 그들이 살아오면서 했던 선택들로 쌓인 인연들이었다. 해가 지면 그림자도 자신을 버리기 마련이다. 잘 나갈 때야 주위에 사람이 가득하지만 힘들면 가장 곁에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람들도 떠나기 마련이다. 그럴 때 곁에 있는 사람들이 많은 건, 잘 살았기 때문이다. ‘외계+인’ 2부가 지난 21일 누적 100만 관객을 넘었다. 갈 길이 멀긴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 ‘외계+인’ 2부를 더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1.22 11:08
축구

K리그 덮친 코로나 광풍에 홍명보 감독도 축구화 꺼냈다

지난 15일 프로축구 울산현대 안방 울산문수경기장에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포트FC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몸을 푸는 울산 선수들 사이에 축구화를 신고 트레이닝복을 챙겨 입은 홍명보(53) 울산 감독이 눈에 띄었다.홍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최소한 홈에서만큼은 경기 당일 정장을 고수하겠다”면서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 설명한 바 있다. 시즌 초반에 자신의 발언을 뒤집은 이유는 최근 프로축구 무대에 급속도로 확산 중인 코로나19 때문이다.울산은 경기 하루 전 바이러스 폭격을 맞았다. 선수단 내부에 확진자가 대거 등장해 엔트리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를 합쳐 20명 가까운 인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이날 경기에 불참했다. 울산 선수단 중 가용 인원은 골키퍼 3명 포함 15명이 전부. 지난해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은 플레잉코치 이호(38)와 2002년생 막내 최기윤(20)까지 등록해 17명 엔트리를 간신히 채웠다. 특히나 2선 공격수 윤일록(30)이 측면 수비수 역할을 맡을 정도로 수비진 붕괴가 심각했다.홍 감독이 경기 전 훈련에 참여한 건 필드코치들도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울산 선수들은 홍 감독의 지시를 받아 워밍업, 스트레칭, 패스, 미니게임 등 미리 정한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마무리 훈련에서는 홍 감독이 밀어주는 볼을 받아 슈팅 감각을 조율했다. 울산 관계자는 “감독님이 부임한 이후 경기 당일 팀 훈련을 도운 것은 물론, 정장을 벗은 것조차 처음”이라며 “그만큼 상황이 심각한 걸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경기 내내 벤치에 앉지 못한 채 선수들을 독려한 홍 감독은 경기 후 “오랜만에 선수들의 워밍업을 도울 수 있어 좋았다”면서도 “벤치에 앉는 코칭스태프 숫자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어려웠다.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승리(3-0)할 수 있었다”고 안도했다. “코로나19는 사회 전체의 어려움이며 우리 팀만의 문제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그는 “팀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예측할 수 없어 두렵다”고 덧붙였다.앞서 농구장과 배구장을 덮친 코로나19는 K리그에 빠른 속도로 스며드는 중이다. 울산뿐만 아니라 FC 서울도 15일 실시한 자가진단 검사에서 다수의 선수들이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타 팀들 중에도 확진 판정을 받아 핵심 선수들을 제외하고 경기를 치른 경우가 적지 않다.K리그의 코로나19 대응 역량은 시즌 초반 순위 경쟁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다음달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에도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된다. 이와 관련해 프로축구연맹이 코로나19 대응 기준을 좀 더 촘촘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검사 결과 팀 당 출전 가능 인원이 최소 17명 이상(골키퍼 1인 이상)이면 경기를 정상 진행한다’는 현행 규정이 코로나19 오미크론의 전파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2.03.16 13:14
축구

K리그1 선두 울산, ACL 첫판 앞두고 코로나 집단감염 '비상'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첫 경기를 앞둔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14일 울산 구단에 따르면 포트FC(태국)와 ACL 플레이오프(PO) 경기를 앞두고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한 결과 다수의 선수가 양성 반응을 보여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이번 검사 전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까지 더하면 1군 선수단에서 포트전에 가동할 수 없는 선수 숫자는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울산은 경기를 치르기 위한 최소 엔트리인 13명은 채울 수 있지만 홍명보 감독이 당초 구상한 계획대로 포트전을 치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울산 관계자는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해 내일 경기 엔트리 구성에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울산은 K리그1 4연승을 질주하며 선두에 올라있다. 개막전 무승부까지 포함해 12개 팀 중 유일하게 무패를 달리는 팀이다.분위기가 좋은 울산은 15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치를 포트와의 PO를 무난하게 통과하고 ACL 본선 조별리그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으나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이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또 20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 준비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ahs@yna.co.kr(끝) 2022.03.14 14:21
축구

