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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하극상 논란 다시 들춘 클린스만…왜 또 상처를 건드리나 [IS 시선]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한마디에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한 TV 토크쇼에 등장해 지난 아시안컵 기간 발생했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손흥민(토트넘)의 충돌을 재차 언급한 것이다. 선수들 간 화해와 이강인의 사과로 가까스로 매듭지어진 일을, 굳이 다시 들춰냈다. 아시안컵 실패의 원인으로 ‘선수 탓’을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당시 선수들의 논란을 핑계 삼아 자신을 보호하기 바빴다.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세르부스TV 스포츠 토크쇼에 안드레아스 헤어초크(오스트리아) 전 수석코치와 함께 출연했다. 미국·한국 대표팀 감독 시절 이야기와 바이에른 뮌헨 감독 부임설 등에 대한 주제로 대화가 오갔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에서 경질된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난 아시안컵 도중 벌어진 이강인과 손흥민의 다툼을 언급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 자리에서 “파리에서 뛰는 젊은 이강인이 토트넘 홋스퍼 주장이자 나이가 더 많은 손흥민에게 무례한 말을 했고, 결국 싸움까지 벌였다. 젊은 선수가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골시켰다”며 “다른 선수들이 끼어들어 말리고 나서야 싸움이 일단락됐다. 모두가 충격을 받아 정신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 순간부터 ‘함께’가 아니라고 느꼈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손흥민과 이강인을 언급하며 이른바 하극상 논란을 직접 설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지난 2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 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충돌했다. 영국 더 선의 보도로 처음 알려진 논란은 대한축구협회(KFA)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인정하는 바람에 급속도로 논란이 커졌다. 특히 대표팀 주장을 향한 이강인의 행동은 국민적인 비판으로도 이어졌다.다행히 선수들의 노력으로 매듭을 지었다. 이강인은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했고, 대표팀 소집 직후 미디어를 통해 팬들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도 이강인을 용서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태국전에서 합작골을 넣은 뒤 환하게 웃으며 포옹한 둘의 모습은 논란에 완전히 마침표를 찍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한국을 떠난 클린스만 감독이, 굳이 ‘옛 제자’들의 불미스러운 일을 들춘 셈이다.더구나 클린스만 감독은 이미 둘의 갈등을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한 핑계로 삼은 바 있다. 황보관 KFA 기술본부장은 지난 아시안컵 직후 전력강화위원회 브리핑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단 내에 불화가 있었고, 경기력에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고 전한 바 있다. 사실상 아시안컵 실패의 원인 중 하나로 ‘선수 탓’을 한 건데, 나아가 한국을 떠난 뒤 한국 대표팀 감독직의 경질된 배경을 돌아보는 자리에서조차 둘의 논란을 또 언급했다. 팬들의 눈살은 찌푸려질 수밖에 없다.가뜩이나 재임 기간 재택·외유 논란과 전술적인 무능 등 비판 여론이 거센 감독이었다. 선수들 간 충돌 역시도 사령탑으로서 선수단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 역시 크다. 그런데도 정작 선수들의 갈등을 자신을 위한 도구로만 쓰는 모양새다. 그런 감독이 도대체 왜, 어떤 절차를 거쳐 한때 대한민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수 있었는지, 팬들의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스포츠2팀 기자 2024.04.25 06:03
스포츠일반

놀라서 세리머니도 못했던 김우민 "올림픽 위해, 사린 걸로 하겠습니다" [IS 인천]

“못 믿는 것 반, 기쁜 것도 반이라 놀랐던 것 같습니다.”김우민(23·강원도청)에게 세계선수권대회 첫 금메달 순간은 이런 기억으로 남았다. 지난 1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 그는 3분42초7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고도, 환한 세리머니 대신 스스로도 놀란 표정이었다.2위 일라이자 위닝턴(호주)와는 0.15초 차, 3위 루카스 마르텐스(독일)과도 0.25초 차에 불과할 정도로 워낙 치열했던 승부. 가슴을 졸이던 김우민은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장내 아나운서 덕분에 자신이 금메달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2011년 박태환 이후 끊겼던 세계선수권 금메달이 무려 13년 만에 한국 수영에 찾아온 순간이기도 했다.대회를 마치고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그는 일주일 전 행복했던 순간을 다시 떠올렸다. 김우민은 “1등으로 가고 있는 건 알았지만, 다른 선수들이 뒷심이 좋은 데다 마지막 50m에 올라오는 걸 봤다. 도착을 한 뒤에도 터치 싸움인 걸 보고 전광판에 기록이 나오지 않아서 되게 당황스러웠다”고 돌아봤다. 이어 “장내 아나운서가 제 이름을 부르길래 ‘아, 1등 했구나’ 하면서도 약간 못 믿는 것 반, 기쁜 것도 반해서 좀 놀랐던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한국 수영뿐만 아니라 김우민 자신에게도 값진 레이스였다. 박태환이 보유한 한국 기록(3분41초53)까진 경신하진 못했으나, 개인 기록을 1초21이나 앞당기며 자신의 한계를 한 계단 더 뛰어넘었다.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에서 3분43초92로 처음 43초대에 진입한 데 이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끝에 세계선수권 시상대 제일 위에 섰다. 더구나 300m 지점까지는 세계 기록 페이스였다. 김우민은 ‘세계신기록 페이스였던 게 계획된 레이스였는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연습한 대로 레이스가 나온 것 같다”며 오버페이스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300m까지 만들어졌기 때문에, 마지막 100m를 조금 더 보완하면 진짜 좋은 기록과 좋은 순위가 나올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했다.값진 금메달이지만 워낙 치열했던 데다 스스로도 놀란 순간이니 세리머니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대신 그는 생애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 순간 하지 못했던 세리머니를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그는 “살짝 억울하긴 한데, 올림픽을 위해 사린 걸로 하겠다”며 웃어 보였다. 오는 7월 파리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획득한 뒤, 그때 제대로 된 세리머니를 펼쳐 보이겠다는 자신감이다.김우민은 “파리 올림픽 때 자유형 400m 메달을 바라본다면, 지금 여기서 기록을 조금 더 당겨야 할 것 같다. 그래야만 호주의 샘 쇼트나 아메드 하프나우위(튀니지)와 터치싸움으로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좀 더 테이퍼하고, 부족한 훈련도 더 보완하면 충분히 안 될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한편 김우민은 이번 대회 자유형 400m 금메달뿐만 아니라 황선우, 양재훈(이상 강원도청) 이유연(고양시청) 이호준(제주시청)과 함께 남자 계영 800m 은메달도 합작해 이번 대회에서만 2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인천공항=김명석 기자 2024.02.20 06:31
국가대표

이강인·손흥민 갈등설…억측·확대재생산은 이제 멈출 때

