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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레인보우 리포트] 2022년 나타난 '낭만 에이스' 샌디 알칸타라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샌디 알칸타라(27·마이애미 말린스)는 태생적 '이닝 이터'에 가까운 선수다. 그는 지난 2013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 자격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 미국에 발을 디뎠다. 2017시즌 종료 후, 마이애미의 거포 마르셀 오즈나(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세인트루이스는 마이너리그 유망주였던 알칸타라 등을 대가로 지불했다. 그렇게 알칸타라와 마이애미의 인연이 시작됐다. 마이애미에서 성장한 알칸타라는 메이저리그(MLB) 선발 투수로 꽃을 피웠다. 이적 후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하게 선발 수업을 받았던 알칸타라는 드디어 2019년 풀타임 빅리거가 됐다. 첫 시즌부터 이닝 소화력이 남달랐다. 2019년 32경기에 선발 등판한 그는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에이스라 부르기엔 조금 부족했지만, 무려 197과 3분의 1이닝을 던졌고 첫 올스타로도 선정됐다. 2020년 단축 시즌을 거쳐 지난해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을 맞이한 그는 205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해냈다. 평균자책점(3.19)도 향상됐다. 올 시즌 그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의 선두 주자다. 27일(한국시간) 기준 20경기 동안 알칸타라는 144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81(MLB 2위, 내셔널리그 1위)을 기록 중이다. 주목할 건 역시 이닝이다. 알칸타라가 던진 144와 3분의 1이닝은 MLB 전체 1위 기록이다. 2위 애런 놀라(필라델피아 필리스·126과 3분의 2이닝)와 17과 3분의 2이닝을 더 던졌다. 경기당 투구 이닝이 7과 3분의 2이닝에 달한다. 시즌 230이닝을 향해 질주 중이다. 그의 페이스는 현대 야구의 추세와 정반대에 있다. 알칸타라의 질주는 바로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코빈 번스(밀워키 브루어스)의 사례와도 정확히 반대 지점에 있다. 번스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 등으로 인해 규정 이닝(162이닝)을 간신히 넘긴 167이닝만 소화했다. 대신 탈삼진이 많고, 볼넷은 적었다. 뛰어난 세이버 메트릭스 지표 덕분에 그는 투표인단의 지지를 받았다. 번스는 그해 투표에서 200이닝·200탈삼진을 기록했던 잭 휠러(필라델피아)를 제쳤다. 최근 몇 년 간 불펜 야구의 대두로 현대 야구에서는 과거 랜디 존슨, 그렉 매덕스로 대표되던 완투형 에이스가 주는 '낭만'이 사라지고 있었다. 알칸타라의 이닝 이팅이 그래서 반갑다. 알칸타라의 이닝 소화 비결은 뭘까? 바로 땅볼 유도다. 알칸타라의 삼진 비율(24.3%)은 높지 않다. ‘닥터 K’의 상징인 빠른 공을 가졌지만, 삼진보다 땅볼을 더 많이 유도해 효과적으로 아웃 카운트를 잡는 타입이다. 올 시즌 그의 땅볼 타구 비율은 56.5%(팬그래프 기준)에 달했다. 또 발사 각도와 타구 속도 및 볼넷과 삼진을 바탕으로 한 xwOBA(기대 가중 출루율) 등 여러 기대 스탯에서 리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타자들이 어퍼 스윙으로 장타를 노리는 시대에서 그는 땅볼과 약한 타구를 끌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땅볼 전문가' 알칸타라를 설명하려면 구종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알칸타라의 구종은 비율과 임무를 정확하게 나눠 타자들을 잡아낸다. 알칸타라의 직구(포심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시속 97.9마일에 달한다. 빠른 직구를 가지고 있지만, 직구만 던지지는 않는다. MLB 공식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 기준으로 올 시즌 그의 직구, 슬라이더, 싱커(싱킹 패스트볼), 체인지업의 구사 비율이 각각 25%에 가까웠다. 타자들은 한 가지 구종만 노려서는 알칸타라를 공략하기는 힘들다. 심지어 싱커는 직구 스피드와 거의 같은 평균 97.6마일을 기록, 타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알칸타라의 싱커와 체인지업은 역할이 달랐다. 우투수인 그는 싱커를 좌타자 상대로 13.8%, 우타자에게 39.7% 비율로 던졌다. 좌타자에게는 체인지업(35.7%)을 더 많이 던졌다. 타자별로 다른 구종을 던지며 유도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올 시즌 알칸타라는 좌·우타자 상대 땅볼 비율은 55%, 58.7%로 고르게 높다. 최근 수년 간 강속구와 삼진, 적은 이닝을 던지는 유형의 에이스가 지배하던 MLB에서 '완투형 땅볼 에이스' 알칸타라는 독특하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실점을 억제하며 최고의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투수의 역할이 분업화하는 시대에서 알칸타라는 존재만으로도 '살아있는 낭만'에 가깝다. 경기가 아직 많이 남았지만, 지금의 활약만으로도 그에게 찬사를 보내는 이유다. 순재범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경상국립대학교 정보통계학과) 2022.07.28 09:24
야구

