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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 뮐러 "차기 A대표팀 감독 선임, 현재로선 '백지 상태'"

마이클 뮐러(58) 대한축구협회(KFA)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은 11일 축구회관에서 취임 소감 및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할 대략적인 기준을 만들었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감독 선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력강화위원장의 주된 업무는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고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거다.KFA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에 올려놓은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물러난 뒤, 차기 감독을 선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임 전력강화위원장인 이용수 부회장이 물러나고 독일 출신 뮐러 위원장이 선임됐다. 뮐러 위원장은 2018년 4월 KFA 지도자교육 강사로 부임해 기술발전위원장을 두 차례 역임한 바 있다.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이 부임하면서 대표팀 선임 절차는 ‘백지상태’가 됐다. 당초 KFA는 이용수 전임 위원장이 추려놓은 1차 후보군을 바탕으로 이번 달 중 최종 후보군을 선정한 뒤 면접으로 역량을 점검할 예정이었다. 이에 KFA는 2월에 우선순위에 따라 개별 협상을 진행해 새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13일 발표했다.KFA의 발표와 달리 뮐러 위원장은 “감독 선임 시기는 미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전임 위원장이 추려놓은) 1차 후보군 리스트를 받았다”면서 “현재로서는 백지 상황에서 모든 방향을 열어놓고 검토할 예정이다. 축구 비즈니스는 날짜를 특정하기 어렵다. 중요한 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 ‘빨리빨리’보다는 전략에 맞는 절차를 따르겠다”고 했다.뮐러 위원장은 신임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고려할 5가지 기준을 공개했다. 그는 “첫 번째는 전문성, 두 번째는 감독이 가진 경험, 세 번째는 확실한 동기부여, 네 번째는 팀워크 능력, 마지막으로는 환경적 요인”이라고 밝혔다. 뮐러 위원장에 따르면, 환경적 요인은 ‘KFA와 후보자 간 계약 조건’ ‘(외국인 감독일 시) 한국 생활 적응도’ 등이다.당초 KFA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국내 지도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뮐러 위원장이 선임되자 외국인 감독이 유력해졌다는 게 축구계 중론이다. 뮐러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서도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국내·외 인물을 막론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전력강화위원회가 설정한 가이드라인과 절차에 따라 새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뮐러 위원장은 “국적에 대한 기준은 없다. 명확한 기준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감독의 계약 기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 개인별로 협상할 때 달라질 거다. 개인적으로는 장기간 계약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논리적이고 종합적인 선임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선임 과정에 대한 정보는 대중한테 전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지난 4년간 벤투 감독이 일궈놓은 축구 철학을 가진 감독이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 뮐러 위원장은 “앞으로 맡게 될 감독은 그동안 KFA의 철학과 연관된 사람일 거다. 항상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해왔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의 축구 철학은 ‘강한 정신력’ ‘파이팅’ ‘투혼’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신문로=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1.12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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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1호 논란'에 KFA 공식입장... "핵심 내용 공개하고 개선책 마련"

