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화 김태균, 홀수해 징크스 극복 열쇠는 '조력자'
한화 김태균(35)은 2017년 '홀수 해 징크스'를 극복할 수 있을까.김태균은 지난 2012년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한화에 복귀했다. 2012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다섯 시즌 연속 타율은 3할이 넘었다. 그런데 홀·짝수 해 성적이 판이하게 다르다. 짝수 해인 2012·2014·2016년에 김태균은 3할6푼대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012시즌에는 타율 0.363으로 타격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반면 2013·2015년에는 각각 타율 0.319·0.316에 그쳤다. 짝수 해 성적보다 타율이 5푼 정도 하락했다. 김태균의 뒤를 받치는 '조력자'는 짝·홀수 해에 달랐다.짝수 해에 김태균의 뒤에는 최진행(2012년), 펠릭스 피에(2014년), 윌린 로사리오(2016년)가 버티고 있었다. 최진행은 김태균이 일본으로 떠난 2010~2011시즌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2011시즌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6·19홈런·85타점을 기록했다. 김태균이 복귀한 2012시즌 최진행은 5번에 자리했다. 2011년에 맹활약한 최진행은 투수들에게 김태균 못지않은 압박감을 줬다. 최진행이 부진할 경우 베테랑 장성호가 5번에서 뒤를 받쳤다.2014년 외국인 타자가 KBO 리그에 재등장하자 4번 타자 김태균의 뒤에는 자연스럽게 외국인 타자가 배치됐다. 2014년 한화는 중견수 피에를 영입했다. 피에는 그해 타율 0.326·17홈런·92타점을 기록했다. 빠른 발과 호쾌한 타격을 자랑하며 중심타선에 힘을 보탰다. 2016년엔 화려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자랑하는 외국인 야수 로사리오가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4월 적응기를 거친 로사리오는 KBO 리그를 폭격했다. 타율 0.321(19위)에 33홈런(4위)·120타점(5위)을 올리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반면 홀수 해의 김태균은 고군분투했다. 2013년 4번 타자 김태균의 앞과 뒤는 대부분 최진행이 맡았다. 최진행은 2013시즌 팀 내에서 3번(44차례)과 5번(36차례) 타순을 가장 많이 소화했다. 김태균·최진행과 함께 중심타선을 이룰 무게감이 있는 선수가 없었다. 2015년엔 외국인 타자의 부진이 김태균의 성적 추락으로 직결됐다. 빅리그와 일본 무대를 경험한 나이저 모건을 영입했지만, 김성근 감독과 불화 끝에 일찌감치 옷을 벗었다. 대체 선수로 데려온 제이크 폭스는 부상으로 38경기 출장에 그쳤다.김태균은 탁월한 선구안을 자랑하는 선수다. 유인구에 잘 속지 않고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공은 누구보다 능숙하게 안타를 만들어 낸다. 4번 김태균의 뒤에 강타자가 배치되면 투수는 김태균에게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러나 뒤가 약하다면 굳이 승부를 걸 필요가 없다. 올해 로사리오는 다시 한화에서 뛴다. 당초 메이저리그 복귀가 유력했지만 지난해 12월 한화와 재계약을 했다. 김태균은 로사리오라는 조력자의 도움을 인정한다. 그는 "로사리오가 뒤에서 좋은 타격을 해 준 덕분에 칠 수 있는 공이 많이 왔다. 타점을 많이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투수가 승부를 걸어 오면 타자는 단순해질 수 있다. 그러면 수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2016년 좋은 성적을 기록한 건 로사리오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2017년 김태균은 '홀수 해 징크스'를 깨뜨릴 수 있을까. 일단 조력자는 갖춰졌다. 유병민 기자
2017.01.24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