맨유도 확진자 발생… 코로나로 휘청이는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영국 BBC는 13일(한국시간) "맨유 일부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노리치시티 원정 경기에서 돌아온 뒤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맨유는 12일 노리치시티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위기를 맞았다. 맨유는 양성 반응을 보인 이들을 귀가 조치 시키고 개별적인 야외 훈련만 실시했다. 토트넘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추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선 올 시즌 도중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토트넘은 선수 8명을 포함해 10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유로파 콘퍼런스리그는 물론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연기했다. 구단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손흥민 역시 확진이 유력하다. 레스터시티와 애스턴빌라, 브렌트퍼드 역시 확진자가 발생했으나 숫자가 많지 않아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맨유도 토트넘처럼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경기 연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리그 전체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12.13 08:25
축구

토트넘 유니폼 입은 박서준, 손흥민 경기 '노마스크 직관' 논란

배우 박서준이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 현지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토트넘 훗스퍼와 아스날 FC의 경기다.박씨는 경기 시작 전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영화 '더 마블스' 촬영을 위해 최근 영국으로 출국한 박씨가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보라색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응원에 나선 박씨의 얼굴에는 마스크가 없었다. 경기 초반 손목에 마스크를 걸고 있던 박씨는 후반부 다시 카메라에 잡혔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박씨뿐만이 아니다. 관중석에 있는 대부분의 영국 축구 팬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경기를 봤다. 지난 7월 19일 영국이 '자유의 날'(Freedom day)을 선언하고 사실상 '위드코로나'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영국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와 함께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선언한 나라 중 하나다. 자유의 날을 선언하면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비롯한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 등 방역 조치 대부분을 해제했다. 거리두기 방침도 폐기됐다. 축구장이나 공연장처럼 수만명이 몰리는 장소에서도 마스크 없이 출입할 수 있다.다만 영국에서도 '노마스크'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유의 날 선언 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방역지침 해제와 관련해 "밀집된 곳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상식이고 예의"라며 자유의 날 선언 뒤에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 바 있다. 영국의 방역지침 해제는 그동안 법적인 규제 차원에서 시행돼 온 코로나19 방역을 개인의 책임에 기반한 조치로 전환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의미다.영국, 덴마크 등 유럽국가와 싱가포르 등이 위드코로나 국면 전환을 선언했지만 한국은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다. 지난 25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브리핑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다는 것은 어떤 속도와 내용으로 기획하느냐 따라 확진자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 예측하기 어렵다"라며 "어디까지 감내하고 일상으로 전환할 것인지 결정의 문제"라고 했다.지난 25일 기준 영국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는 2만9746명이다. 한국은 같은 날 2770명이 신규 확진자로 분류됐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2021.09.27 14:17
스포츠일반

칠레 태권도 선수, 코로나 확진으로 올림픽 출전 포기, 대회 첫 기권

칠레 태권도 대표팀 페르난다 아기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여자 태권도 57㎏급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아기레는 21일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반납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로부터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다. 코로나19에 확진돼 기권한 선수는 아기레가 처음이다. 칠레 올림픽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아기레는 증상이 없고, 건강한 상태지만 일본 보건당국이 최소 10일간의 격리기간을 부과하는 만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을 거쳐 도쿄로 입국한 아기레는 규정에 따라 선수촌에 입소하지 못하고 보건 시설로 이동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올림픽 현장에서 8명의 신규 확진자가 추가 발생했다. 이로써 조직위원회가 확진자 숫자 집계를 시작한 지난 1일 이후 양성 반응을 보인 감염자는 총 75명으로 늘어났다. 이형석 기자 2021.07.21 15:23
축구

