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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이재용·전영현 등 경영진 총출동, '중국 2인자' 삼성만 만난 이유는

중국의 ‘2인자’와의 만남에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핵심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이재용 회장은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리창 중국 총리와 면담했다. 리 총리가 이번 방한에서 별도 면담한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리 총리가 삼성전자와만 면담한 이유는 미중 반도체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를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공장을, 쑤저우에서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운영 중에 있다. 이로 인해 이번 면담진에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반도체 수장으로 선택된 전영현 DS부문장도 포함됐다.삼성 경영진은 전영현 부회장을 비롯해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MX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양걸 삼성전자 삼성차이나 사장, 김원경 삼성전자 글로벌공공업무실장 사장 등이 참석했다.리 총리는 2005년 시진핑 당시 저장성 서기 방한 때 비서장 직책으로 삼성전자 수원·기흥 사업장을 방문했고, 이번에 19년 만에 이 회장과 한국에서 만났다.이 회장은 리 총리에게 "코로나19 시절 삼성과 삼성의 협력사들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도와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중국 정부는 코로나19 기간 삼성전자 중국 출장 직원을 위한 전세기 운항 허가, 시안 봉쇄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생산 중단 방지, 상하이 봉쇄 기간 삼성SDI 배터리 핵심 협력사 조기 가동 지원 등 삼성의 사업 차질 최소화를 지원한 바 있다. 리 총리도 이 회장에게 투자와 협력 확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 회장에게 "삼성의 대중국 협력은 중한(한중) 양국 호혜·협력 발전의 생동감 있는 축소판"이라며 "양국 기업이 첨단 제조·디지털 경제·인공지능(AI)·녹색 발전·생물 의약 등 새로운 영역에서 협력 잠재력을 발굴해 중한 경제·무역 협력의 질을 높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삼성 등 한국 기업이 계속해서 대중국 투자·협력을 확대해 중국의 새로운 발전이 가져다준 더 많은 새 기회를 함께 누리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3000여개 외자 기업이 참여하는 수입제품 전시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가 2018년 11월 처음 열린 이후 매년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격려하기도 했다.이 회장은 오래전부터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국무원 총리, 정치국 사무위원 등 중국 핵심 인사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회장은 2020년 코로나19로 해외 출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도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당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중국을 방문한 기업인은 이 회장이 처음이었다.삼성은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하는 중국 외자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평가 순위에서 삼성은 2013년부터 11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또 삼성은 과학기술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해 중국 중·고·대학생 대상 과학경진대회, 12∼16세 여학생 대상 '삼성 STEM 걸스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27 08:55
산업

미중 갈등 속 주목받는 삼성·SK의 ‘슈퍼을'과 반도체 동맹

반도체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슈퍼을’ ASML과 구축한 연합전선이 관심을 끈다.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과 반도체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가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한 다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반도체 공급망'을 확대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네덜란드 벨트호벤의 ASML 본사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간담회’에서 ASML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1조원을 들여 국내에 첨단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 시설을 짓기로 했다. 네덜란드 기업인 ASML은 반도체 업계에서 ‘슈퍼을’로 불린다. 초미세 공정 반도체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ASML로부터 EUV 장비 확보가 차세대 반도체 기술 경쟁의 승부처로 꼽히고 있다.이런 측면에서 ASML과 삼성전자의 공동 투자로 세워지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R&D 센터’의 국내 건립은 의미가 크다. 