손흥민(32·토트넘)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2023 카타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 전날 물리적 충돌까지 겸한 다툼을 벌였다는게 알려진 후 그날의 상황에 대한 억측, 선수들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난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제는 억측과 비난을 멈춰야 한다는 자성의 소리가 나온다.현재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쪽은 이강인이다. 이강인이 9년 선배이자 대표팀의 주장인 대선배 손흥민에게 대들었다는 정황만으로도 '하극상'의 괘씸죄가 커졌다.일부 팬들은 SNS상에 떠도는 영상을 통해 이강인의 행동을 추측하고 비난하고 있다. 유튜브에는 이강인의 인성을 공격하는 추측성 영상이 넘쳐나고, 이런 영상 대부분이 몇십 만이 넘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특히 요르단전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단 3차례밖에 패스하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로 그를 비난하는 걸 넘어 이강인의 가족에게도 불똥이 튀었다.이강인이 이번 사건으로 순식간에 이미지가 추락하자, 그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기업들이 임시적으로 이강인의 광고 사진을 내리는 게 화제가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손흥민은 큰 응원과 위로를 받고 있지만, 동시에 일부 팬들에게는 도 넘은 비난을 받고 있다. 주장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넘어서, '왜 이강인에게 모든 비난 여론을 떠넘기는가' '손가락이 아픈 건 연기다' '영국 매체에 제보한 게 손흥민이다'라는 억측 섞인 비난도 나온다. 지금까지 요르단전 전날(카타르 현지시간 5일) 선수단 내의 갈등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낱낱히 밝혀진 게 없다. 보도된 기사, 그리고 축구 관계자들이 유튜브를 통해 증언한 것 정도다. 이마저 정황이 엇갈린다.요르단전 이강인-손흥민 간 패스 기록 역시 갈등의 객관적인 증거는 아니다. 패스 기록은 상대 전술·전형에 따라 변수가 많이 생긴다. AFC에 따르면 당시 손흥민은 황인범(11회·즈베즈다) 외 다른 선수들로부터 평균 2회 패스를 받는 데 그쳤다.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의도적으로 패스를 하지 않았다’ 보다, 요르단이 ‘손흥민을 효과적으로 제어했다’라고 분석하는 게 논리에 맞다.축구 관계자들은 "선수단 내 싸움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어느 팀에나 나올 수 있는 게 사실이다. 싸움이란 게 격하게 진행됐다고 해도 그 자리에서 화해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일이 정말 심각한 갈등인지, 싸운 직후 다 정리한 일인지도 알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선수들에 대해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목소리는 현 시점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 팬들은 도 넘은 비난을 멈출 때이며, 대한축구협회는 다음달 A매치가 열리기 전 이 문제에 대해 반드시 매듭을 지어야 한다. 먼저 대한축구협회는 다음 A매치에 손흥민과 이강인을 모두 선발할지, 특정 선수의 비차출을 결정할지 가능한 빨리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또한 선수 보호를 위해서라도 논란이 증폭되는 싸움 당일의 진실에 대해 확실한 입장 정리를 해야 한다. 단호하게 '조사를 통해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공개하겠다'란 입장인지, 혹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더이상의 논의를 차단하겠다. 이에 대한 언급을 말아 달라'는 입장인지도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 여론 눈치만 보다가 떠밀리듯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결정한 것처럼 선수단 내 갈등 문제에 대해 '간을 보듯' 여론만 살피고 시간을 보내면 상처받는 건 선수들과 팬들이다. 김우중 기자 2024.02.20 06:00
국가대표

"선임 과정 오해" 자신만만하던 정몽규, 클린스만 설명은 달랐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선임 과정을 두고 “오해가 있다”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또다시 궁지에 몰린 모양새다. 정 회장은 명확한 프로세스를 거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고 해명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미 지난달 사실상 정반대 되는 인터뷰를 독일 현지 매체와 진행했던 바 있기 때문이다.지난달 독일 탐사보도 매체 슈피겔과 클린스만의 인터뷰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회장은 이미 지난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의 한 경기장에서 만났다. 당시 한국은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끌고 있던 시기이자, 벤투 감독이 브라질과 16강전 패배 후 사임 의사를 밝힌 뒤였다. 대한축구협회 입장에선 벤투 감독의 뒤를 이어 차기 감독을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했다.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이던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몽규 회장에게 다가가 ‘새로운 감독을 찾고 있냐’며 농담조로 말했다. 정 회장과 클린스만 감독은 이미 지난 2017년 한국에서 열렸던 20세 이하 FIFA U-20 월드컵 때부터 친분을 쌓아왔다. 클린스만 감독의 이 농담을, 정 회장은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게 슈피겔의 설명이다.곧바로 정 회장과 클린스만 전 감독은 다음날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에서 커피를 마시며 논의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당시 “스트레스는 받지 말라.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 해본 말이다. 관심이 있으면 그때 연락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농담이었음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감독 가능성도 함께 열어둔 것. 그리고 실제 정 회장은 몇 주 뒤 클린스만 감독에게 직접 연락을 건넸고, 결과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했다.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취임 기자회견 당시에도 정몽규 회장과 각별한 사이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정몽규 회장과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며 “2017년 아들이 FIFA U-20 월드컵에 출전하게 되면서부터 상당히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사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이같은 인터뷰 내용은 정몽규 회장이 직접 선임 과정에 선을 그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기도 하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16일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회장직 사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클린스만 감독은 벤투 감독 선임 때와 똑같은 절차로 진행했다”고 했다.당시 정 회장은 “벤투 감독의 경우 1순위와 2순위 후보가 답을 미루거나 거절한 뒤 제3순위 후보로서 결정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도 61명에서 23명으로 좁혀지자 최종적으로 마이클 뮐러 위원장이 5명을 대상으로 우선순위를 정했다. 뮐러 위원장이 5명의 후보를 인터뷰했고, 우선순위 1, 2번 2명을 2차 면접을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클린스만 감독 경질 여론과 맞물려 그를 선임한 정 회장 역시 사퇴해야 한다는 압박이 거센 시점이었다는 점, 그리고 취재진 질문 역시 ‘회장직 사퇴 여부’를 재차 묻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정 회장의 이같은 설명은 클린스만 선임 과정과 자신의 연관성에 선을 그으려는 의도였다. 자신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관여한 바 없으며, 따라서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더라도 회장직에서 물러날 이유는 없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함으로도 해석이 가능했다.그러나 클린스만 감독 인터뷰와 슈피겔 보도에 따르면 정 회장은 벤투 감독의 후임을 찾는 작업이 이뤄지기 한 달 전부터 클린스만 감독과 관련 논의를 했고, 클린스만 감독에게 직접 연락을 할 정도로 적극적이기까지 했다. 벤투 감독 선임과 같은 프로세스를 거쳤다는 정 회장의 설명과는 크게 다른 지점이다. 