10년 만의 복귀전, 지동원은 "아쉽다"는 말을 여섯 번 했다

10년 만에 밟은 K리그 그라운드. FC 서울 지동원(30)은 경기 뒤 "아쉽다"는 말을 여섯 번이나 했다. 지동원은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하프타임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잉글랜드와 독일에서 뛰다 돌아온 지옹원으로선 2011년 6월11일 인천전 이후 무려 10년 만의 복귀전. 무고사에게 선제골을 내준 서울로서도 지동원의 활약이 절실했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스트라이커로 투입된 지동원은 골 기회를 노렸지만 좀처럼 찬스가 오지 않았다. 박정빈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가 생기면서 지동원에게 볼이 잘 투입되지 않았다. 수비 지역까지 내려와 압박에도 가담하는 등 애를 썼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후반 22분 가브리엘 바르보사가 투입된 이후엔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로 이동했다. 공중볼 다툼에도 가담하고, 측면으로 이동하며 기회를 노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경기 템포를 따라가는 것도 쉽진 않았다. 슈팅 1개가 기록의 전부였다. 지동원은 "저 뿐 아니라 팀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다. 남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0년 전과 다른 점에 대해선 "모르는 선수가 많아졌다. 다만 크게 달라진 것 같진 않고, 어린 선수들이 많아진 게 차이"라고 했다. 그는 "솔직히 아직은 프리시즌을 뛰는 느낌이다. 빨리 좋아져서 팀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즐거운 축구를 할 수 있게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지동원은 "투입 직후에는 (조)영욱과 투톱이었는데, 퇴장이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가브리엘이 들어오면서 측면으로 이동해서 플레이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여유있게 잘 대처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그는 "조금 더 위쪽에서 움직이려고 했는데, (선수 숫자가 적어)생각했던 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인츠(독일)에서 뛴 지동원은 리그 종료 후 긴 휴가를 보냈다. 몸 상태가 아직 완벽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박진섭 서울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 인정했다. 지동원은 "6주 순 뒤 서울에 합류한 지 일주일이 됐다. 사실 많이 부족한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감독님께 뛰고 싶다고 했다. 미안한 마음도 있다. 다음 경기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다음 경기 때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지동원의 합류 이후 서울 팬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환영 인사를 보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K리그는 지난 12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하고 있다. 지동원은 "(무관중으로 치러져)너무 아쉬웠다. 독일에서도 무관중 경기를 오래 했다. K리그는 관중이 있어서 좋았는데… 복귀 후 팬들이 아껴주셨는데, 지금은 방역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금만 더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동원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멤버다. 그는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동원은 "선수들이 메달을 따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자신감도 있는 것 같다. 다만 부상이 제일 중요하다. 부상으로 낙마하는 선수들을 가까이서 봤다.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럽에서 보낸 10년은 지동원에게 어떤 의미일까. 지동원은 "중요한 순간도 많았고, 힘들었던 적도 많았다. 느낀 게 정말 많다. 득점을 하지 못하는 선수라는 얘기도 들었고, 사실 그러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하지만 인간으로서, 선수로서 많이 배운 시간이다. 앞으로 축구를 얼마나 더 할지 모르겠지만 충분히 좋은 선수가 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07.15 07:37
스포츠일반