대한축구협회(KFA)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있었던 ‘2701호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전했다. 협회는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그동안 이에 대한 공식적 언급을 자제했다. 개인의 감정을 협회가 정면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문제에 대해 보도가 나와 팩트와 거짓이 뒤섞여 혼란을 주는 일이 되풀이됐다”고 전했다.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이 이끌던 한국 축구대표팀은 카타르 대회에서 역대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월드컵이 끝난 뒤 손흥민(토트넘) 측에서 고용한 개인 트레이너 안덕수 씨가 개인 SNS(소셜미디어)에 KFA를 비난하는 폭로 글을 올리며 논란이 커졌다. 안 트레이너는 선수들과 같은 숙소에 머물며 몸 관리를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안 트레이너는 “(대표팀의 숙소와 같은 호텔에 위치한) 2701호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다. 2701호가 왜 생겼는지 기자님들이 연락을 주시면 상상을 초월한 상식 밖의 일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프로축구팀에 20여 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사람이기에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 안 할 수가 없었다”고 폭로했다.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다음은 협회의 공식 임장문이다.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했던 우리 축구대표팀의 의무 트레이너 문제와 관련해 최근까지 많은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개인 의무 트레이너로, 카타르 현지에 와서 일부 대표선수들을 대상으로 치료 활동을 했던 안덕수 씨가 개인 SNS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에 불만을 표출한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대한축구협회는 그동안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해 왔습니다. 뚜렷한 사유와 내용을 설명하지도 않은채 SNS에 쏟아낸 개인의 감정을 협회가 정면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선수단의 노고를 격려하는 경사스런 분위기에서, 자칫 예민할 수 있는 이 문제를 섣불리 언급할 경우, 협회가 나서서 분위기를 깨뜨린다는 오해도 불러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대표선수들, 그리고 의무진을 포함한 지원 스태프들에게 다시 한번 아픈 기억을 되살려 마음의 상처를 줄 수도 있다고 여겼습니다. 아울러 안덕수 씨가 “기자들의 취재를 기다린다”고 SNS에 적었기에, 당사자가 직접 언론을 통해 문제 제기를 하면, 적극 해명을 하자는 것이 협회의 방침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도 아닌 ‘측근’이나 익명의 관계자를 빌려 계속 이 문제에 대해 보도가 나오고, 팩트와 거짓이 뒤섞여 혼란을 주는 일이 되풀이되어 왔습니다.언론과 팬들 사이에서도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모르겠으니 협회가 명확한 사실을 알려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 됐습니다.이 문제를 계속 수면 아래로 둔 상태에서 협회 내부적으로만 수습하고자 할 경우, 오는 3월로 예정된 대표팀 소집때 비슷한 오해와 언론 보도가 다시 나올수 있다는 우려도 생겼습니다. 따라서 대한축구협회는 이제는 핵심 내용을 공개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이에 아래와 같이 주요 과정과 협회 입장을 밝히오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1. 각급 축구 대표팀의 의무 인력 보강을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021년 11월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의무 트레이너 모집 공고를 냈습니다. 동시에 이 무렵 일부 대표선수들은 손흥민 선수의 개인 트레이너로 일하는 안덕수 씨가 협회 의무 스태프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협회에 요청을 했습니다.이에 대해 협회는 해당 선수들을 통해 “안덕수 씨가 원한다면 정식으로 지원을 해달라”고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안덕수 씨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지원을 하지 않았습니다. 2. 2022년 6월쯤 일부 대표 선수들이 안덕수 씨가 협회 의무 스태프로 일하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다시 했습니다. 이에 대해 협회는 “모집 공고때 지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故 최숙현 선수(트라이애슬론) 사망 사건 이후 2021년 2월부터 시행된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만이 일할 수 있으므로, 자격증을 갖고 있는지부터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선수들을 통해 안덕수 씨가 갖고 있는 자격증은 ‘기본응급 처치사’와 ‘스포츠현장 트레이너’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협회가 인정하는 의무 스태프 자격증에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협회가 인정하는 자격증은 물리치료사, 건강운동관리사, 선수 트레이너(Athletic Trainer), 운동처방사입니다. 이 4개중 최소 하나만 있으면 협회의 정식 의무 스태프로 일할 수 있습니다. 자격증의 보유 여부가 더욱 엄격해지는 추세를 반영해 2022년 3월 연령별 대표팀 의무 트레이너 모집 때는 국가공인자격인 물리치료사와 건강운동관리사 자격증 보유자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기도 했습니다.3. 