물론 정 회장의 설명대로 실제 클린스만 감독이 61명에서 23명, 5명, 2명 순으로 좁혀지는 경쟁에서 거듭 좋은 점수를 받았을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기 전 감독으로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데다, 외신들조차 우려할 정도로 전술적인 역량 등에 대한 의구심이 컸던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좋은 점수를 받아 최종 감독 자리 올랐다면,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시스템이 완전히 엉망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엉망인 시스템의 책임에서 정 회장 역시 자유로울 수는 없다.더구나 이미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들이 클린스만 선임 30분 전에 통보를 받을 만큼 유명무실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 정황상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에 정 회장의 영향력이 컸을 것이라는 의심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가뜩이나 벤투 감독 때처럼 정당한 프로세스를 거친 선임이었다는 정 회장의 설명에 설득력이 떨어지던 가운데 클린스만 전 감독의 이번 인터뷰는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실패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의 선임 과정부터 세밀하게 살펴보는 게 첫 번째. 클린스만 감독의 인터뷰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침묵을 지킨다면, “오해가 있다”며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에 선을 긋던 정 회장의 자신감은 거짓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제 시선은 다시 정 회장에게 향한다.김명석 기자 2024.02.1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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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의 농담이 현실로?…독일 매체서 밝힌 한국행 비하인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의 선임 비하인드가 일부 밝혀져 화제다. 지난달 독일의 한 매체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행이 다소 ‘우연적’으로 이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은 절차대로 진행했다”라던 정 협회장의 발언과 다소 엇갈리는 부분이라 축구 팬들의 시선이 몰렸다.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6일 한국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서 내려왔다. 지난해 3월 부임 이후 단 11개월 만의 일이었다.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직후엔 잦은 외유·재택 근무로 입방아에 올랐다. 첫 5경기에선 3무 2패에 그치는 등 역대 한국의 외국인 사령탑 최악의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후 7연승을 달리며 여론이 엇갈렸다. 클린스만 감독의 주장대로, 본 무대인 아시안컵에서의 결과가 나온 뒤 평가해도 늦지 않은 상황이었다.결과적으로 클린스만호의 아시안컵 여정은 실패로 끝났다. 4강 요르단전까지 6경기에서만 무려 10실점 했다. ‘황금 세대’로 무장한 대표팀은 요르단과의 4강전에선 유효슈팅 0개와 함께 0-2로 지며 짐을 쌌다. 심지어 최근에는 손흥민-이강인의 말다툼 사건까지 뒤늦게 보도되는 등 전반적인 운영에서 불 합격점을 받았다.이어 지난 15일 KFA 전력강화위원회에 참석한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단 내 불화가 영향을 미쳤다”라고 전한 사실이 전해져 더욱 공분을 샀다. 익일 정몽규 협회장은 “종합적으로 논의한 끝에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경쟁력 끌어내는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대표팀 감독에게 기대하는 노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감독으로서의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어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라며 감독 교체 결정 소식을 전했다.전력강화위원회에는 대표팀 감독 선임·해임 권한이 없다. 모든 결정권자는 정몽규 협회장의 몫. 이날 경질을 결정한 정 협회장에게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질의도 향했다. 이에 당시 정몽규 협회장은 취재진으로부터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질의에 대해 “여러 가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 때와 같은 프로세스를 거쳤다”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최근 독일 매체에서 다른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는 19일 오전 독일 슈피겔의 심층 보도를 인용, 아시안컵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21일 공개된 인터뷰를 전했다.매체에 따르면 해당 인터뷰엔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이 간략하게 소개돼 있다.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협회장의 인연은 지난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때부터다. 당시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클린스만의 아들이 출전한 바 있다. 둘이 재회한 건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브라질전(1-4 패배) 이후. FIFA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으로 월드컵에 참석한 클린스만 감독은 정 협회장에게 “감독을 찾고 있냐”라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피겔에 따르면 이는 농담조였으나, 정 협회장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표현했다. 이후 정협회장이 먼저 연락을 걸어 클린스만 감독의 제안에 관심을 보였다는 설명이다.한국에 입성한 클린스만 감독은 정몽규 협회장과의 각별한 관계에 힘입어 편안한 생할을 누린 것으로 추측된다. 슈피겔은 정 협회장을 클린스만 감독의 든든한 우군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은 마음에 들지 않은 일이 생기면 곧장 정 회장과 대면했다는 사실까지 밝혔다.결과적으로 불명예스러운 경질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스포츠 측면에서 보면 성공적인 결과였다. 최고였다”면서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팀에 가져왔다”라고 자평했다. 경질 날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13경기 연속 패배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그는 든든한 우군에 이어, 막대한 위약금까지 챙길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한국과 계약하며 220만 달러(약 30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잔여 계약이 2년 넘게 남았으니, 단순 위약금만 60억원이 넘는다. 코치진의 위약금을 합하면 1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몽규 협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인한 위약금에 대해선 “계약 해지 관련 사항은 변호사와 상의해야 한다. 회장으로서 재정적으로 기여할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겠다”라고 말을 아꼈다.김우중 기자 2024.02.1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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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줄도 모른다…선수단 관리 못 하고도 '손흥민·이강인 탓'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탈락의 책임을 ‘선수 탓’으로 돌리는 이가 또 나왔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에 이어 이번엔 안드레아스 헤어초크(오스트리아) 전 수석코치다. 대회 기간 내내 불거졌던 전술적인 문제엔 눈을 감고, 그저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불화를 핑곗거리로 삼고 있다. 감독고 수석코치로서 대회 기간 선수단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은 찾아볼 수가 없다.헤어초크 전 수석코치는 18일(한국시간) 자국 매체인 크로넨 자이퉁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한국에서의 지난 여정과 함께 아시안컵을 돌아봤다. 