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IS 인터뷰] 긴 협상, 2+2 잔류…홍건희 "후반기 아쉬움 딛고, 좋은 모습 되찾겠다"
홍건희(32·두산 베어스)는 지난 25일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계약 총액이 24억 5000만원이다. 첫 2년 동안 9억 5000만원을 받고, 이후 2년 간 15억원을 받을 수 있는 선수 옵션이 더해진 구조다.홍건희의 최근 활약을 고려하면 계약 규모가 다소 작다. 지난 2020년 트레이드로 두산에 온 홍건희는 최근 3년 동안 43세이브 31홀드 평균자책점 3.09로 두산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하지만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A등급 FA였던 홍건희를 찾는 팀이 많지 않았다. 친정팀 두산은 그를 원했지만, 샐러리캡 여유가 많지 않았다. 홍건희는 장고 끝에 두산의 제시안을 받아 잔류했다. 홍건희는 본지와 통화에서 "협상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 마음고생했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계약하고 나니 후련하다. 이제 야구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핵심은 2년 후 홍건희가 행사할 수 있는 선수 옵션이다. 사실상 '옵트 아웃(계약 기간 도중 선수가 FA를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 포함된 4년 계약이다. 홍건희는 2년 뒤 두산과 15억원 계약을 이행해도 되고, 시장에 나가 더 좋은 계약을 노릴 수도 있다.
홍건희는 "4년 뒤 FA를 다시 행사할 때는 나이도 많이 차지 않나. 4년을 그냥 보내면 다소 아쉬울 것 같았다. 구단에서 그 부분에 신경 써주셨다. 2년 동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 한 번 더 좋은 계약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고 각오를 다졌다.지난 시즌 홍건희는 7월까지 2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39로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그러나 8월 평균자책점 7.45로 무너졌고, 부진이 가을까지 이어졌다. 그해 10월 19일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 등판했던 그는 3분의 2이닝 6실점을 기록, 두산이 역전패하는 빌미를 제공했다.홍건희는 "돌이켜보면 FA 전 시즌이라 잘하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특별히 변화를 주지 않고 시즌을 소화했다. 잘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즌에 들어가 내 마음대로 페이스가 올라오질 않았다"고 복기했다. 포스트시즌 부진에 대해 묻자 그는 "솔직히 그날 내 성적은 최악"이라며 "당시 팀에서 내 입지가 많이 줄었고, 후반기 모습도 안 좋았다.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렸던 때였다. 후반기 안 좋은 흐름이 그날(WC 결정전)까지도 이어지더라. 아쉽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고 자책했다.
홍건희는 "핑계는 대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그런 모습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잘 준비해 보겠다"며 "올해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투구 밸런스를 재점검하겠다. 한참 좋았을 때의 모습을 다시 찾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9 0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