손흥민 선수가 카타르 월드컵 참가를 위해 현지에 도착하면서 안덕수 씨를 개인 트레이너로 동행해 왔습니다. 안덕수 씨 외 다른 2명의 개인 트레이너도 함께 현지에 왔습니다. 협회는 내부 논의를 거쳐 손흥민 선수 외에도 희망하는 선수들이 있을 경우, 안덕수 씨를 포함한 3명의 외부 트레이너로부터 치료를 받는 것을 수용했습니다. 선수 관리에 일부 혼선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선수들의 몸 상태를 최고로 끌어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월드컵에서 선수들이 원한다면 굳이 막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4. 안덕수 씨는 치료와 숙박에 필요한 호텔룸을 직접 예약했습니다. 이 방은 선수단과 같은 호텔에 있었지만, 선수들이 묵는 층과 다르고 동선도 구분돼 있었습니다.숙식 비용도 대한축구협회가 따로 지원한 것은 없습니다.카타르 체류 기간에 전체 선수들 중 10여명 정도가 안덕수 씨의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중에는 협회 의무 트레이너의 치료도 함께 번갈아 가며 받는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5. 첫 경기 우루과이전을 이틀 앞둔 11월 22일, 일부 선수들이 협회의 대표팀 책임자를 찾아왔습니다. 선수들의 요구는 현장에 와 있는 협회 의무팀장 A씨의 업무 배제와 귀국 조치였습니다. 안덕수 씨를 협회 의무 스태프에 포함해 주지 않는 것을 항의하면서, A의무팀장이 안덕수 씨의 의무 스태프 합류를 반대하는 핵심 인물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선수들은 또 “안덕수 씨가 자격증이 없어서 의무 스태프로 채용할 수 없다면 장비 담당자라든가, 다른 직책으로 등록해 놓고 의무 활동을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아울러 선수들은 “현지에 와 있는 5명의 협회 의무 스태프 중 1명이 관련 자격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협회가 고용하고 있다. 따라서 협회는 거짓말을 한 것이고, 안덕수 씨를 고의로 배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6. 그러나 일부 선수들의 주장과 달리, A의무팀장이 안덕수 씨의 의무 스태프 합류를 반대한 사실은 전혀 없습니다. 안덕수 씨가 애초에 지원도 하지 않았고, 자격증 보유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으므로 협회가 판단하여 고용하지 않은 것입니다. 아무리 선수들이 원한다 하더라도 모집 공고에 응시하지도 않은 무자격자를 협회가 고용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대회에서 몸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고 싶은 선수들의 간절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또 선수들로부터 그 실력을 인정받는 안덕수 씨가 월드컵 기간중 별도의 공간에서 선수들의 치료를 위해 애쓴 것은 협회도 충분히 인정합니다.하지만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협회가 의무 스태프를 장비 담당자로 직책을 조작하면서까지 불법을 묵인하고 조장할 수는 없었습니다. 7. 자격증이 없다고 선수들이 지목한 협회 의무 스태프 B씨는 지난 2008년부터 14년째 협회에서 일해오고 있습니다. 카타르 월드컵 당시 ‘운동사’ 자격증만을 갖고 있으므로 의무 스태프에 필요한 자격증이 없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B씨와 안덕수 씨는 경우가 다릅니다. 협회가 B씨와 2년 재계약을 맺은 것은 2020년이었습니다. 이 때는 정부의 관련 법령이 시행되지 않았고(2021년 2월부터 시행), 협회가 해당 법령이 추진된다는 것을 알지도 못하던 때였습니다.계약을 맺은 이후에 정부의 자격증 조건이 새로 시행되었으므로, 이를 이유로 소급해서 당사자와 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계약이 종료되는 2022년 12월까지 국가공인자격(물리치료사 또는 건강운동관리사)을 취득하지 못할 경우 재계약은 할수 없다고 B씨에게 통지했습니다. B씨는 지난 12월 물리치료사 시험에 응시해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8. 협회는 앞서 말한 일부 선수들의 요구에 대해 내부 논의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의무 스태프를 포함해 현지에 파견된 협회 지원 인력 상당수가 “아무런 잘못이 없는 A의무팀장을 귀국 조치한다면 우리도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내부적으로 심각한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협회는 A의무팀장을 귀국 조치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만 A 의무팀장에게 치료 활동은 중단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A의무팀장이 선수들을 계속 치료하는 것은 당사자나 선수들 모두에게 심리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므로, 이를 예방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협회는 선수들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고, 선수들도 동의해 이 문제는 일단락됐습니다. 9. 일부 선수의 부상 상태에 따른 혼선도 발생했습니다. 훈련과 경기후에 통증을 호소한 선수를 현지 FIFA 공식 지정병원에 데려가 MRI 촬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촬영 결과에 대해 현지 전문의와 협회가 파견한 대표팀 닥터진이 소견을 같이하고 이를 선수에게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안덕수 씨는 이와 다른 의견을 선수들에게 전달했고, 이 때문에 선수들이 혼란스러워 했습니다.