헤어초크 전 코치는 지난 2011~2016년 미국 대표팀에 이어 한국 대표팀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한 수석코치이자, 선수단 관리에 적지 않은 책임이 있는 인물이다.헤어초크 전 코치는 “사실 아시안컵에서의 활약 이후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한국 대표팀을 계속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 계약을 이어갈 수 있는 요건을 충족했기 때문이었다”면서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해 정치권의 압박이 거셌고, 결국 우리는 한국 대표팀에서 경질됐다”고 했다.이어 그는 4강 전날 있었던 손흥민과 이강인의 논란을 콕 집어 핑곗거리로 삼았다. 헤어초크 코치는 “중요한 경기(요르단전) 전날 저녁, 손흥민과 이강인이 충돌하면서 팀 내 세대 갈등이 일어날 거라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감정적이었던 둘의 충돌은 결국 팀 분위기에 영향을 끼쳤다. 훈련장에서는 간혹 봤던 일(충돌)이지만 식당에서는 본 적이 없던 일이었다. 결국 대표팀이 몇 달 동안 쌓아온 모든 게 몇 분 만에 무너졌다”고 했다.한국이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하고, 단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탈락한 졸전의 원인을 손흥민과 이강인의 탓으로 돌린 것이다. 실제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로 인해 대표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고 하더라도 전술적으로 준비한 건 코치진의 몫이었고, 둘을 나란히 선발로 기용한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술적인 문제 등에 대한 자기반성은 단 한 마디도 없이 그저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만을 콕 집은 것이다. 비단 헤어초크 수석코치만이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도 이미 아시안컵 실패의 원인으로 ‘선수 탓’을 해 공분을 샀다. 그는 지난 15일 열린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 참석해 아시안컵을 리뷰하면서 “선수단 내에 불화가 있었고, 그 부분이 경기력에 영향을 줬다”고 핑계 댔다. 심지어 전력강화위원들이 지적한 전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는 게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의 설명이었다.나아가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독일 매체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스포츠(경기) 측면에서 보면 성공적인 결과였다. 최고였다”고 지난 아시안컵 여정을 돌아봤고, 앞서 대한축구협회의 경질 발표가 나오기 직전 개인 소셜 미디어(SNS)에는 “준결승 전까지 12개월 동안 13경기 무패라는 놀라운 여정을 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클린스만호의 최근 5경기 성적은 1승 3무 1패, 이 가운데 당시 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전 3-3 무승부, 당시 FIFA 랭킹 87위 요르단전 1무 1패의 성적이 포함됐다.물론 손흥민과 이강인, 두 핵심 선수들의 갈등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건 부정할 수 없겠으나, 따지고 보면 클린스만 전 감독도, 헤어초크 전 수석코치도 제 얼굴에 침을 뱉은 격이다. 엄연히 대표팀 소집 기간인 데다 대회 도중이었고, 중요한 4강전을 앞둔 시점에 감독과 수석코치로서 선수단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전술적인 역량보다 ‘매니저형’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던 클린스만 감독은 그 역할마저 제대로 하지 못했고, 역시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해야 했던 헤어초크 코치 역시 제 역할을 못한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더구나 대회가 끝난 뒤, 설령 경질이 됐다고 하더라도 재임 기간 대표팀 내부의 일을 부각시킨 것 역시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헤어초크 전 수석코치는 선수들의 실명까지 직접 거론, 앞서 KFA에 이어 또다시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을 ‘공식화’한 셈이 됐다. 1년 가까이 선수들과 함께 동행했던 지도자들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기도 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은 전력강화위원회의 해임 건의 다음 날 전격 경질됐다. 전력강화위는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인 능력 부족을 비롯해 국민들을 실망시켰던 그간 업무 태도, 선수단 관리 실패, 선수 발굴 노력 의지 부족 등을 지적하며 ‘감독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클린스만 감독을 직접 선임한 뒤 궁지에 몰린 정몽규 KFA 회장도 결국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계약 기간을 불과 1년도 채 채우지 못한 채 동행이 끝났다.실패한 감독 선임의 대가는 고스란히 막대한 위약금으로 남게 됐다. 연봉만 220만 달러, 약 3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 클린스만 감독은 남은 계약 기간에 해당하는 연봉 70억원을 위약금으로 받을 예정이다. 코치진까지 더하면 위약금 총액만 1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만약 클린스만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위약금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미 아시안컵 4강 탈락 이후 두 번이나 자진 사퇴 의사에 대해 선을 그었다.막대한 위약금 여파는 고스란히 차기 사령탑 선임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KFA 재정적인 문제 탓에 차기 사령탑 선임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가 꾸려지지도 않았는데, 연봉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내 사령탑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한국축구와 동행이 끝났는데도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의 여파는 계속 몰아칠 수도 있다. 실패한 감독과 코치진 선임의 대가다.김명석 기자 2024.02.1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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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이 남긴 '불명예 기록들'…처참했던 11개월의 여정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이 경질됐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1년도 채 계약 기간을 못 채웠다. 그런데도 클린스만 감독은 각종 불명예 기록들을 남겼다. 얼마나 실패한 선임이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이미 부임 초반부터 굴욕적인 기록을 새겼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지난해 3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9월 웨일스와의 원정 평가전까지 다섯 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에 그쳤다. 1992년 전임 감독제 도입 이래 감독 부임 후 다섯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건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이었다.그나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중립 평가전 1-0 진땀 승리로 가까스로 무승 기록을 깨트렸고, 이후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까지 A매치 7연승을 달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긴 상대는 튀니지를 제외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54위~155위 팀들이었다. 튀니지 역시 FIFA 랭킹은 한국보다 낮은 29위(당시 한국 26위)였고, 6만 명에 가까운 일방적인 홈 응원을 등에 업은 경기이기도 했다.홈 이점을 지우고, 만만치 않은 팀들과 치른 아시안컵에선 ‘민낯’이 드러났다. 한국은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포함 6경기에서 무려 10실점을 허용했다. 