불투명한 도쿄올림픽… 애가 타는 선수들

다음달 23일 도쿄올림픽 개막까지 꼭 50일 남았다.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해 개최 반대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강행 의지를 불태운다. 그 사이에서 올림픽 출전을 꿈꿔온 선수들 불안만 커지고 있다. 예정보다 1년 미뤄진 도쿄올림픽이 7월 23일 개막한다. 하지만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 상황은 심각해 취소 가능성은 여전하다. 1일엔 신규 확진자 숫자가 다시 2000명을 넘어섰다. 도쿄도 등 9개 광역지역에 발령된 긴급사태 선언은 20일까지 연기됐다. 일본 언론의 여론조사결과 개최 반대 의견은 60%를 넘어섰다.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지만 국민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의지가 강경하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람이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다.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를 위한 대책을 추진 중이다. 코로나를 극복한 증거가 올림픽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존 코츠 부위원장은 “긴급 사태가 올림픽 기간까지 연장돼도 예정대로 대회를 열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선수들은 출전 여부를 두고 고민한다. 일본 테니스 간판 오사카 나오미와 니시코리 게이는 올림픽 출전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 미국 농구 대표팀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스테판 커리(미국)도 "무엇이 좋은 선택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 전 세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아예 불참을 선언했다. 대만 야구 대표팀은 프로 선수들이 예선 출전을 포기해 아마추어 선수로만 구성됐다. 특히 이번 도쿄올림픽을 그 어느 종목 선수들보다 간절하게 기다려온 종목이 있다.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첫 선을 보이는 스케이트보딩, 서핑, 클라이밍 등이다. IOC는 젊은 세대 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익스트림 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대회가 무산될 경우 해당종목 첫 올림피언이 될 기회가 사라진다. 주로 10대~20대 선수가 출전하는 스케이트보딩의 경우엔 다음 대회에 출전하기 힘든 선수들도 많다. 한국 클라이밍은 여자 서채현(18)과 남자 천종원(25)이 출전권을 따냈다. 이창현 스포츠클라이밍 대표팀 감독은 "올림픽 출전이 불확실할 때도 꿈을 놓지 않고 메달을 목표로 계속 훈련했다"고 했지만 도쿄에 가는 것도 확실하지 않다. 올림픽 쿼터를 확보한 여자 서핑 샐리 피치본즈(호주·31)는 "2007년 유스올림픽(금메달) 이후 내 꿈은 올림픽이었다. 출국하는 것이 두렵고, 건강한 상태로 도쿄에 갈 수 있을지 궁금하지만,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 제일 답답한 건 카라테다. IOC는 '아젠다 2020'을 통해 개최국에 정식종목을 추가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도쿄조직위는 일본의 국기인 카라테를 포함시켰다. 그동안 유사 무술종목인 태권도에 밀렸던 카라테로서는 좋은 기회다. 카라테는 2024년 파리 대회에선 제외됐다. 언제 다시 올림픽에 포함될 지 기약이 없다. 김정균 대한카라테연맹 사무처장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다. 그래서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대회 개최 여부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카라테 강국인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전지훈련중이다. 다음 주에는 프랑스 파리로 넘어가 도쿄올림픽 최종예선(12~14일)에 출전한다. 김정균 처장은 "많으면 세 명 정도까지 출전권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올림픽이 열린다는 기대 속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야구와 럭비도 대회 개최가 간절하다. 13년만에 올림픽에 채택된 야구도 파리 대회에선 제외됐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통해 일었던 야구 붐이 다시 한 번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세계랭킹 31위인 럭비는 아시아 최강 일본(8위)이 개최국인 덕분에 아시아 지역 예선을 통과했다. 4년 뒤에는 출전권 확보가 쉽지 않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06.02 16:28
야구

눈맞으며 스윕 당한 최하위 휴스턴 ‘최근 10경기 9패’

미국 메이저리그(MLB) 휴스턴이 악천후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연패를 벗어나지 못했다. 휴스턴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원정 경기에서 3-6으로 패배했다. 최근 3연패, 최근 10경기 9패를 기록하며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이날 쿠어스필드는 화씨 34도(약 섭씨 1도)의 추위와 강설 속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구단 라디오 담당자 로버트 포드는 “휴스턴 창단 이래 가장 추운 날씨에서 진행된 경기다”라고 이날의 추위를 설명했다. 휴스턴은 텍사스주가 연고인 탓에 추운 날씨에 익숙하지 않은 팀이다. MLB닷컴 휴스턴 담당 기자 브라이언 맥태거트는 이날 경기를 두고 “휴스턴이 깊은 추위 속에서 눈 내리는 덴버를 떠난다”라고 총평했다. 선취점을 1회 콜로라도 스토리의 2타점 2루타로 내준 휴스턴은 2회 구리엘의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2회 말 홈런과 적시타, 6회 말 1타점 2루타와 희생 플라이를 내주며 일찌감치 경기 분위기를 내줬다. 이날 휴스턴의 타점은 구리엘이 홈런과 땅볼로 만든 3점이 유일했다. 반면 콜로라도는 선발 투수 곰버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리즈 승리를 싹쓸이했다. 이날 패배로 휴스턴은 지구 최하위 자리를 계속 이어갔다. 4연승을 포함해 개막 후 7경기를 6승 1패로 시작한 것을 생각하면 낯선 숫자다. 휴스턴은 그 이후 10경기에서 1승 9패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심각한 전력 이탈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하며 깜짝 에이스로 활약한 프람버 발데스가 골절로 이탈했고 FA로 영입한 페드로 바에즈는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한 번 더 발목을 잡혔다. 중심 타자 알투베, 브레그먼, 알바레스와 주전 포수 말도나도가 확진자 접촉으로 격리당한 채 시즌을 진행해야 했다. 주축 선수들이 거의 다 빠졌지만, 사무국이 경기 연기를 시키지 않으면서 불리한 경기를 치렀다. 휴스턴 선발 투수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는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솔직히 내가 오늘 왜 뛰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반면 지구 라이벌 오클랜드는 휴스턴과 정반대 행보를 걷고 있다. 6연패를 포함해 8경기 1승 7패로 부진했지만 이후 10연승을 달리며 시애틀과 지구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연승과 연패가 이어지는 속에서 아메리칸 서부지구는 3위 에인절스가 0.5게임, 4위 텍사스와 최하위 휴스턴이 3게임 차이로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중이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4.22 08:58
축구