이날 두 기업은 차세대 EUV 기반 초미세 공정을 개발하는 R&D 센터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슈퍼을’ ASML이 반도체 제조 기업과 공동으로 해외에 반도체 제조 공정 개발을 위한 R&D 센터를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조원을 공동 투자한다고 합의를 했으니 5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한 셈이다. 앞서 ASML은 2025년까지 총 2400억원을 투자해 경기 화성에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인 ‘뉴 캠퍼스’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뉴 캠퍼스에는 EUV 노광장비 관련 부품 등의 재제조센터와 첨단기술을 전수할 트레이닝 센터, 체험관 등이 들어선다. ASML은 중장기적으로 한국에 제조 시설까지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이번 동맹을 계기로 더욱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ASML이 국내에 제조 시설까지 구축한다면 EUV 노광장비 확보가 수월해지고 공급 시간도 단축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은 29%로 대만(38%)에 이어 ASML 장비구입의 최대 고객이기도 하다. 피터 베닝크 ASML 회장은 "한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올해 초 '뉴 캠퍼스' 건설을 시작하는 등 한국과의 반도체 연대가 크게 강화되고 있다"며 "최근 기술 난도 상승으로 개발 비용이 급등한 만큼 정치·경제·인력을 아우르는 국가 간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기업인들은 간담회에서 반도체 산업의 미래와 한국과의 협력을 주제로 전략적인 대화를 이어나가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세계 무역의 토대를 만들고 증권시장을 처음으로 개장한 네덜란드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혁신의 상징인 ASML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ASML은 SK하이닉스와 'EUV용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 개발 MOU'를 체결했다. 생산 과정에서 전력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수소 자원 친환경 공정을 함께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EUV 노광장비 내부의 수소를 태우지 않고 재활용하면 전력 사용량을 20% 줄여 연간 165억원의 비용이 감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내년부터 SK하이닉스도 ASML과 반도체 연구기관 아이맥(IMEC) 공동의 차세대 EUV 개발사업에 함께 참여해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한 고성능 반도체 개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이날 한국과 네덜란드의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신설과 관련한 MOU 체결도 눈길을 모았다.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해 인력 양성 단계부터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양국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약 500명의 반도체 인력을 공동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교육 과정은 한국 측에서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과 한국반도체운영협회가, 네덜란드 측에서는 에인트호번공대와 ASML 등이 맡아 운영한다. 먼저 내년 2월 한국 교육생 25명, 네덜란드 교육생 25명 등 50명을 선발해 네덜란드 현지에서 1차 아카데미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본부장은 “한국과 네덜란드 간 연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강화와 기술 혁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14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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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에 화웨이 논란까지 'SK하이닉스 주가 적신호'

미중 갈등에 화웨이 논란까지 겹친 SK하이닉스가 타격을 입고 있다. 8일 오후 1시 현재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4% 이상 내린 11만3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에는 11만29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전날 화웨이 스마트폰 신제품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사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미국 정부의 제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에도 장중 12만900원까지 올랐다가 전 거래일보다 0.25% 오른 11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친 바 있다.아울러 중국이 공무원들에게 애플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줬다.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중 경쟁이 격화하며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한 가운데 화웨이 뉴스로 미국 상무부가 SK하이닉스를 제재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블룸버그 통신은 전날 화웨이 스마트폰 부품에 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용 D램인 LPDDR5와 낸드플래시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이에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도입된 이후 화웨이와 더는 거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2020년 5월 미국 정부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를 화웨이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업을 자국 내에서 해외로 확대한 뒤 화웨이와 그 계열사를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상무부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려 수출 규제를 가하고 있다.