바레인전 1실점을 시작으로 요르단전 2실점, 말레이시아전 3실점 등 조별리그에서만 6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를 상대로 연속 선제 실점을 허용했고, 요르단과의 4강전에선 2골을 실점하며 완패했다.10실점을 허용한 한국축구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와 함께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 참가한 이래 대회 최다실점을 기록한 건 이번이 역사상 처음이다. 64년 만의 우승을 호언장담하며 자신감 넘쳤던 클린스만호는 이같은 굴욕적인 기록에 4강 탈락이라는 씁쓸한 결과 속 조기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결과는 결국 ‘경질’이었다. 아시안컵 우승 실패 직후에도 “4강은 실패가 아니”라며 자진 사퇴에 선을 긋던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해임 건의와 정몽규 회장 등 집행부의 결단으로 16일 경질됐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불과 1년도 채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한국축구와 인연을 끝냈다.이 역시 클린스만 감독에겐 불명예 기록이다. 한국축구를 이끈 역대 외국인 감독들 가운데 가장 빨리 경질당한 감독으로 남았다.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이 1994년 7월부터 이듬해 2개월까지 7개월 간 대표팀을 이끌 긴 했지만, 당시 비쇼베츠 감독은 A대표팀을 이끌다 곧바로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지휘했다. 한국축구와 통행은 사실상 2년간 이어졌다.이후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움베르투 쿠엘류 감독, 조 본프레레 감독도 모두 1년 이상 한국축구를 이끌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8개월만 대표팀을 이끈 바 있지만, 당시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였던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운 뒤 계약 만료로 한국을 떠나 클린스만 감독과는 사례가 달랐다. 이후 핌 베어벡 감독을 비롯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 파울루 벤투 감독 등도 모두 적어도 1년 이상, 길게는 3년 4개월 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다. 역대 외국인 사령탑 가운데 1년도 채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된 건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이다.국내 감독을 포함해도 1992년 전임 감독제 도입 이후 사실상 최단기 경질 사령탑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대표팀은 떠난 네 번째 사례인데, 이 안에는 비쇼베츠 감독과 아드보카트 감독이 포함돼 있다. 그나마 고 박종환 감독이 지난 1995년 2개월 간 대표팀을 이끈 바 있으나, 당시 박 감독은 프로축구 일화 감독을 겸임하고 있던 데다 코리아컵에 나설 프로선발 감독으로 선임됐던 사례라 비교가 어렵다.앞서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15일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과 재택·외유 등 부임 후 불성실했던 근무 태도, 선수 발굴 의지 부족, 선수단 장악 등 리더십 부재 등을 이유로 해임을 건의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다음날 오전 임원회의를 열고 전력강화위원회 의견에 따라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운영이나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에서 우리가 대한민국 감독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도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 아시안컵에서 열렬한 응원을 주신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염려를 끼쳐 사과드린다. 종합적인 책임은 저와 협회에 있다. 원인에 대한 평가를 자세히 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명석 기자 2024.02.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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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경질 사유 '수두룩'…전력강화위도 결국 '해임' 건의(종합)

“여러 이유로 더 이상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고, 그래서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습니다.”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해임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건의하기로 했다. 전력강화위원들끼리 논의한 결과 감독을 교체해야 하는 사유는 한둘이 아니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과 정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내내 이어질 만큼 여론마저 싸늘한 상황. 여기에 전력강화위원회도 클린스만 감독에게 등을 돌리면서, 최종 결정권을 가진 정몽규 회장으로서는 그야말로 궁지에 몰리게 됐다.KFA 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오전 11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당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훌쩍 늘어난 다섯 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도달한 결론이다. 다만 전력강화위원회는 의결권 없이 국가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 운영에 대한 조언과 자문을 목적으로 설치된 KFA 이사회 자문기구라 직접 클린스만 감독의 해임을 결정할 수는 없다. 대신 이날 모인 전력강화위원회의 해임 의견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 집행부에 보고된다. 정 회장은 이르면 다음 주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이날 전력강화위원회는 마이클 뮐러 위원장을 비롯해 8명의 위원,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 등 10명이 참석했다. 미국 자택에 머무르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과 동계 전지훈련을 이끌고 있는 박태하(포항)·조성환(인천)·최윤겸(충북청주) 감독은 화상으로 의견을 냈다. 정재권 한양대 감독과 곽효범 인하대 교수, 김현태 대전 전력강화실장, 김영근 경남FC 스카우트, 송주희 경주한수원 감독은 직접 참석했다. 회의는 클린스만 감독과 뮐러 위원장이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참가 보고를 하고, 강화위원들과 질의응답을 가졌다. 아시안컵 리뷰 회의가 끝난 뒤엔 클린스만 감독이 화상 회의에서 빠지고, 뮐러 위원장 주재로 전력강화위원들끼리 대표팀 운영과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 등을 논의했다. 오랜 논의 끝에 전력강화위원들이 내린 결론은 클린스만 감독의 ‘해임’이었다. 회의가 모두 끝난 뒤 브리핑은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아닌 황보관 KFA 기술본부장이 대신 나섰다. 뮐러 위원장은 통역을 거쳐야 하는 만큼 긴 시간이 필요해 대신 황보 본부장이 브리핑한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었다.황보관 본부장은 “전력 강화위원들과 질의응답을 마친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 회의에서 나왔다. 이후 뮐러 위원장 주재로 위원들과 토론을 가졌다. 대표팀 감독의 역할,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 임하는 단계에서의 감독 교체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며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정리해 설명했다. 아시안컵 성적과 재임기간 중 선수 선발, 선수단 관리 등이 모두 도마 위에 올랐다.