이 사건 이후 안덕수 씨는 자신의 SNS에 대표팀 닥터를 비난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습니다.10. 이상이 카타르 월드컵 기간중 발생한 사건의 핵심 내용입니다.대한축구협회는 안덕수 씨가 개인 SNS를 통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협회와 의무 스태프를 공개 비난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선수들의 신뢰를 받은 안덕수 씨가 선수들을 위해 수고했다는 사실은 협회도 잘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실력 여부를 떠나 어찌됐든 법적으로 비의료인인 안덕수 씨가 국내 최고 수준을 인정받는 전문 의료진의 판단 영역에 대해 반대 의견을 선수들에게 주입한 것은 적절치 못한 처사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의무진에 대해 불신을 초래하고, 선수와 팀에 큰 혼란을 주었습니다. 11. 대한축구협회도 미흡한 점이 일부 있었습니다. 대표팀의 핵심 구성원인 선수들이 오랫동안 요청한 사항이라면 좀 더 귀 기울여 듣고 문제를 해결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했어야 했습니다. 안덕수 씨가 자격증이 없으므로 공식 채용은 할수 없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선수들의 몸을 케어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해당 선수들이 어떠한 케어를 받고 있는지 더 정확히 모니터링해야 했습니다.또 선수들이 현재의 협회 의무 트레이너들에게 불만을 갖고 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심도있는 고민을 하고 대책을 세워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습니다.12. 선수들에 대해서도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앞서 말한대로 현지에서 발생한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엄청난 각오와 의지로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이런 헌신과 노력은 아무리 칭찬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합법적인 채용 절차를 인정하지 않고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태도는 온당치 못했습니다. 또 극히 일부이긴 해도 의무 스태프와 협회 직원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도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었습니다.월드컵에서 성과를 거두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감정이 격앙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를 존중하고 대표선수의 품위를 지키는 자세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중요합니다.13. 이제 중요한 것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올바른 방향을 잡는데 달려 있습니다. 선수가 최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선수들이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몸 상태를 더욱 철저히 관리하는 추세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더욱 늘어나리라 예상됩니다.대한축구협회는 협회 공식 의무 스태프와 개인 의무 트레이너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개인 트레이너의 동행이 불가피하다면 어떻게 협력 관계를 조성할지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 나가고자 합니다. 의무 트레이너의 능력 향상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연구하겠습니다.우리보다 이런 상황을 일찍 경험했을 다른 축구 선진국의 사례도 현재 조사 중에 있습니다. 협회 의무분과위원들의 전문적인 조언도 듣고, 선수들의 의견도 청취할 것입니다. 새로 부임할 대표팀 감독의 생각도 중요한만큼 상의해서 최종적인 방침을 결정하겠습니다.늦어도 3월초까지는 협회 차원에서 관련 규정을 정하고, 대표팀이 새로 소집되는 3월말에는 확정된 방침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14. 대표팀 내부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을 협회가 굳이 들추어내서 어떤 도움이 되겠느냐는 비판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덮어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서로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면서, 향후에는 재발하지 않도록 머리를 맞대어 개선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희 협회는 판단했습니다. 이번 일로 인하여 축구인, 축구팬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대표팀 운영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다시 한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대표팀 구성원들이 더 화합하고,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한층 단단하고 강력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되도록 대한축구협회는 노력하겠습니다.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01.1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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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백년 전쟁 치렀던 잉글랜드와 프랑스, 카타르서 축구 전쟁