송명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스마트폰 관련해 미국이 SK하이닉스 반도체 판매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검사할 수 있다"며 "이에 판매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또 "전체 아이폰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라며 "중국 공무원 가족 등 주변 인물도 아이폰을 쓰지 못하게 되는 등 영향이 있어 아이폰을 대상으로 D램과 낸드를 파는 반도체 업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0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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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분기 -28.2%, '영토 갈등' 대만보다 중국 수출 감소 커 충격

미중 갈등 속에서 올해 1분기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연합뉴스가 중국 해관총서(한국 관세청 격) 무역 통계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한국의 대중 수출(중국의 대한국 수입)은 382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2% 감소했다.중국의 올해 1분기 전체 수입이 작년 1분기에 비해 7.1% 줄어든 가운데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 폭은 중국 해관이 '주요 국가·지역'으로 분류하는 23곳 가운데 가장 컸다. 한국을 제외하면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큰 대만의 대중 수출 감소율이 28.0%로 한국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같은 기간 일본의 대중 수출 감소율은 19.5%였고, 반도체 등 각종 수출통제에도 미국은 1.7%로 감소 폭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작년 1분기 대만에 이어 대중 수출 규모 2위였던 한국은 올해 1분기 대만은 물론 미국, 일본, 호주에도 밀려 5위를 기록했다.국가별 1분기 대중 수출은 미국(463억5000만 달러), 대만(444억3000만 달러), 호주(391억2000만 달러), 일본(386억 달러), 한국(382억 달러) 등의 순이었다.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분기 8.1%에서 올해 1분기 6.2%로 내려갔다.한국의 대중 수출이 이처럼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반도체 수출 부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한국의 전체 반도체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40% 감소했다. 반도체 수요와 가격의 동반 하락 여파가 컸다. 대중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작년 4분기 -31.7%에서 올해 1분기 들어 -44.5%로 더 나빠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 수입 의존도가 낮은 음식·숙박 등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반면 휴대폰,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는 감소하면서 관련 최종재 및 중간재 수입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3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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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LG·현대차, 중국 대신 미국에 ‘울며 겨자먹기’ 행보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있다. 윤 정부의 ‘친미 성향’으로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 대신 미국을 선택하는 ‘울며 겨자 먹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6일 정부에 따르면 이달 말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맞춰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꾸려질 전망이다.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외교 일정이고 경제안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기 때문에 5대 그룹 총수들이 대거 미국으로 건너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도 “모든 외교의 중심은 경제”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런 정부의 기조에 따라 지난 달 일본에 방문했던 5대 그룹 총수는 이번에는 ‘미국 경제사절단’으로 윤 대통령과 동행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경제사절단은 오는 24~28일 일정으로 파견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번 방미에서 미국 경제인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한미 첨단산업 비즈니스포럼, 첨단산업·에너지 분야 MOU 체결식 등이 준비되고 있다. 그렇지만 기업인 입장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미국과 중국 중 한 곳만 택해야 하기에 위험부담이 없지 않다. 