황보 본부장은 “전력강화위원들은 준결승에서 대회에서 두 번째로 만나는 상대(요르단)임에도 불구하고 전술적인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 재임 기간 선수 선발과 관련해 감독니 직접 봐야 할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또 선수단 관리에 관련해서도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지도자로서 팀의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게 부족했던 점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이어 “국내 체류 기간이 적었던 근무 태도에 관련해서도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 같다’, ‘여러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 이제 회복하기 불가능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축구 대표팀의 감독은 그동안 내용과 결과가 이슈가 됐는데, 근무태도가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이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비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황보관 본부장은 “오늘 전력강화위원회에서는 감독 거취와 관련해 이러한 이유들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다. 오늘 전력강화위원회의 논의 내용과 결론은 협회(집행부)에 보고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력강화위원회 차원에서 이같은 이유들로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몽규 회장에게 전달하겠다는 것이다.심지어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4강 탈락에 그친 원인으로 다름 아닌 선수단 내 불화를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안컵 4강 전날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간 다툼과 갈등을 클린스만 감독이 실패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는 것이다. 황보관 본부장은 ‘손흥민과 이강인을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그 내용도 클린스만 감독이 이야기를 했다. 선수단 내에 불화가 있었고, 그 부분이 경기력에 영향이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선수단 핑계를 댔다기보다는, 그것 때문에 경기력이 안 좋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실패의 원인으로 자신의 전술 부재 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자신의 전술적인 역량 부족 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되, 대신 선수단 내부의 불화가 실패의 원인이었다고 지목한 셈이다.가뜩이나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이날 전력강화위원장마저 여론과 의견을 같이하면서 이제 시선은 정몽규 회장에게 쏠리게 됐다. 전력강화위원회의 이날 의견은 집행부에 해임을 건의한다는 내용일 뿐 경질이 확정된 건 아니다. 최종 결정권은 결국 정 회장에게 있다.다만 정황상 ‘유임’ 명분은 사라지게 됐다. 여론은 물론 전력강화위원회 의견마저 반하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 전력강화위원회 등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정몽규 회장이 독단적으로 선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 그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도 이제는 경질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상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클린스만 감독 경질 시 당장 다음 달 있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대해서는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집행부에) 보고하고, 최대한 빨리 (다음 단계가) 진행될 것 같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확정되면 사실상 3월 A매치는 임시 감독 체제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내달 21일 홈, 26일 원정에서 태국과 2연전을 치를 예정이라 새로운 감독과 계약은 물론 대표팀 명단 구성 등도 빠듯하다.대신 3월 태국과 2연전만 넘기면, 다음 A매치 기간은 6월이라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외국인 임시 감독을 선임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국내 지도자가 임시로 지휘봉을 잡는 방안이 전력강화위원회 내부에서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월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줄곧 이른바 재택·외유 논란 탓에 비판을 받았다. 부임 6경기 만에 가까스로 첫 승을 따내는 등 이렇다 할 전술적인 색채조차 보여주지 못했다. 비판 목소리가 거센 상황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꿋꿋하게 미국 자택에 주로 머무르며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했다. K리그를 등한시한다는 비판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는데도 그는 “프로팀 감독과 국가대표팀 감독은 활동 범위가 다르다”고 했다.급기야 역대 최고 전력으로 평가받던 선수단을 이끌고도 아시안컵 내내 졸전을 거듭한 끝에 4강에서 탈락했다. 지난 대회에서 한국은 6경기에서 10실점을 허용했는데, 아시안컵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대회 최다실점팀 불명예까지 안았다. 대회 전만 하더라도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제시하며 “아시안컵에서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시험대에 오르겠다”고 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돌연 “아시안컵 4강 탈락은 실패가 아니”라며 자진 사임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아시안컵 4강 탈락이라는 쓰라린 결과에도 불구하고 클린스만 감독은 환하게 웃으며 입국장에 들어서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입국장에서부터 이미 엿을 던지거나 영어 욕설을 하는 등 성난 팬심이 확인됐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열린 이날 오전 축구회관 앞엔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확성기를 활용해 “클린스만 경질하라”, “정몽규 사퇴하라”고 외치거나 ‘무능한 클린스만, 비겁한 정몽규, 손잡고 나가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등 팬들이 분노를 표출했다.설상가상 “한국으로 돌아가 아시안컵을 분석하겠다”던 그는 입국 이틀 만에 슬그머니 미국 자택으로 향했다. 최근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 등 대회 기간 대표팀 선수단 관리마저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공분을 샀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지적한 것처럼, 클린스만 감독의 해임 사유는 차고 넘쳤다. 이제 정몽규 회장의 결단만이 남았다.다음은 황보관 KFA 기술본부장의 전력강화위원회 브리핑 내용과 일문일답. - 전력강화위원회 결과 브리핑“오늘 전력강화위원회는 뮐러 위원장을 포함해 총 8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 회의로 참석했다. 회의는 클린스만 감독의 2023년 아시안컵 참가 결과 보고, 위원들과의 질의응답, 뮐러 위원장의 아시안컵 참가 보고, 대표팀 운영과 감독의 관련된 논의가 있었다. 위원들과 질의응답을 마친 뒤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 회의에서 나갔다. 이후 위원장 주재로 위원들과 토론을 가졌다. 위원들은 대표팀 감독의 역할에 대해서 논의했고,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 임하는 단계에서 감독의 교체와 관련해서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아시안컵 경기와 관련해서는 준결승에서 두 번째로 만나는 상대(요르단)임에도 불구하고 전술적인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임 기간 중 선수 선발과 관련해서는 감독이 직접 봐야 할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 선수단 관리에 관련해서는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 지도자로서 팀의 규율과 기준을 제시한 점이 부족하다는 게 드러났다는 지적도 있었다. 국내 체류 기간이 적은 근무 태도에 관련해서도,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 같다거나 여러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고, 회복하기 불가능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축구 대표팀 감독은 그동안 내용과 결과가 이슈가 되어 왔는데, 근무태도가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더 이상 안 된다는 비판도 있었다.