최저이닝 CY 논란... 현지 기자 "덕후들, 자갈이나 먹어라"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18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수상자로 코빈 번스(27·밀워키 브루어스)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번스는 올 시즌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 NL 평균자책점(2.43) 1위를 기록했는데, 이조차도 불운했다는 평가다. 수비 영향력을 배제한 수비무관자책점(FIP)이 1.63에 불과하다. 타구의 질을 바탕으로 평가한 기대 평균자책점(xERA)도 2.01에 불과하다. 9이닝당 사사구는 1.83개에 불과했고, 9이닝당 탈삼진은 12.61개나 됐다. 투구의 질이 압도적이다. 시즌 초 58탈삼진 무볼넷으로 무볼넷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닝이다. 28경기에 등판해 단 167이닝 소화에 그쳤다. 경기당 이닝은 5.96으로 6이닝에 육박하지만, 경기 수 자체가 적다. 시즌 중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됐던 탓이다. 경쟁자들과 비교되어 더욱 그렇다. 2위에 그친 잭 휠러(필라델피아 필리스)는 32경기에 등판해 213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했다. 4위였던 워커 뷸러도 33경기에서 207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번스와 휠러의 이닝 차이는 46과 3분의 1이닝에 달한다.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는 에이스에 대한 관념이 깨졌다. 단축 시즌을 제외하면 선발 투수 중 역대 최저 이닝 수상자다. 종전 기록은 2018년 블레이크 스넬(당시 탬파베이 레이스)이 기록한 180과 3분의 2이닝이다. 1994년 데이빗 콘(당시 캔자스시티 로열스)이 170과 3분의 2이닝만 소화했고, 2020년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트레버 바우어(당시 신시내티 레즈)가 각각 77과 3분의 1이닝, 73이닝을 소화했으나 모두 단축시즌이었다. 투표 결과에 미국 야구계에서도 갑론을박이 나오기 시작했다. ESPN의 제프 파산이 대표적이다. 파산은 개인 SNS를 통해 "너드들의 최고 속임수가 이닝이 중요하지 않다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라며 번스의 수상을 비판했다. 얼간이, 괴짜를 뜻하는 너드는 미국 사회에서 고학력이면서도 어떤 한 가지에 빠져 있는 사람을 뜻한다. 미국 야구계에서는 숫자, 통계 분석으로 야구를 보려 하는 사람을 부르는 속어로도 쓰인다. 이른바 '숫자 덕후'들이다. 이전까지 보던 다승, 이닝이 아닌 WAR, FIP 등을 중심으로 번스를 뽑은 것이 너드 출신 기자들의 잘못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파산은 이어 "나도 내가 너드인 걸 인정한다. 나도 분석적 시각으로 야구를 본다. 아주 중요한 분야다.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라면서도 "하지만 FIP가 사이영상 수상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며, 이닝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한테는 자갈(gravel)이나 먹여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차승윤 기자 2021.11.18 11:33
야구

'류현진 동료' 레이·'최저 이닝' 번스, 2021 사이영상 수상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팀 동료였던 로비 레이(30)가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AL) 최고의 투수가 됐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18일(한국시간) AL 사이영상 수상자로 레이, 내셔널리그(NL) 수상자로 코빈 번스(27·밀워키 브루어스)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사이영상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레이는 1위 표 30개 중 29개(2위 표 1개)를 독식하며 총점 207점(2위 뉴욕 양키스 게릿 콜 123점)으로 압도적 득표로 수상했다. 팻 헨트겐(1996년), 로저 클레멘스(1997·1998년), 로이할러데이(2003년) 이후 다섯 번째로 사이영상을 받은 토론토 투수가 됐다. 지난해 토론토로 트레이드된 후 단년 계약으로 잔류했던 레이는 올 시즌 깜짝 활약을 펼치며 팀 에이스로 떠올랐다. 32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승 7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193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284개를 기록하고 탈삼진왕에 올랐다. 좋은 구위에도 불안한 제구력으로 친정팀 애리조나 시절 만년 유망주로 평가받았지만, 토론토 이적 후 공격적 투구를 펼치며 180도 달라졌다. NL 사이영상에서는 밀워키 에이스 번스가 선정됐다. 번스는1위표 12장, 2위 표 14장 등을 받으며 151점을 득표했다. 2위 잭 휠러(필라델피아 필리스)와1위 표 득표는 같았지만, 휠러가2위 표를 단 9장만 득표하면서 순위가 갈렸다. 번스는 이번 시즌 소화 이닝은 적었지만 질 높은 투구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28경기에 등판해 167이닝에 그쳤지만, 11승 5패 평균자책점 2.43 234탈삼진을 기록했다. 167이닝은 단축시즌을 제외한 역대 선발투수 사이영상 수상자 중 최저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8년 블레이크스넬(당시 탬파베이 레이스)가 기록한 180과 3분의 2이닝이다. 1994년 데이빗 콘(당시 캔자스시티 로열스)이 170과 3분의 2이닝만 소화했고, 2020년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트레버 바우어(당시 신시내티 레즈)가 각각 77과 3분의 1이닝, 73이닝을 소화했으나 모두 단축시즌이었다. 팬그래프에서 측정한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이 7.5로 투수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투타 겸업을 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 이은 MLB 전체 2위 기록이다. 투수는 매일 출장하는 타자보다 WAR을 쌓기 상대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번스는 167이닝만 던지고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등 MVP급 타자들보다 좋은 WAR을 기록했다. 시즌 초 58탈삼진 무볼넷을 기록하는 등 완벽한 투구를 펼친 결과다. 차승윤 기자 2021.11.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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