특히 중국에 대규모 공장을 보유하고 삼성과 SK, LG, 현대차 입장에서는 북미 시장에만 집중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이재용 회장은 지난 3월 3년 만에 중국 출장을 다녀왔지만 글로벌 반도체 핵심기지 중 하나인 시안 공장을 찾아가지 않았다. 해외의 유일한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라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0년 5월 이곳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기지다. 삼성전자가 이곳에 투자한 금액만 300억 달러(약 40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의 반도체법’에 따라 시안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해외 매체들은 미국의 제한으로 삼성전자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규모의 경제가 통용된다. 삼성전자와 TSMC 등 반도체 기업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 제한은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은 기업들은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하지 못하게 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을 공표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미국과 중국 모두 기업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큰 시장이라 종전까지는 양국에서 사업 확대를 모색하며 균형적인 발전이 지속됐다”며 “이번 정부 들어서는 미국 쪽으로 급격히 몰리면서 그 균형이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행보가 2~3년 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우려된다”고 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도 중국 우시 공장에서 D램, 다롄 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면서 첨단 장비 업그레이드를 막아서고 있어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우시 공장에서는 전 세계 D램 생산량의 12%를, 다롄 공장에서는 전 세계 낸드플래시 생산량 6%를 담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반도체의 경우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는 수요를 채울 수가 없다”며 “삼성과 SK 같은 반도체 기업에 중국 시장에서의 반도체 생산량은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LG와 현대차 역시도 중국에 대규모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LG에너지솔루션은 난징 공장에서 생산하는 비중이 꽤 높은 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북미 시장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지만 미국의 ‘배신’에 허를 찔리기도 했다. 당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미국 시장에 올인 전략을 세운 K배터리에 대한 수혜가 예상됐다. 하지만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이 포드와 손을 잡고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북미 시장 진출의 길이 열려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현대차도 중국 법인 베이징현대를 통해 공격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겨냥하고 있지만 미중 갈등 심화로 곤란한 상황이 됐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07 06:58
경제

중국 비리 까발리는 '핵폭탄 입' 궈원구이 美 망명 성사될까

중국 당국의 크나큰 골칫거리 궈원구이(郭文貴·50) 정취안(政泉) 홀딩스 회장의 미국 망명은 과연 받아들여질까. 지난 7일(현지시간) 궈 회장의 유튜브 홈페이지에 새로운 동영상이 올라왔다. 2015년 미국으로 도피한 궈는 유튜브 및 각종 미국 매체 인터뷰를 통해 중국 지도부 주요 인사의 비리를 폭로해왔다. 이번 영상의 초점은 자신이 미국 망명을 신청했다는 내용이었다. “조국이 나를 해치려고 한다. 망명이 받아들여진다면 중국 당국도 더는 나를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확인 결과 궈는 지난 6일 버몬트주에서 미국 이민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는 서류를 제출했다. 신청서에 적힌 미국식 이름은 '마일스 궉'이었다. 궈의 망명 신청은 비자 만료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의 미국 관광 비자(B1/B2)는 몇 주내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망명 신청은 원칙적으로 미국 도착 후 1년 이내 이뤄져야 하지만 예외도 인정된다. 일단 망명을 신청하면 지문 등록과 배경 확인, 이민국 관료와 인터뷰 등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이 몇 년씩 걸리기도 하는데 기간 동안은 미국 내 체류가 허용된다. 심사 후 거절당한다면 재신청을 할 수도 있다. 궈의 현지 체류 문제를 돕고 있는 변호사 토마스 랙랜드는 “현재 상황으론 2∼3년 내 미국 당국의 첫 결정이 날 것이고 모든 망명절차가 끝나는 데 10여 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궈가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는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몇 개월 간 궈는 중국 지도부의 치부를 연달아 폭로해왔다. “나는 안전부와 공안부의 부탁으로 부패 관료의 해외 재산을 뒷조사하는 임무를 해 왔다. (시 주석의 지시를 받은) 푸정화(傅政華) 공안부 부부장이 왕치산 서기와 국영기업 하이난(海南)항공의 관계를 살펴보라고 부탁도 했다.” "왕치산(王岐山) 서기가 처제 명의로 미국에 거액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 이 부동산은 실리콘밸리 근처에 있는데 약 534만달러(약 60억원)정도다." (※미국 화교대상 매체에 따르면 실제로 왕치산 처제인 야오밍돤(姚明端)의 명의로 된 호화주택이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확인됐다. 