마지막으로 감독 거취에 대해 보고 드리겠다. 오늘 전력강화위원회에서는 감독 거취와 관련해서 이러한 여러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대표팀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고,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다. 오늘 전력강화위원회의 논의 내용과 결론은 협회에 보고 드리도록 하겠다.”- 협회에 보고 드리겠다는 내용은 정몽규 회장에게 보고하겠다는 건가.“맞다.”-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을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했다는 이야기들이 들린다. 클린스만 감독은 실패의 원인을 뭐라고 했나.“그 내용(손흥민·이강인 다툼)도 클린스만 감독이 이야기했다. 자세하게는 선수단 내에 불화가 있었고, 그 부분에 있어서 경기력에 영향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국가대표팀 내에서 발생한 손흥민·이강인 사태에 대해 축구협회의 공식 입장이 있나. 빠르게 인정한 이유는.“많은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그 일이 발생했다. 축구협회로서는 빨리 수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축구협회에 감독 책임이 있는 건 아닌가.“대표팀 운영과 관련해서는 무한 책임이다. 전력강화위원회에서도 다뤘다. (선수 징계 가능성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 현재 선수단 몸싸움과 관련해 두 선수가 서로 진실이 아니라고 하고 있다. 진상조사 계획은 없나.“사태 파악은 하고 있다. 어느 정도 파악이 되면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제대로 파악이 안 됐다는 건가) 팩트는 확인이 됐다. 구체적인 부분은 조금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팩트가 확인된 거는) 오늘은 감독 거취와 관련해서 하는 거다. 오늘 관련해서는 따로 말씀드릴 수가 없을 것 같다.” -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의견이 모아졌으면 이후 지도자와 일정은 어떻게 되나.“오늘 전력강화위원회에서도 말씀하신 부분들이 다뤄졌다.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협회에 보고하고, 그러고 나서 그다음 사항은 최대한 빨리 진행을 해야 할 것 같다.”- 선수단 다툼이 감독 경질에도 영향을 끼쳤나.“방금 보고 드린 것과 같이 전력강화위원회에서도 그런 이야기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 전력강화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감독의 반응은.“감독은 아직 이 부분에 대해 듣지 못했다.”- 전력강화위원들은 100% 동의를 했나.“몇 명이라고 말씀은 못 드리지만, 월드컵 예선이 있으니까 그냥 가자는 의견도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단 핑계를 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선수단 핑계를 댔다기보다는, 그것 때문에 경기력이 안 좋았다고 했다. (전술 부재 등에 대해서는 인정을 안 했는지) 전력강화위원들은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 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축구회관=김명석 기자 2024.02.15 18:03
국가대표

사면 논란 1년도 안 됐는데…정몽규 회장, 또다시 논란의 중심으로 [IS 시선]

바람 잘 날이 없다.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장이 또다시 한국축구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기습사면 파동 이후 고개를 숙인 지 불과 1년도 채 안 된 시기. 이번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의 거취와 관련해 거센 책임론이 일고 있다.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여론은 그야말로 들끓고 있다. 직접 자신의 평가에 대한 ‘기준점’으로 제시했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선 졸전의 연속 끝에 우승 도전에 실패한 탓이다.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던 전력을 이끌고도 매 경기 실점을 허용하는 등 답답한 경기력이 이어졌다. 감독으로서 전술적인 역량이 빛난 경기는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한국축구 역사상 초유의 아시안컵 최다실점팀 불명예만 안았다.직접 “아시안컵에서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을 때 경질하든 무엇을 하든 비난할 시간은 충분하다”던 클린스만 감독이지만, 정작 스스로 물러날 생각은 없다. 4강 탈락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지난 8일 귀국 인터뷰에서 두 차례나 자진 사임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오히려 다음 달 있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 나아가 월드컵 본선까지 운운하며 대표팀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심지어 부임 이후 내내 팬들을 분노케 했던 근무 방식 역시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당장 그는 귀국 이틀 만에 미국 자택으로 향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짧은 휴식을 마친 뒤 유럽으로 향해 유럽파 경기들을 관전한 뒤 귀국해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 2연전을 준비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오는 주중엔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시작되는데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손흥민(토트넘) 등 유럽축구 관전 계획부터 세운 것이다.그가 재택·외유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시안컵 우승이었다. 아시안컵이 다가올수록 그의 근무 방식에 대한 팬들의 비판이 줄어든 것 역시 ‘아시안컵을 지켜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정작 돌아온 건 처참한 경기력에 4강 탈락이었다. 심지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의지조차 보이지 않으니,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여론은 그야말로 폭발할 수밖에 없다.대표팀 감독으로서 전술적인 역량이 뛰어난 것도, 감독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도 아닌 사령탑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으니 더 이상 희망도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회가 끝난 직후 사임과 관련된 취재진 질문이 이어졌던 이유, 나아가 ‘경질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자연스레 어쩌다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는지, 나아가 물러날 생각이 없는 그를 어떻게 경질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바로 정 회장이었고, 클린스만 감독과 동행을 마칠 수 있는 결정권 역시 정몽규 회장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애초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은 전력강화위원회 차원의 심도 있는 논의나 검증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게 아니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감독의 선임과 해임, 재계약 관련 업무에 대해 조언과 자문을 하는 기구지만, 위원들조차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공식 발표 30분을 남기고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을 정도다. 그 과정의 중심에 정 회장이 있었다. 이미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기자회견 당시부터 정몽규 회장과 오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이어온 지난 1년의 여정, 예컨대 아시안컵 우승 실패와 부진한 경기력, 재택·외유 논란 등에 대한 책임은 정몽규 회장의 몫이기도 하다. 정 회장에게 ‘그나마’ 다행인 건,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던 것처럼 남은 계약을 끝내는 것 역시 최종 결정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이다.