잠시 휴전에 들어갔던 '축구 전쟁'이 다시 발발한다. 10일(한국시간) 자정부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8강전이 시작한다. 8강 대진은 크로아티아-브라질, 네덜란드-아르헨티나, 모로코-포르투갈, 잉글랜드-프랑스다. 유럽 5개 팀, 남미 2개 팀, 아프리카 1개 팀이 8강에 남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인 한국, 일본, 호주는 16강에서 탈락했다. 잉글랜드와 프랑스가 11일 오전 4시 카타르 알호르에 위치한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16강전에서 세네갈을 3-0으로 완파했다. 디디에 데샹 감독이 지휘하는 프랑스도 폴란드를 3-1로 꺾었다. 양 팀의 FIFA 랭킹은 프랑스가 4위, 잉글랜드가 5위로 막상막하다. 상대 전적에서는 잉글랜드가 17승 5무 9패로 앞선다. 프랑스의 최근 기세가 잉글랜드보다 무섭다. 2000년대 이후 프랑스가 4승 2무 1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양 팀의 가장 최근 맞대결은 2017년 6월이었다. 당시 프랑스가 3-2로 이겼다. 월드컵 정상에 오른 횟수도 프랑스가 잉글랜드보다 많다. 프랑스는 2018 러시아 대회, 1998 프랑스 대회에서 우승했다. 잉글랜드는 1966 잉글랜드 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이었다.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이다.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영토 분쟁으로 1337년부터 1453년까지 116년 동안 여러 차례 휴전과 전쟁을 되풀이한 역사가 있다. 백년 전쟁에서 패한 잉글랜드는 왕위 쟁탈권으로 인한 내란인 ‘장미 전쟁’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사연 많은 양 팀의 맞대결에 세계 축구계도 들썩인다. ESPN은 “가장 흥미로운 8강 맞대결”이라고 기대했다. 잉글랜드는 지난 대회 골든 부트(득점왕·6골) 수상자인 중앙 공격수 해리 케인(29·토트넘)을 앞세운다. 통산 A매치 52골을 기록한 케인은 웨인 루니의 잉글랜드 A매치 개인 최다 득점 기록(53골)에 한 골 차로 따라붙은 상황이다. 대기록 달성을 위해 골을 욕심낼 수밖에 없다. 영건 공격수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과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도르트문트)의 활약도 주목받는다. 프랑스는 간판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24·파리 생제르맹)를 믿는다. 음바페는 이번 대회에서 5골을 터뜨리고 있다. 개인 득점 1위. 직전 경기였던 폴란드와 16강전에서는 멀티 골을 폭발했다. ESPN은 “음바페는 토론이 필요 없는 현재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국적의 기자 줄리앙 로렌스도 “이번 대회는 음바페의 월드컵으로 기억돼야 한다”고 짚었다. ‘아프리카 강호’ 모로코는 11일 자정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격돌한다. 모로코는 ‘무적함대’ 스페인과 만난 16강전에서 3-0으로 완파하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핵심 선수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소피앙 암라바트(피오렌티나)와 측면 수비수 아치라프 하키미(파리 생제르맹)다. 포르투갈 핵심 공격수는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한국을 꺾고 8강에 진출한 브라질은 10일 자정 카타르 알 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크로아티아와 맞붙는다. 크로아티아는 지난 대회 준우승팀이다.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브라질은 부상에서 회복한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와 히샤를리송(토트넘) 등이 나선다. 크로아티아는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가 중심이다. 10일 오전 4시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맞대결도 큰 주목을 받는다. 네덜란드는 조별리그 A조에서 2승 1무를 기록한 후 16강에서 미국을 3-1로 완파했다. 무패 행진 중이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C조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역전패했으나, 이후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의 신장은 1m69㎝의 단신이다. 네덜란드 중앙 수비수인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은 1m93㎝의 거구다. 8강 진출팀의 중앙 수비수 가운데 잉글랜드 해리 매과이어(맨체스터 유나이티드·1m94㎝)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메시와 반 다이크의 신장 차이는 24㎝다. 메시가 반 다이크를 뚫을지 기대가 크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2.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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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 재도전' 이민성 대전 감독 "작년 실수 반복하지 않겠다"