돌아온 빛현우 “공도 막고 코로나도 막겠다”

한국 축구대표팀 수문장 조현우(30·울산)에게 지난해 11월은 축구 인생에서 지우고픈 기억일지 모른다. 대표팀의 유럽 원정 평가전(A매치)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오스트리아에 건너갔다.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곧바로 동료들과 격리돼 치료를 받았다. 결국 대한축구협회가 현지에 보낸 전세기 편으로 귀국했다. 정상 궤도로 돌아오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했다. 육체적, 정신적 타격이 컸던 터라 그로부터 한 달 뒤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팀 동료들이 아시아 정상에 등극하는 모습을 TV 중계를 통해 지켜봤다. 당시 조현우는 “무증상이라서 치료는 문제가 없었는데, 격리가 힘들었다. 갇혀 지내다 보니 모든 게 불안했다. 귀국 후에도 심리적으로 불안했고, 신체적으로 힘들었다. 심리 치료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넉 달, 조현우는 다시 대표팀의 일원으로 해외 원정길에 올랐다. 이번 행선지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다. 언제 어디서든 절대로 지면 안 되는 한·일전이지만, 25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번 대결은 통산 80번째 한·일전(A매치)이라 역사적 의미도 남다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만날지도 모를 일본이기 때문에 기선 제압도 필요하다. 조현우는 22일 일본 출국 직전 인터뷰에서 “많은 축구 팬이 (코로나19와 관련해) 대표팀 안전을 걱정해주신 거로 안다. 고마운 팬들을 위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겠다. 일본도, 방역도 모두 이기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유럽 원정 당시 어떤 공이라도 다 막아낼 자신이 있었는데, 바이러스를 못 막았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나서는 한·일전은 다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된 경험을 통해 조현우는 ‘익숙한 것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웠다. 그 첫 번째가 축구다. 그는 “격리 기간에 축구를 너무 하고 싶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지만, 지난겨울 각오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올 시즌 조현우는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빛현우’라 불릴 만큼 눈부신 방어 능력이 여전하다. 여기에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빌드업(수비 지역부터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것) 능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빌드업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점유율 축구’의 핵심 키워드다. 조현우는 “전부터 롱킥보다는 패스를 좋아했다. (빌드업이 약하다는 인식 때문에) 살짝 움츠러든 경향이 있었는데, 개의치 않기로 마음먹었다. 올 시즌에는 더 과감하게 전방으로 볼을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동료에 대한 믿음도 더 커졌다. 조현우는 “올 시즌 홍명보 감독님이 부임한 뒤 울산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 감독은 선수를 신뢰하고, 선수는 그런 감독을 의지하고 따른다. ‘동료와 함께 막는다’는 믿음이 있기에 날아오는 공을 향해 과감히 몸을 던질 수 있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조현우 별명은 ‘사랑꾼’이다. 가족 사랑이 각별해서다. 그는 “시간 날 때마다 아내(이희영), 아이들(하린·예린)과 울산 집 주변 공원을 산책한다. ‘아이들과 잘 놀아준다’고 칭찬하는데, 사실은 아이들이 나와 놀아주는 거다. 5년 차 남편(2016년 결혼)이지만, 아직도 아내에겐 멋진 남자이고 싶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일본 원정 기간 내내 대표팀 동선을 중심으로 ‘방역 버블’을 구축한다. 우선 선수단은 매일 오전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또 숙소와 훈련장, 경기장 이외의 장소는 출입할 수 없다. 팀 미팅은 사전에 방역을 마친 개방된 공간에서만 진행한다. 숙소는 1인 1실로 했고, 매일 두 차례 이상 객실 전체를 환기한다. 이동 때에도 버스 2대에 나눠타 거리를 유지하고, 일회용 장갑과 체온감지용 손목밴드도 착용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유럽 원정 당시 방역 실패를 거울삼아 의무분과위원회가 선수단 방역 수칙을 만들었다.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1.03.2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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