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주 중으로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아시안컵 리뷰 평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실상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부를 놓고 전력강화위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집행부에 보고하는 과정이 될 전망이다. 선임 과정부터 패싱 논란이 있었던 만큼 전력강화위원회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전력강화위원회는 조언·자문 역할에 그치는 만큼 결국 최종 결정은 정 회장이 해야 한다.공교롭게도 정몽규 회장은 아시안컵 대표팀 귀국 당시 동행하는 대신 카타르에 머물며 결승까지 관전한 뒤 뒤늦게 귀국했다. 13일 예정됐던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도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마치 클린스만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양새다. 오해를 사지 않으려면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를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합리적인 결단을 내리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클린스만 감독 논란의 책임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뿐만 아니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해 3월 승부조작 사범 등 기습적인 축구인 사면을 시도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불과 1년도 채 안 된 시점 또 한 번 부정적인 이슈로 잇따라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과연 스스로 칭하는 ‘한국 축구의 수장’으로서 적절한지도 돌아볼 때가 됐다.김명석 기자 2024.02.13 07:03
국가대표

클린스만 경질이냐, 재신임이냐…축구협회 "이번 주 전력강화위원회 개최"

대한축구협회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평가하는 회의를 이번 주 중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대회 전반에 대한 분석과 함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전망인데, 전력강화위원회는 조언과 자문 정도를 하는 기구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얼마나 수용할지는 미지수다.축구협회는 12일 “황보관 기술본부장과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오늘 오전 아시안컵 관련 미팅을 실시했다. 이번주 내 전력강화위원회 소속위원들의 일정을 조정해 아시안컵 평가에 대한 리뷰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보관 본부장과 뮐러 위원장 간 미팅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은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비롯해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 최윤겸 충북청주 감독, 이정효 광주FC 감독, 정재권 한양대 감독, 곽효범 인하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K리그 사령탑으로서 새 시즌을 앞두고 동계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거나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등을 치르는 등 위원들마다 일정들이 있어 일정 조율이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협회 내부에서는 화상을 통한 회의 등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지난 아시안컵 성과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회의지만, 사실상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결정하게 될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 스스로 자진 사임을 재차 거부한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과 동행을 이어가느냐, 아니면 경질하고 새 감독을 선임하느냐에 대한 전력강화위원들의 의견이 우선 모일 전망이다.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한국은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도 지난 2023 AFC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했다. 특히 6경기에서 10실점을 허용하며 역대 처음으로 아시안컵 최다실점팀 불명예를 썼고, 매 경기 졸전에 그쳐 팬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월 부임 후 재택·외유 논란이 불거지는 등 부임 기간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사령탑이기도 하다. 클린스만 감독 스스로는 “아시안컵 4강은 실패라고 보기 어렵다”며 자진 사임 가능성을 배제한 상태.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결정하는 건 이제 오롯이 대한축구협회의 몫이다.대한축구협회의 발표대로 이번 주 중으로 전력강화위원회가 열리면, 회의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과의 동행 또는 해임 여부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전력강화위원회 차원의 의견이 정리되면 이를 집행부에 보고하고, 집행부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운영에 대한 조언·자문 역할만 하는 만큼 전력강화위원회 차원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해임을 결정할 수는 없다. 전력강화위원회 의견과 대한축구협회 집행부, 즉 정몽규 대한축구협의 결정이 서로 다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미 클린스만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위약금이 10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정몽규 회장도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결단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다름 아닌 정 회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면 결국 자신의 책임으로 비칠 수 있는 것도 부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만약 전력강화위원회 차원에서 ‘동행’으로 의견이 좁혀지면 정몽규 회장 역시 전력강화위원회 의견을 방패 삼아 클린스만 감독과 동행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이어갈 수 있다. 문제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로 의견이 좁혀질 경우다. 정몽규 회장이 결국 최종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여론은 물론 전력강화위원회 의견과도 반대되는 결정을 내리면 그야말로 거센 후폭풍이 몰아칠 수밖에 없다.오는 3월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 홈·원정 2연전까지는 동행하면서 당장 판단을 미루는 선택지도 있다.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의 경우 지난 2017년 중국 원정에서 이른바 ‘창사 참사’를 당하고도 경질 없이 동행을 이어갔다가 3개월 뒤 카타르 원정 패배 직후에야 경질된 바 있다. 3월 A매치를 준비하기까지 후임 감독 선임 등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축구협회 내부에서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그러나 이미 아시안컵 졸전, 그리고 지난 1년간 클린스만 감독의 근무 방식 등을 두고 클린스만 감독을 당장 경질하라는 쪽으로 여론의 무게가 많이 실린 분위기다. 빠르게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정몽규 회장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불신과 비난 여론은 갈수록 거세질 수밖에 없다. 과연 이번주에 있을 전력강화위원회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의 동행 여부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고, 정몽규 회장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클린스만 감독의 운명이 결정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김명석 기자 2024.02.1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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