K리그2(2부) 대전하나시티즌은 올 시즌 승점 74(21승 11무 8패)로 광주FC(승점 86·25승 11무 4패)에 이어 리그 2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부터 2부에서는 최대 3팀이 K리그1(1부) 승격 도전이 가능하다. 리그 1위는 자동 승격, 리그 2위는 1부 11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른다. 2부 3~5위 팀은 PO를 치른 후 최종 승자가 1부 10위에 승강 PO를 갖는다. 26일 승강 PO 1차전, 29일 2차전을 치르는 대전의 1부 상대 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FC서울, 수원 삼성, 김천 상무 중에서 22일 결정 난다. 이민성 대전 감독은 “경기는 팀으로 하는 것이다. 남은 기간 조직력을 잘 다듬을 계획이다.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대전 주장이자 수비수인 조유민도 “우리는 도전자다. 방심하지 않겠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대전은 지난 시즌 승강 PO에서 1부 강원FC의 벽을 넘지 못했다. 1차전 홈 경기에서 1-0으로 이겼지만, 2차전 원정 경기에서 1-4로 완패했다.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5분 동안 3골을 내주며 결국 무릎을 꿇었다. 눈물을 삼킨 대전은 국가대표 미드필더 주세종, 수비수 조유민을 영입하는 등 화끈한 투자로 승격 재도전에 나선다. 이민성 감독은 “(작년 승강 PO 문제점은) 나도 선수들도 경험이 부족했다. 이제 두 번째 도전이다. 올해 역시 도전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그것을 감내하기 위해서는 나도 선수들도 용기가 필요하다.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이면 작년과 같은 실수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FC에서 대전으로 이적한 조유민은 “분위기,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부 팀이라 해서 겁을 먹을 필요도 없다. 여유있게 자신감 있게 경기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세종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우리의 것을 하느냐다. 선수들이 긴장을 하지 않고 부담없이 본인의 플레이를 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성 감독도 “(상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어느 팀이 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건 아직 이르다. 어느 팀이 오더라도 우리의 축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팀에도 1부에서 뛰던 선수, 국가대표 선수 등 (상대 팀에 비해) 뒤지지 않는 선수들이 많다. 상대 팀보다 한 발 더 뛴다는 자세로 간절함과 처절함을 갖고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단기전에선 소위 ‘미친 선수’가 필요하다. 이민성 감독은 “지금 모두 예열이 되어있다. 누가 경기장에 나가도 본인의 몫을 할 것이다. 작년보다 경험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흔들리는 모습도 적을 것이다. 확실한 것은 간절함을 갖고 뛰는 팀이 분명 이길 것이다. 경기장에 들어가는 모든 선수들이 터져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조유민은 “승강전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선수들과 미팅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올해는 꼭 승격을 이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세종도 “여름에 한국으로 돌아오며 대전하나시티즌을 선택한 이유도 모든 분과 같이 승격하는 게 목표였기 때문이다. 남은 기간 준비 잘해서 꼭 1부 리그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0.20 21:30
무비위크

타이카 와이티티 제작 참여 '나이트 레이더스' 3월 3일 개봉

머지않은 미래에서 날아온 무시무시한 경고다. 할리우드 스타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의 제작 참여로 주목도를 높인 영화 '나이트 레이더스(다니스 고렛 감독)'가 내달 3일 개봉을 확정하고, 미스터리를 증폭시키는 ‘런칭 영상 파트1: 부족의 예언’을 공개했다. '나이트 레이더스'는 서기 2043년, 독재국가의 인간병기로 길러진 딸을 되찾기 위한 엄마의 사투를 그려낸 디스토피아 스릴러 영화.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 초청, 46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스 부문 초청 및 Energing Talent Award 수상을 비롯해 세계 유수 영화제의 스포트라이트를 일찌감치 받았다. 