궈의 폭로 이후 화교들이 주소가 적힌 쪽지를 들고 이 주택 앞에 몰려와 기념사진을 찍는 등 명소가 됐다.) “여배우 판빙빙(范冰冰)이 (왕치산 등) 중국 고위급 인사들에게 성상납을 했고 이를 촬영한 영상도 있다.” (※이에 판빙빙 소속사는 사실무근이라며 미국 LA의 법률사무소에 궈원구이에 대한 명예훼손소송을 위임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중국 정보망을 통해 2만5000여명의 간첩(spy)과 1만5000명 이상의 요원(agent)이 미국에서 활동 중이다.”(※중국 인민망은 이와 관련 "2015년 CNN이 미국 내 중국 정부의 비밀 요원이 두 자릿수 정도 된다고 보도했는데 미 정부가 과장한 것이 이 정도"라면서 국제 관례상 각 국간 정보 요원의 활동에 대해선 공개도 하지 않는데 궈원구이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하이난 항공그룹(HNA·하이항그룹)의 지분을 29% 보유한 대주주 관쥔(貫君)은 사실 왕치산의 사생아다. 당 고위간부의 아들인 류청지에(劉呈杰)도 하이난 지분을 22%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하이난항공의 전용기를 마음대로 이용하면서 사치 행각을 벌여왔다.”(※하이항그룹은 최근 공격적인 해외 인수합병(M&A)에 나서며 무서운 성장세를 구가해 그 성장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기업이다. 해외 언론은 하이항그룹의 대주주인 관쥔이 정체 불명의 인물이라면서 하이항그룹의 지배구조가 매우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하이항그룹은 관쥔이 자신의 지분 29.5%를 비영리 자선재단인 하이난 츠항(慈航)공익기금회에 아무런 대가 없이 양도했다고 밝혀 더욱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하나하나 중국 당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주장들이지만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측근 실세인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관련 내용은 거센 파장을 불렀다. 왕 서기는 지난 한달 가까이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춰 궈의 폭로에 따른 실각설이 한때 돌기도 했다. 그러나 왕은 이달 들어 이틀 연속 주요 행사에 참석하는 모습이 중국중앙방송(CC-TV)에 나오면서 건재함을 확인시켰다. 부동산 재벌 궈가 지도부의 깊숙한 부패·비리를 폭로할 수 있던 것은 그가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의 마젠(馬建) 전 부부장과 가까운 관계였기 때문이다. 궈는 또 정·재계 고위급 인사를 불러놓고 파티하는 것을 즐겼다. 이 사교클럽의 이름은 ‘판구회’. 베이징의 랜드마크이자 궈를 일약 유명인사로 만든 판구다관(盤古大觀)에서 따온 이름이다. 궈가 올림픽 경기장 인근 부지를 싼 값에 사들여 세운 판구다관은 중국에서 가장 비싼 복합 부동산이다. 중국 유일의 7성급 호텔과 아파트 3개 동, 오피스빌딩 등 5개 동으로 이뤄져 있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꿈틀거리는 용의 형상을 닮았다. 판구회는 판구다관 아파트 건물 꼭대기층 지상 85m 높이에 위치한 공중 사합원(四合院·베이징 전통 주택양식) 12채에서 이뤄졌다. 인공 중앙정원과 개폐가 가능한 투명 유리의 지붕, 유럽 초호화 명품 가구들로 꾸며진 사합원은 1채당 면적이 700㎡(약 212평)로 하루 임대료가 100만 위안(약 1억7500만원)이다. 궈는 정·재계 인사와의 교류를 바탕으로 부의 축재에 성공했지만 동시에 갖은 비리에 얽혔다. 2013년 12월 해외로 도피한 뒤 홍콩을 거쳐 2015년 미국에서 체류해왔다. 궈는 2014년 4월부터 중국 사정당국의 수배를 받아왔고 지난 4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적색수배 명단에 올랐다. 뇌물공여, 납치, 사기, 돈세탁, 성폭행 등 범죄혐의만 19개가 적시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궈원구이의 망명을 수용한다면 미·중 간 외교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북핵 문제로 중국의 협조를 구하는 상황인지라 문제가 복잡하게 꼬이게 된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궈를 중국의 반체제 인사로 지정해 중국과 막후 거래를 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사실 현 시점에서 궈 문제에 속을 태우는 쪽은 중국이다. 다음달 18일 개막하는 제19기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반부패 운동이 권력투쟁으로 비쳐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궈원구이가 왕치산의 비리 의혹을 폭로한 미국의 소리(VOA) 보도 내용 등은 모두 중국 인터넷에서 삭제됐다. 반면 수감 중인 마젠 전 부부장의 입으로 궈의 범죄사실을 밝힌 20여 분짜리 동영상을 배포했다. 친정부 매체들은 궈의 비리를 보도하면서 각종 성범죄 의혹도 덧붙임으로써 궈 주장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려고 안간힘을 쓴다. 중국은 미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지 않았다. 때문에 궈와 관련해 미국에 수사 협조를 구할 때도 ‘궈는 파렴치범이지 정치범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2000년 형사사법 협력협정을 체결했는데 정치범에 대해선 다른 한쪽이 증거수집 등 협력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단서조항이 포함돼 있다. 중국 당국은 궈가 미국과 영국에서 여비서를 여러 차례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내세워 미국 당국에 협조를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7.09.0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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