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Hello, 헬스] 15년 베테랑 이광원 원장 “로봇, 인공관절 수술 훌륭한 어시스터”
겨울철은 무릎 관절이 고장 난 환자들이 치료를 많이 받는 때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이 심각한 환자들은 통증을 참고 참다가 외부 활동이 줄어드는 12월과 1월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인공관절 수술은 오랫동안 이뤄져 수술법이 정형화돼 있고 안전성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여전히 무릎이 충분히 구부러지지 않는 일명 ‘뻗정다리’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의는 이런 우려는 기우라고 입을 모은다. 이광원(53) 강북힘찬병원장은 “과거 경험이 적은 군소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경우 부작용이 있었으나 요즘 대학병원이나 전문 병원 등에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하기 때문에 부작용은 1%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인공관절 등 재료들도 과거와 비교해 크게 개선돼 부작용 없이 오랫동안 쓸 수 있다”며 “최근 로봇도 활용하고 있어 인공관절 수술이 더욱 안전하고 정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15년간 5000건 이상 인공관절 수술을 할 정도로 베테랑인 이 원장도 최근 안전성과 정밀성을 높이기 위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했다. 그는 “인공관절 수술은 한 번 할 때 완벽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탈 없이 오래 쓸 수 있다”며 “최근 인공관절 수술을 지원하는 로봇은 성능이 뛰어나 완벽한 수술을 위한 훌륭한 어시스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로봇이 수술을 다 하는 것으로 아는 등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들이 많다. 이에 지난 3일 서울 도봉구의 강북힘찬병원에서 이광원 원장에게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로봇 수술, 정확도·성공률 높일 수 있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하게 된 이유는. “기존 인공관절 수술도 수술의 성공률이 높고, 환자 만족도도 높은 편이지만, 정확도를 1%라도 더 높이기 위해 로봇을 활용하게 됐다. 마코 로봇 수술은 수술 결과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 수술의 정확도와 성공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또, 마코 수술은 전 세계 35만 건 이상의 수술이 진행될 정도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으며, 로봇 수술에 대한 여러 장점이 다양한 연구와 논문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일반 인공관절 수술과 비교해 가장 큰 장점은. “정밀성이다. 비뇨기과·산부인과 등 다른 과의 로봇 수술은 사람 손이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 로봇 팔로 대신해서 수술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 대부분이지만, 무릎 수술에서의 로봇은 정밀성을 높인 수술이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 3D CT 촬영으로 환자 상태를 정확하게 분석해 미리 수술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수술 전에 뼈 절삭 범위와 인공관절 크기, 삽입 각도와 위치 등을 계산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수술의 오차 범위를 줄이고, 정상적인 연부조직의 불필요한 손상을 예방할 수 있어 환자의 수술 예후도 향상된다. 실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에서 로봇 수술과 일반 수술 환자 그룹을 비교해 분석한 결과, 관절가동범위와 다리 교정 각도가 향상되고, 수술 후 배출되는 출혈량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을 로봇이 다 하는 것인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라고 해서 로봇에게 수술을 맡기는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간혹 있다. 로봇은 수술의 보조로서 자료를 제시해주는 것이다. 집도의의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로봇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환자 무릎 크기에 맞는 인공관절의 두께와 사이즈를 미리 계산해 환자에게 가장 맞는 수술에 대한 자료를 수치로 보여준다. 여기에 집도의의 경험이 더해져 다리의 휘어진 정도, 다리의 축, 인대균형 등 다양한 변수 등을 반영해 수술을 진행한다. 뼈를 깎을 때는 의사가 로봇 팔을 잡고 절삭을 진행하는데, 이때 로봇이 절삭범위(햅틱존)를 미리 설정해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게 도와 정상적인 연부조직이 다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햅틱존을 벗어나면 로봇 절삭이 멈추기 때문에 수술 오차를 0.5㎜ 이내로 줄여 정밀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로봇 수술이라도 집도의 숙련도·경험 성공 좌우” -성공적인 로봇 수술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집도의의 숙련도와 다양한 임상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자 개인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수술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같은 말기 관절염 환자여도 손상의 정도가 각각 다르고, 다리의 변형도 외반슬, 내반슬 등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이럴 때 어떻게 수술해야 할지 정확하게 결정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집도의의 숙련도와 임상경험이 뒷받침돼야 한다.” -로봇 수술을 꼭 추천하고 싶은 환자는. “인공관절을 받아야 하는 말기 관절염 환자라면 모두 추천하고 싶다. 특히 다리의 변형이 심한 환자라면 더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에는 변형된 다리를 육안으로 보고 교정을 했지만, 로봇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컴퓨터가 계산해낸 수치를 보면서 다리의 각도와 축을 교정하기 때문에 더 정확하게 수술할 수 있다.” -환자가 꼭 알아둬야 할 것은. “수술 후 재활운동에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 수술 후 재활운동은 무릎 통증을 감소시키고 주변 근육을 강화해 회복 속도를 높이고, 조기에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는 중요한 운동이다. 관절이 굳지 않도록 가동범위를 늘리는 운동과 허벅지 근력이 약해지지 않도록 집중해서 재활운동을 진행해야 한다. 만약 통증이 있다고 재활운동을 소홀히 하면 무릎 수술 후에 관절 운동 범위가 감소할 수 있고, 환자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근육 회복이 느리기 때문에 무릎 주변에 통증이 남거나 걷기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무릎 통증 시 조기 치료해야 오래 쓸 수 있어” -인공관절 수술은 마지막 선택이라고 한다. 무조건 하는 건 아니라고 들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 치료는 관절염 진행 단계에 따라 다른 치료가 적용된다. 초기에는 약물, 주사, 물리치료 등 보존적 요법으로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후 중기에는 미세천공술, 연골재생술, 자가연골 이식술, 교정절골술 등 다양한 치료들로 관절염이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X레이 상 연골이 닳아서 뼈와 뼈가 부딪히는 상태거나 다리 모양이 O자, X자 등으로 심한 변형이 있는 상태, 심한 통증과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불편하지만 약물치료 등 다른 치료의 효과가 없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까지 가지 않기 위해 무릎 관절을 건강하게 오래 쓰는 방법은. “무릎 관절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기 등 무릎에 부담을 주는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실내 자전거나 수영처럼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하체 근력을 튼튼하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허벅지 근력을 강화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무릎에 통증을 느낀다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 관절염 진행을 늦추는 것이 좋다.”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은. “인공관절은 잘 쓰면 20년 정도 쓴다고 알려져 있다. 노년기에는 움직임이 많이 감소하기 때문에 평생 쓸 수도 있다. 인공관절은 정확하고 정밀하게 수술을 받으면 사용 기간이 더 길어진다. 한 번에 완벽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0.12.08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