또한 희망 없는 세상 속에서 펼쳐지는 단 한 번의 구원을 그려낸 '나이트 레이더스'는 단편 영화 '맨발'과 함께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주목한 차세대 여성 감독 다니스 고렛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과거에 저지른 과오를 미래에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현재의 문제를 직시하고 맞서 싸워야 한다는 다니스 고렛의 믿음이 관통한 '나이트 레이더스'는 '다니스 고렛 감독의 섬뜩하고 도발적인 데뷔'(The Globe and Mail), '우리의 삶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영화'(National Post) 등 여러 해외 매체들의 눈부신 호평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조조 래빗' '토르: 라그나로크'를 연출한 타이카 와이티티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 작품의 뛰어난 창의성을 짐작하게 만든다. 이와 관련 이번에 공개한 ‘런칭 영상 파트1’은 미지의 수호자가 거대한 모기떼의 위협에 직면한 부족을 구해줄 거라는 원로의 예언을 담아냈다. ‘거대한 모기떼’, ‘수호자’ 등 부족 원로의 예언에 담긴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은 '정교한 메타포로 탄생한 뉴 디스토피아'(New York Times)라는 극찬처럼 세밀한 알레고리와 함께 다채로운 해석을 가능케 하는 디스토피아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고조시킨다. 또 영상 전반에 깔린 부족의 음악은 미스터리를 증폭시키며 디스토피아 스릴러 장르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톤 앤 매너를 향한 기대치를 극대화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2.02.0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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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펜트하우스2' OST '되풀이' 공개 "작사 참여"

임창정이 '펜트하우스2'에 목소리로 힘을 보탰다. 9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임창정이 참여한 SBS 금토드라마 ‘펜트하우스2’ OST Part.1 ‘되풀이’가 공개됐다. ‘되풀이’는 임창정의 섬세하면서 폭발적인 가창력이 돋보이는 발라드 곡으로, 임창정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웅장한 사운드의 오케스트라 연주가 더해져 곡의 완성도를 더했다. 특히 임창정은 직접 작사에 참여해 잘못된 운명 속 사랑하는 이에 대한 미안함과 간절함을 녹였고, 웬디의 ‘Goodbye’와 M.C the MAX의 ‘넘쳐흘러’, 에일리의 ‘Blue Bird’ 등을 작업한 한경수 작곡가와 이도형(Lo-Hi), 빅가이로 빈(bigguyrobin)이 힘을 합쳐 웰메이드 작품을 탄생시켰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3.09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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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딩 에그, '그놈이 그놈이다' OST 참여···오늘(4일) 음원 공개

가수 스탠딩 에그가 KBS2 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 OST 가창에 참여했다. '감성 싱어송라이터' 스탠딩 에그가 참여한 '그놈이 그놈이다' 네 번째 OST '더는 서툴지 않게'가 오늘(4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더는 서툴지 않게'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지우(윤현민 분)의 굳은 결심이 드러나는 곡으로, 극 중 인물의 속마음을 그대로 대변하는 듯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여기에 스탠딩 에그 특유의 짙은 호소력과 뛰어난 전달력이 더해져 극의 몰입도를 한층 더 배가시킨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더해지는 스트링 사운드와 폭발적인 감정선이 극적인 분위기를 선사하며 리스너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이는 '동백꽃 필 무렵', '부부의 세계', '태양의 후예' OST 등 극에 완벽히 녹아드는 사운드 트랙을 선보였던 음악감독 개미가 작업한 곡이다. 또 이전에 다수의 드라마에서 좋은 호흡을 선보였던 대세 작곡가 한밤(midnight)과 작사가 yoda가 함께 의기투합해 웰메이드 OST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Little Star', '여름밤에 우린', '오래된 노래' 등의 곡을 발표한 스탠딩 에그는 독보적인 감성과 가창력으로 대중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개인 음원뿐 아니라 '역도 요정 김복주', '힘센 여자 도봉순', '죽어도 좋아' 등 다수의 드라마 OST에 참여하며 스탠딩 에그표 명품 감성을 꾸준히 뽐냈다. '그놈이 그놈이다'는 베일에 싸였던 전생이 조금씩 드러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최근 방송분에서 현주(황정음 분)는 지우(윤현민 분) 덕에 전생의 기억을 차츰 찾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전생에서 못다 한 약속들을 하나씩 지켜나가는 지우의 모습이 그려지며 흥미로운 전개가 계속되고 있다. 한편, KBS2 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는 매주 월, 화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홍신익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 2020.08.04 11:10
스포츠일반

사이클 황제 암스트롱, 약물복용 파문?

“고통은 순간이지만 포기의 여파는 평생이다.” “1%의 희망만 있다면 달릴 수 있다.”‘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은 말도 참 잘한다. 화술이 워낙 좋아 ESPY 시상식,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의 호스트로 초대받을 정도였다. 기자가 가장 재미있게 본 ESPY 시상식도 암스트롱이 호스트로 나섰을 때다. 의외로 독설가였다. 그가 남긴 명언은 수없이 많다. 본 칼럼의 첫 두 문장은 기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그의 명언이다. 암을 극복한 사나이라 더욱 와닿았다. 암스트롱이 지난 1월 현역 은퇴를 선언했지만 그는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물론 그로서 전혀 달가운 ‘화제’가 아니다. 과연 그가 현역 시절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느냐, 안했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뜨겁게 진행 중이다. 사람들은 왜 암스트롱이란 인물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그것은 그가 고환암을 극복한 뒤 투르드프랑스에서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기 때문일 것이다. 투르드프랑스는 해발 3000m가 넘는 알프스 피레네 산악구간을 포함해 3500㎞를 3주 동안 달리는 지옥의 레이스다. 암을 이기고 사이클링까지 정복한 암스트롱. 인간승리의 표상으로 충분했다. 그런 믿음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 얼마 전 CBS 시사프로 ‘60미니츠’에서 그의 전 팀 동료 타일러 해밀턴은 “암스트롱은 스테로이드로 만들어진 선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암스트롱이 고환암을 극복하고 난 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강해지고 빨라졌다고 말했다. 이외 플로이드 랜디스, 스티븐 소트, 프랭키 앤드루, 조지 힌카피 등 그의 전 팀동료들이 줄줄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가운데 랜디스는 스테로이드 양성반응으로 투르드프랑스 우승이 박탈됐다. 해밀턴은 과거 암스트롱과 함께 소형비행기를 타고 스페인으로 가는 도중 미리 뽑아놨던 자신들의 혈액을 재투입하는 이른바 혈액도핑을 해서 지구력을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또 경기가 끝난 뒤 서로의 입에 남성호르몬약을 넣어주고 의사가 약들을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알려주는 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주장했다. 테스토스테론, EPO, 혈액 도핑 등이 암스트롱이 사용했던 금지약물이라면서. 힌카피는 암스트롱이 투르드프랑스를 7연패할 때 늘 함께 페달을 밟은 절친한 동료였는데 LA에서 열렸던 암스트롱 약물과 관련한 법원 청문회에서 배심원들에게 ”나와 암스트롱은 경기력향상촉진제를 복용했다”고 진술했다. 랜디스가 자신은 물론 과거 미국우체국팀(US Postal team)의 약물복용은 다반사였다고 털어놓았을 때 힌카피 역시 “17년이나 그런 짓을 했어도 아무도 그게 나쁘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게 나를 괴롭히고 있다”고 실토했다.암스트롱은 이들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돈을 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깎아내리려 한다며 이들을 거짓말쟁이로 매도했다. 정부의 집중 조사를 받고 있는 이들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바로 철창행이다. 암스트롱이 스테로이드 사용자라고 주장해 금전적인 이득을 본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해멀턴은 당초 암스트롱 스테로이드 복용여부에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하지만 연방대배심 앞에 증인으로 출두할 것을 명령받아 어쩔 수 없이 진술을 했다. 암스트롱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지금까지 20년 이상 사이클을 타며 한 번도 스테로이드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고 양성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육상스타 매리언 존스는 한 번도 적발되지 않았지만 기소된 뒤 연방대배심 앞에서 “스테로이드 감지가 안되는 '크림'이라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암스트롱은 스테로이드 사용 뿐 아니라 금지약물 불법거래와 사기 혐의로 곧 기소될 전망이다. 스테로이드가 가장 만연화된 종목이 바로 사이클링이다. 그런데 암스트롱은 깨끗했다? 그것도 투르드프랑스에서 스테로이드로 강화된 경쟁자들을 모두 제치고 7년 연속 우승했다? 도저히 믿기 힘들다. 로스앤젤레스=원용석 중앙일보USA 기자 [won@joongang.co.kr] 2011.06.0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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